연구보고 01-20

해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비교연구- 일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연구

2001. 12

책임연구자 : 김영덕 한국방송진흥원 연구원

보조연구원 : 이정민 일본 上智대학 신문학 석사 졸업

한국방송진흥원KOREAN BROADCASTING INSTITUTE

보고서를 발간하며

방송의 디지털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디지털 방송이 실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1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러한 방송의 디지털화가 가져다주는 변화

가운데 하나로 다매체·다채널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다매체·다채널화는 매체나 채

널이 다양해지는 만큼, 다양한 시청자의 기호에 부응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급작스런 방송환경의 변화로 인해 방송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경직적인 제작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다채널로 초래된 방송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면 이러한 과잉수요로 인해 제작산업이 활성화되기는 하겠지만,

자칫 질적 향상보다는 양적 성장을 구가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주로 하드웨어 개선을 통한 방송환경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방송을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인 송신자, 메시지, 수신자 구도로 이해할 때, 방송

의 디지털화는 송신자와 수신자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메시지 생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제작시스템적 요소는

상대적으로 간과되기 쉽다.

하드웨어 측면의 방송의 디지털화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그

만큼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방송컨텐츠의 질적 향상도 기대된다. 그러나 현실은 하

드웨어 측면의 디지털화만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며 정작 방송의 요체라 할 수 있

는 방송컨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입각해 행해진 본 연구는 이웃나라이면서 프로그램 모방과 방

송시장개방이라는 화두에서 줄기차게 회자되었던 일본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본

의 방송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 모방과 방송문화개방에서 알 수 있듯이

ⅰ

이중적인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우리에게 있어 일본은 프로그램 모방의혹의 대상이

면서 한편으로 저질 방송문화 유입을 경계해야하는 나라이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일

본 방송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본 연구는 일본의 우수프로그램

을 생산해내는 제작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NHK 4개 프로그램, 민간방송 1개 프로

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디지털 방송환경 속에서 방송프로그램 질

을 제고하는 바람직한 제작시스템을 모색하는데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방송프로그램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는 한국방송진흥원의 자체 연구과제로서 본원 방송영상연구팀 김 영덕 연

구원이 책임을 맡았고 일본 上智대학 신문학 석사를 취득한 이정민이 보조연구원으

로 참여하였다.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아무쪼록 본 연구결과가 향후 방송프

로그램 질 향상은 물론 바람직한 제작시스템 모색에 많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2001년 12월

한 국 방 송 진 흥 원

원 장 이 경 자

ⅱ

요 약 문

1. 연구 목적

디지털 기술의 방송 도입은 방송의 산업적 기반을 강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흐름과 함께 탈규제가 가속되고 있으며 유료방송과 초국가적 방송의

등장, 멀티 유스 시장의 출현 등으로 방송경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

다. 말하자면 디지털 방송이 시장 메카니즘에 따른 경쟁적 환경의 조성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쟁환경의 조성에 따라 디지털 시대의 방송산업에만 논의가 경

도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방송의 또다른 측면인 양질의 방송서비스 구현이라는

목표는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해외 우수프로그램 제작

시스템 비교연구의 기본 컨셉은 프로그램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를 제작시스템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콘셉에 입각해 프로그램 기획부터 완성까지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일본 우수프로그램의 제작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우리에게 주

는 함의를 도출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2. 주요 연구내용

1) 방송 제작시스템 차원

일본의 TV제작시스템을 거시적 흐름에서 바라볼 경우, 가장 커다란 변화는 공영

방송과 민영방송간의 제작시스템이나 프로그램 내용간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ⅲ

있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단연 다매체·다채널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지난 50여 년간 일본은 두 개의 상이한 제작시스템이 서로 길항 관계를 유지하며

존재해왔다. 수신료로 지탱되는 NHK는 기본적으로 시청자 본위의 제작방식을 지향

해왔고, 광고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민영방송은 시청률을 중시하는 제작풍토 속

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점에서 양자는 기본 출발선이 다르다. 그러나 다채널·

다매체 환경은 나름대로 독자영역을 구축해왔던 양자간 제작시스템의 경계를 무너

뜨리고 있다. 다매체·다채널 환경을 맞이하면서, 방송법이라는 보호막 하에서 경쟁

과는 무관했던 NHK나 지상파 민간방송도 더 이상 치열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

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체제작주의를 고집해왔던 NHK도 1990년대에

들어와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확대해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제작시스템 상

의 변화는 다채널·다매체 환경의 도래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임은 말할 나위 없

을 것이다.

NHK의 제작시스템 변화를 이끈 또 다른 요인은 NHK의 주요 시청자 층이 중년

층, 노년층으로 젊은 층 시청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따라서 NHK로서는 젊

은 층을 어떻게 하면 NHK에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으며, 이

것은 곧바로 제작시스템 등의 개선을 통해 풀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앞서 지적한 민방과 같은 외주제작시스템을 일부 프로그램에 도입하고 있

으며, 아울러 과감하게 엔터테인먼트성을 가미한 프로그램제작을 실행에 옮기고 있

다.

아울러 방송국과 프로덕션간의 제작과 편성의 기능분화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

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민간방송의 경우 외주제작이 제작프로그램의 약 70%정도(프

라임타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외주의존률이 높은 관계로 방송국은 프로그램의

품질관리나 감독에만 치중하고 실제 프로그램 제작은 프로덕션이 전담하고 있다. 이

와같은 기능분화 흐름은 방송국의 편성의 전문성을 높이고 프로덕션은 프로그램 제

작에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ⅳ

2) 프로그램 기획 단계

프로그램 기획 혹은 아이디어 단계에서의 특징을 살펴보면 주로 공개모집방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프로그램은 우선 좋은 아이디어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결국 쓸만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아내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와같은 아이디어

공모방식은 외주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민간방송 TV제작에서는 일반화되어 있지만,

자체제작을 중심으로 해왔던 공영방송 NHK로서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예

를 들자면 NHK는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의 경우, 외부 프로덕션간의 경쟁입

찰을 통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으며 다메시테 갓텐의 경우도 NHK 지

방국에서 근무하는 디렉터(우리나라의 프로듀서에 해당)를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아

이디어를 공모하고 매년 약 6분의 1정도는 NHK의 지방국에 제작을 위탁하는 시스

템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중앙국 근무를 발령받기 전의 지방국 디렉터를 중심으로

실제 제작을 맡겨보는 OJT적인 요소도 있다고 하겠다. NHK는 자체제작과 함께 이

와 같은 외주 및 오픈 제작시스템을 일부 병행함으로써 제작현장의 매너리즘을 보

강하고 아이디어의 참신성 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외주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디어 회의시 독립프로덕션 관계자도 참가해 자유

로운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격의없고 상하관계 구별없이 누구나 의

견 개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염출되며

이의 방송화 여부도 함께 검토된다. NHK의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이나, TV

도쿄의 TV챔피언의 경우도, 정기적으로 아이디어회의를 열고 있으며 회의 시에는

방송국 직원은 물론 제작에 관여하는 프로덕션 소속 프로듀서, 디렉터도 참여시키고

있다. 이렇게 프로덕션 관계자도 아이디어 회의에 동석시킴으로서 프로그램 제작에

의 참여와 책임의식을 끌어내고 고취시키고 있는 것이다.

3) 실제 제작 단계

또한 1인 1프로그램 제작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NHK, TV도쿄 모

두 철저하게 한 사람의 디렉터에게 한 회분의 프로그램 제작을 맡기는 방식을 취하

고 있다. NHK의 다메시테 갓텐의 경우, 기획에서 프로그램 제작까지는 2개월 반정

ⅴ

도가 소요되는데 1회분의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한 디렉터에게만 일임하고 있다. 이

렇게 함으로써 일관된 연출과 흐름을 유지하고 제작에 대한 책임의식을 고양시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 우리처럼 한 프로듀서가 몇몇 프로

그램 제작을 동시 진행시킨다거나 하는 경우는 특집프로그램 제작을 제외하고는 거

의 전무하다. 아울러 장르별 제작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제작

부서의 이동이 잦은 우리나라에 비해 NHK의 경우 한 부서에 소속되어 있으면 타

부서에 배치되는 일없이 전문가적인 역량확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것은 또한 1인

1프로그램 제작주의와 상통되는 전문성을 고려한 직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4) 제작구조 및 관행

NHK의 경우 치프 프로듀서(Chief Producer )와 디렉터의 중간에 데스크 제도를 두

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데스크는 디렉터 경험을 쌓은 후 일정 정도가 지나면 발탁

되는데 주로 타부서 내지는 외부와의 스케줄, 출연교섭, 제작준비, 예산조율등 행정

적인 업무는 물론 실제 제작진과의 의견교환 역할도 맡고 있다. 데스크는 치프 프로

듀서와 제작일선 디렉터간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각자 프로그램제

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업무 처리를 전담하고 있다. 이렇게 업무성격에 따라 직

제를 세분화함으로써 각자가 맡은바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

다.

우수한 디렉터를 확보하기 위해 타부서로부터의 추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NHK 스페셜 일본인의 멀고 먼 여행의 경우, 각 제작부서로부터 부장의 책임 하에

추천을 받아 디렉터를 엄선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획의 개요를 각 제작부서의 부장

에게 설명하고 여기에 가장 알맞는 디렉터를 추천 받아 제작팀을 구성하고 있는 것

이다. 부서 책임자인 부장에게 인선을 맡김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것은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NHK 스페셜의 명성과 신뢰를 떠받치고 있

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재충전을 중시하는 제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NHK의 경우 1회분의 프로그램 제

작이 끝나면 예외가 없는 한 1주일간의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재충전 시

간을 둠으로써 차기 제작에 대한 재정비 시간과 의욕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ⅵ

5) 제작진의 자세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제작비와 시간이다. 충분한 제작비와

시간이 프로그램 제작에 투여된다면 그 만큼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이

러한 요소가 절대적일 수는 없으며 여기에 제작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다면 비용과 시간이라는 기본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해내기

어렵다.

그리고 제작시스템 이전의 문제로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에 임하는

제작진의 자세이다. NHK나 민간방송의 스탭까지도 한결같이 꼽고 있는 요소로 제

작진의 열의를 들고 있다. 물론 열악한 제작현실 속에서는 무작정 제작진의 열의만

을 갖고 우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열악한 제작환경에 대한 지

속적인 개선노력 가운데 제작진의 열의와 노력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제작시스템 자체가 복합적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프로그램 질

이 담보될 수 있는 것이다.

3. 본 연구의 함의

본 연구는 급변하는 디지털 방송환경에서 일본의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을 연

구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 구현을 위한 제작시스템상의 힌트를 모색하는데 그 의의

가 있다. 이러한 연구취지에 따라 특히 우리와 방송구조나 제작시스템, 그리고 방송

내용도 유사한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을 대상으로 삼은 점은 우리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방송시장개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때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 연구는 우리나라의 프로그램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대일 프로

그램 수출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ⅶ

4. 연구결과의 활용범위

1) 방송 제작현업인의 경우

방송제작 관련업에 종사하는 현업인의 경우, 방송 선진국이기도 한 일본의 프로그

램 제작이 어떠한 제작시스템 속에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지 우리와

의 비교적 시점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와 제작시스템

이나 문화적 배경이 유사한 만큼 제작환경, 제작구조 및 관행, 제작진의 구성, 제작

비등과 같은 제작현실은 많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된다.

2) 방송 정책입안자의 경우

디지털 방송전환과 같은 방송현안에만 관심이 가기 쉬운 이 시점에서 양질의 방

송 서비스 구현을 위한 제작시스템의 점검도 필요한 때이다. 이런 취지에서 일본의

방송사가 채택하고 있는 제작과 편성의 철저한 분리는 외주제작 비율을 끌어올리려

는 우리의 현실과도 접맥되어 있다. 그런 만큼 일본의 사례는 우리의 이러한 정책수

립에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판단되며 아울러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정책적으로

독려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도 유용하다고 판단된다.

3) 일반 연구자의 경우

피상적으로나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방송제작시스템을 사례 연구를 통해

비교적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는 물론 제작시스템 연구자에

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제작시스템과 프로그램질 간의 상관관

계를 파악해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힌트가 되리라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의 제한점

이기도 하지만 자료적 접근의 한계로 제작비 영역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점은 후

속연구에 기대해본다.

ⅷ

5. 제언

1) 제작과 편성의 철저한 분리를 기본 축으로 한 제작시스템의 도입이다. 적어도

외주제작이 일반화되어 있는 일본의 제작시스템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면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 관리와 감독에 전념하고 외주 프로덕션은 제작에 매

진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업무분장을 통해

담당 업무의 전문성을 제고시키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전문성 제고를 통해 총체

적인 제작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상산업 및 문화진흥 차

원에서 독립제작사 육성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점진적인

외주제작비율 확대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제작과 편성의 철저한 분리

는 우리의 방송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2) 일본 NHK의 경우 철저하게 디렉터 1인 1회 제작주의를 관철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작현실이라면 한 사람의

프로듀서가 두 세 가지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맡아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송사가 처한 제작현실이 열악한 것만은 틀림없지만 프로그

램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선방안 차원에서 이와 같은 1인 1회 제작주의는

연출의 일관된 흐름 및 책임과 프로그램제작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서 고려해 볼만하다.

3) NHK가 채택하고 있는 데스크 시스템을 우리나라 제작현실에도 적용시켜 보는

것도 유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프로그램 제작조건이나

환경이 열악한 만큼 업무량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업무량에 대한 로드

를 데스크와 같은 직제를 둠으로써 분산시키고 그래서 관리자는 관리에만 집

중할 수 잇도록 하고 제작스탭은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한 제작현장의 목소리를 현장 경험자이면서 중간관리자인 데스크를 통해 조

율하고 정리해 제작 총책임자인 CP와의 교감을 확대시켜간다면 이것은 원활

한 업무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총체적인 제작역량을 끌어올

리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ⅸ

목 차

Ⅰ. 서론 1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4

1. 일본의 방송제도와 현황 4

1) 방송의 제도적 환경과 현황 4

(1) 방송행정 규제기관과 인허가 방식 4

(2) 지상파 방송 체제 5

(3) 위성방송 제도와 현황 5

(4) 케이블TV 제도 6

2) 프로그램 제작과 내용규제 8

(1) 지상파방송 8

(2) 위성방송과 케이블TV 9

3) 일본의 방송제작산업과 구조 10

(1) 일본의 방송제작 구조와 제작현황 10

(2) 제작비 구조와 평균 제작비 12

4) 프로그램 제작과 유통 체계 13

(1)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사 13

(2) 프로그램 제작구조 15

(3) 장르별 프로그램 편성 비율 15

(4) 방송제작 인력구성 16

2. NHK의 제작시스템 17

1) NHK 채널현황 17

2) NHK의 제작 현황 17

ⅹ

3) NHK의 프로그램 제작과 제도적 환경 18

4) NHK의 제작 조직 19

5) 제작직제 21

(1) CP 프로듀서 21

(2) 데스크 22

(3) 디렉터 22

6) NHK 편성과정 23

(1) 기획 24

(2) 실제 제작 24

7) 외주제작 시스템 25

8) NHK제작시스템의 특징 28

3. 민간방송의 제작시스템 30

1) 프로그램 제작과정 30

(1) 프로그램 기획에서 결정까지 30

(2) 제작준비 31

(3) 리허설과 촬영 33

2) 외주제작과정과 환경 35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38

1. NHK 38

1) 프로젝트 X 도전자들 38

(1) 프로그램 개요 38

(2) 프로그램 탄생 경위 38

(3) 프로그램 기획 의도 40

(4) 프로그램 테마 결정 40

(5) 제작과정 41

(6) 재충전 중시의 제작방식 43

(7) 연출상의 특징 43

2) 다메시테 갓텐 프로그램 44

(1) 프로그램 개요 44

(2) 기획의도 45

(3) 프로그램 내용 45

(4) 테마선정 46

(5) 제작직제와 과정 47

(6) 연출상의 특징 및 인기비결 49

(7) 시청자의 반응과 미디어 믹스 52

3)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53

(1) 프로그램의 탄생과 개요 53

(2) 기획의도 53

(3) 출연자 선정 54

(4) 연출 의도 54

(5) 제작프로세스 55

4) NHK 스페셜의 일본인의 멀고먼 여행 58

(1) 프로그램 개요 58

(2) 탄생 과정 59

(3) 기획의도 60

(4) NHK스페셜의 테마선정과 제작체제 61

(5) 연출상의 특징 62

(6) 시청자의 반응 및 인기비결 63

(7) 미디어 믹스 전략 전개 65

2. TV도쿄 66

1) TV챔피언 68

(1) 프로그램의 개요 68

(2) 기획과 테마 선정 68

(3) 제작구조 70

(4) 제작프로세스 73

(5) 연출상의 특징 74

(6) 제작비 75

Ⅳ. 일본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함의 76

1. 제작시스템과 방송 환경 77

1) NHK와 민간방송간의 제작시스템 융합 77

2) 제작과 편성의 분리 78

2. 우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의 내부적 특징 78

1) 기획 모집 루트의 다원화 79

2) 1인 1프로그램 제작주의 80

3) 실무형 중간관리자로서의 데스크 81

4) 추천제를 통한 우수제작인력 확보 82

5) 재충전 중시하는 제작방식 82

Ⅴ. 결론 83

참고문헌 87

Abstract 88

ⅹⅲ

표 목 차

<표 Ⅱ- 1> 일본의 방송사 및 채널 일람 7

<표 Ⅱ- 2> 일본 방송의 자체 제작률 15

<표 Ⅱ-3> 한일 민간방송 TV프로그램 종별 방송시간 비율 16

<표 Ⅱ-4> 일본 민간방송 종사자 직종별 구성 16

<표 Ⅱ-5> 프로그램의 기획·제작 분야 27

<표 Ⅲ- 1> 프로젝트X 도전자들의 시청률 순위 39

<표 Ⅲ- 2> 다메시테 갓텐의 평균 시청률과 시청률 베스트 5 51

<표 Ⅲ-3>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평균 시청률 55

<표 Ⅲ-4>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외주현황 57

<표 Ⅲ-5> NHK 스페셜 일본인 멀고먼 여행의 방영일자 62

<표 Ⅲ-6> 장르별 시청률 베스트 5 69

<표 Ⅲ-7> 인간 기네스 북 시청률 베스트 10 69

ⅹⅳ

그림목차

[그림 Ⅱ- 1] TV업계 구조 11

[그림 Ⅱ- 2] NHK조직도 20

[그림 Ⅱ- 3] 일본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제작과정 34

[그림 Ⅲ- 1] 프로젝트 X 도전자들의 주요 제작스탭 43

[그림 Ⅲ- 2] 과학 프로그램부의 업무체제 49

[그림 Ⅲ- 3] NHK 다메시테 갓텐의 주요 제작스탬 구성도 50

[그림 Ⅲ- 4]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56

[그림 Ⅲ- 5] NHK 스페셜 제1화 제작스탭 60

[그림 Ⅲ- 6] NHK 스페셜 제2화 제작스탭 60

[그림 Ⅲ- 7] NHK 스페셜 제1화 시청률 64

[그림 Ⅲ- 8] NHK 스페셜 제2화 시청률 64

[그림 Ⅲ- 9] TV도쿄의 조직도 67

[그림 Ⅲ- 10] TV 도쿄 TV 챔피언의 주요 제작스탭 구성도 72

1

Ⅰ. 서 론

TV는 시대와 호흡을 함께 하면서 성장하고 또한 거듭나는 매체이다. 끊임없이 변

화를 추구해야만 하는 일종의 생명체와도 같다. 환경적 요소에 크나큰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말해 단적으로 아날로그 환경 속에서 TV는 아날로그를 담아

냈고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는 디지털을 이야기해야 할 때인 것이다.

디지털기술 혁명이 방송에 가져다주는 요소를 살펴보면 주로 다채널·다매체, 고

화질, 양방향성, 부가서비스로 대표된다. 이런 요소가 그대로 실현된다면 기존 방송

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명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기술

은 방송에 가져다주는 하드웨어적인 혜택에 불과한 것이지 이것이 곧바로 프로그램

의 질을 담보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프로그램 제작의 효율성이 향상되어

프로그램 질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하겠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한 채널의

다양성이나 수용자의 선택 폭 확대가 곧바로 프로그램 질의 향상으로 직결되는 것

은 아니다. 오히려 한 쪽에서는 프로그램의 대량생산을 부추겨 프로그램 질을 떨어

뜨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결국은 프로그램 질을 끌어올리는 것은

디지털기술이 아닌 사람의 몫이라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바꿔 말하면 디지털로 인해

제작 과정의 효율성은 향상되겠지만, 프로그램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아날로그나 디

지털이나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디지털이라는 하드웨어 우선적인 발

상 및 논의에 함몰되어 제작주체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간과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대한 기술적 접근보다는 프로그램 내용과

관련된 일련의 제작 프로세스에 연구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TV 후발국인 우리나라는 방송 초창기 각국으로부터 선진적인 제작시스템을 도입

해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던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크게 미국의 제작 시

스템과 일본의 제작시스템이 혼용되어 있는 제작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프로그램 내용이나 포맷부분에서는 이웃인 일본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아

2

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영향의 정도는 각종 보고서나 논문을 통해 심심찮게

지적되어왔으며 때로는 이러한 영향이 지나쳐 표절 내지는 모방이라는 단어로 회자

되면서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하튼 일본으로부터 제작시스템은 물론 제

작 내용이나 포맷까지도 영향을 받아왔고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프로그램 내용과 제작시스템의 모방 대상으로 곧잘 삼고

있는 일본의 프로그램과 제작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편으로 방송문화 및 자본 이동이 원활해지는 국제화 조류가 가속되면서 국가간

경계도 헐거워지고 있다. 특히 한일간에는 일본제 프로그램에만 적용되어왔던 방송

불가정책도 2000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빗장을 열고 있으며 국제적인 거사인 한일

공동개최 월드컵 축구 대회도 내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방송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왔던 인접국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과 종합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이러한 연구 상황임을 감안해 본 연구는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에 초

점을 맞추었다. 이렇게 우수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전제는 기획부터 제작

완성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우수 프로그램을 양산시키고 있다는 설정에서였다.

이러한 연구 배경 및 취지에 입각해 수행된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목적을 상정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일본 내에서 양질의 우수 프로그램이 어떻게 기획되어 제작되

는지에 대한 일련의 제작 메커니즘, 예를 들면 기획, 제작 구조, 제작비, 인력활용 등

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는 각종 제작 요소를 살펴봄으로써 우리 방송사나 독립

제작사의 프로그램 질 제고를 위한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부가적

인 요소로 한일의 방송이 갖는 특수성, 예를 들면 프로그램 모방 풍토에 대한 예방

적 의미와 우리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도 일본의 방송제작시스템이 우리

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해 보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공통분모와 특징을 끌어내고 전반적

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에 있는 우리 나라의 제작시스템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기 위

해 본 연구를 수행하려는 것이다.

