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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푸드, 1992년 영국의 한 일간지 칼럼에서 첫 등장 프랑켄푸드는 유명한 괴기공포소설에 등장 하는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인 ‘프랑켄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 말로,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폴 루이스 교수가 1992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쓰면서 알려졌다. 영국은 1990년대 유럽국가 가운데에서도 유전자 변형식품 재배와 판매에 대한 격렬한 반대 운동이 펼쳐졌던 대표적 반(反)GMO 성지 (聖地)로 당시 상황을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 ‘프랑켄푸드’라고 할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대중들과도 매우 친숙한 이름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접한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공포가 각인됐을 것이다. 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즐겨 읽는 동화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나오는 마법의 거울이 현실 세계에 존재한다고 하자. 이 거울 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양(sheep)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유명한 양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희생양’이 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 다면 세 번째로 유명한 양은? 내가 거울 이라면 약간의 뜸을 들인 뒤 ‘(복제양) 돌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거울에게 인간 에게 가장 유명한 괴물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망설임 없이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꼽지 않을까싶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낸 사람은 놀랍게도 스무 살의 영국 여성 메리 셸리(Mary Shelly) 이다. 그녀는 열여덟에 소설 집필을 시작해 스무 살인 1818년 익명으로 그녀의 처녀 작인 <프랑켄슈타인: 또는 근대의 프로메테 우스>란 소설을 영국에서 펴냈다. 1823년 용어가 위험 인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영어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우리말로 ‘유전자조작생물체(식품)’ ‘유전자변형생물체(식품)’ ‘유전자재조합생물체(식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정부는 하나의 사물에 대해 여러 용어가 뒤섞여 사용되는 것에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최근에는 유전자변형식품으로 통일해 부르기로 했다. 유네스코 등과 같은 과학 기술계에서는 GMO를 LMO(Living Modified Organism)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살아있는 유기체, 즉 작물이나 동물, 미생물에 붙인 것이며 이를 가공하거나 성분을 추출한 것은 식품(또는 사료, 의약품 등)이 되므로 이 용어를 붙이기 곤란하게 된다. 따라서 LMO보다 GMO가 더 많은 것을 포괄하는 용어로 보면 된다. GMO는 최종 제품 또는 유기체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GM작물, GM동물, GM물고기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유전자변형생명체(식품)가 자연 형태의 생명체에 인간이 과학기술을 이용해 다른 유전자를 집어넣어 유전자가 애초와는 다른 형태로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라면 유전자재조합생명체(식품)는 유전자를 변형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과학 기술이 유전자(DNA)재조합기술(DNA Recombinant technology)이라고 해서 붙인 것이다. 한편 유전자조작생물체(식품)는 유전자를 주물럭거렸다는 의미의 조작(操作), 즉 manipulation을 했다는 의미에서 쓰인 것으로 유전자변형식품 반대 운동단체 등이 주로 사용해왔다. 우리말로 조작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승부 조작, 간첩 조작과 같이 매우 좋지 않은 의미의 조작(造作, 어떤 일을 사실인 듯이 꾸며 만듦. 진짜를 본떠서 가짜를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물건)을 연상토록 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용어에서도 유전자변형식품을 둘러싼, 다양한 집단 간 견해차를 엿볼 수 있으며 실제로 위험 인식 또는 인지(risk perception)의 영역에서 용어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예를 들면 괴질이라고 하는 것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이라고 하는 것은 시민들이 이 감염병의 위험을 인식하는데 사뭇 다른 영향을 끼친다. 당연히 괴질이 더 공포로 다가갈 것이다. 소해면상뇌증 (BSE, Bovine Spongiform Encepha- lopathy)이라는 학술적인 용어보다 영국 언론이 만들어낸 이름인 광우병(Mad Cow Disease)이 훨씬 더 자극적이고 두렵게 느껴지며 쉽게 각인될 것이란 사실도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위험 인식 또는 위험 소통의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공포를 극대화 하려는 쪽과 이를 최소화하려는 쪽이 맞부 딪친다. 유전자변형식품을 둘러싼 양쪽의 공방에서도 이를 결코 피해갈 수가 없다. 공포를 극대화하려는 쪽, 다시 말해 유전자 변형식품의 위험성(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완벽한 과학적 검증은 끝나지 않았 지만 현재로서는 유해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대중들에게 과장해서 알리려는 쪽은 GMO에 ‘프랑켄 푸드(Frakenfood)’란 이름을 붙여 낙인을 찍고 이를 널리 퍼트려왔다. 이를 우리말로 잘 번역하지는 않지만 굳이 하자면 ‘괴물 음식(식품)’ 쯤이 되겠다. 과학 영화에서 생명공학의 허실을 보다 두 번째 - <프랑켄슈타인> science <인간 복제 그 빛과 그림자>의 저자 안종주 과학칼럼니스트 m ovie Franken stein 공감 , 동행 88 BIOSAFETY VOL.16 NO. 2 89 과학 영화에서 생명공학의 허실을 보다, 두 번째 - <프랑켄슈타인>

