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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ze Life 01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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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발행하는 계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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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Seize Life 01 호

●목차

[창간사] 제호"Seize Life"에대한변명(辨明) / 지성근_ 2

[격려사] Seize Life 창간호에부치는글/ 김중안_ 5

일상에대한묵상/ 강영안_ 6

일상이신앙이다/ 김기현_ 14

은혜의논리와삶의의미/ 권연경_ 21

일상속에서하나님과동행하기/ 하창완_ 30

일상생활의영성–참된기독교적영성/ 이대경_ 36

어거스틴과국가권력/ 이상규_ 42

샬롬(Shalom)과웰빙(Well-being) / 강연정_ 49

한국교회의내적성숙과영성훈련/ 노종문_ 60

서평/ 홍정환_ 73

日常生活硏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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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 _ 제호"����������"에대한변명(辨明)

●지성근(일상생활사역연구소소장)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연구지를창간하면서우선연구지의제호에대해공감

을얻고자합니다. 전도서9장7절부터10절에서우리는인생을, 삶을어떤태도

로받아들여야할지에대한전도자의음성을듣습니다. 유진피터슨이오늘날의

일상용어로풀어쓴성경Message는이본문을마치제목을달듯이"Seize Life!"

라고시작합니다. 제가이부분을Message 로읽게되었을때"삶을붙잡으라!" "

일상생활을붙잡으라!"라고외치는전도자의음성이귀에쟁쟁하는느낌을받았

습니다.

"너는가서기쁨으로네식물을먹고즐거운마음으로네포도주를마실찌어다.

이는하나님이너의하는일을벌써기쁘게받으셨음이니라. 네의복을항상희게

하며네머리에향기름을그치지않게할찌니라. 네헛된평생의모든날곧하나

님이해아래서네게주신모든헛된날에사랑하는아내와함께즐겁게살찌어다.

이는네가일평생에해아래서수고하고얻은분복이니라. 무릇네손이일을당

하는대로힘을다하여할찌어다. 네가장차들어갈음부에는일도없고계획도

없고지식도없고지혜도없음이니라."

이와정반대의태도를강조하던가르침이교회의역사속에자주등장하곤했

습니다. 이런가르침을사도바울은 "심하다!"라고말할만큼단호하게이렇게정

죄하고있습니다. "미혹케하는영과귀신의가르침을좇는자", "자기양심이화인

맞아서외식함으로거짓말하는자"라고말입니다.

"혼인을금하고식물을폐하라할터이나식물은하나님이지으신바니믿는자

들과진리를아는자들이감사함으로받을것이니라. 하나님이지으신모든것이

선하매감사함으로받으면버릴것이없나니하나님의말씀과기도로거룩하여짐

이니라(딤전4:1-5)."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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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하나님의뜻과의도에도불구하고이원론적사고속에서일상생활은저

열하기때문에관심의대상으로삼지않거나심지어죄악의현장으로치부해버

리려는가르침들이우리주위에사실난무한실정입니다. 비록타락의영향을일

상생활의모든영역들이경험하지않은것은아니지만예수그리스도의구속의

은혜는또한일상생활의모든영역을포괄하고도남음이있습니다. 이런점에서

전도서기자의‘일상생활을붙잡으라!’, ‘일상생활을누리라!’라는외침은오늘을

사는우리한국그리스도인들에게무엇보다도시급한외침임에틀림없습니다.

물론 일상을 긍정하는 "Seize Life!"의 외침이 잘못 이해되면 통속적 Carpe

Diem식1) 정서로연결되기쉬울수도있을것입니다. 분명일상을강조하는사회과

학자들과철학자들이지적하는것처럼‘일상성’속에는인간을노예화하고해방

시키지못하는측면이분명있으며, 성서역시, 피조세계의일부로서‘일상생활’

도구속이필요하며, 하나님의아들들의출현을고대하고있다고이야기합니다.

무조건일상을부정하거나혹은무조건일상을긍정하는그어떤“미혹하는가

르침”도‘아니라!’고말하는, 그리고더불어성서가말하는균형, “바른가르침”을

추구하는것이본연구소의취지입니다. 그리고본연구지Seize Life「日常生活硏

究」는이런문제를학문적으로다루는국내에서는최초의성과의장이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창간호는일상생활사역(Everyday Life as Ministry 일상생활이하나님께

드리는예배이며이웃을섬기는섬김이라는의미에서사역이란단어를사용하였

음)의신학적인단서들을신학의각영역으로부터맛보기위해각영역에서 한

분이상의글을모아보았습니다. 바쁘신중에도글을써주신연구위원들께이

자리를빌어감사의말씀을드립니다.

강영안교수님은‘일상생활사역’에관한글을쓰시다가우선‘일상’을정의하

는글을쓰셨고앞으로여러번더글을쓰실필요를느끼셨다고하셨습니다. 김기

현목사님, 권연경교수님, 하창완목사님, 이대경선교사님은각각조직신학, 신약

창간호 2008_6

1) 영화「죽은시인의사회」에서키팅선생으로나오는로빈윌리암스가학생들에게도전한말, 라틴어

Carpe Diem 역시seize the life 혹은enjoy the life로번역될수있다. 간혹그원래의의미보다

현재의삶을즐기려는이들에게매혹을던져주는어구가되어사용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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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구약신학, 영성신학의입장에서일상이란주제를다루어주셨고, 이상규교

수님과강연정교수님과노종문목사님은각각역사신학과기독교교육학과영성

훈련의입장에서현재우리가경험하는일상속에서두드러진주제인폭력과평

화, Wellbeing, 영성훈련의문제를다루어주셨습니다. 아울러국내에발간된일상

생활사역관련책들에대한소개와짧은서평을홍정환연구원이해주었습니다.

연2회발간되는본연구지를널리알려주시고또한글을나눔으로동역해주

시고무엇보다도이연구지를통해한국교회의연약한부분이새힘을얻도록기

도해주시기바랍니다.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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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 _ "����������"창간호에부치는글

●김중안(한국기독학생회IVF 대표)

교회의부족한부분을돕고세우는목적을가진교회병행단체로서한국기독학

생회(IVF)는지난50여년동안성경공부운동, 제자훈련, 소그룹운동, 세계관운동

과같은콘텐츠로한국교회를섬겼습니다. 최근이런제반영역에서는한국교회

가어느정도관심을가지고있다는느낌을받습니다만여전히주되심을공간적

으로는교회건물안에서, 시간적으로는주일과예배가있는시간에만제한하는

경향이있어서신앙과일상생활이통합된그리스도인을찾기가쉽지않고결과적

으로기독교전반이사회안에서폄하를당하고있는것이현실입니다.

이와같은현실인식속에서IVF는50주년을맞는시점인2006년을전후로하

여‘일상생활사역’을통해한국교회를섬겨야할필요를느꼈습니다. 신앙과삶

의통합혹은모든생활에서의주되심을인정하는제자의삶과같은주제는지난

50년간한국기독학생회(IVF)가캠퍼스사역을중심으로하면서캠퍼스의대학생

들과그졸업생들인학사들속에서끊임없이강조해왔던주제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자체를하나님께드리는예배로서, 이웃을섬기는봉사로서강조하는

성경적이해를대변하고, 동시에시공간속존재로서우리인간의삶전반이우리

의신앙과연결되어야한다는사실을학문적으로뒷받침할뿐아니라실제적인

삶의모습으로구현할만한운동을하는기관인‘일상생활사역연구소’를만들어

이를통해한국교회를돕고성도들을구비하려하였습니다.

본연구지는이런의도의초기결과물이될것으로생각합니다. IVF일상생활사

역연구소가창간하는본연구지는일상생활혹은일상생활사역의측면에서의학

문적인성과를정리하고일구어내는역할을할것입니다. 바라건대 학문적인글

뿐아니라성도들의실제적인삶과신앙에도움이되는성격의묵상적인글도함

께실려서현학적이기보다실제적인효과를기대하는연구지가되면합니다. 아

무쪼록본연구지를통해한국교회가균형과진정성있는신앙으로온전케되기

를바랍니다.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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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대한묵상

●강영안(서강대학교교수)

성도의삶은성도가아닌사람들과마찬가지로일상속에서살아가는삶이다.

