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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祖壇經 惠能 禪法과 大行 禪思想 硏究 박만규 교수(동덕여자대학교) Ⅰ. 머리말(緖言) …………………………………………… 3 1. 연구 동기 ……………………………………………… 3 2. 六祖壇經이란 어떤 책인가? ………… 4 3. 惠能禪法 ………………………………………………… 5 4. 大行禪思想 …………………………………………… 7 Ⅱ. 몸말(本論) ……………………………………………… 11 1. 두 분 禪師法門重點比較 ……………… 11 2. 두 禪師의 禪味禪風 엿보기 ……… 96 Ⅲ. 맺는말(結語) ……………………………………… 100 ◈ 참고서적 ………………………………………………… 105 ◈ 토론문(이용권 박사) ……………………… 106

六祖壇經 惠能 禪法과 大行 禪思想 硏究°•만규.pdf · 2018. 8. 14. · 足해 있음을 믿는 것만이 참된 歸依이며 진실된 佛法修行임을 재삼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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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六祖壇經 惠能 禪法과 大行 禪思想 硏究

    박 만 규 교수(동덕여자대학교)

    Ⅰ. 머리말(緖言) …………………………………………… 3

    1. 연구 동기 ……………………………………………… 3

    2. 六祖壇經이란 어떤 책인가? ………… 4

    3. 惠能禪法 ………………………………………………… 5

    4. 大行禪思想 …………………………………………… 7

    Ⅱ. 몸말(本論) ……………………………………………… 11

    1. 두 분 禪師法門重點比較 ……………… 11

    2. 두 禪師의 禪味禪風 엿보기 ……… 96

    Ⅲ. 맺는말(結語) ……………………………………… 100

    ◈ 참고서적 ………………………………………………… 105

    ◈ 토론문(이용권 박사) ……………………… 106

    목 차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3

    Ⅰ. 머리말(緖言)

    1. 연구 동기

    과학의 발전은 매우 빠르다. 너무나 빠르고 엄청나서 학자들은 제 분야의 것을 따라가

    기에도 한참 힘겹다. 이러한 과학문명의 발전은 우리들로 하여금 크게는 천체 우주까지

    도, 작게는 극미의 세계인 전자와 양자까지도 思惟와 觀察의 대상으로 연구 탐색케 하여

    과학(지식)의 깊이와 크기를 더 보태고 있다. 이러한 知的硏究活動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은 끝없이 이어지고, 이의 성과 또한 괄목하는 바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극소에서 극대까지 모두 우리의 지식영역 속에 넣었을 때, 이렇게 연구하고 탐

    구하는 주체인 ‘나’라는 과학자는 누가 연구해서 밝혀낼 수 있을까? 그래서 최근의 첨단

    과학이 ‘뇌’ ‘인지’ ‘신경과학’ ‘로봇’ … 등의 단독 또는 융합의 방향으로 크게 전진하고 있

    음은 우리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영역을 생각하는 학문은, 예로부터

    인문학적인 방법과 자연과학적인 접근으로 꾸준히 진리의 문을 두드려왔다.

    필자는 중국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다. 인문학도로서 중국 文學·歷史·哲學을 주 관

    심 대상으로 깊이 파고들어가 ‘사람 사는 이야기’를 꿰뚫어 보고선, 눈을 감고도 환하게

    보고 느끼고 알고 싶다. 감출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전공영역의 한 갈래였던 중국불

    교(8만대장경)의 정독을 거듭할수록 마음은 오히려 敎學보다는 禪學에 더 맛을 느낀다

    는 고백이다. 여기에다가 인연 따라 이끌려서 들은 大行禪師의 說法은 그동안까지 안다

    고 여겼던 인식체계를 한 방에 묵사발로 만들어버린 頂門의 一針이었음에랴! 그 기쁨과

    놀라움은 붓과 혀로는 드러낼 수가 없다. 世上의 ‘科學’은 아주 먼 뒷날이 되어서야 이 진

    리를 증명하고 수용할 바탕이 마련되리라 본다. 이에 우리는 눈에 보이는 文字로 된 經典

    인 중국 惠能禪法을 날줄로 세운 뒤, 이 나라에서 살면서, 가장 뼈아픈 實踐修行으로 正

    果를 얻은 大行禪思想을 씨줄로 삼아, 도인들의 濟世良藥을 얻어듣고 싶다. 참으로 희유

    (稀有)한 法擧量이라할 것이다.

  • 4 제1회 한마음학술제

    2. 六祖壇經이란 어떤 책인가?

    全稱은 六祖法寶壇經이다. 惠能大師가 열반에 들 때 제자들에게 손수 내린 이름이다.

    이 책은 인도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이 아닌, 타인의 설법이 팔만대장경에 經의 이름

    으로 봉헌된 오직 하나의 經典이다. 중국인의 法門이 인도 聖人 佛經에 끼어 있는 단 하

    나의 經典인 셈이다. 제자인 法海가 기록하였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이런 말이 전해 내려온다. 人生最大幸福事, 夜半挑燈讀壇經. (인

    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한밤중에 등 심지 돋워 단경 읽는 재미라네.) 이렇게 중국인

    을 행복하게 해준 이 책은, 宋代와 明代에 걸쳐 확립되어 중국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나라와 일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理學1)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사상의 충격

    을 미친다. 다시 말하자면, 공자 맹자의 儒敎가 석가모니 佛心인 達摩禪宗과, 그중에

    서도 혜능 南宗禪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교류하여 宋·明初에 新儒學을 이루는데, 이

    런 가장 뚜렷한 중국 종교와 사상의 형성에 혜능 대사의 육조법보단경이 한 획을 긋

    는 영향을 끼쳤다는 말이다. 이렇게 알고 보면, 오직 한 사람 외국인의 법문이 어째서

    인도 경전에 들어와 있는지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 졸문에서 底本으로 삼은 板本은 宗寶本으로서, 佛光山星雲大師가 講述한 法門集인

    六祖壇經講話를 텍스트로 삼아 써 내려간다.

    육조법보단경은 十品으로 나누어져 있다. 간단하게만 소개하고자 한다.

    第一 : 육조 스님 스스로 자술한 자기의 신세, 구법·득법·홍법의 갖가지 역

    정을 담은 부분이다. 육조단경의 서론에 해당한다.

    第二 : 마하반야바라밀다의 요체를 대중설법 하는 부분으로서 禪의 가치와

    의미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01)宋明理學은전통의孔孟儒學을宋明代의巨儒들인주희,육상산,주돈이,정이·정호형제,왕양명제씨들

    이心學과더불어관통시킨新儒學으로,義理(之)學·通學·性理學·心性學등으로불린다.우리나라에

    서는고려말에들어온주자학이여기속하며,조선600년에걸쳐이나라의기본이념이었다.우리는간단

    히儒學이라고불러내렸으나,공자맹자의儒學과는크게다르게발전진화한사상이념이므로신유학이

    라고구별하여불러야마땅할것이다.“理學者,天人合一之條例.人與自然,心物合一.無所不在,無所不存.

    體用合一是也.”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5

    第三 : 韶州刺史인 韋璩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달마 조사와 양 무제와

    의 문답 내용과 으로 재가수행도 가능함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第四 : 定과 慧는 體와 用으로써 둘이 아님을 설법하면서 無念·無相·無住라

    는 法門의 宗旨를 설파하고 있다.

    第五 : 바깥에서 오는 어떤 경계에서도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坐요, 안

    으로 自性이 不動함이 禪이요; 밖으로 모습을 여위는 것이 禪이요, 안으로 끄달리지 않는

    것이 定이라고 한다. 좌선과 선정의 핵심 법문인 셈이다.

    第六 : 自性五分法身香과 無相懺悔·四弘誓願·無相三歸依戒를 낱낱이 설파

    하고 있다.

    第七 : 육조 스님이 曹溪에서 弘法을 펼 때 무진장·법해·법달… 등 여러 제

    자들과의 인연을 서술하고 있다.

    第八 : 육조 스님이 신수 대사의 제자인 志誠禪師에게 계·정·혜를 설법하면

    서「法無頓漸, 人有利鈍」을 강조하면서 돈·점이라는 말이 쓰인다.

    第九 : 즉천무후와 중종이 육조 스님을 국사로 모셔 長安으로 부르나, 스님

    은 응하지 않는다. 육조 스님의 법력이 얼마나 존중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第十 : 스님이 열반에 드실 때 제자들에게 三科 三十六對로 禪宗의 宗旨를 이

    어가라는 마지막 가르침과 유언(유촉·부촉)이 담겨있다.

    3. 惠能禪法

    1) 禪이란 무엇인가?

    말과 글로는 나타낼 수 없는 깊은 깨달음을 말한다. 부처님이 영산회상에서 꽃을 꺾어

    대중에게 보이나, 모두들 아무 말 없을 새, 오직 가섭 존자만이 빙그레 웃었다. 이에 부처

    님은 나에게 “정법안장, 열반묘심, 실상이 무상인 미묘한 법문이 있는데, 불립문자요 교

    외별전이어서 마하가섭에게 부촉하노라.(吾有正法眼藏, 涅槃妙心, 實相無相, 微妙法門,

    不立文字, 敎外別傳, 付囑摩詞迦葉.)” 하시고 “나의 정법안장의 핵심은 너에게 주었으니,

    반드시 수호하고 유지해서 앞날에 길이 전하라.(吾以正法眼藏密付於汝, 汝當護持, 傳付

    將來.-『五燈會元』)”라고 하신 부촉이 禪의 알맹이다. 완전하고 절대적인 깊은 깨침(正法

  • 6 제1회 한마음학술제

    眼藏)을 글로 나타내지 못하노니(不立文字), 이 미묘한 법문은 經典敎學하고 다르게 전

    하는 바(敎外別傳), 마하가섭에게 부탁하고 위촉하노라는 선언은 그 뒤 3000년 동안 禪

    의 가장 힘 있는 보증수표며 등불이 되어왔다. 이 깊은 깨침을 필설로 형용하려는 것은

    도무지 눈 못 뜬 미욱한 필자의 능력 밖이므로, 아래에서 두 분의 禪法으로 드러내고자

    할 것이다.

    2) 惠能은 어떤 스님인가?

    서기 638년에 나서 713년에 입적한 스님은 세수 76세였다. 속성은 盧씨이고 이름은 行

    王舀이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나무 장사를 생업으로 하

    다가 금강경 한 구절을 듣고 발심한 끝에, 드디어 5조 휘하에서 得悟하여 인가받은 뒤 衣

    鉢을 부촉받은 제6조로서, 십오 년에 걸친 도광양회로 마침내 曹溪法性寺에 住錫하여 널

    리 弘法布敎함으로써, 뒷날 門下에서 五花七葉의 大善知識과 大禪師들이 자라나 佛敎의

    一時極盛期를 연 南宗禪의 開創祖師이다. 우리나라에 건너온 불교는 곧 이 釋迦→達摩

    →六祖惠能→五家七宗의 선맥을 가장 고스란히 지켜 내려온 正統禪이라 볼 수 있다.

