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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201202 201202 145 조선시대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와 신사임당의 그림을 다양한 미디어 작품 과 함께 만나는 ‘안녕하세요! 조선 천재 화가님-단원 김홍도, 그리고 신사 임당’ 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우리 옛 그림을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작품과 계원디자인 예술대의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장 벽면에 펼쳐진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 위로 수백 마리의 나비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날아들었다가 도망가 버리는 인터랙티브 영상 작품 을 비롯해 옛 그림을 소재로 한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또 무형문화재인 진다리붓과 장인이 만든 ‘손선호 해주 먹’, 오석으로 만든 ‘남포벼루’와 일 년에 한 번밖에 만들지 않는다는 ‘청송한지’ 등 문방사우로 만든 설치작품도 전시됐다. 고려대학교박물관, 오죽헌시립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 술관 등이 소장한 그림을 직접 관람하고 HD 디테일 영상을 통해 작품 구 석구석을 자세히 관찰할 수도 있다. 입장하는 어린이에게는 워크북을 무료로 나눠준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인 김환기(1913~1974)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김환기’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가 박수 근, 장욱진에 이어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세계를 조명 하고자 기획한 세 번째 대규모 회고전이다. 김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그가 20대 중반에 제작한 1930년대 작 품부터 1974년 작고 직전까지의 작품 등 시대별 주요 작품 60여 점을 선 보인다. 1930년에서 1963년 사이에 제작된 구상작품 30여 점은 본관에서, 뉴욕 시대로 일컬어지는 1963년부터 1974년 사이의 추상작품 30여 점은 신관 에서 볼 수 있다. 특히 1964년작 ‘메아리’를 비롯해 ‘귀로’(1950년대), ‘항아리와 꽃가지’ (1957), ‘무제’(1964~65) 등 1950~60년대에 제작한 미공개작 4점도 처 음으로 일반에 선보인다. 살아 움직이는 조선 천재 화가들의 그림 전시 3월 4일까지 관람료 어른 · 청소년 1만 원, 어린이 1만1천 원 문의 02-2113-3458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 전시 2월 26일까지 관람료 5천 원 문의 02-2287-3500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으로 꼽히는 고(故) 임응식(1912~2001)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전이 서 울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임응식은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당시 유행하던 회화적인 아름 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사진 작업을 선보였다. 그러다 종군사진가로 발탁돼 미국 ‘라이프’ 지의 사진기자와 함께 인천 상륙작전에 투입됐고 이후 그의 작품 세계에 변화가 찾아왔다. 시신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전장을 누비면서 사진의 사실적 기록성에 눈을 떠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사회 현실과 인간의 생활을 꾸밈없이 표 현하는 리얼리즘 계열의 ‘생활주의 사진’을 한국 사단에 정착시켰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작업을 시작한 초기인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 지 우리 근현대사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사진 200여 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초기 예술사진과 종군기자로 활동할 당시의 사진, 그 이후의 생활주 의 사진, 1960년대 중반 건축 잡지 ‘공간’의 주간으로 재직하면서 촬 영한 전통 건축 사진과 예술가들의 초상을 담은 인물 사진 등이 전 시됐다. 특히 임응식은 1950년 서울 수복 이후부터 사망하던 해인 2001년 까지 50여 년간 명동 거리를 사진에 담았는데, 일부는 이번에 유족이 보관하던 필름을 인화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함께 활동했던 동료와 제자들이 촬영한 그의 초상 사진, 카메라들 과 확대기, 스크랩북 등 다양한 유품도 전시돼 작가의 삶과 작품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 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GALLERY G CINEMA C BOOK B CONCERT C STAGE S CLASSIC C 박인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이남, 중박, 5폭, TV 병풍. 생루이 아틀리에(2), 1957, 환기 미술관 제공. 전시 2월 12일까지 관람료 5천 원 문의 02-2188-6072 임응식, 피난 어린이들, 1950, 39x5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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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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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와 신사임당의 그림을 다양한 미디어 작품