성도라고해서일상을떠난삶을살지않는다. 성도는일상속에서부르심을받았

고다시일상속으로보내심을받았다. 예수님이십자가를지기전에드린이른바

‘대제사장적기도’(요한17장)를따르면예수님은하나님께서성도를일상의삶이

진행되는이세상에서데려가기를원하신것이아니라진리로거룩하게하시기를

원하신다. 성도는세상사람들가운데서불러내어하나님의소유, 예수그리스도

의소유로삼으셔서세상으로다시보냄을받은존재들이기때문이다. 따라서지

상에서의삶을온전히살기위해서일상적삶의여러계기와여러모습을말씀을

통하여묵상해보는것이성도에게는유익하다. 성도를온전케하는일, 곧하나님

의사람으로성도를온전히구비(具備)시키는일(엡4장)이목회의본질이라이해

한다면일상적삶에대한묵상은목회자에게도대단히유익하다고할것이다.

사람이살아가는모습을관찰해보면삶은여러계기로구성되어있음을알게

된다. 사람은예컨대먹고, 마시고, 숨쉬고, 잠잔다. 무엇을좋아하고, 판단하고, 행

동한다. 물건을만들고, 사고팔고, 말을주고받는다. 사람은그림을그리거나감상

하고, 음악을연주하거나듣는다. 예배하고기도하고찬송한다. 사람이하는이런

일상적행위들은삶의중요한부분을형성한다. 삶의모든부분에서예수그리스

도는우리의주님이시란것이우리의신앙고백의핵심이다. 그렇다면예수의주

되심을인정하고, 주되심을인정하는방식으로삶을살아가자면우리의일상적삶

이어떻게되어있는지, 어떤모습을하고있는지, 어떤방식으로서로연관되어

있는지, 무엇이문제인지, 생각해보아야한다. 그러므로일상속에서의성도의삶

을생각해보고따져보기전에, 우리가앞서물어보아야할물음은도대체일상이

란무엇인가하는것이다. 일상에만일어떤특별한성격이있다면그것이무엇인

가생각해보는일이결코무익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물어보자. 일

상(日常)이란무엇인가?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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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문자그대로따라하자면“늘같은하루”이다. “하루하루가늘같다”는

말이다. 잠을자고, 일어나고, 먹고, 일하고, 타인을만나고, 읽고생각하고, 기도하

고, 예배드리는일, 이렇게동일한행동이반복되는삶. 때로는파안대소할정도로

즐거운일이있는가하면, 절로눈물이나올정도로슬픈일이있기도한삶. 그러

나대부분은크게즐거워할일도, 크게슬퍼할일도없이, 그렇고그렇게하루하

루지나가는삶. 이것이우리의일상이다. 사람이면누구도벗어날수없고(필연

성), 진행되는일이이사람이나저사람이나비슷하고(유사성), 반복되고(반복성),

특별히드러난것이없으면서(평범성), 어느하나도영원히남아있지않고덧없이

지나가는(일시성) 삶. 이것이일상이요, 일상적삶이다. 좀더자세하게일상적삶

의성격을살펴보자.

일상적삶은사람이면누구도벗어날수없는현세적인삶의조건이다. 이것을일

컬어나는‘일상의필연성’이라부르고자한다. 잠을자야하고, 먹어야하고, 타인을

만나야하고, 기쁘거나슬프거나감정의변화를겪어야하고, 결정해야하고, 이것

과저것을구별하여판단하고, 때로는침묵하기도하고때로는말해야한다. 만일

이러한행위가없다면, 일상적삶은없고, 일상적삶이없다면, 현세적삶이없다. 따

라서일상적삶의여러모습은, 각각사람에따라, 상황에따라, 다르게나타나지만

이와같은행위를하고, 경험을하는것은삶을구성하는필연적조건이다.

어떤결함때문이거나, 아니면의도적으로, 일상적삶을중단할수있다. 예컨대

시각장애나청각장애가있을때보고싶어도보지못하고말을하고싶어도하지

못하고듣고싶어도듣지못한다. 신체적결함이있기때문이다. 나병과같은질병

으로인해신체적고통을전혀느끼지못할수있다. 슬픈일을보거나안타까운

일을볼때, 감정표현이전혀없는사람이있을수있다. 또는의도적으로일상적

삶의여러모습을거부하거나중단하려고노력하는경우도있다. 예컨대단식을

한다든지, 타인을만나지않고홀로거처한다든지, 침묵으로일관할수있다. 일상

적인것을떠남으로써일상과다른현실과의만남을추구하는경우, 일상적행위

를일시적으로중단한다. 수도공동체에서자주볼수있는현상이다. 일상의필연

성을말하자면‘필연적이 아닌것’으로, ‘우연적인것’으로만듦으로써일상을초

월하여, 일상과는다른삶의차원, 삶의실재를맛보고자한다. 그러나수도자의

삶조차도결국에는일상으로복귀한다.

먹지않고, 말하지않고, 어떤방식으로든타인과의접촉없이는삶이가능하지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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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다는점에서일상의필연성을얘기할수있다. 이세계안에서타인과더불어몸

으로살아가는이라면일상의필연적조건들을벗어날수없다. 이것이하나님이

인간을만든창조의모습이다. 천국도일상인가? 나는천국도우리가경험하는일

상의필연성을벗어난곳이라생각하지않는다. 그곳에도먹고마시며, 그곳에도

생각하고, 얘기하고찬송하는일이있을것이며, 그곳에도몸으로움직이며몸으

로하는것들을경험할것이다. 현세의우리일상적삶에여러결함이있고문제가

있더라도, 일상적삶의조건자체를천국은완전히소멸시키지않을것이다. 천국

의삶은우리의일상과는완전히다른, 전혀상관없는삶이아니라하나님은하나

님으로, 사람은사람으로, 자연은자연으로, 각자자신의자리가운데자립성과고

유성을인정받으면서삶의충만과나눔과누림을아무런소

외없이함께나누어가지는그런장소, 그런방식이천국이

아닐까생각해본다.

일상적삶이지닌두번째성격은유사성이다. 무엇을먹

는가, 어떤옷을입는가, 어떤거처에서사는가는사람에따

라, 지역에따라, 문화에따라다를수있다. 피자를즐겨먹

는나라사람이있는가하면우리처럼된장국을즐겨먹는나라사람도있다. 아파

트에사는것을즐기는나라가있는가하면단독주택을선호하는나라사람도있

다. 그러나땅위에사는사람이면무엇을먹든지, 무엇을입든지, 어떤처소에거

하든지, 살아가는모습은비슷하다. 보름달을보면즐거워하고, 아이들의재롱을

보면누구나웃음을보인다. 힘든일을하게되면얼굴을찌푸리고, 일없이한가

하게지내면얼굴이맑고밝다. 가진사람이든, 가지지못한사람이든, 배운사람

이든, 배우지못한사람이든, 남자든여자든, 북방사람이든, 남방사람이든, 일상

적삶은적어도원칙적으로는비슷하다.

비슷함, 유사성에도불구하고현실의삶가운데는차이가존재한다는것을우리

는또한부인할수없다. 어떤처소에든지, 사람이거처한다는점에는비슷하지만,

어떤사람은부족함이없이안락하게살아가고, 어떤사람은비바람을염려해야한

다. 어떤사람은많은영향력을가지고살아가는가하면, 어떤사람은자기자신에

게조차영향력을행사하지못할경우도있다. 어떤사람은달마다, 주마다음악회

를찾아가즐기고누릴수있지만, 어떤사람은예술에아예담을쌓고산다. 어떤

사람은즐겨책을읽고, 책과함께생각하며살아가지만, 책과전혀무관하게살아

_일상생활연구�

나는천국도

우리가경험하는

일상의필연성을

벗어난곳이라

생각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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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사람도있다. 신앙을가지고사는사람이있는가하면, 신앙에는전혀무관심

하게살아가는사람도있다. 이러한차이는사회적차별이나불평등에서생기기도

하고, 개인적취향이나관심이나삶의지향에따라생기기도한다. 어떤차이는삶

을힘들게만들기도하지만어떤차이는살아가는당사자에게전혀문제가되지않

을경우도있다. 따라서어떤차이는없애려고노력해야할경우가있는가하면어

떤차이는더욱더다양하게나타날수있도록조장해야할경우도있다.