    3) 惠能禪法이란 어떤 禪法인가?

    혜능선법의 특징은 크게 보아 ‘自我得救’와 ‘自我歸依’라는 두 가르침으로 볼 수 있다.

    ① 自我得救 : 般若品 「前念迷卽凡夫, 後念覺卽佛.」

    혜능 스님은 “앞생각이 미혹하면 그게 곧 범부요, 뒷생각에 퍼뜩 깨치면 곧 부처”라

    고 설파할 때에, 분명히 자기 스스로를 구해내는 책임이 어느 누구의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자신 스스로에 있으니, 스스로 자기가 부처임을 알아, 스스로 미혹

    한 생각과 관념에서 벗어나서 자아해탈 해야 한다고 이르고 있다.

    ② 自我歸依 : 懺悔品 「普行恭敬, 卽是見性通達, 更無滯礙, 是自歸依.」

    제 스스로 제 몸 안에 이미 갖춰져 있는 自性三寶에 귀의해서, 제 몸 안에 三身이 具

    足해 있음을 믿는 것만이 참된 歸依이며 진실된 佛法修行임을 재삼재사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건대, “자기가 부처다.”(석가부처 말씀), “스스로의 마음자리와 근본 성품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7

    (心性)이 부처다.”(識自本心見自本性, 육조 혜능 법문)라는 가르침은 우리 범부중생

    이 본디부터 부처이니, 이를 믿고 행하면 반드시 成佛한다라는 가장 뚜렷한 사자후

    인 셈이다. 오직 믿느냐 안 믿느냐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영원히 걸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혜능은 거푸거푸 설파한다. 一切萬法不離自性(“일체 만물 만사 모두 내 自

    性의 나툼 아님 없다.”)이니, 어서어서 제 속에 들어있는 깨달음이라는 반야줄을 잡

    고 부처 되라고.

    4. 大行禪思想

    1) 大行은 어떤 스님인가?

    제 몸을 활활 불살라버린, 그래서 앞뒤가 모두 끊어진 ‘없는 모습’의 사람이었기에 자

    신의 이야기, 우리 속인들이 궁금해서 알고 싶어하는 말은 거의 내놓은 바가 없다. 없는

    ‘나’가 되면, 보일 ‘나’도 없는 모양이리라. 『한마음요전』에 언급된 몇 줄의 글로 가늠하기

    로 하자. “한 소녀가 어느덧 부모를 잃고 홀로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지 못해 닥치는 대로

    불을 지피고 먹었다. 안팎으로 불을 꺼뜨리지 않고 지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집마저

    활활 타버려 그 불기둥이 천 길이나 솟고 둘레가 만 길이나 되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이 모두 불을 쪼이다 옷을 벗고 갔다. 그 불은 비바람이 쳐도 꺼질 줄 몰랐다. 그 소녀마

    저 타서 불기둥이 되니 사람들마다 끊임없이 벗고 또 벗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光力·磁

    力이 충만하니 그 불이 어찌 꺼지겠는가.”2)

    위의 이러한 ‘없는 사람’의 ‘말 없는 말’을 알아듣는 우리는 벌써 平凡치 않은 수행자일

    것이므로 더 언급하지 않아야 될 듯하다.

    스님은 많은 제자를 가르쳐 놓고 2012년 5월 21일과 22일이 갈리는 0시에 입적하신다.

    음력 4월 초하루와 이틀 사이다.

    2) 大行禪思想과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이 가르치는 禪法은 ‘한마음’과 ‘주인공’으로 대표된다. 중국의 諸大祖師들도

    02)『한마음요전』pp.218-219

  • 8 제1회 한마음학술제

    佛性을 眞如·本來面目·如來·無位眞人·如來藏·自性·本性·根本性品… 등의 여러 이

    름으로 불러 왔듯이, 대행 스님도 한마음과 주인공을 어떤 때는 같이 뭉뚱그려서, 또 어

    떤 때는 낱낱으로 불러서 ‘佛性’을 일컫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름은 그냥 이름일

    뿐’이라는 말씀을 자주 덧붙이기도 한다. 『한마음요전』3)에서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① 불성이란 우주를 감싸고 있는 대원리이다. 이 우주 삼라만상에 불성으로부터 비롯

    되지 않은 것이 없다. 불성은 無始以來로 있어왔고 지금도 있으며 영원토록 있을

    것이다. 불성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며 일체의 근본이다. 불성은 오직 하나라는 의미

    에서 한마음이요, 너무나 커서 한마음이요, 전체라서 한마음이다. 일체 만물이 그

    로부터 비롯되니 한마음이다.

    ② 한마음은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모든 생명의 것이다. 일체 중생의 마음인 것이다.

    한마음은 전체이다. 허공같이 원대하고 광활하다.

    ③ 한마음은 너무나 커서 이쪽이니 저쪽이니 하고 말할 수가 없다. 허공을 가리켜 동

    쪽에 있다거나 서쪽에 있다거나 북쪽, 남쪽에 있다거나 가운데 있다고 말할 수 없

    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누는 데서 한마음을 구하지 말라. 모든 것을 포용하는 데

    서 우리는 한마음에 다가가게 된다.

    ④ 한마음 속으로 들면 하나도 없다. 그러나 한마음 속에서 질량이 나오면 헤아릴 수

    없이 광대무변하게 나올 것이다. 그래서 불성은 바로 만법을 들이고 낸다고 하는

    것이다.

    ⑤ 부처님이 무한의 것을 다 내도 줄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고 말씀하셨듯이 한마음은 삼천대천세계 우주 전체, 四生의 천차만별로 되어 있는

    것을 다 포섭하고도 그것을 다시 좁쌀 한 알갱이에 다 넣을 수 있으며 그러고도 그

    좁쌀 한 알갱이가 작다 하지 않는다. 한마음은 크다 하면 우주를 다 삼키고도 남음

    이 있을 만큼 크고, 작다 하면 바늘 끝이 넓을 만큼 작다고 할 수 있다.

    ⑧ 한마음은 온 法界를 한 구석도 빈 데가 없이 한 발로 밟았으니 평발이요, 온 세상

    03)『한마음요전』pp.312-313요전에서는숫자차례로조목조목열거하고있으나,필자의생각으로몇조목만

    뽑아실었다.차례번호는요전의것이다.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9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전부 쥐니 평손이요, 높고 낮음 없이 전부 보니 평눈이다.

    ⑨ 한마음은 시공을 초월한다. 한마음은 온 만물의 시작부터 있었고 만물의 끝남 이후

    에도 있다. 한마음에는 어제·오늘이 따로 없고 크고 작음이 따로 있지 않다. 모든

    물줄기가 바다에 이르러 하나가 되듯이 이 세계의 모든 것은 다 한마음에 포섭된

    다. 한마음은 바로 만물이 비롯된 근원이요 돌아갈 고향이다.

    ⑬ 한마음은 우주 전체의 힘이며 공덕이다. 마음이 진실로 텅 비어 有無와 好惡의 兩

    面을 떠난 中道에서 한마음의 힘은 드러나게 된다.

    ⑭ 이 세상 모든 생명의 마음은 하나이다. 모든 생명들끼리는 사실 너와 내가 없다. 본

    래로 생명은 하나이다. 본래 생명은 부처이다. 그러므로 본래 생명의 마음을 일컬

    어 한마음이라고 한다 .

    우주 전체가 생명의 근본 마음, 인간의 근본 마음에 직결되어 있고 세상살이 돌아

    가는 이 자체가 내 근본에 가설되어 있다.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그냥 하나로 통해

    있다는 말이다.

    모든 부처와 중생은 한마음이다. 한마음이기에 부처와 중생에 차별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한마음으로 돌아가면 부처가 스스로 나타나기에 중생이

    곧 부처인 것이다.

    ① 발전소에서 내 집 전등에 이르도록 전선을 가설해 놓고서 스위치를 올리자 불이 들

    어오듯이 나의 마음은 한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그 근본이 다르지 않으니 나의 근본

    이 곧 만법의 근본이라, 이름하여 주인공이라 한다.

    ② 주인공이란 영원한 자기의 실상이다. 영원한 생명의 실상이다.

    ③ 주인공은 생명의 근본이다. 그 영원한 생명의 근본은 우주와 직결되어 있고 이 세

    상 만물과도 가설이 되어 있어서 일체는 共心으로 돌아가고 있다.

    ⑤ 주인공이란 생각나기 이전의 마음 중심, 바로 나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개

    별적인 기둥이 아니라 전체적인 기둥이다.

    ⑧ 주인공! 하면 거기엔 지렁이의 생명도 포함되고 올챙이의 생명도 포함된다. 일체의

  • 10 제1회 한마음학술제

    생명이 다 포함된다. 주인공은 일체 만물만법의 원소이며 핵이며 에너지이다.

    ⑫ 주인공은 나의 근원이지만 동시에 모든 것의 근원이다. 주인공은 나의 주인이자 모

    두의 주인이요 三界의 주인이다. ‘주!’ 한 것은 근본 자리를 말하고 ‘공!’ 한 것은 고

    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대행 스님이 가르치는 깨달음의 수행은 지극히 간단명료하며 확고부동하다. 즉 ‘언제

    나 어디서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지금 당장 지구가 꺼져서 이 몸뚱아리가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하더라도, (일체의) 일체를 한마음 주인공을 믿고, 그 자리에 놓아 버리고 맡겨

    라. 그러고는 지켜보라(觀)!’라는 가르침이다. 스님은 온몸을 던져서 自修自證하여 自己

    안의 부처인 自性佛과 相逢하고 契合하였기에, 그 깨달음의 확철대오는 우리가 보기에는

    남다른 바가 있다. 한 번 죽어서 ‘自’를 녹이고, 두 번 죽어서 ‘他’를 녹이고, 세 번 크게 죽

    어서 나와 남과 일체 만물에 나투어서 다 같이 살린다는 同體大悲의 大慈大悲行에서는

    여느 다른 佛經이나 法門과는 색다른 禪味를 느끼게 한다.

