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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013.02.05 지구촌의 작은 정의꿈꾸는 OWL OWL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지금 정부는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최종결과 발표! 한국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2013종합시행계획을 통해 분석해보는 한해 한국 국제개발협력 해외특파원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노재은 특파원이 전하는 뉴질랜드 개발학회 참관기 OWL만난 사람 유네스코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 인터뷰 2! 본격 마을 사람들과 관계 맺기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기니비소(Guinea-Bissau)통해 보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철학 잇는 만남 : 도란도란 지구촌나눔운동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있었을까? FOCUS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을 살짝 엿보다 ODA Watch 이모저모 & 감사합니다 & 재정보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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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시민들이 만드는 비판적 관점의 국제개발협력 월간지 OW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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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제 74호 2013020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OWLrsquo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지금 정부는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최종결과 발표 한국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2013년 종합시행계획을 통해 분석해보는 올 한해 한국 국제개발협력

해외특파원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노재은 특파원이 전하는 뉴질랜드 개발학회 참관기

OWL이 만난 사람 유네스코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 인터뷰 제 2탄 본격 마을 사람들과 관계 맺기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기니비소(Guinea-Bissau)를 통해 보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철학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지구촌나눔운동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있었을까

FOCUS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을 살짝 엿보다

ODA Watch 이모저모 amp 감사합니다 amp 재정보고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편집기획

조이슬 윤지영

이번 호에 함께해 주신 분들

글쓴이

김성수 김혜림 송유림 유성상

윤지영 이재원 조이슬 변정희

노재은 (해외특파원)

김승원 김예지 이은샘

(2013 겨울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

나눔과 도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정지은 이승룡 임효진

(유네스코 희망브릿지 귀국단원 3인)

감수 및 승인

실행위원회(김경연 외)

편집위원회

송유림 윤지영 윤현주 조이슬

한규환 한재광 홍문숙

주소

(121-8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gmailcom

발행일

20130205

Copyright 2013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OWL을 발간하며

7 74 4702

현재의 ODA Watch와 OWL을 설명하는 세 숫자이다 먼저 lsquo7rsquo은

ODA Watch의 나이이다 2006년 6월 시작했으니 올해 7살이 되

었다 lsquo74rsquo는 ODA Watch Letter 즉 OWL이 발행된 회수이다 마

지막으로 lsquo4702rsquo는 현재 OWL의 독자수다 OWL은 국내 유일의

시민들이 만드는 비판적 관점의 국제개발협력 월간지이다 OWL은

정부 당국자의 의견청취 원조기관 입사준비자의 시험준비 학생

및 연구자의 연구 개발NGO 지부장의 공부에 주요한 자료로 활

용된다 그리고 정부 원조기관의 수장이 매월 챙겨 읽는다는 소식

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 동안 OWL이 담아온 역사이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새로운 OWL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이는 지난 2009년 ODA

Watch가 독립단체로 출범할 때 발표된 발기선언문의 한 문구이

다 이제 OWL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지구촌의 작은 정

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새롭게 매거진의 모습으로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을 찾아간다 이번 OWL 74호는 새로

운 출발을 앞둔 한국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한

다 OWLrsquos View와 OECD DAC의 동료검토 보고서 분석기사 정

독을 권한다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상반기에 선보일 새로운 코너

중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 과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한다rsquo가 먼저 소

개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더 깊은 생각으로 2013년의 개발협력을

바라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 새로운 OWL에 대한 조언과 지지 격려를 부탁

드린다 아울러 기사에 대한 의견과 기사제보 및 제안도 환영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매거진 OWL의 출범을 위해 수고한 1기 편집

위원들과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

OWL편집장 한 재 광 hanlighthanmailnet

서 교 동 에 서

OWL no 74 20130205

3

제 74 호 새 정부에 바란다 서교동에서

02 편집장의 편지

OWLrsquos View

04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워치인의 목소리

06 2013년 ODA Watch에게 바라는 활동을 말하다

지금 정부는

07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12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해외특파원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ndash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다녀와서

OWL이 만난 사람

21 (연재 Ⅱ)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28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30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FOCUS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42 이모저모 amp 44 감사합니다 amp 46 재정보고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후원관련문의 02-518-0705 odawatchkoreagmail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

OWLrsquo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봄과 함께 다가오고 있다 작년

12월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출범 시 제시되는 정책방향과 조직구

성을 통해 향후 5년간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5년

을 되돌아보면 이제 막을 내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

원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따른다 먼저 대외원조

정책 수행을 위한 법과 제도 구축 양적 규모 확대

OECD DAC가입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등이

있었다 또한 정권말기에는 한국형ODA라는 정책방향

이 설정됐다 반면 자원외교를 위한 수단화 분절화 심

화 질적 개선필요에 대한 좌절감도 존재했다 즉 지난

5년은 한국 대외원조의 양적 성장과 외형적 체계 구축

의 시대이자 동시에 내적 미성숙과 모순의 시대였다

이제 박근혜 정부의 차례이다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의 대외원조정책에 있어 가져야 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 ODA Watch는 국제 및 한국 사회

에 큰 영향을 미칠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

한 진심 어린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최근의

두 가지 주요 사항은 새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을 판단

하는데 중요한 준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인수위의 움직임이다 인수위가 지난 1월 15일

과 22일에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ODA Watch를 포

함한 시민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한국 대외원

조의 선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상위 과제로 시민

사회가 제시한 새로운 통합형 원조체계 구축에 대해

새 정부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독립적 통합원조기구의 신설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대통령실 소관 이전은 무시된

것이다 반면 원조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집중하는 경제

부처의 확대가 결정되었다 도리어 원조분절 심화로 인

한 비효율 비효과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국회 논의의 과정이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둘째는 지난 1월 30일 발표된 한국 대외원조에 대한

OECD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서이다 정부에서는 lsquo개

선할 점이 조금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동안의 한국 대

외원조의 노력과 성과가 잘 평가되었다rsquo는 식의 반응이

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ODA Watch는 지난

1월 31일 논평에서 밝혔지만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

서를 lsquo규모만 키우지 말고 질적 성장을 꾀하라rsquo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충고라고 판단한다 DAC은 보고

서를 통해 일관되게 한국 대외원조의 취약한 점에 대

한 뼈아픈 지적과 충고를 했다 먼저 ODA의 양적 성

장을 담보할 관리측면의 조직 인력을 강화를 조언했

다 또한 효과적인 대외원조를 위한 소통 평가강화 및

투명성 제고를 이야기했다 파트너국가 존중 원조효과

성 원칙 준수 및 원조의 비구속화 개선 등 가장 기본

적인 국제규범을 지킬 것에 대한 DAC의 강조는 선명

했다 마지막으로 DAC은 대한민국이 최빈국 고채무

국 등에 많은 비중의 유상원조를 하고 있음을 지적하

고 개선을 제안했다 이것이 우리의 대외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판단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과

제이다

이에 ODA Watch는 새 정부에게 대외원조 정책 추진

에 있어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OWL no 74 20130205

5

첫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소통 투명성 책무성 강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외원조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한국 대외원조가 자랑스런 국제 공

공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감추고 환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

정보를 은폐하여 납세자를 기만하는 비밀스런 원조 파

트너는 고려치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집행하는 불통형

원조 과정은 중요치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주는 무책

임한 원조는 새 정부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국제규범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 자신만의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욕만 앞서면 결과가 좋지 않다 아직 대한민국 대외

원조는 초보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원조효과성에 대

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 준수 비구속화 약속준수 최빈

국과 고채무국에 대한 유상원조 규모 축소 무상원조

확대 등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한국이 취약한 사항들

이다 이것들부터 바로 잡는 것이 새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의 구체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무유상 원조간의 분절화 무상원조간의 심각한 분절화

는 어느 정권이냐를 떠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첫째 과

제이다 지난 5년간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분절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심화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

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외원조체계

통합을 위한 담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어 어렵다면 정권 중반기 이전에 과감

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비서실 산하로 이전하여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을 제안한다

넷째 새 정부는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외원조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조철학과 이념

및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도리

어 자원확보 한국형 ODA수출 기업진출을 위한 수단

등 단기적 국익추구의 수단 같은 실용성 수준의 이야

기가 확대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에

서 대외원조를 lsquo새롭게 뜨는 돈벌이 대상rsquo정도로 여기

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대외원조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 이념적 윤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다 학자

들을 위시로 지식인들과 대외원조에 관련된 정부관료

원조집행기관 임직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및 시민

들이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대외

원조의 철학과 이념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풍성한 논의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ODA Watch는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대변하

여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감

시와 제안을 시행할 것이다 바라기는 2018년 2월 박

근혜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이 lsquo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세계 이웃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rsquo는 평가를 듣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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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OWL no 74 20130205

7

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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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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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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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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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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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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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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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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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4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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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편집기획

조이슬 윤지영

이번 호에 함께해 주신 분들

글쓴이

김성수 김혜림 송유림 유성상

윤지영 이재원 조이슬 변정희

노재은 (해외특파원)

김승원 김예지 이은샘

(2013 겨울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

나눔과 도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정지은 이승룡 임효진

(유네스코 희망브릿지 귀국단원 3인)

감수 및 승인

실행위원회(김경연 외)

편집위원회

송유림 윤지영 윤현주 조이슬

한규환 한재광 홍문숙

주소

(121-8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gmailcom

발행일

20130205

Copyright 2013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OWL을 발간하며

7 74 4702

현재의 ODA Watch와 OWL을 설명하는 세 숫자이다 먼저 lsquo7rsquo은

ODA Watch의 나이이다 2006년 6월 시작했으니 올해 7살이 되

었다 lsquo74rsquo는 ODA Watch Letter 즉 OWL이 발행된 회수이다 마

지막으로 lsquo4702rsquo는 현재 OWL의 독자수다 OWL은 국내 유일의

시민들이 만드는 비판적 관점의 국제개발협력 월간지이다 OWL은

정부 당국자의 의견청취 원조기관 입사준비자의 시험준비 학생

및 연구자의 연구 개발NGO 지부장의 공부에 주요한 자료로 활

용된다 그리고 정부 원조기관의 수장이 매월 챙겨 읽는다는 소식

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 동안 OWL이 담아온 역사이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새로운 OWL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이는 지난 2009년 ODA

Watch가 독립단체로 출범할 때 발표된 발기선언문의 한 문구이

다 이제 OWL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지구촌의 작은 정

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새롭게 매거진의 모습으로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을 찾아간다 이번 OWL 74호는 새로

운 출발을 앞둔 한국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한

다 OWLrsquos View와 OECD DAC의 동료검토 보고서 분석기사 정

독을 권한다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상반기에 선보일 새로운 코너

중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 과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한다rsquo가 먼저 소

개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더 깊은 생각으로 2013년의 개발협력을

바라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 새로운 OWL에 대한 조언과 지지 격려를 부탁

드린다 아울러 기사에 대한 의견과 기사제보 및 제안도 환영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매거진 OWL의 출범을 위해 수고한 1기 편집

위원들과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

OWL편집장 한 재 광 hanlighthanmailnet

서 교 동 에 서

OWL no 74 20130205

3

제 74 호 새 정부에 바란다 서교동에서

02 편집장의 편지

OWLrsquos View

04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워치인의 목소리

06 2013년 ODA Watch에게 바라는 활동을 말하다

지금 정부는

07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12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해외특파원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ndash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다녀와서

OWL이 만난 사람

21 (연재 Ⅱ)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28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30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FOCUS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42 이모저모 amp 44 감사합니다 amp 46 재정보고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후원관련문의 02-518-0705 odawatchkoreagmail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

OWLrsquo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봄과 함께 다가오고 있다 작년

12월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출범 시 제시되는 정책방향과 조직구

성을 통해 향후 5년간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5년

을 되돌아보면 이제 막을 내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

원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따른다 먼저 대외원조

정책 수행을 위한 법과 제도 구축 양적 규모 확대

OECD DAC가입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등이

있었다 또한 정권말기에는 한국형ODA라는 정책방향

이 설정됐다 반면 자원외교를 위한 수단화 분절화 심

화 질적 개선필요에 대한 좌절감도 존재했다 즉 지난

5년은 한국 대외원조의 양적 성장과 외형적 체계 구축

의 시대이자 동시에 내적 미성숙과 모순의 시대였다

이제 박근혜 정부의 차례이다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의 대외원조정책에 있어 가져야 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 ODA Watch는 국제 및 한국 사회

에 큰 영향을 미칠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

한 진심 어린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최근의

두 가지 주요 사항은 새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을 판단

하는데 중요한 준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인수위의 움직임이다 인수위가 지난 1월 15일

과 22일에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ODA Watch를 포

함한 시민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한국 대외원

조의 선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상위 과제로 시민

사회가 제시한 새로운 통합형 원조체계 구축에 대해

새 정부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독립적 통합원조기구의 신설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대통령실 소관 이전은 무시된

것이다 반면 원조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집중하는 경제

부처의 확대가 결정되었다 도리어 원조분절 심화로 인

한 비효율 비효과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국회 논의의 과정이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둘째는 지난 1월 30일 발표된 한국 대외원조에 대한

OECD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서이다 정부에서는 lsquo개

선할 점이 조금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동안의 한국 대

외원조의 노력과 성과가 잘 평가되었다rsquo는 식의 반응이

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ODA Watch는 지난

1월 31일 논평에서 밝혔지만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

서를 lsquo규모만 키우지 말고 질적 성장을 꾀하라rsquo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충고라고 판단한다 DAC은 보고

서를 통해 일관되게 한국 대외원조의 취약한 점에 대

한 뼈아픈 지적과 충고를 했다 먼저 ODA의 양적 성

장을 담보할 관리측면의 조직 인력을 강화를 조언했

다 또한 효과적인 대외원조를 위한 소통 평가강화 및

투명성 제고를 이야기했다 파트너국가 존중 원조효과

성 원칙 준수 및 원조의 비구속화 개선 등 가장 기본

적인 국제규범을 지킬 것에 대한 DAC의 강조는 선명

했다 마지막으로 DAC은 대한민국이 최빈국 고채무

국 등에 많은 비중의 유상원조를 하고 있음을 지적하

고 개선을 제안했다 이것이 우리의 대외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판단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과

제이다

이에 ODA Watch는 새 정부에게 대외원조 정책 추진

에 있어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OWL no 74 20130205

5

첫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소통 투명성 책무성 강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외원조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한국 대외원조가 자랑스런 국제 공

공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감추고 환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

정보를 은폐하여 납세자를 기만하는 비밀스런 원조 파

트너는 고려치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집행하는 불통형

원조 과정은 중요치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주는 무책

임한 원조는 새 정부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국제규범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 자신만의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욕만 앞서면 결과가 좋지 않다 아직 대한민국 대외

원조는 초보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원조효과성에 대

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 준수 비구속화 약속준수 최빈

국과 고채무국에 대한 유상원조 규모 축소 무상원조

확대 등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한국이 취약한 사항들

이다 이것들부터 바로 잡는 것이 새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의 구체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무유상 원조간의 분절화 무상원조간의 심각한 분절화

는 어느 정권이냐를 떠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첫째 과

제이다 지난 5년간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분절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심화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

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외원조체계

통합을 위한 담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어 어렵다면 정권 중반기 이전에 과감

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비서실 산하로 이전하여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을 제안한다

넷째 새 정부는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외원조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조철학과 이념

및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도리

어 자원확보 한국형 ODA수출 기업진출을 위한 수단

등 단기적 국익추구의 수단 같은 실용성 수준의 이야

기가 확대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에

서 대외원조를 lsquo새롭게 뜨는 돈벌이 대상rsquo정도로 여기

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대외원조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 이념적 윤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다 학자