본 연구는 먼저 기간매체인 지상파 TV방송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일본의 방송은

공영·민영 2원 체제의 역사가 50여 년이 넘는 만큼, 각자의 독특한 제작시스템이

형성된 일본적 특성을 고려해 NHK와 민간방송의 제작시스템을 정리하고 우수 프로

Ⅰ. 서 론 3

그램 각각의 개별적 제작 시스템론을 정리·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우수 프로그램이

란 기본적으로 일본의 권위있는 프로그램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질적으로 인정되

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에 해당되는 우수 프로그램은 NHK 4개, 민간방송인 TV도

쿄 1개로 총 5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렇게 프로그램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우수 프로그램이 생산되고 있는 원인을

제작시스템 자체에서 찾아보기 위함이다. 우수 프로그램 탄생을 떠받치고 있는 요소

는 제작 이외에 마케팅이나 타이밍, 편성전략 등과도 맞물려 있지만, 본 보고서에서

는 이러한 변인을 배제하고 제작시스템자체 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 이러

한 관점에서 제 3장에서는 각 우수 프로그램별 제작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는 동시에

이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제 4장에서는 각 프로그램별 제작시스템 현황과 분석을

토대로 일본 방송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하고 있으며 제5

장에서는 우리나라 제작 시스템에 대한 제언 형식으로 결론을 대신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방송 제작시스템 관련 정책 수립시 참고자료로서 활용이 기대

되며 현업차원에서도 프로그램 질 향상을 위한 제작시스템 개선시의 힌트가 되었으

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일본의 방송시장 개방에 대비해 우리의 방송 프로그램 경

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리라 판단되며 더 나아가 프로

그램 모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및 현업의 참고자료로도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4

Ⅱ. 일본의프로그램제작현황과시스템

1. 일본의 방송제도와 현황

1) 방송의 제도적 환경과 현황

(1) 방송행정 규제기관과 인허가 방식

일본의 방송행정 및 규제를 담당하는 주무기관은 정부조직인 총무성이다. 2001년

초에 실시된 대대적인 정부행정조직 개편조치에 따라 이전의 방송 주무부서였던 우

정성이 해체되었고, 2001년 1월부터 우정성의 방송관련 소관업무가 그대로 신설된

총무성으로 이관되었다. 방송정책이나 업무내용은 우정성 시절에 비해 뚜렷한 변화

는 없지만, 방송관련 부서가 국 단위에서 과 단위로 하향 조정되는 등 직제상의 변

화가 엿보인다.

일본의 주요 방송관련법으로는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에 관한 규율을 명시한 방

송법과 케이블TV에 관한 규율을 명시한 유선텔레비전방송법(1972년) 등이 시행되

고 있다. 모든 방송매체를 포괄하는 통합방송법 체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을 동일한 법 테두리 내에서, 그리고 케이블TV는 별도의 법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방송사업자는 인허가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방송설비의 관리·운영과 프로그램 편집이라는 두 가지 책임이 수반되는 하드·소

프트 일치방식이고 또 하나는 방송설비의 관리·운영과 프로그램 편집에 대한 책임

소재가 별도로 규정되는 하드·소프트 분리방식이다. 기존 지상파방송과 BS 아날로

그의 경우 전자에 의해 면허가 부여되어 왔고, 1996년부터 시작된 CS 디지털 방송

이나 2000년 12월부터 디지털로 전환된 BS 방송의 경우, 후자에 의한 면허(수탁방송

사업자)나 인정(認定, 위탁방송사업자)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5

(2) 지상파 방송 체제

일본의 TV방송은 출범이래 줄곧 공영·민영 2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영방송

으로는 일본에서 유일한 전국방송인 일본방송협회(이하 NHK)가 수신료를 주요 재

원으로 지상파에서 2채널, 그리고 위성방송에서 3채널(아날로그 디지털 동시방송)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방송의 경우 일부 수도권 등의 광역권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현역별 면허제

도에 입각해 127개의 민간TV 방송사업자가 방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대부분

5개의 키 스테이션(1개의 키 스테이션은 주요지역만)과 준 키 스테이션 그리고 지방

TV국 순으로 네트워크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고 있듯이 지상파TV 방송사업자는 NHK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광역

행정단위인 현 (縣, 우리나라의 도단위와 유사)역별로 방송국이 설치되어 있다. 이

러한 방송국 설치는 총무대신이 수립하는 방송보급기본계획에 따라 전국 각 지역에

서 민간방송의 종합방송 4채널(주요 지역에서는 5채널이상)을 수신할 수 있도록 목

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5채널 또는 5채널 이상 수신할 수 있는 지역으로는 간토(關

東), 쥬쿄(中京), 긴키(近畿) 3개 광역권이며, 현역방송으로 5채널이 수신 가능한 지

역은 홋카이도와 오카야마·가가와 두 현을 합친 지역 및 후쿠오카현이다. 그리고 4

채널 구역이 13현, 3채널구역이 8현, 2채널구역이 3현, 1채널구역이 2현으로 나누어

진다.1) 지상파 방송에서는 현재(2001년 3월말) TV가 127사, 텔레비전 다중방송 단영

(單營) 5사, 라디오 234사가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3) 위성방송 제도와 현황

일본의 위성방송은 1989년부터 BS 아날로그 본 방송을 시작으로 1992년의 CS

아날로그 방송, 그리고 1996년에 CS 방송의 디지털전환, 2000년 12월 BS의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BS 방송은 가입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설 정도의 시

장으로 성장할 만큼 BS방송이 성공적이라 할만한 몇 안 되는 나라중의 하나이다.

하드·소프트 일치방식의 면허형태인 지상파TV와 달리 위성방송의 인허가 제도

는 하드웨어에 책임을 지는 자를 수탁 방송 사업자라고 하며 이는 지상파방송국과

마찬가지로 총무대신의 면허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책임을 지는 자를

1) NHK放送文化硏究所編, NHK デ タブック 世界の放送, NHK出版, 2001년 3월, p.15.

6

위탁방송 사업자라고 하는데 방송법에 규정된 심사기준에 입각해 총무대신으로부터

인정(認定)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매체별 특성에 따른 신축적인 인허가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부터이다. CS 아날로그방송 개시를 앞둔 1989년에 방송법을 개정해 처음으로 하

드·소프트 분리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렇게 하드·소프트 분리방식을 채택함으로

써 신규방송사업자가 CS 아날로그방송사업에 뛰어들게 되었고 이것은 1996년 CS

디지털방송 출범으로 이어져 일본에서 본격적인 다채널·다매체 시대를 여는 촉매

제가 되기도 했다. 2000년 12월 1일부터 개시된 BS 디지털방송도 CS 디지털방송과

동일한 하드·소프트 분리방식에 의해 방송이 실시되고 있다.

2001년 2월말 현재 BS 방송은 아날로그방송 2사(TV 1사 1채널, 라디오 1사 1

채널), 디지털방송 19사(HDTV 6사 6채널, SDTV 7사 19채널, 라디오 10사 23채널, 데이터

방송 9사 9채널)가 위성방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BS방송은 2000년 12월에 디지털방

송으로의 전환을 계기로 HDTV(이전부터 실험적으로 실시), 데이터방송, 기타 양방

향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 보호차원에서 일부 채널은

아날로그·디지털 동시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CS 디지털방송의 경우 117사(TV 114사 192채널, 라디오 7사 105채널, 데이터 1사

37채널), CS 아날로그 방송 1사(라디오)가 방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거나 일부 채널

은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으로 있다. 개시한지 만 6년을 맞이한 CS 디지털방송은 가

입자가 꾸준히 늘어나 현재 약 270만 가구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경영환경은

전반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내년 초 방송서비스 개시를 목

표로 하고 있는 동경(東經) 110도 CS는 디지털방송 18개 사업자(HDTV 1사 2채널,

SDTV 15사 61채널, 라디오 1사 20채널, 데이터방송 8사 10채널)로 결정되었으며 현

재 본 방송 준비에 한창이다.

(4) 케이블TV 제도

일본의 케이블TV는 우리나라의 SO, NO, PP의 3자구도가 아닌 SO와 NO가 일치

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규제완화로 SO가 NTT통신망을 차용하는

사례도 엿보이고 있다.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7

<표 Ⅱ- 1> 일본의 방송사 및 채널 일람

방송영역 방송구분 방송사 및 채널 수

지상파

TV

NHK 2채널 (종합,교육)

민방 127사, 텔레비전 다중방송 單營* 5사

라디오

NHK 4채널(AM, FM, 단파)

민방** 234사(AM 47사, 단파 1사, FM49사, FM외국어 4사, 커뮤니티방송 139사), 초단파 문자다중 단영 1법인

위성파

TV

BSNHK : BS방송 3채널(아날로그, 디지털 동일 프로그램 3채널씩)

민간방송 : 아날로그 방송- 1사 1채널, 디지털방송- HDTV 6사6채널, SDTV 7사 19채널, 데이터방송 9사 9채널)

CS스카이퍼펙TV : 114사 192채널, 데이터방송 1사 37채널

동경 110도 CS : HDTV 1사 2채널, SDTV 15사 61채널,데이터방송 8사 10채널

라디오

BS 아날로그방송 1사 1채널, 디지털방송 10사 23채널

CS스카이퍼펙TV : 디지털방송 7사 105채널, 아날로그방송 1사

동경110도 CS : 디지털 방송 1사 20채널

케이블TV 686사업자(자주방송을 실시하는 케이블TV)

방송대학학원

TV 2(지상파 1, CS 1)

라디오

2(지상파 1, CS 1)

주) * 단독경영** AM 47사 가운데 36사는 TV 겸영출처 : 일본 총무성 정보통신정책국 자료(2001년 4월 발행)

케이블TV 사업에 대한 허가형태는 유선텔레비전방송법에 입각해 이뤄지고 있는

데 인입 단자수의 규모에 따라 허가시설, 신고시설, 소규모 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인입 단자수가 501 이상의 시설일 경우는 허가제로, 인입 단자수가 51 이상 500 이

하의 시설 및 인입 단자수 50 이상의 시설로 자주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시설의 경

우는 신고시설로, 그리고 인입 단자수 50 이하의 시설로 동시 재송신만을 실시하고

있는 시설은 유선텔레비전 방송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2000년 3월 현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케이블TV는 일본 전국에 약 7만 3천

시설로 전년도 대비 3%의 증가를 보였고, 사업자수는 약 4만 4천으로 전년도 대비

0.5%의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케이블TV에 가입한 가구수는 약 1,871만 가구로 약

8

39%의 가구보급률을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재송신 만을 전담하는 케이블TV

와 자주방송을 담당하는 케이블TV로 나눠볼 수 있는데, 재송신 전담의 케이블TV

를 뺀 자주방송형 케이블 TV는 946개 시설이 있으며 646개 사업자(이 가운데 영리

를 목적으로 하는 케이블TV사업자 311)가 케이블TV 방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케이블TV 사업자가 커버하는 가구 수는 2000년도 말에 1,048만 가구를 돌파했

으며 이는 총 가구의 22.1%에 해당한다.

2) 프로그램 제작과 내용규제

(1) 지상파방송

방송법 제3조에서 민간방송을 포함한 NHK에 적용되는 방송프로그램 준칙을 규정

하고 있다. 동 법 제 3조에 따르면 방송프로그램은 법률에 정하는 권한에 입각한 경

우가 아니면 어떠한 사람으로부터도 간섭받고 규율받는 일이 없다고 방송프로그램

편집의 자유를 명문화하고 있으며, 이어 제 3조의 2에서 다음과 같이 프로그램 준칙

을 규정하고 있다.

①

一, 공안 및 선량한 풍속을 해치지 않을 것

二, 정치적으로 공평할 것

三, 보도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을 것

四, 의견이 대립된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한 다양한 각도에서 논점을 명확하게 할 것.

② 교양, 교육, 보도, 오락프로그램의 상호간 조화를 유지할 것

③ 학교방송프로그램은 교육과정의 기준에 준거할 것.

이에 입각해 NHK와 일본민간방송연맹, 그리고 위성방송협회는 각자 방송기준을

제정하고 TV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TV협회도 방송법 규정에 준거

해 협회차원의 방송기준을 만들어 이의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방송법 등에서는 방송프로그램 내용에 관한 대원칙만을 명시하고 있

을 뿐 방송 내용에 대한 심의 등은 방송사내의 자율 메커니즘에 맡기고 있는 형태

이다.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심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외부 메

커니즘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심의형태라고 할 수 있다.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9

방송법에서의 내용규제 조항에 입각해 자율적으로 제정된 일본민간방송연맹의 방

송기준을 살펴보면 5개 항목으로 동 기준의 전문에 방송내용에 대한 준칙을 명시하

고 있다. 전문에는 ①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 ② 건전한 오락, ③ 교육 교양의 진전,

④ 아동 및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 ⑤ 절도를 지키고 진실을 전달하는 광고를 중시

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상호간 조화와 방송시간에 유의하고 즉시성, 보편성 등 방송

이 갖는 특성을 발휘해 내용에 충실을 기하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에 이어 장(章)별로 인권, 법과 정치,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배려, 가정과 사회,

교육 교양의 향상, 보도의 책임, 종교, 표현상의 배려, 폭력표현. 범죄표현, 성 표현,

광고의 책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각 방송사업자단계에서는 내부적인 방송기준을 만들어 방송제작에 임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내용을 심의하는 방송프로그램 심의기관도 방송국내에 설치해 운

영하고 있다.

(2) 위성방송과 케이블TV

위성방송협회나 케이블TV협회의 방송기준은 기본적으로 민간방송연맹의 방송기

준과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는 유료방송이라는

매체별 특성을 고려해 지상파방송의 내용규제보다는 다소 완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예를 들자면 위성방송협회의 경우는 뉴스 방송기준, 공영경기 방송기준, 성인용 엔터

테인먼트 방송기준, 외국어 방송, 아동대상/교육교양 프로그램 방송기준을 별도로 규

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법과 협회 기준에 입각해 위탁방송사업자나 유선방송사

업자는 내부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며 사업자별로 프로그램 심의기관도 설치

하고 있다. 참고로 CS디지털 방송에서 1997년 2월 포르노 채널의 방송이 허용되면

서 페어 렌털 로크 시스템이 의무화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에서 1990년대말 프로그램 내용규제와 관련 한때 사회적으로 방송프로

그램의 폭력성이 문제가 되어 V칩 도입 논의가 사회 일각에서 강도 높게 제기되기

도 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에 이르러 도입여부논의는 유보된 상태이다.

10

3) 일본의 방송제작산업과 구조

(1) 일본의 방송제작 구조와 제작현황

TV프로그램의 제작 및 유통은 기본적으로 지상파TV 방송사를 중심으로 하는 수

직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제작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지상파TV 방송

사에 의해 직접 시청자에게 소비되는 유통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신디케

이션 시장과 같은 대형 유통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케이블 TV나 위

성방송의 보급에 따라 일부 독립제작사 등이 제작한 TV프로그램이 뉴미디어를 중

심으로 재송신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제작 및 유통이 지상파TV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방송프로세스

의 분업화도 발달되어 있다. 특히 프로그램 제작영역에서 편성과 제작의 분리가

1970년대부터 진행되어오면서 일본 방송산업의 한 축으로 정착되었다.

외주제작이 일반화되어 있는 일본의 방송산업에서 TV프로그램 제작물량이 주로

소비되는 곳은 1차적으로 지상파TV방송이다. 지상파TV를 중심으로 방송제작물량의

척도가 되는 방송시간을 살펴보면 1998년도 민간방송 124사의 총 방송시간은

370,528시간이며 NHK는 15,330시간을 방송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총 방송시간을

모두 제작 프로그램으로 채우는 방송사는 없다. 제작프로그램의 재방송이나 구입프

로그램 등으로 방송시간을 메꾸기도 하는데 민간방송의 경우 재방송률은 평균 17%

이고 NHK는 34.7%로 실제 제작되는 프로그램 물량은 방송시간과 정비례하지 않는

다.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11

카피라이터 광고대리점

(CM프로듀스)

스폰서

일반기업

정부등

지상파T V국(NHK, 민간방송)

원

작

자

연예프로덕션

배우

프로그램제작회사

외부기술스탭등

각

본

가

구성작가

자주제작

방송국제작

출처 : 일본 郵政省

[그림 Ⅱ- 1] TV업계 구조

실제로 1998년도 일본 지상파 TV프로그램의 총 제작시간은 총 방송시간의 약

34%에 해당하는 131,402시간이었다. 그 내역은 민간방송(124사 대상)이 126,697시간

이고 NHK가 4,705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제작비는 민간방송이 16,536억

엔 NHK가 1,175억엔이 투입되었다. 이를 토대로 1시간당 평균 제작비를 단순 계산

하면 민간방송은 약 1,305만엔, NHK는 약 2,500만엔을 투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 비교차원이기는 하지만 공영방송인 NHK가 민간방송보다 제작비를 많이 투입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민간방송 프로그램의 약 70%가 외주제작이라는 점을 감안해 계산할 경우

대략 89,000시간을 외부프로덕션에서 제작하고 있다는 계산이 된다. 그리고 NHK의 외

주비율을 약 30%라고 할 경우 대략 1,400시간을 외부에 맡기고 있는 셈이 된다.

12

(2) 제작비 구조와 평균 제작비

제작비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민간방송의 제작비는 크게 사

외비(직접비)와 사내비(간접비)로 나뉜다.

사외비란 직접적으로 회사 외부의 사람 및 단체에 지불되는 비용을 가리킨다. 예

를 들면 탤런트, 해설자, 게스트 등의 출연료, 방송권리금(스포츠, 극장중계, 이벤트

등의 개런티), 각본료, 구성료, 원작료, 작사/작곡, 편곡료, 저작권료, 인접권료, 연주

료, 또는 미술비로 대도구/소도구/제작 또는 임대료, 의상료, 화장료, 차량비, 아르바

이트료, 인쇄비, 출장비, 기술비로 VTR비/테이프료/마이크로 회선비/통신위성비 및

외부에 위탁한 경우는 그 기술위탁비 등도 포함된다.

사내비란 방송사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재, 설비의 사용료, 인원의 기능비 등을

말한다. 방송국내의 스튜디오, 카메라, 조명등의 기재 및 중계차 등의 사용료, 여기에

기능비로서 연출비, 아나운스비, 편집비, 카메라맨 비, 기술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편 NHK의 제작비란 사외비에 해당되는 것을 가리키며 감가상각비 등은 별도로

처리된다.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비는 방송국의 일급비밀에 해당되어 좀처럼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가 힘들지만 프로그램제작에 투입된 총 제작비용은 산출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하고 있듯이 2000년도 민간방송의 총 수입 2조3,419억엔 가운데 프로그램 제작

비로 지출된 금액은 8,614억엔이었으며 대체로 수입의 3분의 1정도가 제작비로 투입

되고 있다.

프로그램제작에는 출연자와 제작스탭의 인건비, 물품비, 여비·교통비, 숙박비, 스

튜디오와 카메라 사용료 등 각종 경비가 소요된다. 프로그램당 제작비는 시간대나

장르, 프로그램 성격 등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산출이 어렵다. 일본의

후지키메라총연이라는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드라마 1시간물이 3천만엔, 방송국이

힘을 기울이는 드라마일 경우는 4,500만엔, 버라이어티 1시간짜리 2,000만엔, SMAP

(최정상 인기가수그룹)레벨의 스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일 경우 4,500만엔, 뉴스 1시

간짜리가 2,000만엔, 구메히로시와 같은 인기 캐스터일 경우는 3천만엔, 스포츠 2∼3

시간 짜리 특별중계일 경우 약 1억엔 정도가 소요되며 J리그 프로축구의 경우, 한

시합당 방송권료로 약 1,000만엔 정도 지불된다고 한다.

각 키 스테이션이 오전 오후, 심야 시간대에 경쟁적으로 편성하고 있는 와이드 쇼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13

의 경우는 60분 방송물이 2천만엔~4천만엔, 90분 방송물은 3천만엔~5천만엔 정도의

제작비가 소요된다.2)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퀴즈 프로그램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1980년대 후반까

지는 60분 방송에 2천만엔 정도면 제작이 가능했지만, 90년대 이후부터는 세트비가

많이 차지하여 2천5백만엔 전후로 든다. 해외 취재물인 경우, 2배 가깝게 드는 경우

도 많아지고 있다.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것은 역전(驛傳)마라톤이다. 거리

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형의 굴곡이 심할수록, 중계차와 마이크로 중계지점이 많

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제작비도 늘어나게 된다. 제작·기술스탭이 총 400~500명이

관여하는 역전(驛傳)도 있으며, 그렇게되면 제작비는 1억엔을 가볍게 넘는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60분 방송물이 1천만엔에서 5천만엔 정도로 그 격차가 크

다. 이것은 테마에 따라 취재기간·범위, 사용기재 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4) 프로그램 제작과 유통 체계

(1)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사

일본의 TV프로그램 제작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크게 방송사와 TV프로그램 제작

사업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와 같이 지상파의 압도적인 우위에는 변함없지만,

TV프로덕션 없이는 방송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프로그램 제작에 TV프로덕션

의 역할은 지대하다.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나 육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프라임 타임 대에 제작되는 프로그램의 약 70%에 TV프로덕션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순수 외주제작은 약 50%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3) 한국도 독립프로덕션에 대한 지원과 육성 차원에서 외

주프로그램 의무편성제도를 도입하면서 외주프로그램의 제작비율은 22%로까지 상승

했지만,4) 아직까지 일본에는 못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98년도에 확인된 일본의 영상계 프로덕션은 총 2,732사를 헤아리는데 미확인된

2) 日本民間放送聯盟編, 放送ハンドブック, 東洋經濟新報社, 1999년 3월, p.336.3) 全日本TV番組制作社聯盟이 1999년도에 조사한 내부자료.4) 신문과 방송, 2001년 6월호, p.41.