    이런 가르침을 펴는 法席이 마련된 한마음선원에서는 눈 밝은 衲子들뿐아니라 적지 않

    은 世俗의 正法修行者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 선원을 일으켜 세운 대행 스님의 禪旨는 이

    러하다: 「“우리 선원의 가족은 승려만도 아니고 신도만도 아니니라. 초목과 금수, 미물들

    까지도 오래전부터 선원의 가족이거늘 어찌 그만한 일로 마음을 썩이는가. 억겁 전 이래

    로 모두 나와 여러분들의 벗이었고, 스승이었고, 육친이었으며 미래 억겁까지도 또한 그

    러할 것이다.”」4)

    04)『한마음요전』p.276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11

    Ⅱ. 몸말(本論)

    1. 두 분 禪師法門重點比較

    第一

    혜능 : 菩提自性, 本來清淨. 但用此心, 直了成佛.

    보리자성은 본래부터 맑고 깨끗하다. 오로지 이 맑고 깨끗한 보리심만 쓴다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깨달아 부처를 이룬다.

    대행 : 「여러분도 그 도리를 알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니, 부처가 되느냐 중생이

    되느냐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 『한마음요전』 p.182

    「말 없이 말하는 그 뜻을 알고, 행 없이 행하는 뜻을 알고, 발 없는 발이 우주

    전체를 다 가고 옴이 없이 행한다는 걸 알고, 손 없는 손이 두루 한다는 것을 알

    아야 한다. 이 도리를 모르면 알았다는 말의 뜻을 모를 것이다.」 『한마음요전』 p.171

    「그것은 당신 주인공이 한 일이다. 이제부터는 당신 스스로 하라. 내가 할 수 있

    듯이 당신도 할 수 있는데 언제까지 빌려서 쓰려느냐. 자력으로 할 수 있어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한마음요전』 p.181

    「부처님이라는 것은 어떠한 體를 부처님이라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

    은 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모습을 천차만별로 화해서 만법을 운용한다 하더

    라도 한 사이가 없는 겁니다. ~부처님이라 함은 자기 영원한 생명, 그 불성 자

    체라니깐요. 그러나 쓰임을 쓰는 것은 ‘생각을 내서’ 활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

    러니까 ‘법신의 능력으로’ 이런 말을 하죠. 쓰고 안 쓰는 것은 여러분에 달려 있

    고 그 생명은, 일체 만물의 그 생명은 다 같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생명이 있

    는 것은 다 불성이 있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한마음》 통권 82호 (2012년 3·4),

    (1985.12.28. 법문)

    「“자기 자신의 부처 될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자신의 근본 마음·주인공을 철

    저히 믿고 그에 귀의하라. 나는 수십 년간 오로지 이 말만 되풀이해 왔고 앞으

    로도 여전히 이 말만 되풀이할 것이다. 나는 그 오랜 시간 이 말을 해 왔어도 조

    금도 싫증을 내지 않았고 지치지도 않았고 이후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왜냐

  • 12 제1회 한마음학술제

    하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진실로 믿고 있으며 알고 있는 단 하나의 진리이기 때

    문이다. ‘스스로를 부처로 알고 스스로에 귀의하여 성불하는 것’, 이것이야말

    로 천만 번을 강조한들 지나치지 않을 가르침인 것이다.”」「“~만약 부처님 공양

    할 줄만 알았지, 자기 부처 귀한 줄 모른다면 그런 사람들은 부처님 뜻과 반대

    로 가는 사람들이다.”」「스님의 가르침을 천금같이 믿고 받드는 이들을 향해 스

    님은 가끔 경책 삼아서 이렇게 말씀했다. “내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죽어줄 수

    도, 아파해줄 수도, 먹어줄 수도, 잠을 자줄 수도 없고, 대신 배설해줄 수도 없

    다. 나를 믿지 말고 자신의 주인공을 믿어야 하느니, 나의 말과 行과 마음을 보

    고 따르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르다. 믿을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의 주인공이다.”」

    『한마음요전』 pp.223~224

    「“~그런데 모두들 살아 있는 자기 부처는 찾지 않고 죽은 佛을 스승으로 삼고

    서 찾고 있으니, 이런 기막힐 노릇이 어디 있는가? 살아 있는 내 부처를 알아야

    죽은 佛도 나와 둘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내가 닦지 않고는 아

    니 된다. 내가 나를 한번 돌이켜 보고, 내가 공했다는 그 도리를 알면 공한 도리

    에서 아주 역력하게 내가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마음요전』 p.269

    혜능 : 人雖有南北, 佛性本無南北. 獦獠身與和尚不同, 佛性有何差别?

    사람이야 남쪽 북쪽 사람이 있으나, 불성에는 본래부터 남과 북이 없습니다. 이

    덜 진화된 몸이야 스님하고는 다르나, 불성이야 어찌 다름이 있겠습니까?

    대행 : 「물질 없는 자기는, 자기 아닌 자기를, 자기 아닌 자기는 미생물에서부터 생물

    이 생겨서 진화되고 형성돼서 이렇게 인간까지 올라왔지만, 그게 변하고 진화

    된다고 해서 변하고 그런 게 없어요. 모습이 형성되면은5) 바로 생명력이라는 불

    성은 곧바로 거기 三合이 한데 합쳐져서 들어가는 거죠. ~죽어야 너를 본다 하

    는 것은 나 아닌 나가 있어요. 자기한테 진짜 자기가 있다구요. 그리고 (바깥)모

    습은 배와 같고 차와 같다는 얘기예요. 한계가 있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자

    05)오늘날의한글표기체계와는좀다른옛서울구어체가앞으로많이나온다.첫째는대행스님의화법을그

    대로드러낸법문집을인용했기때문이고,둘째는필자또한생생한法席을전하는것이법문을더욱생동

    감있게드러내는방법도되리라생각하기때문이다.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13

    기 아닌 자기를 진짜로 믿어서, 그것이 진짜로 에너지 주장자로서의 할 일을 제

    대로 하게끔 만들어야 자기가 완수죠. 그게 완수가 돼야 이 모습 있는 자기와

    모습 없는 자기가 둘이 아니게 되죠. 지금은 어엿하게 둘이지만, 그걸 둘을 깨

    쳐서 하려고 하지 마시고, 내가 있다는 것만 증명하세요. ~전부 나 아님이 없구

    나. 내 몸속의 벌레 하나도 나 아님이 없구나. 내가 마음먹는 대로 전부 의식이

    한마음이 돼주니깐 말이야. 그 의식들이, 또 남의 몸에는 이익 하게 하기 위해서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오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그 문제는, 여러분들이 여러분들

    지혜를 믿어야만 되죠. 자기 아닌 자기를 믿어야만 되죠. 진짜로 믿어야 되죠.

    뿌리 없는 나무 보셨습니까?」 심성연구원 세미나 (2000. 9. 9.)

    「모두 이 심봉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얘긴데 육조 스님이 “내가

    불성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았으리까?” 했다고 했죠. 그렇듯이 여러분이 다 불성

    이 있는 것입니다. 불성인 주장자가 완벽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주장자를 믿지

    않고는 안 된다 하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주장자를 통해서만이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직결이 돼 있고 또 이 세상만사 천차만별의 생명들은 다 가설

    이 돼 있는 겁니다. 우리가 말은 모르지만 뜻은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

    습은 다르지만 생활이 같고 생명도 같죠. 모두 차원에 따라서 다르기야 하지만,

    어찌 생명과 생활이 다르겠습니까.」 《한마음》 통권 73호 (2014. 1·2), 법형제 2권 (1997. 2. 2.)

    「불성이라는 것은요, 진리인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불성이라면, 그

    생명의 근본은 전체며 같이 돌아가는 평등한 진리입니다. 그래서 우주와 이 세

    상이 직결이 돼 있고, 세상은 가설이 돼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근본은 그렇

    게 같이 돌아가지만, 그 외에 영혼이라는 그 자체가 천차만별로 돌아갑니다. 천

    차만별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下衆生은 나쁘고 좋은 것을 모릅니다. 그래서 짐

    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나쁘고 좋은 걸 모르기 때문에, 이 몸 안에 들은 중생

    들도 모르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이 다스리면서 놔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

    니까 불성이 본래 있는데 무엇 때문에 또 이런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하지만,

    그것이 영혼 자체가 살아나온 관습에 의해서, 주어진 업에 따라서 그냥 진행되

    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해서 자기 自性를 발견해야

    된다는 얘깁니다. 과거에 살던 자기 조상과 현실에 사는 자기가, 즉 말하자면

  • 14 제1회 한마음학술제

    같이 합류화돼서 작용을 해야만이 진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음》 통

    권 77호 (2014. 9·10), 『허공을 걷는 길』국내 1권 (1991. 11. 3. 법문)

    「어느 신도가 스님의 외양을 빗대어 폄하의 말을 하는 걸 듣고선 스님께서 이

    르셨다. “내가 그대로 떳떳할 뿐이니, 나를 보고 생김새가 어떻다 하는 것은 틀

    린 말은 아니다. 거죽으로 보고 물질로 보는 것이거늘, 맛을 모르니 무엇을 탓

    하겠는가. 저이도 내가 나를 몰랐을 때의 나와 같다.” “내가 만약 잘 그려 가지

    고 미인으로 나왔다면 난 이 공부를 못했을 것이니 차라리 못 그려 가지고 나온

    게 좋았다.”」 「스님께서에 한 미국 교포 신문사의 초청으로 법회를 연 적이 있었

    다. 그때 한 비구 스님이 대중 가운데 일어나 말하기를 “어찌 비구니로서 큰스

    님이라 칭하는가.” 하였다. 이에 “나는 아직껏 ‘비구’다 ‘비구니’다라는 것을 생

    각해본 일이 없다. 스님이 비구도 알고, 비구니도 안다면 훌륭한 일이니, 한번

    따로 찾아오라.” 스님께서 대중을 향해 말했다. “‘큰스님’이란 말도 이름일 뿐이

    다. 오직 도리에 통달해서 모두에게 이익 되게 하고 말 한 마디라도 한데로 떨

    어뜨리지 않고 실천으로서 법이 되게 해야, 오며 가며 말 없는 가운데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이다.”」 「한 제자가 여쭈었다. “스님께서 공부하시는 중에 파계승이

    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셨다는데, 그 말을 들었을 때의 심경이 어떠했습니까?”

    스님은 말씀하셨다. “자신이 한 것만큼이지 더하고 덜함도 없다. 알아주면 어떻

    고 몰라주면 어떠한가. 이러쿵저러쿵 말할 것도 없고 다만 내 지극한 마음으로

    괴로운 사람을 그 고통에서 풀어주기도 했고,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에

    너지를 주었을 뿐이었다. 간혹 중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잠시 에너지를 빼앗아

    고통을 맛보게 한 연후에 믿음으로 그 고통이 없어지는 걸 맛보게도 했다. 오로

    지 반야줄을 쥐고 갈 수 있게 가르쳐 주었을 뿐이니, 날더러 욕을 했다 해서 그

    게 무슨 상관이던가.”」 『한마음요전』 p.207

    五祖弘忍: 無上菩提須得言下識自本心, 見自本性, 不生不滅. 於一切時中, 念念自見, 萬法

    無滞, 一眞一切眞, 萬境自如如. 如如之心, 即是眞實. 若如是見, 即是無上菩提之自

    性也.