과 함께 만나는 ‘안녕하세요! 조선 천재 화가님-단원 김홍도, 그리고 신사

임당’ 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우리 옛 그림을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작품과 계원디자인

예술대의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장 벽면에 펼쳐진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 위로 수백 마리의 나비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날아들었다가 도망가 버리는 인터랙티브 영상 작품

을 비롯해 옛 그림을 소재로 한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또 무형문화재인 진다리붓과 장인이 만든 ‘손선호 해주 먹’, 오석으로 만든

‘남포벼루’와 일 년에 한 번밖에 만들지 않는다는 ‘청송한지’ 등 문방사우로

만든 설치작품도 전시됐다.

고려대학교박물관, 오죽헌시립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

술관 등이 소장한 그림을 직접 관람하고 HD 디테일 영상을 통해 작품 구

석구석을 자세히 관찰할 수도 있다.

입장하는 어린이에게는 워크북을 무료로 나눠준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인 김환기(1913~1974)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김환기’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가 박수

근, 장욱진에 이어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세계를 조명

하고자 기획한 세 번째 대규모 회고전이다.

김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그가 20대 중반에 제작한 1930년대 작

품부터 1974년 작고 직전까지의 작품 등 시대별 주요 작품 60여 점을 선

보인다.

1930년에서 1963년 사이에 제작된 구상작품 30여 점은 본관에서, 뉴욕

시대로 일컬어지는 1963년부터 1974년 사이의 추상작품 30여 점은 신관

에서 볼 수 있다.

특히 1964년작 ‘메아리’를 비롯해 ‘귀로’(1950년대), ‘항아리와 꽃가지’

(1957), ‘무제’(1964~65) 등 1950~60년대에 제작한 미공개작 4점도 처

음으로 일반에 선보인다.

살아 움직이는 조선 천재 화가들의 그림

전시 3월 4일까지

관람료 어른 · 청소년 1만 원, 어린이 1만1천 원

문의 02-2113-3458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

전시 2월 26일까지

관람료 5천 원

문의 02-2287-3500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으로 꼽히는 고(故) 임응식(1912~2001)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전이 서

울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임응식은 1950년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당시 유행하던 회화적인 아름

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사진 작업을 선보였다.

그러다 종군사진가로 발탁돼 미국 ‘라이프’ 지의 사진기자와 함께 인천

상륙작전에 투입됐고 이후 그의 작품 세계에 변화가 찾아왔다.

시신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전장을 누비면서 사진의 사실적 기록성에

눈을 떠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사회 현실과 인간의 생활을 꾸밈없이 표

현하는 리얼리즘 계열의 ‘생활주의 사진’을 한국 사단에 정착시켰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작업을 시작한 초기인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

지 우리 근현대사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사진 200여 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초기 예술사진과 종군기자로 활동할 당시의 사진, 그 이후의 생활주

의 사진, 1960년대 중반 건축 잡지 ‘공간’의 주간으로 재직하면서 촬

영한 전통 건축 사진과 예술가들의 초상을 담은 인물 사진 등이 전

시됐다.

특히 임응식은 1950년 서울 수복 이후부터 사망하던 해인 2001년

까지 50여 년간 명동 거리를 사진에 담았는데, 일부는 이번에 유족이

보관하던 필름을 인화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함께 활동했던 동료와 제자들이 촬영한 그의 초상 사진, 카메라들

과 확대기, 스크랩북 등 다양한 유품도 전시돼 작가의 삶과 작품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 ‘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GALLERYGCINEMACBOOKBCONCERTCSTAGESCLASSICC

박인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이남, 중박, 5폭, TV 병풍.

생루이 아틀리에(2), 1957, 환기 미술관 제공.