들을 위시로 지식인들과 대외원조에 관련된 정부관료

원조집행기관 임직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및 시민

들이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대외

원조의 철학과 이념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풍성한 논의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ODA Watch는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대변하

여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감

시와 제안을 시행할 것이다 바라기는 2018년 2월 박

근혜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이 lsquo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세계 이웃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rsquo는 평가를 듣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6

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OWL no 74 20130205

7

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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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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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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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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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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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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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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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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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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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3

제 74 호 새 정부에 바란다 서교동에서

02 편집장의 편지

OWLrsquos View

04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워치인의 목소리

06 2013년 ODA Watch에게 바라는 활동을 말하다

지금 정부는

07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12 2013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전망한다

해외특파원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ndash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다녀와서

OWL이 만난 사람

21 (연재 Ⅱ)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28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30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FOCUS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42 이모저모 amp 44 감사합니다 amp 46 재정보고

ODA Watch는 한국의 ODA가 지구촌에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을 넘어 발전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우리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단체의 재정이 튼튼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동참을 부탁 드립니다

후원관련문의 02-518-0705 odawatchkoreagmail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DA Watch 를 후원해주세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

OWLrsquo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봄과 함께 다가오고 있다 작년

12월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출범 시 제시되는 정책방향과 조직구

성을 통해 향후 5년간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5년

을 되돌아보면 이제 막을 내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

원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따른다 먼저 대외원조

정책 수행을 위한 법과 제도 구축 양적 규모 확대

OECD DAC가입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등이

있었다 또한 정권말기에는 한국형ODA라는 정책방향

이 설정됐다 반면 자원외교를 위한 수단화 분절화 심

화 질적 개선필요에 대한 좌절감도 존재했다 즉 지난

5년은 한국 대외원조의 양적 성장과 외형적 체계 구축

의 시대이자 동시에 내적 미성숙과 모순의 시대였다

이제 박근혜 정부의 차례이다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의 대외원조정책에 있어 가져야 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 ODA Watch는 국제 및 한국 사회

에 큰 영향을 미칠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

한 진심 어린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최근의

두 가지 주요 사항은 새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을 판단

하는데 중요한 준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인수위의 움직임이다 인수위가 지난 1월 15일

과 22일에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ODA Watch를 포

함한 시민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한국 대외원

조의 선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상위 과제로 시민

사회가 제시한 새로운 통합형 원조체계 구축에 대해

새 정부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독립적 통합원조기구의 신설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대통령실 소관 이전은 무시된

것이다 반면 원조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집중하는 경제

부처의 확대가 결정되었다 도리어 원조분절 심화로 인

한 비효율 비효과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국회 논의의 과정이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둘째는 지난 1월 30일 발표된 한국 대외원조에 대한

OECD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서이다 정부에서는 lsquo개

선할 점이 조금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동안의 한국 대

외원조의 노력과 성과가 잘 평가되었다rsquo는 식의 반응이

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ODA Watch는 지난

1월 31일 논평에서 밝혔지만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

서를 lsquo규모만 키우지 말고 질적 성장을 꾀하라rsquo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충고라고 판단한다 DAC은 보고

서를 통해 일관되게 한국 대외원조의 취약한 점에 대

한 뼈아픈 지적과 충고를 했다 먼저 ODA의 양적 성

장을 담보할 관리측면의 조직 인력을 강화를 조언했

다 또한 효과적인 대외원조를 위한 소통 평가강화 및

투명성 제고를 이야기했다 파트너국가 존중 원조효과

성 원칙 준수 및 원조의 비구속화 개선 등 가장 기본

적인 국제규범을 지킬 것에 대한 DAC의 강조는 선명

했다 마지막으로 DAC은 대한민국이 최빈국 고채무

국 등에 많은 비중의 유상원조를 하고 있음을 지적하

고 개선을 제안했다 이것이 우리의 대외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판단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과

제이다

이에 ODA Watch는 새 정부에게 대외원조 정책 추진

에 있어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OWL no 74 20130205

5

첫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소통 투명성 책무성 강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외원조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한국 대외원조가 자랑스런 국제 공

공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감추고 환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

정보를 은폐하여 납세자를 기만하는 비밀스런 원조 파

트너는 고려치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집행하는 불통형

원조 과정은 중요치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주는 무책

임한 원조는 새 정부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국제규범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 자신만의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욕만 앞서면 결과가 좋지 않다 아직 대한민국 대외

원조는 초보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원조효과성에 대

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 준수 비구속화 약속준수 최빈

국과 고채무국에 대한 유상원조 규모 축소 무상원조

확대 등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한국이 취약한 사항들

이다 이것들부터 바로 잡는 것이 새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의 구체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무유상 원조간의 분절화 무상원조간의 심각한 분절화

는 어느 정권이냐를 떠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첫째 과

제이다 지난 5년간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분절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심화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

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외원조체계

통합을 위한 담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어 어렵다면 정권 중반기 이전에 과감

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비서실 산하로 이전하여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을 제안한다

넷째 새 정부는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외원조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조철학과 이념

및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도리

어 자원확보 한국형 ODA수출 기업진출을 위한 수단

등 단기적 국익추구의 수단 같은 실용성 수준의 이야

기가 확대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에

서 대외원조를 lsquo새롭게 뜨는 돈벌이 대상rsquo정도로 여기

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대외원조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 이념적 윤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다 학자

들을 위시로 지식인들과 대외원조에 관련된 정부관료

원조집행기관 임직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및 시민

들이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대외

원조의 철학과 이념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풍성한 논의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ODA Watch는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대변하

여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감

시와 제안을 시행할 것이다 바라기는 2018년 2월 박

근혜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이 lsquo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세계 이웃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rsquo는 평가를 듣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6

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OWL no 74 20130205

7

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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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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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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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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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

OWLrsquos View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바란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봄과 함께 다가오고 있다 작년

12월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 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출범 시 제시되는 정책방향과 조직구

성을 통해 향후 5년간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과연 박근혜 정부는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5년

을 되돌아보면 이제 막을 내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

원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따른다 먼저 대외원조

정책 수행을 위한 법과 제도 구축 양적 규모 확대

OECD DAC가입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등이

있었다 또한 정권말기에는 한국형ODA라는 정책방향

이 설정됐다 반면 자원외교를 위한 수단화 분절화 심

화 질적 개선필요에 대한 좌절감도 존재했다 즉 지난

5년은 한국 대외원조의 양적 성장과 외형적 체계 구축

의 시대이자 동시에 내적 미성숙과 모순의 시대였다

이제 박근혜 정부의 차례이다 박근혜 정부가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의 대외원조정책에 있어 가져야 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 ODA Watch는 국제 및 한국 사회

에 큰 영향을 미칠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

한 진심 어린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최근의

두 가지 주요 사항은 새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을 판단

하는데 중요한 준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인수위의 움직임이다 인수위가 지난 1월 15일

과 22일에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ODA Watch를 포

함한 시민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한국 대외원

조의 선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상위 과제로 시민

사회가 제시한 새로운 통합형 원조체계 구축에 대해

새 정부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독립적 통합원조기구의 신설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대통령실 소관 이전은 무시된

것이다 반면 원조를 경제적 측면에서만 집중하는 경제

부처의 확대가 결정되었다 도리어 원조분절 심화로 인

한 비효율 비효과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국회 논의의 과정이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둘째는 지난 1월 30일 발표된 한국 대외원조에 대한

OECD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서이다 정부에서는 lsquo개

선할 점이 조금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동안의 한국 대

외원조의 노력과 성과가 잘 평가되었다rsquo는 식의 반응이

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ODA Watch는 지난

1월 31일 논평에서 밝혔지만 DAC 동료심사 결과보고

서를 lsquo규모만 키우지 말고 질적 성장을 꾀하라rsquo라는

동료들의 진심 어린 충고라고 판단한다 DAC은 보고

서를 통해 일관되게 한국 대외원조의 취약한 점에 대

한 뼈아픈 지적과 충고를 했다 먼저 ODA의 양적 성

장을 담보할 관리측면의 조직 인력을 강화를 조언했

다 또한 효과적인 대외원조를 위한 소통 평가강화 및

투명성 제고를 이야기했다 파트너국가 존중 원조효과

성 원칙 준수 및 원조의 비구속화 개선 등 가장 기본

적인 국제규범을 지킬 것에 대한 DAC의 강조는 선명

했다 마지막으로 DAC은 대한민국이 최빈국 고채무

국 등에 많은 비중의 유상원조를 하고 있음을 지적하

고 개선을 제안했다 이것이 우리의 대외원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판단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과

제이다

이에 ODA Watch는 새 정부에게 대외원조 정책 추진

에 있어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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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첫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소통 투명성 책무성 강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외원조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한국 대외원조가 자랑스런 국제 공

공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감추고 환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

정보를 은폐하여 납세자를 기만하는 비밀스런 원조 파

트너는 고려치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집행하는 불통형

원조 과정은 중요치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주는 무책

임한 원조는 새 정부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국제규범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 자신만의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욕만 앞서면 결과가 좋지 않다 아직 대한민국 대외

원조는 초보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원조효과성에 대

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 준수 비구속화 약속준수 최빈

국과 고채무국에 대한 유상원조 규모 축소 무상원조

확대 등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한국이 취약한 사항들

이다 이것들부터 바로 잡는 것이 새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의 구체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무유상 원조간의 분절화 무상원조간의 심각한 분절화

는 어느 정권이냐를 떠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첫째 과

제이다 지난 5년간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분절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심화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

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외원조체계

통합을 위한 담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어 어렵다면 정권 중반기 이전에 과감

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비서실 산하로 이전하여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을 제안한다

넷째 새 정부는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외원조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조철학과 이념

및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도리

어 자원확보 한국형 ODA수출 기업진출을 위한 수단

등 단기적 국익추구의 수단 같은 실용성 수준의 이야

기가 확대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에

서 대외원조를 lsquo새롭게 뜨는 돈벌이 대상rsquo정도로 여기

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대외원조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 이념적 윤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다 학자

들을 위시로 지식인들과 대외원조에 관련된 정부관료

원조집행기관 임직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및 시민

들이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대외

원조의 철학과 이념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풍성한 논의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ODA Watch는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대변하

여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감

시와 제안을 시행할 것이다 바라기는 2018년 2월 박

근혜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이 lsquo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세계 이웃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rsquo는 평가를 듣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6

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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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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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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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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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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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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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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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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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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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5

첫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소통 투명성 책무성 강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외원조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한국 대외원조가 자랑스런 국제 공

공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감추고 환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원조

정보를 은폐하여 납세자를 기만하는 비밀스런 원조 파

트너는 고려치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집행하는 불통형

원조 과정은 중요치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주는 무책

임한 원조는 새 정부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국제규범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 자신만의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욕만 앞서면 결과가 좋지 않다 아직 대한민국 대외

원조는 초보단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원조효과성에 대

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 준수 비구속화 약속준수 최빈

국과 고채무국에 대한 유상원조 규모 축소 무상원조

확대 등은 국제적 수준에 비해 한국이 취약한 사항들

이다 이것들부터 바로 잡는 것이 새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의 구체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새 정부의 대외원조는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무유상 원조간의 분절화 무상원조간의 심각한 분절화

는 어느 정권이냐를 떠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첫째 과

제이다 지난 5년간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분절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심화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

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외원조체계

통합을 위한 담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이미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어 어렵다면 정권 중반기 이전에 과감

한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비서실 산하로 이전하여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을 제안한다

넷째 새 정부는 대한민국 대외원조의 철학과 이념

그리고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외원조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원조철학과 이념

및 윤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도리

어 자원확보 한국형 ODA수출 기업진출을 위한 수단

등 단기적 국익추구의 수단 같은 실용성 수준의 이야

기가 확대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에

서 대외원조를 lsquo새롭게 뜨는 돈벌이 대상rsquo정도로 여기

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대외원조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 이념적 윤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독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다 학자

들을 위시로 지식인들과 대외원조에 관련된 정부관료

원조집행기관 임직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및 시민

들이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의 역할은 대한민국 대외

원조의 철학과 이념 윤리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풍성한 논의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ODA Watch는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대변하

여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대외원조정책에 대한 감

시와 제안을 시행할 것이다 바라기는 2018년 2월 박

근혜 정부의 5년간의 대외원조정책이 lsquo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세계 이웃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rsquo는 평가를 듣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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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OWL no 74 20130205

7

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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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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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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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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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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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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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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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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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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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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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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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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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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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인의 목소리

2013 ODA Watch 에 바라는

활동방향을 말하다

ODA Watch 는 지난 2012 년 11 월 한달 간 단체 후원회원 및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013 년 ODA

Watch 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비록 많은 분들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설문의 답변

하나하나에 워치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듬뿍 어려있어 그 자체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놀라운 것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원들이 생각해왔던 바와 거의 100 일치했다는 것 이에 OWL 독자 들에게도 2013 년

워치에 들려온 목소리를 공유한다

ldquo정부가 개발협력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도록 더욱 더

압박해 달라rdquo

얼마 전 Publish What You

Fund 의 원조투명성지수 발표

결과를 보니 한국의 원조 대표

기관들의 투명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발표되었던데 감시활동을 주로

하는 ODA Watch 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의 제고를 더욱더 강조하고

압박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ODA 예산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관계자가 아니어도 예산낭비

사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ODA 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되는지 확대된 예산이

어떻게 하면 알맞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ODA Watch 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했으면

합니다 See 가 아닌 Watch 를

부탁해요

ldquo현장평가를 계속해야 한다rdquo

워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옹호활동이 보다 유효할 수

있어요

2010 년 라오스 평가보고서를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국 개발사업의

사후평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워치 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ldquo정책제언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문성을 기해야 할 것rdquo

ODA Watch 의 최대 강점은

정책제언에 있다고 봅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후원자를 늘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지지만 워치가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단체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빈곤

MDGs 등의 이슈에 관한 대중

강의를 할 만한 기관들이 많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워치는 더욱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5 월 원조통합에

관한 정책포럼처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파급력이 크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OWL 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발간물

출판에 더욱 힘썼으면 합니다

2012 년 동료검토(peer review)

보고서와 같은 발행본이나 단체의

의견서 등이 많이 나오면 워치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보다 확실히

알리고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워치의 고유한 핵심 역할은

감시자인 것 같아요rdquo

다른 무엇보다도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부 재정 자립화와

조직운영 안정화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dquo서울 중심의 대중운동이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면 한다rdquo

지역활동에 조금 더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의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면 지역의 경우

개발원조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지역의 대중인식

그리고 공감의 정도는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ODA Watch 사무국이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힘들겠지만

작년 광주 워크숍처럼 올해도

지역에서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ldquo핵심적이고 중요한 소수의

사업에 집중해야rdquo

워치는 일을 잘 하고 있고

한편으로 너무 많이 해서 조금은

일을 줄이는 것을 요청하고 싶네요

새로운 일을 더 많이 시작하기

보다 감시 문제제기(이슈화) 대안

모색 활동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ldquo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rdquo

ODA Watch 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대중 및

개발협력 분야의 다른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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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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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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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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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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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4

OWL no 74 20130205

4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6

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7

지금 정부는 새정부를 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 이명박 정부의

성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다룬 보도들이 눈에 띈다 최

근의 보도들을 살펴보다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

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최대 성과를 거둔 부분으로

외교안보분야를 꼽는다는 것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유치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요

지이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

원회(DAC)에 가입하고 2011년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

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선진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는다 심지어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제107차 라디오 연설에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국격 상승 원인으로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

국으로 전환해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

입한 점 해외봉사단 확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꼽았

이명박 대통령의 자평대로 대한민국 원조 자부심 가져

도 되는 것일까

위에 열거된 주요 국제 이벤트만 보면 그럴 듯하다 지

난 5년 동안 세계 주요 회의를 유치하며 세계 외교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보인다 그런데 최근 발