일상의유사성으로부터다음두가지를추론할수있다. 먼저, 누구나사람으로

서비슷한삶을누릴수있도록삶이보장되어야한다는것이다. 누구나먹을수

있어야하고, 입어야하고, 거처할수있는곳이있어야할뿐아니라타인과더불

어, 각자의은사대로삶을살수있도록삶의조건이형성되어야한다. 가난한사

람이라고천대받고부자라고우대받는사회, 배운사람이배우지못한사람보다

특권을누리는사회는잘못된사회일것이다. 사람이면사람으로존중받는점에서

비슷해야한다. 이와다른면, 곧차별을조장하는일은제거되어야한다. 일상의

유사성으로부터두번째추론될수있는것은, 차별은없애지만다양성으로인한

차이는존중되어야한다는것이다. 왜냐하면차별을없앤다고해서모든사람을

꼭같이살게한다면그것또한견딜수없는삶이될것이다. 모두가축구를해야

하고, 모두가자전거를타야하고, 모두가음악을청취해야하고, 모두가교회를가

도록강제화된일상을생각해보라. 이런면에서는다양화가인정되고, 조장되어

야한다. 삶은하나의빛깔, 하나의모습이아니라다양한빛깔, 다양한모습으로

드러나기때문이다. 하나님이지으신세계는통일성이있으면서도그안에다양한

것들이각자자신의자리와모습을유지하고펼칠수있는세계이다.

일상의세번째성격은반복성이다. 먹고자고, 일어나고, 일하는삶이날마다

다름이없이매일같이반복된다. 어제했던일을오늘하게되고, 오늘했던일을

내일또하게된다. 오늘고심했던일을내일또고심한다. 저아이를키우느라한

수고와비슷한수고를또다른아이를키우면서반복한다. 어제학교가느라걸어

간길을오늘또걸어가고내일도다시걸어갈것이다. 오늘밥을먹고, 내일도밥

을먹는다. 모레도밥을먹을것이다. 이렇게죽을때까지먹을것이다. 먹는밥, 하

는일, 만나는사람, 곧반복의내용은동일하지않더라도반복의형식은동일하

다. 그러므로일상적삶은이렇게끊임없는반복으로구성된다고해도틀리지않

을것이다. 반복하면서익숙해지고, 익숙해짐으로인해, 모든일이쉽게진행된다.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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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먹는일, 자는일, 사람들과만나는일, 타인과더불어사는일이전혀반복이

없이, 그때마다언제나새로운일이라면그때마다새로운학습과정을거쳐야할

것이며새롭게긴장을해야할것이다. 반복은약간의학습과정과약간의긴장으

로삶을쉽게영위할수있도록도와준다.

반복은또한일정한취향을형성하고습관을만들어낸다. 전혀책을보지않은

사람은책에대한취향을얻을수없고전혀음악을듣거나그림을본경험이없는

사람은그림이나음악에대한취향을가질수없다. 사람을떠나보내고, 다시만

나기를반복하면서, 기다림이일종의습관이되고, 습관이된기다림은또한인내

를만들어낸다. 다른사람을자신보다존중하는행동을반복하면이것이습관이

되고, 습관은결국겸손이라는덕으로빚어진다. 같은장소에서, 같은일에관심을

두면서, 같은일, 같은말을반복하면서일정한시간을보낸사람들사이에는그렇

지않은사람과는다른정이생기며, 그로인해사람과사람사이에감정을민감하

게교류할수있는감수성이일정한성품으로형성된다. 기도를꾸준히하는사람

은기도로인해, 예컨대수용성이라든지, 신뢰라든지, 낙망하기보다언제나희망

을가진다든지, 기뻐한다든지하는, 일정한성품이형성된다. 갑자기, 한번행하는

일로, 습관이되지않을뿐더러성품이형성되지않는다. 인내라든가, 겸손이라든

가, 감수성, 희망이라든가, 즐거워함이라든가하는미덕은반복된생활을통해형

성된성품의결과들이다. 일상의반복없이성품형성은일어나지않는다.

일상의반복성은그러나타성을만들어내고지루함의감정을생산한다. 타성은

그때, 그때의일을새롭게대하기보다는기계적이고자동적으로행동하게만든

다. 긴장이나책임, 사려나되새김, 새로움이이가운데는없다. 모든것은명백하

고, 당연하고, 별다른감정개입없이진행된다. 병원진료실에서, 관공서의민원

실에서, 심지어는교실의지식전달에서, 밥을하는부엌에서, 이런타성은작동한

다. 우리의생존본능은일정부분은타성을필요로하고, 타성을바탕으로신경을

곤두세움없이, 쉽게일들을처리한다. 이것의대가는지루함이다.

일상의반복은지루함을낳는다. 반복가운데는새로운것, 관심을끄는것, 피

를뜨겁게하는것, 신경을곤두세워몰두할수있는것이결여되어있기때문에,

지루함이발생한다. 지루함은시간이없거나일이없기때문이아니라, 시간이있

되, 너무많이있고, 일이있되, 정신의촉각을세울만큼관심을요구하는일이아

니기때문에생긴다. 삶의과정이합리적이고논리적으로처리되기는하되, 열정

이없고, 고통이없기때문에발생하는것이지루함이다. 그래서간혹사람들은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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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천국’보다‘신나는지옥’이 좋다고말한다. ‘지루한천국’이란사실은형

용사모순이다. 마치네모난원이원이아니듯이지루한천국은천국이아니다. 좋

은것은많되, 관심과사랑과정열이없다면, 따라서지루하다면그곳이야말로지

옥일것이다.

평범성은일상의또다른특성이다. 일상의삶에는눈에크게두드러진것이없

다. 통상적이고, 보통의것이고, 공통적인것이다. 한자술어로말하자면그야말

로범용(凡庸)이일상성의특성이다. 누구에게도동일하게적용되는것이다. 평범

이란 말도 이런 뜻이다. 일상적인 것의 이러한 특징을, 영어로는‘오디너리’

(ordinary)라고이름붙인다. ‘엑스트라오디너리’(extraordinary), 곧비상(非常)

하고특별하고, 독특한것과는달리‘오디너리’한삶, 오디너리라이프(ordinary

life), 이것이일상이다. 그런데보라. 범(凡)의경우든, ‘오디너리’의경우든누구에

게나적용되는공통의질서가이속에표현되어있다. 일상을어떤정체(整體)가

없는무질서로보면그것은큰오해다. 일상이일상인것은평범하면서그가운데

질서가담겨있기때문이다. 그렇지않다면일상은모든사람의삶의장(場)이요,

삶의통로일수없다. 땅에는차가다닐수있는길이있고, 물에는배들이다닐수

있는뱃길이있다. 돌은쪼개면일정한방향으로쪼개지고, 바람은한번불기시작

하면어느순간까지는대체로일정한방향으로분다. 누구에게나통용되고, 누구

에게나공통적일수있는것은그가운데질서가있기때문이다.

질서는일상의삶을유지하고지탱하며그골격을유지하게하는뼈대같으면서

도동시에소통을가능케하는통로와같다. 일상의질서는자연의질서와맞닿아

있으면서자연의질서를초월한다. 우리는먹어야하고, 자야하고, 입어야한다.

