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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 26 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할 복원재료 선정 실험 Hwang Hyunsung * , Koh Minjeong, Lim Sookyung, Lee Dahae Conservation Science Department, National Museum of Korea 요 약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는 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구조적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봉수형유리병 본연의 색과 투명도를 되살리기 위하여 재보존처리를 하기 로 하였다. 재보존처리에 앞서 유리 재질 보존에 적합한 재료를 선정하기 위하여 에 폭시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 물유리에 대한 재료 실험을 하였다. 이 결과 접착제로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가, 복원 재료로는 아크릴 수지가 적합할 것으로 판정되었다. 단, 사용 방법에 있어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는 단독 사용을 피하고 에폭시 수지는 착탈식으로 보존처리해야 한다. 주제어 : 봉수형유리병, 에폭시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 물유리 Abstract The Department of Conservation Science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carried out conservation treatment on a prized glass ewer Designated as Korean National Treasure No.193 in order to enhance the ewers structural stability and re- store its true color and transparency. Prior to the conservation treatment, experiments were conducted on various materials e.g., epoxy resin, acrylic resin, Pho- topolymer resin, water glass in order to select the most suitable materials for glass conservation. as a result, cyanoacrylate, acrylic, and photopolymer resin were found to be the most appropriate as adhesives, and acrylic resin was an appropriate restoration material. Notably, however, cyanoacrylate resin must not be used solely, and epoxy resin must be detachable. Keywords : glass ewer, epoxy resin, acrylic resin, Photopolymer res- in, water glass Experiment to Select Materials for the Conservation and Restoration of a Glass Ewer, Korean National Treasure No.193 황 현 성 * , 고 민 정, 임 수 경, 이 다 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 Correspondingauthor: HwangHyunsung Tel:82-2-2077-9426 E-mail:[email protected] 투고일: 2014. 6. 5. 심사(수정)일: 2014. 8. 8. 게재확정일: 2014. 9. 5. https://doi.org/10.22790/conservation.2014.15.0026

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 · 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 Ⅲ. 접착제와 복원 재료 선정 실험. 봉수형유리병의 접합과 복원에 적합한 재료를 선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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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26

국보 제193호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사용할 복원재료선정 실험

Hwang Hyunsung *, Koh Minjeong,

Lim Sookyung, Lee Dahae

Conservation Science Department,

National Museum of Korea

요 약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는 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구조적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봉수형유리병 본연의 색과 투명도를 되살리기 위하여 재보존처리를 하기

로 하였다. 재보존처리에 앞서 유리 재질 보존에 적합한 재료를 선정하기 위하여 에

폭시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 물유리에 대한 재료 실험을 하였다. 이 결과

접착제로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가, 복원 재료로는

아크릴 수지가 적합할 것으로 판정되었다. 단, 사용 방법에 있어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는 단독 사용을 피하고 에폭시 수지는 착탈식으로 보존처리해야 한다.

주제어 : 봉수형유리병, 에폭시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 물유리

Abstract

The Department of Conservation Science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carried out conservation treatment on a prized glass ewer Designated as Korean

National Treasure No.193 in order to enhance the ewer’s structural stability and re-

store its true color and transparency. Prior to the conservation treatment,

experiments were conducted on various materials e.g., epoxy resin, acrylic resin, Pho-

topolymer resin, water glass in order to select the most suitable materials for glass

conservation. as a result, cyanoacrylate, acrylic, and photopolymer resin

were found to be the most appropriate as adhesives, and acrylic resin

was an appropriate restoration material. Notably, however, cyanoacrylate

resin must not be used solely, and epoxy resin must be detachable.