전시 2월 12일까지

관람료 5천 원

문의 02-2188-6072

임응식, 피난 어린이들, 1950, 39x5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Page 2: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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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딸과 세입자 아들로 만나 초등학교

를 함께 다닌 ‘황정민’과 ‘엄정화’는 10년 뒤

대학생이 돼 조우한다. 정민은 ‘신촌 마돈나’

로 나이트클럽을 평정하던 정화에게 반해

결혼하고 칠전팔기로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만, 변호사가 된 뒤에도 돈벌이가 시원찮다.

그런 남편 때문에 정화는 댄스 가수의 꿈을

접고 에어로빅 강사로 일하며 빠듯한 살림

을 꾸려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정민은 지하철 선로에 뛰어

내린 사람을 엉겁결에 구했다가 유명세를

타고, 정화는 친구 ‘명애’(라미란)에게서 가

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나가자

는 얘기를 듣는다.

인기가 높아진 정민은 국회의원인 친구 ‘종

찬’(정성화)에게서 민진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고, 오디션에

서 떨어져 좌절하던 정화는 예전에 만났던

연예기획사 실장에게서 댄스그룹 멤버로 들

어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영화 ‘댄싱퀸’은 1990년대에 대한 아련한 향

수와 함께 현실 정치에 대한 풍자까지 담고

있어 30~40대 성인들이 공감하며 즐겁게

볼만한 코미디 영화다.

사실 영화의 설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하

지만 영화는 이런 황당한 설정을 두 주인공

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리드미컬한 드라마,

약간의 정치 풍자와 함께 자연스럽게 녹여

내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엮어냈다.

특히 영화를 힘 있게 끌고 가는 두 주연배우

황정민과 엄정화의 앙상블이 좋다. 두 사람

은 영화 안에서도 본명과 같은 이름으로 나

와 배역에 꼭 맞는 연기를 보여준다.

또 이 영화는 정민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부

딪히는 기성 정치의 위선적이고 구태의연한

행태를 풍자하며 집중도를 높인다.

특히 정민이 TV토론에서 공허한 저출산 대

책을 늘어놓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요즘 분

유 한 통 값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호통을

치는 모습이나 ‘아이들에게 밥만큼은 학교

에서 먹여줘야 한다’고 호소하는 모습은 현

실 정치와 겹쳐져 통쾌함을 안겨준다.

늦은 나이에 꿈을 찾아 달려가는 두 주인공

의 열정도 감동적이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JK필름이

제작했다.

30~40대 공감할 만한 코미디 영화 ‘댄싱퀸’GALLERYGCINEMA

BOOKBCONCERTCSTAGESCLASSICC

임미나 기자 [email protected] FILMS

부러진 화살

5년 전 일어난 실화인 ‘석궁 테러 사건 ’을 소재로 한 영화. 수학과 교수인 김경호(안성기)

는 동료 교수가 출제한 대입 시험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고, 학교 측은 김 교수를 재임용

에서 탈락시킨다. 학교 측의 부당한 처사에 소송을 낸 그는 잇따라 패소하자 석궁을 들

고 담당 부장판사를 찾아가고 판사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다.

김경호는 재판에서 부장판사를 쏘지 않았다며 증거로 제출된 피 묻은 옷의 피가 실제 판

사의 것이 맞는지 DNA 확인을 요청하지만, 묵살된다. 사회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건드리

면서도 매끄러운 호흡으로 드라마와 유머를 조화시켜 영화적인 재미도 크다.

네버엔딩 스토리

태권도장 사범 강동주(엄태웅)와 은행원 오송경(정려원)이 같은 날 시한부 삶을 판정받으면

서 벌어지는 연애담을 그린 영화. 병원을 오가며 마주치던 동주와 송경은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여생 동안 같이 죽음을 준비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죽음이라는 어두운 소재를 꿈결같이 몽롱하면서도 고운 색감과 조명으로 포장했다. 죽음과

마주한 자가 느끼는 삶의 성찰은 부재하다.

