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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nd/2.0/kr/legalcod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nd/2.0/kr/

  • 교육학박사학위논문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에 관한 연구

    2018년 2월

    서울대학교 대학원국어교육과 국어교육전공

    남 지 애

  •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에 관한 연구

    지도교수 구 본 관

    이 논문을 교육학 박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함

    2017년 10월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 국어교육 전공

    남 지 애

    남지애의 교육학 박사학위논문을 인준함

    2017년 12월

    위 원 장 (인)

    부위원장 (인)

    위 원 (인)

    위 원 (인)

    위 원 (인)

  • - i -

    국문초록

    본 연구는 문법교육 연구의 발전과 문법 수업 현상이 함께 나아가지 못하는 데 문제의식을

    지니고, S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진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을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의 렌즈를 통해 질적으로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문법 학습 과정

    을 중심으로 한 실천적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론과 실천의 순환적 연결을 도

    모하고자 하였다.

    우선 학습 현상의 역동적이고 복잡한 측면을 이해하기 위해 복잡성 사고의 관점에서 학습

    에 대한 인식론적 전제를 고찰하여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주관적 이해와 객관적 지식 간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였다. 다음으로 복잡적응계의 특징을 자기조직화와 창발, 공진화, 행위

    자, 비선형적 상호작용, 중층적으로 내포된 프랙털 구조의 측면에서 그 원리를 탐색하고 문

    법 학습 현상 분석을 위한 틀로 삼고자 하였다. 또한 복잡적응계 창발을 위한 학습의 조건

    화는 다양성과 잉여성, 개방성과 구조성, 창의성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갖추는 것이 중요

    함을 이해하였다. 탐구는 필연적으로 탐구 공동체를 전제하므로 문법 탐구 학습은 문법 탐

    구 공동체의 형성과 관계가 있다.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을 개념화하기 위해 우선 문법교

    육 연구와 문법 수업 실천의 정합성을 탐색하여 ‘학습자 중심’의 의미와 ‘지식 구성’의 구체

    적 의미를 살피고자 하였다. 학습자의 실제적인 문법 학습이 중심이 되는 문법 수업에서 문

    법 탐구 활동은 학습자가 문법적 안목으로 세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을 바라보는 ‘지

    각’이자 인터페이스로 학습자의 일부가 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문법 탐구 활동은 내러티브

    적 사고이자 인간의 본질적 사고 양식인 가설적 추론을 중심으로 한 해석적 상호작용을 통

    해 복잡적응계 창발을 유도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논하였다. 이러한 문법 탐

    구 활동을 설계함으로써 문법 탐구 학습은 언어적 주체와 학습 주체의 합일을 통한 능동적

    의미 구성을 지향할 수 있다. 복잡적응계와 탐구 공동체는 프래그머티즘을 기반으로 한 복

    잡성 사고의 관점에서 합일될 수 있으며, 복잡적응계로서의 문법 탐구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음을 논하였다. 탐구 공동체의 진리 탐구 과정과 복잡적응계의 동역학을 결합하여 문법

    탐구 공동체는 문법의 본질과 문법 학습의 본질에 다가가는 공동체이며, 문법 현상에 대한

    대화로서의 해석적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적 주체와 학습의 주체가 합일하는 문법적 인간으

    로 거듭남을 추구하는 공동체임을 개념화하였다.

    Ⅲ장에서는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을 질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은유적 분석의 관점

    을 전제하고 6개의 분반을 하위 메타행위자로 포함하는 S고 문법 수업을 전체 복잡적응계로

    상정하였다. 우선 S고의 문법 수업이 복잡적응계로 존재하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복잡적응

    계로서의 특질을 고찰하였다. 적극적인 행위자로서의 학습자, 비선형적 상호작용, 다양한 자

  • - ii -

    원의 활용, 중층적으로 내포된 프랙털 구조를 중심으로 복잡적응계로서의 특질을 확인하였

    다. 이는 문법 탐구 공동체의 거시적인 학습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두 번째로 수업이라는

    미시적 단위를 중심으로 창발과 자기조직화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때 대상 수업은 학습자

    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창발이 일어났던 기호 분류 활동, 형태소 분석 활동, 단어 만들

    기 활동으로 선정하였다. 학습자의 학습 활동을 유도하는 초점 사건의 선택과 기획, 제약 조

    건의 활성화를 고찰한 후 실제 수업에서의 창발과 자기조직화 양상을 살폈다. 기호 분류 활

    동은 메타학습자 형성의 과정과 상향식 창발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형태소

    분석 활동은 학습자들의 참여를 통해 형태소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활성화할 수 있었으며

    제기된 초기 조건이 다른 분반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올 수 있었다. 단어 만들

    기 활동은 생성의 관점을 분석의 관점에서만 가르치던 것에 의문을 품고 창발된 수업이었다.

    생성 활동을 통해 언어적 주체의 심리적 맥락과 사회적 맥락, 언어적 실제를 학습 안으로

    통합시킬 수 있었다. 또한 언어 놀이의 즉흥성과 권위의 분산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러한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의 변화를 문법 수업을 통한 변화와 문법 학습 내용에

    대한 인식, 문법 학습 방법에 대한 인식의 세 측면에서 고찰하여 문법 탐구 학습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였다.

    Ⅳ장에서는 이론적 탐구와 질적 탐구를 바탕으로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학습 환

    경의 구조화에 대해 논하였다.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실천적 원리로 ‘문법적으로 해

    석하기’, ‘해석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 ‘문법적으로 성찰하기’, ‘함께 탐구하기’를 제시하고

    이것이 학습자와 교사의 실천적 원리로 활성화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다음으로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실천적 전략으로 행위자의 역량과 자율성 강화, 수업 구조 설계의 측면,

    문법 탐구 활동의 설계에 대하여 논하였다.

    본고는 문법 수업 실천을 토대로 문법 탐구 공동체의 형성과 학습 과정, 학습 경험의 의

    미를 논하였다는 점에서 실천적 연구로서의 의미가 있다. 이론적 안목을 지향하는 동시에

    학습자의 문법 학습 과정과 경험에 대한 실제적 의미에 천착할 때 문법교육 연구와 문법 수

    업 실천 사이의 상호 순환적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주요어: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 문법 탐구 학습, 복잡적응계, 가추법, 자기조직화,

    지식의 창발, 문법적으로 해석하기, 문법적으로 성찰하기, 해석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 함

    께 탐구하기, 가능성의 확장

    학 번: 2012-30383

  • - iii -

    차 례

    Ⅰ. 서론 ····························································································································· 1

    1. 문제 인식 ·················································································································· 1

    2. 연구사 ························································································································ 6

    2.1. 문법 탐구 학습에 관한 연구 ············································································ 6

    2.1.1. 문법교육의 본질로서의 문법 탐구 학습에 관한 연구 ······································ 6

    2.1.2. 문법 탐구 과정 및 탐구 학습 모형에 관한 연구 ············································ 7

    2.1.3. 학습자의 문법 탐구 학습 과정에 관한 연구 ················································· 10

    2.2. 학습자 중심의 새로운 문법교육에 관한 연구 ·············································· 11

    2.3. 복잡성 교육에 관한 연구 ················································································ 13

    3. 연구 대상과 방법 ································································································· 16

    3.1. 연구 대상 ··········································································································· 16