Keywords : glass ewer, epoxy resin, acrylic resin, Photopolymer res-

in, water glass

Experiment to Select

Materials for the Conservation

and Restoration of a Glass

Ewer, Korean National

Treasure No.193

황 현 성 *, 고 민 정, 임 수 경, 이 다 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 �Corresponding�author:�

Hwang�Hyunsung

Tel:�82-2-2077-9426

E-mail:�[email protected] 투고일: 2014. 6. 5. 심사(수정)일: 2014. 8. 8. 게재확정일: 2014. 9. 5.

https://doi.org/10.22790/conservation.2014.15.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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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27

Ⅰ. 서론

국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리제 유물은 다른 재질에 비하여 매우 적

은 편으로 특히, 유리그릇은 약 20점에 불과하다. 유리그릇은 고대사회 동서양의

교역 관계를 증명해주는 중요 유물로 이를 보존처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형태 유지

의 개념을 넘어 유리그릇이 가지는 역사성, 미술사적 가치를 보존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유리는 그 재질의 특성상 물리적 충격에 매우 취약하며 수분, 대기

중 가스, 온도 등에 의한 화학적 변화에도 안정하지 못하다. 실제 남아 있는 유리

그릇을 보면 대부분 완형이 아닌 파손된 편을 접합해 놓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복원된 유리그릇들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접착 및 복원 재료의 열

화로 황변화가 되어 불가피하게 재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

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 또한 30년 전 처리된 유물로 복원재료의 황변 현상, 일

부 결손부의 미복원된 부분, 그리고 접착력 열화로 인한 물성 약화로 재보존처리

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 글은 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 재처리를 위한 재료선정의 일환으로 국내·외

유리 보존에 사용되고 있는 접착제와 복원 재료에 대한 실험 결과를 정리한 것이

다. 에폭시와 아크릴 수지에 대한 안정성 및 물성 변화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루

어진 편이므로 [1-4] 이에 대한 평가보다는 각 재료를 실제 유리병에 적용하였을 때

나타나는 장·단점을 상호 비교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Ⅱ. 봉수형유리병

황남대총은 두 개의 무덤이 남북으로 붙어 있는 쌍둥이 고분으로 5세기 대

에 조성되었다. 무덤 주인공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쪽은 남자의 무덤이며 북쪽

은 여자의 무덤이다.

이 무덤에서는 금관을 비롯한 수많은 부장품이 출토되었는데, 봉수형유리병도 그

중 하나로, 남쪽무덤의 유물 수장부에서 출토되었다. 이 밖에도 5점의 유리그릇

이 더 발견되었는데, 출토 당시 산산이 깨어져 있던 것을 조각조각 붙여서 복원하

였다. 달걀과 같은 몸에 굽이 달려 있으며 긴목 위의 아가리는 새의 부리와 같이

좁게 오므라져 있어 술과 같은 액체를 따르기 좋게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연녹

색을 띠고 있는데 손잡이만은 남색의 유리로 만들어 붙였다. 아가리 바로 밑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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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28

에도 남색의 가는 유리를 덧붙여 무늬를 베풀어 밋밋한 느낌을 없애주었다. 손잡

이에는 금사가 감겨져 있는데, 이는 고분 안에 부장되기 이전에 이미 손잡이가 부

러져 당시에 수리하여 썼던 것임을 알게 한다. 왕실에서도 손잡이가 부러진 것을

고쳐 쓴 점으로 보아, 이러한 유리그릇은 당시 매우 비싸고 진귀한 물품으로 소중

히 여겼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원래 이러한 형태의 병은 고대 그리스의 오이노

코에 Oinochoe 라는 그릇에 기원을 두었는데, 중국에 이르러 아가리가 봉황의 머리

를 닮았다 하여 봉수형유리병이라고도 한다. 특히 사산조 페르시아 현재 시리아·이란 에

서 크게 유행하던 기종으로, 병의 형태와 유리의 풍화정도 등을 고려할 때 시리아

에서 발견되는 4-5세기대의 것들과 닮아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따라서 이 봉수

형유리병은 신라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크로드’를 통해 서방으로부터 수입

되었다고 여겨지는데, 당시 신라의 대외교역 범위가 매우 넓었음을 보여주는 유물

의 하나이다 [5-7].