14

프로덕션까지 합하면 4,000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998년 기준 민간방송

연감에 실린 확인된 TV프로그램 제작사는 1,367사에 이른다. 이는 영상 프로덕션

전체에서 약 절반 가량이 TV프로덕션에 해당되는 숫자이며, 단순 계산할 경우 한국

의 156사(2001년 4월 현재,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을 포함할 경우 213사5))보다 약 8.8

배나 많은 수치이다. 더욱이 지상파 외주제작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독립제작사

의 수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주당 30분물을 한 편 이상 제작한 독립 제작사는 18개

에 불과하고 2000년 봄 개편에 KBS1과 2에 프로그램을 납품한 순수 독립 제작사는

총 27개 사로 이를 평균하면 1개사당 65분, 0.5%에 불과하다.6)

일본의 TV프로덕션은 양적인 규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세분화되어 있

다. 기획과 제작관련 TV프로덕션이 1,071사(78.3%)에 이르며, 촬영, 조명등의 전문가

집단인 기술계가 296사(21.7%)나 있다. 자본구성에 따라 분류하면 키 스테이션계와

독립프로덕션으로 나눠볼 수 있으며 대형 프로덕션의 경우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제

작까지 프로그램 제작 전반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 프로덕션의 경우는 촬

영·조명전문가 등의 인력제공을 주업무로 하는 부문제작을 TV방송국 또는 대형

프로덕션으로부터 하청받는 경우도 많다.7)

이러한 TV프로덕션이 생겨난 것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에도 영화제

작사가 TV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른바 순수 TV제작사 집단

이 등장한 것은 1970년경이다. TBS에서 프로그램제작을 담당하던 프로듀서가 뛰쳐

나와 프로그램 제작 집단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TV프로덕션의 원조격인 테레비만

유니온이다. 이러한 TV프로그램 제작사가 등장하게 된 동인은 컬러화와 UHF개국

에 따른 방송사의 과다한 출혈로 인한 경영압박과 방송시간의 증가, 방송기기의 저

렴화와 소형화, 노무대책 등이다. 이러한 배경을 등에 업고 등장한 TV프로덕션은

두 번에 걸친 오일쇼크와 뉴미디어 붐을 타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5) 문화관광부, 디지털 시대 방송영상산업진흥정책 추진전략, 2001년 6월, p.65.6) 방송위원회, 2000년 방송편성 쿼터정책 연구, 2000. 12, p.75.7) (財) 新映像産業推進センタ, 新映像産業白書 2001に關する調査報告書, 2001년 3월, p.78.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15

(2) 프로그램 제작구조

지상파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생산이 키 스테이션에 집중되어 있는 구조는 한일

양국이 동일하다. 이것이 발현된 형태가 키 스테이션과 지방민방간의 네트워크 구조

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의 경우 NHK와 독립UHF 13국을 제외하고는 도쿄 5개 키

스테이션에 의해 네트워크화 되어 있다. 이같은 네트워크화는 프로그램 수급의 불균

형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민방이 키 스테이션

이 만든 프로그램의 소비창구가 되는 것이다. 일본민간방송연감 2000 에 따르면 도

쿄 키 스테이션 5사의 경우 90% 이상의 자체 제작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방민방

의 경우 자체 제작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방송국이 65사로 거의 절반에 가깝다.

이 가운데 4사는 방송시간의 4% 미만에 불과하다. 한편 준 키 스테이션이라고 불

리는 오오사카 지역의 방송국은 타 지방 방송국보다 높은 20∼25% 정도의 자체 제

작율을 보이고 있다.

<표 Ⅱ- 2> 일본 방송의 자체 제작률

구분 자체 제작율

민간방송자체 제작률

30∼90% 미만 10사(7.9%)

10∼30% 미만 47사(37.0%)

7∼10% 미만 38사(29.9%)

4∼7% 미만 23사(18.1%)

4% 미만 4사(3.1%)

90%이상 5사 (3.9%)

NHK 지역방송프로그램 방송시간

1,086.52분(년간)2시간 59분(1일)

출처 : (財)デジタルコンテンツ協會編, <デジタルコンテンツ白書 2001>

(3) 장르별 프로그램 편성 비율

아래의 <표 Ⅱ-3>은 한일 민간방송의 프로그램 장르별 편성비율이다. 프로그램

장르에서 일본의 경우 교양과 광고를 구분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이를 구분하

고 있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교육과 교양을 동일 범주에 넣고 계산

한다면 한국의 교양프로그램이 일본보다 비율 면에서 약 7.6% 높고 보도프로그램은

16

일본이 3.8%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치를 토대로 한일간을 비교하자면 일본

은 보도에 비중을 두고 있고 한국은 교양프로그램 편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차이는 한국의 프로그램 장르별 편성의무제와 일본의 교양프로그램

편성 비율(교양 20%, 교육 10%이상)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표 Ⅱ-3> 한일 민간방송 TV프로그램 종별 방송시간 비율

보도 교육 교양 오락 광고 기타

일본 19.1% 12.2% 25.45% 39.25% 2,7% 1.3%

한국 15.3% 45.2% 39.6% 10.3%

주) 출전 : 한국은 신문방송연감 2000/ 2001일본은 일본방송연맹연감 2000한국은 1999년도 주일평균, 일본은 연도평균 수치임.

(4) 방송제작 인력구성

일본의 경우 방송종사자는 1998년도 통계에 의하면 총 5만 9천명 정도로 집계되

고 있다. 그 내역을 살펴보면 NHK와 민간방송을 포함한 방송종사자는 38,479명

(1999년도), 케이블TV가 7,886명(1999년도 304사를 대상), 나머지가 위성방송 종사자

수로 추정된다. 이하는 일본의 지상파 민간방송 종사자를 직종별로 분류한 데이터이

다. 이에 따르면 순수제작인력은 3,026명으로 전체 종사자 25,824명 가운데 11.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전체 종사자 가운데 제작인력이 비교적 적은 것은 외주제작

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프로그램 제작은 방송사와 외주제작

사의 제작인력이 담당하고 있다. 위의 집계에는 어디까지나 방송사측의 종사자이며

독립제작사 측의 제작스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표 Ⅱ- 4> 일본 민간방송 종사자 직종별 구성(총 2만 5,824명)

관리 운행 기술 사무 영업 기타프 로 그 램

아나운서 편성/ 조사 제작 보도

2,831(11.0)

1,441(5.6)

2,996(11.6)

1,010(3.9)

6,038(23.4)

670(2.6)

1,679(6.5)

2,259(8.7)

3,026(11.7)

3,874(15.0)

주) NHK는 제외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17

2. NHK의 제작시스템

1) NHK 채널현황

먼저 NHK는 지상파 TV 2채널, 라디오 4채널(AM 2, FM 1, 단파 1), BS방송 3채

널(동시방송 형태로 아날로그 3, 디지털 3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1년 2월말 수

신계약건수는 3,728만 건(이 가운데 위성방송은 1,059만 건)을 유지하고 있다.

유일하게 전국방송이 허용된 공영방송 NHK는 방송법에 입각해 설립된 특수법인

으로 국민으로부터 징수하는 수신료가 주요 재원이며 광고방송은 실시하지 않는다.

광고방송을 실시하지 않는 만큼, NHK의 재정은 거의 전적으로 수신료 수입에 의존

하고 있다. 2001년도(2002년 3월까지) 수신료 수입은 6,414억 엔으로 예상하고 있으

며, 이 금액은 전체 사업수입의 96.7%를 차지하고 있다.

2) NHK의 제작 현황

일본의 방송구조는 TV방송이 시작된 시점에서는 편성과 제작이 일원화된 시스템

을 유지해오다가 민간방송은 1970년대를 전후해 외주제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NHK는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점차 외주제작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NHK비대화라는 사회적 여론을 등에 업고 NHK는 현재 내부개혁을 실시해오면서

꾸준하게 인력을 감축해오는 등 다채널 다미디어 환경에 나름대로 대처해오고 있다.

그 동안 1985년도의 16,110명, 1996년도 1만 3,060명, 2001년도 현재 12,268명으로

1985년 이후 총 약 4,000명의 인력이 감축되었다.

NHK가 운영하고 있는 TV채널은 현재 지상파 2개 채널(NHK 종합, NHK 교육

TV), 위성방송 3개 채널(아날로그·디지털 사이멀 방송, 하이비전 채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준 24시간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국내방송 외에 NHK월

드와 NHK월드 프레미엄 (유료방송)이라는 국제방송도 실시하고 있다.

18

3) NHK의 프로그램 제작과 제도적 환경

NHK의 방송내용을 제도적으로 결정하는 요소는 우선 방송법을 꼽을 수 있다. 방

송법 제 7조에서는 특수법인인 NHK의 설립목적을 규정하고 있는데, 동 규정에 따

르면 공공의 복지를 위해 널리 일본 전국방방곡곡에서 수신할 수 있도록 풍요롭고

양질의 방송프로그램을 통한 국내방송을 실시하고 또한 해당 방송프로그램을 위탁

해 방송케 하는 동시에 방송 및 그 수신의 진보발달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며 아

울러 국제방송 및 위탁협회 국제방송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고

되어 있다. 이 가운데 NHK는 방송제작과 관련 풍요롭고 양질의 방송을 널리 일본

전국에 전달하는 것을 공영방송 NHK의 기본적 사명으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기본

적 인식은 아날로그 시대나 디지털 시대에서도 변함없다. 2001년 1월에 발표된 IT

시대의 NHK비전에서도 디지털방송시대의 기본적 사명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NHK의 설립목적을 구체화시킨 조항이 제 44조로 방송프로그램

의 편집과 방송 시에는

一, 풍요롭고 양질의 방송프로그램을 방송함으로써 공중의 요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문

화수준의 향상에 기여할 것.

二, 전국대상 외에 지방대상의 방송을 실시할 것.

三, 과거의 문화보존, 새로운 문화의 육성과 보급에 기여할 것

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방송법에서는 NHK를 포함한 방송사업자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램 편집 기준

을 정하고 이를 공표해 자율 규제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법의 편집준칙과

설립목적 등에 입각해 NHK는 국내방송은 일본방송협회 국내프로그램 기준 국제방

송은 일본방송협회 국제프로그램 기준을 정하고 이를 프로그램 편집 제작시의 기준

으로 삼고 있다.

그 밖에도 NHK는 방송법에서 제시된 방송준칙 등에 입각해 방송기준이나 가이드

라인이라는 형태로 구체화하고 이를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 주지시키고 있다. 방송국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19

자체내의 자율적인 노력의 일환으로서 윤리강령이나 가이드라인 제정, 방송과 인권

등 권리에 관한 위원회(BRC)의 권고나 견해 중시,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프

로그램 제작윤리 등을 고양시키고 있다.

이처럼 NHK의 경우 방송내용 틀을 규정하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NHK내부의 자

율적인 시스템이 어우러져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4) NHK의 제작 조직

세계적인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NHK는 거대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기업과는 다른 방송국의 조직인 만큼 구성체계 또한 특별하다. 일반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총무, 경리, 인사 노무, 후생 등의 부서는 일반기업의 업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방송국만의 독자적인 업무만을 분류한다면 대체적으로 편성, 조사, 보

도, 제작, 기술, 미술, 영업부문 등을 들 수 있다.

NHK의 전체직원 가운데 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직원은 약 3분의 2를 차지하

고 있다. 1999년도 조사에 따르면 NHK 전체직원은 12,655명을 헤아리는데 이 가운

데 프로그램 제작관계 종사자는 8,385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프로그램 제작(방

송제작, 아나운서 등) 4,445명, 보도 취재관계(취재, 영상취재) 1,430명, 프로그램 기

술관계 2,5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NHK의 프로그램제작을 총괄하는 조직은 프로그램 제작국이다. NHK는 방송총국

산하에 편성국(144명)과 프로그램 제작국(760명), 기술국을 함께 둠으로써 편성과 제

작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기술지원을 통한 제작시스템의 효율성

을 높이고 있다.

20

이 사경영위원회

회 장

이사회

감사실 고사실 비서실 종합기획실 사무 인사실

방 송 총 국

아나운서실 해설위원실 편성국

프 로 그 램

제작국보도국

위 성 하 이

비전국

멀 티 미

디어국

방 송 기

술국

라 디 오

센터

국제

방송국

해 외 총

지국

총

무

부

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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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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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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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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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

부

총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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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보도센터

영

상

센

터

제

작

센

터

아시아센터

취

재

센

터

권

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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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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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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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센

터

제

작

기

술

센

터

프로그램송출센

터

총

무

부

제

작

센

터

국

제

편

성

부

국

제

기

획

부

지국10

주재소16

중

국

총

국

유

럽

총

국

미

국

총

국

수도권방송센터

사무국

주) 상기 표는 NHK의 조직도의 일부로 방송총국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임.

[그림 Ⅱ-2] NHK조직도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21

NHK의 2001년도 예산에 따르면 총 제작비는 전체예산의 약 3분의 2이상을 차지

하고 있다. 2001년도 제작비 내역은 국내 방송비 2753.4억엔, 국제 방송비 68.3억엔이

며, 여기에 인건비 송출 등을 추가한 업무별 총 경비는 4,674억엔으로 전체 사업지출

의 71.9%에 해당된다. 한편 국제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송출에는 122억엔을 편성해

놓고 있으며 이것은 전체 사업지출의 1.9%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5) 제작직제

NHK의 프로그램 제작은 치프 프로듀서(Chief Producer, 이하 CP)를 중심으로 데

스크, 디렉터 순으로 제작체계가 구성되어 있다. 제작직제는 NHK 프로그램 제작국

산하에 프로덕션 형태의 부(部) 조직이 있고 이의 장은 부장이다. 부장아래에는 대

개 5∼7명의 CP가 있으며 제작난이도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CP인력을 배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비교적 제작이 용이할 경우 1명의 CP가 1∼10개 프로그램(교육 프

로그램)을 관장하고 있으며 매일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2명의 CP가 1개 프로그램을,

드라마는 4명의 CP가 1개의 프로그램을 분담해 담당하고 있다.8) 이처럼 CP의 업무

량이 프로그램 제작의 난이도 등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됨에 따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제작에 임할 수 있고 이것이 곧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 CP 프로듀서

NHK의 제작체계는 CP를 정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흔히 CP를 제작총괄이라 부

르며 직접적인 연출은 하지 않지만, CP는 프로그램 제작, 인력운용, 예산관리 등의

큰 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어떤 프로그램 틀에 어떤 내용을 방송해야할

것인가라는 기획입안을 비롯, 각본가 선정 및 대본작성, 스탭구성, 출연자 캐스팅, 예

산관리, 프로그램PR에서 시청자의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까지 즉 프로그램 기획에서

완성까지의 전과정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프로그램 제작관련 모든 업무에 책임

을 지는 위치에 있다. 주로 입사 15년 정도 경력을 지닌 PD가 보임된다.9)

8) 정형기, 다채널시대 바람직한 PD시스템 방송개발, 1994년 12월, p.1109) 정형기, 앞의 글, p.117.

22

아울러 CP는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 대한 책임은 물론 예산 운용과 관리 책임도

맡고 있다. 예산총액의 범위 내에서 운용의 자율권을 가지며 프로그램의 자체제작

혹은 외부제작 여부를 결정할 권한도 갖고 있다. CP는 대개 TCS라는 예산운용방식

에 의해서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데 T CS란 제작경비를 직접비와 간접비로 나누고

원가관리방식에 의해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간접비는 인건비와 기술비로 다시 나누는데 인건비의 경우 CP, PD를 포함해서 1

인당 1일 49,800엔으로 계산하고 기술자, 아나운서는 시간당 5,700엔으로 표준화했다.

여기서 기술비란 스튜디오, 편집실 사용료 등 시설 경비를 말하는데 일정 액수를 정

하며 제작비에 포함시키고 있다. CP는 TCS에 의해 예산을 산출하고 자체제작이냐

외주냐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 CP가 집행한 예산실적에 따라 CP의 능력이 평가되고

평가결과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10)

(2) 데스크

NHK와 민간방송의 제작직제간의 가장 커다란 차이는 데스크라는 제도를 두고 있

는 점이다. NHK는 CP 아래 데스크(Desk)라는 직제를 두고 있는데 프로그램 제작일

정을 관리하고 실제 제작을 맡고 있는 디렉터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이들을 측면

지원하고 CP와 디렉터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역할도 하고 있다. 주로 경력 7∼8

년 정도의 PD가 보임된다.11)

(3) 디렉터

TV프로그램의 연출이란 대본이라는 문자로 표현된 추상적인 세계를 영상과 음성

을 사용해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하기 위해 제작현장에서 직접 지시하는 사람을 가

리킨다.

예를 들면 드라마 제작현장의 경우, 출연배우를 비롯, 촬영, 조명, 음성 등을 담당

하는 기술 스탭, 세트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 및 대도구/소도구 등을 담당하는 미

술스탭, 그리고 연출가를 보좌하는 조감독 등 때로는 100명이 넘는 사람이 관계한다.

디렉터는 모든 사람에게 대본의 의도는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이를 구체화

10) 정형기, 앞의 글, p.117.11) 정형기, 앞의 글, p.118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23

하기 위해 스탭의 역량을 결집해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주 업무이다.

이를 위해 탤런트와 연기플랜을 짜고 미술 스탭에게는 연출 이미지를 전달하며

의상 및 소품, 소도구에서 대도구 및 세트에 이르기까지 미술적으로도 통일감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술스탭과는 어떤 커트를 모아 영상을 구성하고 이때 영상이

미지는 어떤 것이며 음성 및 효과음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협의한다.

연출가는 이러한 협의를 토대로 수록을 실시하고 편집, 소리 삽입을 거쳐 프로그

램으로 완성시킨다. 이른바 디렉터는 실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현장의 총책임자

이다.

6) NHK 편성과정

프로그램 기획, 제작은 기본적으로 편성 틀에 의해 정해진다. 편성이란 매일 어느

시간대에 어떤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이 가장 적합할지를 정해야하는 고도의 판단

력이 요구되어지는 섹션이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 편성 업무가 가장 빛을 발하는 시

기는 프로그램 개편시기인 4월과 10월이다. 이 중에서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의

프로그램 개편이 대대적이며 10월은 비교적 소폭의 개편에 그친다. 프로그램 개편

작업시 참고로 하는 기본적인 자료는 방송법, 방송기준, 면허조건에 의한 규제,

NHK의 방침, 시청자 반응, NHK방송문화연구소의 전국개인시청률조사(매년 2회실

시) , 민간조사기관의 시청률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기본 자료를 참고로 편성 초

안이 나오는 것은 대체적으로 11월경이다. 이를 토대로 한 프로그램 개편의 기본방

침을 제시한 년도 국내방송 프로그램 편집의 기본계획은 12월중에 안을 마련해 이

듬해 1월에 중앙방송프로그램 심의회에 자문하고 답신을 얻은 후 1월말 경영위원

회의 승인을 얻어 결정된다.

이와 병행해 방송프로그램의 시간표 및 프로그램 내용을 기록한 프로그램 편성계

획을 책정하고 방송프로그램을 확정하며 이를 1월말이나 2월초쯤에 시청자에게 알

리게 된다.12)

12) NHK廣報局編, NHKのそこが知りたい, 講談社, 2000년 5월, pp.52∼53.

24

년 단위의 편성계획과 아울러 시간대별 편성 틀도 중요하다. 이러한 시간대별 편

성틀은 NHK 방송문화연구소의 국민생활시간조사(5년 주기) 를 비롯 프로그램에 대

한 시청자로부터의 반응, 프로그램 모니터의 의견, 자주적인 조직인 프로그램 심의

회의 의견, 시청률 등 각종 자료를 토대로 정하고 있다. NHK 종합TV의 밤 시간대

경우, 오후 8시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대, 오후 9시대는 개인의 다양

한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는 시간대, 오후 11시대는 어떤 세대라도 하루의 피로를

풀고 편안한 기분이 되는 시간대임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13)

이렇듯 편성 틀에 입각해 실제로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제작되지만, 그 작업과정은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 다르다. 이하는 스튜디오 제작프로그램의 일반적인 제작 과정

이다.

(1) 기획(편성, 입안, 제안, 결정 등)

방송국의 프로그램 틀을 정하는 것은 편성소관으로 프로듀서는 편성의 의향에 따

라 정해진 예산 내에서 기획을 제출하며 최종적으로는 편성에 의해 프로그램 틀이

정해진다. 이때 이뤄지는 프로그램 기획은 프로그램의 테마와 내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강조하고 전달하려고 하는 가를 곰곰히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그리고 대상 시청자, 제작일정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편성단계에서 방송프로그램 틀이 결정되면 실제 제작이 이뤄지는 제작단계

로 넘어간다.

(2) 실제 제작(구성, 대본작성, 취재, 스튜디오수록, 포스트 프로덕션작업 등)

기획이 통과되면 비용, 일수, 기재 등의 각종 조건을 고려하면서 구성표를 작성하

고 이 구성표를 토대로 촬영 및 수록 등의 작업을 실시한다.

그 이후에 촬영 및 수록된 영상소재의 편집작업에 들어가며, NHK의 경우 대부분

자체 제작시설과 스탭을 이용해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외

주프로그램의 경우 편집과정에서 포스트 프로덕션의 스튜디오를 사용해 실시하는

본 편집(온라인 편집)과 그 준비단계로서 방송국 및 제작프로덕션의 내부설비를 이

13) NHK廣報局編, 앞의 책, p.45.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25

용해 실시하는 예비편집(오프라인 편집) 등이 있다. 또한 이 단계에서 편집된 영상

에 자막이나 내레이션, 효과를 삽입하는 작업도 이뤄지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방송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7) 외주제작 시스템

NHK는 기본적으로 자체제작을 원칙으로 프로그램을 수급해왔다. 그러나 1980년

대말 이후부터 외주제작도 일부 병행해오고 있으며 BS디지털위성 출범과 함께 조금

씩 외부제작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민간방송이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프

로그램을 프로덕션에게 일임하거나 공동제작 형태로 만들고 있는 것에 비하면 NHK

의 경우 약 70% 정도가 자체제작으로 채워지고 있는 만큼, 민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NHK는 전체 프로그램의 대략 3분의 1 정도를 외주제작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14), 1990년대 이후 점증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자급자족 형태의 제작시스템을 유지해왔던 NHK가 1980년대 후반부터 외주제작이

나 국제공동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자체제작 위주의 제작시스템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의 일환으로 NHK는 1989년에 NHK엔터프라이즈를 자회사로 독립

시켰고 국제 프로그램 판매시장을 내다보고 국제미디어회사(MICO)를 설립하기도

했다.

NHK가 외부 프로덕션에 처음으로 제작을 의뢰한 프로그램은 1989년 8월에 방영

된 NHK 스페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토끼였으며 이듬해 외주제작 비율은

16.6%(관련단체 포함)에 이르렀고 그 이후 NHK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대하드라마까지 외주를 주고 있는 등 확대일로에 있다. NHK가 외주 제작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측면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외주를 통해 제작에 새로

운 바람을 일으켜 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둘째로는 외주를 통한 제작비 절감이라는

측면이 있었다. 공영방송 NHK의 전형적인 제작 틀에 참신한 기획과 연출을 불어넣

음으로써 다양하고 질높은 프로그램을 저렴하게 공급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마침

14)服部孝章 編著, 21世紀とマスコミ 02 放送—テレビは21世紀のマスメディアたりえるか, 大月書店, 1997년, p.184.

26

1989년 BS아날로그 본 방송이 개시됨에 따라 NHK의 자체제작능력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작용했다.

NHK가 제작업무를 외부에 위탁하고 있는 것은, 관련단체와 외부 프로덕션의

2종류이며, 공동제작이라고 표시된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전면위탁이거나, 또는 부분

위탁이라고 해도, 외주 제작한 것이다. 외주의 형태에는 ① NHK 본체가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제작하는 경우, ② 본체와 관련단체가, 방영회수를 나눠서 제작하는 경우,

③ 관련단체에 제작을 전면 위탁하는 경우, ④ 관련단체가 창구가 되어, 프로그램을

외부 프로덕션에 재 위탁하는 경우, ⑤ 외부 프로덕션이 자주 제작한 프로그램을 구

입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위탁프로그램 전반에 관해서 제작의 관리와 체크

는 부분적으로 관련단체가 실시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NHK 본체가 최종적인

책임을 지게된다. 이와 같이 프로그램에 관한 최종책임은 NHK 본체가 가지기 때문

에, 외부에 위탁하거나 구입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원칙은 공동제작이 되는 것이

다.15)

NHK는 전전(戰前)에 만들어진 출판협회와 NHK 교향악단 등을 포함해, 2001년 7

월 현재 29개의 관련단체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으며 여기에는 약 5,2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로그램의 기획·제작을 담당하는 제작·기획회사에 해

당하는 단체는 NHK 엔테프라이즈21 , NHK 정보네트워크 , NHK 에듀케이셔널 등

을 포함하여 총 13개에 이르고 있다.