    3.2. 연구 방법 ··········································································································· 22

    Ⅱ.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 고찰을 위한 이론적 탐구 ············· 27

    1. 수업 현상을 바라보는 렌즈: 복잡적응계 ·············································· 27

    1.1. 학습에 대한 복잡성 사고의 기본 관점 ························································· 28

    1.1.1. 학습에 대한 인식론적 전제 ··········································································· 28

    1.1.2. 학습과 객관적 지식의 관계 ··········································································· 31

    1.2. 복잡적응계의 개념 ···························································································· 35

    1.2.1. 복잡성의 개념 ································································································ 35

    1.2.2. 적응의 개념 ··································································································· 37

    1.3. 복잡적응계의 특질 ···························································································· 38

    1.3.1. 자기조직화와 창발, 공진화 ············································································ 39

    1.3.2. 행위자 ············································································································ 41

    1.3.3. 비선형적 상호작용 ························································································· 44

    1.3.4. 중층적으로 내포된 프랙털 구조 ···································································· 45

    1.4. 복잡적응계 창발을 위한 학습의 조건화 ······················································· 46

  • - iv -

    2. 문법 탐구 공동체 학습의 개념화 ·································································· 50

    2.1. 문법교육 연구와 문법 수업 실천의 정합성 탐색 ········································ 51

    2.1.1. 문법교육 연구와 문법 수업 실천의 관계 ······················································ 51

    2.1.2. 문법 수업의 구조와 문법 탐구 활동의 의미 ················································ 54

    2.2.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문법 탐구 활동 설계의 방향 ··················· 57

    2.2.1. 인식론적 관점: 내러티브적 사고로서의 문법 지식 ······································· 58

    2.2.2. 문법 탐구 활동의 설계 방향: 가설적 추론을 중심으로 한 해석적 상호작용 61

    (1) 가설 생성과 선택의 통합 과정으로서의 가추법 ·············································· 61

    (2) 가추법의 교육적 가능성에 대한 탐색 ····························································· 64

    (3) 가설적 추론 활동을 통한 해석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 ·································· 66

    2.2.3. 문법 탐구 활동의 지향: 언어적 주체와 학습 주체의 합일을 통한 능동적 의미

    구성 ·············································································································· 69

    2.3. 복잡적응계로서의 문법 탐구 공동체의 개념화 ············································ 71

    Ⅲ.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에 대한 질적 탐구 ····························· 74

    1. 분석의 전제 ··········································································································· 74

    1.1. 은유적 분석의 관점 ·························································································· 74

    1.2. 복잡적응계의 경계 설정 ·················································································· 75

    1.3. 분석의 대상과 분석 틀 ···················································································· 77

    2.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맥락 ········································································ 79

    2.1. 수업 실천의 주체로서의 교사에 대한 이해 ················································· 79

    2.2. 학습의 주체로서의 학습자에 대한 이해 ······················································· 82

    2.3. 문법 탐구 수업 활동의 구조 ·········································································· 84

    2.4. 교실 환경 ··········································································································· 85

    3. 복잡적응계로서의 문법 탐구 공동체의 특질 및 학습 구조 ······························ 88

    3.1. 적극적인 행위자로서의 학습자 ······································································· 88

    3.1.1. 지향점의 공유: 문법은 왜 배우는가? ···························································· 88

    3.1.2. 행위자의 자율성과 다양성 ············································································· 92

    3.2. 비선형적 상호작용 ·························································································· 100

    3.2.1. 가설적 추론 활동을 통한 상호작용의 형성 ················································· 100

  • - v -

    3.2.2. 학습자 생성 자원의 활발한 순환 ································································ 108

    3.2.3. 다양한 자원의 활용 ····················································································· 114

    3.3. 중층적으로 내포된 프랙털 구조 ··································································· 121

    3.3.1. 문법 탐구 활동의 중층적 재귀화 구조 ························································ 121

    3.3.2. 문법 탐구 학습의 프랙털 구조: 문법 탐구 활동과 문법적 성찰 ·············· 125

    4. 수업 단위별 창발 양상에 관한 분석 ··························································· 128

    4.1. 해석적 상호작용을 통한 집단 지성의 창발: 기호 분류 활동 ················· 128

    4.1.1. 초점 사건의 선택과 기획: 차원 이동과 연결을 통한 확장 ························· 129

    (1) 기호 자료의 선택: 다양성의 증가 ······························································· 131

    (2) 제약 조건의 활성화 ····················································································· 133

    4.1.2. 수업에서의 창발과 자기조직화 ···································································· 135

    (1) 복잡도 증가의 맥락: 분류 기준 생성과 삼분법(三分法) ····························· 135 (2) 조별 활동: 메타학습자의 형성 과정 ···························································· 142

    (3) 분반 활동: 창발을 통한 공진화 ·································································· 155

    4.2. 가르침이 가능한 순간: 형태소 분석 활동 ················································· 168

    4.2.1. 초점 사건의 선택과 제약 조건의 활성화: 활동의 복잡도 증가 ·················· 168

    4.2.2. 수업을 통한 창발과 자기조직화 ·································································· 169

    (1) 십시일반(十匙一飯): 형태소에 대한 공유된 이해 형성 ······························ 169 (2) 혼돈의 가장자리: 형태소 분석의 관점 ························································ 176

    (3) 초기 조건에의 민감성: ‘사이시옷, 형태소인가?’ ······································· 184

    4.3. 생성 활동을 통한 언어적 실제의 통합: 단어 만들기 활동 ····················· 187

    4.3.1. 초점 사건의 창발과 기획 ············································································ 188

    (1) 단어의 선택 ································································································· 190

    (2) 제약 조건의 활성화 ····················································································· 193

    4.3.2. 수업에서의 창발과 자기조직화 ···································································· 194

    (1) 언어 놀이와 수업의 즉흥성 ········································································· 194

    (2) 언어적 실제의 통합 ····················································································· 201

    5.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의 변화 ······················································· 212

    5.1. 문법 탐구 수업을 통한 변화 ········································································ 213

    5.1.1. 문법에 대한 인식 변화 ················································································ 214

    5.1.2. 주체에 대한 성찰 ························································································ 219

  • - vi -

    5.1.3. 문법 능력 향상 ·························································································· 221

    5.2. 문법 학습 내용에 대한 인식 ······································································ 224

    5.3. 문법 탐구 학습에 대한 인식 ········································································ 228

    5.3.1. ‘문법의 본질에 충실한 문법 수업’-해석적 활동을 통한 의미 구성 ············ 230

    5.3.2. ‘수업에 참여할수록 많이 알아가는 환경’-지식의 창발과 공진화 ··············· 232

    5.3.3. ‘배운 것이 곧 익힌 것’ ··············································································· 235

    Ⅳ.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학습 환경의 구조화 ······················ 239

    1.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학습 환경 구조화의 실천적 원리 ····· 239

    1.1. 문법적으로 해석하기 ······················································································ 240

    1.2. 해석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 ········································································ 242

    1.3. 문법적으로 성찰하기 ···················································································· 245

    1.4. 함께 탐구(exploration)하기 ·········································································· 247

    2. 문법 탐구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학습 환경 구조화의 실천적 전략 ····· 248

    2.1. 행위자(agent)의 역량 및 자율성 강화 ························································ 249

    2.1.1. 학습자의 문법적 안목 형성하기 ·································································· 249