판타지와 같은 줄거리와 구성에 동의하는 관객이라면 과장된 에피소드나 장례 데이트 등을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조시 허처슨, 드웨인 존슨

개봉일 1월 19일, 전체 관람가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김지호

개봉일 1월 19일, 15세 이상 관람가

페이스메이커

한때 잘나가던 마라톤 선수였던 주만호(김명민)에게 어느 날 마라톤 국가대표를 이끄는 박성

일(안성기) 감독이 찾아와 페이스메이커를 맡아 달라고 제안한다.

동생의 학비를 부담하기 위해 마라토너의 꿈을 접고 페이스메이커로만 활동했던 만호는 태

릉선수촌에 재입성하지만, 무리하면 다시 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판정을 받자 자신을 위한

마지막 레이스를 위해 선수촌을 나온다.

영화는 고통과 역경을 딛고 인간 승리를 일궈내는 감동 드라마를 노린다. 하지만 줄거리가 계

속 신파로 흐르는 데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을 의도한 작위적인 설정이 눈에 띈다. 감독 김달중 출연 김명민, 고아라, 안성기

개봉일 1월 19일,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정용주 출연 엄태웅, 정려원

개봉일 1월 19일,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12세 이상 관람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

19세기 작가 쥘 베른의 소설 ‘신비의 섬’과 ‘해저 2만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소설 속 상

상의 세계를 컴퓨터그래픽(CG) 특수효과를 통해 생생하게 창조해냈다.

17세 주인공 ‘숀’(조시 허처슨)은 암호로 된 메시지를 받고, 새아버지 ‘행크’(드웨인 존슨)

와 함께 이것이 신비의 섬 ‘아틀란티스’의 좌표와 지도라는 것을 알아낸다.

두 사람은 남태평양 팔라우섬 근처의 아틀란티스섬에 당도하지만, 막 가라앉기 시작한

이 섬에서 다시 탈출하기 위해 잠수함 ‘노틸러스’ 호를 찾아 나선다.

3D 아이맥스로 촬영돼 시각적인 효과가 크다.

Page 3: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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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mail protected] 신유리 기자 [email protected]

GALLERYGCINEMACBOOKBCONCERTCSTAGESCLASSICC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웅진지식하우스/400쪽/1만5천 원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마트에서 날아온 할인 쿠폰 한 장. 신기하게도 마침 똑 떨어진

생수와 샴푸가 ‘떨이’ 품목에 들어 있다. 이런 ‘맞춤형’ 할인 쿠폰

덕택에 실제로 경제적 소비를 할 수 있는 걸까.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인 마틴 린드스트롬은 무심코 사용하는

포인트카드 때문에 소비자의 지갑이 대형 유통 업체의 ‘먹잇감’

이 된다고 폭로한다.

저자는 구매 물품과 빈도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마

이닝(Data Mining)’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할인 쿠폰이 발행되

고, 유통 업체들이 고객들의 소비 습관에 대한 정보를 긁어모으

는 수단으로 포인트카드가 쓰인다고 설명한다.

이하람 지음/중앙북스/296쪽/1만3천 원

나오미 오레스케스ㆍ에릭 M. 콘웨이 지음, 유강은 옮김/미지북스/626쪽/2만5천 원 이승원 지음/자음과모음/248쪽/1만3천500원

서른 즈음에 인도에서 보낸 100일의 기록

묘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나이인 ‘서른’을 앞두고 한 여성이

인도로 훌쩍 떠났다. 특별한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

매해 미지의 나라로 향한 것이다. 아는 사실이라고는 타지마할

과 갠지스 강뿐이었지만, 인도는 외로움을 달래고 허전함을 채

우기에 제격인 공간이었다.

그는 인도에 관련된 무수한 편견이 그릇된 정보였다는 점을 깨

닫는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아무리 먹어도 배앓이를 하지

않았고, 기차 3등칸에서는 자리까지 안내해 주는 친절한 사람

들을 만나기도 했다. 여행기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이라면 공감

할 만한 이야기도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다.