이것들은자연에적용되는일정한법칙에종속된다. 먹는것은모두하나님이자

연에정해준법칙을따라생산된것들이다. 입는것도자연에서취해가공한것들

이다. 자는것도자연에서취한재료를가지고일정한공간을만든결과가능하다.

타인과맺는관계, 물건을사고파는일, 사람들과소통하는방식, 이모든것들이

일정한질서로소통이가능하고또한일정한질서의제한을받는다. 법과공권력

을가진국가의존재, 사회조직, 우리의의식과사고와관습을통제하는문화는

일상적삶을평범하게유지하고통제하는질서들의중요한축을이룬다. 사회적

통제와소외도이러한평범성을관리하고유지하는질서들에서올수있다.

일상의평범성은반복성과마찬가지로일상적삶을도피대상으로만든다. 누구

창간호 2008_6 ��

Page 13: Seize Life 01 호

나한때일상의탈출을꿈꾼다. 날마다반복되는일, 날마다특별할것이없는일

을떠나, 좀특별하고좀신기하며, 좀짜릿하고, 혼을흔들어줄수있는일을기대

한다. 뭐, 좀재미나는일이없나하는생각을하게된다. 일정한궤도, 일정한질

서, 일정한길을벗어나특별한경험을해보고자하는것이다. 새로운것을알거나

경험하고자하는호기심, 기존의관념이나질서와배치되는행동이나사고양식의

추구나표현, 낯선곳으로의여행등은모두일상의평범성을벗어나고자하는노

력이다. 누구나다시일상으로복귀하지만, 이러한행동은평범한일상의삶에숨

통을터주는기능을할뿐아니라기존의질서를수정하고새로운것을발견하거나

발명할수있도록유도한다.

일상의다섯번째특징으로우리는일시성(一時性)을들수있을것이다. 우리의

삶은늘같은것이반복되므로, 같은것이늘머물러있는듯하지만, 세월이지난뒤

다시돌아보면모든것은순간으로존재할뿐결국지나가고만다는것을깨닫게

된다. 아침에일찍일어나고, 온종일땀흘려일한것, 밤을지새우면서읽고생각

하고쓴것들, 그토록애달파하며정을쏟아사랑한다고생각한것들, 박장대소하

며즐거워했던일, 이모든것들은잠시잠깐주어졌을뿐, 결국은흔적도없이사라

지고만다. <전도서> 기자의말처럼모든것은바람을잡으려고달려가는것처럼

헛되고헛된것이다. 모든것은마치아침안개와같다. 눈앞을잠시가리지만언제

사라졌는지도모르게사라지듯이, 그존재가무상한것이일상적삶이다.

일상의무상성, 일시성은하나님이지으신사물의질서와밀접하게관련이있을

것이다. 해아래어느것도늘같은것으로머물러있지않다. 모든것은변하고, 모

든것은흐른다. 우리는시간이지나감에따라늙어가고, 병들고, 쇠하고, 기억에

서사라진다. 그리고결국은죽게된다. 하나님을모르는인류는일상의무상성의

원천인죽음을무엇보다두려워한다. 하기야죽음에대한두려움이없었기때문에

아담과하와는선악과를따먹어불순종을하게되었는지모른다. 죽음에대한두

려움은문화를낳게한다. 동생아벨을죽인가인이처음한일가운데하나가성

을쌓은일이다(창 4:17). 그렇게하여자신의생명을보존하고자했기때문이다.

가인의후손들이무기를만들고, 농기구를만들고, 악기를만든것도모두삶의일

시성에대한투쟁의결과라고할수있다. 음악이나예술은삶의일시성, 무상성을

잊는수단이거나아니면무상성에대항해서, 그럼에도인생이살만한가치가있

음을보여주는행위인지모른다.

_일상생활연구�

Page 14: Seize Life 01 호

삶의일시성, 무상성은사물의질서뿐만아니라인간이망각할수있는존재라

는사실과도관련이있을것이다. 만일모두가모두를기억한다고해보자. 내가쏟

은땀과노력, 내가경험했던참혹한일들, 내가읽은것들을나뿐만아니라타인

들도모두하나도잊지않은채모두를기억한다고해보자. 그렇다면삶은더욱의

미있고아름다울까? 나는그렇지않으리라고생각한다. 망각하고사라지고스러

져가기때문에새로운기억이축적되고, 새로운것들이옛것을대신해서자리잡

는다. 어떤의미에서우리의성장은쌓은것들을허물어내고모은것들을무의식

적으로버리기때문에가능하다. 없앰이나비움없이성장은없다. 그러나성장조

차도결국은현세의옷을벗고새옷을입을때, 새하늘과새땅을맛볼수있을것

이다. 삶의일시성, 삶의무상성은탄생에서죽음에이르는우리삶의가치를매김

하는개념이다.

하나님은인간을지으셔서천국이나지옥에두지않고이땅에두셨다. 다른식

물과동물과함께존재하는이땅이란공간이인간의삶이영위되는곳이다. 동시

에인간은탄생에서죽음까지시간적존재로지어졌다. 그러므로땅이란공간축

과탄생에서죽음까지진행되는일생(一生)이라는시간축에따라타인과만남을

통해삶을살아가는존재가인간이다. 이존재를하나님은당신의형상, 당신의모

습을따라지으셨다고하셨다. 하나님은말씀하시고사물을불러내시고, 만드시

고, 명령하시고, 복주신분이다(창1장). 인간은무엇보다도그말씀을듣는자로,

반응하는자로, 하나님이주시는복으로삶을영위할수있는존재로, 남자와여자

로함께삶을나누는성적존재로(창 1장), 땅을보존하고가

꾸며노동하는존재로, 이름을부여하는존재로, 서로에게책

임지는존재로(창2장) 지음받았다.

성경적관점에서볼때일상적삶은이렇게지음받은피조

물의삶을감사하므로, 순종하면서책임있게사는삶이다.

삶이지닌필연성, 유사성, 반복성, 평범성, 일시성은하나님

의창조질서속에서주어진것들이다. 이삶은그리스도안에서보인하나님의구

속의은혜에따라성령의인도하시며회복하시는역사가운데순종하면서살아가

는성도의삶을통해새롭게다시성화될수있는가하면, 의미를상실하고소외된

채버림받은것이될수도있다. 성도의삶은이일상을회복하고거룩하게하는

삶이다.

창간호 2008_6 �

성도의삶은

이일상을회복하고

거룩하게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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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신앙이다

●김기현(수정로침례교회목사)

구별은분리가아니다.

교회는세상과구별된하나님의백성공동체다. 우리더러소금이요빛이라하

신말씀의본뜻이세상속으로들어가라는것이아니라세상과엄연히구별되는

독특한자기정체성을확보하라는것이다. 아브라함을바벨론에서부르신것, 이

스라엘을애굽에서10가지이적으로구출하신것, 가나안에서이스라엘의실패와

심판, 다시바벨론생활과귀환이라는일련의드라마와교회를새로운가족공동

체로규정한예수의선포는하나님의백성의존재와사명은다름아닌세상과구

별된제사장공동체라는것을말해주는것이다.

그러면대번에이런질문을하지않을수없다. 세상과담쌓고우리끼리만잘

먹고잘살면되는건가? 하나님이온세상을창조하시고, 사랑하시고, 구속하신

다는성서의내러티브가잘못된건가? 변화산위에초막셋을짓고살자는베드

로의횡설수설과다를바없지않는가? 주님은산아래간질하는세상의고통에

귀막지않으셨는데, 죄많은이세상을그냥내버려둘것인가? 주의제자된우리

가왜세상과동떨어진소종파(sect)나게토화된소수집단을자처하려는가?

여기서구별은분리혹은차별이아니다. 다르다는뜻이다. 구별이‘다르다’를

의미한다면, 차별은‘틀리다’를뜻한다. 흑인과백인, 남성과여성은구별될뿐차

별되지않는다. 세상을떠나사는분리주의도아니고, 세상자체를거룩하게하려

는일치주의도아니다. 세상한가운데서살면서도세상과전혀다른방식과가치

관을따라사는것을말한다. 아브라함이살던바벨론이나약속의땅가나안도또

다른이름의바벨론에지나지않는다.