    2.1.2. 교사의 실천력과 반성적 성찰 강화 ····························································· 251

    2.2. 수업 구조 설계의 측면 ·················································································· 252

    2.2.1. 수업 구조로서의 문법 탐구 학습 ································································ 252

    2.2.2. 문법 탐구 학습의 적합도 지형 탐색 및 설계 ············································· 254

    2.3. 문법 탐구 활동의 설계 ·················································································· 256

    2.3.1. 초점 사건의 설계 ························································································ 256

    2.3.2. 제약 조건의 활성화 ····················································································· 260

    2.3.3. 가설적 추론을 통한 해석 활동의 설계 ························································ 262

    Ⅴ. 결론 ························································································································· 264

    ※ 참고 문헌 ···················································································································· 270

    ※ Abstract ······················································································································ 283

  • - vii -

    표 차례

    표 Ⅰ-1 문법 과목 분반별 수강 정보 ················································································· 21

    표 Ⅰ-2 문법 과목 수업 주제 개관 ······················································································ 21

    표 Ⅰ-3 문법 학습 경험 고찰을 위한 자료 ······································································· 26

    표 Ⅱ-1 학습에 대한 형이상학적, 형이하학적 관점 ··························································· 29

    표 Ⅱ-2 전통적 과학과 복잡성과학의 비교 ········································································· 36

    표 Ⅱ-3 문법 학습 현상의 구조 ···························································································· 51

    표 Ⅱ-4 가설 연역법과 가추법의 비교 ················································································· 63

    표 Ⅱ-5 연역 추론, 귀납 추론, 가설 추론의 예 ································································· 65

    표 Ⅱ-6 가설적 추론을 통한 해석적 상호작용으로서의 문법 탐구 활동의 학습 맥락 · 68

    표 Ⅲ-1 은유적 분석의 범주 ·································································································· 74

    표 Ⅲ-2 분석의 대상과 분석 틀 ·························································································· 79

    표 Ⅲ-3 S고 국어과 교육과정 ································································································ 83

    표 Ⅲ-4 문법 탐구 수업 활동의 흐름 ··················································································· 85

    표 Ⅲ-5 분반 토의의 대화 패턴 ·························································································· 105

    표 Ⅲ-6 ‘우리말 산책’을 통한 학습자 문법 탐구 학습의 촉진 ······································ 121

    표 Ⅲ-7 기호 분류 활동 단계의 설정 ················································································· 133

    표 Ⅲ-8 기호 분류 활동 제약 조건의 복잡성 ··································································· 141

    표 Ⅲ-9 복잡적응계에서의 조별 메타행위자의 창발 양상 ·············································· 154

    표 Ⅲ-10 퍼스의 도상/지표/상징 비교 ··············································································· 156

    표 Ⅲ-11 형태소 분석 문항의 설계 ···················································································· 169

    표 Ⅳ-1 문법 현상에 대한 심층적 접근 ············································································· 241

    표 Ⅳ-2 문법적으로 해석하기 ······························································································ 242

    표 Ⅳ-3 해석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 ················································································· 244

    표 Ⅳ-4 문법적으로 성찰하기 ······························································································ 246

    표 Ⅳ-5 함께 탐구하기 ·········································································································· 248

    표 Ⅳ-6 초점 사건의 설계 ···································································································· 257

    표 Ⅳ-7 초점 사건의 선택과 기획 ······················································································ 259

  • - viii -

    그림 차례

    그림 Ⅱ-1 지식과 인식 행위에 대한 대중적인 은유 ·································································· 31

    그림 Ⅱ-2 지식과 인식 행위에 대한 복잡성 사고의 이미지 ····················································· 32

    그림 Ⅱ-3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객관적 지식)의 포개진 수준 ················································ 33

    그림 Ⅱ-4 유기체와 인간 사회의 구성요소들의 자율성 비교 ··················································· 42

    그림 Ⅱ-5 복잡적응계 창발을 위한 학습의 조건 ········································································ 50

    그림 Ⅱ-6 ‘문법 학습 현상의 구조’ 재도식화 ············································································· 52

    그림 Ⅱ-7 수업의 근본 구조 ·········································································································· 55

    그림 Ⅱ-8 문법 탐구 활동의 의미 ································································································· 57

    그림 Ⅱ-9 내러티브적 사고로서의 문법 개념과 문법 학습 ····················································· 60

    그림 Ⅱ-10 문법 탐구 활동의 지향점 ··························································································· 70

    그림 Ⅱ-11 복잡적응계로서의 문법 탐구 공동체 ······································································ 72

    그림 Ⅱ-12 문법 탐구 공동체의 개념화 ······················································································· 73

    그림 Ⅲ-1 복잡적응계로서의 S고 문법 수업의 경계 ·································································· 76

    그림 Ⅲ-2 가. 3분반의 행위자 계층 구조 ···················································································· 76

    그림 Ⅲ-3 S고 문법 수업의 교실 환경 ························································································· 85

    그림 Ⅲ-4 학습자의 시선으로 본 S고 문법 수업의 장면 ·························································· 87

    그림 Ⅲ-5 문법 탐구 활동과 생각쪽지의 중층적 재귀화 구조 ··············································· 124

    그림 Ⅲ-6 언어의 본질과 특성 학습에 대한 초점 사건 기획의 흐름 ··································· 130

    그림 Ⅲ-7 기호 분류 활동 학습지 ······························································································· 132

    그림 Ⅲ-8 기호 분류 활동에서의 주관적 이해와 객관적 지식의 상호 관계 ························ 134

    그림 Ⅲ-9 3분반 기호 분류 활동 공유 ······················································································· 156

    그림 Ⅲ-10 4분반 기호 분류 활동 1차 결과 공유 ··································································· 159

    그림 Ⅲ-11 6분반의 형태소 분석 공유 활동 ············································································· 172

    그림 Ⅲ-12 1분반 형태소 분석 공유 활동 ················································································· 177

    그림 Ⅳ-1 해석적 상호작용하기의 과정 ····················································································· 243

    그림 Ⅳ-2 기존 문법 수업의 구조 ······························································································· 252

    그림 Ⅳ-3 문법 탐구 수업의 구조 ······························································································· 253

  • - 1 -

    Ⅰ. 서론

    1. 문제 인식

    학습자들은 문법 수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는가? 이 질문은 연구의 출발점인 동시

    에 연구를 펼쳐 나가는 하나의 맥락이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학습자의 유의미한 존재론적

    변화를 지향하므로 항상 ‘학습자 중심’이며 ‘학습자 중심이어야’ 한다. 그간의 교육 철학이나

    학습 이론 등의 관점에 따라 ‘학습자’의 존재와 역할이 각기 다르게 규정되고 해석되었지만

    ‘학습자는 무엇을 학습하고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항상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

    다.1) 특히 학습을 외부 세계의 객관적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스

    스로 지식을 구성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본 구성주의 담론, 생태학적 담론, 복잡

    성 담론 등은 이러한 ‘학습자 중심’의 본질에 더욱 근접한 논의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객관적 지식의 점령

    하에 침묵하는 학습자들로 채워져 있으며’(신명선, 2013: 87-88), ‘학습자들이 수업에서 무

    엇을 어떻게 학습하는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학교의 모든 교실에

    는 학습자가 있고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수업을 통해서 학습자에게 어떠한 교육적 변

    화가 일어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학습자의 학습 경험이 이루어지

    는 수업에 대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축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판단한다. 다시 말

    해 ‘학습자 중심’의 국어교육 실천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학습 과정’에 대한 실

    제적 기초 연구가 시급하다.