    위없는 지혜는 반드시 말하면서도 (곧바로) 제 마음을 인식해서 제 본성이 생겨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15

    났다 없어졌다 하지 않음을 보아내야 한다. 언제나 어느 때나 생각이 꼬리를 물

    고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 보아낸다면, 세상 만법이 그냥 머물지 않고 그냥 돌고

    구르는 것이, 낱낱이 진리 아님 없으니, 세상만사가 스스로 여여할 따름이다.

    여여한 제 마음이 곧 진리며 실참이다. 이렇게만 보아낸다면 곧 그것이 위없는

    지혜의 自性이니라.

    대행 : 「우리는 인간으로서 본래 갖춰가지고 있습니다. 촉각으로부터 시각 후각 미각

    청각 지각까지 말입니다. 모두 갖춰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바로

    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고 세상이 벌어졌구나! 내가 없으면 아무도 없는 거

    아닌가. 그러니 나부터 알고 나부터 믿어야겠다. 그래서 나를 발견하는 것이 시

    급하다.’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나를 발견하다’는 것은 바로 업보로 인해 그 업

    식으로 태어난 이 몸속의 모든 중생들을, 털구멍을 통해서 나고 드는 그것들을

    바로 보살로 화하게 해서 드나들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 우리의 삶의 보람을 갖

    다 주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차차차차 지혜가 넓어져서 자유인이 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겁니다.」 《한마음》 통권 56호 (2001. 1·2), 『허공을 걷는 길』국내 1권

    (1988. 12. 25. 법문)

    「여러분은 그 참자기라는 자기 원소, 즉 주인공이 자기를 리드해가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있다면 바로 마음이 있고, 마음은 하나인데 마음 내는 거는 수

    천수만 가지로 낼 수 있으니 어찌 수천수만 가지로 움죽거릴 수가 없겠습니까?

    수만 가지로 마음을 내기 때문에 수만 가지로 몸을 움죽거리며 행을 하는데, 그

    것이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찰나에 다 활용할 수 있고

    맛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여러분은 다 가지고 계십니다. ~ 전력과 자력과 광력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렇게 충만한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자기를 무시하고 모르

    고 그렇게 믿지 않으니까, 타의에서만 만날 믿으니까 자기가 자기 심부름을 안

    해줘요. 그러니까 자신을 믿고, 자기의 주인공을 믿고 그렇게 해나갈 수 있어

    야 합니다. ‘바로 내 주인공 안에 일체제불이 계시구나. 일체 만물만생이 다 한

    마음 속에 있으니, 이 한마음 속에 들어서 찰나찰나 고정됨이 없고, 고정된 관

    념이 없고 고정되게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없고, 고정되게 가고 오는 것도 만남

    도 없고, 고정되게 먹는 것도 없어서 空했구나.’하고 말입니다.」 《한마음》 통권 65호

  • 16 제1회 한마음학술제

    (2012. 9·10) 『허공을 걷는 길』1권 (1987. 6. 9. 법문)

    「“나는 누구에게도 나를 스승으로 하라고 한 적이 없다. 잘난 부처보다 못난 네

    가 낫느니라. 네 자신, 참주인공을 스승으로 하라.”」 『한마음요전』 p.245

    「부처는 나의 마음에 있다. 우주를 감싸고 삼세를 덮는 부처님, 조사와 선지식

    들, 일체 생명이 다 내 마음 가운데 있으며, 누구든, 조상님들도 다 내 마음 가

    운데 있다.」 『한마음요전』 p.302

    「여러분도 그렇게 광대무변하게 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소라가 껍데기를

    자기라고 하기 때문에, 그런 힘이 생기지를 않는 겁니다. 우리에게 그 많은 힘

    이, 자력이나 통신력이나 또는 전력、광력, 이런 게 충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생각을 해야 그걸 쓸 텐데… 이 몸뚱이가 지수화풍이기 때문에 지수화

    풍을 우리는 항상 먹고 살아야 돼요. 지수화풍을 먹고 또 지수화풍을 주고 이렇

    게 하면서, 거기에서 원 근본 불씨가, 보이지 않는 불씨가, 우리가 바로 이 세상

    을 탐험하고 이 세상을 조절하고 이 세상을 바로 보고 이 세상을 오고 감이 없

    이 오고 가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우리한테 주어져 있으니까, 우리

    는 그 도리를 알아야만 한다 이거죠.」 《한마음》 통권 60호 (2011. 11·12)

    「나는 어떤 신비나 異蹟을 보여 주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大行의 생각으로는, 진실이나 진리란 그처럼 놀랍거나 신비스럽거나 어마어

    마한 것이 아니다. 진리가 찬란하고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가을 하늘같이 높고

    공활한 줄만 알지 말아야 하느니, 세상 사람들은 대개 진리란 너무 엄청나고 요

    원해서 감히 손도 내밀어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나머지 진

    리에 대해서라면 三十二相을 구족하신 여래나, 위대한 聖者, 哲人, 영웅, 학자,

    스님네들이나 말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내가 꼭 진리를 보았다거나 깨달았다 해서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진실로써 말

    하는 것이니 진리란 너무나 단순한 것이 아닐까, 서로 슬퍼해주고 서로 아껴주

    는 마음, 서로 이해해주고 서로 감싸주는 마음, 그 이상 무엇이겠는가. 사실 따

    지고 보면, 진리의 말씀이 부족해서 이 세상이 더 좋아지지 못하는 게 아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 공자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남는 바가

    있다. (그런데) 어디 그뿐인가. 頭頭物物이 다 우리에게 진리를 말하고 있지 않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17

    는가. 그러므로 여러분들도 어디 눈귀가 번쩍 뜨이게 해 줄 선지식은 없을까 하

    고 너무 찾아 헤매지 마라. 어떤 선지식도 여러분에게 알사탕 주듯이 진리를 줄

    수는 없다.”」 『한마음요전』 p.209

    혜능 :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一無物, 何處惹塵埃?

    깨달은 지혜란 나무처럼 모습 있는 게 아니고, 마음 또한 모습이 없듯이 자

    성은 모습이 본래 없건만, 어디에 먼지 끼고 앉는다 하시오?6)

    대행 : 「부처란 업보도 없고 인과도 없는 지위입니다. 그래서 한 마음 한 기능 한 견해

    한 소견에 집착을 한다면, 여러분께서 집착을 한다면, 그것은 자부처의 주장자

    가 허용치 않습니다. 절대 스스로서 허용치 않습니다. 부처란 이 지킨다는 게

    없기 때문에 범한다는 것도 없습니다. 본래 성품은 항상 공해서 더럽다 또는 깨

    끗한 법이 있다 이런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닦는다 증득한다 이런 것도 없으며

    원인과 결과도 없습니다. 부처는, 자부처는 계를 지키지 않으며 그 반면에 범

    하지도 않습니다. 부처는 선을 닦지도 않으며 악을 짓지도 않습니다. 부처는 정

    진을 하지 않으면서 게으르지도 않습니다.」 《한마음》 통권 79호 (2012. 1·2), 『허공을 걷

    는 길』 3권 (1994. 2. 20. 법문)

    「주인공을 믿고 찾으라고 하니까, 여러분 가운데는 덮어놓고 ‘주인공만 믿으면

    된다더라.’ 하고 그냥 ‘너 알아서 해라.’, ‘주인공이 해 줘야지.’, ‘주인공이 해 주

    시오.’, 이렇게 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고 봅니다. 절대 그렇게 해선 안 됩니다.

    마음의 근본과 마음 내는 거와 육신이 움죽거리는 것을 동시에 합쳐서 ‘주인공!’

    이라고 하는 겁니다. 주인공이라는 것을 그대로 내놓을 수도 없고, 마음이라는

    것을 내놓을 수도 없고, 내가 어떤 걸 했다고 내놓을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공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팔방미인을 가지고 주인공이라고 하죠. 팔방으로

    뛰어도 죽지 않는다는 원리를 가지고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마음》 통권

    78호 (2014. 11·12), 『허공을 걷는 길』 1권 (1993. 3. 7. 법문)

    06)이말은‘지혜의보리수는나무가아니요,거울화장대또한모습이아니라오;본래아무것도없는데어디

    에서먼지낀다·일으킨다는말이요?’라고풀이하여야하나,신수대사의「身是菩提樹,心如明鏡臺,時時

    勤拂拭,勿使惹塵埃.」에대한혜능스님의댓글이므로그에맞추어풀이하였다.

  • 18 제1회 한마음학술제

    「“그럴수록 나는 더욱 모습이 그립다고 졸라댔다. 당신이야말로 이 세상을 주

    고도 바꿀 수 없으니 당신을 보고 싶다고 떼를 쓰다시피 했다. 그랬더니 ‘거울

    을 봐라! 거기에 있느니라.’하는 것이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무리 거울

    을 들여다보아도 거기 못생긴 내 얼굴만 보였지 도대체 무엇이 보였겠는가. 그

    때만 해도 父와 子는 相逢을 못했고, 게다가 내가 經을 제대로 본 일도, 說法을

    제대로 들은 일도 없었으니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졸라댔다. 당신이 얼마

    나 자비로운데 모습은 왜 안 보이시는 겁니까 하고. 스무 살 안팎일 때인데 그

    렇게 어리석었다.”」 한마음요전 p.42

    「스님께서는 ~하루는 육조 스님께서 인가를 받는 계기가 된 게송을 되뇌이시다

    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가 참되니 일체가 참이며 모든 경계가 스스로 여여

    하매 이 여여한 마음이 바로 한마음이다.”」 『한마음요전』 p.220

    「마음은 그 본성이 거울과 같아서 맑고 깨끗하다. 맑은 거울에 형상이 비칠 때

    거울은 낱낱이 역력하게 응하다가 형상이 사라지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듯

    이, 마음 역시 낱낱이 응하면서도 어떤 파문, 어떤 얼룩도 남기지 않는다. 다만

    마음의 본성이 그러한 줄 모른 채 거울 위에도 여러 가지로 그림을 그려놓고 덧

    칠을 해서 중생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한마음요전』 p.387

    「육조 혜능 선사께서 “먼지가 앉을 틈이 없는데 어찌 털고 닦을 게 있느냐?”고

    하신 것은, 몰락 되놓으면 공테이프 본래의 모습일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한마

    음요전』 p.400

    「만물은 더불어 고정됨이 없이 찰나찰나 나투며 화하여 끊임없이 옮겨놓은 생

    활이니 어찌 보리라 이름 지으리까. 생사가 둘이 아니며 악과 선이 둘이 아니고

    일체 만법이 찰나에 나투는 천차만별의 생활 즉, 청정함을 어찌 명경이라 이름

    지으리까. 無가 一이며 一이 無인 고로 세울 게 없으니 어찌 물건이라 이름할 수

    있으리까. 찰나찰나 나투어 전후가 없으니 티끌도 세워 이름할 게 없어라.」 『한

    마음요전』 p.740

    혜능·금강경: 應無所住而生其心: 大悟一切萬法不離自性.