표된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보고서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국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대통령

의 발언을 썩 달갑지 않게 한다

5년 전과 비슷한 성적표

ldquo지금보다 국격이 높은 때는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없었다rdquo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아쉬움 많은 OECD DAC 동료검토 결과

지난 1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이하

OECD DAC)은 한국정부의 개발협력 정책과 집행 전

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결과인 동료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한국 정부가 메모랜덤(1)을 제출하

고 평가단이 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실사한 뒤

약 8개월만이다 2010년 DAC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받은 평가이자 ODA Watch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역시

평가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엄밀한 평가가 이루

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터라 평가 결과의 공개를 내심

기다려왔다 비록 평가결과와 제언이 이행 구속력은 없

지만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준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라

는 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개선을 위한 정

책제언의 근거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에 대해 정부가 보도한 배포자료를 보면 지

난 5년간 한국은 ODA 규모를 대폭 늘리고 『국제개

발협력기본법』 제정 및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수립 등을 통해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개발협력 관련

국제 담론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등 놀라운 발전을 이

룩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총 6개

항목에 대한 상세 평가 의견과 권고사항을 자세히 들

여다보면 2008년 DAC 가입을 위해 받았던 특별동료

검토(Special Review)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본법 제정과 전

략 수립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항이 다시 지적되고 있다

(1) DAC 회원국이 자국의 원조정책과 프로그램 조직과 특이사항 등 국제개발협력 현황과 성과를 기술한 문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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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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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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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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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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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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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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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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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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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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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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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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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8

lt표 1gt 2008년과 2012년 DAC 검토결과 권고사항 비교 [상기 보고서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평가항목 2008년 권고사항 2012년 권고사항

1

Strategic

Orientation

개발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법적 기반 마련

개발협력 정책 및 전략을 총괄하는 일원화된 원조체계 모

색 부처간 협력증진 필요

종합적∙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

개발협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협력 증진

보다 명확한 목적과 목표 우선순위 중점 지원분야 성과관리가 명시되도록

기수립한 개발협력 법적∙제도적 틀 보완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해 파트너 국가의 개발전략과 일치하며 무유상원조 통

합적인 국별협력전략 수립 완성

계획되어 있는 포괄적∙다자적 전략 수립 완성

모든 프로그램에 성평등 여성 권한강화 환경 기후변화 등의 크로스커팅 이

슈의 주류화

이해관계자들(국회 시민사회 기업 연구기관 등)에게 개발협력 정책 전략

집행절차 및 예산 사업 수행 전반에 관한 폭넓은 정보 제공 확대 투명성과

책무성 제고

2

Development

Beyond Aid

해당사항 없음 범정부적 친개발협력 정책 수립을 통한 개발정책일관성 강화

대외 및 국내 정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시민사회 및 싱크탱크 학

계가 참여하는 분석 실시하기

3

ODA(Aid)

Volumes

Channels and

Allocations

원조규모 확대 목표 확정 및 이행

원조규모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

유상원조 비율 축소 및 무유상 원조의 최빈국중저소득국

지원 비중 개선

최빈국 관련 무상원조 또는 최소 증여율 요건 이행

최빈국과 저소득국 지원 비율 증대

OECDDAC 권고 사항에 맞는 중점협력국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무유상원조 통합 단일 중점협력국 선정

중점협력국 선정 기준 명확화

개발정책일관성 관심 제고

중점지원분야 축소 및 집중

복잡한 원조 채널의 효율적인 정리 필요

개발정책에 크로스커팅이슈 반영 점진적 확대

민간참여 촉진 전략 수립

2015년까지 ODAGNI 025 원조규모 확대 이행 지속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성장률 보장

양자다자원조 및 무상유상원조간 적절한 균형 유지

취약국 및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지원시 신중한 접근 필요 유상원조

확대시 대상국의 경제상황 및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주의 요구

수원국의 오너십과 개발 우선순위 운영관리 역량과 수요를 최우선으로 반영

4

Organizations

and

Management

통합된 원조 시스템과 전략 수립

국제개발협력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과 절대적인 인

력의 확대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평가의 객관성 확보

기획예산수립 과정에서 국개위의 정책결정 및 조정 권한 전적 사용 보장

주관부처시행기관의 인적자원 및 수원국 현지 고용인력 역량강화

국제개발협력 평가소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사업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강화

평가 결과 환류를 위한 시스템 구축

5

Aid

Effectiveness

and Results

파리 선언에 합류하여 모니터링 서베이에 참여하기

수원국의 국가 시스템에 원조 시스템 일치 시키기

다른 공여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조정 권한 위임에 적극

참여하기

비구속성 원조 높이기

국별협력전략에 원조효과성 원칙과 국제사회의 목표 반영

프로그램형 원조(PBA) 확대

중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국가 시스템 사용 확대

2015년까지 양자원조의 75 비구속화 이행

비구속성 원조에 대한 DAC 권고사항 아크라선언 부산 파트너십 목표 준수

6

Humanitarian

Assistance

인도주의적 원조 기본정책수립

인도주의적 원조 규모 증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존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명확한 전략적 비젼 수립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원칙 준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신정책 수립 완성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 지원내용 예산 출처에 대한 명확화

체계적인 성과 학습 및 보고 실시

OWL no 74 20130205

9

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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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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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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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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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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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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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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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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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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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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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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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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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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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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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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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효과성 높이는 통합적인 추진체계 아직 갈 길

멀어

위 표와 같이 6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와 권고사항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선진화 노력이

DAC 가입과 주요 국제회의 개최 등 대외적으로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답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발협력을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 구축 부분은 가장 큰 성과임에도 불

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있어 핵

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본연의

정책총괄 및 조정 권한을 전적으로 활용할 것을 보장

하라는 권고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시

사한다 보고서는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가 각각 무

상유상원조를 주관하고 각각의 시행 전담기구인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 EDCF 외에도 30여 개 이

상의 부처와 기구들이 제각각 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합된 원조 시

스템과 전략을 수립하여 수원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부처와 기구들의 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합한 사업수행 역량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과제이다

투명하고 책임있는 소통과 정보제공 취약

2008년에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은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다변화와 국민들의 관심 증진 이에 따른

정보 공개 확대 요구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최근 개발협력에 관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이

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ODA 지출 상세내역이나 정책

문서 등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음을 지

적하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보고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하고 성과를 충분히 조

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개선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동 항목에 대한 2008년 권고사항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

심사단은 금번 실사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가진 면담

결과를 반영하여 지난 5년 간 동 항목이 충분히 개선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사회와의 정책 협의가 다분히 임시방편적

이고 선별적이라 평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협의 과

정이 투명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

질 것을 보장하라는 제안과 함께 모든 참여 주체들이

논의 과정과 환류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정책협의

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국 시민사회는 권고사항의 당사자로서 정부의 이행에

대한 특별한 관심 및 관찰뿐만 아니라 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

아야 한다

원조를 넘어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국제개발

협력위원회 역할 막중

2008년 동료검토 시에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항목

은 독립적인 평가 항목이 아닌 조직 및 관리 부분의

세부 항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정책일관성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금번 평가에서는 두 번째 평가 항목으

로 도입되어 개발협력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 정책들과 대외원조 정책의 일관성 있는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을 위한 정책일

관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결정자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공약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 때 공약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

된 개발목표와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이러한 공식적인 정치적 선언문을 공표한

적이 없다 정치적 선언이 가능 하려면 범 정부적 합의

와 지지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보고서는 국무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함께 친 개발협력정책

(development friendly policies)을 수립하고 범 정부를

폭넓게 아우르는 의제를 설정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정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

으로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정책 조율 메커니즘으로써

기능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DAC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질적 수준

ODA 규모 증대 부분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

고 한국은 지난 5년 사이 ODA 지출 규모를 3배 수준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0

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OWL no 74 20130205

11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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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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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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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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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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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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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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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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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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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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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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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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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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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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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늘렸다 OECD DAC에서도 한국의 원조 규모 확

대 목표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까지 ODAGNI를 025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현 수준(012 2011)의 두 배 이상을 늘

려야 하므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를

위한 철저한 이행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적 지

지를 얻는 노력이 부과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규모와 달리 질적 측면에

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이번 평가결과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보고서는 한국 ODA의 규모

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DAC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ODA를 현재 30

여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파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분절적 원조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다면 향후 규모가 더욱 커졌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양자원조 비율이 높아 다자원조 비율이 DAC

회원국 평균이 28인데 반해 한국은 17에 불과한

점 양자원조 중 3만이 PBA(Programme based

approaches) 형태로 지원한 점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유상원조를 지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40나 되는 점 고채무빈국에 대한 유상원조

비율이 18에 이르고 최빈국에 대한 비구속성 원조

비율이 27에 불과한 점 은 2008년 지적 받았던 사항

들이 다시 지적된 부분으로 5년간 이행 실적이 저조했

음을 보여준다 양자원조의 대부분(75)이 종래의 소

규모의 개별적(stand-alone) 성향의 프로젝트 형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개선 과제이다

상기 항목들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보고서는 양자

다자간 및 무상유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선

택과 집중에 의한 26개 중점협력국 지원 확대 최빈국

에 대한 지원 확대 고채무빈국 및 취약국에 대한 유상

원조 제공 시 대상국의 경제적 거버넌스와 부채상환

역량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국의 원조효과성 공약

실제적인 이행 부족

한국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개최국이자

부의장국으로 기존의 DAC 회원국가들과 BRICS(브라

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형성에 기여

했다 이에 한국의 원조효과성 제고 노력에 대한 국내

외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한국 정부는 마땅히

성실한 이행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 번에 걸친 파

리선언 모니터링 서베이 참여(2007 2008 2011) 수원

국의 개발우선순위 반영 등이 상당한 진전을 나타낸

부분이나 동 항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는 저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제 공약 선언

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관행 및 실행의 변화

로 실천해야 할 단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을 발판 삼아 한국 개발협력의 효과성을 높

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권고사항과 마찬가지로 원조효과성

원칙을 준수할 것과 이것이 모든 원조 관리 절차에 통

합적으로 반영되어야 함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15

년까지 비구속성 원조 비율을 75로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과 중장기 예측성 확대 수원국 시스템

사용 확대 등은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해 거듭 강조되

는 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되는 투명성과 책무성 실패경험이

주는 교훈의 중요성

동 항목에서 눈에 띄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보고서는

앞서 시민사회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

화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제공을 권고한 것에

이어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성과 중심 관리에 있어

서도 다시 한번 투명성과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통계와 평가결과를 온라인으로 공

개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국회에 제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까지 폭넓게

공유하고 이로부터 나온 교훈을 널리 학습할 것을 별

도로 강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현재 한국 정

부가 앞세우고 있는 KSP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이루어

져야 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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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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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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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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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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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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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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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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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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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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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특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경험

이 수원국에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것을 우려하고 실패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또한 중요하게 되새길 것을 주문

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 같아 반가운 지

점이다

가시적 성과 중심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인도적 지

원 예산 배분 필요

평가의 마지막 항목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 예산의 급격한 증대

약속이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늘어난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 설정

과 성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전략 수립이 뒷받침 되

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예산 배분에

있어서 재난의 규모나 형태 면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쉬운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수요에 기반하여 재해 국

가의 재건 및 위기 극복 역량 다른 공여자들의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인도적 지원 예산 배분의 결과가 수원국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인도적 지원 원칙에 기반한

예산 배분을 통해 예산 지원 대상과 내용 출처를 명확

히 하여 수원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산 배분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

과 책무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번 동료검토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OECD DAC에 가입하여 국격이 상승됐다고 말하는 것

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어떻게 보면 DAC에 가입하

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놀랄만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DAC이 제시하는 규범은 개발협력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자 요건이지 최선의 기준

이 아니기에 이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

황에 몇몇의 이벤트성 실적에 자족하는 것은 우리 수

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DAC에 가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해 주

목을 받았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rsquo라는 말이 있다

당시 대통령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면서 주고도 욕먹는 일이 없도록 수원국의 입장을 고

려하는 따뜻한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되돌아보고 이번 동료

검토 결과 보고서의 교훈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원조를

제공하는 우리의 마음과 두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주고도 욕먹는 일은 없었는지 최빈국에 73나 조건을

단 원조를 하고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빈국에 18나

유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따뜻한

가 우리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겠

는가

윤지영 작성 ODA Watch 정책기획팀장

odawatch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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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4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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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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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2

개발협력 추진과제

2013

중점 추진

방향

1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 적극 활용 및 국민

적 공감대 확보

1-1 ODA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실화

1-2 개발협력 백서 발간

1-3 ODA 정기 여론조사 실시

2 한국형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1 한국형 ODA 프로그램 후속 연구

2-2 개발협력 콘텐츠 연계 및 기초연구 활성화

2013

한국ODA

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

1 선택과 집중 강화를 통한 ODA 효과성 제고

1-1 국별협력전략(CPS) 수립 완료 및 가이드라인 보완

1-2 ODA 분야 별 사업모델 보완 및 신규 수립

1-3 신탁기금 개편 및 다자원조 전략 수립

2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

2-1 ODA 협의채널 개선 가이드라인 수립 및 추진

2-2 통합평가 지침 및 매뉴얼 개정

3 참여와 협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3-1 민관협력 활성화 방안 수립

3-2 관계부처 ndash KOICA ndash EDCF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수립

4 인프라 확충을 통한 안정적인 ODA 공급역량 확보

4-1 ODA 전문인력 양성현황 및 수요조사

4-2 ODA 사업 참여 설명회 개최

시 론 2013년

한국의

개발협력을

전망한다

정부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발표

lt표 1gt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난 2012년 12월 28일 제 14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2013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

획이 확정됐다 매년 발표되었던

기존 시행계획들의 경우 운영 및

사업 방안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면 이번 시행계획에는 중점 추진

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한 4대 추진

방식을 명시하고 있어 금년부터는

ODA 집행 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

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012

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였다 2011

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의 성공

적인 개최에 힘입어 한국 정부는

국제원조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작년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로 급속하게 성장해온

한국 원조를 국제사회의 시각과

기준에 맞춰 평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2013년은 그 동안 한국 정부

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왔던 더 나

은 원조를 위한 약속을 하나 둘씩

이행하고 그간의 경험을 우리의

발전과 성장으로 내실화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2013년 국

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살펴

봄으로써 금년 한 해의 한국 ODA

정책의 기조와 중점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원조가

파트너국가의 빈곤퇴치와 지속가

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2013년 한국 ODA

사업 추진계획

2015년 ODAGNI 025 달성

어려워hellip 체계적 전략 마련 필요

2013년 한국 ODA 규모는 총 2조

411억원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이

는 전년도의 1조 8600억원에 비해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금년에는 GNI 대비 ODA 비율이

약 01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다 다음 lt그림 1gt을 보면 2008년

부터 2013년까지 한국 ODA 규모

와 ODAGNI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정부는

OWL no 74 20130205

13

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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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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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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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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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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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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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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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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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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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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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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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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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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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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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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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그림 1gt rsquo08-rsquo13 GNI 대비 ODA 비율 현황 [출처 rsquo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인용]

먼저 국제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한국 ODA의 규모는 DAC 23개

회원국 가운데 17위로(2011년 기

준)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아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에 관련한 정부의 기존 정책문

서(2) 들을 살펴보면 2015년까지

ODAGNI 025에 도달하기 위

해 설정한 자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lt표 2gt 참고 ndash 다음페이

지에 위치)

예를 들어 2014년의 목표치인

ODAGNI 021를 달성하기 위

해서는 2012년의 예상 국민총소득

(GNI) 수치[1277조 132억원]를

고정환율로 동일하게 적용하여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경제

적인 지위(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9위의 무역 규모 7위의 수출 규

모)를 고려해봤을 때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국

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에

따른 한국의 지원규모는 DAC 23

개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인 22위

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1)