    실천적 연구의 필요성을 전제로 본고는 연구자가 교사로 참여한 S고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에 대한 질적 탐색을 시도하였다. 연구자의 양가적 정체성을 서론에 밝히는 것은

    이 연구가 수업하는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이 끊임없이

    상호 교섭하며 존재론적 변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연구자는 문법 교사로서 문법 수업의 실천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그 중심에

    는 문법 탐구 학습이 놓여 있었다. 연구자의 대학시절은 ‘문법 탐구’와 함께 시작되었다. 당

    시는 문법 탐구 학습이 주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계와 현장의 관심이 뜨거웠고 특히 김

    광해(1997)의 출판으로 교수・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문법교육 실천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던 때였다. 연구자는 학부 첫 강의 수강을 통해 문법이

    1) 언어학, 교육학 등의 패러다임에 따른 문법교육 연구 방향의 흐름에 대한 내용은 구본관(2009)을 참고할 수 있다.

  • - 2 -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탐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대학 이전에 배웠던 문

    법 지식이 그 자체로서 공고하며 절대적인 지식 체계였다면, 문법 탐구를 통한 문법 현상

    속에는 ‘언중’이라는 역동적 주체의 상호작용과 그 복잡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다.

    교사가 된 후 국어 수업 틈틈이 문법 단원을 다룰 때면 문법 탐구 수업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구자는 대학에서 깨달은 문법에 대한 흥미와 놀라움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

    록 열심히 과제를 구안하고 실천하였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하면 반 정도의 성공과 실패를

    겪은 것 같다. 즐거운 활동이었지만 다시 개념 설명을 할 때면 학생들은 난해한 표정을 지

    었고 교사는 그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연구자는 초기에 교사

    로서의 능력을 반성하였지만 해가 갈수록 이것은 교사 개인의 실천적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

    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문법 학습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연구자가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 동안 문법 탐구는 문법교육과정의 핵심적 맥락

    으로 편입되었고, 문법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수업 실천에서도 가장 중핵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문법교육 현장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

    대했던 문법 탐구 학습은 정작 현장으로부터의 신랄한 비판을 마주하게 된다. 탐구 과정의

    엄밀함과 학습자 탐구 결과의 불확실성이 비판의 핵심적 맥락이었다. ‘문법 탐구는 모든 문

    법 지식에 적용될 수 없다’는 해답 아닌 해명을 두고 더 이상 큰 이견이 없는 듯 보였다. 이

    는 문법 탐구 학습 자체가 본질적으로 실천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이며, 문법 탐구를 다시 방법론에만 한정하여 바라보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한다.

    한때 혁신적 주장이며 개신이었던 문법 탐구는 이제 문법교육의 ‘일상’이 되었으나 아직

    그 본질적 가치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남가영(2008)의 논의는 ‘문법 탐

    구 경험’을 하나의 중핵적 문법교육 경험으로 제시하면서 문법 탐구 학습뿐만 아니라 문법

    학습에 대한 본질적인 탐색을 새롭게 촉발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문법 탐구 경

    험’이 ‘문법을 문법적으로 다루고 동시에 문법적으로 사고하는 경험’이라 할 때 모든 문법

    학습 현상에는 문법 탐구 경험이 필연적으로 내재할 수밖에 없다. 문법 탐구 경험은 과제나

    주제에 따라 혹은 시간이나 물리적 환경에 따라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문법 학습

    현상이 존재하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법 탐구 학습은 학습

    자의 문법 학습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유의미한 문법 학습을 포괄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학습자가 문법에 대한 다양한 해석 활동을 통해 지식을 검토하고 구성해 가는 과정 자체가

    유의미한 문법 학습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법교육 연구자로서 필자가 가지고 있는

    날실로서의 문제 인식이다.

  • - 3 -

    이 연구는 문법 학습 현상의 본질로서 문법 탐구 학습의 의미와 경험을 고찰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문법 학습 현상을 잘 짜인 하나의 직물이라고 할 때 아무리 촘촘한 날실이라도

    그것만으로는 직조가 불가능하다. 반드시 날실 사이를 관통하며 촘촘한 연결을 만들어 내는

    씨실의 존재가 필요하다. 연구자는 연구의 씨실을 이른바 ‘현장’이라고 불리는 문법 수업 실

    천에서 찾고자 하였다.

    베짜기 작업은 가호 작업을 통하여 도투마리에 걸린 날실 사이로 씨실이 오가며

    천이 짜여지는 것을 말한다(한국문화보호재단, 2001: 367).

    베를 짜기 위해서는 우선 잉앗실 감기가 필요한데, 이것은 날실이 아래위로 오르면서 그

    사이에 씨실이 들어가도록 장치하는 것을 말한다. 문법교육 연구는 잉앗실 감기에 해당하며

    그 결과로 존재하는 결이 문법교육 현상의 날실이다. 문법 수업에서 문법교육 연구의 위상

    은 ‘가르칠 내용’을 정련하고 학습자가 학습할 수 있도록 그것을 표상하는 것이다.2) 학습자

    가 실제로 학습한 내용은 가르칠 내용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고 혹은 완전히 새로

    운 것일 수도 있다. 문법 학습 현상이라는 실재는 촘촘하게 걸린 날실 사이를 오고가며 학

    습 경험의 씨실들이 교차하여 하나의 직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날실과 씨실

    의 단순한 합을 넘어서는 문법 학습 현상이라는 새로운 단위가 창발된다.

    이제까지 잉앗실 감기에 공을 들여왔다면 이제 학습자들의 문법 학습 현상의 결을 더하여

    하나의 직물을 만들어 가는 실천적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교사로서 뿌리 내리

    고 있는 씨실로서의 문제 인식이다.3) 본고는 실제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는 문법 탐구 학습

    현상과 그 경험의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학습 경험의 실제를 궁구하고자 한다. 이론적 연구

    들이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지향해 왔다면 실천적인 연구에서는 ‘누가

    어떤 맥락에서 무엇을 어떻게 학습했는가’의 문제로 전환해야 한다. 학습 현상 자체를 관찰

    하고 유의미한 패턴에 주목하여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이해하는 실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론적 연구와 실천적 연구가 꾸준히 축적되고 서로 상호작용할 때 학습자들의 유의미한 학

    습 경험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데 일련의 교육 연구들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4)

    2) 관련하여 학습자의 지식 구성의 조직 양상을 살펴 문법교육 내용 설계의 기초를 다지는 최근의 연구로 이관희(2015)를 참고할 수 있다.

    3) 여기에는 문법교육을 하나의 생태계로 바라볼 때 문법 수업이라는 실천적 토대가 매우 빈약하다는 인식도 포함된다.

    4) 김대행(2005)에서도 추상적인 교수・학습 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수업에 대한 실천적인 연

  • - 4 -

    요컨대 본 연구는 수업에서의 문법 학습 현상과 그 경험의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문법 탐

    구 수업의 실천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동시에 이론과 실제의 순환적 연결을 회복하고자 한다.