국립경주박물관 등록유물인 황남3321 봉수형유리병은 출토 당시 180여 개의 편

으로 파손되어 있던 것을 1980년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故 이상수 선

생님과 안병찬 선생님이 보존처리하여 높이 24.8cm, 동체부의 최장지름 10.2cm,

무게는 307.0g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8]. 현재 전면부와 우측면은 에폭시 수지로

복원하였는데 황변화로 인해 원래의 유리 색감과 이질적으로 보이고 있는 상태이

며 좌측면과 후면에 비해 곡선 형태가 다소 어색한 상태인 반면, 좌측면과 후면은

비교적 결손부가 적어 복원한 부분이 거의 없어 황변화가 심하지 않은 상태이고

곡선 형태가 자연스럽게 접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존처리 기록에 의하면 접합면이 잘 맞는 편은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접착제를 사

도1. 봉수형유리병 재보존처리 전 상태

(a) 전면

(c) 좌측면

(b) 우측면

(d) 후면

a b c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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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29

용하였고, 이외에 접합면이 잘 맞지 않거나 주구와 동체부 그리고 저부 등 각 위치

별로 연결시키는 부분은 에폭시 수지 Araldite AY103+HV953UⓇ 를 사용하여 접합하였다.

또한 유리편의 결손으로 생긴 빈 공간은 에폭시 수지에 안료와 충전제를 적당하게

혼합하여 색을 맞춰 준 후 복원하였으며 끝으로 유리표면의 강화를 위하여 아크

릴 수지 Paraloid B-72Ⓡ in Xylene 로 처리하였다 (도1).

봉수형유리병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구연부와 동체부 가운데 일부 복원되지 않

은 부분들이 확인되고 (도2(a), (e)), 파수부도 이전에는 접합되었으나 현재는 접착제

가 떨어져 흔들리고 있는 상태였다 (도2(b)). 전면과 우측면은 유리편도 작고 접합면

도 잘 맞지 않은 부분을 복원하였는데 복원 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 매우 넓으

면서도 가장 어색한 부분이기도 하다 (도2(c), (d)). 이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비교적 유리편이 크고 결손된 편 없이 접합면이 잘 맞는 후면과 좌측면을 기준으

로 형태 복원을 해야 기존에 복원한 부분 가운데 형태가 약간 왜곡된 것처럼 보

이지 않도록 복원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도1(c), (d), 도2(e)). 특히 에폭시 수지로 복

원한 부분은 현재는 투명하지도 않고 심하게 황변 되어 본래 봉수형유리병이 가

지고 있는 색감이나 질감에서 심한 이질감을 보고 있다. 파손된 파수부를 고정

하기 위해 금사를 꼼꼼하게 동여맨 행위는 신라시대 당시 깨진 파수부를 봉수형

유리병에 고정하여 재사용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크게 두 개의 편으

로 깨진 부분을 고정하기 위해 금사 3가닥을 사용하였는데 이에 대한 비파괴 성

분 분석을 해본 결과, 대략 금 90%, 은 10%의 함량을 가지고 있는 합금이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a) 구연부

(b) 파수부

(c) 전면

(d) 우측면

(e) 후면

(f) 굽

d e f

a b c

도2. 봉수형유리병 재보존처리 전 상태(세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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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30

Ⅲ. 접착제와 복원 재료 선정 실험

봉수형유리병의 접합과 복원에 적합한 재료를 선정하기 위하여 일차적으로

에폭시 수지,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아크릴 수지, 물유리, 광경화성 수지를 사

용하여 시편을 제작하였다. 또한 실제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각 재료별 특성과 단

점, 그리고 사용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확인하기 위해 봉수형유리병과 비슷한 형태

의 유리병을 제작하여 실제 접합과 복원에 적용해 보았다 (도3).

1. 접착제와 복원재료

이번 실험에서 접착제와 복원제로 선정한 재료들은 일반적으로 접합 부분이

나 복원 위치에 따라 보존 전문가의 경험에 따라 접착제로 사용할 수도 있고 때로

는 복원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재료들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선제

조건은 접합이나 복원에 있어서 가역성이라는 점과 유물의 안정성과 황변성, 그리

고 접착강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재료학적 연구는 최근 많은 논문으로 발표되

어 오고 있다 [11, 13-15]. 아무리 복원에 용이하고 접합하기에 적당한 복원 재료나 접

착제라 할지라도 유물에 손상을 주는 재료라면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한다.