고로, 우리는세상에살지만세상에속하지않는다. “내가세상에속하지않은

것과같이, 그들도세상에속해있지않습니다.”(요 17:16) 그래서주님은세상이

우리를미워할것이라고주의를주셨지만, 세상을떠나하늘로데려가기를원치

_일상생활연구��

Page 16: Seize Life 01 호

않았다. 우리는여기서살아야하고, 살고있다. 그래서곧이어이렇게말씀하셨

다. “아버지께서 나를세상에보내신것과같이, 나도그들을세상으로보냈습니

다.”(17:18) 두구절사이에있는말씀은이렇다. “진리로그들을거룩하게하여주

십시오. 아버지의말씀은진리입니다.”

서로엇갈리는듯이뵈는이구절들을종합해보자. 우리의신분과신원은세상

이아니라하나님나라이다. 그렇다고하나님나라가언제오는지를목이빠져라

하늘만쳐다보면하나님나라에합당하지않다. 우리의사명과사역은세상에있

다. 우리를세상으로다시보내시는것은우리의의지나계획, 선택이아니다. 주

님의부름이다. 당신이아버지의뜻에복종하여이땅에오셨듯이우리는세상한

가운데서살아야한다. 그러나세상에서우리의존재와정체는거룩함, 곧구별됨

이다. 세상과어울리되섞이지않아야한다.

내가보기에일상을거칠게정의한다면몸으로살아내는

모든것이다. 우리몸으로구별된삶을사는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바와근거는다음과같다. 예수님의육화와십자

가, 부활이첫번째요, 몸으로하나님을예배하라는바울의

가르침이두번째요, 영지주의와생사를건투쟁을벌였던

초기교회의역사가세번째요, 전신자제사장교리가네번

째요, 주의만찬이다섯번째요, 생활즉예배라는것이여섯번째요, 위의모든

것들이최종적으로집약되는직업과사명이일곱번째이다.(여기서는세번째와

네번째만다루도록한다.)

역사: 영지주의는일상을부정한다.

영지주의(Gnosticism)는참낯익은듯하면서도낯설다. 신약성경과초대교회

사를읽고공부할때나스치듯지나가는이름이다. 그것이케케묵은이야기인줄

알았는데댄브라운의‘다빈치코드’, 최근알려진‘유다복음서’를통해대중적으

로알려졌다. 기원은복합적이다. 지역적으로는페르시아에서그리스, 유대까지

걸쳐있고, 종교적으로는조로아스터교, 그리스철학, 유대교, 심지어기독교의영

향을받았다.

어원은‘지식’을의미하는헬라어‘그노시스’에서유래되었는데, 신령하고신

비한지식을말한다. 영적인지식이라는말을사용한다는것은맞은편에대립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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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몸으로살아내는

모든것이다.

우리몸으로구별된삶을

사는것이다.

Page 17: Seize Life 01 호

는또다른지식을전제로한다. 육적인지식이다. 골자는영과육의상충이다. 유

물론과관념론이마음과육체에서어느하나가다른하나에비해우월하거나더

기초적이라고주장하지만다른측면을전면부정하거나배제하지않는다. 그러나

영지주의는단언한다. 영은선하고, 육은악하다. 영은고상하고, 육은열등하다.

이를극명하게보여주는것이최근발굴, 공개된‘유다복음서’이다. 이문서에

나타난구원과해방은육체로부터벗어나는것이고, 악한물질세계로부터의탈출

이다. 이런세계관에서는일상이란애시당초존재하지않는다. 물질자체를악으

로규정하고세계를탈출해야할사악한장소로간주하는이들에게인간의영혼

을가두고있는인간의몸이야말로원죄이다. 어찌하든지고단한세상사로부터

벗어나는것, 그것이더없는안식이고, 최고의자유다. 이세상에서의일말의책

임과의무란말장난에다름아니다.

이러한세계이해는곧신이해와맞닿아있다. 물질적세상이악하다면, 당연

그세상을창조한신또한악하다. 영지주의자들이명명한신의이름중, ‘사클라

스’는‘바보’이며, ‘네브로’또는‘얄다바오스’는“피로더럽혀진신이며그의이

름은반란자”를의미한다. 세계의창조와더불어온갖악과죄, 고통들, 예컨대,

추위와더위, 가뭄과홍수, 태풍과지진과같은자연재해, 살인과전쟁, 폭력과테

러, 질병과갈등이난무하니그런신이야말로악의원천이요악한신인것이다.

반면기독교복음은세상을따뜻한시선으로바라본다. 창세기의창조이야기

에는‘보시기에좋았다’는문구가도합7회나등장한다. 나는다른곳에서‘좋다’

(good)를두가지의미라고하였다.(‘가룟유다딜레마’149-50) 하나는존재론적

으로선하다는것이다. 세상은창조주를닮아서선하다. 다른하나는도덕적으로

선하다는것이다. 우리는선한일을위하여창조되었다.(엡 2:10) 그러나여기에

한가지를더추가해야한다. 미적으로도선하다. 아름답다는말이다. 하나님은

최고의디자이너다. 보기에도너무멋지다, 세상은.

우리의논의와관련지었을때, 이것이함축하는바는다름아닌몸의긍정이다.

성서와기독교는인간의육체를경시한적이없다. 인간은천사와달리육체를가

지고있으며, 동물과달리영혼이있다. 만약인간에게영혼이없다면그것은시

체일테고, 육체가없다면귀신이다. 칼바르트는어디선가이렇게말했다. “인간

은영혼을가진몸이요, 몸을가진영혼이다.”하여, 일상에서몸으로살아내는것

은불가피한차원을떠나서죽고사는문제다. 구원의본질이요, 사명의핵심이기

때문이다.

_일상생활연구�

Page 18: Seize Life 01 호

사실, 우리가육체와영혼이라는단어를사용하는것은암묵적으로인간이육

체와영혼의결합인양호도하는측면이있다. 루돌프불트만은“인간은몸을가

진것이아니라바로몸이다”라는유명한테제를공표했다. 그러기에인간에게구

원의희망은감옥인육신으로부터탈출이아니라몸의부활에있다. 구원은몸의

부정이아니라몸의변화이다. 몸으로부터도피하는것이아니라몸으로하나님

을예배하는삶이다. 몸이하나님의성전이되는것이다.

몸을긍정한다고몸을탐닉하거나숭배하지않는다. 타락의관점에서보면몸

또한변화되어야한다. 우리몸의각지체가언제든지불의의도구가될수있다.

“그러므로여러분은여러분의지체를죄에내맡겨서불의의연장이되게하지마

십시오. 오히려여러분은죽은사람들가운데서살아난사람답게, 여러분을하나

님께 바치고, 여러분의 지체를 의의 연장으로 하나님께

바치십시오.”(롬 6:13) 몸을부정하는영지주의자들이도

덕폐기론에함몰한다면, 몸을긍정하는기독교인은도덕

적선함을추구한다.

그래서기독교는예로부터봉사와구제를강하게강조

했다. 한국기독교도예외가아니다. 학교, 병원, 고아원

과양로원등의사회복지시설은선교적도구라는것을

간과할수없지만, 보다본질적인것은복음의근본요구라는점이다. 육체를떠

나는구원이아니라육체가운데거하는삶(갈 2:20)이진정한구원의실존임을

믿어의심치않았기에가난한자, 눈먼자, 병든자, 사회적약자와소수를향해

끊임없이사랑을실천했던것이다. 그랬기에가난한자에게자신의모든재물을

나누어주기전에는예수를결코따를수없었던것이다.

존스토트의말은깊이경청할만하다.