    연구자 또한 교사로서 수년간의 교육 활동에 임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괴리감을 고민할 수밖

    에 없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것은 이론과 실제의 동질성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론과 실제를 ‘동일하게’ 생각한 스스로의 편견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인식하게 되었

    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혹은 ‘무엇을 가르쳤는가’의 문제는 ‘무엇을 학습했는가’와 동일

    한 문제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5) 이에 본 연구는 문법 탐구 학습의 수업적 적용이라는 하

    향식 관점이 아니라 문법 탐구 학습의 실천을 중심으로 문법 학습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상

    향식 관점을 취하고자 한다.6)

    문법 학습 현상에 대한 이해는 문법 수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필요로 한다. 연구자는

    실제로 연속적이고 다양한 변인들이 얽혀 있는 수업을 보기 위해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의 렌즈를 만나게 되었다. 복잡적응계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적응하고 진화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 패러다임은 기존의 객관적 지식과 학습의 고착적인

    전제를 다시금 직시하게 하고, 지식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학습자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창발되며 구성되는 것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복잡적응계의 렌즈로 수업을 고찰하는 노력을 시도하면서 수업에서의 문법 탐구

    학습 경험은 문법 탐구 공동체의 형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짐을 깨닫게 되었다. 복잡적응계에

    서 학습자는 개인 학습자, 집단적 학습자 등의 여러 수준에서 존재하게 되는데, 수업이라는

    공간 내에서 상호작용을 통한 문법 탐구 공동체가 형성될 때 개인 학습자의 성장뿐만 아니

    구는 교사의 몫으로 돌릴 수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교사를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인식한다. 교사는 수업을 가장 이상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천하는 동시에 일종의 실험실이라 볼 수 있는 수업 현장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수업 현장이 향상될 수 있음을 논하고 있다.

    5) 박인기(2006: 269)에서는 이를 이론과 실제의 정합성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론과 실제는 1:1의 등치 대응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수렴, 우회, 배제, 간접화, 삼투 등의 다양한 회로를 가지면서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신명선(2017) 또한 이론과 실제는 문제적 현상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탐구의 대상으로 접근해야 함을 주장한다.

    6) 수업은 단순히 교육 이론의 적용이 아니다. 수업 실천과 교육 이론 연구는 복잡적응계를 이루는 서로 다른 수준의 차원이며 상호 간의 정합성을 추구하며 함께 진화하는 존재이다. 교육 활동의 일부로서 수업의 가능성에 대해 쥔켈(Sünkel, 1996: 59-60)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수업은 심지어 교육에서 새로운 과제, 분야,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수업 안에서 교육이 일어나고, 수업을 기회로 하여 교육이 일어나고, 수업을 동기로 하여 그리고 수업과 관련하여 교육이 일어나며, 끝으로 수업 자체가 교육을 한다.”

  • - 5 -

    라 문법 학습 환경의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수업에서의 문법 탐구 학습의 실천과 수업 현상 자체에 대한 이론적 안목의 필요성으로부

    터 출발한 문제의식은 수업과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다음의 두 가지로 귀결될 수 있었다.

    첫째, S고 문법 수업에서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는가?

    본 연구는 S고 문법 수업이라는 특정한 대상을 중심으로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이 가능

    했던 환경과 조건들을 탐색한다. 문법 수업 현상을 바라보기 위해 복잡적응계와 탐구 공동

    체의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문법 탐구 학습을 중심으로 학습자와 교

    사는 어떠한 학습 환경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에 참여하였으며, 그 결과 어떠한 학습이 이루

    어졌는지를 문법 탐구 수업의 구조와 문법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둘째, S고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S고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은 교사의 문법 탐구 학습 설계와 특정한 학습자들의

    다양한 해석적 관점, 언어적 실제가 융합되어 나타나는 상향식 창발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

    므로 이는 이론적으로나 수업 시작 전에 교사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학

    습을 통해 도출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이다. 지금의 교실에서 ‘문법다운 문법 학습’이 이

    루어지기 힘든 상황에서, 문법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은 문법을 통해 학습자들이 어떠한

    가능성을 확장하였는지를 고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된다. 단지 학습자의 관심과 흥

    미를 끄는 일회적인 학습이 아니라 문법적으로 해석하고 성찰하는 언어적 주체이자 학습 주

    체로서의 학습자의 존재론적 변화를 추동하고 확장하는 문법 학습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

    다.

  • - 6 -

    2. 연구사

    본고는 문법 탐구 학습을 중심으로 문법교육의 본질에 대한 탐색, 문법 탐구 학습 과정에

    대한 이론적, 실제적 차원으로 크게 나누어 선행 연구를 검토하였다. 또한 문법교육 이론에

    서 ‘학습자 중심’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는 논의들을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학습에 대한 새로

    운 관점을 제시하는 생태학적, 복잡성 교육 이론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1. 문법 탐구 학습에 관한 연구

    2.1.1. 문법교육의 본질로서의 문법 탐구 학습에 관한 연구

    김광해(1992, 1995, 1997)에 의해 도입된 문법 탐구 학습은 당시 문법교육의 문제를 근본

    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문법은 왜 가르치고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바탕으

    로 한다. 그는 문법 지식의 해석적 성격과 비법칙성, 선택된 하나의 잠정적 성과물이라는 지

    식관의 변화를 전제로 지식 구성 과정으로서의 문법 탐구 학습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이론

    은 문법 수업 현장의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으로 적용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문법교육과 학습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탐구하는 연구의 방향으로 이어졌다.

    우선 문법교육 현상의 본질에 대한 천착은 언어 인식(Language Awareness)에 영향을 받

    은 ‘국어 인식’에 관한 일련의 연구들(김은성, 2005a, 2005b, 2006, 2013; 남가영, 2006,

    2007a, 2007b, 신명선, 2007b, 2013; 최규홍 2009)로 이어진다. 영국에서 촉발된 언어 인식

    (Language Awareness)은 기존의 형태적 암기식 문법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점, 언어를 대

    상으로 한 메타적인 인식을 통해 문법교육의 독자적 가치를 찾고자 한다는 점에서 문법 탐

    구 학습을 중심으로 한 당시 ‘국어지식 교육론’과 맥을 같이 한다. 김은성(2005a, 2005b)은

    언어 인식을 중심으로 문법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로 언어적 주체이자 언어 인식의

    주체인 학습자에 주목한다. 특히 김은성(2005a)에서는 국어 인식 활동이 내재적 문법 능력

    을 가진 학습자들의 국어 인식을 보다 정교하게 벼리는 작업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문법

    탐구 활동에서 학습자들의 문법적 직관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본고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

    다. 김은성(2006)은 국어 인식 활동을 통해 학습자가 지니는 태도를 문법교육의 중요한 경

    험으로 보고 이를 촉진하는 문법교육 내용을 설계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논구하고 있는 국

    어에 대한 태도, 국어 인식에 대한 태도, 국어 인식 활동에 대한 태도는 본고가 탐색하는 학

    습자의 문법 학습 경험을 바라보는 길잡이가 된다.