실험에 사용된 각 재료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면 첫 번째, 에폭시 수지는 도자

기·금속·석제·목제 등 다양한 재질을 복원하는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재료이

다. 작업의 편리성, 안정성, 내구성에서 가장 우수한 재료이지만, 경화되면서 인장

력이 강해 풍화된 유리처럼 물성이 약한 재질을 파손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가역

도3. 봉수형유리병 제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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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31

성이 전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봉수형유리병을 재 복원하는 큰 원인 중의 하

나가 바로 에폭시 수지로 접합, 복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이다. 이 수지는 에폭시 수지와 비슷하게 모

든 재료에 사용하고 있는 접착제이다. 사용하기도 편하고 접착 속도나 강도가 우

수해서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의학용, 보존과학에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순간접착제의 열화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는 점과 유리와 같이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있는 경우 접착제를 제거하기 위해 아세톤에 침적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때 재 파손되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로는 아크릴 수지이다. 아크릴 수지는 접착력 및 가역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는

재료이다. 이번 봉수형유리병 결실부를 복원할 때 사용할 재료인데 접착제로는 다소 작

업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유리를 접합하는데 사용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재료

이지만, 복원재료, 강화제로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가장 안정한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네 번째로는 물유리이다. 실리카와 알루미늄의 비율에 따라 점도, 강도, 경화된 뒤

의 탄성력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황변 현상도 없고 투명성이 좋으며 안료와 충전

제를 혼합할 수 있어 투명한 유리부터 반투명한 색유리까지 복원이 가능하다. 다

만, 강도가 약하고, 강알칼리성을 띠고 있으므로 추후 강도 보완 방법 및 안정성

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광경화성 수지이다. 자외선을 조사해야 경화되는 수지로 자외선을 조

사하면 5초 이내에 경화되는 특성을 지닌다. 우레탄계 수지는 모세관 접합이 가능

하고 자외선을 조사하기 전까지는 경화되지 않으므로 단면에 접착제를 직접 도포

한 후 접합면을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경화 속도가 5초 이내이기 때문에 맞

춰 놓은 접합면을 바로 고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뜨거운 물에 제거가 잘

되므로 가역성에도 아주 우수한 재료이다. 현재 유리공예, 전자분야 등에서는 널

리 사용되고 있으나 유물에 실제 적용하여 사용한 예는 없다.

앞에서 살펴본 접착제와 복원 재료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에폭시 수지 EPO-TEK 301Ⓡ

②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Loctite 401Ⓡ, AltecoⓇ

③ 아크릴 수지 Paraloid B-72Ⓡ

④ 물유리 DAEJUNG, Na2SiO3

⑤ 광경화성 수지 SECURE CP-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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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32

도4. 복원 재료별 시편

2. 복원 재료용 시편 제작

시편은 실리콘으로 만든 틀을 사용하여 2.5×7.5×0.3cm 크기로 균일하게 제

작하였다. 시편은 수지만을 경화하여 만든 것과 수지와 안료를 혼합하여 봉수형유

리병 색깔과 비슷하게 색 맞춤한 것으로 구분하여 제작하였다 (도4).

(a) 시편

(b) 안료를 혼합한 시편

a b

Ⅳ. 실험 결과

봉수형유리병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180여 편으로 깨진 유리편의 접합

과 일부 결손된 부분의 복원이다. 이 두 과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떠한 재료를

선택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유물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무엇보다 더 중

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유리 보존을 위한 재료는 투명성, 유리편 간의 접착력, 가

역성, 무수축성, 빛에 대한 저항성, 내구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실험에서는 이러한 요인을 중점적으로 고려하여 접착과 복원 재료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였다.