빌 브라이슨 지음, 이미숙 옮김/랜덤하우스 코리아/408쪽/1만3천800원

유쾌한 이야기꾼의 호주 여행기

역사와 문화 분야에서의 박학다식과 예리한 통찰력, 재치 있는

문체로 잘 알려진 빌 브라이슨이 호주를 여행한 뒤 쓴 책이다.

비록 원서는 12년 전에 출판됐으나, 지금 읽어도 재미있다. 다

양한 에피소드와 사건을 통해 ‘호주’라는 나라의 특성을 쉽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그는 면적이 한반도의 35배에 달하는 호주를 돌아본 뒤 “경이

로울 정도로 넓은 황무지를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온갖 것

으로 가득 차 있는 나라”라고 단정한다. 또한 호주의 매력으로

쾌활하고 외향적인 사람들과 안전한 도시, 질서 있으면서도 풍

요로운 분위기, 시원한 맥주, 강렬한 태양을 꼽는다.

기업의 용병이 된 과학자들

미국에서는 2006년에 지구온난화를 믿는 사람이 56%에 불과했다. 당시 거의 모든 기후학자가 지

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런 격차가 생긴 이유는 ‘의혹

을 팔아 먹는’ 과학자 무리가 있기 때문. 이들은 지구온난화에 교묘히 딴죽을 거는 주장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엄연한 과학적 현상을 한낱 ‘논란거리’로 만드는 데 능수능란한 솜씨를 보였다.

나오미 오레스케스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에릭 콘웨이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는 책에서 이러한 ‘의혹

장사꾼’인 과학자 무리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경성 ‘뻐스 걸’ 기억나세요?

15세 이상, 20세 미만의 미혼 여성. 짙은 청록색 치마 정장에 흰 양말, 커다란 허리띠를 두른 그녀. ‘뻐

스 걸’이라고 불린 버스 여차장은 하루 종일 ‘고, 스톱, 오라이’를 외치며 1920년대 경성에 등장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해 온 이승원 씨는 책에서 버스 여차장을 포함해 경성 시대를 풍미했던 9개 직

업을 소개한다.

저자는 대한매일신보 등 일간지와 잡지, 소설 등을 인용해 전화교환수, 변사, 기생, 약장수, 인력거꾼

등 당시 사회를 지탱했던 민초들의 땀 냄새 나는 삶을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최갑수 지음/상상출판/320쪽/1만3천800원

여행과 사랑의 공통점 찾기

세상을 설명해 주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마

음속에서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끄집어내는 일, 몰랐던 자기 자

신을 알아보는 일.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저자가 발견한 여행과

사랑의 닮은 점이다. 15년 동안 30여 개국, 120여 개 도시에 머

물렀던 그는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과 끼적거렸던 메모를 통해

두 가지 주제의 상관관계를 풀어 보인다.

사진과 어우러진 121편의 수필은 친구나 가족, 지인들에게 보

내는 그림엽서다. 당연히 일관된 줄거리나 거창한 담론이 없다.

여행을 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과 조금 더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짤막한 글에 담겨 있다.

Page 4: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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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email protected]

미국 5인조 혼성 록밴드 ‘에반에센스’ 첫 내한

미국의 5인조 혼성 록 밴드 에반에센스가 2월 17일 서울 광장

동 악스코리아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에는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을 이끌었던 밴드 ‘부시

(Bush)’가 스페셜 게스트로 함께 내한해 무대를 꾸민다.

에반에센스는 지난해 10월 싱글 ‘왓 유 원트(What You Want)’

를 발매하며 컴백해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밴드

멤버는 보컬과 키보드의 에이미 리, 기타의 테리 발사모와 트로

이 맥로혼, 베이스의 팀 맥코드, 드럼의 윌 헌트 등이다.

일 정 2월 17일 오후 8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티 켓 13만2천 원

주 최 알리앤코

문 의 02-512-6706

미국의 헤비메탈 밴드 ‘램 오브 갓(Lamb of God)’이 2월 12일 서

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이 공연은 밴드의 새 앨범 발매에 맞춰 이뤄지는 월드 투어 공연에

따라 열리며, 서울은 아시아의 첫 무대다.