    신명선(2007, 2013b)은 ‘언어적 주체’에 대한 논의를 보다 심화시킨 논의들이다. ‘언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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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란’ 언어적 현상에 만감하게(sensitivity) 반응하면서 현상의 원인을 탐색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내다보며 자신이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이다. 특히 신

    명선(2013b)에서는 교육적 인간상으로 언어적 주체를 상정하고 공동체, 인격적 지식, 관계적

    지식을 지향태로 설정한다. 문법 교실의 의미를 실천의 장소로 인식하고 실천적 지식, 인격

    적 지식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습자의 국어 인식의 과정과 태도, 경험 등을 중심으로 문법 탐구 경험이 문법교육의 중

    핵적 내용이라는 남가영(2008)의 연구 성과가 도출되었다. 현장의 교육 쇄신을 가져오는 하

    나의 비전으로 적용된 문법 탐구 학습의 실천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남가영(2008)의 연구는 그것이 방법적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내용 그 자체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문법 탐구의 본질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촉

    발시켰다. 그는 문법 탐구 경험의 구체적인 사고 활동을 보임으로 문법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학습 경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였다. 또한 문법 지식과 문법 탐

    구 경험의 연계를 통해 문법 교실이 ‘문법 탐구의 경험적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

    서 문법 수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최규홍(2009)은 문법 현상 인식을 중심으로 한 초등학교 문법교육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

    다. 문법 현상을 인식한다는 것은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이를 통해 언어 사용

    주체가 언어 인식의 주체로 변화하며 확장 순환적 문법교육이 가능하다고 하는 점에서 유의

    미한 논의를 제시한다.

    2.1.2. 문법 탐구 과정 및 탐구 학습 모형에 관한 연구

    문법 탐구 학습 실천을 위한 문법 탐구 과정 자체에 대한 연구도 주목된다. 이들 연구는

    문법 탐구 과정을 문법적 사고의 과정으로 보고 그 사고 유형을 밝히며 ‘문법을 탐구한다는

    것’의 의미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고의 관점과 일치한다.

    이관규(2001)는 기존의 사회과의 탐구 학습 모형을 차용한 김광해(1997)의 모형이 국어교

    육에 적용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는 탐구 학습의 특성을 자발성, 자료성, 논리

    성, 과정성, 가설성으로 보고,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을 토대로 ‘문제 제기 및 가설 설정→자

    료 수집 및 분석→가설 검증 및 결론 도출’의 절충식 탐구 학습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때

    ‘절충식’이란 의미는 기존의 탐구 모형이 학생들의 발견 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에서

    교사와 학생의 적절한 역할 분배와 문법에 대한 교사의 설명을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러한 절충이 일어날 수 있는 단계를 ‘가설 설정’의 단계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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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맥락과 통하는 면이 있으나, 각 단계의 비율을 20%-40%-40%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

    에서 학생들의 귀납적 발견 활동을 보다 중요한 탐구 과정으로 보고 있다는 점, 본고의 가

    설 생성 단계는 가설의 생성과 검증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교실의 문법 탐구에서 가설 생성 단계 시 교사와 학생들의 적절한 상호작용에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통찰력을 제시한다.

    주세형(2008b)은 숙련자(학자)들의 문법 탐구 방법을 교육 내용화 하여 학습자의 문법 탐

    구 학습을 촉진하는 ‘방법론’으로 구축해야 함을 주장한다. 언어 현상을 관찰하는 일종의 ‘철

    학’으로서의 ‘포괄적 탐구 방법’과 구체적 문법 현상과 관련된 ‘내용 기반 탐구 방법’으로 구

    분하여 문법서들을 탐구하였다. 특히 학습자의 탐구 정신 강조, 언어적 직관의 심화 및 활성

    화, 탐구 가능성 모색, 문법 현상에 대한 설명과 해석 등 학습자의 유의미한 문법 탐구 학습

    수행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홍범(2008)은 문법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고등사고력과 탐구학습의 개

    념적 유사성을 전제로 탐구학습 과제 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그간의 탐구학습에 대한

    연구가 현장과 유리되어 있음을 직시하고 학습자 중심의 ‘가설 평가’ 과정과 심화 탐구 학습

    모형을 제시하였다. 가설 평가 과정은 학습자들이 생성한 가설을 잠정적인 것으로 보고 다

    양한 가설들 중 합리적 가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보았다. 가설적 판단 과정으로서의 탐구

    의 의미와 학습자의 가설 생성의 의미와 가치를 주장한 관점이 문법 탐구 학습을 바라보는

    본고의 논의와 일치한다.

    남가영 외(2009)는 문법 교과서의 어휘계량적 접근을 통해 문법 탐구 과정의 세부 구조를

    ‘관찰, 분석, 판단’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발견되는 문법적 사고 활동의 구체

    적 목록을 제시하며 문법 탐구의 의미를 구체화하였다. 이 연구는 단순히 ‘탐구’로 생각되던

    문법 활동이 ‘관찰하고 대조하고 분석하고 대치하고 삽입하고 구분하고 가정하고 추측하고

    설명하는’ 구체적 사고 활동의 과정으로 상세화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김은성 외(2013)는 문법 탐구는 ‘문법적 사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이어야 하며

    보다 전면적으로 혹은 보다 구체적으로 상세화되는 접근을 필요로 함을 주장한다. 문법 탐

    구의 형식과 내용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문법 탐구 과제’의 개념을 제시하고 국제 올림피아

    드 문항을 중심으로 ‘자료의 관찰→규칙의 발견→의문 생성→가설의 생성→가설의 일반화’라

    는 과학적 탐구 과정의 절차로 문제가 해결됨을 확인하였다. 문법 탐구 과제 해결에서 발견

    되는 문법적 사고는 ‘현상으로서의 언어’를 통해 ‘체계로서의 언어’를 구성해나가는 과정으로

    ‘귀납적 사고→귀추적 사고→연역적 사고’의 흐름을 갖는 과학적 사고임을 주장하였다. 기존

    의 연구에서는 문법 탐구 과정을 귀납적, 연역적 사고 과정으로 보는 데에서 나아가 ‘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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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과정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본고의 관점과 상통한다.

    최선희(2016)는 교육 현장에서의 문법 탐구 모형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문법 탐구

    학습 모형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시도하였다. 문법 탐구 과정의 본질적 특성을 전제로 새로

    운 탐구 학습 모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앞선 연구와 동일한 연구 맥락을 지닌다. 그는

    문법 탐구 과정에서 귀납적 사고가 더욱 중요함을 강조하며 문법 탐구 학습 모형으로 ‘문제

    확인하기→분석하기→판단하기→적용하기’를 제시하였다. 그가 제안한 분석하기 과정은 문제

    현상에 대한 원인을 예측하여 모종의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으로 잠정적인 해답

    과 언어 현상의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해석, 설명, 판단을 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본고가 제

    시하는 가설적 추론의 단계와 유사하다. 다만 그는 이 과정을 연역적 귀납법으로 보고 있다

    는 점이 다르다.

    김슬기(2016)는 문법 탐구에서 문제 발견 단계의 중요성을 제안한다. 이는 주어진 탐구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함으로써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뿐만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탐구적 태도를 기를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본 연구의 탐구 질문 작성이 학습

    자의 지속가능한 문법 탐구 학습을 추동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논의와 일치하는 바가

    있다.