(2011년 기준)

정부는 2010년 lt국제개발협력 선

진화방안gt 등에 명시하고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계속적으로

ODA 규모 확대 의지를 밝혀온 바

에 따라 lsquo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을 025로 확대rsquo 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ODA 규모를 증가시켜왔다

lsquo 13년도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2

년의 경우 목표치인 ODAGNI

015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목표치

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며 금년 역

시 전체예산으로 2조 411억원이

편성됨으로써 목표 금액이었던 2

조 5천억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lsquo매

년 ODA 예산 증가율rsquo을 살펴보

면 2010년부터 매년 약 12의 꾸

준한 증가율을 보였던 ODA 예산

이 2013년에 들어서는 약 97

정도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목표치 025 달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차기 2년 동

안 기존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대

폭적인 규모의 예산 증대가 요구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계산할지라도 약 27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GNI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내년

ODA 규모가 대략적으로 3조원에

가까워져야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

측할 수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

시 2015년 한국 ODA 전체 규모

가 약 43조 내외가 될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3) 세계적인 경제위기

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DA 규

모를 늘려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지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한

국 ODA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스

스로 세운 로드맵의 현실적인 달

성을 위해서는 원조 규모 증대에

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 lt한국형 ODA 모델 수립 Ⅰ 총론gt 201208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집필

(2) lt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

(3) 한국형 ODA 모델 추진방안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안건 1호 201209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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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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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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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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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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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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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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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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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4

lt그림 2gt rsquo00 ndash rsquo13 한국 ODA 유 무상 비율

3640 3090 3230

5930 6410 6860 6890 7320 6720 6320 6360

5750 5300 5300

6360 6910 6770

4070 3590 3140 3110 2680 3280 3680 3640

4250 4700 4700

0

20

40

60

80

100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무상원조 유상원조

lt표 2gt rsquo10-rsquo15 한국 ODA 규모 증가율 및 ODAGNI 비율 현황

구분 lsquo10 lsquo11 lsquo12 lsquo13 lsquo14 lsquo15

정부 정책에 따른

ODAGNI 목표치() 013 014 015 25조원 021 025

실제 ODAGNI () 012 012 015 016(추정)

204조원

매년 증가율() 126증가

(lsquo10rarrrsquo11)

12 증가

(lsquo11rarrrsquo12)

97 증가

(lsquo12rarrrsquo13)

lsquo12-rsquo15의 목표치는 ltlsquo08년 8월 lsquo중기 ODA 확대계획rsquogt lt2009-2013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gt lt2011-2015 국가재정운용계획gt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수치

파란색은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 빨간색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

최근 대외경제연구원(KIEP) 에서

발표한 2012년 lsquoODA에 대한 국

민인식 조사 연구rsquo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대외원조(ODA) 규

모 확대정책에 관한 설문에 lsquo국제

사회에 약속한 만큼 원조를 증대

해야 한다rsquo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의 511로 나타났으며 lsquo그 이상

확대해야 한다rsquo는 의견을 보인 응

답자도 무려 145에 달했다 (만

19세 일반인 남녀 1000명 대상)

즉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656 가량이 ODA 예산 증액에

대한 지지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민들

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서라도 보다 높은 책무성을 가지

고 ODA 규모 확대의 약속을 이행

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설문에

lsquo국제사회에 약속했더라도 원조규

모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rsquo고 답

한 234와 lsquo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rsquo고

주장한 109의 응답자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원조 증액의 필요성

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

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한국 ODA의 규모 확대가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이뤄질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15

년 이후에도 OECD DAC 회원국

의 ODAGNI 평균인 032

(2010년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

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상원조 비율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 중

rsquo07년 이래로 꾸준히 하락세 보여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lsquo2011년 우리나라 ODA 전년 대비 58 증가](첨부1)rsquo 20120404

자료를 바탕으로 2012 2013년의 추정치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필자가 재구성

OWL no 74 20130205

15

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23

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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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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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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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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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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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표 3gt 2012년과 2013년 지역별 ODA 배분액

구 분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CIS 중남미 기타

규모

(억원)

2012 5602(43) 1822(14) 1092(8) 697(5) 4017(30)

2013 6016(422) 1589(111) 430(3) 595(42) 5625(395)

2013년 유 무상원조 지원액은 각

각 6686억원과 7569억원으로 전

년도와 동일한 47 53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lt그림

2gt를 보면 알 수 있듯 2007년을

기점으로 무상원조의 비율이 매년

점차 축소되는 반면 유상원조의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사회의 경우 유 무상 비율이

평균 13 87(2002-2009년 기

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한국의 유상원조 비율이 상당

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작년에 비해 초청연수

규모가 확대되고(rsquo12 569억 rarr rsquo13

1021억) 지원 형태에서도 프로젝

트 위주의 지원이 강세를 유지하

고 있음을 시행계획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2 2013년 한국 ODA의

중점 추진 방향과 전략

한국은 지난 2012년 6월 OECD

DAC 동료검토 실사단의 방한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정책과 집행

전반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위 심

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11일

~12일에는 OECD 파리 본부에서

OECD DAC 개발협력 정책bull집행

평가 최종회의가 개최되었으며 관

련한 결과보고서는 평가 대상국가

내부 및 회원국 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근 1월 30일(수) 발표되었

한국 정부는 2010 lt선진화방안gt에

서 2015년까지 유 무상의 비율을

40 60 으로 유지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어 이와 같은 유상

원조의 증가 추세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13년 시행계획에서는 작년

과 동일하게 아시아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

러나 아래 lt표 3gt를 살펴보면 올

해의 아프리카 지원액은 도리어

2012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으

며 아시아 지원의 경우 작년과 비

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위 대륙별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들을 포함하는 기타 항목에

배정되는 금액은 올해 들어 약

1600억원 가량이나 증가하였다

2012 2013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참고하여 필자가 재구성

이번 2013년도 종합시행계획에는

특징적으로 1) 한국형 ODA 모델

을 본격 적용하고 2) OECD DAC

동료검토(Peer Review) 권고사항을

적극 활용한다는 2대 중점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

발협력 제도 개선을 위해 1) ODA

프로그램 개발 및 심화 2) 한국형

ODA 모델 내재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한국형 ODA 모델

을 한국 개발협력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4대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동료검토 권고사항 적극

반영 의지

상기 보고서에서는 DAC 회원국 가

입을 앞두고 받았던 2008년 특별검

토(special review) 이후 3년 동안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및 동법 시행

령을 제정하고 선진화방안을 비롯

한 여러 정책문서를 수립하는 등

법적제도적 발전을 이뤄냈음을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원조기관 간 다소 분절

화 (somewhat organizationally

fragmented) 되고 정책과 집행이

단절(divorced)된 원조 매커니즘에

대한 지적을 비롯하여 ODA 예산

의 지속적 확대 비구속화 고채

무국취약국의 부채 부담능력을 고

려하는 유상원조 지원 원조 투명

성 및 책무성 제고와 시민사회 국

회 일반국민과의 대화 강화 등의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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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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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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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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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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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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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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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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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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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6

이에 정부는 시행계획을 통해

OECD DAC 동료검토에서 제기된

권고사항을 한국 ODA의 체제 개

선 논의 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공

표했다 이처럼 권고사항을 바탕

으로 현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높은 의지를 감

안했을 때 DAC 동료검토의 최종

평가 결과는 한국 시민사회에게도

개발협력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제언함에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

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ODA 모델 개발협력 전

반에 적용 추진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제 1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한국

형 ODA 모델 추진방안을 확정했

다 이는 한국의 발전경험을 활용

하는 동시에 점차 늘어나는 ODA

규모에 맞춰 전반적인 원조의 추

진방식을 재정비하고자 하는 목적

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 발전경험이 지니는 비교우위

를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159개

의 영역별 ODA 프로그램을 수립

했다 또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부처가 각자 ODA 사업에 한

국형 모델을 어떻게 반영하여 추

진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독려하기 위해 사업예산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159개의 한국형 ODA

프로그램은 경제(71개) 사회

(52개) 행정제도거버넌스(10개)

미래범분야 이슈(26개) 등 영역

별로 구분되어있으며 전문가 설문

조사 및 파트너 국가 수요 등을

반영하여 이중에서 기본 프로그램

40개를 선정한 상태이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금년도에는 한

국형 ODA 모델을 한국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내재화하고 정착시

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이를

선택과 집중 현장과 성과

참여와 협력 ODA 인프라 확충

의 4가지 방식에 기초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①선택과 집중 원칙

에 따라 26개 중점협력국에 대한

국별협력전략(CPS) 수립을 금년

상반기 내로 완료하고 해당 CPS

에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

적으로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원조

효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12

년 수립된 lt한국형 ODA 모델 추

진방향gt에 따르면 원조의 집중화

를 위해 중점협력국에 양자 ODA

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중점협

력국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검

토 중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ODA 사업을 집행할 때 CPS가 최

상위 전략문서로써 기능할 수 있

도록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여 전

략의 내용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

를 위해 2013년 상반기 내 CPS

가이드라인을 개선∙보완한다

둘째로 ②현장과 성과 원칙은

ODA에 참여하는 부처와 현장기관

과의 협의채널을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현장 중심적인 원조를 제공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재

외공관의 참여도를 높이고 유무

상 원조 간 정책협의를 확대하며

집행 기관의 현장 전문성을 강화

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성과 중

심의 추진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의 ODA 사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의무화하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마

련하는 등 ODA 평가체계를 보완

개선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 번째로 ③참여와 협력의 경우

국내에서 민간 및 내부 ODA 관계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것

부터 파트너국가 공여국 등 국가

수준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Post MDGs 부산 글로벌파트너십

G20 등 국제사회의 담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는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

부-시민사회 간 정례 간담회를 구

성하여 이를 분기별 1회(총 4회)

개최하며 이 중 총리실이 2회 개

최하고 나머지 1회씩은 유 무상

주관기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명

시하고 있다 또한 행위자로서의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를 장려하고 민관협력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에서도

파트너국가와의 정보공유를 활성

화하고 공동평가 비중을 단계적으

로 늘려나감으로써 효과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현장 중심의 사

업 및 평가를 추진해나가며 공여

국 간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할 예

정이다

마지막으로 ④ODA 인프라 확충은

국내 개발협력 관련 인력의 전문

성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를 위해 개발컨설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ODA 청년인턴을 활성

화하며 봉사단(WFK) 귀국단원의

OWL no 74 20130205

17

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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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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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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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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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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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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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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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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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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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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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ODA 사업 참여 기회

를 확대한다

2012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

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해

였지만 동시에 기저에 존재했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던 해이기

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ODA

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을

가로막는 부처간 원조 분절화에

관한 논쟁이 작년 한해 개발협력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2013년도 종합시행계

획에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핵심 개선점인 국제개발협력위원

회의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어떻게 보완강화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

과적으로 봤을 때 시행계획에 언

급되어 있는 추진과제와 선진전략

이 부처 별로 차질 없이 이행되려

면 결국 강력한 컨트롤 기능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총리

실의 조정 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시행계획일

지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ODA를 모델화하여 개발협력 전반

에 안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추진전

략은 한국의 원조 프로그램을 보

다 체계적으로 구상하고 집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줄기차게 제기되

어 온 lsquo한국형 원조rsquo에 대한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우려의 목소리에

는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도

리어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며 기치를 올리는 모습은 자칫 개

발협력의 체계화가 아닌 일방적

전수와 단일화의 우를 범하게 될

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이번 2013년을 점차 규

모가 확대되고 있는 한국 원조의

질과 체계를 보완해나가야 할 시

기로서는 분명 인지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이에 DAC 동료검토

결과를 차후 국제개발협력 체계

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단순히 계

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ODA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사단

의 평가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언급되어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비록 좋은 평가

를 받은 항목이라고 할지라도 엄

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 개

발협력 체제를 다시 조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시행계획에 언급된 바와 같

이 정책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

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

의 참여가 단순히 생색내기 행사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발협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

을 만한 풍부한 논의와 시사점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는 참여의 폭을 확대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적 채널을 다양

화하며 누구나 주요 정책 및 사업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

장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종합시행계획은 시민

사회에게도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한국 ODA가 근본적인 목적에 부

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행계

획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실제

로는 한해 동안 어떻게 집행되는

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제언을 쉬지 말아

야 할 것이다

조이슬 작성 ODA Watch 간사

eseulangel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18

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19

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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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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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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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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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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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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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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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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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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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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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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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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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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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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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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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 학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 참관기

해외특파원

지난 12월 3~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국제개발학회 (International Development

Conference)에 다녀왔다 학회에서 다룬 주제

가 lsquo연구조사와 정책 실천 통합하기

(Integrating Research Policy and Practice)rsquo인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원조기

구 NGO 풀뿌리 지역단체 등 발표자가 다

양했고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뉴질

랜드 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

가 대다수였지만 보다 멀리 위치한 아메리

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의 언어가 곁들여져 인상적이었던 개회사와

폐회사를 들으며 이 지역의 국제개발에 대

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하는 생각

이 문득 들었다

동질성 대신 다름을 재생산 하는 개발

뉴질랜드 국제개발학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노재은

ODA Watch는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나가는 분

들과 개발현장 활동가 분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

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개발협력에 대한 견해

를 담아내고자 2013년 해외특파원 연재 시리즈

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의 해외특파원으로 기고해주신 노재은씨

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서 지역개발 박사과정

중이며 이번 코너에서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

제개발학회에서는 어떠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

의되었는지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의 정도를 두고 우리는 북반구 남반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호주와 뉴질

랜드는 개발 지형도를 놓고 볼 때 독특한 측면이 있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식민지로서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그 땅에 자리잡고 살던 선주민들의 땅 건강 문화를 위협했

던 역사는 영국이 자행했던 식민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이런 생각의 꼬리는 영국 만체스터 (Manchester) 대학 우마 코

타리 (Uma Kothari) 교수의 기조 강의로 이어졌다

개발에 뿌리 박혀 있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코타리 교수는 필자가 그의 책을 읽으며

가졌던 기대대로 개발도상국과 세계시민에 대한 이미지들이 인간

으로서 지니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름과 거

리감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했다 개발 이론은 겉 보기

에는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내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임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개발 교화 동정과 도움 혹은

교육이 필요한 열등한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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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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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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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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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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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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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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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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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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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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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1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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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자발적 책임 지우기의 한계

개발이 피상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달리

서구사회 따라 하기 식의 획일화된 세계화

를 부추길 수도 지구촌의 일등시민과 이등

시민을 나누어 사고하는 이분법을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다

양한 세션에서 이루어졌다 필자가 발표를

맡은 세션은 인권에 기반한 개발 (Human

rights based approach to development)이었

고 새로운 개발 행위자인 기업의 역할과 남

태평양 지역의 주 산업인 관광과 개발의 접

목에 대한 발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

다 부산 세계개발 원조총회의 성과 중 하나

가 기업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점

이지만 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무혈 입성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와 현 개

발 프레임이 신자유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어

떠한 어려움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사례 발

표가 있었다 기업의 자발적인 성격을 강조

하는 lsquo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rsquo보다 지역사회의 시각에 초

점을 맞추자는 기업 지역개발 (Corporate

Community Development)이나 틀을 뛰어넘

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lsquo인도주의

디자이너 (Humanitarian Designer)rsquo 같은 새

로운 개념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관광과 개발 그 어두운 이면

lsquo관광을 통한 개발rsquo 세션에서는 대부분의 발표가 관광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제하고 어떻게 대형 관광 자본이 아닌 지역사회에 이익