종 류 제작 방법

EPO-TEK 301Ⓡ ·주제와 경화제를 4:1로 혼합

·상온에서 24시간 이내에 경화

Paraloid B-72Ⓡ·용제는 Acetone과 Xylene을 사용

·50%부터 80%까지 10%씩 농도를 높여 제작

·열풍건조기 160℃에서 경화

물유리(Na2SiO3) ·두께 0.3cm가 될 때까지 얇게 도포하면서 상온에서 고체화시킴

SECURE CP-7321Ⓡ ·자외선 경화기를 사용하여 2~5초간 자외선에 노출시켜 경화

표1. 각 재료별 시편 제작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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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33

도5. 복원재료별 시편

(a)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b) 아크릴 수지

(c) 광경화성 수지

a b c

1. 접착제

유리 재질의 시편은 다른 재질의 문화재에 비해 요철이 적고 기공의 분포도가

낮으므로 접착제 선택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EPO-TEK 301Ⓡ은 구성과 접착력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경화 시간이 4시간 정도로 매우 길어 접착제가 완전히 경화

되기까지 접합면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과 가역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12]. 또

한 물유리는 유리편간의 접착력이 약하므로 두 재료는 이번 접착제 실험에서 제

외하였다 (도5).

1.1.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 Loctite 401Ⓡ, alteco w1Ⓡ

경화속도가 빨라 순간적으로 고정되므로 접합면을 유지하기 용이하고 모세

관현상을 이용한 접합이 가능하다. 단, 접합면이 잘 맞아 단면에 직접 접착제를 뿌

려야 할 때는 유리편의 위치를 조절할 시간이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접

합된 후에 접합면이 다른 재질에 비해 너무 매끈하여 접합된 유리편이 곧바로 다

시 분리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지를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알카리성 표면에서 불안정하다는 것으로 단독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접합 과정에서 국부적으로 사용하고 다른 안

정한 재료로 빈 공간을 채우는 방법으로 유물에 적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1.2. 아크릴 수지: Paraloid B-72Ⓡ

Paraloid B-72Ⓡ은 사용 용제에 따라 경화속도에 차이를 보이므로 아세톤

Acetone 과 자일렌 Xylene 을 선택하여 실험하였다. 아세톤에 용해한 것은 경화가 빠른

대신 기포가 많이 발생하고 자일렌은 경화 속도는 느리지만 기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접착제의 경우 기포보다는 경화 속도가 더 중요하므로 용제로는 아세톤을

사용한 것이 좋았다. 순간접착제와 같이 도포한 뒤에 바로 경화되지 않으므로 접

합면의 조절이 가능하므로 접합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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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34

1.3. 광경화성 수지: SeCUre CP-7321Ⓡ

자외선을 조사해야 경화되는 수지로 자외선을 조사하기 전까지는 액체 상태

를 유지하지만 빛을 조사하면 5초 이내에 경화되는 특성을 지닌다. 자외선 조사에

의해서 광개시제로부터 생성된 라디칼이나 양이온에 의해 개시반응이 일어나 반

응성을 가진 단량체나 올리고머가 연속 반응을 일으켜 경화된다 [9]. 시중에 판매

되는 광경화성 수지인 우레탄계 SECURE CP-7321Ⓡ을 봉수형유리병에 적용해 보

았다. 이 수지는 모세관 접합이 가능하고 자외선을 조사하기 전까지는 경화되지

않으므로 단면에 접착제를 직접 도포한 후 접합면을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경화 속도가 5초 이내이므로 맞춰 놓은 접합면을 바로 고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뜨거운 물로 제거되고 현재 유물 세척에 사용하고 있는 스팀세척기를 접합

면에 쏘이면 다시 분리할 수 있다. 현재 유리공예·전자분야 등에서는 널리 사용하

고 있으나 아직까지 문화재에 적용된 사례는 없으므로 실제 봉수형유리병에 적용

하기 위해서는 안정성에 대한 추가 및 보완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2. 복원 재료

복원 재료를 선택함에 있어 접착력보다는 투명성과 황변도에 대한 중요도가

더 크다. 경화시간이 짧고 안료 및 충전제의 혼합이 어려운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수

지는 복원 재료 실험에서 제외하였다.