88 m ovievol.16... ·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 말로,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폴 루이스 교수가1992년영국 일간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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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88 m ovievol.16... ·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 말로,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폴 루이스 교수가1992년영국 일간지에

프랑켄푸드, 1992년 영국의

한 일간지 칼럼에서 첫 등장

프랑켄푸드는유명한괴기공포소설에등장

하는괴물을만든박사의이름인‘프랑켄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말로,미국보스턴대학교의폴루이스

교수가1992년영국일간지<더타임스>에

기고한글에서처음쓰면서알려졌다.영국은

1990년대유럽국가가운데에서도유전자

변형식품재배와판매에대한격렬한반대

운동이펼쳐졌던대표적반(反)GMO성지

(聖地)로당시상황을한마디로압축해

표현한것이‘프랑켄푸드’라고할수있다.

프랑켄슈타인은대중들과도매우친숙한

이름이기때문에이런표현을접한독자들의

머릿속에는공포가각인됐을것이다.

세계어린이들이가장즐겨읽는동화인

<백설공주와일곱난쟁이>에나오는마법의

거울이현실세계에존재한다고하자.이거울

앞에서“세상에서가장유명한양(sheep)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아마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할것이다.“두번째로유명한

양은무엇이냐?”라고묻는다면‘희생양’이

라고대답할가능성이높을것이다.그렇

다면세번째로유명한양은?내가거울

이라면약간의뜸을들인뒤‘(복제양)

돌리’라고대답할것이다.이거울에게인간

에게가장유명한괴물이무엇이냐고묻는

다면망설임없이‘프랑켄슈타인괴물’을

꼽지않을까싶다.

프랑켄슈타인을만들어낸사람은놀랍게도

스무살의영국여성메리셸리(MaryShelly)

이다.그녀는열여덟에소설집필을시작해

스무살인1818년익명으로그녀의처녀

작인<프랑켄슈타인:또는근대의프로메테

우스>란소설을영국에서펴냈다.1823년

용어가 위험 인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영어로GMO(GeneticallyModifiedOrganism)는우리말로‘유전자조작생물체(식품)’

‘유전자변형생물체(식품)’‘유전자재조합생물체(식품)’등다양한이름으로불려왔다.

정부는하나의사물에대해여러용어가뒤섞여사용되는것에서오는혼란을막기

위해최근에는유전자변형식품으로통일해부르기로했다.유네스코등과같은과학

기술계에서는GMO를LMO(LivingModifiedOrganism)로부르기도하는데이는

살아있는유기체,즉작물이나동물,미생물에붙인것이며이를가공하거나성분을

추출한것은식품(또는사료,의약품등)이되므로이용어를붙이기곤란하게된다.

따라서LMO보다GMO가더많은것을포괄하는용어로보면된다.GMO는최종

제품또는유기체가어떤것이냐에따라GM작물,GM동물,GM물고기등으로부르기도

한다.앞서이야기한유전자변형생명체(식품)가자연형태의생명체에인간이과학기술을

이용해다른유전자를집어넣어유전자가애초와는다른형태로바뀌었다는의미에서

붙인이름이라면유전자재조합생명체(식품)는유전자를변형시키기위해사용하는과학

기술이유전자(DNA)재조합기술(DNARecombinant technology)이라고해서붙인

것이다.한편유전자조작생물체(식품)는유전자를주물럭거렸다는의미의조작(操作),

즉manipulation을했다는의미에서쓰인것으로유전자변형식품반대운동단체등이

주로사용해왔다.우리말로조작이라고하면일반인들이승부조작,간첩조작과같이

매우좋지않은의미의조작(造作,어떤일을사실인듯이꾸며만듦.진짜를본떠서가짜를

만듦.또는그렇게만든물건)을연상토록하려는의도를지니고있다고볼수있다.