    아무런 집착이나 얽매임 없이 네 마음을 내어라. (이 구절에서) 일체 만법은 자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19

    성을 떠나서 따로 있지 않음을 크게 깨달았다.

    대행 : 「그래서 자유인이 되려면 그 주인공 가운데서 바로 내 성품이 발견돼야 합니다.

    그렇게 발견되게 하기 위해서는 모두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것, 여러분이 주

    인공이니까 여러분이 살고 있는 게 공했으니까, 모든 걸 주인공에 되놔라 이겁

    니다. 무슨 믿고 안 믿고가 없어요. 종교를 믿고 안 믿고 이전에 바로 여러분이

    이 세상에 타고 났으면 주인공이자, 바로 주인공이 살림을 하고 생활을 하고 상

    대를 겪고 이렇게 나가는 겁니다. 그러니 주인공이 그렇게 하고 살고 있는 것을

    주인공 자기한테다 ‘네가 하는 거니까 잘할 수 있잖아!’ 하고 자꾸 마음의 계발

    을 시키면서 창조력을 기른다면 그 가운데서 성품의 작용이 드러나게 되고 성

    품을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한마음》 통권75호 (2015. 1·2), 『허공을 걷는 길』 3권 (1984. 2.

    20. 법문)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이 그냥 자기가 하고 자기가 그냥 하고 있는 자체,

    자기가 공했으니까, 그대로 그대로 놓고, 아주 편리하게 편안하게 그대로 ‘네

    가, 네놈이 하는 거니까 너만이 해결할 수가 있고, 너만이 잘못된 걸 다시 바꿀

    수가 있고, 너만이 건강하게 이끌 수가 있고, 너만이 화목하게 이끌어 갈 수 있

    다.’ 안 그렇습니까? ~몸뚱이는 주인공 시자니까, 마음의 시자거든요. 그러니까

    마음과 몸뚱이와 생명과 셋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라 했으니까 합쳐

    서 주인공이야. 주인공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고 해서, 나는 착이 있고 이

    렇게 놓지를 못하고, 뛴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대로 주인공이 그렇게 하고 있다

    는 걸 그냥 시인하고 넘어가라 이 소리예요. 그러면 아무 걱정이 없잖아요. 둘

    로 볼 것도 없구요.」 《한마음》 통권 81호, 『허공을 걷는 길』 3권 (1994. 2. 20. 법문)

    「우리는 作爲 없는 바로 자유인이 돼야 하는 거죠. 어떠한 집착을 한다면 그냥

    가차 없이 허용치 않는다는 얘깁니다. 자동적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여기저기에다 착을 두지 말고, 무조건 못났든 잘났든 자기를 믿고 자기가 하는

    일들을 자기한테 그냥 다 맡기시라 이겁니다. 그러면 머지않아서 꼭 결과가 나

    올 겁니다. 결과 없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한마음》 통권 80호 (2014. 3·4), 『허공을 걷

    는 길』 3권 (1994. 2. 20.법문)

    「주인공에 놓고 쉰다는 것은 나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만법이 그 자

  • 20 제1회 한마음학술제

    리에서 출현하였으니 그 자리로 돌아가 한생각 내면 그것이 그대로 법이 된다.

    그때의 한생각은 곧 자동 작동기의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이 생각

    대로 되어진다. 왜냐하면 그 일체 법이 근본 자리에서 일으킨 생각이기 때문이

    다.」 「머무르지 않는 데서 생각을 내는 것이지, 머무르는 데서 생각을 낸다면 바

    깥 경계에 끄달려서 유의 세계의 노예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바깥 경계를 무시

    한다면 그 또한 머무르는 자리에서 생각을 낸 것이므로 무의 세계의 노예가 된

    다. 모름지기 영원한 친구, 바로 자기의 佛性 자리를 진실로 믿는다면 생각 내

    는 자리를 알게 된다.」 「아무 집착 없이 한생각 일으키기에 온 우주의 마음이

    함께 하게 된다. 그러면 스스로 마음으로써 우주 일체의 마음과 하나임을 느끼

    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구태여 말을 지어서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하는 것

    은 아니다. 말 이전에 참나가 먼저 알고 있으니 진실한 믿음에서 한생각 일어났

    으면 그뿐이다.」 「생각이 났다 하면 이미 자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러한 것을 ‘내가 한다’ ‘내 것이다’ ‘내가 산다’ 하고 걱정하고 방황한다. 주인공

    이 어엿하게 하고 있는데도 思量을 지어 스스로를 복잡하게 얽어매고 있다. 생

    각을 했다 하면 벌써 우주 법계가 전부 안다. 생각을 내려 해서 내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가 누가 따귀를 딱! 때렸다고 했을 때, 생각을 내려 해서

    나겠는가. 정신이 번쩍! 했으니 한생각 난 것이다.」 『한마음요전』 pp.665-666

    혜능 : 何期自性本自清淨! 何期自性本不生滅! 何期自性本自具足! 何期自性本無動搖!

    何期自性能生萬法!

    자성이 본래부터 맑고 깨끗함을 내 어찌 알았겠소! 자성이 본래부터 나고 죽는

    것이 없음을 내 어찌 알았겠소! 자성이 본래부터 스스로 다 갖추어져 있음을 내

    어찌 알았겠소! 자성이 본래부터 움직임이 없음을 내 어찌 알았겠소! 자성이 본

    래부터 만법을 일으키고 있음을 내 어찌 알았겠소!

    대행 : 「우리가 이 공부를 해서 참, 부처님의 마음 자체, 그 뜻을 우리가 헤아리려 한다

    면, 우리 마음부터 헤아려야 부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우주 만물만생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될 때는 참, 우리가 부처님이라도 그 뼈다

    귀가, 뼈다귀 없는 뼈다귀가 세세생생에 울궈먹어도, 그것은 없어지질 않아. 그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21

    젖 같은 그 물은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생명을 영원토록 간직하게 하고 끄달리지

    않게 하는 보배가, 울궈도 울궈도 줄지도 않고, 울궈도 울궈도, 갖다 부어도 부

    어도 늘지도 않고 항상…. 세상에 그런 보배가 어디 있겠어요. (이거야.) 그렇게

    참, 그거는 세세생생에 변치 않는, 어떻게 금이라고만 말할 수 있으랴 이거야.

    그렇게 참, 보배인 것이라. 수많은 중생들에게 보배며 자기의 보배며 둘이 아니

    보배라.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 또 어느 누구하고도 바꿀 수 없는, 어느 뭐하고

    도 바꿀 수 없는 그런 보배예요. 영원토록 말이에요.」 《한마음》 통권 62호 (2012. 3·4),

    (1985. 12. 28. 법문)

    「항상 말씀해 드렸듯이, 이 세상에 헤아릴 수 없는 분들이 깨쳤다 해도, 찰나찰

    나에 돌아가는 이 자체가 나 아님이 없다는 그런 사실로 말미암아 하나지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아닌

    것이 부처님이다, 이런 말이죠. 그럼으로써 육조 혜능 선사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배출되고 그랬지만 지금은 왜 이러냐고 하신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할 게

    있습니까? 그러나 그때나 이때나 똑같습니다. 똑같은데,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

    기 때문에, 모두 한 번도 마음을 기울여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

    서 제가 지금 길잡이로서 이렇게 일러 드리는 것은, 바로 역대 선사가 일러 드리

    는 말이나 육조 선사가 일러 드리는 말이나 같습니다. 지금 여러분 마음 한가운

    데서 자기가 자기를 알라고, 깨치라고 그때 육조 선사도 역시 말씀하신 겁니다.

    역대 조사들도 그렇고 부처님들 보살들이 다 그 말을 한 겁니다. ~그러니까 부

    처님 법이라는 것은 우리가 다 죽는다 하더라도 풀 한 포기만 살아 있으면 불법

    은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한마음》 통권 49호 (2010. 1·2), 법형제법회 (1992. 1. 5. 법문)

    「육조 스님도 둘이 아닌 도리에서 나투는 도리를 배우려고 그냥 12년 동안이

    나 또 뭉쳐놓고 그렇게 하셨죠. 몸은 팔방으로 돌아다녔으나 마음은 한군데다

    항상 일념으로써 두셨다는 얘깁니다.」 《한마음》 통권 49호 (2010. 1·2), 법형제법회 법문

    (1992. 1. 5.)

    「항상 여러분께 말씀드리지만 무엇을 하든 자기 주처를 믿고 그 자리에 놔야 한

    다는 겁니다. 즉, 주처라는 자체가 주장자도 되고 불성도 되고 주인공도 되고

    자부처도 됩니다. 이름이야 그 중에서 뭐라고 부르면 어떻겠습니까만 주인공이

  • 22 제1회 한마음학술제

    라 부른 것은 지금 세속에서도 주인공이라면 알게 돼있고, 또 주인공이 죽지 않

    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또 주인공으로 인해서 우리가 주장자를 세워

    서 항상 수레가 구르듯이 그렇게 천차만별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바퀴는 모두 중심에 꿰여서, 그 중심을 꿴 심봉이 바로 바퀴를 굴리는 거죠. 거

    기서 힘이 배출되기 때문에 그 심봉을 끼고 바퀴가 이탈이 되지 않고 돌아가는

    겁니다. 모두 이 심봉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얘긴데 육조 스님이

    “내가 불성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았으리까?” 했다고 했죠. 그렇듯이 여러분이 다

    불성이 있는 것입니다. 불성인 주장자가 완벽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주장자를

    믿지 않고는 안 된다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주장자를 통해서만이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직결이 돼있고, 또 이 세상만사, 천차만별의 생명들은 다 가설

    이 돼있는 겁니다. 우리가 말은 모르지만 뜻은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습

    은 다르지만 생활이 같고 생명도 같죠. 모두 차원에 따라서 다르기야 하지만 어

    찌 생명과 생활이 다르겠습니까.」 《한마음》 통권 73호 (2014. 1·2), 법형제 2권 (1997. 2. 2.