15) 服部孝章 編著, 앞의 책, p.185.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27

<표 Ⅱ- 5> 프로그램의 기획·제작 관련단체

단체명·대표자 설립 자본금NHK출자액

비율% 임원수

종업원수

판매고(NHK지불액)

(株)NHK엔터프라이즈 21 85.1.16 1.150.0 952.0 82.8 28(7) 245 35.872(28.251)

(株)NHK 에듀케이셔널 89.5.30 100.0 67.0 670. 9(3) 102 11.600(5.377)

(株)NHK 소프트웨어 89.6.28 100.0 67.0 67.0 14(3) 87 9.854(295)

(株)NHK 情報네트워크 88.2.12 300.0 209.5 69.8 17(3) 244 17.599(11.775)

(株)NHK 프로모션 77.10.1 100.0 57.0 57.0 13(2) 51 5.733(541)

(株)NHK 아트 61.7.10 200.0 126.7 63.4 13(5) 291 16.827(8.854)

(株)NHK 테크니컬 서비스 84.10.9 300.0 210.0 70.0 18(4) 782 16.891(13.717)

(株)NHK 긴키 미디어 플랜 88.12.1 100.0 33.0 52.0 12(5) 35 3.024(1.154)

(株)NHK 中部브레인즈 88.11.28 58.5 52.0 52.6 16(4) 43 1.959(682)

(株)NHK츄고쿠 소프트 플랜 90.10.19 50.0 30.0 52.0 10(4) 20 776(228)

(株)NHK 九州미디어 91.10.18 50.0 26.0 52.0 11(4) 18 802(317)

(株)NHK 東北플래닝 91.6.12 50.0 26.0 52.0 10(4) 20 602(270)

(株)NHK 北海道비전 90.9.26 50.0 26.0 52.0 13(4) 29 616(376)

이러한 제작·기획회사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는 관련단체의 실태는, 자본금의 대

부분을 NHK 본체가 출자하고 있는 이른바 계열회사이다.16) 이러한 관련단체의 직

원은 대부분 NHK 본체로부터 파견된 인원이나 NHK를 퇴직하여 관련단체에 이직

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제작회사 외에도, 제작지원 분야로 프로그램

의 기술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NHK 테크니컬 서비스(NT S)를 비롯해, 영상편집, 촬

영, 조명, 음향등 분야별로 부분위탁을 하고 있는 수많은 외부 프로덕션이 있다.영상

편집의 경우 전국적으로 약 20개사의 제작스탭이 NHK 본체 직원 밑에서 편집업무

16)服部孝章 編著, 앞의 책, p.186.

28

를 담당하고 있으며, NHK 스페셜 등 대형프로그램의 편집업무에도 외부 스탭이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

NHK는 2000년도에 지상파TV에서 정규 프로그램을 비롯, 특집, 미니 프로그램 등

195편의 프로그램을 외부제작 프로덕션에 위탁 제작했으며 위성방송 하이비전 프로

그램에서는 총 491편의 프로그램이 외주제작이었다.

NHK의 외주제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그 비율은

약 3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1996년도에 관련단체와 외부 제작 프로덕션의 외

주·구입 프로그램 비율은 전체 NHK 프로그램(위성방송은 제외)의 약 30%까지 차

지하고 있으며, 이것은 1992년과 비교하여 5%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참고로 BS아날

로그 방송의 경우 약 80%가 외주제작이라고 한다.17)

프로그램의 외주는 일반적으로 NHK 본체가 발주한 프로그램을 하청받은 관련단

체가 제작하는 경우, 외부 프로덕션 스탭과 프리랜서인 디렉터를 고용하여 제작하거

나, 제작 그 자체를 프로덕션에게 재위탁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단체는

프로그램 단가 중에서 제작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중간 마진을 남기고, 프로덕션이나

프리랜서 디렉터 등에게 하청을 주고 있다.18)

한편, NHK 본체의 제작현장에서도 경제효율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이 명확해지고

있다. 1997년 이후부터 프로그램 제작시 코스트 퍼포먼스가 적용되기 시작해 철저한

예산내 제작을 강조하는 경향을 띠어가고 있다.

8) NHK제작시스템의 특징

1953년 일본에서 TV방송이 개시된 이래 공영방송과 민간방송은 각기 다른 태생

적 기초 위에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수신료를 주재원으로 하는 공영방송과 광고수

입 등을 주재원으로 하는 민영방송의 지향점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공영방송은 수

신료에 의해 지탱되기 때문에 시청자를 항상 프로그램 제작의 중심 축으로 삼아왔

다고 할 수 있으며 반면 광고수입을 주재원으로 하는 민간방송의 경우 시청률을 중

시하는 제작풍토 속에서 프로그램이 제작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17)服部孝章 編著, 앞의 책, p.187.18)服部孝章 編著, 앞의 책, pp.189∼190.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29

이러한 제작문화 속에서 NHK는 비교적 심플한 연출로 보도, 교양중심의 프로그

램을 제작해왔고 민간방송은 엔터테인먼트 즉 오락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BS, CS와 같은 위성방송, 하이비전, 케이블TV등의 뉴미디어의 등장, 인터

넷의 급성장 등 다매체 다채널 환경의 도래로 제작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NHK와 민간방송은 출발선상에서의 차이는 달랐지만, 자체제작 중심이라는 면에

서는 NHK나 민간방송이나 동일했다. 그러나 먼저 민간방송에서 1970년 일본 최초

의 독립 프로덕션이라 불리는 테레비만 유니온의 탄생을 계기로 제작과 편성의 분

리가 시도되었고 뉴미디어 붐과 함께 외주제작은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민간방송의 이러한 발빠른 움직임에도 외주프로그램은 NHK의 자주성을 해친

다 19)는 지적에 따라 자체제작 중심원칙을 지켜왔던 NHK는 1980년대 후반에 들어

와 급변하기 시작한다. 기존의 자체제작 중심만으로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

를 충족시킬 수 없고 제작비 절감차원에서도 외주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NHK는 그 이후부터 외주 제작을 점차적으로 늘려왔으며 새로운 미디어인 BS, 하이

비전에서는 외주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민간방송 제작 시스템

에 극히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NHK의 제작시스템은 물론, 내용(품질·기획)적인 측면에서도 민간방송과 근접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 NHK는 교양 프로그램 분야에서는 일본에서 최고수준의 프로

그램을 만들어왔고, 교양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에게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 또는 민방적인 연출과 구성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연출 패턴, 구성이나 내용이 딱딱하거나 지루했다는 평이 많았다. 이처럼 시청자층간

의 괴리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NHK의 수신료 제도 마저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은 아

닐까라는 위기의식이 생기게 되었고 따라서 부분적으로 민방적인 제작시스템과 연

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것으로 팝차무 (대중가요프로그램),

다메시테 갓텐 (생활과학프로그램),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어린이 대상 프로

그램)과 같은 프로그램이 민방적 제작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자체제작을 고수해왔던 NHK가 입장을 전환한 요인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자리한

다. 첫째, 다채널 다매체 환경에 걸맞는 제작시스템으로서 외주제작의 불가피성을 인

식했다는 점이다. NHK는 1989년 당시 BS아날로그 본 방송의 개시로 NHK의 자체

19) 稻田植輝編, 放送メディア入門, 사회평론사, 1993년, p.260.

30

제작력만으로는 급증하는 방송프로그램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따라

서 다채널에 따른 프로그램 제작수요를 외주제작을 통해 보완해보려는 전략적인 수

정을 시도한 것이다. 둘째, 외주를 통한 민방적 기획이나 아이디어 그리고 제작기법

을 도입함으로써 젊은 층 시청자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NHK의 전형적인 제작틀은 주로 중·장년층의 기호에 부합되는 경향을 지니고 있었

다. 따라서 젊은 층은 민간방송, 중·장년층은 NHK라는 시청자 분리 현상이 심화되

었고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NHK가 외주제작에 의한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층을 끌

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던 경영을 개선해보

려는 노력 속에서 외주제작을 통해 제작비를 절감해보려는 시도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제작시스템의 도입에 대해 쓰루가대학의 니시노 야스시 교수는

NHK가 민간방송적 제작시스템과 제작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다채널 다매체 환경을 헤쳐 나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기존의 NHK의

주요 시청자 층인 중·고년 층과 젊은 층과의 밸런스 감각이 중요하다고 하고 있다.

3. 민간방송의 제작시스템

1) 프로그램 제작과정

프로그램 제작과정은 퀴즈, 음악, 영화, 버라이어티, 어린이,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장르별로 다르다. 여기서는 드라마 제작의 일반적인 제작 과정을 소개하기로 한

다.

(1) 프로그램 기획에서 결정까지

방송사 프로그램의 대강을 결정하는 작업은 편성 업무에 해당된다. 이러한 편성의

기본 틀을 전제로 제작담당자는 예산 범위 내에서 기획을 제출하는데 이 때 어느

프로그램장르의 기획인지 아니면 특별 프로그램기획인지 또는 미리 스폰서가 정해

져 있는지 아니면 기획이 결정된 후 스폰서를 영업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주요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31

배역만이 정해진 프로그램인지 등을 기획단계에서 고려한다.

물론 기획단계에서 외부(스폰서, 광고대리점, 지방국, 때로는 탤런트 개인의 경우

도 있다)로부터 제안되는 경우도 많다.20)

(2) 제작준비

① 출연자의 결정

기획이 결정되면 프로듀서 또는 디렉터는 대본 또는 구성을 외부에 의뢰하거나

이것이 이미 만들어진 경우에는 캐스팅작업에 들어간다. 출연진 선정은 개인교섭보

다는 소속 프로덕션을 상대로 교섭을 통해서 이뤄지며 이때 뜨는 인기스타일수록

캐스팅이 쉽지 않을 뿐더러 출연료 또한 고액이다. 각 방송국에는 출연자별로 출연

료 등급이 매겨져 있으며 가령 최정상급 인기스타일 경우 1회 출연료가 자그마치

300만엔을 호가한다고 한다.21) 가수의 출연료는 일반적으로 드라마 탤런트보다 낮은

데 이는 구속일수가 적다는 점과 TV 출연은 오히려 홍보효과를 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22)

교육,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의 사회적 지위나 직함여하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총리대신 급이라도 의외로 출연료가 비싸지 않으며 오히려 인기 평론가가

비싼 경우도 있다.

주연급이 결정되면 다음으로 디렉터가 공연자 및 조역, 단역까지 결정하는데 디렉

터의 책상 위에는 각 프로덕션의 소속 탤런트의 앨범이나 가수의 CD 등이 수북히

쌓여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23)

20) 稻田植輝編, 放送メディア入門, 社會評論社, 1993년, p.240.21) T V도쿄의 다다 프로듀서 인터뷰22) 稻田植輝編, 앞의 책, p.241.23) 稻田植輝編, 위의 책, p.243.

32

② 음악

여기서 말하는 음악이란 일반 프로그램의 테마음악, 드라마의 브리지 음악 및

BGM 등으로 크게 기존 음악을 사용할 경우와 새로운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로 나눠

진다.

전자는 교육, 교양, 보도, 스포츠의 경우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뉴스 프로그램의 테마 또는 엔딩(Ending) 음악으로 신곡을 의뢰하는

경우도 눈에 띠고 있다. 이때는 사용료는 방송될 때마다 지불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

금 형태로 작사, 작곡가로부터 저작권을 방송국에서 구입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드라마

가 전형적인 케이스로 대부분 드라마 내용에 맞춰 신곡 등을 의뢰하고 있다.

③ 미술

드라마 제작에서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드라마 세트에서부터 소품, 의상,

화장, 분장, 자막, 사진, 자막삽입, CG(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 음향효과, 조명 등

모두가 미술영역에 포함된다. 세트설치는 대부분 외부의 전문 세트설치업자에게 발

주하며 방송국내에서 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소품도 비교적 구하기 쉬운 것이

라면 방송국에서 준비하지만, 그 외에는 전문업자에게 대여하고 있다.

의상에 대해서는 주연, 조연급은 새로이 제작하거나 아니면 출연자 자신의 의상을

사용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극의 경우는 새롭게 제작하거나 아니면 대

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외부로부터 의상 협찬을 받기도 한다. 단역의 경우는 대

부분 의상 부서에서 갖추고 있다.

자막을 삽입하는 작업도 미술의 일부분으로 이전에는 수작업으로 자막을 삽입했

지만, 지금은 자동화되어 FSS (Flying Stop Scanner )로 간단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CG영상은 프로그램 타이틀의 도안, 일러스

트, 입체지도, 심볼마크, 애니메이션, 포토디자인, 문자 레터링 등에 광범위하게 도입

되고 있다.24)

24) 稻田植輝編, 앞의 책, p.245.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33

(3) 리허설과 촬영25)

① 대본 읽기 리허설

모든 준비가 갖춰지면 드라마의 경우 우선 대본 읽기부터 시작되며 퀴즈프로그램

이나 좌담회, 토크 프로그램, 와이드 쇼 등의 경우는 촬영 전에 출연자와 사전협의를

거치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

로그램 등은 사전 협의 후 몇 차례의 리허설을 갖고서 촬영에 들어간다.

르포의 경우는 미리 구성자, 디렉터 등이 사전조사 및 촬영협력을 얻고서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드라마의 경우 대본 읽기부터 시작하며 디렉터로부터 드라마의 의도, 시대적 배

경, 주인공의 성격등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실제의 대본 읽기에 들어간다.

이때 약간의 대사수정 및 커트도 행해진다.

② 드라이 리허설(Dry Rehearsal)

대본 읽기가 끝나면 세트 없이 리허설 룸 등에서 실제 배우의 동선 등을 체크하

는 드라이 리허설을 행한다. 여기서 디렉터는 미술, 카메라맨 및 조명, 음성담당자와

협의하면서 결정한다.

③ 카메라 리허설

드라이 리허설이 끝나면 실제로 출연자는 의상을 입고 화장도 하며 행하는 카메

라 리허설을 진행한다. 여기서 카메라 커트나 카메라 순서를 결정하는 동시에 조명,

음성, 효과음, 음악도 넣어 체크한다.

④ 런 쓰루(Run Through)

지금까지의 리허설은 장면별 연습이었지만 런쓰루란 몇 개의 장면을 계속해서 행

하는 리허설이다. 동일한 세트를 사용하는 장면을 한 번에 수록하게 되며 따라서 타

임 키퍼 및 의상, 액세서리, 소도구 등의 기록 담당도 필요하다.

25) 稻田植輝編, 앞의 책, pp.246∼247.

34

⑤ 촬영 및 더빙(Dubbing)

기획입안에서 방송결정까지 본방송

기획입안 조명·세트·준비작업↓

기획서 작성↓

출연자 도착현장기획 검토회의↓

모집편성

↓드라이 리허설편성·영업·네트워크 회의

↓ ↓

프로그램의원회 카메라 리허설

↓

런 쓰루

제1회 OA (on a ir ) 준비

스탭 편성

↓

VT R 녹화스케줄 결정

↓메인 출연자 준비

↓종료출연료 협상

↓

프로그램 예산 결정 후 처리

여기서부터는 매주 하는 일 편집 T APE 체크구성회의 ↓

↓ 편집서브 캐스터 섭외 ↓

↓ M A (M ulti Audio )대본 작성 (초고 )

↓미술 회의

On Air↓

↓각 회 예산 체크↓

시청률음악녹음↓

↓최종 원고 작성↓

기술 회의 기록·정리↓ ↓

리딩 (대본읽기 ) 사용 음악 보고↓ ↓

리허설 제작비 정산↓ ↓

본 방송 준비 완료 사고 등의 보고↓

기획 변경

[그림 Ⅱ-3] 일본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제작과정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35

이와 같은 사전 리허설을 몇 차례 거쳐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게 되며 촬영은

생방송이냐 녹화방송이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생방송의 경우 항시 디렉터는 불

가피한 방송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녹화방송인 경우는 대

부분 사전에 방송사고를 콘트롤할 수 있다.

촬영이 끝난 다음에는 부분 부분의 수록 장면을 대본에 따라 하나로 연결하고 타

이틀, 음악, 해설, 효과음 여기에 광고 등을 삽입해 패키지로 완성하게 된다.

2) 외주제작과정과 환경

제작과 편성이 결합된 형태의 방송국이 운영되어 오다가 외주제작시스템을 도입

한 것은 1970년부터이다. 방송국의 경영합리화 등을 계기로 외주제작이 프로그램 제

작산업구조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온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외주제작 없이 일본의

방송은 존립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제작주체에 따라 자사제작, 외부발주, 구입프로그램, 외부제공 프로그

램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도쿄 키 스테이션의 경우 외주프로그램이 압도적으로

많다. 1999년도 ATP조사에 의하면(도쿄 키 국의 프라임 타임조사), 민방 도쿄 키국

의 프로그램 가운데 외주형태로 발주되는 프로그램은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

다. 이에 반해 자체제작은 생방송 보도, 스포츠프로그램 위주로 10∼15% 선을 맴돌

고 있는데 이것도 모두 자사의 제작스탭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외

부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와이드쇼26)의 경우

자사제작인데도 오히려 외부 제작스탭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외국영화나 방화, 애니메이션, 스포츠 중계 등과 같은 구입프로

그램이 5%∼1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바, 가오, 라이온과 같은 회사가 제공

하는 외부제공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송사 측에서 바라본 민간방송의 일반적인 제작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외주를

통한 제작과정은 이하와 같다. 먼저 편성권을 거머쥐고 있는 방송국이 방송시간대에

26) 연예인의 스캔들, 추문, 사건 사고뉴스의 이면을 흥미본위의 내용을 중심으로 방송하고 있다.제작비 부담이 덜하다는 점과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대부분의 키 스테이션이

전과 오후시간대에 집중적(3∼4시간정도)으로 편성하고 있다.

36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예를 들면 방송국의 편성 측에서 4월과 10월의 프로

그램 개편시기, 연말연시 등과 같은 시기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프로그램 장르나 제

작내용을 확정하는 단계를 밟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램 편성 틀이 정해지면 복수의

제작회사로부터 기획을 공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수의 제작회사가 참여하는 기

획공모를 통해 경쟁력있는 제작회사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제작사의 제작비 견적에 의해 제작비가 지급되기보다는 대부분 방송국의 제작비예

산 틀에 의해 제작이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제작회사가 결정되면 이 때 방송국은 영업편성과 제작비 예산을 조율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이 프로그램을 얼마에 어떤 클라이언트에게 판매할 것인가, 제작비를 얼

마로 책정할 것인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제작사에게 발주가 되면 제작사 차원에서

방송국이 제시한 예산과 자체 예산을 조율하게 되는데 출연료, 로케이션이나 스튜디

오 임대 비용, 미술비, 제작스탭의 인건비 등의 예산을 방송국의 예산 틀에 맞게 재

차 수립한다.

발주받은 제작회사는 정해진 예산에 입각해 먼저 프로그램 제작에 관련된 저작권

등의 권리를 처리한다. 예를 들면 드라마의 경우 원작자, 각본가 등과 같은 클래시칼

아더(Classical author )나 카메라맨, 디렉터, 미술 등과 같은 모던 아더(Modern

author )의 편성을 갖추고 출연자도 결정한다. 다만 이미 기획공모단계에서 유명한

원작자와의 교섭이 확정단계에 있거나, 유명 탤런트 출연이 결정되는 사례도 많다.

이 경우 기획 공모단계에서 이러한 옵션을 제시한 제작사가 발주에 유리한 것이 현

실이다.

대략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 실제 제작이 개시되는데 이 시점에서 방송국 측과

제작위탁계약서 혹은 프로그램 수락계약서가 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독립

제작사 측은 이 같은 관행은 불공정 거래라며 기획공모단계에서 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부터 실제 제작에 돌입하게 되며 촬영을 마치면 편집을

거쳐 시사회를 갖고 방송을 하게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방송을 하기 전에 제작사는

완전패키지 형태로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납품을 하게 되는데 광고가 삽입되는 부분

만 공백으로 남겨놓고 완성품을 납품하게 된다.

한편 외부 프로덕션의 TV제작 특히 연예 오락프로그램의 제작현장은 싸고 빨리

시청률은 높게 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싸게란 가능한 한 저렴

Ⅱ. 일본의 프로그램 제작 현황과 시스템 37

한 제작비로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이야기이다. 방송국 프로그램제작은 엄중한 예산

관리하에서 만들어지는데 발주를 받은 프로덕션은 방송국에서 지불되는 제작비가

처음부터 빠듯하게 매겨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기획단계부터 제작비가 많

이 드는 프로그램 플랜은 거들떠보지 않게 되고 고액 출연자는 배제되며 어설프지

만 출연료가 싼 아이돌 탤런트가 기용되며 더욱이 출연료 자체가 삭감되기도 한

다.27)

빨리는 저렴한 비용과 연동되어 있지만, 정성을 들여 만들기보다는 빨리 만들어

스튜디오 임대료, 출연료, 부대경비도 줄여 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이렇게 싸고 빨리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야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민간방송의 프로그램 제작을 지배하는 요소는 한 마디로 시청률이다. 일본의 경우

연예 오락 프로그램은 물론 보도프로그램 마저도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 휘말려 있

다. 방송국의 벽이나 게시판에 전날이나 일주일 분량의 프로그램 시청률이 항시 붙

어 있는 것은 물론 라이벌 방송국의 시청률 또한 나란히 게시되어 있다. 이러한 치

열한 시청률 경쟁환경 속에서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27) 服部孝章 編著, 21世紀とマスコミ, 02 放送—テレビは21世紀のマスメディアたりえるか, 大月書店, 1997년, pp.120- 121.

38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본 연구에서 말하는 우수프로그램이란 일본내의 권위있는 프로그램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다만 연구편의상 프로그램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수많은 우수 프로그램 가운데 가급적 장르별로 그리고 현재 방송중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였다. 아울러 부득이하게 한국내 모방의혹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

던 일부 민간방송 측의 사정으로 인해 공영방송인 NHK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1. NHK

1) 프로젝트 X 도전자들

(1) 프로그램 개요

2000년 3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X 도전자들은 화려한 역사의 무대에 가려진

무명의 일본인을 발굴하고 이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15

분부터 9시 58분까지 43분간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

램은 연출과 기획의 참신함을 높이 평가받아 방송문화기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전반적인 평가는 프로그램을 보고 활력을 얻었다 ,

의욕이 생겼다 는 반응이 대부분이며 작년 12월부터 1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

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2001년 5월 22일에 방송된 호텔 뉴 재팬 전설

의 소방관들은 과거 최고인 13%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 프로그램 탄생 경위

이 프로그램은 이마이 아끼라(今井彰) CP(Chief Producer )가 이전에 담당했던 프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39

로그램 가운데 여러 기업을 취재하면서 개발에 대한 뒷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탄생하게 되었다. 방송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하는 분야인 만큼, 방송국내의

간부급 및 직원 수 백 명, 그리고 언론계 미디어 관련 기자를 모아놓고 본 방송 전

에 프로그램 시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사회를 개최하는 등 프로그램 런

칭에 신중한 구석을 보였던 배경에는 두 가지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나는 이 프로

그램이 NHK에게 있어 전혀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이라는 점이다. 올 로케이션이 주

류인 다큐멘터리 세계에서 스튜디오 제작도 병행하면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든다

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1999년 대대적인 프로그

램 개편 시기 때 이마이 프로듀서가 맡은 시간대는 밤 9시대로 NHK로서는 이전부

터 시청률 사각지대였다는 점이다. 동일 시간대에 민간방송인 니혼TV의 화요 서스

펜스극장 , TBS의 가칭코 , TV도쿄의 開運 뭐든지 감정단과 같은 고시청률 프로

그램이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라이벌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15% 이상

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NHK프로그램은 언제나 5∼6%선을 맴돌고

있었던 난공불락의 시간대이기도 했다.