이처럼용어에서도유전자변형식품을둘러싼,다양한집단간견해차를엿볼수있으며

실제로위험인식또는인지(riskperception)의영역에서용어는매우중요한구실을

한다.예를들면괴질이라고하는것과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이라고하는

것은시민들이이감염병의위험을인식하는데사뭇다른영향을끼친다.당연히괴질이

더공포로다가갈것이다.소해면상뇌증

(BSE,BovineSpongiformEncepha-

lopathy)이라는학술적인용어보다영국

언론이만들어낸이름인광우병(MadCow

Disease)이훨씬더자극적이고두렵게

느껴지며쉽게각인될것이란사실도같은

이치라고할수있다.위험인식또는위험

소통의세계에서는끊임없이공포를극대화

하려는쪽과이를최소화하려는쪽이맞부

딪친다.유전자변형식품을둘러싼양쪽의

공방에서도이를결코피해갈수가없다.

공포를극대화하려는쪽,다시말해유전자

변형식품의위험성(그것이있는지없는지

아직완벽한과학적검증은끝나지않았

지만현재로서는유해성을입증하는과학적

증명이이루어지지않았음)을대중들에게

과장해서알리려는쪽은GMO에‘프랑켄

푸드(Frakenfood)’란이름을붙여낙인을

찍고이를널리퍼트려왔다.이를우리말로

잘번역하지는않지만굳이하자면‘괴물

음식(식품)’쯤이되겠다.

과학 영화에서 생명공학의 허실을 보다두번째-<프랑켄슈타인>

science <인간 복제 그 빛과 그림자>의 저자

안종주 과학칼럼니스트

m ovieFranken

stein

공감, 동행

88

BIOSAFETY VOL.16 NO. 2 89

과학영화에서생명공학의허실을보다,두번째-<프랑켄슈타인>

Page 2: 88 m ovievol.16... ·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 말로,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폴 루이스 교수가1992년영국 일간지에

프랑스에서출간된 2판부터는본명을

사용해셸리는비로소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가됐다.이소설은가장초기의

과학소설(scientific fiction)가운데대표

격으로꼽히며가장유명한괴기(고딕,goth-

ic)소설이기도하다.셸리는이소설을쓰기

얼마전에발견되고또널리사회에퍼졌던

‘갈바니즘(galvanism)’에서영감을얻어

작품의줄거리를완성했기때문에공상

과학소설로꼽아도전혀이상할것이없다.

어떤평론가는<프랑켄슈타인>이야말로

진정한공상과학소설의효시라고평가

한다.프랑켄슈타인괴물을탄생케하는

이론적기초로삼은갈바니즘은생체전기

현상을일컫는용어이다.이탈리아볼로냐

대학의해부학자이며생리학자인갈바니

(LuigiAloisioGalvani,1737년9월9일

~1798년12월4일)가1780년해부한

개구리의뒷다리가해부칼에닿자경련이

일어나는것을관찰한뒤생체전기때문에

죽은개구리의다리에서이런현상이일어

났다고학계에보고해알려졌다.흥미롭고

놀라운이과학적발견은당시유럽지식인

사회에서큰화제가됐다.

‘프랑켄슈타인’ 세계인에게 끊임없이 경각심을

일으키는 상징물이 되다.

이소설의줄거리는이렇다.무생물에생명을부여할수있는방법을

알아낸과학자프랑켄슈타인은조수프리츠와함께시체를절단해

인조인간을만드는실험을한다.프랑켄슈타인의약혼녀엘리자

베스는약혼자가시계탑안에서하고있는이상한실험을막기위해

시계탑을찾아간다.하지만그녀가도착했을때,번개를맞은

괴물이생명을얻게된다.범죄자의뇌가이식된괴물은살인

욕구에불타올라프리츠를살해한후마을을찾아간다.괴물의

위협이커져가자마을사람들과프랑켄슈타인은괴물을쫓는다.