“순전히내적이고, 추상적이고신비적이기만한예배는어떤것도하나님을기

쁘시게하지못한다. 그것은우리몸으로수행하는구체적인봉사행위로표현되

어야만한다. 마찬가지로, 진정한제자도는소극적으로우리몸의‘행실’을‘죽이

는것’과(8:13) 적극적으로몸의지체를하나님께‘드리는것’둘다를포함할것

이다.”(⌜로마서강해⌟IVP, 430)

그럼에도곳곳에서몸으로사는것을폄하하거나아니면구별된몸으로살아내

지못하는것을찾기란그리어렵지않다. 기독교는영지주의를거절했고,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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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긍정한다고

몸을탐닉하거나

숭배하지않는다.

타락의관점에서보면

몸또한변화되어야한다.

Page 19: Seize Life 01 호

당연하고도현명한결정이었다. 그것은치열한사상투쟁을감수할가치가충분

하였다. 지금도그러하다.

교리: 모든신자는제사장이다.

아직도많은교회와교우들이입버릇처럼‘성직자’라는단어를사용한다. 그러

다보니목사와성도사이의이중윤리가발생하고, 계층구조도형성되기도한다.

‘성직자’도‘평신도’도 없는것이성서와개신교의종교개혁적이상에부합한다.

목사는단연코성직자가아니다. 아니면목사도, 교인도모두성직자라고하거나

아니면성도라고해야마땅하다. 목사는교인들과다를바없다. 목사라고특출할

것없다. 목사와교인은존재와신분이아니라기능과역할이다를뿐이다. 하는

일이다를뿐이다.

그러면서도서로를필요로한다. 교회를바울은‘몸’과‘집’으로비유하였다.

하나는동적이고, 다른하나는정적이다. 유기체라는점에서같다. 너없이나없

다. 너아프면나도아프다. 모두가몸의지체요, 집의일부이다. 상하도, 우열도

없다. 어느하나없으면시쳇말로병신이다. 장애자란말이다. 그렇다고나없으

면너없다고자기과시하면완전한오해다. 이용해먹으면안된다. 어찌되었건,

존재론적으로같은신분이나기능적으로는역할이다르다.

종교개혁자들의전신자제사장교리는가톨릭과의투쟁속에재발견한진리이

다. 중세가톨릭주의는중재와매개의체계이다. 보이지않는하나님이보이는구

체적인물질의형태로드러나야하는데, 그것은사제의중재와만찬을매개로드

러난다는논리이다. 반면개신교는사제의중재나매개없이도모든신자가‘직

접’하나님면전에나아갈수있다고확신한다. 하나님이친히모든신자의아버지

가되시며, 하나님과우리사이에유일한중보와중재는예수그리스도이다. 우리

는그분의은총과공로의지하여하나님앞에설수있다.

모두가제사장이며, 모두가제사장역할을해야한다. 제사장의직무가여럿있

지만, 딱하나만고른다면단연제사, 곧예배다. 예배를통해하나님과세상이화

목하게되고, 제사장은그예배를인도한다. 그리고예배가행해지는곳은성전이

다. 위에서본바와같이우리몸이성전이다. 그리고몸으로하는모든것이예배

이다. 예배아닌것이없다. “여러분은여러분의몸을하나님께서기뻐하실거룩

한산제물로드리십시오. 이것이여러분이드릴합당한예배입니다.”(롬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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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성경번역선교회소속선교사님을모셔서말씀을들었다. 주일오전예배

였는데, 이분이강단에서던진첫마디는이랬다. “신학교도나오지않아서안수

받지않은제가강단에, 그것도주일오전예배에서있다는것이참이상하네요.”

그분의설교가끝난다음나는이렇게말했다. “우리교회에서목사가아닌성도

들이강단에서서설교도할수있고, 간증도할수있는것은강단이거룩하지않

아서가아닙니다. 모든성도들이예외없이거룩하기때문입니다. 그래서성도라

면누구나설수있고, 설교를할수있습니다.”

교인들의제사장적삶은비단교회안에만국한되지않는다. 또그래서도안된

다. 전신자제사장을외치며교인들을훈련하고양육하는것은언제라도환영해

야할일이다. 그러나훈련에만매몰되어훈련받느라온종일, 일주일내내교회

에서살아야한다면, 그것은전신자제사장교리를교회성장의도구로악용하고

왜곡하는처사다. 이는마치등불을켜서어둔곳을비추지않고누가누가밝게

빛나나경연하는것이다. “등잔을켜서그릇으로덮어두지않고등잔대위에두

어그빛을온집안사람들에게비추는것이다.”(마5:15, 우리말성경)

디트리히본회퍼는‘나를따르라’에서마르틴루터가수도원으로갔던것과다

시세속으로돌아온연유를풀이한다. 그리스도를철저히따르고자한열망자체

에는아무런문제가없다. 다만, 수도원은그것을소수의특별한몇사람의행위

로제한했다. 그리하여루터가나중에강력히근절하고자했던가톨릭적자기공

로사상이수도원깊숙이침투하여있었다. 그렇다면루터에게는수도원도세상

이고, 경건의모양을한자기사랑에지나지않다. 하나님의은혜를붙잡고마지

막남은자기애를버리기위해루터는다시세상으로돌아왔다.

여기서본회퍼는종교개혁의핵심을이신칭의가아니라고단언한다. “종교개

혁적선언은죄사유에의한세상의의인도성결도아니다.”그러면무엇인가? 곧

바로본회퍼는다음과같이덧붙인다.

“오히려그리스도인의세속적직업이의롭다고일컬어지는것은루터에게있

어서오직그직업에의한세상에의항의가아주날카로울때한한다고보아야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세속적직업을예수를따름으로수행할때그것은복음에

의하여새의를얻게되는것이다.”(⌜나를따르라⌟,대한기독교서회, 30)

간단히말하면세상이교회요, 성도가하는일은모두성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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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내몸을하나님의성전으로삼고, 그몸으로하는모든일이예배가

되게하는것이전신자제사장교리의속뜻이다. 본회퍼의

루터해석처럼자신의직업과소명속에서의롭다함을받

는것이진정한칭의론의요체이며, 전신자제사장의정신

이다. 루터가하나님을만나기위해수도원이아니라세상

속으로다시뛰어들어야했던경험은우리로하여금우리가

어디에서있어야하는지를일러준다. 일터와쉼터, 직장과

가정, 더나아가자신의몸을하나님예배처소로삼는것,

그래서모든일이예배가되게하는것이우리가아직달성

하지못한미완의종교개혁적과제이다.

_일상생활연구�

내몸을

하나님의성전으로삼고,

그몸으로하는모든일이

예배가되게하는것이

전신자제사장교리의

속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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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논리와삶의의미

●권연경(안양신학대학원신약학교수)

은혜와믿음은기독교복음의두기둥이다. 하지만많은신자들의머릿속에서

이두개념은나름의독특한향기를상실한채그저행위라는말의반대개념으로

고착되고말았다. 물론은혜란구원을주시는하나님의은혜일것이고, 믿음은예

수그리스도를믿어구원을얻는다는말이다. 하지만이들고백이하나님께대한

고백이나그리스도를향한신뢰의표현으로서그본래의속내를울려내는경우는

많지않다. 어느표현을고르든, 이들이나의의식속에남겨놓는결과란구원이

나의행위와무관하다는사실뿐이다. 그래서내가늘어놓는은혜와믿음의수사

란많은경우내어설픈행위가내구원에아무런영향을미치지않을것을확인

하려는시도이상도이하도아닌것처럼보인다.

우리는몸을가진존재로살아간다. 그리고우리의몸이만들어내는삶의족적

을행위라부른다. 따라서행위란결국우리가살아가는삶의다른이름이다. 그러

니구원이행위와무관하다는신념은사실상구원이삶과는무관하다는신념인셈

이다. 점수가별로좋지못한삶을사는우리들로서는이런삶과구원의분리가더

없이“반가운소식”(福音)으로들릴것이다. 그래서우리는“오직”은혜와“오직”

믿음을역설하며, 별볼일없는우리삶과화려한구원사이의고마운별거를거듭

거듭확인한다. 행위를말하는유대교와는달리, 혹은수행을통한해탈을역설하

는불교와는달리, 그래서기독교복음은“복된”소식이라고확신하면서말이다.