2000년 첫 앨범을 녹음한 이 밴드는 지금까지 다섯 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2009년 내놓은 다섯 번째 앨범 ‘래스(Wrath)’는 헤비

메탈 장르로는 드물게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 정 2월 12일 오후 6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티 켓 8만8천 원

주 최 씨쓰리엔터테인먼트

문 의 02-3445-9650

메탈 밴드 ‘램 오브 갓’ 새 앨범 발매 기념 서울 공연

지난해 인기가 급부상한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가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인피니트는 2월 11~12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

드볼경기장에서 ‘세컨드 인베이전(Second

Invasion)’이란 타이틀로 총 8천 석 규모의 공연

을 연다.

‘세컨드 인베이전’은 데뷔 음반 ‘퍼스트 인베이전

(First Invasion)’에 이어 콘서트로 음악 시장에

두 번째 침공을 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제목이다.

지난해 11월 데뷔 싱글 ‘BTD(Before the

Dawn)’로 성공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데 이어 대

규모 국내 공연을 성사한 인피니트는 “데뷔 2년

만에 8천 석 규모의 공연을 열게 된 건 팬들이

만들어 준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지난해 12월 스페셜 겨울송

‘하얀 고백’을 발표해 사랑받았다.

일 정 2월 11일 오후 6시, 12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티 켓 8만8천 원

주 최 울림엔터테인먼트, CJ E&M

문 의 1544-1555

인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첫 단독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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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디 뮤지션 ‘토로 이 모이(Toro Y Moi)’가 2월 17일 서울 서

교동 브이홀에서 공연한다. 토로 이 모이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의 채즈 번딕(Chaz Bundick)이 만든 1인 프로젝트 밴드다.

그는 음악 생활 초반 펑크와 인디 록 중심의 음악을 하다가 2001년

을 기점으로 일렉트로닉과 함께 프렌치 하우스, 알앤비(R&B), 힙합

등을 두루 섭렵하며 ‘칠웨이브(Chillwave)’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

을 선보이고 있다.

일 정 2월 17일 오후 9시, 서울 서교동 브이홀

티 켓 4만 원

주 최 수퍼컬러수퍼

문 의 1544-1555

미국 인디 뮤지션 ‘토로 이 모이’의 무대

인기그룹 비스트가 첫 번째 월드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비스트는 2월 4~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14개국, 21개 도시를

도는 월드 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2012 비스트 퍼스트 월드 투어-뷰티풀 쇼’란

타이틀의 이번 공연은 독일·영국·스페인 등 유

럽 3개국, 미국 · 캐나다 등 미주 2개국, 한국· 일

본· 중국 · 대만 ·싱가포르 · 홍콩· 태국 ·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9개국에서 35회에 걸쳐

열린다.

무대가 넓어진 만큼 퍼포먼스도 화려해진다.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공연에 총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 3차원(3D) 특수효

과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지상 최대 영상쇼’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트의 여섯 멤버도 공연 기획에 참여한다.

비스트, 첫 월드 투어 서울 공연

유명한 재즈 스탠더드 곡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보컬리스트 로라 피지가 2월 28일 서울 세

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세종문화회관의 기획 공연으로 마련된 이 공연

은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피지의 음악 여

정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피지는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

‘아이 러브 유 포 센티멘털 리즌(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 등 영화와 CF에 삽입된

곡들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99년 첫 내한 이후

여러 차례 내한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번 공연은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의 제목과

같은 ‘더 베스트 이즈 옛 투 컴(The Best Is Yet

to Come)’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아가겠다는 메시지

를 전한다.