이 돌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면 캄보디아의 고아 관광

(Orphanage Tourism) 사례는 고아 수는 줄어도 역설적으로 늘어가

는 고아원들이 부모와 정부의 무능력이라는 이미지를 팔아 관광객

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빈곤을 퇴치하는 방법으

로서의 관광이 아니라 빈곤을 상품화하고 역설적으로 홍보를 위해

계속해서 빈곤을 유지해야 하는 빈곤 관광(poverty tourism)인 것

이다 내 머리 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늘어만 가는 아동 결연과 단

기 봉사를 끼워 넣는 관광 프로그램이 겹쳐졌다 이를 아동 포르노

(child porn)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나 다름 없다고 비판하면

너무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나 열등감을 내재화하고 확대재생산하

는 기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다

여성 연구자로 여성 활동가로 살아가기

연구자나 활동가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았다 질적 연구

에서 연구자가 연구 과정 자체와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부자로서 혹

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연구에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기술한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젠더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연구자의 성 역

할이 연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 연구자들이 장기간 타국에서 현장 자료조사를 하는 동안 엄

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려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발표는

출산을 곧 앞두고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모든 직장 여

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해외근무나 출장이 잦은 개발단체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결혼이나 출산이 더 버겁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나 시민사회의 활동 역시 젠더화 된 과정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

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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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OWL no 74 20130205

21

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2

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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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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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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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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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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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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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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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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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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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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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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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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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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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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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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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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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은

젠더에 따른 제약 없이 수퍼우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스스

로에게 지우곤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조 강의자였던 OECD 개

발협력국장인 패티오닐(Patty ONeill)이 화려한 수식어 가득한 경

력들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건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

서 페미니스트로서 일해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듯이 여

성으로서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lsquo인권에 기반한

개발rsquo을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조치가 내부 기관의 인권현황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한 우리

의 관점과 정책 또한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리서치는 학계의 전유물이 아니다

NGO 활동가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리서치의 중요성을 기관이 인

식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수많은 현장 데이

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이유

로 리서치에 인력 시간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있으며 홍보 자료

나 모금 프로포절 이외에는 수집한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옥스팜(Oxfam)과 뉴질랜드 어린이재단 (Child

Fund)은 어떻게 리서치가 프로그램 질 제고 및 직원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권리옹호 (Advocacy) 활동을 뒷받침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 주었는지를 공유했다 나아가서 학계와 현장

간 이분법이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참여 학자(engaged scholar)라고

지칭하는 나의 지도 교수님들이나 현장의

살아있는 배움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언하

고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현장 활동가들이

많아질 때 이번 학회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론과 정책 실천 사이의 간극 줄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일 간의 학회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코타

리 교수는 중국의 성장이나 대외원조정책

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유럽 학회들과 달리 새로운 화두들이 많아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세분화된 세션 별로 토의가

진행되다 보니 세션 간 상이한 패러다임

이나 주장이 서로 만나 큰 틀에서 논의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 외에 또 하나 배운 것이라

면 나보다 훨씬 오래 개발 분야에 몸 담아

왔던 분들의 태도였다 존중 경청 배움

건설적인 비판 긍정 참여와 같은 가치들

이 말로만 혹은 개발 프로젝트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 있음

을 관찰할 수 있었다 봉사자로 수고한 학

생들뿐 아니라 학회 기간 동안 크나큰 즐

거움이었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주신 분

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 주최측의 섬

세함에 감탄하는 동안 그렇게 학회가 끝났

다 논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가졌던 나

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개발을 화

두로 일하는 한 이론 정책 실천은 내가

택일해야 할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

느 자리에 있던 연결해서 고민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재은 작성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지역개발 박사 과정

cool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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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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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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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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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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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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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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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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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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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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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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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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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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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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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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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 사람의 가치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카 희망브릿지 귀국단원의 2년 살이

OWL이 만난 사람

국제개발협력 혹은 해외자원활동에 관심 많은 청년이라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야심 차게 수행한 lsquo아프리카

희망 브릿지(이하 브릿지)rsquo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풀뿌리 수준의 교육

발전과 더불어 청년지역전문가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아프리카 6개국에 18명의 지역

활동가를 파견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2년간 체류하며 주민들의 요구와 자발성이라는 주요

한 가치를 기반으로 lsquo지역학습센터(Community Learning Center 이하 CLC)rsquo를 구축하여 현지주민 주도의 문

해교육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잠깐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 임효진(이하 진) 반갑습니다 저는 임효진이라고 하고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솔로본에서 지내

다 왔습니다 미디어컨텐츠를 잘 다루는 저의 특기를 살려 지역주민들이랑 축제도 하고 영화도 찍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정지은(이하 은) 잠비아 치시코에서 활동한 정지은입니다 저는 브릿지 이전에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비슷한

활동을 해본 경험이 없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막내인 만큼 브릿지 단원 언니 오빠들도 또 현지 분들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승룡(이하 룡) 저는 말라위의 좀바산 중턱에 있는 Mkwawa 캠프장에 거처가 마련되어 그곳에서 살다 왔어

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캠프장이어서 거주환경이 양호했던 것 같네요 산 중턱이라 야생동물들이 많았지만

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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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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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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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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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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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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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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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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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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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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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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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73호에서 예고했던 바와 같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프리

카 희망 브릿지 귀국단원과의 인터뷰를 한 회 더 준비했다 즐거운

수다와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길기도 했고 희로애락이 담긴 그

들의 2년을 몇 장의 글로 압축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지난 회

에 이어 재기발랄하고 감동 넘치는 브릿지의 이야기 두 번을 봐도

재미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빠져보자

아프리카팀 현지에서 문해교육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

체적으로 각자 어떻게 하셨나요

ldquo함께 만드는 영화rdquo

아프리카팀 주로 어떤 내용의 영화를 만드셨나요 반

응은 좋았나요

효진 그럼요 좋았죠 영화는 총 다섯 편을 찍었는데

주제는 HIV 마약 담배 잠비아의 삶 종교 사랑이었

어요 저는 전혀 주제나 내용에 터치하지 않았구요 잠

비아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을

효진 제가 활동했던

마을의 주민들은 주

변의 공장일로 생계

를 이어가고 있었지

만 2000년 초부터

세계 경제난으로 인

해 공장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특히 청

년들은 가축사업이

나 농사와 같은 기

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한정되

분들 중 연기를 하

고 싶다는 분들도

모여들었구요 물론

호응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알아가고 갈등과 관

계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

미 있다고 생각합니

다 한번은 영화촬영

진행이 되지 않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크

게 갈등이 일어났던

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청년들도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똑똑하고 활력 넘치는 친구들이에요 항상 웃

음을 잃지 않고 떳떳하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친구들

이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

고자 청년중심의 조직을 함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마

을 청소프로젝트 마을 음악축제 단합 여행 등을 다니

면서 함께 친해질 수 있었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으로 농업프로젝트와 영

화 프로젝트를 진행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프로젝트는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있던 친구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

가 완성된 것을 보고 친구들이 ldquo우리 영화 만들어 볼

래rdquo 라고 제안을 해와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는 단순히 호기심이려니 하면서 카메라를 빌려주고 편

집만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러 편의

작품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열정을 느끼게 되어서

주 5일에 횟수로 5개월 동안의 긴 미디어 교육 프로그

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적이 있어서 촬영을 못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는데

회의를 통해 곧 잘 극복해 내는 성숙함도 볼 수 있었

습니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후속 영화로 낙태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해요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었어요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프리카팀 영화를 국내에서 활용해 볼 생각이 있으

세요

효진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소

통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멋진 분들

의 도움을 받아 현지친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해볼 수

있도록 CD커버를 인쇄해서 보내주려고 해요 물론 현

지의 자원으로 인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지금은 예

산문제로 현지에서의 인쇄가 어려움에 있습니다

임효진 활동가와 컴퓨터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 임효진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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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25

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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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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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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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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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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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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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자인은 현지의 친구들이 디자인해서 보내준 것

을 그대로 인쇄합니다 친구들의 작품이니까요 현재

이 프로젝트는 lsquo스마일 픽쳐스 Tigwerijane(티구이리자

네)rsquo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구요 잠비아의 언어 중

하나인 치냔자로 Tigwerijane의 뜻은 lsquo협동rsquo 이며 현재

잠비아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ldquo나를 알리자rdquo

아프리카팀 승룡씨는 어떠셨나요

승룡 저는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

어요 마을에 도착하고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댄스파티

를 열었어요 청년들을 모아서 이야기 하다가 춤 좋아

해 좋아해 해볼까 그래서 진행했고 성황리에 마치

니까 지켜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본인들은 영화를 보

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셨어요 그냥 흰 천을 사다가

실로 꼬매서 스크린을 만들어 설치하고 영화를 봤어요

브릿지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 저의 한 가지

목표는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자 프로그

램을 알리자 였어요

아프리카팀 신고식을 화려하게 하셨네요 댄스 파티

이후에 마을 분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 같은데 이 후

에 활동은 좀 수월했나요

승룡 그렇지 않았습니다 브릿지에서 원했던 것은

CLC(Community Learning Center) 시범운영이었어요

그래서 문해교육을 하려고 어르신들에게 알렸는데 단

번에 거절당했죠 당장에 생계문제가 있으니까 문해에

는 관심이 없었던거에요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어

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제가 가장 많이 만나보았

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센터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

죠 또한 마을 내에서는 촌장들의 힘이 상당하기 때문

에 홍보할 때 플랜카드보 다는 촌장의 말 한마디를 이

용했죠 그 결과 첫 수업에 아이들이 200명이나 왔어

아프리카팀 힘있는 분들을 공략했군요 시작은 수월하

게 했어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활동을 할 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승룡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과 브릿지가

생각하는 개발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현지인이 생각하는 개발은 자본을 투입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고 브릿지는 문해교육이 중심이

었죠 그래서 우울증이 왔었어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둔 점은 lsquo어떤 사업이든 주민주도 하에 건물을 세운다

면 주민의 땅에 현지인의 방식으로rsquo였기 때문에 현지에

서 이러한 차이를 느끼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또 사업이 실패한 적도 있었죠 촌장을 위시한 주민들

이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해서 전부 맡겼는데 막상 뚜껑

을 열어보니 참여율이 매우 저조해서 결국 접히게 되

었거든요 처음에는 150명 정도가 지원했고 초반에 70

명 정도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사

업이 점차 진행될수록 촌장이 처음에 주민들에게 제시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이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아프리카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승룡 촌장과 저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신의가 떨어져

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좋았고 오히려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촌장

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고 생각했거든요 한번쯤은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

는 기회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결국 평가회 때 저는

촌장들에게 지켜지지 않은 사항들을 하나씩 열거해 나

가며 일부러 조금 과하게 실망감을 표현했어요 그 이

후 마을 자체적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모아 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

기도 했구요 중요한 점은 그 이후로 촌장들이 주민들

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입

니다 결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번기 때 어머

니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을 설립했고 욕구조

사를 거쳐서 건축업 재봉틀 사업도 진행하게 됐어요

이승룡 활동가와 말라위 아이들의 웃음 짓는 모습 이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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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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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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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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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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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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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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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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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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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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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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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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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4

건축 사업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각 마을마다 선발

인원을 할당해서 면접까지 볼 정도였다니까요 재봉틀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문해교육도 같이 홍보했구요

위기는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ldquo자존감을 높여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이다rdquo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관리도 잘 안되었고 배우러 오는 학생 수는 매번 들쑥

날쑥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배우러 오는 학생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 그들의 배움에 대한 의

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수업운영을 위한 교실도 만들

게 되었어요 처음 시범운영의 과정을 거친 뒤에 교실

을 짓게 되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율도 높았고

말라위 마을 유치원 아이들의 모습 이승룡 새로운 CLC 센터 앞에서 잠비아 주민들의 모습 정지은

아프리카팀 지은씨는 여자로서 마을 내에서 지낼 때

경험하고 느낀 점이 또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요 남성

중심적인 마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지은 제가 있던 마을은 남녀 차별이 심한 곳이었어요

여성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안 되었는데 글을 모

른다는 이유로 더욱 억압받고 차별 받고 있었죠 그래

서 저는 같은 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마치 딸처럼)

마을에 함께 살며 사업이 아닌 삶으로써의 활동을 하

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

해서는 나부터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

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그

과정이 더디고 시간도 오래 걸리긴 했지만 신뢰를 만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 덕분에 여성들의 진

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브릿지의 주된 활동인 문해교실을 운영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지은 처음엔 책상 의자 칠판도 없었고 정말 아무것

도 없이 시작을 했어요

주인의식도 높아진 것 같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 앞에서 발전이나 교육을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

가 고민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여성들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줄 아는 모

습을 보게 되었을 때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았어요 꼭

문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 과정 또한 문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dquo갈등은 필요한 과정이다rdquo

아프리카팀 세 분의 다사다난했던 현장활동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년 간 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나 사건이 있나요

승룡 대화 중에 성적인 농담이 오고 갔던 점이 기억

에 남아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문화 차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갖가

지 소문들이 많이 생겨나요 그럴 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내가 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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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27

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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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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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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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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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rsquo 등의 태도로 대하기 일쑤였어요 그 때는 화도

나고 힘들었을뿐더러 영어를 잘 하지 못했으니까 주장

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죠

정말로

지은 저는 음식 때문에 생긴 갈등도 있었어요 보통

외국인이면 현지 음식을 한 번 맛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면서 저는 현지음식을 워낙 잘 먹다 보니까 매일 현

정지은 임효진

아프리카팀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일 때문에 갈등을 겪

었나요

승룡 저는 돈이요

지은 저도 돈이요 초기에 마을에서 아무것도 없이 성

인문해교실을 진행할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면서 돈이라는 것이 끼이게 되니까 갑자

기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 하더라구요 각

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로 험담하는 그 모습을 지

켜보는데 왜 또 그럴 땐 판단력이 흐려지기만 하는 건

지hellip 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했던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

진 것만 같은 죄책감도 들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도저히 떠나지가 않아요 실제로 잘 해결되긴 했는데

그 때 결국엔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주민의 몫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승룡 저는 주민보다는 현지 NGO와의 갈등이 컸어요

특히 총 책임자가 제가 하는 사업마다 태클을 걸었어

요 매번 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냐 한국으로

지음식 먹다가 하루라도 쌀밥 좀 먹을라 하면 그걸 섭

섭해 하더라구요 그럴때 은근히 맘 상한달까 (웃음)

ldquo성찰 혼자여서 할 수 있었던 일rdquo

아프리카팀 짧은 기간도 아닌데 동료 없이 혼자 지낸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지은 장 단점이 있다고 봐요 함께였으면 결정을 해

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

만 한국인 동료와 같이 있었다면 아마 제가 잠비아에

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문화와 현지인의 삶에 온전히

흡수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효진 저도 개인적으론 혼자 파견이 된 것이 긍정적으

로 작용했다고 봐요 저는 혼자였기에 더욱 신중할 수

있었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친구들과의 함께 성

장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찰을 많이 할 수 있었구요

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경험이었어요

뢰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동행할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은 맞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 갈등은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무척 괴로워도

효진 진짜 맞는 말이에요 고름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

갈등이잖아요 그러니까 터지는 게 꼭 필요한 일인 거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6

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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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29

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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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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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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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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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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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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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무엇보다 성찰과 고민을 반복하면서 개인적

인 내적 성장이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했

던 만큼 후회는 없어요 정말 좋았어요

ldquo브릿지의 또 다른 길 네오 브릿지rdquo

아프리카팀 브릿지 단원들이 귀국 후 lsquo네오 브릿지rsquo라

는 사조직()을 만드셨어요 얼마 전에 근사한 사진전

도 하셨는데 네오 브릿지를 포함해서 개인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승룡 아프리카에서는 일단은 그 곳에 적응해야 했잖