    조진수 외(2017)는 문법 탐구 구인 설정을 위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시도한 연구로, 탐구

    의 단계가 구인 차원에서 어떻게 조정되고 설정되어야 하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분석을 통

    해 ‘문제 발견하기-분석하기-탐구 과정에 대한 초인지적 점검’의 세 요인으로 재편될 가능

    성을 제시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가설 설정, 가설 검증, 결론 도출’이 하나의 요인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연구자가 가설적 추론 과정을 가설 생성과 선택을 모두 포함하는

    단계로 보는 관점과 유사하다. 다만 연구자들은 논의를 통해 ‘분석 능력’을 이 단계의 공통

    기저 능력으로 상정하였다. 또한 ‘탐구 과정에 대한 초인지적 점검’의 단계는 학습에 대한

    학습자의 주체적이고 반성적 인식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본고의 방향과 일치한다.

    정지현 외(2017)는 탐구 학습의 현장화를 목적으로 탐구 주제의 다양화, 탐구 학습 모델

    설계, 자료 준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연구이다. 앤드류(Andrew, 2006)의 언

    어 탐구와 인식(Language Exploration and Awareness: LEA) 접근법을 바탕으로 탐구 활동

    의 모형[실세계의 언어 현상 관찰→언어 의미, 기능 인식-제시한 질문에 대한 결론 도출]을

    적용하고 기존에 구축된 코퍼스의 언어 자료를 통해 의미 관련 탐구 활동의 대안적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 - 10 -

    2.1.3. 학습자의 문법 탐구 학습 과정에 관한 연구

    문법 탐구의 실천적 측면에서 학습자의 문법 탐구 학습 과정을 질적으로 고찰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 학습자의 문법 탐구 학습 과정을 직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는 임영미・오현아(2013), 최은정 외(2014), 문영은 외(2014)가 대표적이다. 임영미・오현아(2013)에서는 학습자의 탐구 학습 과정을 관찰하여 탐구 학습 우수 집단과

    미숙 집단 간의 학습 전략의 차이를 밝히고자 하였다. 학습자들의 실제 탐구 학습 과정을

    질적으로 분석하여 탐구 과정에서 일어나는 통제 전략, 동화 전략, 단순 암기 전략의 사용

    양상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실천적 기초 연구로서 의의가 인정되지만, 논문에서도 그 한계

    를 밝혔듯이 일반적인 학습 전략을 연구의 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발전적인 논

    의가 필요하다.

    최은정 외(2014)와 문영은 외(2014)는 동일한 연구 대상7)에 대한 연구 성과이다. 이 두

    연구는 문법 탐구 주체의 사고 활동과 학습자의 내면적 반응 양상을 정치하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문법 탐구 학습의 실천적 연구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은정 외(2014)에서는 문법 탐구 과제 해결의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문제 이해→문제

    분석→문제 해결 및 점검’으로 범주화하고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사고행동코드를 제시하였다

    는 점에서 문법 탐구 능력의 실체를 규명하는 기초 연구로서 의의가 크다. PBG 분석 결과

    각 단계에서 활성화된 사고의 양상과 문제 해결의 기여도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으며, 특

    히 집단별로 상이한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문제 해결을 한 집단에 한해서 문법

    탐구 과제가 변인으로 작용하였음을 밝혔다. 문법 탐구 학습의 과정에서 문법 탐구 과제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문법 탐구 학습에 참여하는 학습자 변인도 중요함을 인식하게 하는 대목

    이다.

    문영은 외(2014)는 동일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탐구 수행 직후 작성한 경험 기술지를 질

    적으로 분석하여 탐구 주체의 내면적 반응을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문법 탐구 학습자의 유

    의미한 반응을 과정적 측면과 결과적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과정적 측면에서는 ‘단계

    문제 해결을 통한 몰입의 재미’와 ‘수평적 교수・학습을 통한 지적 상호작용의 경험’을, 결과적 측면에서는 ‘언어에 대한 입체적 인식의 경험’과 ‘잠재 언어 능력 발현에 의한 자신감 고

    양’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 문법 탐구 학습 경험과 관련한 탐구 주체의

    인지적, 정의적 반응을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본고가 탐색하고자 하는 ‘문법 학습 경험’ 분석

    7) 연구자들은 A대학교 영재교육원 인문사회영재(중학교 1-2학년) 20명을 대상으로 한 탐구 활동 수행 과정을 공동의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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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선행 연구로서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다만 낯선 언어를 대상으로 한 탐구 과제라는

    점, 일회적 수업을 통해 산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지만, 이러한 차이점과 공통점

    을 기반으로 ‘문법 교실에서의 장기적 문법 탐구 수업 경험’을 분석하는 하나의 참고 준거로

    서의 전이성을 가진다.

    문법교육 연구를 하나의 지식 생태계로 본다면 김광해(1992, 1995, 1997)에 의해 주창된

    문법 탐구 학습은 하나의 질서를 이끌어 내는 끌개(attractor)8)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지식관

    의 변화를 전제로 한 문법 탐구 학습은 문법교육의 정당성을 묻는 내외부의 압력에 하나의

    돌파구로 작용하기도 했으며, 주입식 암기 위주의 현장 교육에 문법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비전이 되기도 하였다. 이는 뒤이은 국어 인식, 국어 의식과 관련한 연구들의 흐름

    으로 이어지면서 문법교육의 독자적 정당성과 교육 목표, 교육 내용 설계에 기본 토대로 작

    용하였다. 한편 문법 탐구 학습의 현장 적용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토대로 학습 모형의 단

    계를 조절하거나 문법 탐구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모색하는 연구들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연

    구들은 학습자의 문법 탐구 과정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상정하므로 ‘문법 학습 과

    정’에 대한 연구로 진일보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연구자는 문법 탐구 학습이 그간의 ‘문법을 왜 가르쳐야 하는가’의 논의를 전개하는 중추

    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이제 ‘문법은 왜 배워야 하는 것인가’, ‘문법 학습의 의미는 무엇인

    가’의 문제 즉 학습의 의미로 진화하는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본다. 이처럼 문법 탐구 학

    습은 그간의 문법교육 연구들의 하나의 지향점이 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일련의 새로운 가

    능성들을 지속적으로 산출하는 끌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법 탐구

    학습은 여전히 생명력 있으며 다른 관점들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며,

    문법교육 생태계와 공진화하고 있다.

    2.2. 학습자 중심의 새로운 문법교육에 관한 연구

    주세형(2005a)은 통합적 문법교육 내용 설계 원리로 ‘학습자 중심성’, ‘기능 중심성’, ‘통합

    중심성’을 제안하였다. 특히 신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교육 내용

    8) 끌개(attractor)는 복잡한 혼돈 속에서 안정된 패턴으로 수렴되는 질서라 할 수 있다. 카우프만(Kauffman, 1995: 328)은 이러한 끌개를 중복성의 또 다른 표현이라 말하며, 중복성은 구조적 안정성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계는 필연적으로 끌개로 흘러가는 궤적들을 따라가기 때문에 소수의 규칙적인 것으로 안착될 수 있다. 문법교육의 정체성 정립에서부터 학습자의 학습 과정 탐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들이 ‘문법 탐구’의 의미를 궁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법교육 생태계 내에서 질서를 이끌어 내는 유의미한 끌개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 - 12 -

    으로 제공하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그는 제1원

    리로 학습자 중심성을 제안하며 지식의 수행성 강화, 인식성 강화를 주장한다. 기능 중심성

    으로 형식 중심과 기능 중심, 사용역에 따른 교육 내용 구성을 제안하였다. 또한 통합 중심

    성으로 ‘분절’과 ‘통합’의 균형을 전제하며 ‘단위와 부문’, ‘의미와 문법’, ‘세계와 문법’의 통

    합 방향을 제시한다.