프랑켄슈타인은괴물과풍차에서마주친다.마을사람들은프랑켄

슈타인이갇힌풍차에불을지른다.프랑켄슈타인은결국자기가

만들어낸괴물에의해죽임을당하는비극으로이야기는끝난다.

<프랑켄슈타인>에나오는인조인간은이름조차없지만나중에

자신을만들어낸주인의이름을꿰찬다.시간이흐르면서이소설은

수많은영화,연극,TV드라마,만화,게임,뮤지컬등으로끊임없이

재창조되면서프랑켄슈타인은곧괴물로대중에게각인돼피조

물이조물주의이름을가지게된다.대중들은프랑켄슈타인박사

보다도괴물에게더큰관심을가졌다.공포의실체는프랑켄슈

타인박사가아니라괴물그자체였던것이다.그래서결국에는

괴물이프랑켄슈타인이돼버렸다.현대판프로메테우스를꿈꿔온

인간들의비극적결말이점차현실로다가올수록,프랑켄슈타인은

전세계사람들에게끊임없이경각심을일으키는상징물이됐다.

2006년출간된<실제로존재하지는않았지만가장영향력있는

101사람>에서도프랑켄슈타인의'괴물'이당당하게6위에올랐다.

소설을바탕으로한최초의프랑켄슈타인영화는1910년에

발명왕토머스에디슨이만들었다.1915년에는<영혼없는생명>,

1920년에는<프랑켄슈타인의괴물>이란이름으로영화가미국과

이탈리아등에서각각만들어져선보였다.보리스칼로프가괴물

역을맡은할리우드영화〈프랑켄슈타인〉(1931)은흥행에도

대성공을거둔작품이었다.이영화는독일의다름슈타트인근의

프랑켄슈타인성에서찍었다.이영화이후〈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일본에서제작한〈프랑켄슈타인의세계정복>(1969)등

프랑켄슈타인에관한이야기를변형시킨수많은영화가만들어

졌다.그리고〈애벗과코스텔로프랑켄슈타인을만나다〉(1948),

멜브룩스의〈소년프랑켄슈타인〉(1974)등의영화에서처럼

프랑켄슈타인의성격을가벼운유머를나타내는데이용하기도

영국 여류소설가 메리 셸리 1818년에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내

셸리는이소설을쓰기전인1814년라인강을따라여행하면서독일게른샤임,스위스

제네바등을들렀다.무정부주의자이며자유사상가인W.고드윈의딸메리고드윈(2년

뒤그녀는퍼시셸리와결혼해메리셸리가됨)와애인퍼시셸리(1792~1822)는당시

함께여행하면서스위스제네바별장에있던친구로드바이런(1788~1824)의집에

들러바이런의주치의존폴리돌리(1795~1821)등과함께지냈다.그들은밤늦게까지

갈바니즘과영혼,귀신이야기등을주고받곤했다.그리고누가가장공포감을주는

이야기를쓰는지내기를걸었다.이들의경쟁은걸작들을탄생시켰다.가장먼저메리

셸리가<프랑켄슈타인:또는근대의프로메테우스>란고딕소설(때때로호러소설이

라고도하며공포소설과로맨스의요소가결합된문학장르)을펴냈다.바이런,키츠와

더불어영국3대낭만주의시인으로꼽히는남편퍼시셸리도1819년아내가펴낸

소설제목과같은제목의‘프랑켄슈타인,또는근대의프로메테우스’란시를발표했다.

폴리돌리는바이런의주치의였으며1819년<뱀파이어>란소설을펴내프랑켄슈타인과

쌍벽을이루는괴물을탄생시키며괴기소설사에큰족적을남겼다.