    법문)

    「“부처님 법으로 산천초목을 다스린다면, 흉함이 변하여 길함이 되고 해로움이

    변하여 이로움으로 바뀌느니라.”」 『한마음요전』 p.222

    「“예를 들어 1년 후 혹은 몇 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다 라고 예언을 한다

    는 것은 小人의 짓이다. 만약 萬法을 응용할 수 있는 선지식이 있다면 사흘이

    삼 년, 삼 년이 삼천 년으로 늘 수도 있고 삼 년이 사흘로 축소될 수도 있다. 또

    한 그 어떤 일이 대부분의 중생에게 언짢은 일이라면 붓 하나 들어 밀쳐 버릴 수

    도 있는 것이다. 一例로 나라가 위급하다고 할 때, 보살의 자리를 한 단계 내려

    서서 국민을 위해 마음을 합쳐 준다면 사태가 좋은 방향으로 수습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돌아가는 것을 봐가면서 잘못되면 뜯어 고치고 잘되면 밀어주

    고, 정히 안 되겠구나 싶을 때는 훌렁 돌려 버리면 된다. 이것은 그동안 내가 다

    체험해 본 것이고 두서너 번씩 다 해보고 밟아 본 길이다.”」 『한마음요전』 p.209

    「“우주 전체가 하나인 줄 깨닫고 우주적 입장에서 살아나간다면 무엇이 넘치고

    무엇이 모자라겠는가. 우주 전체가 나 아닌 게 없으니 이 세상에 내 것 아닌 것

    이 하나도 없다. 그러하니 무엇을 더 가지려고 싸울 것인가. 자기가 자기 것 빼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23

    앗는 사람이 없듯이 그냥 쓸 뿐이나, 쓴다 해서 줄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

    『한마음요전』 pp.241-242

    「“맑고 깨끗한 게 청정이 아니다. 더럽다 깨끗하다는 분별이 없이 둘 아니게 관

    찰할 때가 청정이다. 무엇인가 본 바가 있고 들은 바가 있다면, 그것은 아직 제

    圓桶에서 나오지 못한 것이다.”」 『한마음요전』 p.252

    「한마음 속으로 들면 하나도 없다. 그러나 한마음 속에서 질량이 나오면 헤아

    릴 수 없이 광대무변하게 나올 것이다. 그래서 佛性은 바로 만법을 들이고 낸다

    고 하는 것이다.」 『한마음요전』 p.313

    「스님께서 ‘아빠’와의 대면을 거듭 갈구하시던 중에 한번은 모습을 보일 수 없

    으면 이름이라도 알려 달라고 하셨다. 한참 뒤에 내면의 소리가 들려 왔다. “나

    는 서산 대사다.” 그러고는 다시 “나는 원효 대사다.” “나는 무학 대사다.” “육

    조다.” “유마힐이다.”라고 하는 소리가 연거푸 뒤를 이었다. 스님께서는 고개를

    가로저으셨다. 스님께서는 회고하셨다. “어떤 때는 이런 소리도 있었다. ‘삼국

    을 통일한 무렵에도 내가 있었느니라.’ 그래 그냥 미친 소리이겠거니 했더니 이

    번엔 ‘신라가 고려가 되고 고려가 조선이 되도록 나는 항상 없어 본 예가 없느

    니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도리를 알아야 했지만 또 캄캄하니 얼마나 답

    답했던지…. 역대 부처님이 한 번도 없어 본 예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

    중의 일이었다.”」 『한마음요전』 p.42

    「‘나’라는 조건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있어야 하고, 한번 돌아다 봤으면 믿어

    야 하고, 믿었으면 맡겨야 한다. 맡겼으면 바로 거기서 一切萬法이, ‘내가 나왔

    기에 상대가 있고 세상이 벌어졌구나. 그러니까 나는 내가 끌고 다니고, 나는

    내가 있기에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고 알 수 있고 내놓을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진정으로 알아야 한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기까지, 무의 세

    계·유의 세계를 합쳐 중용하는 것까지, 究竟覺地에 이르는 것까지, 열반세계에

    이르는 도리까지 다 배워서 안다 하더라도, 그 전부를 누가 하는 것인가 확연히

    꿰뚫어야 한다.」 『한마음요전』 p.533

  • 24 제1회 한마음학술제

    五祖弘忍: 不識本心, 學法無益. 若識自本心, 見自本性, 即名丈夫·天人師·佛.

    제 마음을 알지 못하면 법의 공부에는 아무 도움 안 된다. 제 마음을 알아차린

    다면, 제 본래 성품을 본 것이니, 곧 대장부·하늘과 땅의 스승·부처님이라 부

    르는 것이다.

    대행 : 「나는 어떤 때는 혼자 싱긋이 웃고 갈 때가 있습니다. 내가 금성에 대해 이야기

    를 했더니 사람들이 내가 상상해서 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내가 귀신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믿을 수 없다고 하고요. 상상력이라 해도 좋고 믿지 않아도 나는

    상관이 없습니다. 여러분한테는 귀신일지언정 나한테는 아주 절친한 친구거든

    요. 모두가 곧 ‘나’이니까 자기가 자기를 해치는 법이 없으니 친구로 삼으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여러분, 모든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부처님이 높으신 분이라

    해서 높이 올려다만 놓지도 말구요. 모든 것이 자기 마음과 같고, 자기와 더불

    어 같이 있는 것을 안다면 여러분도 의심 없이 세상을 반듯하게 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음》 통권 66호 (2012. 11·12)

    「우리가 이렇게 한자리를 하게 된 것은 기복을 벗어나지 못하는 길이 아니라,

    대승으로서 天人의 王의 도리를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인간으로 태어나

    서 조금도 손색이 없이, 내 몸과 내 가정과 내 사회를 지키고 나갈 수 있는 心力

    과 더불어 중용을 기르는 법입니다.」 《한마음》 통권 78호 (2014. 11·12), 『허공을 걷는 길』 1

    권 (1993. 3. 7. 법문)

    「스님께서 회고하셨다. “해가 지는 줄도 몰랐고 먹는 것도 잊곤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앉아서 졸고 있는 듯이 보였던 모양이지만 나 자신은 무심한 경

    지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때는 어떤 것을 보아도 그대로 내력이 읽어지면서 마

    음속으로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얘기가 끝 간 데 없으니 몇 시간이든

    한자리에 붙박이로 앉아 있기가 일쑤였다. 그런 일이 종일 그렇게 지속되곤 했

    는데, 나로 인해 그가 있고 그가 있었기에 내가 있으니 모두가 하나이다가도,

    비껴 서서 둘이 되어 얘기할 때는 장면 장면들이 역력했으니 처음엔 놀라기도

    했다. ‘야, 참으로 신기하다.’ 하고 웃기도 했고, 또 세상천지가 아름답게만 보

    이기도 했다. 그러니 내가 절마다 내쫓길 정도로 추한 몰골이라는 그걸 괘념치

    않았던 것이다.”」 『한마음요전』 pp.52-53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25

    혜능 : 有情來下種, 因地果還生; 無情亦無種, 無性亦無生.

    생명 있는 것들은 씨 뿌려지면, 흙에 따라 제 모습 갖춰 나는데; 생명 없는 것들

    은 씨도 없기에, 본래 제 성품인 자성도 없고 태어남도 없더라.

    대행 : 「사람들은 이건 변질되고 죽는다, 이건 허망하다 이러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변

    질되고 허망한 게 아니라 한참 지속된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죽는다’고 말하는

    데, 애당초에 죽는 게 어딨습니까? 이 세상에 난 것도 없는데 죽는 게 어딨습니

    까?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찰나에 나서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찰나에 죽는다고 합

    니다. 예를 들어서,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질 때는 먹은 생각이 있어서 떨어진

    다는 얘깁니다. ‘어,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네.’ 이러는 찰나에, 굼벵이는 바

    로 매미로 옮겨 갑니다. 이것을 하나 예로 들어봐도 옮겨가는 거지 죽어 사라지

    는 것이 아닙니다. 지수화풍에서, 미생물이 생겨 모두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겁니

    다. 자수화풍이 어디서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기에 나온 거고, 나왔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겁니다. 옮겨 놓고 바꿔 놓는

    그 사이에 찰나찰나 옮겨가는 고정됨이 없는 생활 속에 어찌 거기 인과응보가

    붙으며 유전이 붙으며 업보가 붙으며 생사윤회가 붙겠습니까. 거기에 끄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렁거리면서 우리는 지금 리듬을 타고 가는 겁니다. 옮겨 놓

    고 지금 돌아가는 겁니다.」 《한마음》 통권 67호 (2013 1·2)

    「쉽게 말해, 그 불바퀴에서 모든 게, 마음이라는 입자가 나간다면, 그게 바로 또

    불바퀴가 되고 또 원자가 됩니다. 이렇듯이 인간의 그 생명의 창조도 역시 마음

    으로써 그 원자, 근본 하나에서 또 입자로 종자를 만들면 그 종자가 씨가 돼서

    싹이 되고, 싹이 돼서 또 종자를 만들고, 이렇게 해서 우리 이 우주삼천대천세

    계가 퍼진 겁니다. 」 《한마음》 통권 67호 (2013 1·2)

    「그런데 종자는 한 종자입니다. 참외 씨를 심어서 씨를 받아서 또 참외 씨를 심

    으니까, 그 참외 씨 그대로 나오더라는 얘기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격으로요. 그러니까 자기 씨를 심어서 싹이 난거니까 그 종자를 또

    열리게 할 수밖엔 없죠.」 《한마음》 통권 67호 (2013. 1·2)월, 『허공을 걷는 길』 4권 (1995. 2. 19.

    법문)

  • 26 제1회 한마음학술제

    五祖弘忍: 法則以心傳心, 皆令自悟自解. 自古佛佛惟傳本體, 師師密付本心.

    불법은 마음으로 이어져서 모두 다 스스로 깨쳐서 벗어나게 했다. 예로부터 모

    든 부처님들은 불법의 體性을 전해 내렸고, 역대 조사 대덕들은 제 마음에 깊이

    간직하였다.