아요 돌아와서 다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니 괴리감이

생기더라구요 빠른 문화 사람도 많고 이런 문화도 적

응하기 힘들지만 특히 아프리카를 여전히 못사는 나라

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이 속상해요 요즘에 등장하는

광고영상을 볼 때면 화가 많이 나죠 제가 한국에 도착

하자마자 말라위에 대한 영상을 봤어요 다큐멘터리로

나왔는데 동네의 힘든 모습만 보이고 사람들도 전혀

웃지 않고 많이 속상하죠 아프리카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거든요

지은 그래서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그냥

효진 휴지휴지 휴지 준비해야 돼요(눈물 닦으라고hellip)

지은 저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분명히 힘들기도 했

었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나고 난 지금은 배움으로 남아있어

요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어

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네

요 하지만 한국에 오니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해야

되는지 그리고 뭘 할 수 있을지 그때는 좀 구체적으

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오니까 흐

릿해지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 더 많이 찾아보고 경험해야지

추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지 나중에 적어도 후회는 없

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요

효진 다 하고 오니까 그냥 좋아요 엄청 막 특별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그냥 오면 온 거지

취업 스트레스 받고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배우고

싶은 것 계속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아프리카팀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앞으로의 삶을 봤을 때 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키

워갈 것이지 많이 궁금하네요

효진 승룡이랑 이런 이야기 안해봤는데 듣고 싶네요

승룡 저는 이 경험을 청소년을 위해 쓰고 싶어요 처

음부터 청소년을 좋아했고 이제 범위가 넓어졌어요

청년을 좋아하게 된 거죠 제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

던 건 청년들의 움직임 물론 교육사업을 했지만 그 사

이에 있었던 청년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고 최종적인 목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

어요

아프리카팀 아이구 목표가 크네요

승룡 그냥 꿈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적 지위도 필요하고 청년들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

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경험한 게 비록 2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성찰한 것들을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청년들이 진짜 꿈을 꿀 수

있는 곳 또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싶네요 아프리카에서 성찰하는 법을 제

대로 배웠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을 알려주고 싶고 50

살 될 때까지 제 목표에요 이런 사람이 되는 것

효진 저는 내적인 면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신념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

을 많이 했어요 2년을 겪으면서 느끼고 성찰하고 다

시 내 자신에 대해서 배워보고 알게 되고 이런 내 자

신을 온전히 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과

제라 생각해요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얻은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지은 저도 확실하게 아직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분

명한 것은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가치나 배움이 연결

이 되어서 앞으로의 나를 형성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

요 꿈 아직은 어떻게 한 단어로 내 꿈을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구체화시켜야겠죠

아프리카팀 네오 브릿지는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

었나요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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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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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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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31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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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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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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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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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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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2년 동안 느낀 소중한 가치를 이어나가고 싶었어

요 무조건 네오 브릿지라는 소속으로 모든 걸 같이 하

는 건 아니고 각자 삶을 살되 휴먼네트워크같이 만들

어 가는 거죠 처음에 사진전을 한 계기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아프리카에 대한 워낙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이라서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어요

아프리카팀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에요

효진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를 버리지 말고 모여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레소

토에서 있었던 고권혁 활동가와 여러 활동가들이 처음

으로 무엇을 해보지 고민하다가 즐겨보자는 취지로

아프리카는 다 라는 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어요 처음 청주에서 100개가 넘는 메시지

중에 3개 빼고 lsquo빈곤하다 배고프다 눈물이 난다 도와

줘야 된다rsquo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하고 계시더라

고요 그런데 저희 사진을 보고 가셨던 분들이 남겨준

메시지에는 단 한 개도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

었어요 저희 사진을 통해 공감하게 된 거죠

지은 저희 사진전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에

너지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효진 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싸움이라 조작하면

우리 사진도 굉장히 슬프게 될 수도 있어요

지은 맞아 그런데 솔직히 지금도 아프리카 어떤 나라

에서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사실이긴 하잖

아요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닌데 워낙 왜곡이 심

하니까 그게 문제인 거에요

효진 한 사람의 인격을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

어서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도 없는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어

요 그런데 한가지 과제는 긍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

가 담긴 사진들로 메시지를 전하니 어 나 그럼 안 도

울래하는 거에요

지은 맞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 뭐도 있네요 뭐도

있네요

효진 스토브도 있네요 아이 씻길 물은 있네요 반문

하고 싶어요 거기는 스토브 있으면 안돼 물 있으면

안돼

지은 그런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없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저도 아프리카에 대해 무지

했던 거에요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는요 저희끼리 한

말 중에 ldquo아프리카는 사막의 오아시스다rdquo 라는 말이

있었는데 사막의 오아시스는 여행자에게 가장 절실한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거기에 닿

기 전까지는 그게 진짜 오아시스인지 허상인지 모른단

말이죠 그런 것처럼 아무리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는다 해도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거에요

직접 가봐야 진짜 아프리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팀 기회가 되면 저희 아프리카팀과도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ODA Watch 청년활동

가들의 활동 방향과 맞는 부분도 많고 고민하는 부분

도 많이 공감했거든요 앞으로 네오 브릿지가 어떤 활

동을 꿈꾸고 미래를 꿈꾸는지 저희랑 같이 이야기 해

나가면 더 많은 이야기가 전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

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겠고 필요하시면 언

제든 불러주세요

질문을 하고 질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모두 청년이었

다 오랫동안 청년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또

래들로만 구성된 인터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기도 한 브릿지 활동가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2년간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

는 것을 보며 감동받고 또한 그들이 이 활동을 이어나

가고 싶어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사회의 경

쟁구도에 따라 해석해보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

친구들이 우리에겐 경쟁상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래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받아들였고 힘들었다는 경

험을 경청하며 경쟁 대신 협력을 시작했다 내내 즐겁

게 웃으며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하느라 신중해질 때는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렇게 우리는 공감의 시간을

보냈다 문득 개발협력이란 이런 lsquo공감이 아닐까rsquo하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협력해서 더욱 좋은 일을 만들어나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잊지 못할 만남을 마무리했

ODA Watch 청년활동가 아프리카팀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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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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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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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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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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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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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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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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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8

1인당 GDP가 545불 2011년

IMF에서 발표한 국가경제수준이

최하위에 가까운 나라 새천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힘이 약하여 군부 쿠데타

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있는 나

라 독립 당시의 꿈과 희망이 무

엇이었는지조차 돌아볼 겨를 없이

사회적 불신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 UN에서 발표한 인간

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2010년 기준 전체

169개 국가 중 164위에 그치고

있는 나라 160 만 명의 적은 인

구 가운데서도 다양한 인종과 종

교 계급간의 갈등이 여전한 나라

기니비소의 현재 모습입니다

기니비소는 16세기 이래로 포르투

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기니와 케

이프 베르데 독립혁명군(PAIGC)

은 1956년 무장독립투쟁을 시작

1973년 독립을 선포하지만 공식

적으로는 1974년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정부 수립이 인정되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이

었던 아밀카 카브랄(Amilcar Cabral)

은 식민모국에 공헌하는 대신 민

족의 해방을 위하여 무장혁명군의

지도자로 나섰습니다 안타깝게도

독립정부의 수립 이전에 암살당하

였지만 해방된 독립국가의 틀과

이념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하면서 사회

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신생독립국과 긴밀한 관계

를 갖고 있었기에 독립국가가 된

기니비소는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했습니다 오

늘날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인구 대비 14밖에 되

지 않지만 식민지의 유산으로서

포르투갈어가 국가공용어로 사용

되는 가운데 언어정책과 문해교

육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

도 국가와 사회개발의 핵심 과제

였습니다 기니비소는 오늘날 국

제개발협력이 당면한 문제를 살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이지만 다

른 국가들의 문제와 그리 달라 보

이지 않습니다 lsquo개발과 종속rsquo 그

리고 lsquo개발의 윤리rsquo를 따져 묻게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블랙홀의 전

형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요(Moyo 2009)의 주장을 되풀

이 하듯 기니비소의 오늘날의 모

습을 봤을 때 국제개발협력을 중

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하

는 것이 아닙니다

기니비소의 무장독립투쟁 열강으

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 신생국

으로의 출발 새로운 국가건설에

있어서의 희망찬 이상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 바로 lsquo파

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

1997)rsquo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프

레이리는 교육학자로 브라질에서

정치적 추방을 당한 뒤 스위스 제

네바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

(WCC)에 있는 동안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기니비소의 문해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발전 그리고 국

가와 사회개발에 참여했었습니다

요즘 방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개

발협력 컨설팅그룹(IDAC Institute

of Cultural Action)의 대표로서 기

니비소의 국가개발의 청사진을 그

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개

발에 참여한 것이죠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 기니비소의 희망과 파울로 프레이리

lsquo발전을 다시 생각하다rsquo는 2013년 OWL의 매거진화

에 힘입어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는 국제개

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발전(development)

의 기저에 내제되어있는 근본 철학에 관한 견해를

듣고 이를 통해 개발협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코너에 첫

기고의 문을 여는 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교육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교육학

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를 통해 보는 국제

개발협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google

유성상 작성

한국외대 교수

sungsang

gmailcom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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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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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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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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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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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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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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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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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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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2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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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에게 새롭게 말 걸기

시도입니다 교육학자의 사상적

궤적을 따라 잘잘못을 따져 묻자

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자는 이야기의 시작입니

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사람이 프레이리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의식화하라는 주

문은 국제개발협력의 현재 모습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입니

다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

기 위하여 새롭게 접근하자는 것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

자면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lsquo교

육적rsquo으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lsquo교육적rsquo이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는 한 lsquo국제개발협

력의 문제 진술rsquo과 lsquo의식화rsquo라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

니다 더욱이 프레이리의 저서에

등장하는 억압의 관계와 이를 극

복하자는 lsquo사랑 rsquo 과 lsquo대화rsquo에 이르

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에게 던지는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무엇이고 어

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파울로 프

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무엇이고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더 나아가 프레이리의 교육사

상이 던지는 문제해결의 고리는

무엇일까요 (2편에서 계속)

브라질에서 국가의 문해교육을 책

임지고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생 독립국인 기니비소의 국가개

발전략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기

니비소 이전에도 그는 볼리비아

칠레의 교육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했었고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이

었던 탄자니아 모잠비크 앙골라

에서 이미 국가수준의 개발 프로

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대

표적인 저서 중 하나인 페다고지

(1970 영문판)를 출판한 이후 그

의 사상에 터하여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대륙의 식민지 해

방 독립국가 건설 및 교육의 역

할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기니비

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레이리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

램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던 교육가

였지만 교육방법과 철학의 성격

때문에 정치적 추방을 당해야 했

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대안적 교육사상과 교육

의 해방적 역할에 대해 선구자적

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서는 1970년 초에 해방신학과 민

중교육을 강조하던 연구자들에 의

해 소개되어 교육을 통한 lsquo정치적

의식화rsquo의 상징적 존재로 각인되

어 왔습니다 여전히 프레이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셈이지요 그러

나 요즘 프레이리의 저서들이 봇

물처럼 번역되고 있고 그의 사상

과 실천에 토대한 교육혁신과 학

습의 자유를 논의하는 장이 확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

지만 1997년 프레이리 사후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다 다

양한 장에서 그의 이론과 행동의

변증법적인 방법들이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연구되고 실천되고 있

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대 중반

부터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이

혁신rsquo이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이

후 공교육의 장으로서 학교는 지

식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성찰의

여유 없이 학생들을 경쟁에 내몰

고 있고 민주적 공동체의 성원으

로 자라게 하기 보다는 지적 수준

에 따라 미래의 권력과 직장을 좇

는 개인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교

육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이해집단들

이 lsquo교육혁명rsquo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주변의

우리나라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

습니다 1970년대 중반의 신생독

립국 기니비소의 이상적 국가건설

이라는 꿈을 되돌아보는 것과 프

레이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google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0

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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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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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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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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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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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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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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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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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카는 2009년 프랑스 기자인 세르부 미셸과

스위스 기자인 미셸 뵈레가 쓴 것으로 중국이 개발원

조를 명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

는가를 유럽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이다 차이나프리

카(ChinAfrica)는 차이나(China)와 아프리카(Africa)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급속도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책은 기자들이 방문

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

국인들의 삶과 사업 그리고 성공들을 다루고 있다 저

자들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개발투자를 위해 자국민들을 인부로 고용하

여 대거 파견하며 건물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대

신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

나 이 책은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원조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원조 행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필자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물어 보셨

다 사실 이번 인터뷰 전까지 필자는 이 책이 어떤 내

용을 다루고 있는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진정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가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이야기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강문규 (1931년생)

현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고문

경북대 사회학과

미국 유니온신학대학원 졸업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환경사회단체협의회장 지속가능

대통령자문위원회 위원장 역임

2013년 1월 25일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운

동(GCS) 사무국으로 향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도입

한 코너인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의 첫 번째 주인공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lsquo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rsquo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이어온 선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lsquo책rsquo을 매

개체로 하여 이분들의 관점과 견해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새해를 열면서 독자들에게 처

음 선보이는 코너의 주인공으로 모신 분은 지구촌나눔

운동의 강문규 이사장님이다

강문규 이사장님은 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한국 시민사

회의 대표적인 원로이자 젊은 활동가들의 대선배로 널

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인터뷰 때 강이사장님께 책 추

천을 부탁 드리자 주저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된다 하

시며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라는 책을 권하셨

다 오랫동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아 오시면서 읽

으신 책이 참 많으셨을 텐데 과연 이 책에는 어떠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길래 추천하셨을까 궁금증이 일

었다

강문규 이사장님의 서재에서 한 컷

책 잇는 만남 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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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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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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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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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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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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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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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고작해야 아프리카가 제 3세

계로 분류된다는 것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서

구 식민지시대를 통해 강제로 구분되어 분단된 민족들

이 많아 국가 내 지역 민족갈등이 많다는 점 정도였

다 그곳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단순히 중국의 대 아프

리카 원조 현황뿐만 아니라 개발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성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인

터뷰는 lsquo왜 차이나프리카 인가rsquo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ODA Watchgt 이사장님께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살

아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중

에서 왜 『 차이나프리카 』 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강문규 이사장gt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 던

지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개발이 결국 무엇이냐에 대

해 다루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여국들

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접근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원조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빈곤은 나아지

기는커녕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으며 개발의 성과 역시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

서 책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이처럼 중국

이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대한 서구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질투심 같

은 것이 느껴질 때도 있다 중국은 원조를 제공할 때

자국민들을 직접 아프리카 땅에 인부로 보내서 끈질기

게 인프라를 구축한다 물론 건물을 세웠을 때 시공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중국

특유의 적극성과 실리주의 시장 경제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는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해당 국가의 사회 경제 정치를 석권하고 있다 lsquo원조

투명성rsquo이나 lsquo거버넌스rsquo등 아프리카에서 상상하기 어려

운 가치를 읊어대며 조건을 달아 원조를 제공하는 전

통적인 서구 공여국들보다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중

국식 개발에 아프리카가 점차 매료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반드시 유럽식 원조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까지 아프리카가 겪어온 개발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의 원조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자는 것이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는 강문규 이사장님의 모습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그래서 과연 개발협력이 무엇인

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에서

의 중국식 원조의 흥행은 도리어 서구의 원조가 가져

올 수 있는 착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 사회가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ODA Watchgt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인들은

중국과 중국의 원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까요

강문규 이사장gt 대개 아프리카의 권력층들은 중국 원

조를 선호한다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 원칙에 따라

서구와 달리 장기 독재나 인권 탄압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어떤 정권이든지 친구가 되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반면 아프리카의 일반 민중들은 중국인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인부로 온 중국인들은 오

직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로 왔고 아프리카의 문화

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인 특유의 근면성 그리고 무

슨 일이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결집력은 아프리카 인

들이 두려워하는 그들의 일면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점은 서구인들의 경우 아프리