세상에서가장유명한괴물이된프랑켄슈타인이란이름은어떻게지어졌는가?메리

셸리는프랑켄슈타인이라는이름을유럽여행때친구들(퍼시셸리와바이런등)과밤에

귀신이야기를하다잠든뒤꾼악몽에서나온장면을책에서쓴순수창작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을쫓아서>란책을1975년펴낸라두플로레스쿠

(RaduFlorescu)에따르면메리와퍼시셸리가스위스여행을마치고영국으로돌아

가던중독일다름슈타트(Darmstadt)인근의프랑켄슈타인성(FrankensteinCas-

tle)에들렀으며이성은17세기때유명한연금술사였던콘라드디펠(ConradDip-

pel)이동물과인체를대상으로영생실험을하던곳으로잘알려져있다는사실을

근거로메리가소설속주인공의이름에자신의독창성을부여하기위해이성을

자신이방문했던사실을대중들에게숨겼다는것이다.디펠은프랑켄슈타인성에서

태어났으며신학자이며연금술사이고의사였다.그는영생을보장하는생명의영약

(elixiroflife)에대한관심이많아동물들을대상으로많은실험을했으며시체에서

영혼을다른시체로옮길수있는영약을만들어냈다는소문이떠돌았다.따라서

이성에들른메리가디펠에관한이야기를전해듣고이를모티브로해약간의허구와

상상을섞어소설을완성한게아니냐는게비평가들의주장이다.그도그럴것이소설

에서사건이펼쳐지는장소가대부분그들이여행했던제네바인점,소설속에서

괴물을만들어내는주인공괴짜신비주의과학자가빅터프랑켄슈타인(VictorFran-

kenstein)인점을생각하면유럽여행에서여행지와여행에서보고들은것,일행과

나누었던것들이소설속에고스란히녹아들어간것으로보인다.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alvanism

공감,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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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AFETY VOL.16 NO. 2 91

과학영화에서생명공학의허실을보다,두번째-<프랑켄슈타인>

Page 3: 88 m ovievol.16... · 슈타인(Frankenstein)’에 ‘음식(food)’을 덧붙인 말로,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폴 루이스 교수가1992년영국 일간지에

Frankenstein

biotechnology

했다.가장최근에는프랑켄슈타인이악을상징하는괴물이아닌인류를구원하는영웅

으로등장하는<프랑켄슈타인불멸의영웅>(2014년)이영화팬들의눈길을사로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2014년부터원작소설을토대로<프랑켄슈타인>이란뮤지컬을만들어

관객들에게선보이고있다.

생명공학을 폄훼하는 글에 으레 등장하는

최고의 단골손님 프랑켄슈타인

생명공학의어두운미래를이야기하거나윤리적문제점을지적하는글에서는으레

‘프랑켄슈타인’이등장한다.2002년외국의한사이비종교단체가복제인간을만들어

냈다고발표해전세계적인소동이잠시벌인적이있었다.외계인이인간을창조해냈

다고믿는라엘리안무브먼트가운영하는회사인클로네이드(Clonaid)가세계최초로

복제인간을‘창조’해냈다고사기극을벌인것이다.과학비평가와언론들은당시일제히

‘프랑켄슈타인’을들먹이며생명공학이초래할위험성을질타했다.다음은당시한국내

일간지(2002년7월26일자)에기자가쓴글이다.

“영국의소설가셸리는1818년‘근대의프로메테우스’라는부제목이붙은프랑켄슈타

인이라는괴기소설을펴낸다.소설의주인공인프랑켄슈타인은무생물에생명을부여

할수있는방법을알아내어죽은자의뼈와장기를짜깁기해거대한괴물인형을만들

어생명을불어넣는다.주인공은괴물이생각보다끔찍한것에놀라없애려하나실패

하고,극도의고독과버림받은절망감,창조자에대한원초적분노에사로잡힌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을저주하고,프랑켄슈타인은결국그가만들어낸불행한창조물에의해

죽게된다는게소설의줄거리다.유전공학의발달로프랑켄슈타인의괴물의탄생도

더이상소설이아닌현실의세계로다가오고있다.배아복제를통한인공양인돌리의

탄생등으로인간복제까지예측하고있는것이현재의생명공학의수준이다.게다가

유전자지도를완성함으로써단순한복제를뛰어넘어이제는옷을고르듯이복제인간의

육체적정신적체질을선택할수있게될수있는기반을마련해가고있다.이런상황에서

각국들은배아복제를통한인간복제에관한법을제정하고,생명공학이새로운프랑켄

슈타인의탄생으로야기되지않도록엄격하게통제하고있다.그런데인간복제를규제

하는생명윤리법이없는한국에클로나이드회사의지사가설립되고,이들에의해이미

대리모를통한인간복제가실험되고있다는충격적인소식은우리나라의생명공학의

윤리적불감증을느끼게하는대표적인사례이다.대리모와이종간의교잡행위금지,

상업적이용배제라는규제가없는상태에서진행되는외국회사의인간복제는판도라의

상자처럼그결과를예측할수없다.이제생명공학자들은2000년전히포크라테스가

의사에게말한‘어떤이유에서든해를끼치지말라’는경고를다시생각해야할것이다.”