<표 Ⅲ- 1> 프로젝트X 도전자들의 시청률 순위

순위 타이틀 방송일 시청률 문의전화 e-mail 편지 재방송 시청률

1 리더들의 이야기(1) 2001/8/ 21 14.7 455 243

2 리더들의 이야기(1) 2001/8/ 21 14.3 * *

3 호텔 뉴 재팬 2001/5/ 22 13.4 195 294 9 2001/ 5/ 24 4.1

4 광사전 2001/6/ 19 12.5 137 108 2001/ 6/ 21 3.5

4 어선 탐지기 2001/7/3 12.5 57 88 2001/7/ 5 4.2

6 히바리¹ 2000/6/6 12.2 26 55 15

7 세이코 2001/9/4 12.2 2001/9/ 6 4.0

8 럭비(앵콜) 2001/7/ 31 11.8 341

9 택배 2001/5/ 29 11.7 367 210 8 2001/ 5/31 3.4

10 스바루360 2001/5/8 11.6 176 189 9 2001/ 5/ 10 4.3

10 가스미가세끼빌딩 2001/5/ 15 11.6 55 199 11 2001/ 5/ 17 4.3

¹일본 유명 가수 미소라 히바리

40

(3) 프로그램 기획 의도

이 프로그램은 현재에도 기억에 새로운 사회현상, 사람들의 생활을 극적으로 변화

시킨 신제품의 개발, 일본인의 저력을 보여준 대형 프로젝트 등과 같은 전후(戰後)

일본의 역사적 사건의 무대에서 어떤 사람이 활약했고 성공의 이면에는 어떤 드라

마가 있었으며 수많은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 왔는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들의 도

전과 변혁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현재 다시금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린 21세기의 일

본인을 향한 도전에 대한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이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는 두 가지의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첫째는 종전

(終戰)직후의 무(無)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출발한 것에 비하면 지금의 일본은 아직

괜찮은데도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패배주의적 자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

해 이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다.28) 또 하나는 버블경제 이후 두드러진 것은 배금주의

또는 즉각적인 결과 지상주의 풍조로 이래서는 새로운 뭔가가 생겨날리 없다는 문

제의식이 이 프로그램의 근저에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이 프로그램에서는 시청자와 동일한 평범한 샐러리맨이

나 무명인 들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4) 프로그램 테마 결정

매주 방송되는 프로젝트 X의 테마결정은 자체 제작 스탭에 의해 결정된다. 그 비

율은 대략 CP와 디렉터가 각각 3분의 1, 나머지는 데스크(Desk)가 테마를 결정하고

있다. 이렇게 메인 제작 스탭 만으로 테마 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외부의 간

섭을 최대한 배제시키기 위함이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더해가면서 기업이나 증권

관계자 등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반사적인 이익이나 선전효과를 노리는 사람들이

상당수 출연을 적극적으로 의뢰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폐쇄적인 회의를 통

해 테마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제안된 테마에 대해서는 철

저하게 거절함으로써 외압을 차단하고 자주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실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데스크가 테마결정의 실제적인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최종적인

결정은 CP가 결정한다. 데스크는 디렉터 경험을 거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테마결정 시에 디렉터와 빈번하게 의견조율을 거친다. 이렇게 데스크가 테마결정과

28) 月刊 文藝春秋, 2001년 9월호, pp.186- 187.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41

정에 개입함으로써 테마결정에 대한 CP의 책임을 분산시키고 합리적인 테마 결정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단 메인 제작 스탭으로부터 테마가 제안되면, 테마를 제안한 제안자 또는 원하

는 아이디어를 디렉터로 하여금 직접 선택하게 해 취재토록 지시한다. 테마결정단계

에서부터 제안자의 의사와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참여도 및 제작의식을 고

취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메인 제작 스탭에 의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결정권자인 CP가 이의 채택 여부를 가

리며 OK사인이 떨어지면 아이디어 제안자로 하여금 취재케 하고 취재결과를 보고

받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순서로 되어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고 보강취재를 토대로 좀더 확실한 프로그램으로서의 감(感) 을 얻고 최종적으로

제작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단계를 두고 있는 것은 아이디어나 기획서

단계에서 리딩(Reading)만으로 구체적인 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강

취재도 모자라 보다 확실한 감을 잡기 위해 직접 당사자의 얼굴을 확인하러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확인작업은 자신이 정말 고생하면서 이룩해낸 것이

라면 제작진을 이해시키기 위해 열성을 다할 것이고 성공한 사람의 얼굴 생김새는

남다를 것이라는 CP의 체험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CP의 1차 승인이 떨어진 후 보강취재가 되었더라도 사장되는 테마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첫 번째가 아닌 사실이

밝혀졌을 경우 등등이다.

여하튼 이 프로그램의 테마결정은 외부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폐쇄적인 아이디어

제안 시스템을 내부적으로 운영해 테마 결정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테마결정에 단계

를 둠으로써 철저한 테마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테마결정의 자주성이 타 프로그램보

다도 강조되는 다큐멘터리인 만큼, 이렇게 테마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5) 제작과정

이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 디렉터 6명으로 팀을 꾸려왔지만, 현재는 CP 1명, 데

스크는 3명, 그리고 디렉터는 12명으로 늘어났다. 프로젝트 X 도전자들의 CP는 이

프로그램만을 전담하고 있으며 아울러 제작 전반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맡고 있

다. 이와 같은 전담 CP제도는 프로그램제작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관리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42

제작업무의 배분은 기본적으로 1회분을 한 사람의 디렉터에게 맡기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제작의 디렉터 중심주의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어

있다. 만약 아이디어 제안자가 디렉터일 경우 취재도 디렉터에게 맡기며 최종 제작

승인이 떨어진 이후인 실제 제작도 동일 디렉터에게 일임하고 있다. 디렉터의 의향

을 아이디어 단계부터 존중하고 이를 제작에까지 일관되게 반영시키려고 하는 구조

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작의욕과 연출의 통일성을 높이고 이것이 나아가 프로그램

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은 대개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 디렉터 12명은 각자의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특집의 경우를 제외하고 한 사람이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맡는

경우는 없다. 대개 2∼3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 쫓기듯 제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나라의 프로듀서를 감안한다면 일본의 디렉터는 훨씬 더 여유로운 환경 속에서 프

로그램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디렉터 밑에는 사진 등 자료의 관리, 경리관계를 담당하는 리서처

(Researcher ) 1명이 연출업무를 보좌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데스크라는 직제를 두고 있다. 데스크는 프로그램 제작에 관한

실제적인 행정업무를 하면서, CP와 디렉터사이의 다리역할을 한다. 데스크 제도는

NHK의 일반적 업무구분이며 CP와 다른 점은 CP에 예산관리, 최종 결정권이 있지

만 데스크는 이를 보좌할 뿐 여기에 대한 결정권은 없다. 이렇게 데스크를 두는 것

은 각자의 맡은 바 역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에서 파생되

는 부가적인 업무처리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재정관리, 외부와의 연락, CP와 디

렉터 업무의 보좌, 기타 잡무 등을 수행함으로써 CP로 하여금 프로그램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 디렉터는 실제 제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43

제작총괄1명

취재협력(17개사)

나레이션(1명)

촬영(1명)

음성(2명)

조명(2명)

미술(1명)

기술(2명)

음향효과(1명)

자료제공(17명/ 4개사)

편집(1명)

구성(1명)

[그림 Ⅲ- 1] 프로젝트 X 도전자들의 주요 제작스탭(도쿄타워 애인들의 싸움)

(6) 재충전 중시의 제작방식

기획부터 제작완성에 이르는 약 3개월 동안 한 프로그램에 매여있다 보면 자연스

럽게 사고의 유연성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작이 끝나면 약 10일

정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휴식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다음 기획과의 사이에 이

러한 공백기간을 둠으로써 휴식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고 다시금 제작의욕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7) 연출상의 특징

이 프로그램에서는 내레이션의 내용을 작성할 때 간결, 명확성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이러한 내레이션의 작성에는 CP, 데스크, 디렉터가 관여할 정도로 비중을 두

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내레이션 기본 방향은 귀에 전달되는 말을 쓴다는 점이다.

가령 프로그램 진행 중에 너무나 정보량이 많으면 시청자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

기 때문에 가급적 줄이고 있다. 가령 이었다라는 표현보다는 거의 대부분 내레이션

을 다에서 끝나도록 하고 있으며 이것은 말이 전달되고 있다는 점을 하나 하나 부

각시키려는 의도에서이다. 아울러 이와 같이 간결성과 명확성을 추구하는 한편으로

수려한 문장보다는 내레이션에 리듬감을 살리려고 애쓰고 있다.

테마의 배분에 있어서도 같은 계통이 연속되는 것은 되도록 삼간다. 동일 계통의

테마가 이어지면 시청자가 식상해지기 쉬운 만큼 이번 주가 경제 쪽이었다면 다음

에는 사회 쪽이라든가 대략 한달 정도를 사이클로 해서 테마배분에 형평성을 고려

하고 있다.

44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습중의 하나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데도 스튜디오 녹

화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라면 올 로케이션 형식의

제작기법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촬영의 상당부분을 스튜디오에서 실시하고 있

는 점이 이채롭다. 화면에 나왔던 역사에 빛이 가려진 이면의 주인공을 직접 스튜디

오에 불러 당시의 상황을 들어보는 스튜디오 제작도 병행하고 있어 이점이 시청자

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2) 다메시테 갓텐 프로그램

(1) 프로그램 개요

이 프로그램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 매회 생활에 보탬이 되

는 정보를 안방에 알기 쉽게 전해주는 생활과학 프로그램이다. 일상생활의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과학적 접근방법을 통해 내용을 보다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주력하

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995년 4월에 시작되었지만, 생활과학 프로그램의 원류는 1966년으

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에 시작된 4개의 눈 (1966∼72년)이후, 렌즈는 찾는

다 (1972∼1978년), 울트라 트라이 (1978∼86년), 트라이 앤드 트라이 (1986∼1991년),

비교해 보면 (1991∼1994년), 이뤄지면 그렇지 (1994∼1995년)를 거쳐, 다메시테 갓

텐 (1995∼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 영역이다. 특히,

다메시테 갓텐 (매주 수요일 오후 8:00∼8:43)은 그간 쌓아온 생활과학 프로그램제작

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저녁 8시대에 20%전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교양적인 요소가 강했던 이전의 프로그램에 비해 다메시테 갓텐은 오락적 요소를

가미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시청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점이 다

르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어렵게만 생각되는 과학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는

점과 생활과학프로그램이라는 장르를 확립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제26회 방송문화기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45

(2) 기획의도

이 프로그램이 기획된 배경은 이전의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대간, 가령 시어머니와 며느리 혹은 이웃간에 생활의 지혜가 전수되기 어려워지고

있는 세태에 있다. 이전에는 몇 세대가 한 집에서 거주하는 대가족 중심 사회였으며

이웃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져 생활의 지혜나 노하우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웃에

서 이웃으로 자연스레 계승되었었다. 그러나 도시화의 진행으로 핵가족화, 독거인구

의 증가, 이웃간의 단절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생활의 지혜나 노하우가 전수되기 어

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토대로 이 프로그램은 생활의 지혜나 노하우

를 방송을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나아가 생활에 밀착한 방송문화의 발전·향상에도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3) 프로그램 내용

다메시테 갓텐의 프로그램구성은 실험(다메시테)을 실시하고, 그리고 납득(갓텐)

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생활과학프로그램이

라는 점에서 과학적인 실험코너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것은 실험이 가져다주

는 일목요연한 결과, 그 임팩트(Impact), 납득의 느낌은 프로그램 기획의도에도 부합

되고 그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스튜디오 촬영과 야외촬영으로 나뉘어지는데 스튜디오 녹화

시 VTR를 사이 사이에 편성하고 실제로 실험과 조사를 실시한다. 때로는 각 분야

의 전문가와 함께 이론 및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수행하며 과학적인 설명도 난해하

지 않도록 CG기법 등을 활용해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건전지 수명 소진 대작전 (1999년 9월 29일 방송)에서는 알칼리 건전지

와 망간건전지의 차이를 보기 위해 전동드릴로 문자를 새기는 로봇을 만들어 몇 개

의 문자를 새길 수 있을 지에 대한 내구성 실험을 실시했다. 이처럼 로봇을 준비한

의도는 소비되는 전자에너지가 크고 결과가 빨리 나와 시청자들이 알기 쉽기 때문

이었다.

또한 단3알칼리 건전지 2개를 소진시키기 위해 각종 전기제품이 소비하는 전기에

너지의 양적 차이에 주목하고 어떠한 순서로 사용하면 좋을지 실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우선 MD플레이어로 5시간 45분, CD플레이어에서 1시간 35분, 헤드폰 스테레

오에서 1시간 5분, TV의 리모콘에서 26만 982회 사용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46

또한 일본식 전의 철칙 (1998년 9월 2일 방송)에서는 가정용 핫 플레이트에서 전

전문점의 맛을 내기 위한 각종 실험을 시도했다. 이렇게 굽고 먹은 전 수는 200장

이상. 그 결과 온도는 섭씨 200도, 두께는 2센티, 가열시간 표면 4분, 뒷면 6분 분량

은 녹말 50그램, 양배추 100그램, 달걀 1개라는 철칙을 발견했다.

대규모 실험도 실시했다. 돼지 비계 대연구 (1999년 6월 2일 방송)에서는 국립 건

강 영양연구소등의 전문가 및 가고시마 고등전문학교 학생과 함께 완벽하게 10일간

식사를 통제하면서 돼지기름의 영향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을 균형있게 섭취하면 콜레스트롤치는 떨어지지만, 동일한 양의 지방이라도 동

물성 지방을 편식하면 콜레스트롤치가 상승한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29)

(4) 테마선정

테마는 담당 디렉터가 중심이 되어 제안한다. 제작스탭 간의 회의를 거쳐 방송 2

개월 전에는 테마가 결정되지만, 시사적인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갑작스레 프로그램

내용을 바꾸는 일도 있다. 1999년 2월 3일 방송예정이었던 왜 안먹나 아침은, 전국

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인플루엔자 유행현상을 고려하여 작년 1월에 방송

한 인플루엔자에 지지 않는 신체 를 참고로 새롭게 인플루엔자 격퇴법으로 대체했

다.

테마선정시의 기본 방향은, 시청자의 대부분이 중장년층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

고 있지만, 젊은 층을 포함해 모두가 일상에서 알고 싶어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시청자의 눈 높이에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개념 하에 테마를 선정하게 되는

데, 테마의 기둥은 식 (食)과 건강이다. 식과 건강을 두 축으로 하면서 경우에 따라

서는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계절감이 묻어나는 테마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작년 4월 이후에 방영된 테마를 살펴보면, 신체검사 활용법 , 육류를 몸에 좋

게 조리하는 법 , 쓰레기 감량 작전 , 격퇴! 여름 감기 , 금붕어 장수시키기 작전 ,

수중 다이어트 등등으로 모두 계절과 관련된 테마이다.

또한 생활에 밀착한 테마도 선정하고 있다. 가령 금년 1월 13일 방송된 낫토(納

豆)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서는 여러 가지 증언과 실험에 입각해 낫토는 424번(약3

분간) 섞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 면에서 가장 좋다고 소

29)NHK廣報局編, NHKのそこが知りたい, 講談社, 2000년 5월, pp.32∼35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47

개하기도 했으며 1월 27일 방송된 겨울, 가려움증에서는 가려움증의 70%는 목욕하

는 방법에 원인이 있으며 몸의 때를 너무 벗기면 좋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했

다.

(5) 제작직제와 과정

이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민간방송에 비하면 절반 정도수준이라고 한다. 공영방송

인 만큼 민간방송에 비해 일단 출연료가 싸고, 세트도 한번 제작한 것을 계속 사용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주요 경비내역은 인건

비와 세트비로 대략 반반 정도의 비율이라고 한다.

제작기간은 기획에서 제작까지 평균 2개월 반이 소요되는데 최초의 2주일은 제작

결정과정으로 제안된 기획을 검토하고 방송여부를 결정하는 프로세스이다. 대부분

디렉터가 만든 기획서를 제안부회30)에 제출하면 여기서 1차적으로 기획서가 검토되

고 통과된 기획서는 곧바로 전체 프로그램회의(부장회)에 부쳐진다. 이 단계에서 최

종적인 제작결정이 떨어지면 그로부터 약 2개월 동안 실제 제작에 돌입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한 테마에 한 디렉터가 배정되며 테마가 비교적 큰 경우에는 두 사람의

디렉터가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은 철저하게 1인 1회 제작주의를 관철하고 있다. 대략 기

획에서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는 2개월 반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한 디렉터가

1회의 분량을 맡아 제작을 진행한다. 물론, 다른 제작스텝의 측면 지원도 있지만, 기

획부터 프로그램 완성까지의 일련의 제작과정을 디렉터 한 사람에게 실무 제작 책

임을 맡김으로써 연출의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일종의 성취 동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디렉터는 현재 11명이 있으며 디렉터 한 사람당 1년

에 4편 정도를 제작하는 꼴이 된다.

과학부에 소속되어 있는 제작스탭은 대략 60여명으로 이의 장은 부장급이다. 부장

아래 총괄 프로듀서(GP 1명), 그 밑에 CP(9명), 데스크(7명), CD(Chief Directer, 1명), 디렉터

(39명) 순이며 그밖에 CE(Chief Engineer ), 매니징 프로듀서(Managing Producer ),

서브 매니징 프로듀서(Sub- Managing Producer ), 그리고 기술 스탭 등이 있다. 과학

30) 제안부회란 과학프로그램 부(소속스탭 약 60여명)의 장 이하 CP 등의 모임으로 14∼15명으로구성되어 있다.

48

부는 GP 아래 자연 환경반, 과학 의학반, 생활과학반으로 나뉘어 지며 다메시테 갓

텐은 이 가운데 생활과학반에 소속되어 있다. 다메시테 갓텐 전속의 제작스탭은 총

14명으로 CP 1명, 데스크 2명, 디렉터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생활 과학반 소속 디렉터에게만 프로그램제작의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 아

니라 외부 공모를 통해서도 일부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가령 지방국 근무를 마치고

도쿄로 부서 이동하게 될 3∼5년차 디렉터 가운데 생활과학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

는 사람들에게 구두제의 혹은 공모를 통해 적임자를 선정하고 제작을 위탁하는 경

우이다. 대략 1년에 7∼8편은 이와 같은 오픈 제작시스템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이

경우 주로 지방의 독특한 테마(예를 들면 시마네현의 바지락)가 선정되는 것이 보통

이다. 이와 같은 제작방식은 테마의 신선도 유지는 물론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OJT

적인 요소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로케이션은 평균 10일정도가 소요되며 로케이션이 끝나면 곧바로 편집에 들어간

다. 이렇게 테이프 편집을 마치면 대개 방송 2주∼3주일 전에 스튜디오 녹화를 실시

한다. 실제 방송시간은 43분이지만, 스튜디오 녹화의 수록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

시간 가량을 담는다. 만약 다음주 수요일 방송이라면 일반적으로는 프로그램 PR도

예정되어 있으니까 대개 그 1주일 혹은 2주일 전에는 마무리되며 늦어도 전주의 금

요일까지는 거의 완성된다. 그리고 이번 주 수요일이 본 방송이라면 늦어도 월요일

쯤 자막 등도 전부 삽입해 ECS 상태로 완성되며 그대로 수요일에 온 에어(On Air )

된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49

제작시스템 CP 2명프로그램 개발 CP 3명NHK스페셜 CP 1명로보콘 추진프로젝트 CP 1명과학문화부 창구 CP 1명

총괄프로듀서(GP ) 서브 매니징 프로듀서매니징 프로듀서

과학·의학반

(정규 프로그램, 대형 기획물 담당)

치프 엔지니어

자연·환경반

(6개 프로그램)

생활 과학반

(1개 프로그램)

담당 CP 3명담당 데스크 2명담당 Chief Directer 1명담당 디렉터 11명

담당 CP 5명

담당 데스크 3명

담당 디렉터 17명

담당 CP 1명담당 데스크 2명담당 디렉터 11명

과학 프로그램 부장

출전 : NHK 과학 프로그램부

[그림 Ⅲ-2] 과학 프로그램부의 업무체제

아울러 이러한 2개월 반이라는 제작사이클이 끝나면 예외가 없는 한 1주일간의

휴가를 부여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휴식은 물론 차

기 제작에의 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함이다.

(6) 연출상의 특징 및 인기비결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기본이며 사이사이에 VTR가 들어가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은 VTR로 완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프로그램은

50

VTR로 완결시키지 않도록 연출하고 있다. 이렇게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의도는 자

연스럽게 의문이나 궁금증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아울러 출연자에게 대본이 쥐어지

지 않는데 이것 또한 자연스런 호기심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이다. 게스트

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빠져들고 그 속에서 실제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시청자가

함께 즐기도록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연출자의 의도는 게스트는 시청자를 대변하고

있으며 따라서 게스트가 즐거워야지 시청자도 즐겁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

라서 출연자는 즉흥적인 대사나 연기에 능숙하고 시청자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사

람을 기준으로 캐스팅하고 있다.