카인들을 은근히 얕보고 무시하지만 그와 같은 인종적

편견과 우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없다

는 점이다 아프리카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자신도 중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했고 태어나서 지금까

지 아프리카 사람은커녕 서구 사람들도 직접 본적이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2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OWL no 74 20130205

33

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4

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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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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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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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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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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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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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마치

일개미 군단처럼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기자들은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중국인

들을 다루는 기사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프

리카에 진출하는 것이 자국에서 이룬 기적을 세계에서

가장 척박한 지역에서 재현함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

로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

과 손을 잡음으로써 1960년대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

난 이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던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을 수도 있다

ODA Watchgt 개발이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 행

하는 중국의 활동들을 개발로 봐도 될까요

강문규 이사장gt 개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협력의 아주 협소한 일부분에 불과하

다 ODA는 흔히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들 하

는데 중국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국익과 관련해서 중국은 이익을 취하고 있으

므로 우리는 이를 개발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급속

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은 원자재가

절실히 필요했고 아프리카에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중

국은 아프리카가 비민주적이든 부패가 만연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중국인들은 기

회를 보았다 백인들은 무례하고 잘난 척했지만 중국

인들은 겸손하고 과묵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인

들에게 감명을 받았다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선전하는

윈윈(win-win) 파트너십을 진심으로 믿는 이들도 있

다 현재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말하며

중국인들의 끈기 용기 효율성을 예찬한다 또 서구와

레바논 인도 상인이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든

것을 반긴다

결국 ODA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국위 선양이다 개

발협력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이러한 국위선양은

태극 문양이 드러나게 보일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제공받는 파트너국가 사람들이 감사함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로 국격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ODA는

아프리카를 원조 의존주의로 극심하게 피곤하게 만들

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재원

조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존의

원조의 방향과는 다른 개발을 아프리카에서 행하고 있

는 것이다

ODA Watchgt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

게 봐야 할까요 또한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현황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강문규 이사장gt 우리 개발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먼

저 일본 ODA 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

ODA는 상당부분 일본의 ODA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일본의 원조는 기본적으로 매뉴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든 행동 양식이 정해져 있고 ODA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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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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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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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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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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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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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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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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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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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3: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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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일본에서 모두 일괄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파

트너국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ODA도 한국처럼

유 무상원조가 각각 다른 기관에서 이원화되어 집행되

어왔지만 최근 하나의 원조 기구로 합쳐지지 않았나

그러나 아직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은 『차이나프리카』를 통

해서도 확연히 볼 수 있듯이 실리주의를 표방하여 시

장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윈-윈 전

략으로 말이다 이것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우리 원조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lsquo개발rsquo에 대한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트리는 데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선진국의 개발협력

만을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ODA Watchgt 네 이사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

씀해주신 대로 이 책을 통해 한국 개발협력이 나아가

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에 들려주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 드리겠습니다

강문규 이사장gt 중국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협소한 이념적 생각과 가치

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아직까

지 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념의 속

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현지의 필요와 목소리를 듣기 보

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후원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요

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높다 또한 대부분 이념

적인 태도와 선입견을 가지고 현지 사회와 아프리카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우리가 상식적이어야 하고

기본이 되는 원칙을 가지기 위해 시야를 넓혀서 자기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역할에 있어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외원조 초기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모델을 수

입하여 사용하고 적용하였다 그러나 일본식 그리고

전통적인 서구사회의 원조활동으로는 ODA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넓은 시각으로 개발협력의 의미와 활동의 방향을 설정

해야 한다 사실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개발은 이제

막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차이나프리카』를 통해 반영할 부분이

상당하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원조주의 방식으로

는 그들을 도울 수도 원조효과성을 이룰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과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개발이 무엇

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강

문규 이사장님은 한국 사회가 자신에 대한 스스로 비

판하고 성찰할 줄 아는 훈련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며

무조건적인 규모 증액과 성찰 없는 원조는 아프리카뿐

만 아니라 어느 파트너 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이념의 틀 기존의 개발의 틀을 깨고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국 시민사회는 어

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우선 나는 어떻게 내

면화할 수 있을 것인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정한 협력 쉽지 않지만 국제개발협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혜림 작성 ODA Watch 청년활동가 11기

mrhyerimnavercom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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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35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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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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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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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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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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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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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4: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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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한 걸음으로

우리의 발전대안 찾기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수강생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기로 했다

ldquo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rdquo

-데일 카네기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람개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람이 불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무서운

추위를 자랑했던 1월 저절로 불어오는 바람

없이도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었던 백 명의

사람들이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

워크숍이라는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곳에서

바람개비를 돌릴 바람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백 명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기로 한 것이다 그 첫걸음 어떤 모습

이었을까

Q OWL 독자들에게 우리 소개

좀 해볼까

승원) 따뜻한 전라도 출신으로 너

무도 추운 서울의 겨울을 어떻게

하면 덜 춥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오늘도 어김없

이 양말 두 켤레를 껴 신은 24살

청년 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학

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 겨울이 가

기 전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여

행을 떠나고 싶지만 학원과 아르

바이트로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있는 청춘 뉴스를 마치 다큐멘터

리처럼 눈물 흘리며 보는 감수성

넘치는 여대생

은샘) 폭풍 적응력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내숭 없이 털털한 톰보이 락밴드

의 베이시스트 웹디자이너 그리

고 국제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4학

년 특기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쿨

하게 지르고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기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고 믿기에 모든 일에 마음을 담으

려 노력 중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예지) 인권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기 위해 대학원 진

학을 앞두고 있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는 28살 여자 햇빛

쨍쨍한 날씨를 좋아하고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진심을 믿는 사

람 올해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려운 책 읽는 걸 좋

아하는 무모한 면이 있는 사람

Q ODA Watch 집중워크숍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

승원)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선배

를 통해서 ODA Watch의 집중워

크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

데 몇 년 동안 계속 상황이 안돼

서 참여를 못했어 그렇지만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제개

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

었고 대학 졸업 후 진로나 앞으

로의 삶의 방향이 이 분야와 맞닿

김승원 이은샘 김예지 작성

FOCUS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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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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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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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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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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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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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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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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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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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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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래서 4학년이 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좀 알

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어

은샘) 국제개발은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

한 고민이 좋아서 시작했고 스웨

덴에서 교환학생으로 다양한 시각

을 접하고 돌아온 후로는 더 빠져

있어 1년 전부터 ODA Watch 뉴

스레터 OWL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는데 시험기간 중에 워크숍 안

내 메일이 온 거야 학교에서 늘

접하는 정치경제학적인 접근법에

질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으로 보

는 국제개발협력이 궁금하던 차였

는데 마침 ODA Watch가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길래 확 꽂

혀서 안내메일을 받은 당일 첫 번

째 신청자로 등록했어

예지) 나는 여태 법학을 공부해왔

는데 작년 무렵 그 동안 못했던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어 사실 개인적으로는 굉

장히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었어

주변 사람들은 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지 나 같은 사람이 없었거

든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인권법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계신 분

을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일하게

됐어 그곳 조교님께서 이 강의를

강력히 추천해주셔서 오게 됐지

몇 달 만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

니 신기해 결국 좋은 사람들 덕

분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아

Q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하여 개

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슈는

승원) 어렸을 때부터 초콜릿을 좋

아했어 그래서 초콜릿을 통해 아

프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

데 달콤함 뒤에 씁쓸한 아프리카

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

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개

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이

렇게 나에게는 국제개발협력에 관

심을 가질 수 있었던 나름의 계기

가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그

러한 계기가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

발협력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가치 있다

고 생각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

과 함께 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은샘)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뭘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원조가 계속되

고 ODA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돈이 잘 관리되고

프로젝트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

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 한국의 개

발협력은 아직 그런 연계성과 지

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야 담비사 모요

의 lsquo죽은 원조(Dead Aid)rsquo라는 책

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원조는 정말 죽은 원조나 다름없

다고 느껴져 그런 생각에서

ODA Watch가 하는 감시 비판업

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

고 모니터링과 평가(Monitoring

and Evaluation MampE)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볼 생각도 있어

예지) 나는 어릴 때 베트남에서 6

년을 살았지만 국제학교에 다녔

기에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는 일들을 하지 못

했어 항상 아쉬웠지 하지만 한국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

지고 싶어서 국내 대학에 진학했

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lsquo인권

법rsquo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세상에

인터뷰에 참여한 수강생 3인의 사진 이은샘 김승원 김예지(왼쪽부터 차례대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6

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OWL no 74 20130205

37

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39

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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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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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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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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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6: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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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조약들 기구들 단체들이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시키고 있다

는 사실에 감동했고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 국제개발

협력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서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만나본

몇몇 실무자 분들은 인권이란 lsquo거

창한 말rsquo과 개발이 무관하다고 생

각하시는 걸 보고 인권에 기반한

개발(Rights Based Approach RBA)

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싶어졌어

인권이라는 것은 권력관계에서 문

제가 될 때가 많기 때문에 공여국

과 수원국 간의 관계에서 필연적

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

고 생각해

Q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심화 워

크숍 시간을 제외하면 총 10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각자 어떤 강의

가 가장 인상 깊었어

승원) 워크숍을 신청할 때 커리큘

럼에 환경 분야가 있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었어 국제개발협력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서

말야 그러다 장재현 팀장님의 강

의를 듣게 됐는데 마침 또 첫 시

작이 생존권이니 죽음이니 하면서

엄청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시

작되더라구 뭔가 생소해서 집중

을 못하고 있던 나의 정신을 번뜩

들게 했던 건 바로 lsquo생태부채rsquo라는

용어였지 생태부채란 산업혁명

이후 과도한 개발로 인한 지구온

난화의 피해가 선진국이 아니라

도리어 개도국에게 돌아가고 있으

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

은 선진국이 개도국이 겪고 있는

이 피해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였지

인상 깊은 강의로 손꼽힌 장재현 홍문숙 이선재 강사님의 모습(왼쪽부터 차례대로)

순간 워크숍 첫 강의였던 윤지영

팀장님이 우리들에게 국제개발협

력을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셨을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lsquo우리나라

가 잘 사니까 개도국이 못 사니

까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았으니

까rsquo와 같은 이유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생

태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

제개발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정말로 새로웠어 이런 맥락에서

장팀장님이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

던 lsquo두 손으로 드리는 원조가 아

니라 무릎 꿇고 드려야 하는 원

조를 해야 한다rsquo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동감했어 국제개발협력은

동정심이나 우월의식에 기반해서

는 안되며 선진국의 잘못으로 인

해 개도국이 겪고 있는 피해에 대

해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원조

에 대한 태도와 시선부터가 바뀌

어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이 강의를 통해서 나는 국제

개발협력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 개도국이

겪는 환경피해의 원인인 선진국의

과도한 개발에는 내가 일회용 종

이컵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것 핸드폰을 자주 바꾸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

든 일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한

벌목으로 인해 삶을 터전을 빼앗

긴 사람들 내가 내다버린 핸드폰

이 개도국에 수출되어 부품 해체

를 하면서 화학제품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나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부터 가방 속에 텀블러를 챙기

고 이면지 노트를 만들었어

은샘) 나는 이선재 선생님의 lsquo개

발인가 발전인가rsquo 강의가 이번 워

크숍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해

강의 시작 전에 자료집을 먼저 훑

어봤는데 내용은 없고 질문만 한

장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lsquo개발

과 발전은 다른가 개발은 왜 해

야 하는가 어디에 해야 하는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개

발의 결과는 무엇이고 한국은 개

발된 곳인가 국제개발과 개발은

다른가rsquo 도대체 어떤 비상한 답

을 주시려고 이렇게 어려운 질문

들을 잔뜩 준비하셨을까 하고 혼

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거든 근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이선재 선

생님은 우리에게 답을 주실 생각

이 처음부터 없으셨더라고 오히

려 질문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해

주셨어 개발과 발전의 차이를 먼

저 설명해 주셨는데 발전은 자동

사 개발은 타동사라는 점을 짚어

서 개발은 타인이 계획적으로 개

입해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주셨어 뒤이어 라오스의

개발모습과 우리나라의 용산재개

발의 모습을 보여주시며 개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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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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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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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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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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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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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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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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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7: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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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

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어 우리는 한국형

ODA 모델이니 뭐니 하면서 우리

의 발전경험을 성공사례처럼 여겨

왔잖아 하지만 한국이 발전 과정

에서 잃은 공동체적 가치야 말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거리도 던져주셨어 솔

직하게 말하면 계속되는 질문세례

에 머리도 많이 복잡했고 무조건

옳다고만 여겼던 국제개발협력의

뒤틀린 이면을 직시하게 되니까

마음도 많이 불편하더라

그렇지만 이 강의를 통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어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느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이 적

당한 방법인지 고민하라는 선생님

의 말씀을 받아 적었는데 결국

lsquo국제개발협력rsquo이라는 이름에 갇히

지 말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

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강의 후 뒤풀이가 있었는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단순히 수다를 떠는 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어 그땐 서로 이 분야로 계속

걸어가는 게 맞는가에 대한 회의

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

나고 보니 다들 자신만의 답을 내

리게 되었더라 참 좋지 않아 이

선재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니 그

전에 들었던 강의들도 한번 더 곱

씹어보게 되고 이후 강의들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이선재 선생님이 유명하신지 조금

알 것도 같더라고

예지) 난 홍문숙 선생님의 지역문

화와 개발에 대한 강의

사실 나에게는 주제부터 조금 낯

설었던 것이 사실이야 문화와 개

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궁

금했는데 현지 특유의 문화가 인

권침해로 간주될 수 있을 때의 딜

레마를 화두로 던지셔서 내가 흥

미를 가지고 있는 인권과의 연결

지점을 발견해 흥미를 가지고 수

업을 들었어 선생님이 문화와 발

전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지만 개발담론에서 문화가 상대적

으로 소외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소수자의 문화적 권

리에 대한 논의로 심화되었지 최

근 문화를 재평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태로 인해 문

화에 대한 분석이 종교에 치우쳐

지게 된 일련의 흐름들도 알 수

있었어

또한 개발의 문화는 생존권과 직

결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 그렇

기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청년 봉

사자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저

급하다고 생각해서 존중이 담기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면 절대 안 된

다는 것도 그렇지만 문화 다양성

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

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어 헤게모

니가 존재하면 소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거지 결국 해답은

개발과 지역문화의 공존에 있다는

거야 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개

발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 개발 말이야

나는 이제까지 사실 문화라는 개

념은 MDGs와 같은 목표를 세움

에 있어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이렇게 문화를 따로 떼어

놓고 고민하니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인권과 직결될 수 있

다는 점을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는 앞으로 개발과 문화 인권의

세 지점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고 싶어졌어

Q 그럼 심화워크숍은 첫 번째

워크숍은 문화 인권 환경 이슈로

분반이 나뉘었었잖아 서로 이야

기 나눠보자

승원) 나랑 예지언니는 인권반이

었어 첫 분반 모임이라 굉장히

어색했는데 이 분위기를 풀기 위

해 4명씩 팀이 되어 4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

지 lsquo지폐3장과 동전 1개로 16100

원을 만들기 국제개발협력으로 6

행시를 짓기 서로의 이름을 외우

기 단체사진을 찍어 문자로 전송

하기rsquo 4가지 미션을 가장 빠르게

하는 팀을 선정하는 게임이었는데

4사람 모두의 lsquo협력rsquo이 중요하다

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어

가벼운 몸풀기 게임이 끝난 뒤에

는 개발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

해 사례를 팀 별로 분석하는 시간

을 가졌어 강제퇴거로 인한 주거

권 박탈 사례들을 다뤘지 박진옥

팀장님이 ldquo주거권 박탈이 인권침

해라고 생각하냐rdquo라고 물어보셨는

데 조금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야

집이 없는 것이 인권침해인지 확

신이 들지 않았거든 그런데 팀장

님께서 주거권 박탈은 단순히 집

의 유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정권

교육권 의료권 보호권 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까 금새 와 닿았어

이후 각 팀마다 캄보디아 세르비

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인

권침해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조는 캄보디아 사례를 분석하게

됐어 캄보디아는 경제개발을 위

해 기업에 국유지를 임대해주는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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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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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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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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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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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8: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38