이글에서기자는정신도복제할수있다거나인간과동물과의교잡가능성등을거론

하는등현대생명공학수준으로결코가능하지도않고윤리차원에서도있을수도없는,

허황된이야기와논리를펴고있다.여기에프랑켄슈타인의괴물도현실로다가오고

상상은필자뿐만아니라모두가약간만생각해보아도머리에서끄집어낼수있는정도의

상상이다.

여기서정말중요하면서도우리가곱씹어보아야할것은GMO에프랑켄푸드란낙인을

찍는것이온당하며과학적근거에기반을둔것이냐는점이다.메리셸리가프랑켄슈타

인을창조해냈을당시에도과학이란정말기이하고괴이한것을보여주고연구하는

학문이란생각을한대중이많았을것이다.그리고그런것을연구하는과학자란때론

이해하기힘든부류라는인식을했을수도있다.그런전통과과학그리고과학자에

대한잘못된선입견은지금도그정도차이가있을지언정여전히대중들의뇌리속에

똬리를틀고있다.물론과학과과학자들이인류에게공포의대상이되기도한다.핵무기

개발이그대표적인사례라할수있다.하지만과학이인류에게끼치는긍정적인영향은

이런부정적인영향을상쇄하고도남는다.과학은유토피아를약속하지는않지만적어도

디스토피아로이끌지는않는다.과학은인류가파멸의길을가는길목을막고다른길을

가도록하는길잡이역할을하고있으며앞으로도그러할것이다.

이런주장에동의한다면프랑켄푸드는대중이GMO에대한잘못된인식을하도록

만드는일등공신노릇을하고있다고볼수있다.일반대중이프랑켄푸드란말을많이

들으면들을수록진실을정면으로보지못할가능성이높다.메리셸리가프랑켄슈타인

박사란가공의인물을내세워현실에서는불가능한괴물을만들어낸것이시간이흐르

면서뜻하지않게‘괴물=프랑켄슈타인’이되어오늘날우리앞에활보하고있는것처럼

GMO에대해반대하는자신의주장을강하게던지기위한공포소구메시지로만들어낸

‘프랑켄푸드’가시간이흐르면서어떤잘못된방향으로대중을이끌지아무도모른다.

프랑켄슈타인을그저소설로만받아들이는것이현명하듯이프랑켄푸드는그냥재치

있는조어정도로여기는것이현대사회를살아가는시민의현명한태도일것이다.

프랑켄푸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은 조어(造語)

일뿐

앞서소개한바대로유전자변형식품에대해

낙인을찍기위해만든것이프랑켄푸드이다.

프랑켄슈타인에관한소설이나영화를본

사람이면 당연히 프랑켄푸드란 낙인이

찍힌GMO가“나에게해를끼치겠구나.”

하고여길것이다.이낙인을그대로받아

들이게되면프랑켄슈타인박사는곧생명

공학자나몬산토과학기술자들이며이들이

만든괴물이바로유전자변형생명체(식품)가

된다.영생을얻으려는프랑켄슈타인박사는

GMO세계에서악조건에서도살아남는작

물을만들어내고세계식량문제를해결

하려는GMO과학기술자들인셈이다.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을GMO에온전히대입해

보면이것,즉세계식량문제해결이라는,

그들의뜻대로되지않는다.오히려창조자

자신,인간을파괴하고만다.루이스교수가

<더타임스>에글을기고하면서이런것까지

고려해서‘프랑켄푸드’란조어(造語)를만들

어냈는지알길은없지만이런유추와

있다고대중에게겁을주고있다.이글뿐만

아니라대중매체에등장하는많은글들이

생명공학에 ‘프랑켄슈타인’이란 저주의

낙인을찍고있다.그때나지금이나크게

달라진것은없다.

공감,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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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AFETY VOL.16 NO. 2 93

과학영화에서생명공학의허실을보다,두번째-<프랑켄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