제작총괄

편집협력(1명)

음향(2명)

기술(1명)

촬영(2명)

조명(1명)

영상(2명)

구성(3명)

나레이션(1명)

미술(2명)

CG(1명)

취재(4명)

[그림 Ⅲ-3] NHK 다메시테 갓텐의 주요 제작스탬 구성도

이 프로그램이 생활과학이라는 외견상 딱딱하고 난삽한 영역인데도 왜 그렇게 인

기를 얻고 있을까. 이의 비결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치프 프로듀서인 구와는 철저하

게 생활에 밀착된 테마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

를 들면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 한 그릇에 건강 , 한여름의 수분 보급 방법 , 똥배

를 넣어라 작전 , 낫또(納頭,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유사)의 맛을 두 배로 하는 방법 ,

다이어트의 왕도 등등. 역대 시청률 톱5의 테마를 보더라도, 얼마나 생활에 밀착된

테마를 다뤘는지를 금새 알 수 있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51

<표 Ⅲ- 2> 다메시테 갓텐의 평균 시청률과 시청률 베스트 5

연도 평균 시청률 순 위 시청률 타이틀

1995 13.2% 1 23.0% 중성지방의 진실

1996 14.9% 2 22.9% 혈전 예방

1997 13.7% 3 22.6% 다마네기 요리술

1998 15.6% 4 22.5% 볶음밥의 철칙

1999 16.0% 5 22.5% 된장국의 건강

2000 16.1%

2001.9 14.4%

이러한 생활밀착형 테마선정과 함께 이 프로그램의 매력적 요소가운데 하나는 과

학적 분석에 의한 신뢰획득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생활과학 프로그램이지만

최첨단 기재인 핵전기 공명장치, 화상강조 카메라 등을 사용해 매력적인 영상을 제

공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테마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만족할 만한 영

상을 잡을 때까지 실험을 반복하는 것은 예사이다. 테마를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실험을 반복하지만, 본 방송에서 실험이 한 번만에 성공할 확률은 50%이하라

고 한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 제작스탭의 성실성과 꾸준한 노력이 이 프로그램에 대

한 신뢰를 보장하고 있으며 인기비결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시의적절하고 기동성있게 테마를 선정하는 유연성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인플루엔자로 인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

하는 등 인플루엔자가 사회문제화되자 인플루엔자 특집을 꾸며 최초로 생방송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시사성 있는 테마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인기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테마선정과정에서 주요 시청자 층인 50대 이상의 여성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食과 건강으로 테마 기둥을 잡은 것도 시청자의 흡인요인이며 주요 시청자

층이 50~60대라는 점을 감안해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 조사와 실험을 통

해 알기 쉽고 심플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점도 이 프로그램의 인기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시청자의 인기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스탭은 매

52

분마다 시청률과 시청자의 연령, 성별구성을 알 수 있는 개인시청률 분석도 프로그

램 제작시에 참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종반부에 테마에 대한 정리를 시작

하면 시청률은 뚝 떨어지는데 이 시점에서 얼마나 간결하게 마무리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알기 쉽게 전달한다라는 프로그램의 방침을 실천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사회자이다. 사회자 다테가와씨는 이전의 생활과학 프로그램

에서 리포터로 활약한 바 있으며 분위기를 경쾌하고 들뜨게 만드는데 탁월함이 있

다. 이런 사회자의 퍼스날리티를 살려 스탭들이 시간을 들여 취재해온 소재를 어떻

게 하면 알기 쉽게 보여줄 것인가를 녹화 전에 철저하게 토의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의 사회자의 역할은 강의를 얼마나 쇼로 만드느냐가 즉 얼마나 재미있고 알기쉽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편집시에는 고령자 층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정보가 많으면 정

보를 하나 둘 정도 빼서 알기 쉽게 편집하며 여기에 재미를 가미시키고 있다. 어렵

게만 생각되는 과학을 일상생활로 보다 친숙하게 끌어들이고 여기에 출연자들의 입

담과 뛰어난 영상을 가미시켜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는 점이 꾸준히 높

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7) 시청자의 반응과 미디어 믹스

피를 맑게 하는데 효험이 있다는 양파 조리법을 소개하자 전국에서 6일 동안

12,734통의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청자로부터의 높은 관심에 따라 재

방송시 양파 만능 드레싱 (시청률 22.6%)의 요리재료 및 조리법을 방송으로 내보

내기로 했으며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미디어 믹스 차원에서 NHK 출판에서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내용을 활

자화해 출판사업도 벌이고 있으며 하이비전방송은 2001년 1월부터 데이터방송을

덧붙여서 실시하고 있다. 데이터 방송은 시청자로 하여금 리모콘을 통해 퀴즈 문제

와 답변을 누르면 화면에 결과가 표시되도록 양방향 기능을 살린 서비스도 실시하

고 있으며 각 테마의 개요, 요리재료 및 조리법, 출연자 프로필도 소개하고 있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53

3)‘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1) 프로그램의 탄생과 개요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이란 프로그램은 1997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

램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어느 오락프로그램의 특집에서 유명인이 모교를 방문해

수업을 한 것이 반응이 좋아 이를 정례화(매주 일요일 오후 6:10∼6:45)한 것이다.

대략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유명인은 1년에 40∼45명이며, 유명인 각자의 개성을

살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제도권 교육에서는 도저히 가르치기 어려운 내용을 중심으로 해당

초등학교를 졸업한 유명한 선배가 모교를 방문해 초등학교 5,6 학년을 대상으로 각

자의 인생론과 성공담을 수업형식으로 가르치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적이면서 재미가 있다는 점이 평가받아 방송문화 기금상을 수

상하기도 했다. 수상이유는 먼저 수업이 내용이 좋다는 점, 인물에 대한 흥미를 유발

시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업막바지의 어린이들의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2) 기획의도

이 프로그램은 교육적인 메시지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아니다. 어린이에

게 교육적인 내용을 가르쳐 주려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자극해 사고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끔 하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된 의도이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고

정틀에서 벗어나는 탤런트, 레슬러, 코미디언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선배가 출연

하고 있으며 따라서 선배각자의 직업세계와 인생경험을 수업을 통해 들려주기도 하

고 때로는 이른바 교육적이지 못한 선생님이 등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보통 수업이

라면 금기시 되는 불이라든지 칼과 같은 위험한 것들이 수업시에 사용되기도 한다.

출연자마다 직업이나 특기가 다른 만큼 매회 수업내용도 색다르다. 그런 만큼 하

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며 일반 상궤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

을 생각하면서 어린이들이 자극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사회 현장에 가기도 하고 어린이의 시선에 맞추기보다는 사실 그 자체를 접하

도록 한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교육이 아니라, 프로페셔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어린이들이 몸소 체험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54

수업의 종반부분에 가서는 학생들의 변화과정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 스스로가 생각지 못한 가능성을 발견한다거나 수업을 통한 만족감을 보이

기도 하고 지금까지 몰랐던 세상과 만나는 등, 다양한 변화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3) 출연자 선정

출연자 선정은 소속 디렉터나 각 제작회사로부터 이 사람을 출연시키면 어떨까

라는 제안을 해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출연자 선정 원칙은 우선 새로운 사람, 그리

고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제1 조건으로 비교적 일반에게 알려진 사람

이 선정된다. 예를 들면 최첨단 과학자, 스포츠 선수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이 선정되며 이때 그 사람만의 수업내용과 목표도 염두에 두면서 출연

자를 선택한다. 그 외 기준으로는 고령자거나 또는 현역이 아니거나, 너무 유명해진

사람은 곤란하다. 현재 사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왜 그렇게 활약

할 수 있는가하는 비결을 곁들여 전달하고 있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게 되자 자천으로 출연을 희망하는 사람이나 지

방자치단체에서 추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원칙적으로 거절하고 있다.

출연료는 NHK의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비교적 많이 주는 편이라고 한다. 기본적

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쁜 사람들을 섭외하기 때문에, 출연료는 고

액이다.

(4) 연출 의도

수업내용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출연자의 희망을 최우선으로 한다.

선배가 마땅히 가르치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으면 약간의 연출을 가미하는 경우

도 있지만, 출연자와의 2∼3일간에 걸친 장시간의 토의를 거쳐 수업내용을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선배가 원하는 수업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연출자는 TV적인 연

출이나 기법을 가미시키는 차원에서 프로그램제작에 관여하고 있다.

이처럼 출연자의 의향이나 수업내용을 최대한 인정하는 선에서 제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프로그램에 반영되고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포맷은 같

더라도 담겨 있는 내용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오랜 동안 신선도를 유지

하고 인기가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55

이 프로그램은 쉽게 지겨워지고 따분해지는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고 있는 만큼,

제작스탭 및 출연자는 타 프로그램 보다 신경을 더 쏟아야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점이 이 프로그램을 더 매력있게 하고 재미있게 하는 성공의 열쇠로 이어지고 있다

고 할 수 있을 것이다.31)

따라서 연출자는 선생님의 열의를 끌어내기 위해 상당한 토론을 진행되고 제작에

들어간다. 이때의 토론은 어떻게 하면 TV 프로그램으로 포장할 수 있느냐를 두고

토론이 전개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생님 못지않게 디렉터의 연출능력이다. 재미있고 좋은 프로

그램을 만들려고 하는 디렉터의 야심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딱

딱하고 지루한 교육적 내용으로 흘러버리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는 만큼, 선생님의

열의와 함께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디렉터의 의욕이 상당히 중요하다.

<표 Ⅲ-3>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평균 시청률

연도 평균 시청률

1998 15.6%

1999 16.0%

2000 16.1%

2001 14.4%

(5) 제작프로세스

프로그램은 크게 선생님의 소개 및 수업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제

작완성까지는 대략 2∼3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실제 제작은 1∼2개월 정도 걸린다.

로케이션은 최대 10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수업은 대개 2,3일정도의 촬영이 요구되

며 내용은 매회 다르다. 1회분 제작에 디렉터 1명이 투입되며 디렉터 밑에 어시스

턴트 디렉터가 최소 2명 정도 따라붙는다.

31) 구와 담당 치프 프로듀서와의 인터뷰 내용임.

56

제작총괄(2명)

촬영(2명)

음성(2명)

영상(1명)

기술(2명)

공동제작(NHK 엔터프라이즈 21,

텔레컴 스텝)

나레이션(1명)

편집(1명)

취재(1명)

프로듀서(1명)

연출(1명)

테마곡(가수:루·쿠르푸)

[그림 Ⅲ-4]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히비노 가쓰히코편)

이 프로그램은 외주제작시스템으로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NHK에서 기획

이 제시되면 실제 제작은 외부의 4개의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교대로 제작되고 있다.

다만 최종적인 책임은 NHK이며 제작 책임은 각 프로덕션에 있다. 그런 만큼 NHK는

외주제작사에게 NHK의 제작방침을 철저하게 주지시키고 프로그램제작을 관리·감

독하면서 질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제안주체를 외부로도 확대해 NHK의 디

렉터뿐만 아니라 4개 이외의 프로덕션도 제안만 한다면 제작할 수 있도록 오픈하고

있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57

<표 Ⅲ-4>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외주현황

연도* 방영회수(재방송 제외)

외주제작

제작회사 제작회수

1998년 44회

텔레콤 스탭 11회올스타스 재팬 10회

東京비디오 센터 9회NEP21 11회

테레비만 유니온 3회1999년 33회 텔레콤 스탭 4회

올스타스 재팬 5회東京비디오 센터 5회

NEP21 11회테레비만 유니온 4회나고야 방송국 2회

학교 방송 2회2000년 46회 텔레콤 스탭 9회

올스타스 재팬 8회東京비디오 센터 9회

NEP21** 9회테레비만 유니온 4회

정보네트워크 3회나고야 방송국 2회

학교방송 1회NED 1회

2001년 30회(2001.11.25 까지)

도쿄 비디오 센터 7회

텔레콤 스탭 7회NEP21*** 6회

테레비만 유니온 3회올스타스 재팬 2회

크리에이티브 넥서스 2회정보네트워크 1회NHK 나고야 1회NHK 교육 1회

* 연도는 회계연도(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의미** 2000년도 NEP21 9회 가운데 3회는 독립 제작사와 공동 제작.*** 2001년도 NEP21 6회 가운데 5회는 독립 제작사와 공동 제작.출처 : NHK 내부자료

이러한 오픈 시스템이 시도된 것은 작년부터이며 초창기는 10분 정도의 프로그램

분량으로 제한했지만, 그 이후 프로그램 전체로 확대해 나갔다. 이에 따라 민간의 독

58

립제작사 및 일부 지방국도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타 프로그램은 1년에

2∼3개정도 수준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2001년 11월 5일 현재 21회분을 민간에게 외

주제작하고 있으며 NHK의 프로그램 가운데에서도 가장 많은 오픈프로그램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렇게 오픈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NHK의 제

작틀이라면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연출법을 NHK 프로그램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NHK 프로그램은 물론 전체적인 연출에도 신선감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오픈프로그램은 기획공모를 통해 경쟁력 있는 제작역량을 가진

제작사를 고를 수 있다는 점과 제작 코스트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에서 도입하고 있는 오픈 시스템은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기

능하고 있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NHK의 제작방침이나 프로그램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병행해야한다는 점이다. NHK의 외부이

니 만큼 이에 따른 행정적인 처리업무는 말할 것도 없이 NHK의 제작방침을 제대로

주지시켜 프로그램 질이나 수준을 유지시켜야 하는 난점이 있다. 여기에 프로그램

특성상 매회 선생님과 학생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타 프로그램에 비해 비교적 세세

한 신경이 요구된다.

참고로 외부제작프로그램은 NHK의 멀티 미디어국에서 관리하며 그밖에 외국 프

로그램 구입, 외국 컨테스트 출품을 위한 작품 선정등, NHK 이외의 외부와의 업무

를 해야 할 경우 창구역할을 맡고 있다.

4) NHK 스페셜의 일본인의 멀고먼 여행

(1) 프로그램 개요

NHK스페셜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있는 NHK를 대표하는 간판프로그램의 하

나이다. NHK 내부에서도 엘리트 제작자 집단에 의한 간판프로그램이라는 알려져

있다. NHK 스페셜은 1990년에 그때까지 다큐멘터리에 비중을 둔 NHK특집을 대신

해 등장했으며 정치, 사회, 자연부터 스포츠,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

쳐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일본내외의 권위있는 상을

다수 수상한 바 있는 등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다만 이러

한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일부 학자나 NHK의 방송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59

권력부패 등과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테마로 다루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

이다.32)

(2) 탄생 과정

NHK스페셜의 프로그램 구성은 일본인 멀고먼 여행과 같은 대형 특집이 연중 기

획차원에서 몇 편 정도 기획되며 단발성 특집 프로그램도 그때 그때마다 제작된다.

아울러 NHK 스페셜의 정규 프로그램 형식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NHK스페셜은 1년에 한 두편 정도를 연중기획으로 제작하는데, 2000년 NHK 스

페셜의 연중기획으로 4대 문명이 제작되어 방송되었다. 따라서 4대 문명을 통해 세

계를 조명한 만큼, 이번에는 시야를 안으로 돌려 일본인의 기원을 쫓아보자는 의견

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일본인 멀고먼 여행이 기획되었다. 기획 자체는 4년전부터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하다가 2년 전인 1999년에 제작결정이 떨어지면서 일본인 멀

고먼 여행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제작결정에 따라 2000년 2월부터 제작스탭이 정해

졌고 그 해 여름부터 시리즈 5편이 동시에 제작이 진행되었으며 제작기간만 약 1년

7개월이나 소요되었다.

이번에 기획이 성사된 배경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인의 기원과 관련되

는 인류학의 학제적 연구(고고학 인류학, 식물학)가 4년전부터 활발해졌다는 점과

일본인과 일본문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전에 없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

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몇몇 가설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일본인의 멀고먼

여행이 성사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조몬시대의 획기적인 유적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일본인

의 기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32) 桂敬一외, 21世紀とマスコミ 02 放送, 1997년 大月書店, p.193.

60

제작총괄(2명)

취재협력(14명)

음악(3명)

촬영(2명)

조명(3명)

기술(2명)

음향(4명)

자료제공(17개사)

편집(1명)

구성(2명)

내레이션(2명)

영상(5명)

CG(12명)

코디(1명)

[그림 Ⅲ- 5] NHK 스페셜 제1화 제작스탭

제작총괄(2명)

취재협력(10명)

음악(4명)

촬영(1명)

조명(1명)

기술(2명)

음향(3명)

자료제공(14개사)

구성(1명)

내레이션(2명)

영상(4명)

CG(9명)

코디(4명)

[그림 Ⅲ- 6] NHK 스페셜 제2화 제작스탭

(3) 기획의도

NHK스페셜 멀고먼 여행은 21세기라는 대전환기에 일본인의 원점을 되돌아보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일본은 아시아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일본인의 기원이 되었고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의도로 삼

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각지에서 일본인의 루트를 찾아보고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한 CG를 삽입하여, 태고시대에 펼쳐진 가혹한 생존과 일본인 탄생

의 이야기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인류학과 유전자연구의 발전으로 사실, 일본인은 단일 민족이 아니고 아시아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61

각지의 사람들의 특징을 흡수한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일본열

도가 대륙과 이어져 있던 3만년 전부터, 일본열도의 북쪽과 남쪽으로부터 사람들이

건너와, 이들이 복잡하게 섞이면서 原日本人이 생겨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토대로 이 프로그램은 일본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라는

누구나 궁금해하는 본능적인 의문에 착안된 기획이다.

(4) NHK스페셜의 테마선정과 제작체제

NHK스페셜은 NHK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NHK스페셜 제작팀의 구성

도 디렉터 선정에서부터 철저하게 엄선되고 있다. 일본인 멀고먼 여행 제작팀도 각

부장의 책임 하에 우수한 디렉터를 추천받아 팀을 구성하고 있다.

NHK스페셜의 테마결정과정은 프로그램의 기획, 제안은 프로그램 제작국, 보도국,

관련단체인 NEP21에서 각자 제안된 기획이나 몇 몇 섹션으로부터 공동 제안된 것

에 대해 매주 열리는 NHK스페셜 작업부회에서 내용이 NHK스페셜에 적합한 것인

지를 철저하게 검토한다. 또한 지방국 및 외부프로덕션에서도 테마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일단 작업부회에서 통과된 기획·제안은 편성국장을 좌장으로 하는 대

형위원회에 부쳐지며 방송총국장의 승인을 얻고 제작된다.

NHK스페셜은 그야말로 NHK의 간판격 프로그램인 만큼 NHK라는 조직의 전폭

적인 지원을 받아 제작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제작팀도 NHK 프로그램 제작에서는

유망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작시간이나 제작비에 있어서도 타 프로그램에 비해 여

유가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NHK스페셜은 방송총국 소속의 편성국 스페셜 프로그램부가 제작 편성 전체를 담

당하고 있다. 그런 만큼 타 프로그램과는 다른 조직적 위상을 갖고 있다. 타 프로그

램이 프로그램 제작국부에는 사무국외에 NHK스페셜을 담당하는 그룹과 장기에 걸

친 대형기획을 담당하는 각 프로젝트가 있으며 약 30명 정도의 관리직 실력파 제작

자군으로 구성된 스페셜 프로그램부가 사실상 NHK스페셜의 헤드쿼터이다.

구성원은 프로듀서, 디렉터가 중심이며 본부의 프로그램 제작국과 보도국에 있는

각 섹션 외에 NEP21 및 경우에 따라서는 지방국의 제작 스탭의 힘을 결집해 프로

그램 제작에 임하고 있으며 NHK 가운데에서도 호조건에서 프로그램이 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사례는 디렉터의 선발방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제작을 맡는

62

디렉터의 선발방법은 각 프로그램 제작부서에서 기획에 부합되는 디렉터를 각 부장

의 책임 하에 추천을 받아 구성된다.

멀고먼 여행의 제작에는 첫 회만 디렉터가 2명 배속되었으며 2회 이후의 제작은

1회 한 사람의 디렉터가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카메라맨, 음성, 조명, 편집,

내레이션(2명), 음향 디자이너, 음향 효과맨, ECS스탭 등 10수명이 관여하고 있다.

이렇게 한 가지 테마를 디렉터 1인에게 완전하게 맡김으로써 디렉터의 책임의식을

끌어내고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만

드는 디렉터는 NHK 스페셜만을 전담하고 있으며 타 프로그램은 제작하지 않는다.

제작이 끝나면 각자 소속 부서로 돌아간다.

<표 Ⅲ- 5> NHK 스페셜 일본인 멀고먼 여행의 방영일자

방영일자 담당디렉터 제 목

8월 19일(일) 2명 제1집 맘모스 헌터, 시베리아로부터의 여행

9월 9일(일) 1명 제2집 거대분화에 사라진 黑潮의 民

10월14일(일) 1명 제3집 바다가 기른 숲의 왕국

11월11일(일) 1명 제4집 벼 알려지지 않은 1만년의 여행

12월 9일(일) 1명 제5집 그리고 일본인 이 태어났다

(5) 연출상의 특징

이 프로그램의 제작모토는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있

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번의 일본인 멀고먼 여행의 경우도 과거를 재현하기 위

해 CG영상을 넉넉히 사용하고 있다. 2000년의 4대문명 제작시에도 옛날 건물 유적

을 CG화하는 작업을 시도한 바 있으며 2001년의 대형 기획물인 우주 디지털 도감

에서도 CG영상을 일부 편집했고 이번 역시 조몬시대의 생활 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

하기 위해 약 10분(제 1회)정도를 CG영상으로 처리했다. 참고로 NHK에서 CG제작

을 도입하고 있는 분야는 다큐멘터리 영역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사 보도프

로그램, 선거보도, 대형기획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인터뷰가 비교적 많이 삽입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인터뷰 대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63

상자 선정은 일본인의 기원에 대해 새로운 설을 주장하고 있는 중심적인 인물과 각

분야의 권위를 지닌 학자를 선정하고 있다. 학자의 의견이나 견해를 담는 인터뷰시

는 가급적 알기 쉽게 설명되도록 인터뷰 대상자에게 주문하고 있고 편집 또한 동일

한 방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인터뷰내용의 확인 작업도 한다. 디렉터가 인터뷰 대상자가 발표한 논문과

대조를 통해 인터뷰 내용 확인 작업을 병행한다. 인터뷰 내용이나 내레이션은 기본

적으로 제작스탭의 책임 하에 만들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권위있는 학자와 상담을

하기도 한다.

일본인의 루트를 쫒는 멀고먼 여행은 상당부분 해외취재로 짜여져 있다. 이와 같

은 해외 취재는 기본적으로 디렉터, 카메라맨, 음성 혹은 조명이 가게 되고 현지 코

디네이터와 합류해 촬영에 들어간다.

이러한 해외취재에서 정확성이 요구되는 것이 인터뷰이다. 인터뷰는 주로 현지 코

디네이터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국내 번역자로 하여금 다

시금 인터뷰 내용과 자막의 대조를 확인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이것은 인터뷰의 정

확성을 높이고 있다.

인터뷰시에 삽입되는 자막에 대한 기본원칙은 기본적으로 2행 정도로만 내보내며

인터뷰가 긴 경우는 자막으로 처리하지 않고 내레이션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시간이

짧을 경우에만 자막처리하고 있다. 인터뷰처럼 정확성을 기하려는 노력이 NHK스페

셜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두텁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프로그램 제작이 끝나면 재충전기간으로 예외가 없는 한 일주일정도의 휴가

를 주고 있다.

(6) 시청자의 반응 및 인기비결

NHK스페셜의 일본인 멀고먼 여행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

으키고 있다. 일요일 오후 9시대에 약 50분간 방송되고 있는 NHK 스페셜은 제1회

일본인 멀고먼 여행/맘모스 헌터 시베리아로부터의 여행은 관동지역에서 13.7%, 관

서지방에서 12.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64

[그림 Ⅲ-7] NHK 스페셜 제 1화 시청률

9월 9일 방송된 제 2회 거대분화로 사라진 흑조의 백성편은 관동/관서지방의 평

균 시청률이 13.0%를 기록했다.