일 정 2월 28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 켓 VIP석 8만 원,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4만 원, B석 3만 원

주 최 세종문화회관

문 의 02-399-1114

일 정 2월 4~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티 켓 스탠딩 · R석 9만9천 원, S석 7만7천 원

A석 5만5천 원

주 최 큐브엔터테인먼트

문 의 1544-1555

보컬리스트 로라 피지 20주년 기념 여정

로라 피지

인피니트

비스트

Page 5: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 전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202/culture_201201.pdf ·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개봉일 1월 18일,

152 201202 201202 153

임은진 기자 [email protected]한미희 기자 [email protected]

명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영국을 대표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1904년 창단한 이 오케스트라는 런던을 본거지로 하는 5개 명문 오케스트라

중 첫손으로 꼽히는 악단이다.

한스 리허터, 에드워드 엘가, 토마스 비첨, 피에르 몽퇴, 콜린 데이비스, 클라우

디오 아바도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함께 해왔다.

단원들이 소유권과 운영권을 가진 자치 오케스트라인 런던 심포니는 도전적인

활동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스타워즈’와 ‘슈퍼맨’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녹음하기도 했으며, 비틀

스와 퀸, 롤링 스톤스 등 영국의 대표 밴드의 곡을 관현악 버전으로 녹음하는

등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2007년부터 런던 심포니를 맡고 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이 협연자

로 나선다.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벳’ 20년 만에 한국 초연

오스트리아 빈에서 1992년 초연한 뮤지컬 ‘엘리자벳’이 20년 만에 한국어

로 무대에 오른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유럽 전역을 떠돌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베스의 불꽃 같은 삶을 다룬 대작 뮤지컬이다. 실존 인

물과 판타지가 결합된 내용으로 웅장한 무대와 상상력이 돋보인다.

옥주현과 김선영이 황실에 갇힌 채 자유분방한 삶과 사랑을 꿈꾸는 비운의

황후로 변신한다. 김준수와 류정한, 송창의가 ‘엘리자벳’을 향한 운명적 사랑

에 빠져 그녀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죽음’을 의인화한 캐릭터 ‘토드’를 맡았다.

무대에서는 19세기의 황실 결혼식과 무도회, 대관식 등을 재현하고 ‘엘리

자벳’ 의상으로 장면마다 매번 다른 드레스를 선보이는 등 볼거리도 풍성

하다.

‘모차르트’를 선보인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연출은 ‘햄릿’을 공연한 로버트 요한슨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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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2년 만에 내한

네덜란드의 국보급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가 2년 만에

다시 내한해 공연을 연다.

12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세계에서 음향 효과가 탁월하

다고 인정받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홀의 상주 악단이기도 하다.

2008년 영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 잡지인 ‘그라모폰’에서 베를린 필과 빈 필을 제

치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010년 상임 지휘자인 마리스 얀손스와 함께 내한해 기품이 묻어나는 공명

된 음색과 정교한 합주력을 선보여 국내 음악팬의 이목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번 내한 공연에는 얀손스 대신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과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협연한다.

코다이의 ‘갈란타의 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브람스의 교향곡 제2번 등을 연주한다.

일정 2월 21〜2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7만〜40만 원

문의 1577-5266

일정 2월 27〜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6만〜35만 원

문의 02-580-1300

일정 2월 9일~5월 13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2시/7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티켓 3만~15만 원

문의 1577-6478

일정 2월 11일~5월 28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7시,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티켓 3만5천 원

문의 02-766-6007

대학로 흥행신화 연극 ‘서툰 사람들’ 앙코르 공연

서울 대학로 연극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던 장진의 연극

‘서툰 사람들’이 5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2007년 ‘연극열전 2’의 첫 번째 작품으로 초연한 ‘서툰 사

람들’은 류승룡, 강성진,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에 탤런

트 한채영이 합세해 137회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서툰 사람들’은 훔칠 물건보다는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어설픈 도둑 장덕배와 자기 집에 훔쳐갈 귀중품이 없는 것이 안쓰러워 비

상금 위치까지 털어놓는 순진한 집주인 유화이가 보내는 하룻밤 소동을

그린 코믹소란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