그런데여기에문제가있다. 은혜와믿음의논리로구원의문제는해결했지만,

구원의궤도에서분리된우리의삶은설명불가능한수수께끼로남는다. 우리삶

이그럴듯하지못해이삶을구원의궤도에서배제했지만, 그렇게배제된삶자체

는, 제수명을다해우주공간으로분리되어나간발사체처럼무의미의허공을떠

다닐뿐이다. 구원은확실해졌을지모르지만, 그확실함을위해우리는삶의의미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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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값으로치렀다. 이제우리가가진것은, 확실한구원과그구원에이르기까지

살아야할무의미한삶의덩어리다. 여기에우리삶의역설이있다. 우리의삶의

마지막은죽음이고, 그죽음너머엔구원이있을것이다. 하지만이구원은우리

의삶, 곧그종착역까지이르는긴여정과는무관하다. 우리는구원을희구하며

살아가지만, 그구원을열망하는나의오늘자체는내가바라는미래와관계가없

는것이다. 구원을향한우리의삶은땀흘리며산을올라그정상을밟는과정이

기보단, 나의기다림없이도어차피올버스를서성이며기다리는무료한몸짓에

지나지않는다. 우리삶의걸음으로계단을밟는것이아닌마당에, 구원을향한

우리의현재는에스컬레이터위의시간처럼무료하거나엘리베이터속의시간처

럼어색하다. 이시간이거창하게“삶”이라불리든, 보다소박한“일상”이라불리

든, 그것이무슨차이가있을것인가.

어쩌면구원의현재성을말함으로써이난국을타개할수있을지모른다. 구원

이단지미래의것이아니라오늘우리에게주어진것이라면, 이구원을머금은

시간으로서우리의삶은충분히의미가있다고말할수있지않을까? 그래서우

리는“나는구원받았다”는확신에목숨을건다. 하지만여기서도우리의논리는

선명치않다. 구원이본질상나의행위, 곧나의삶과무관한마당에지금내삶이

구원의삶이라는말은멋지지만실속없는언어유희에불과하다. 정류소에좀일

찍도착한버스가출발시간이될때까지시간을끄는것처럼, 그리고그버스의

존재는그버스의출발을기다리는나의기다림과아무런관련이없는것처럼, 어

쨌든내삶과무관한구원이그냥일찍와있을뿐이라는말일까? 그렇다면현재

내삶의손이닿지않는어디에구원이숨어존재한다는말일까? 아니면현재내

삶이이미구원의내용혹은결과라는말일까? 하지만구원에이르기엔역부족인

내삶의생김새가구원자체의내용혹은그결과라는말이설득력이있을까? 여

전히별볼일없는수준인내삶이이미주어진구원의열매라면, 이는구원자체

가별볼일없는것이라는말이아닌가? 오늘의내삶이해명되지않는마당에, 그

삶을구원이라부른들무엇이달라질것인가?

내삶이구원을결정하는것은아니지만, 나는주신구원을감사하여오늘의삶

을의미있게살아간다고말할수있다. 하지만이역시억지스럽다. 성경에는주

신구원에대한감사의문맥에서오늘의삶을설명하는법이없다는사실은차치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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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서라도(자주언급되는소위“감사의윤리”를신약성서에서발견하기는어렵

다), 구원이최종목적일수밖에없는“구원의복음”속에서“구원그이후”를말

하는것은그자체가우스꽝스럽다. 이미결승테이프를끊고난후메달을목에

걸기까지의텅빈시간에무슨의미를부여하기어려운것과마찬가지다. 구원받

는자로서, 주어진삶을신실하게사는것이마땅하다는주장은의미있는삶을

더열심히살라는격려는될수있어도, 없는의미를만들어내는알찬논리는아

니다. 생각하기나름이겠지만, 본질적으로는의미없는삶을그래도의미있는것

처럼살라는주문에불과하기때문이다. 잠시우리의가슴을벅차게할수련회구

호로는몰라도, 우리의삶을지탱하기엔턱없이약한논리가아닐수없다.

나는나의“일상생활”이의미있기를바란다. 물론이때의의미란복음의빛으

로빚어진그런의미를말한다. 나의사소한일상이, 그일상속의몸짓발짓하나

하나가복음의흔적이기를바라는것이다. 하지만나의삶, 나의행위가근본적으

로구원과무관한상황에서, 그삶을구성하는내소소한일상이의미있기를바

라기는어렵다. 그러니까한걸음물러서서생각해보면, 내믿음이, 내신앙적열

정이내일상속으로쉽사리침투하지못한다는고민은내삶이내가고백하는

“오직”의체계속에편입되지않는다는보다근본적인사태의한표현일뿐이다.

그러니까우리의문제는일상이전에삶자체다. 우선나의삶자체가의미를얻

어야그의미가삶의소소한구석속으로스며들지않겠는가.

기독교인이아니어도, 사람은누구나삶의의미를추구한다. 물론기독교인들

은“예수가해답이다”(Jesus is the Answer!)를외치며살아간다. 물론그는구원

이라는궁극적문제에대한해답이다. 하지만우리들에게있어구원문제는구원

이라는추상적물음으로시작되지않는다. 오히려지금내앞에주어진시간, 그

리고그시간속에서의삶이무슨의미가있는지에대한물음으로부터시작한다.

그러니까구원의탐색을향한우리의출발점은지옥의공포가아니라삶자체의

무의미성이다. 따라서기독교복음이현재우리의삶자체를해명해줄수없다면,

삶의의미를묻는사람들에게우리들의복음은하나의“동문서답”으로들릴것이

다. “Jesus is the Answer!”라고 외치는 범퍼 스티커를 보고“Jesus is the

Answer. But what is the problem?”이라고묻는패러디가등장하는것이바로

그런이유다. 우리의삶에영향받지않는구원개념이삶의의미를묻는물음에

창간호 2008_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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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답이되기가어려운까닭이다.

삶의의미에관한물음은기독교인들이라고예외가아니다. 삶너머의영생에

관한해답은확보해두었지만, 정작오늘나의삶의의미는해명되지않는다. 아

니, 구원과상관없다는말로써, 이미삶의궁극적무의미성

을선언한마당에삶의의미를찾는일자체가우스꽝스럽

다. 하지만지금우리에게주어진것은삶이다. 이삶이내

구원과관계가있든없든하나님은나에게이삶을주셨고,

이삶을주신하나님의뜻을묻지않을수없다. 이삶이하

나님이주신것이분명하다면, 분명여기에는어떤분명한

의미와목적이있어야하지않을까? 이런물음을물으면서

우리는이삶자체가구원과무관하다는신념이무언가근

본적인오해에서연유한것이라는느낌을갖는다. 하나님이주신이삶과역시하

나님이주시는구원이무언가다소다른방식으로서로얽히는것이정상이아닐

까싶은것이다. 삶의의미에관한물음이사라지지않는한말이다.

삶이구원과무관하다하지만, 기독교서점에도삶의의미와목적에관한서적들

이차고넘친다. ⌜소명⌟이라는책이인기를끌기도하고, ⌜목적이이끄는삶⌟이라는

책이대한민국교회를휩쓸고지나가기도한다. 삶의마지막인구원문제를이미해

결한마당에, 우리가이토록현재삶의“목적”에목말라하는이유는무엇일까? 어

쩌면이는내일의문제는쉽게해결하면서도정작오늘의문제를답할수없는“내

가복음”의역설적가난함을드러내는현상은아닐까? 설교를듣거나성경공부를하

면서도, 아니올바른삶에관한성경의명령을들으면서도삶의의미를발견하기란

어려운일이니어찌보면불가피한현상이라말할수있다. 구원여부와무관하게,

지금내삶의의미는풀어야만하는불가피한숙제로내앞에있기때문이다.