[그림 Ⅲ- 8] NHK 스페셜 제2화 시청률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65

이러한 반응에는 일본인들이 천성적으로 일본인론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점도 있

었으며 특히 연장자, 주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가 있었다. CG 영상 등에는 젊은 층

으로부터도 반향이 좋았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비결은 NHK가 공을 들여 열심히 만들고 있는 프로그

램이라는 점이다. 이런 총체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시청자 스스로가 피부로

느끼게 된다. 본격적으로 제작한 만큼 봐도 실망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는 공식을

오랜동안 쌓아왔다. 그 결과 연출이나 취재방법이 공을 들여 만들고 있는 만큼 시청

자들도 제대로 보자는 기대로 연결되고 있고 이것이 시청자의 인기나 커다란 반향

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7) 미디어 믹스 전략 전개

NHK의 미디어 믹스전략으로 유명한 것은 실크 로드이다. 1981년 실크로드 비디

오가 발매된 이래 1990년대 후반까지 비디오가 31만개나 판매되었으며 1992년부터

방송된 한시기행의 경우 1998년 3월까지 비디오가 66만 천 개, 해설서는 1998년 10

월까지 17만 7,500부나 팔릴 정도로 평판이 좋았다. 한시기행은 NHK가 내놓은 비디

오 가운데에서는 최대 히트작이 되었다.

이처럼 NHK는 미디어 믹스전략에 적극적이다. 실크로드의 전통을 이어받아 작

년 특별기획으로 방영된 4대 문명 역시 미디어 믹스 전략을 전개했으며 이번의 일

본인 멀고 먼 여행 역시 다양한 믹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4대 문명의 경우 각

도시에서 이집트 문명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전 인더스 문명전 중국문명전이 개최

되어 고대 유적부터 발굴된 많은 귀중한 물건들이 전시되었으며 4대 문명 관련 서

적도 만화부터 전문적인 서적까지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도 비디오

와 DVD로 판매되고 있으며 NHK 홈페이지내에 4대문명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

다33). 이번의 일본인 멀고 먼 여행의 경우, 첫 회 방송과 함께 전람회도 2001년 9

월 18일부터 우에노 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인 인

파쿠 , NHK 후레아이 주쿠에 관련 코너를 마련했고, 삽입곡을 CD로 발매할 예정으

로도 있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맘모스를 이용해 퍼즐 퀴즈, 프로그램 CG제작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33) 방송기술, 2000년 11월, p.107.

66

2. TV도쿄

TV도쿄는 1964년에 일본과학기술진흥재단TV국으로 출범하였다. 1973년 11월에는

주식회사 도쿄 12채널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교육전문 방송국에서 종합방송국으로

성격이 달라졌으며 1981년 10월 현재의 주식회사 TV도쿄로 사명이 변경되어 오늘

날에 이르고 있다.

TV도쿄의 경우는 민방의 도쿄 키스테이션과 달리 전국 네트워크가 아니라 기간

지구만을 연결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타 민간방송에 비해 출

발이 늦었던 후발주자였던 관계도 있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했지만, 도

쿄를 중심으로 삿보로, 나고야, 오오사카, 오카야마, 다카마쓰, 기타규슈로 경제적 효

과가 높은 지역을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6개국만으로 전국 커버율은 약

66.4%에 이르고 있을 정도이다.

TV도쿄 프로그램의 특징은 애니메이션과 경제보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개된 포켓몬스터 , 슬램덩크와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을 주로 방송하

고 있으며 그밖에 요리나 여행프로그램이 많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협력관

계에 있는 만큼, 주식동향, 경제기사에 강한 일면을 보이고 있는 방송국이다.

T V도쿄의 전체 임 직원은 792명34)으로 이 가운데 편성제작본부 제작국에

는 8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34) 日本民間放送聯盟編, 日本民間放送年監 2000, 2000년 11월, p.239.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67

이사회

회 장

사 장

상 무 회방송프로그램 심의회

편성제작본부

보도스포츠본부

영

업

본

부

미디어전략본부

기

술

개

발

실

기

술

국

스

포

츠

국

보

도

국

방송라이브러리센터

아

나

운

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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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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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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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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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국

미디어개발국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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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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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상

장

준

비

실

비

서

실

제작

업무부

제4

제작부

제3

제작부

제1

제작부

제2

제작부

드라마

제작부

[그림 Ⅲ- 9] TV도쿄의 조직도

68

1) TV챔피언

(1) 프로그램의 개요

TV 챔피언은 대식가, 요리사, 불고기왕, 곤충왕, 문방구통, 한자왕, 포케몬왕 등 각

분야의 최강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으로 1992년 4월부터 시작되었다.

TV챔피언은 대결 프로그램의 시조 격이라 불릴 정도로 새로운 버라이어티 장르

를 개척하기도 했으며 이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어 이른바 타 방송사에서 다수 대결

형식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2000년 4월로 400회를 넘어선

TV도쿄의 몇 안 되는 장수 프로그램중의 하나이며, 더구나 골든타임 대에서 8년씩

이나 고시청률을 고수해온 인기프로그램이기도 하다. 1시간 30분이라는 비교적 긴

방송시간에도 불구하고 TV도쿄에서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왔으며 지금까지의 최고

시청률은 20.1%을 기록한 일본 과자 장인 선수권 (1993.10.21)이었다.

참고로 우동 많이 먹기 시합 , 빨리 먹기 시합 , 플라모델 챔피언 등과 같은 일상

적인 소재를 대결 개념과 결합시킴으로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새로운 오락성을

부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아 프로그램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 기획과 테마 선정

TV 챔피언의 성공요인은 참신한 기획에 있다. TV챔피언이라는 프로그램 기획의

의의는 성사되기 어려웠던 동 업종간의 매니아적인 세계를 대결양식으로 TV에서

실현시켰다는 점이다. TV챔피언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TV도쿄의 스페셜 프로그램

에서 전국 대식가 선수권 대회를 방송한 것이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이를 정규 프

로그램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따라 탄생하게 되었다. 이같은 사례는 특집 기획

물이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으로 여기서 나름대로 검증이 되

면 정규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편성의 유연성도 이 프로그램 등장에 한 몫하고 있

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애드벌룬식 제작은 일본방송이 곧잘 활용하고 있는 편성 기

법이기도 하다.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69

<표 Ⅲ- 6> 장르별 시청률 베스트 5

순위 장인부문 시청률 방영일 지식과 오감 부분 시청률 방영일

1위 일본 과자 20.1% 93.10.21 감미왕 16.9% 93.11.4

2위 스시 18.0% 93.10.28 미각왕 16.3% 94.2.3

3위 케이크 17.0% 94.6.16 스낵과자 15.5% 94.8.25

4위 초상화 15.3% 98.11.5 생선 15.0% 93.5.6

5위 빵 14.7% 94.4.14 라면 14.6% 99.1.7

출전 : TV 스테이션 2001년 5월 23일자

<표 Ⅲ-7> 인간 기네스 북 시청률 베스트 10

순위 프로그램 내용 시청률 방영일

1위 대식가 선수권 18.3% 99.10.14

2위 빨리 먹기 대회 17.1% 97.8.7

3위 손재주 선수권 17.1% 94.7.14

4위 대식가 선수권 16.9% 98.11.12

5위 대식가 선수권 16.5% 99.2.11

6위 단 음식 대식가 선수권 15.3% 93.7.22

7위 매운 음식 왕 14.1% 93.3.4

8위 젓가락 사용 11.3% 00.1.13

9위 대식가 동창회 10.9% 97.10.9

10위 후각왕 10.9% 94.2.17

출전 : TV스테이션 2001년 5월 23일자

TV 챔피언의 아이디어 회의는 2주에 한 번 꼴로 열리며 이 때 참가하는 구성원

은 TV도쿄 측에서 방송국 제작스탭 전원과 조사원, 구성작가, 그리고 제작 회사측

에서 디렉터, AD가 참가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TV도쿄 제작이지만 TV도쿄 소속

제작 스탭뿐만 아니라 외주를 주고 있는 프로덕션 제작스탭도 아이디어 회의에 참

가하고 있는 등 테마 제안 및 선정과정은 비교적 오픈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락

성 위주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만큼 다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타 프로그램보

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오픈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아울러 아

70

이디어 회의에 제작스탭을 참가시킴으로써 제작의욕을 북돋우고 제작 책임을 명확

히 하려는 의도도 있다.

(3) 제작구조

TV도쿄의 제작국 안에 소속되어 있는 인원은 약 70여명에 이른다. 국장에서부터

차장, 부장, 사원 순으로 되어 있으며 사원들 가운데에는 디렉터도 있고, 프로듀서,

AD도 있다. 프로그램 배치는 국장을 정점으로 인원을 어떤 프로그램에 투입시킬 것

인가를 부장과 상의하여 배치한다.

프로그램 제작의 총괄 책임자인 프로듀서, 그리고 디렉터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다

양한 케이스가 있어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코스로는 일단 입사한 직

원가운데 2개월 정도의 회사 연수를 마치면 먼저 AD라는 직함이 주어진다. AD에서

디렉터가 되기까지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소규모 프로그램이라면 1년 정도면

디렉터로 승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종합적인 연출이 가능한 디렉터가 되기까지

는 대개 몇 년이 걸린다. 예를 들어, TV챔피언의 경우라면 종합 디렉터가 되기까지

는 5년 정도 소요되며 스튜디오 편집을 담당하는 정도라면 3년 정도, 출장 선수소개

를 담당하는 디렉터가 되기까지는 1년에서 2년 정도의 AD 경력을 쌓아야지 코너를

맡을 수 있다.

프로듀서는 심야프로그램이라면 입사후 3년차에 맡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10년 정도의 경력이 없으면 어렵다.

또한 입사직후 AD를 맡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무직을 담당하다가 제작국

으로 발령나는 케이스도 있는데 이 경우에 그간의 경력을 인정해 제작업무를 빠른

기간 내에 숙지하게 한 다음 승진시키고 있다.

한편 제작 프로듀서와는 다르게 편성만을 맡는 프로듀서도 있다. 이런 아이디어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기획을 주로 담당하는데 이런 경우라면 제작경험이 많지

않아도 프로듀서가 될 수 있다. 특히 후지TV의 프로듀서 중에는 기획을 주 업무로

하는 프로듀서가 꽤 있다.

TV챔피언의 경우 방송국 자체 제작이지만, 방송국 소속 프로듀서와 디렉터 그리

고 제작스탭, 로케이션을 담당하는 외부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디렉터, 제작스탭으로

2원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작주체는 방송국과 외부 프로덕션으로 갈라지지만, 종합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71

적인 제작관리 감독업무는 방송국의 소관이다. 야외 로케이션은 외주제작사가 제작

하며, 방송국의 제작스탭은 스튜디오 제작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외주제작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까지 맡고 있다.

외주 프로덕션과의 실무적인 조정이나 연락업무를 맡고 있는 것은 방송국 소속

디렉터이다. 방송국 소속 디렉터는 제작회사 소속 제작스탭과 빈번한 회의 및 커뮤

니케이션을 통해 로케이션 제작내용의 가닥을 잡고 제작회사에서 제작한 1차 편집

테이프를 체크하며 스튜디오 녹화와 최종 편집작업을 맡게된다. 이때 AD는 로케이

션 경험을 쌓기 위해 반드시 로케이션 제작에 투입시킨다.

T V챔피언의 제작은 TV도쿄 자체 제작이라는 타이틀로 나가지만, 실은 제작이

2원화되어 있다. TV 챔피언은 스튜디오 녹화와 야외녹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튜디

오제작은 TV도쿄가 자체제작하고 야외촬영부분은 두 개의 프로덕션이 번갈아 가며

분담제작하고 있다. 이른바 전면적인 자체제작이 아니라 일부를 외주형식으로 발주

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와 같은 부분 외주제작은 프로그램제작의 관리 감독은 방

송사 측이, 제작은 외부 프로덕션이 전담하고 있어 역할분담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책임경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제작스탭의 제작의욕을 높일 수 있는 기제

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관리 감독과 실제 제작이 분리됨으로써 각자의 전문성을

심화시키고 이러한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프로그램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하겠다.

TV챔피언의 제작을 총괄하는 것은 프로듀서이다. NHK의 CP에 해당되는 것이

프로듀서로 여느 민간방송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프로듀서가 프로그램 제작 방향과

예산관리, 테마 등을 결정하는 최종 책임자이다. 그 밑에는 방송국 소속 디렉터가 위

치하며 이들은 프로듀서 업무를 보좌하고 자체제작과 외주 프로그램 제작관리와 감

독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제작 스탭의 기본적인 구성은 TV도쿄 측에서 프로듀서 1명, 디렉터 3명(종합적으

로 프로그램을 총괄), AD 4명의 진용을 갖추고 있으며 2개의 외부 프로덕션이 로케

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각 프로덕션마다 프로듀서 1명, 디렉터 3명, AD 최하 4명

(선수 발굴 및 섭외 등), 그리고 기타 제작 스탭이 6개 팀으로 나뉘어 제작에 임하

고 있다.

72

1회분(90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투입되는 기본적인 인원은 방송국 측에

서 프로듀서와 디렉터 각 1명, AD 2명, 그리고 제작회사측에서 프로듀서 1명, 디렉

터 1명, AD 4명 정도가 동원된다. 그밖의 제작스탭으로는 음향효과, 구성작가 4∼5

명(외부제작회사 소속), 기술, 미술, 카메라 스탭 등이 참여한다. TV챔피언의 경우

스튜디오 녹화는 방송국 카메라맨이 촬영하고 야외 촬영의 경우는 외부 스탭에 의

해 녹화가 실시되며 대략 1회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투입되는 인원은

대략 100명 정도를 헤아린다.

연출

기술협력

노래(1명)

조사(2명)

기술(1명)

영상(2명)

음향(2명)

편집(2명)

선전(1명)

조명(1명)

미술(6명)

TK(2명)

구성(4명)

프로듀서(2명)

디렉터(2명)

연출(1명)

제작진행(2명)

로케기술

로케조명

로케편집

로케팀(외주)

[그림 Ⅲ- 10] TV 도쿄 TV 챔피언의 주요 제작스탭 구성도

제작분량은 한 디렉터당 1개월 반에서 2개월 정도마다 1회분의 프로그램을 담당

하는 사이클로 되어 있다. 디렉터 한 사람당 1시간 30분짜리 프로그램을 1년에 5∼

6개 맡고 있는 꼴로 NHK보다는 다소 제작주기가 짧다. 그 만큼 한사람에게 돌아

가는 제작로드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이야기이며 특히 외부 프로덕션 소속 디렉

터의 경우 기본적으로 TV챔피언을 메인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별도로 1∼2개의 프

로그램을 수주 받아 제작하기도 한다고 한다.

TV 챔피언에서 디렉터 못지 않게 활동하고 있는 분야가 리서처이다. TV챔피언을

담당하고 있는 조사 리서처는 총 5명으로 주로 출장선수 발굴 및 섭외를 담당하는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73

업무를 맡고 있다. 대식가 선수권 같은 경우에는 엽서 응모로 출연자 섭외가 간단히

해결되지만, 예를 들어 정원사 왕을 가리는 경우라면, 관련 전문서적을 뒤적이거나

해서 리서처가 출장자를 직접 물색하고 섭외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모

두 외부 프로덕션 소속이다.

(4) 제작프로세스

1회분의 프로그램을 완성하는데 까지 걸리는 소요일수는 대략 1개월 반 정도이

다. 먼저 야외 녹화량은 선수권 매치 로케이션이 3일정도, 선수 소개 VCR이 2일,

출장선수의 가게 소개 등을 촬영하는데 2일 정도 소요되며 로케이션에만 총 7일정

도가 걸린다. 로케이션 녹화는 일단 제작회사의 스탭이 1차 편집해온 것을 TV도쿄

의 프로듀서와 디렉터가 체크하고 방송국 측의 주문이나 지시에 입각해 재차 편집

을 실시하며 이때 내레이션, 음악 등을 삽입하고 스튜디오에서 방송한다. 완성된 테

이프를 스튜디오 녹화 시에 방영하면서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스튜

디오 녹화와 로케이션 녹화를 종합 편집하면 일단 프로그램 제작은 완성된다. 실제

제작에서 시청자에게 방송되기까지는 대략 40일 정도 소요되며 기획회의부터 계산

하면 2개월 정도가 걸린다.

TV챔피언의 방송시간은 84분이다. 여기에서 TV광고시간을 빼면 실제 방송시간

은 70분이다. 70분의 방송시간 가운데 스튜디오 녹화가 10분이고 로케이션 녹화가

약 60분을 차지하고 있다.

로케이션 녹화분량은 다루는 테마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가령 어떤 특정분야의

퀴즈 왕을 가리는 테마라면 상대적으로 녹화분량이 적다. 하지만 기술계통의 장인일

경우 카메라 3대가 과제물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과 장인의 표정이나 모습 등을 연

속적으로 담아내야 하는 만큼 녹화량이 엄청나다. 대결은 통상적으로 1라운드, 2라

운드, 결승전까지 3일 동안 계속되기 때문에 하루에 보통 8시간정도를 촬영한다고

하면 단순 계산할 경우 24시간 분량이 3개 있는 셈으로 72시간분량이다. 이것은 어

디까지나 대결장면에서의 녹화분량이고 그 밖의 선수정보 등은 별도로 녹화가 진행

된다.

출연자(대략 4∼5명 정도)의 소개나 가게정보는 실제 방송시간은 1분 30초에서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실제 촬영은 하루 이틀 정도가 소요되며 1∼2시간의 녹화분

량이다. 이렇게 엄청난 야외로케이션 녹화분량과 스튜디오 녹화 분량을 종합편집해

70분짜리 프로그램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74

이와 같은 엄청난 양의 녹화 테이프를 소모하고 있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

라고 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영상에 담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노력의

결과 시청자의 구미에 당기는 영상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TV챔피언이 인간미 넘

치는 영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튜디오 촬영은 의외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로케이션 테이프를 60분 정도

감상하면서 사회자와 게스트가 이와 관련된 자연스런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에 스튜

디오 촬영은 1시간 30분 정도에서 끝난다.

편집은 1차 편집은 1주일 정도 그후 방송국의 지시나 주문사항에 따른 편집이 2일 정

도, 이후 종합편집실에서 음악, 효과 등을 삽입하는 작업이 2일로 스튜디오 촬영시

방송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들 때까지 편집작업에만 약 10일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고

스튜디오 녹화를 마친 다음 야외로케이션과 종합편집하고 여기에 최종적으로 음악

등을 삽입하는 작업을 하는데 총 14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테이프

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TV도쿄 측에서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5) 연출상의 특징

이 프로그램에서는 세 가지 축에 입각해 테마를 정하고 있다. 하나는 장인, 또

하나는 지식, 00 통(通),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식가와 같은 체질, 체력에 관련된 내용

이다. 테마 선정시 유의하고 있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식상하지 않도록 이 3가지 카

테고리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테마선정을 하고 있다. 가령 시청률이 잘 나올 수 있

는 테마를 집중적으로 방송하다보면 시청자들이 쉽게 지루해하기 때문에 새로운 테

마개발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프로그램은 출장자의 지식이나 기술을 겨루는 프로그램이지만, 기존의 전문적

인 콘테스트 프로그램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출장자 가운데 개성적인

사람이나 시청자들이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내 스토리성을 부가시키는 연출방

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큐멘터리적인 재미와 함께 시청자로하

여금 TV에의 흡인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

TV 챔피언의 신선한 매력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틀을 넘어선 인간 다큐멘터

리적인 연출로 시청자로부터 커다란 호감을 사고 있는 점이다. 단순한 대결양식의

Ⅲ.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75

프로그램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들의 자신감과 프라이드, 그리고 자신의

회사와 가게의 성패를 건 진검승부적인 과정을 끌어내고 있는 연출과정이 시청자의

볼 거리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35) 예를 들어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표정을 보인다

거나 기뻐서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등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나

고 있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흡인력이다. 그 속에서 시청자들은 출장자의 인간미, 그

리고 자신이 몰랐던 전문적인 세계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TV적인 요소를 가미해 컨테스트를 진행하다보니 심사결과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심사의 공정성, 공평성을 유지하기 불필요한 오해

가 생기지 않도록 제작스탭은 주의하고 있다. 가령 출장자와 스탭 간에 친해지면 미

리 정보가 누출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타 출장자에게 줄 수 있는 우려도 있

다. 또한 TV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두 사람의 출품작이 똑같을 경우에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양측에게 귀뜸을 해주기도 한다. 아울러 장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TV상으로 볼 때는 이렇게 만드는 편이 더

나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합당한 선에서 그런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 중의 하나는 사회자이다. 다나카와 마쓰모토를 MC로

뽑은 이유는 다나카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이고 마쓰모토는 넉넉하고 재미있는 캐

릭터로 둘 다 TV챔피언이 지향하는 버라이어티적인 감각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대결양식으로 펼쳐지다보니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흐를 수 있는 시합을 두 MC의

진행으로 버라이어티화시키고 있다.

(6) 제작비

제작비는 다른 방송국에 비해 TV도쿄가 비교적 싼 편이다. 1시간30분짜리 라면

보통 2천5백만엔에서 3천만엔 정도 소요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이하이다. 일본의

경우 정상급 탤런트의 출연료는 한 편에 300만 엔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이 프로그

램의 사회자는 약 5분의 1에 못 미친다. 그 밖에 출장자에게는 우승 상금으로 50

만엔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외의 출연자에게는 몇 일 동안 방송에 참여했는지를 계

산해서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

35) 아사히 신문, 2000년 7월 11일자 석간.

76

Ⅳ. 일본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함의

해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비교연구의 기본 컨셉은 프로그램의 질을 좌우하

는 요소를 제작시스템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컨셉에 입각해 프로

그램 기획부터 완성까지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일본 우수프로그램의 제작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해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비교연구의 일환으로 일본출장이 이뤄지기

까지는 부끄러운 우리내 현실을 고스란히 내비쳐야 하는 곡절을 겪었다. 해외 우수

프로그램 연구의 본래 취지는 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의 모방모델로 수시로 회자되

는 일본의 오락 프로그램의 제작시스템을 연구하자는 데 있었다. 그러나 본래의 취

지는 인터뷰 대상자 섭외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 좌절되었다. 일본 모 방송국

측이 모방을 일삼는 우리에게 기업비밀에 해당되는 제작시스템까지 공개하기는 곤

란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사절한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방송국만

의 대응이 아니라 방송국간의 공동대응을 보인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암시해주는

대목이었다.

이제까지 잠잠하다가 갑작스레 우리내의 부끄러운 방송현실을 들먹이며 순수한

연구차원의 접근까지 막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솔

찍하게 연구자로서 창피한 구석은 감출 수가 없었다.

결국 오락 프로그램 제작시스템 연구는 인터뷰 섭외과정에서 궤도수정이 불가피

했고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프로그램과 도쿄 키 스테이션인 TV 도쿄를 중심으로

제작시스템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하는 이러한 제한적 상황에서 수행된 일본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시스템연구에서

얻어낸 몇 가지 특징을 끌어내 본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일본의 방송제작 시스템

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토대로 한 내용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우리에

게 제공하는 시사점을 중시해 정리한 내용임을 밝혀둔다.

Ⅳ. 일본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함의 77

1. 제작시스템과 방송 환경

1) NHK와 민간방송간의 제작시스템 융합

먼저 우수 프로그램별 제작시스템을 언급하기 전에 거시적 차원에서 과연 일본의

방송제작시스템 환경이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려있는지를 살펴보자.