2.1. 에폭시 수지: epo-Tek 301Ⓡ

다양한 에폭시 수지 중에서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황변이 덜 일어나는 Epo-

Tek 301Ⓡ을 실험 대상으로 하였다. Epo-Tek 301Ⓡ은 황변성을 제외한 내화학성,

내구성 등에서는 이미 많은 실험이 이루어진 재료이다. 단, 가역성이 없으므로 유

리편의 결손 부분에 직접 수지를 충전하는 방식이 아닌 결손 부위의 형태를 본뜬

다음 Epo-Tek 301Ⓡ로 편을 만들어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

으로 보인다.

2.2. 아크릴 수지: Paraloid B-72Ⓡ

에폭시 수지와 함께 일반적으로 문화재 보존처리에 많이 사용되는 재료로 빛

에 대해 안정적이고 가역적이므로 유리 복원 재료로 적합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10,

11]. 완전히 경화시키기 위해서 대략 160-180℃의 온도가 필요하므로 이 또한 편을

따로 제작하여 봉수형유리병에 끼우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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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35

에폭시 수지 아크릴 수지 광경화성 수지 물유리

복원 전

제작 과정

복원 후

표2. 본 논문에서 선정된 복원 재료의 적용 결과

2.3. 광경화성 수지: SeCUre CP-7321Ⓡ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외선 조사 범위에 따라 경화 속도가 달라지기 때

문에 넓은 범위를 복원하게 되면 표면에 굴곡이 생기므로 유리편 가장자리부터

안쪽으로 점차 뿌리면서 고르게 경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

었다. 따라서 복원 부분은 자외선 경화기의 램프 직경 0.4-0.5cm 과 자외선 조사거리

5-7cm 를 적당하게 유지하여 너무 넓지 않은 범위에 한정하여 적용하면 된다. 수지

자체가 약간 황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 복원에는 어려울 것

으로 보이지만 안료와 충전제의 혼합이 가능하므로 연녹색을 띠며 반투명한 봉수

형유리병 복원에는 색을 맞춤으로써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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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보존과학 제15집36

2.4. 물유리

화학식은 Na2SiO3이고 실리카와 알루미늄의 비율에 따라 점도, 강도, 경화된

뒤의 탄성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실리콘 틀에 두껍게 물유리를 붓게 되면 표면에서

만 경화가 일어나 내부까지 굳게 되지 않으므로 얇게 올려 굳힌 후 다시 올려 굳

히는 방법을 반복하여 내부에서 표면까지 모두 경화되도록 하였다. 황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재료이고 투명성이 좋고 안료와 충전제의 혼합이 가능하므로 투명

한 유리부터 반투명한 색유리까지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단, 강도가 약

하고, 강알칼리성을 띠고 있으므로 추후 강도 보완 방법 및 안정성에 대한 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Ⅴ. 결론

이상으로 봉수형유리병 재처리를 위해 에폭시 수지 EPO-TEK 301Ⓡ, 시아노아크릴

레이트 수지 Loctite 401Ⓡ, AltecoⓇ, 아크릴 수지 Paraloid B-72Ⓡ, 물유리, 광경화성 수지 SECURE

CP-7321 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살펴보았다. 유리편의 접착제로는 국내외에서 일반

적으로 사용하는 Loctite 401Ⓡ과 Paraloid B-72Ⓡ 그리고 접착하고자 하는 시점

을 조절할 수 있고 접착력이 좋으며 가역적인 SECURE CP-7321Ⓡ도 적합하리라

생각된다. 복원 재료로는 Paraloid B-72Ⓡ, EPO-TEK 301Ⓡ이 좋을 것이나 가역성

이 없다는 단점을 지닌 EPO-TEK 301Ⓡ은 결손 부분의 형태대로 제작한 뒤에 끼

워 넣는 방식으로 처리를 함으로써 재료의 단점을 사용방법으로 보완해야 할 것

이다. 물유리는 강알칼리성이고 강도가 약해 현재 유물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미

흡하지만 투명도, 빛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나므로 추후 몇 가지 보완 실험이 이루

어진다면 유리 복원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끝으로 이 실험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결손 부분의 형태를 실제 유리로 복원하여 처리하는 것도 하

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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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3호 봉수형유리병의 재보존처리에 사용되는 복원재료 선정 실험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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