    대행 : 「이 세상 일체 만물만생이 이심전심으로써 다 연결이 돼 있습니다. 왠 줄 아십

    니까? 여러분이 수억 겁을 거치면서 진화해서 창조됐다는 그 사실이 여러분 몸

    속에 바로 지나간 세월의 자기 모습들로 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모습이니

    만큼 그 모든 물질적인 생물들이 나 아님이 없죠. ~물질세계에서는 비밀이 있

    다고 하지만 無의 세계에서는 비밀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마음 도리를

    공부하게 된 것은 우리가 하고 싶어서도 아니 되고 하기 싫어서 아니 해도 안

    되는 이러한 도리에 벌써 이 천지간의 이치가 있어서 이렇게 하는 겁니다. ~이

    모두가 이렇게 심오하고 광대한 이 법을 불법이라고 하죠. 이 불교라는 단어가

    얼마나 광대하고 미묘한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소소한, 죽기 싫

    어서 소소한 생각은 마시고 영원한 참다운 나가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하고, 영

    원한 참나가 있어서, 종자 하나를 가지고도 세계를 다 먹이고 그 종자가 되남아

    서 또 세계를 다 먹이고 영원토록 먹일 수 있는 그 광대한 법을 우리가 체득해

    야 합니다.」 《한마음》 통권 48호 (2009. 11·12), (1995. 12. 17. 법문)

    「함이 없이, 내가 한단 말 없이 내가 산단 말 없이, 내가 죽는다 산다는 생각 없

    이 그냥 놓고 간다면 그것이 벗어나는 길입니다. 벗어나는 길입니다.」 선법가

    「한 신도가 대중 앞에서 찬탄하여 말한다. “우리 스님께서는 미륵보살님처럼 높

    고 크시다.” 그 말을 들은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 미륵보살이 높고 크다는

    뜻이라면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높은 것은 사실 높지 않으니, 높아서 높은 것

    은 다만 세간법일 뿐, 진실한 입장에서 보면 가장 낮다고 하는 사람, 누추하고

    더럽다는 그 자리가 더 높을 수 있다. 진정으로 높은 이에게는 높낮이가 없다.

    그러니 어찌 미륵인들 높겠는가? 어찌 스승이 꼭 높기만 하겠는가. 중생은 부

    처에게서 배우지만 부처는 중생에게서 배운다고 나는 믿는다. 스승이란 제자들

    의 발을 닦아주고, 제자들을 책임지고 돌봐주는 영원한 부모인 것이다. 세상의

    부모들을 보라, 자녀들보다 높은가. 부모들의 높음이란 군림하는 자리라서 높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27

    은 게 아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주다 못해 하나뿐인 생명까지도 준

    다. 그런 마음의 스승이라면 어찌 제자들 위에 있겠는가. 스스로 높아지려는 사

    람은 누추한 곳으로 내려서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럼으로써 높아지고 찬

    란해지게 되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누구나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이기 때문이다.” 스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내가 아무리 안다 해도 모르는 이에

    게 어떻게 뒤집어 보일 수 있겠는가. 여러분이 100%를 알면 나도 100%를 아는

    것이고, 백분의 일밖에 모른다면 나도 백분의 일밖에 모르는 것이다.” “여러분

    들은 무엇에도 속지 말고 자신의 주인공을 역력히 발견하여야 하느니, 나에게

    도 속지 않도록 하라. 나의 형상을 보고 따르려 하지 말고, 내가 말하고 행과 뜻

    으로 보여주는 진리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한다. 구도자라면 모름지기 살얼음

    판 위를 걷듯이, 날을 세운 칼 위를 맨발로 딛고 가듯이 조심해야 하느니, 인내

    와 희생 없이 도리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한마음요전』 pp.210-211

    「바로 여러분들이 살아 숨 쉬고 사는 삶, 그 자체가 바로 佛法이고 진리이며 참

    선이요 길이다. 따로 체계가 있고 수행의 방법과 단계가 있어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그 자체 속에 불법의 체계와 수행방

    법이 있다. 불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한마음요전』 p.248

    혜능 : 迷時師度, 悟時自度; 度名雖一, 用處不同. 惠能生在邊方, 語音不正, 蒙師傳法, 今

    已得悟, 只合自性自度.

    미욱한 중생이었을 땐 스승께서 건지셨으나, 제 눈 떴을 땐 스스로 건져야 합니

    다. 건진다는 말씀은 글자 그대로겠으나, 쓰임새는 갖가지입니다. 저 혜능은 머

    나먼 시골에서 자랐기에 사투리밖에 못 쓰나, 스승님을 만나 이 불법의 은혜를

    입은 덕에, 이제는 눈 떴으니 제 본래면목과 성품으로 스스로 건지고자 합니다.

    대행 : 「한번 사람이 되기도 어렵지만 한번 사람이 돼서 진짜 사람되기가 더 어려운 것

    입니다. 남이 가르쳐줘서 아는 것도 아니고, 육체로 고행을 하라는 것도 아닙니

    다. 자기가 자꾸 들으면서 정신계로 실천을 해보고 느끼고 알아야 합니다. 그러

    려면 믿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더하고 덜하다는 생각도 말고 벼락같이 하려

    고 애쓰지도 말고, 꾸준히 믿는 것, 꾸준히 놓는 작용, 그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 28 제1회 한마음학술제

    여러분의 마음도 모두 둘 아니게 공생으로 공용으로 공식으로 사십시오.」 한마음

    공생실천과정 제 14기 졸업식 법어

    「눈을 번쩍 뜨고 보면 하루하루가 새로우니라. 귀가 번쩍 뜨이고 나면 세상의

    모든 영화가 헛되어 보이느니라. 마음을 모으고 있노라면 바위보다 더 단단하

    고, 마음이 나툴 때에는 우주의 끝이라 해도 이웃집보다 더 가깝다 할 수도 있

    느니라.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도 맑은 날의 아침 공기처럼 새로우니라. 그러

    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치만 있는 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처님의

    상호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또 시집살이를 하는 도리도 있느니라.“」 「“참대장부

    가 보고 싶노라. 이 넓은 천지에 오직 단 한 사람이라도 온갖 것 다 담을 수 있

    는 참대장부가 보고 싶노라.”」 『한마음요전』 p.279

    혜능 : 可屏息諸緣, 勿生一念, ~汝若返照, 密在汝邊.

    모든 꼬리 물고 일어나는 인연들을 쉴 수 있고, 아무런 생각도 내지 않는다면,

    ~생각이 나는 곳을 되춰쳐 본다면, 불법은 곧 그곳에 있다.

    대행 : 「그러니 여러분도 여기저기에다가 착을 두지 말고, 무조건 잘났든 못났든 자길

    믿고, 자기가 하는 일들을 자기한테 다 맡기시라 이겁니다. 그러면 머지않아서

    자기의 성품과 만나게 됩니다. 꼭 결과가 나올 겁니다.」 「인생이란 모르면 생존

    경쟁이지만, 알고 보면 공부이다.」 《한마음》 통권 67호 (2013 1·2)

    「그때 내가 타의에 의지하려 했다면 여지없이 병신이나 노예가 됐을 것이다. 그

    런데 나는 내 마음대로 나를 떼어놓고, 그 나와 말을 주고받으며 점검을 했다.

    그래서 견뎌냈던 것이다.」 『한마음요전』 p.37

    「나는 경전이라든가, 좌선이라든가 그렇게 거창하고 고상하다 하는 데서 도리

    를 배운 게 아니라 하치않은 데서 배웠으니, 예를 들면 서리 맞은 고추 하나 따

    는 데서도 인과법을 배우는 그런 식이었다. 고추 하나를 따더라도 잘못되면 천

    개, 만 개를 도둑질한 것이 되고 도리를 알면 만 개를 먹어도 만 개가 아니라는

    걸 느꼈던 것이다. 다 거두고 난 밭의 찌그러진 고추 하나를 재료 삼아서도 며

    칠을 그렇게 배우고 다녔던 것이다.」 『한마음요전』 p.52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29

    혜능 : 但喫肉邊菜.

    오직 고기 언저리에 붙은 채소만 먹는다.

    대행 : 「여기를 다른 절과 똑같이 생각하지 마세요. 공부하는 강당이라고만 생각하세

    요. ~내 진심으로써 공부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겁

    니다. 아까도 얘기했죠? 여기 가서 한 철, 저기 가서 한 철이라구요.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식 아닌 게 하나도 없습니다. 억겁을 거쳐 오면서 누구의 부모 노릇

    은 안 했으며 누구의 자식 노릇은 안 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벌레 하나라

    도 살생하지 말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 살생하지 말라 그랬다고 부모 공경을

    위해 생선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이런 사람이 돼서도 아니 되죠, 왜? 만약에 이

    런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 생선 한 마리가 잡혔다면 즉시 인도환생을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고기의 살도 내 살이요 고기의 마음도 내 마음이요 고기의 생

    명도 내 생명이니, 먹으면 약으로 쓰일 것이고 마음의 그 모두는 천도를 시켜서

    환생을 하니 그것 또한 자비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일거양득이죠. 부모님 공경

    하니 좋고 또 부모님 약으로 먹으니 좋고 또 인도환생을 하니 좋고, 삼자가 다

    좋네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뭐든지 죽이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때에

    따라서, 환경의 지배를 받게 돼 있으니 환경에 따라서 죽이지 않으면 안 될 때

    그렇게 하더라도 살생이 아니 된다 이 소리예요.」 《한마음》 통권 56호 (2011. 1·2), 『허

    공을 걷는 길』 1권 (1988. 12. 25. 제주지원 법문)

    「~스님께서는 그 버섯을 따 잡수셨다. 스님께서는 그로부터 한 뿌리의 풀이나

    나무 열매 하나를 씹을 때, 다만 그 행위는 하나의 방편일 뿐, 마음의 도리는 결

    코 죽음 따위가 좌우할 수 없음을 느끼셨다.」 『한마음요전』 p.76

    「고기의 살도 내 살이요, 고기의 마음도 내 마음이요, 고기의 생명도 내 생명일

    때, 약으로도 쓰이면서 인도환생하게도 하니 비로소 살생이 아니게 된다.」 『한마

    음요전』 p.650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영양실조이니 닭을 푹 고아서 들게 하라.” 하셨다. ~

    “그것은 살생이 아닙니까?”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즉석에서 인간으로 환

    생케 하니 어찌 살생이라는 이름에 걸리느냐. 닭의 마음을 네 마음에 넣으면 둘

    이 아닌 까닭을 아느냐.”」 『한마음요전』 p.178

  • 30 제1회 한마음학술제

    「佛家에서는 예로부터 살생을 가장 큰 죄악으로 꼽아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

    리는 생명체를 취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다. 생명이라는 근

    본에서 보자면 소나 돼지나 풀 한 포기가 서로 다를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우

    리는 끊임없이 직간접으로 살생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생을 하

    지 말라, 육식을 하지 말라 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평등한 반면에 다 제 몸뚱

    이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마음 도리를 아는 경우라면 피치

    못해 생명체를 취한다 할지라도 無明만을 친 것이다. 참이치에서 보면 살리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섣부른 합리화는 절대 禁勿이니, 한 방울의 눈물

    로 온 세상을 다 적실 수 있는 사람만이 이 진실을 이해할 것이다.」 「둘 아닌 마

    음의 도리를 알아야 고기 한 점을 취할 때 그 마음이 내 마음이 되어 오히려 차

    원을 향상시키는 게 되지만, 예를 들어 소는 소고 나는 나라고 한다면 그 죄업

    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한마음요전』 p.649

    혜능 : 為是二法, 不是佛法, 佛法是不二之法.