    이관희(2015)의 논의는 문법교육 내용의 조직과 표상을 위해 학습자의 지식 구성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습자 중심 문법교육 연구로 의미가 있다. 구성주의 이론을 바탕

    으로 탐구를 지식 구성의 과정 자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본고의 관점과 일치하며 그가 제

    안한 교육 내용 조직 및 표상은 문법 수업 설계 시 고려할 만한 유의미한 지점들을 체계적

    으로 제시한다. 다만 학습자의 지식 구성 양상이 수업 상황이 아니라 개인적인 학습과 설명

    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본고가 지향하는 탐구 공동체의 학습 경험과 차이가 있다.

    국어교육에서 생태학적 논의는 이른 시기부터 제시되었다. 박인기(1997, 2003, 2009)에서

    는 국어교육학을 하나의 유기체로 비유하여 생태학적 지평을 모색하고, 총체적 인식론, 관계

    적 세계관, 탈자기중심적 사고 등에 바탕을 두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특히 박인기(2003)에서

    는 생태론은 ‘복잡성의 원리’ 위에 토대함을 상기하면서 언어 사용 현상의 총체적 생태를 국

    어교육의 영역으로 수렴해야 함을 주장한다. 또한 국어교육 연구의 생태학적 타당도

    (ecological validity)를 고려하여 언어 연구 방법의 다원화 및 연구 변인의 확장 등을 강조하

    고 있다는 점에서 학습 현상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본고의 전제를 뒷받침하

    는 논의가 된다.

    생태학적 담론은 문법교육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김규훈, 2012, 2014, 2016a; 고희

    성, 2016a, 2016b; 김혜숙 외, 2014). 김규훈(2014)에서는 생태학적 국어교육이 인간, 언어,

    환경, 의미의 상호 긴밀한 관계를 이루며 총체성을 지향해야 함을 논의한다. 문법교육은 사

    회문화적 소통의 측면에서 다양하고 다층적인 국어 현상을 담아내고 있는 텍스트 중심 통합

    교육으로 실천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이에 따라 ‘소통적 문법 능력’을 ‘이해, 탐구, 인

    식, 실천’ 능력으로 설정하고 문법교육의 내용을 텍스트 중심으로 범주화하고 이에 적합한

    텍스트 유형화 논리를 마련하였다. 고희성(2016a)은 국어교육의 인식론으로서 ‘상호문화적

    소통 능력’을 제시하고 그 구성 범주로 다양성, 호혜성, 적확성, 협력, 존중, 배려를 논하였

    다. 상호문화적 소통 능력을 중심으로 문법교육 내용을 구안하기 위해 문법의 하위 범주와

    상호문화성의 범주, 문법교육의 범주를 결합하여 기존의 교육 내용에서 보다 풍부한 맥락과

    관점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일련의 연구들은 생태학적 관점에서 총체적이고 관계지향적인

    문법교육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으며 구체적인 교육 방안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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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가 있지만 한편으로 여전히 ‘가르칠 내용’에 머물러 있다.

    한편으로 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연구들에 주목해 볼 수 있다. 거꾸로

    교실(장은주, 2015; 진용성・김병수, 2015; 김규훈, 2016; 김수정, 2017; 김중수, 2017) 등은 교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일련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업 전에 미리

    ‘디딤 영상’을 통해 개별적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한 후 본 수업 시간에는 학습자, 교사

    상호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는 구성원들의 상호작

    용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교육적 변화이다. 관련된 연구들은 대부분 실험

    군, 대조군을 설정하여 거꾸로 교실의 학습 효과를 측정하는 양적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거

    꾸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 문법교육에서 제시하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언어

    적 주체로서의 인식적 확장에 있을 때 그것을 단순한 개념 이해 문제만으로 측정하는 것은

    불가하다. 그러므로 그 연구 결과에 있어서도 긍정과 부정의 효과가 공존하고 있다.

    거꾸로 교실에 대한 논의를 보면서 이것이 문법 탐구 학습의 초기 실천과 유사한 지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광해(1997)의 탐구학습은 근본적으로 지식관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지만 대부분 현장 적용은 기존의 전통적인 개념 이해, 전달이라는 지식관을 타개

    하지 못하고 학습 방법만을 학습자 중심으로 꾸려 나가는 경향이 짙었다. 박형우(2009)에서

    다시 지식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 판단한다. 거꾸로 교실이 진정한

    학습 혁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방법만의 변화가 아니라 문법교육의 본질에 대한 인식론

    적 전환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 여기에도 여전히 문법 탐구의 의미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의

    문제와 수업 시간에 교실에서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등의 학습에 대한 근본적

    인 접근이 필요하다.

    2.3. 복잡성 교육에 관한 연구

    복잡성 교육 담론은 교육학 연구를 통해 도입되고 전개되고 있다. 유영만(2006a)은 학습

    의 과정을 복잡계적 시각에서 창발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는 복잡계를 구성하는 핵

    심 원리를 도출하고 복잡계 진화 과정을 하나의 모델로 구성하여 제시한다. 복잡계를 구성

    하는 핵심 구성 원리를 성인교육학 분야, 일상적 학습 분야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배재학(2009)과 심임섭(2015)은 교육에서의 복잡적응계에 대한 논의를 개진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가치가 있다. 배재학(2009)의 연구가 패러다임의 차원에서 복잡성 이론을 고찰하고

    그 속성과 교육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면 심임섭(2015)은 복잡적응계의 공통적 특징을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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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로 그 역동적 상호관계와 창발적인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형을 구

    축하고 실제 수업을 통해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실천적인 연구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은유적 방법에 국한되었던 교육 연구를 시뮬레이션 모형

    으로 나타내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실제 수업 분석의 경우 ‘윤리와 생활’의 공개 수업

    1차시를 다루고 있는데, 실제 수업을 복잡성체계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고

    무적이나 복잡성 창발의 조건에 대한 고찰에 그치고 있어 이를 통한 자기조직화나 공진화의

    양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한계로 제시하고 있다. 그도 논문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수업 분석을 통해 창발되는 학습체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이러한 연구사적 흐름

    에서 본고는 장기간의 수업을 통해 창발되는 문법 학습 현상을 은유적 분석을 통해 구체적

    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연구가 복잡적응계와 관련된 보편적인 교육 이론

    제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본고는 문법교육, 문법 수업이라는 특정한 맥락에서의 복잡

    적응계를 다룬다. 또한 위의 두 연구가 복잡성 창발의 기제 발견과 그 교육적 함의에 초점

    을 맞추었다면, 본고는 문법 지식 구성으로서의 지식의 창발, 자기조직화, 공진화의 양상과

    의미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교과 교육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담보한다.

    허영주(2011)는 복잡계 이론의 인식론적 입장과 은유적 분석,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 방

    법들이 교육 연구에 가져올 수 있는 변화 가능성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론의 도입을 통해

    복잡하고 역동적인 교육 시스템의 공통된 구조적 유형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학습과정과 의

    사결정과정, 정책확산과정의 창발 과정을 이해하고, 복잡하고 가변적인 외부 상황에 높은 적

    응력을 지닌 교육 조직의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복잡하고 불확실하고 역동적인 교육 현실

    을 이해하기 위한 은유 및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