일본의 TV제작시스템을 거시적 흐름에서 바라볼 경우, 가장 커다란 변화는 공영

방송과 민영방송간의 제작시스템 융합과 아울러 프로그램 내용간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거시적 변화를 유도한 배경에는 단연 다매체·다채

널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지난 50여 년간 일본은 두 개의 상이한 제작시스템이 서로 길항 관계를 유지하며

존재해왔다. 수신료로 지탱되는 NHK는 기본적으로 시청자 본위의 제작방식을 지향

해왔고, 광고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민영방송은 시청률을 중시하는 제작풍토 속

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점에서 양자는 기본 출발선이 다르다. 그러나 다채널·

다매체 환경은 나름대로 독자영역을 구축해왔던 양자간 제작시스템의 경계를 무너

뜨리고 있다. 다매체·다채널 환경을 맞이하면서, 방송법이라는 보호막 하에서 경쟁

과는 무관했던 NHK나 지상파 민간방송도 더 이상 치열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

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체제작주의를 고집해왔던 NHK도 1990년대에

들어와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확대해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제작시스템 상

의 변화는 다채널·다매체 환경의 도래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임은 말할 나위 없

을 것이다.

NHK의 제작시스템 변화를 이끈 또 다른 요인은 NHK의 주요 시청자 층이 중년

층, 노년층으로 젊은 층 시청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위기감이다. 따라서

NHK로서는 젊은 층을 어떻게 하면 NHK에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커다란 숙제를 안

고 있으며, 이것은 곧바로 제작시스템 등의 개선을 통해 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앞서 지적한 민방과 같은 외주제작시스템이 일부 프로그램에

도입되고 있으며, 아울러 과감하게 엔터테인먼트성을 가미한 프로그램제작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예를 들면 NHK의 생활과학 프로그램인 다메시테 갓텐 과외수업 반

갑습니다 선배님 팝챠무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민간 독립제작사에의 외주는

물론 재미를 가미한 프로그램 제작 등과 같은 젊은 층을 의식한 제작 및 연출을 시

도하고 있다.

78

2) 제작과 편성의 분리

방송국과 프로덕션간의 제작과 편성의 기능분화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본

민간방송의 경우, 외주제작이 제작프로그램의 약 70%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율이 높다. 외주제작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 방송국은 프로그램의

품질관리나 감독에만 치중하고 실제 프로그램 제작은 프로덕션이 전담하고 있는 실

정이다. 당초 출발은 방송 제작과 편성이 한 세트였지만, 방송산업의 구조변화과정에

서 제작과 편성의 분리가 요청되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간에

역학관계가 성립되어 일방적인 불공정 거래가 만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방송

사 입장에서 보면 외주 제작사 간의 프로그램 경쟁을 통해 프로그램 질을 담보하고

저렴한 제작비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이런 요인으로 인

해 자연스럽게 독립 제작사가 방송프로그램 제작대열에 참여하게 되었고 다양한 프

로그램 내용과 포맷의 탄생에 크게 이바지하는 등 일본의 방송에 없어서는 안될 존

재가 되었다. 다만 한편으로 시청률 지상주의의 민간방송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 편성에 독립제작사가 불가피하게 일조하고 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것

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제작과 편성의 분리는 프로그램 제작의 효율성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

램의 양산을 가져와 시청자의 다양한 기호에 일정 정도 부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의 다채널 다매체 환경 속에서 제작과 편성의 분리는 편성은 편성 나름

대로의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제작은 제작의 전문성을 확보해 감으로써 각자의 전문

영역을 최적화시키는 동시에 프로그램 제작에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에도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2. 우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의 내부적 특징

NHK에서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X도전자들 , NHK 스페셜의 대형 기획물인 일

본인의 멀고먼 여행 , 생활과학 프로그램인 다메시테 갓텐 , 어린이 프로그램인 과외

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 그리고 민간방송인 TV도쿄의 TV챔피언 총 5개 프로그램

Ⅳ. 일본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함의 79

의 제작스탭을 만나 프로그램별로 제작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이는 모두 일본 내에

서 내노라하는 방송문화 기금상이라든가 갤럭시상, 민간방송연맹상 등을 수상한 경

력이 있는 우수 프로그램으로서 이 프로그램이 어떠한 제작시스템상의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해보기 위함이었다. 이하는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제작시

스템상의 특징을 정리한 내용이다.

1) 기획 모집 루트의 다원화

프로그램 기획 혹은 아이디어 단계에서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수프로그램의 대부

분이 주로 기획의 공개모집방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프로그램은 우선

좋은 아이디어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결국 쓸만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아내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개 아이디어 단계에서 이미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가 가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 공모방식은 외주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민간

방송의 TV제작에서는 일반화되어 있지만, 자체제작을 중심으로 해왔던 공영방송

NHK로서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NHK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 외부의 전문

인력의 효과적 활용, 프로그램의 기획·제작력의 강화라는 관점에서 관련단체는 물

론 민간의 프로덕션에게 프로그램의 위탁제작을 실시하고 있다. NHK는 2000년도에

지상파TV프로그램에서 정규 프로그램을 비롯, 특집, 미니 프로그램등 195편의 프로

그램을 외부제작 프로덕션에 위탁해 제작·방송한 바 있으며 이에는 NHK 종합TV

의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이 32편, 지구에게 건배가 29편, NHK스페셜등 13

편이 외부제작에 해당된다.36) NHK 엔터프라이즈 21, NHK 에듀케이셔널, NHK 정

보 네트워크, 지역관련회사 6사 등의 관련단체와 더불어 테레비만 유니온 등의 민간

의 독립제작사 등에도 대형기획을 비롯 각 분야의 프로그램제작을 위탁하고 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외부제작 비율은 지상파TV보다는 위성방송이나 하이비전에서 더

욱더 높다.

우수 프로그램 가운데에서도 NHK는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의 경우, 다양

한 아이디어 모집 루트를 통해 프로그램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과외수업 반갑

36) NHK편, 2001 NHK 年監, 2001년 10월, p.129.

80

습니다 선배님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을 외주 형태로 제작하고 있는데 이의 제작주

체는 NHK 관련단체, NHK 지방국, NHK 교육TV, 그리고 민간방송의 독립제작사

등 다양했다. 이렇게 다양한 제작주체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동시에

제작주체간의 경쟁을 유도해 프로그램 질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NHK의 다메시테 갓텐도 NHK 지방국에서 근무하는 디렉터(우리나라의 프

로듀서에 해당)를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매년 약 6분의 1정도는

NHK의 지방국 등에 제작을 위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중앙국 근무를

발령받기 전의 지방국 디렉터를 중심으로 실제 제작을 맡겨보는 OJT적인 요소도 있

다고 하겠다. NHK는 자체제작과 함께 이와 같은 외주 및 오픈 제작시스템을 일부

병행함으로써 제작현장의 매너리즘을 보강하고 아이디어의 참신성 등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디어 기획모집단계의 오픈성은 물론 외주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디어 회의시

독립프로덕션 관계자도 참가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 특성상 프로젝트 X 도전자들 처럼 외부의 입김이나 영향력을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폐쇄적인 아이디어 제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외부

와의 독립성이 요구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대개 방송사와 독립제작사의 제작스

탭이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다. 이와 같은 토양 속에서

격의 없고 상하관계 구별 없이 누구나 의견 개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서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염출되며 이의 방송화 여부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NHK의 과외수업 반갑습니다 선배님이나, TV도쿄의 TV챔피언의 경우도,

정기적으로 아이디어회의를 열고 있으며 회의 시에는 방송국 직원은 물론 제작에

관여하는 프로덕션 소속 프로듀서, 디렉터도 참여시키고 있다. 이렇게 프로덕션 관계

자도 아이디어 회의에 동석시킴으로서 프로그램 제작에의 참여와 책임의식을 끌어

내고 고취시키고 있는 것이다.

2) 1인 1프로그램 제작주의

1인 1프로그램제작 주의를 관철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NHK, TV도쿄 모두 철저하

게 한 사람의 디렉터에게 1회분의 프로그램 제작을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

Ⅳ. 일본 제작시스템의 특징과 함의 81

를 들면 NHK의 다메시테 갓텐의 경우, 기획에서 프로그램 제작까지는 2개월 반정

도가 소요되는데 예외가 없는 한 1회분의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한 디렉터에게만 일

임하고 있으며, 민간방송 TV도쿄의 TV챔피언도 1 디렉터당 1회분 프로그램제작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제작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 제안자가

디렉터일 경우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디렉터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면 NHK의 프로젝트 X 도전자들의 경우 아이디어를 제안한 디렉터에

게 사전취재도 맡기고 프로그램 제작 승인이 떨어지면 제작도 맡기는 일관된 원칙

을 견지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일관된 연출과 흐름을 유지하고 제작에 대한 책

임의식을 고양시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 우리처럼 한 프

로듀서가 몇몇 프로그램의 제작을 동시 진행시킨다거나 하는 경우는 특집프로그램

제작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무하다.

아울러 장르별 제작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제작부서의 이동

이 잦은 우리나라에 비해 NHK의 경우 한 부서에 소속되어 있으면 타부서에 배치되

는 일이 거의 없어 전문가적인 역량확보에 비중을 두는 직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

다. 이것은 또한 1인 1프로그램주의와 상통되는 전문성을 고려한 직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3) 실무형 중간관리자로서의 데스크

NHK의 경우 프로그램 제작은 기본적으로 치프 프로듀서(Chief Producer )를 중심

으로 제작체계가 짜여져 있다. 제작체계는 CP를 정점으로 크게 데스크, 디렉터, 그

밖의 제작스탭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NHK는 CP와 디렉터 사이에 데스크라는 직

제를 두고 있다. 데스크는 민간방송에서는 찾아 볼 수 없으며 NHK만의 독특한 제

작직제라고 할 수 있다.

데스크는 디렉터 경험을 쌓은 후 일정 정도가 지나면 발탁되는데 주로 타부서 내

지는 외부와의 스케줄, 출연교섭, 제작준비, 예산조율 등 행정적인 업무는 물론 실무

형 중간관리자로서 실제 제작진과의 의견교환 역할도 맡고 있다. 데스크의 업무는

치프 프로듀서와 제작일선 디렉터간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각자 프

로그램 전반에 대한 관리와 실무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업무 처리를 전담하

82

고 있다. 프로듀서가 제작은 물론 예산관리 등과 같은 행정적인 처리도 병행해야되

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NHK의 데스크 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NHK

는 이와 같은 실무형 중간관리자인 데스크라는 직제를 둠으로써 치프 프로듀서와

디렉터 각자가 맡은바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으며 이러한 직

제는 곧바로 프로그램 질을 끌어올리는 시스템적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4) 추천제를 통한 우수제작인력 확보

우수한 디렉터를 확보하기 위해 타부서로부터의 추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수

프로그램 대부분의 경우 각 프로그램 소속의 디렉터가 제작을 맡는 것이 원칙이지

만, NHK 스페셜 일본인의 멀고 먼 여행의 경우, 각 제작부서로부터 부장의 책임

하에 추천을 받아 디렉터를 엄선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획의 개요를 각 제작부서의

부장에게 설명하고 여기에 가장 적합한 디렉터를 추천받아 제작팀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부서 책임자인 동시에 부서 구성원의 개별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부장에

게 인선을 맡김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것은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NHK 스페셜의 명성과 신뢰를 떠받치고 유지시켜주고 있는 요소 중의 하

나라고 할 수 있다.

5) 재충전 중시하는 제작방식

재충전을 중시하는 제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NHK의 경우 1회분의 프로그램 제

작이 끝나면 예외가 없는 한 1주일 정도의 휴가를 쓰도록 권하고 있다. NHK의 경

우 프로그램 제작이 끝나면 가급적 당분간 일을 맡기지 않는 재충전을 중시하는 주

의이다. 이렇게 재충전 시간을 둠으로써 그간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휴식은 물론 차

기 제작에 대한 재정비 시간과 의욕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다만 상업방송인 민간방송이나 더 열악한 제작현실에 처해있는 독립제작사의 경

우는 사정이 다르다. TV도쿄 TV챔피언의 제작 스탭이나 로케이션을 담당하는 독

립제작사 역시 NHK만큼의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83

Ⅴ. 결 론

이제까지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을 크게 공영방송 NHK와 민간방송

TV도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일본의 제작시스템은 한 마디로 우리보다 훨씬 더

양호한 제작환경에서 기능하고 있다. 그 기본적 요소는 역시 시간과 비용의 투입 차

이이다. 그러나 시간과 제작비용은 방송시장 규모, 소비구조, 경제 규모와 같은 거시

적 지표와 연동되어 있는 만큼 경직적인 제작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런 거

시적 요소를 차치하고 제작시스템 자체를 논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각

론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기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로 일본의 우수

프로그램 제작시스템을 분석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오히려 제작시스템의 다양한 스

펙트럼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우수라는 단어가 본 연구의 방향성

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제작시스템이 우수 프로그램으로 국한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연구수행의 편의상 우수 프로그램을 선정해 제작시스템을 분석하는 것이 효

율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우수급 프로그램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참

고나 교훈을 제공해 줄만한 제작시스템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연구설

계 단계에서 고려하지 못한 점이다.

두 번째는 비교적인 시점의 확보가 미약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방송제작시스템과

한국의 방송제작시스템은 그 태생이나 체제, 그리고 역사나 토양이 다른 만큼 객관

적인 비교를 시도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각론적 영역에서 우리나라와의 비교적 기

술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며 일부 비교적 시점을 편의적으로 개입시키고 있지만 자칫

특정사안의 비교가 일반화되어 확대될 위험을 안고 있는 점 또한 아쉽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의 제작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미약했다는 점이다. 우

리나라의 제작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거친 후 해외 사례를 연구해보는 편이 효율적

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일본 사례를 연구하기 전에 우리나라 제작 시

84

스템에 대한 문헌고찰이나 현장 인터뷰도 시도하고 있지만, 구체적 사실성보다는 일

반론에서 그치고 있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제작시스템의 변화상을 포용하고 있지 못

한 가운데 일본 사례에 대한 분석이 가해지고 있어 우리나라 제작시스템이 갖고 있

는 편차를 본 보고서에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있는 결례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는 함의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인 만큼 다소나마 아전

인수격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예를 들자면 일본의 제작시

스템을 분석하는 데 있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비중을 둔 나머지 일본의 제작시

스템이 갖는 단점이나 개선점 등이 경시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시점에 맞춰진 내용이니 만큼 부득이하게 일본의

제작시스템이 갖는 장점만을 중심으로 기술되었음을 밝혀둔다.

이와 같은 한계에 따라 본 연구는 완결성을 지니는 과제라기 보다 일본의 제작시

스템의 한 단면을 조망하는 정도로 그 의미를 축소시켜야 할 것이며 아울러 향후

연구에 밑거름 차원에서 그 의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나라 제작 현실에 몇 가지 힌트가 될 수 있는 점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적어도 한일간의 비교적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제작 시스템을 논한다면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제작현실은 열악하다는 결론을 쉽게 도출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인정하

고서 몇 가지 일본의 사례가 주는 힌트나 교훈을 타산지석의 지혜로 삼는다면 다음

과 같이 정리가 가능할 것이다.

먼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논하기 전에 두 가지 차원에서 제작시스템을 구별

해 고려해보는 합당할 듯하다. 이 두 가지란 제작시스템 외연과 제작요소의 개별성

에 주안을 둔 시점을 의미한다. 첫 번째로 제작시스템의 외연에 초점을 맞출 경우

다음과 같은 함의가 우리의 제작현실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제작과 편성의 철저한 분리를 기본 축으로 한 제작시스템의 도입이다. 적어

도 외주제작이 일반화되어 있는 일본의 제작시스템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면 방

송사는 프로그램 제작 관리와 감독에 전념하고 외주 프로덕션은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업무분장을 통해 담당 업무의 전

문성을 제고시키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전문성 제고를 통해 총체적인 제작역량을 향

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Ⅴ. 결 론 85

다채널 다매체 환경의 도래를 전제로 할 경우 현행 시스템은 소품 생산 1차 소비

위주에 적합한 제작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또는 네트워크 시

대를 맞이해 영상 컨텐츠의 수요는 대폭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환경에 걸맞는 제작시스템

으로는 일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작과 편성의 분리를 고려한 제작시스템도

그 유력한 대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영상산업 및 문화진흥 차원에서 독립제작사 육성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

는 우리나라로서는 점진적인 외주제작비율 확대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제작

과 편성의 철저한 분리는 우리의 방송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둘째, 일본 NHK의 경우 철저하게 디렉터 1인 1회 제작주의를 관철하고 있는 점

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제작현실이라면 한 사람의

프로듀서가 두 세 가지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맡아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송사가 처한 제작현실이 열악한 것만은 틀림없지만 프로그램 질을 끌어

올리기 위한 개선방안 차원에서 이와 같은 1인 1회 제작주의는 연출의 일관된 흐름

및 책임과 프로그램제작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 볼만하다.

셋째, NHK가 채택하고 있는 데스크 시스템을 우리나라 제작현실에도 적용시켜

보는 것도 유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프로그램 제작조건이나

환경이 열악한 만큼 업무량이 많을뿐더러 세분화되지도 못했다. 이러한 업무량에 대

한 로드를 데스크와 같은 직제를 둠으로써 분산시키고 그래서 관리자는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제작스탭은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

이다. 또한 제작현장의 목소리를 현장 경험자이면서 중간관리자인 데스크를 통해 조

율하고 정리해 제작 총책임자인 CP와의 교감을 확대시켜간다면 이것은 원활한 제작

업무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총체적인 제작역량을 끌어올리는 순

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제작 후에 디렉터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시스템이라든가,

특집물 제작시의 적임자 추천제, 외주제작 스탭도 참가하는 아이디어 회의 등은 우

리도 고려해 볼만한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제작비와 시간이다. 충분한 제작비와

시간이 프로그램 제작에 투여된다면 그 만큼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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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한 요소가 절대적일 수는 없으며 여기에 제작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다면 비용과 시간이라는 기본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해내기

어렵다.

그리고 제작시스템 이전의 문제로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에 임하는

제작진의 자세이다. NHK나 민간방송의 스탭까지도 한결같이 꼽고 있는 요소로 제

작진의 열의를 들고 있다. 물론 열악한 제작현실 속에서는 무작정 제작진의 열의만

을 갖고 우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열악한 제작환경에 대한 지

속적인 개선노력 가운데 제작진의 열의와 노력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제작시스템 자체가 복합적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프로그램 질

이 담보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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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Abstract

A Comparative Study of Production Systems Abroad : The

Production Systems of Japanese Superb Programs

1. Purpose of Study

While the industrial infrastructure of the Korean broadcasting systems hasbeen strengthened by digitalization of the broadcasting technologies, we becomehardly hear the voice to emphasize its cause that is to accomplish a high qualityof the service, another aspect of the digital broadcasting. In such a situation, "AComparative Study of Production Systems Abroad: the Systems of High- QualityPrograms" has been made by examining the Japanese production systems inbelief that variables that decide the quality of programs exist in programproduction systems, and aim to find what the Japanese systems could suggest tothe Korean ones.

2. Main Content of the Study

1) Program Production Systems

With macroscopic point - of view, the most drastic change has been happenedthe boundaries between the production system and the program content of thestate- owned broadcasting and those of the private broadcasting and theircompetition are becoming harsh facing so- called a multimedia and multi- channelsera: since 1990, NHK has switched its production policy from a in-houseproduction to an outside order production to survive the competition. Thenecessity to draw a young- generation viewers is another reason for the NHK'spolicy change. These factors led NHK to improve its production systems.

영문요약 89

It should be noticed that the Japanese broadcasting environments haveexperienced function separation between program- production and its edition. 70%of the TV programs broadcast by a private broadcasting company is filmed bythe outside order, that is, the broadcasting companies focuses overallquality- management of the programs while producing and filming the programsare under the production companies ' responsibility. This function separation isvery suggestive to us in terms of heightening the specialization of editing in thebroadcasting companies as well as concentration on producing of the productioncompanies.

2) Program Planning

In planning or brainstorming process, the Japanese broadcasting companiesincluding NHK advertise publicly to collect better ideas for its programs contents.This open- production system is a new challenge to NHK that also partly adoptsan outside order to keep its programs new and its production teams falling intomannerism. Also, independent production companies participate in the planningdiscussions and their ideas are reflected to the program production.

3) Producing Programs

The Japanese broadcasting companies stick to a principle, one director for oneseries of program to maintain high- quality of the programs by assuring aconsistent directorship and flow through the series of programs and stimulatingthe director ' s responsibility. Additionally, professionalism in each genre of theprograms are stressed, and therefore, unlike the situation in Korea, they hardlytransfer the staff between different genre.

4) Structure and Practice of Production

NHK has a unique job post between a chief-producer and a director: so- calleda desk. A person for the post take charge in administrative works such asscheduling meetings, negotiating casts, assisting preparation for filming and alsomediating the producer and the production team to help their smo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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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 So, other staff can concentrate on only making programs thanksto the desk 's such activities.

NHK also adopts recommendation way when they need to secure excellentdirectors. With accordance to the concept of planned programs, each departmentrecommends a most proper and able director for one program. The highlyacclaimed Japanese documentary in the world, "NHK Special", was made in thisway by the excellent directors from various fields.

T o keep the quality of the program, in case of NHK, it is a custom to giveone- week vacation to the staff as the program ends to let them rechargethemselves and pull their enthusiasm for the making programs.

3. Suggestions

1) It is urged to introduce the separation system which completely divides thetwo sections, production and edition. If there is a lesson from the Japaneseproducing system, it is that they have, in general, settled down such aenvironment in which the broadcasting company can concentrate theirwhole attention on production managing and overall directing of theprogram while the production company can devote itself only to producing.This is very suggestive to our broadcasting environment where it is apolicy to scale up the ratio for outdoor production gradually.

2) The NHK's principle, one director for one series of program, is also worthyof consideration, seeing it is common that one producer undertake severalprograms at once in Korea due to some difficulties in our broadcastingenvironment . But the principle is worth considering from the viewpoint ofleveling up the program quality as it secures coherent stream in directingand producer ' s responsibility.

3) It will be productive adopting the desk system of NHK for over - loadedwork environment of the Korean broadcasting. Establishing such a job postwill be helpful to distribute over - loaded work to make it possible formanaging team to concentrate their attention only on management and forproducing team only on producing itself. It will be also expected toenhancing overall producing ability by assisting communication between the

영문요약 91

two sections, producers and managers through the mediation of this post .

연구보고 01- 20

해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비교연구- 일본 우수프로그램 제작시스템 연구

2001년 12월 일 인쇄2001년 12월 일 발행

발 행 인 이 경 자발 행 처 한국방송진흥원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 923- 5전화 : 3219-5400 FAX : 2649-7312

이 책은 방송위원회가 조성 및 관리 운용하는 방송발전기금을 지원받아 펴낸 책입니다.본 연구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연구진과한국방송진흥원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본 보고서의 내용은 본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 :/ / w w w .kbi.r e.kr )를 통해 온라인으로 받아보실수 있습니다.

발간물관리번호 R1000-B50-01200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