    왜냐하면 (能求와 所求의) 二法이 되기 때문인데, 이는 佛法이 아니다. 불법은

    둘 아닌 법이다.

    대행 : 「생활을 떠나서 불법을 따로 구하지 말라. 생활을 잃고 그 어떤 것이 있다고 결

    코 믿지 말라. 살아가는 모든 것이 곧 佛法이니, 내가 있는 것이 불교요, 내가

    살아가는 것이 불교이다.」 『한마음요전』 p.639

    「문자에 얽매인다면 이 책을 달달 외워도 국 맛을 모를 것이다.」 『한마음요전』 표제어.

    「無爲의 法으로 보자면 하등 크고 작음이 없다. 손바닥을 뒤집는 일이나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익이 걸려 있는 큰일이나 모두가 똑같다.」 『한마음요전』 p.197

    「어느 구석이고 간에 헛된 데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내버릴 게 없거니와 가

    질 것도 없다. 일체는 공한 것이기에 차별이 있는 가운데 차별이 없는 것이니 平

    等이요 不二인 것이다.」 『한마음요전』 p.359

    「~그 의증을 들고서는 서리를 맞으면서도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결국 이리

    나투고 저리 나투는 가운데 주인공이라는 이름 없는 참자기와 내가 둘이 아니

    라 한 묘지 안에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둘 아닌 도리의 엄청난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31

    수학이 모두 풀린 것이었다. 그로부터는 확연하게 모든 것이 둘이 아니게 보였

    다. 나무를 보아도, 돌을 보아도, 뭇 짐승, 풀벌레를 보아도 바로 ‘네가 나로구

    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냥 이치로 그러한 것이 아니라 진한 감동이었다.” “어

    느 때 물을 마시려고 엎드렸다가 물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험하기도 한지라,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모습은 왜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데 홀

    연히 “그 또한 부처이니 그 속에 진짜 부처가 있느니라.” 하는 內面의 소리가 들

    렸다. 그러면서 “부처는 중생을 건지기 위해 마구니 소굴도 들어가고 오간지옥

    도 들어가면, 개구리도 되고 돼지도 되고 개도 되느니라, 그러니 어느 때 어느

    모습을 부처라 하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 주인공이 얼마나 보배롭고

    소중했겠는가. 그때 거기서 주인공의 모습, 그토록 찾고 불렀던 ‘아빠’, 참나의

    모습을 다시금 확연히 보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스님께서는 일체가 둘이 아니

    요, 나와 四生萬物, 우주의 근본이 다르지 않은 主客一如의 경지를 한 발 한 발

    더듬어 나가셨다.」 『한마음요전』 p.79

    혜능 : 佛言: 善根有二, 一者常, 二者無常, 佛性非常非無常, 是故不斷, 名為不二; 一者善,

    二者不善, 佛性非善非不善, 是名不二. 蘊之與界, 凡夫見二, 智者了達其性無二, 無

    二之性, 即是佛性.

    부처님 말씀하시길: 선근에는 두 갈래가 있나니, 하나는 常이요, 하나는 無常인

    데, 佛性이란 常도 아니고 無常도 아니라서 不断(끊어지지 않는다)이라 하나니,

    이것이 곧 不二(둘이 아니다)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나는 옳은 것이요, 하나는

    그른 것인데, 불성이란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라서 이것을 둘 아닌 不二라고

    부르는 것이다. 五蘊과 十八界(6근·6진·6식이 아우러져 보이는 현상계)는, 범

    부가 보기에는 둘이나, 지혜로운 사람은 그 본래 성품이 둘 아님을 깨달아 알고

    있으니, 둘 아닌 본성이 곧 불성이니라.

    대행 : 「자기 성품을 발견치 못한다면 외도로 전락되죠. 깨친 자유인들은 절대 무슨 ‘선

    을 닦는다’ 이런 것도 없고 ‘정진한다’ 이런 것도 없고 또, 그 대신에 악법도 짓

    는 것도 없고 범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좋은 도리를 모르고 그냥 갈 수는 없

    지 않습니까? 인간으로 한번 내려가 보십시오. 우리도 그렇게 겪고 올라온 거

  • 32 제1회 한마음학술제

    죠.」 《한마음》 통권 80호 (2015. 3·4), 『허공을 걷는 길』 3권 (1994. 2. 20. 법문)

    「어느 때 스님의 법랍을 캐묻는 이가 있었다. 스님께서 말하셨다. “나는 오늘 이

    시점에서 머리를 깎은 것이지 엊그저께 깎은 게 아니다. 승랍이 십 년, 오십 년

    이라 한다 할지라도 오 년으로 줄일 수도 있고 오천 년으로 늘일 수도 있고, 또

    오 년을 닷새로 축소할 수도 있는 것이 마음자리이다. 그것을 확실히 안다면 눈

    한번 깜빡할 때에 은하계를 떼어다 놓고 보는 도리를 아느냐 하는 게 문제이다.

    승랍이나 따지는 것은 사람들이 思量으로 하는 일이다.”」 「“내가 지금 여기 이

    렇게 앉아 있으면서 다른 혹성에도 존재한다면 믿겠는가?” 하셨다. 아무도 대

    꾸하는 이가 없었다. ~ “相으로서의 몸은 하나일망정 마음은 찰나에 오고 가

    며, 넣고 빼도 두드러지거나 줄지 않는다. 비유컨대 뉴욕의 연극공연을 서울에

    서 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그렇게 하신 도리를 알려거든 부

    지런히 공부해서 대학원 과정까지 올라가 보라.”」 「“때로는 내가 나를 뉘어 놓

    고 장승처럼 우뚝 서서 내려다보니 삶이 그냥 지속된 꿈이라, 눈보라 치는 산길

    을 걷다 툭툭 털고 들어서면 금새 따뜻한 방안이니, 꿈을 꾸면서 전자에 꿈꾸던

    일을 생각하는 장승은 웃지도 울지도 않으며 묵묵히 내려다볼 뿐이다.”」 「“내가

    글을 잘 알았더라면 이처럼 깨끗하고 사방이 툭 터진 이 물 한 그릇 떠먹어 보

    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말한 바가 없고, 내가 무슨 공

    덕을 지어도 나는 공덕을 지은 바 없노라. 내가 무한한 힘으로 이 세상 모든 것

    을 건진다 해도 나는 아무런 칭찬도 받을 바 없고,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물방울

    이 꺼지듯이 스러져 버린다 해도 내게는 아무런 아쉬움이 없다. 나는 내가 아니

    기 때문이다.”」 『한마음요전』 pp.217-218

    「오온이란 이름에 걸리고 육바라밀이란 이름에 걸리고 팔정도라는 이름에 걸리

    지 말라. 모두가 한생각에서 나오는 것인데, 여러 가지로 이름을 붙여 놓은 까

    닭에 이런 때는 이렇게 행하고, 저런 때는 저렇게 행해야 하니, 도대체가 걸리는

    데가 한두 건이 아니다. 이름이 붙으니까 ‘내가 잘해야겠다.’, ‘이래서는 안 되겠

    다.’ 하는 게 붙는다. 그냥 無心으로 넘어갈 일도 ‘잘해야지.’ 하는 바람에 걸려

    서 넘지를 못한다.」 『한마음요전』 p.512

  • 육조단경 혜능 선법과 대행 선사상 연구 33

    第二

    혜능 : 總淨心念摩訶般若波羅密多. 善知識! 菩提般若之智, 世人本自有之, 只緣心迷, 不

    能自悟, 須假大善知識示導見性!當知愚人智人, 佛性本無差别, 只緣迷悟不同, 所

    以有愚有智.

    모두들 청정한 마음으로 마하반야바라밀다(피안으로 건너가는 큰 지혜)를 염하

    시오. 선지식들이여, 보리의 지혜는 온 세상 사람 다 가지고 있으나, 마음이 어

    두워서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니, 반드시 대선지식의 가르침을 받아서야만

    이, 스스로의 자성을 볼 수 있느니라! 모두들 마땅히 알아야 할지니, 어리석은

    사람 깨달은 사람 할 것 없이 佛性(自性)은 조금도 다름없으나, 오로지 어리석

    음과 눈 밝음이 서로 달라서, 어두운 사람 눈 뜬 사람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

    대행 : 「재차 또 말씀해 드릴까요? 난 지금 이게 가장 중요하게 여러분에게 인식돼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내 불성은 본래 있다, 내 부처는! 본래 이 세상 돌아

    가는 건 크다 작다가 없어요. 왜냐? 한 발 딱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듯 하

    니까요. 나쁜 거든 좋은 거든 바람처럼 나가버리니까. 그런데 양심이니 뭐니 찾

    고선 거기다가 부착을 시키니까 오히려 사람의 마음이 낙오가 되어서 의욕이

    없어지고 걸음이 잘 떼어지질 않아요. 그냥 나쁘든 좋든 싹싹 쓸어 버려야죠.

    본래 진리라는 게 싹싹 쓸고 가는 거예요, 우리가! 거기 남는 게 뭐 있습니까?

    마음도 체가 없어서 무엇을 했다는 자체가 없는 겁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걸

    딴 스님네들이 듣거나, 또 어떤 분들이 어폐가 있다고 하겠지만, 최상승에 이

    르려면 그렇게 하세요. 모든 것을, 잘하고 잘못하고 하는 양면을 다 놓아라. 본

    래 이 진리가 양면을 놓고 가는 거다, 이런 겁니다. 본래 양면을 놓고 가고, 본

    래 고정됨이 없이 화해서 찰나찰나 나투면서 잠깐잠깐 나투면서 보는 것도 나

    툼이요, 듣는 것도 나툼이요, 모두가 찰나찰나 나툼이고 찰나찰나 함이 없이 하

    는 거다 이겁니다. 좀 마음을 넓혀서 한번…, 죽는다 산다, 겁쟁이가 되지 마시

    구요. 죽는다 산다를 겁을 내지 마시고…. 나도 예전에 아주 눈을 탁 뜨고선, 겁

    을 내거나 그런 것 없이 딱 들어서니까…, 왜 이런 게 있죠. 아무것도! 다 내버리

    고 오직 그 길만 좇아간 거요. 그러니까 정말 눈이 부릅떠지고 말이에요, 그런

    건 말로 어떻게 형용할 수 없고 말로 대신할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천야만야

  • 34 제1회 한마음학술제

    한 낭떠러지에서도 떨어졌죠. 내가 죽고 사는 거를 연연해서 물러선다면…, ‘이

    건 이럴 수는 없다!’ 하고요. 그랬듯이 여러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