경제적 토지양여제도를 시작했는

데 이때 정부가 해당지역 주민들

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

고 보상도 없이 강제퇴거를 시켰

다고 하더라 집을 잃은 사람들은

주 수입원인 농경지를 잃고 정부

에 저항하다 폭행과 구금을 당하

거나 가정파괴를 겪기도 했대

이 사례를 보면서 그간 많은 강사

님들이 언급하셨던 lsquo선의가 반드

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

다rsquo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경제개발 빈곤 퇴치

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개발이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침해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야

과연 국제개발협력이 한 국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가

의 구성원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예지) 나도 승원이 말처럼 집은

곧 인권이란 말이 처음엔 확 와

닿진 않았어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인권센터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한

조문씩 읽고 생각하는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가장 의

문이었던 것이 과연 소유권과 인

권이 연결될 수 있는가 이었거든

그런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명확

하게 알게 됐어 누구나 안락한

집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한데 어

떤 사람들은 그걸 누리지 못하고

있잖아 집은 사생활의 공간이기

도 하지만 노동 후 재충전을 하

는 공간이기도 하기에 노동 그리

고 생존과도 직결되는 등 다양한

인권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거지

나 역시 캄보디아를 연구하는 조

에 속해 있었어

후반부에는 다섯 개의 조로 나뉘

어서 각 조별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회를 고려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시간을 가

졌는데 정말 어렵더라 프로젝트

기획에 문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게 참 당연하다고 느껴왔는데 그

래서 더 어렵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엔 서로의 아이디어들을 공

유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는

데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많

이 나왔어 2시간 동안 프로젝트

기획부터 평가까지 개발프로젝트

에 문화가 주류화되는 과정이 얼

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배운 것

같아 진짜 알찬 시간 보낸 것 같

지 않아

Q 두번째 심화워크숍은 50명씩

두 개의 분반이었지 어땠는지 소

개해줘

예지) 두 번째 심화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의 삶 강의를 들었

어 처음에 어머니에 대한 가장

기쁜 기억과 슬픈 기억을 떠올리

게 하신 후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어머니들의 사진을 보여주

셨어 내 느낌은 한마디로 lsquo말보다

강한 사진rsquo 깊이 패인 주름을 있

는 그대로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견디고 웃고 살아내신 모습들을

보여주셨는데 슬프면서 경이로웠

어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지

작가님께서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

를 하던 시절에는 카메라가 세상

을 바꾸기 위한 lsquo무기rsquo라고 생각하

셨대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다

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발짝 물

러나 사진을 통한 심리치료 등을

고민하고 계신 단계라고 해 캄보

디아 현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

활하면서 무료사진관을 운영하셨

인권반의 6행시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개성 있는 조원들의

발빠른 활동으로

협력하고 나아가서 세상을 바꾸는

력사를 이뤄가는 동역자가 될께요~

주민들은 개발로 인해 실업 이혼

등을 겪는데 과연 그 속에 협력

이 있었는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

지 의문이 들었어 다른 조의 사

례들을 함께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은 인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

을 논하는 건 쉬웠지만 막상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하기가 참 어렵더라 조금 더 창

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뼈저리

게 느꼈어

은샘) 나는 이슈 별 워크숍에서는

문화반에 참여했어 문화와 개발

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직

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지

ltSchooling the Worldgt라는 다큐

멘터리를 함께 보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이제까지 긍정적으로 평가

해왔던 교육원조가 사실은 지역문

화와 사회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

을 미치는 지 보여주고 있었어

서구의 교육방식이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려 없이 흘러 들어

가면서 서구문화는 우월하고 자국

문화는 열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

게 되더라고 이어서 문화를 고려

하는 국제개발협력이란 어떤 것인

지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

후에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

소들을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졌어 또 문화적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

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상 깊

은 내용도 들었고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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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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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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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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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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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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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39: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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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문화 인권)

다는데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표정

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어 어떻

게 그렇게 찍는지 질문을 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내려

놓고 교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구나

느끼게 되신대 그 순간 설정된

장면이 아닌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고 사진은

그 단계의 맨 마지막에 찍게 된다

고 가난한 이들이라고 해서 무턱

대고 그들의 lsquo가난rsquo을 찍으려 하는

것은 lsquo폭력rsquo이 될 수 있다고 말씀

하셨어 실제로 그들의 삶엔 가난

과 어려움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거지 예를 들어

어떤 사진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강제퇴거를 당한 이웃에게 없는

살림을 모아 닭고기 스프를 끓여

주는 모습이 해맑더라 우리가 바

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은 정도 행

복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보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어 우리 관념

속 세상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으셨대

작가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진이 따뜻하다는 말이 불편하다

고도 하셨어 작가님은 빠지고 독

자가 사진만을 통해 그 사람들을

바라봐줬으면 하신대 그리고 현

장에서 사람들을 돕지 않고 사진

을 찍는 건 잘못 아닌가 하는 비

판에 대해서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하셨어 사진 그 자체를 통해 사

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있기 때문

이지 퓰리처 상을 받은 케빈 카

터도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했어

야 하지 않나 하는 비판을 받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프리카를 사랑했

다고 해 요즘같이 사진을 쉽게

찍고 지우는 세상에 사진 한 장

에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

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어

은샘) 나도 예지언니랑 같은 사진

작가님의 워크숍을 들었는데 정

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사

진이라는 것이 찍는 사람의 시선

이 닿는 곳을 중심으로 찍히지만

막상 결과물은 굉장히 사실감 있

게 다가와서 왜곡되기 쉽다는 특

성이 있잖아 실제로 북한이나 전

쟁지역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시

면서 그런 특성에서 오는 사진의

폭력성을 많이 느끼셨다고 얘기해

주셨어 국제개발협력에서 홍보용

으로 쓰이는 사진들이 인권과 관

련해서 많은 이슈를 낳는 요즘에

더 와 닿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작가님의 사진들은 인종 국가 장

애와 비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울고 웃고 먹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참 따뜻하게 느껴졌

어 당시에 나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방학프로그램에 자원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의 그런 말

씀에 마음이 너무 동해서 눈물이

났었어 나랑 조금 다를 뿐인데

나는 어쩜 그렇게 경계에 묶여 세

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제까

지의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고 앞

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기더라

Q 이번 집중워크숍을 통해 무엇

을 배운 것 같아

승원) 인권반 워크숍 때 받았던

핸드아웃에 lsquo우리의 삶은 우리만

의 것이 아니라 자궁에서 무덤까

지 타인들과 묶여있고 과거를 지

나 현재를 살며 우리가 저지른 악

행과 우리가 베푸는 선행이 새로

운 미래를 탄생 시킨다rsquo는 문구가

있었어 매 강의 때마다 개발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 모두

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을 여실히 알게 됐지 그렇기 때

문에 나의 생각 말 행동 하나하

나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거지 또한 많은 선생님들이

ldquo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rdquo라고 말씀하셨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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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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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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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4

OWL no 74 20130205

4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6

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0: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0

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다

는 것이 사실 너무 두려웠어 ldquo그

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rdquo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답

이 아닌 것 같아 아직은 정확한

답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선

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만 보는 것

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

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고

민해야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은샘) 결국 이 모든 것이 lsquo함께

같이 살아가는 것rsquo이라는 확신이

다시 들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겠지만

본질은 항상 내가 다른 사람과 함

께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야 또

문화반에서 반장을 맡아 마지막

수강생 발표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 내가 참 아직 부족

한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이게 겸

손의 표현이나 좌절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

어 부족한 게 있어야 채울 것도

있고 한계가 있어야 도전도 하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이를 위해서

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뒷받침

되어야겠지 국제개발협력도 마찬

가지라고 생각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제개발협력 참 당연한 말

인데 잘 안되고 있잖아 그래도

우리의 계속되는 고민과 성찰이

모여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을 만

들 거라고 믿어

예지) lsquo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자rsquo

라는 내 인생의 모토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서 집중 워크숍과 인권센터 스터

디까지 병행했어 퇴근 후 맨날

강의 시간에 늦을 때는 잠깐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

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일이었

다고 생각해 직접 단체에서 일하

면서 보고 겪는 일들 때문에 더

뼈저리게 와 닿는 말들이 많았고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된 느낌이

들어 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

었어 사실 인권에 관심 있고 관

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주변

에서는 혹시 인권을 침해 받은 적

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글로벌

리더라 추켜세우거나 허영심에

차있다고 보기도 하던데 나는 그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때론 외롭

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곳에는 나

와 비슷한 사람들이 백 명이나 있

으니까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

Q 워크숍을 통해 배운 것들 각

자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풀

어나갈 계획이야

승원) 첫 강의 때 윤지영 팀장님

께서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이전에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

마나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어보셨

는데 그 질문에 문득 그간 협력

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

어 그러면서 지금 내가 속한 곳

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

하지 못하면서 전혀 얼굴도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강의가 끝나자마자

lsquo지금 여기에서부터 협력하자 그

리고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

자rsquo는 생각이 들었지 허영심으로

lsquo국제rsquo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으면

서 실천 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

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부터 실천 할 수 있는 lsquo협력rsquo의 방

법을 하나씩 찾아보려고 해 그래

서 말과 생각과 행동이 함께 갈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어

이렇게 조금씩 협력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더 넓은 범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

께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들어

은샘) 어릴 때부터 내 장래희망은

어떤 직업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lsquo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rsquo되는 것이었어 근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lsquo돕는다rsquo는

개념에 회의를 느끼게 됐거든 나

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

에 있는 사람인지 도움을 준다면

서 사실은 스스로를 우월하게 만

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되돌

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이선재 선생님 강의 중에 lsquo내미는

손이 아니라 맞잡는 손rsquo이라는 말

을 들으면서 이제는 lsquo스스럼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사

람rsquo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그어

진 경계는 잊어버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듣고 공감

하고 싶어 가까운 곳 먼 곳 가리

지 않고 나처럼 울고 웃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세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야

OWL no 74 20130205

41

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43

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4

OWL no 74 20130205

45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46

12월 재정보고

OWL no 74 20130205

47

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1: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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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인권법이나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에선

조금 생소해서 두려움이 있긴 하

지만 아주 오랜만에 가슴 뛰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아

직까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과 그것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연구하는 것 어떤 분야가 내가

속하고 싶은 곳인지 잘 모르겠어

중요한 것은 이 강의를 통해 그

다양한 시각들을 균형 있게 접할

수 있었다는 거 앞으로도 그 미

묘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lsquo인

권rsquo이라는 것을 내 주변에 잘 설

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사

람이 되고 싶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자연스레 바람개비가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

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바람개비를 들고 있는 손은 자꾸만 민망해진다 그럼에도 여

전히 바람개비를 돌리고 싶은 백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달려 나감으로써 스스로 바람

을 만들기로 한다 혼자 달려 나가는 것이 두렵고 외로웠던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함께 달려 나갈 백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이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방

향으로 달려 나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백 명의

힘찬 한 걸음이 가져오는 바람의 시작 어느 때보다 기대해볼 만 하지 않을까

2013 겨울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김성원 김예지 이은샘 수강생 작성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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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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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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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74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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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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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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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Page 42: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74호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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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

2013년 1월의 소식을 알리는 이번 74호부터 OWL이 기존의 뉴스레

터 형태에서 매거진 형태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으로의 변화에 맞춰 보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더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

록 편집과 내용 구성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 앞으로 발행되는 OWL

에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새 코너들이 하나 둘씩 도입될 예정이랍니

다 대안적인 목소리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나갈 국제개발

협력 전문 매거진 OWL 모두 더 아끼고 사랑해주실 거죠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꿈꾸는 OWL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기대해주세

2013 ODA Watch 겨울 집중워크숍 성황리에 마쳐

지난 1월 한 달간 ODA Watch의 2013년 겨울 국제개

발협력 집중워크숍이 열렸는데요 수강생 여러분의 열

화와 같은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월 31일(목)에 있었던 최종 수

료식에서는 총 104명의 수강생 중 83명이 수료하고

그 중 14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개근상을 수

상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는데요

이번 집중워크숍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OWL

지면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차(茶)를 판다고

집중 워크숍이 열리는 내내 매 강의마다 강의실 한 구

석에서 주먹밥과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는 무리()들

이 있었는데요 바로 lsquo차라리 차(茶)rsquo라는 이름으로 뭉

친 ODA Watch 청년활동가 NA(Networking and

Advocacy)팀원들이었답니다 활동가들이 집중워크숍을

수강하던 때 강의가 저녁에 있어 항상 허기진 배를 안

고 수업을 들어야 했던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번 수강생들께 따뜻한 밥과 차를 내어드려야겠다는 예

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인데요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금은 ODA Watch의 이선재 실행위원장님께서 활동하

고 계시는 라오스 푸딘댕 청소년센터에 기증하겠다는

한달동안 차라리차를 사랑해주신 집중워크숍 수강생 분들의 모습 차라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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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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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middot 평등 middot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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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야심 찬 계획을 안고 지난 한 달간 차라리 차도 집중

워크숍 수강생 분들과 졸릴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했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번 차라리 차는 첫 시작에 불

과하다는 군요 다가오는 7월 여름 워크숍에서도 차라

리 차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쁜 소식 다가

오는 여름 OWL 애독자들께서도 아직 집중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다면 우리 청년활동가 어

머님이 직접 담그신 몸에 좋은 시원한 유자차와 오디

차도 마시고 알차고 좋은 강의도 들을 겸 이화여대

ECC 회관에 한번 들러주시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한 해의 ODA Watch를 꿈꿔보는 시간

27일(목) 2013 사업계획안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한 사

전 간담회와 222일(금) 정기총회가 열립니다

오는 2월 7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환경재단 레

이첼카슨홀(시청역 10번 출구 위치)에서 2013년 ODA

Watch 사업계획안 논의를 위한 사전 간담회가 열립니

워치와 짧지만 진한 인연을 맺게 된 김우리 간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축복합니

다 정기총회를 앞두고 워치의 동력인 활동회원들과

함께 금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뒤 이를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기 위함인데요 이후 2월

22일(금)에 열리는 정기총회(장소 및 시간 동일)에서

2013년 사업계획안을 승인하여 계사년의 활동을 활발

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워치 활동에 관한 주요한 결

정 사항들은 다음 OWL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와 발걸음으로 회

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ODA 감시(Watch) 활동

우리의 발전대안을 찾아가는 ODA Watch의 여정을 관

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

합니다

2012년 한해 동안 ODA Watch를 빛내주고 활력소이

자 에너지원으로 함께해왔던 김우리 이재원 간사가 1

년 간의 활동 기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청년활동가에

서 사무국 간사로 함께해준 이재원 간사와 새롭게

차라리 차 주인장들의 모습 배하니 이정민 박정화 청년활동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차라리차

김우리 간사 송유림 청년활동가 버마로 떠나다

김우리 송유림 활동가가 글로벌발전연구원(ReDI)과

한양대가 공동 기획한 lsquo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

역 역량강화 사업 수행rsquo을 위해 6개월 간 버마로 파견

되었습니다 미미나이(송유림 활동가)와 뚜뚜한(김우리

간사)이 6개월 간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행복하고 즐겁

게 활동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버마에서 온 부엉이(OWL)와 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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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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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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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middot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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