인간이삶의의미에목말라한다는것은그의미가자생적(自生的)이지않다는

사실을반증한다. 태어남이나의선택이아닌것처럼, 그삶의의미역시나의내

부에서생겨날수있는것은아니다. 박지성의몸짓이의미를갖는것은그의몸

짓이축구경기라는더큰움직임속에있을때이다. 이처럼우리역시내작은삶

의몸짓이나보다더큰움직임의일부임을, 그큰움직임을만들어가는한주체

_일상생활연구�

우리는

이삶자체가구원과

무관하다는신념이

무언가근본적인오해에서

연유한것이라는

느낌을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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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확인하려한다. 그것이확인될때우리는내삶이의미롭다고느낀다. 사실

이점에대한성경의가르침은놀랄만큼단순하다. 우리가하나님의피조물일

때, 우리의삶은의미가있는것이기때문이다. 내삶이의미있다는말은, 하나님

의영원하신계획속에서내삶이지울수없는한자리를차지하고있다는말이

된다. 물론우리는이하나님의영원하신계획이구원이라는큰그림속에서그려

지고있다는것을안다. 그렇다면구원이라는큰드라마속에서한의미를차지할

내삶이그구원과무관하다고말하는것이옳은일일까? 오히려우리는하나님

의구원계획속에서내작은삶이무슨의미가있는것일까를물어야하는것이

아닐까? 그리고이물음에답하는일은내삶이구원론적으로의미있는것임을

어떤형태로든긍정하는일이아닐까? 그리고성경이여러가지방식으로신자들

에게 심어주려 했던 깨달음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필자가⌜행위없는 구

원?⌟에서강조하려고했던것이바로이점이다).

요한복음에서예수께서는두번아버지께서자신을세상으로보내신것과같이

자신역시제자들을세상으로보냈다고말씀한다. 한번은제자들을향한대화에

서, 그리고한번은아버지를향한기도속에서다. 부활후두려움에빠진제자들

에게예수께서는이렇게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나를보내신것같이나도너희

를보내노라”(20:21). 이는마태복음과같은승천기사가없는요한복음에서는사

실상“가서... 제자를삼으라”(마28:19-20)는명령에해당한다. 이보다앞서제

자들을위한대제사장적기도속에서예수께서는아버지께이렇게말씀한다. “아

버지께서나를세상에보내신것같이나도그들을세상에보내었고”(17:18). 물론

이두말씀은제자들의지상적삶이주님이신예수의파송을받은“선교적”삶임

을천명하는것이다. 그리고우리의삶이신적파송의결과라면, 우리삶의의미

는이파송의목적을얼마나충실히수행하느냐에달린문제가된다.

예수님의말씀에서제자파송이야기에는항상“아버지께서나를보내신것같

이”라는수식어가따라붙는다. 주님이신예수께서제자들을세상에파송하지만,

이파송은애초부터아버지께서아들을세상에보내신메시야적파송의연장선상

에서이해된다. 그러니까우리들이받은파송의의미는아버지께서아들을세상에

보내실때생각했던파송의의미와본질적으로동일하다. 아버지께로부터받은파

송의사명을충실히수행하고다시아버지께로돌아가시는마당에(13:1; 14:1-7),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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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주님은제자들을세상으로보내어자신의역할을계속하도록명령하신

것이다. 예수의파송이제자들의파송으로이어진다면, 우리삶의의미와방향을

묻는물음은예수께서사셨던파송적삶의의미를묻는것과다르지않다.

예수께서살아가셨던메시야적삶은다양한방식으로해석될수있다. 요한복

음은이메시야적파송을성육신(成肉身), 곧하나님과함께계셨던아들이사람

의하나로오셨다는말로설명한다. 물론위에계시던하나님이아래로내려오셨

다는것은“계시”(啓示) 곧인간을향한신적소통의시도를의미한다. 태어남에서

죽음에이르기까지, 이땅에서예수께서살았던삶의모든과정은하나님이“세

상”곧사람들에게자신을알리시는소통의몸짓이었다. 물론사람들의무지가단

순한지적깨달음의결핍이아니었던것처럼, 이알림역시하나님에대한단순한

정보의전달은아니었다. 오히려이는하나님의자녀처럼살지못하는세상을향

해하나님의참모습을선포하고그분의자녀된삶을받아들이라는하나의도전

이었다. “아들의이름을믿는다”는것은그를“영접하는”것을의미하고, 바로이

런자들에게“하나님의자녀가되는권세”가주어졌던것이다. 요한복음은이런

삶을영생이라부른다. 따라서영생은“유일하신참하나님과그보내신자예수

를아는것”이라말할수있다.

예수께서말씀하신것처럼, 이땅에서그의존재는“길”혹은“문”으로서의삶

이었다. “내가곧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말미암지않고는아버지께로올

수있는사람이없다”(요14:6). 아버지께로갈길이없는곳에서, 자신의존재를

통해길이되었고, 아버지의집으로들어갈도리가없는곳에서그리고들어가는

“문”이되어주셨던것이다. 그리고그는이소통과만남을가능케하기위해“양

을위해목숨을버리는”선한목자의삶, 아니죽음을자처하였다. 그는우리의생

명을위한“떡”이요“물”로존재하셨던것이다. 사람들은이아들을“보고믿으

며”바로이것이영생에이르는유일한방식이었다(요6:40).

우리가받은파송이아들의파송에근거한것이라면, 그리고아들의삶의의미

가아버지를알리는계시적목적을가진것이었다면, 이는우리의파송역시동일

한계시적사명의차원에서이해되어야한다는말이된다. 마태복음에서이땅에

와서천국복음을선포하며제자들을만드셨던예수께서이땅을떠나며제자들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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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향해“너희가(모든족속을) 제자삼으라”고명령하셨던것처럼, 자신의계시적

사명을마감하면서예수께서는이제그제자들을향해“아버지께서나를보내셨

던것처럼, 이제나도너희들을세상에파송한다”고말씀하신다. 곧“내가내삶과

죽음을통해아버지를드러내고그분의사랑을알린것처럼, 이제너희들이나와

아버지를이세상에알리고그사랑을사람들에게선포하라”고말씀하시는것이

다. 그래서예수님은그의마지막기도에서당시의제자들뿐아니라, 그들을통

해믿게될사람들까지도기도의수혜자로포함시키셨던것이다(요17:20). 그렇다

면우리삶의의미는다음의질문을통해대답될수있을것이다. “나의삶은얼마

나충실하게아버지와아들을세상에드러내는삶일까?”“나는이세상에서이런

계시적사명, 곧아버지와아들의사랑을드러내는일에얼마나충실하게살고있

는것일까?”

요한복음이말하는계시적사명을마태복음식으로말하면우리가“세상의빛”

이라는말이된다(마5:14). 우리는이를“빛이되자”는권유로읽는데익숙하지만,

실상이는“너희는세상의빛이라”는일종의은유다. 그러니까제자들을빛에비

교함으로써제자도의본질을설명하시는것이다. 물론“제자= 빛”이라는등식의

의미는이어지는구절에서잘밝혀진다. 산위에있는동네(본뜻은도시)는숨겨

지지않는다. 그리고등불이란것은켜서말아래숨기지않고등대위에올려놓

는법이다(마5:15). 빛이라는이미지와이설명들간의공통점은분명하다. 곧노

출이다. 빛이란사람들앞에노출되었을때라야제역할을할수있다. 그런의미

에서제자들은빛과같다. 곧사람들에게노출됨으로써그역할을할수있다는

것이다. “이같이너희빛을사람앞에비치게하여...”(마15:16). 너희빛을“비추

라”는말대신“비치게하라”는표현을쓴것은예수님의강조가적극적비춤보다

는노출에있음을시사한다. 제자들을비춘다. 그리고사람들은제자들의선한행

실을“보고”하나님께영광을돌린다. 그품질은둘째치고, 일단사람들앞에드

러나고사람들은그들을바라보는관계속에서제자들의삶은가능해진다.

물론노출되어도보여줄것이없는비극적상황을상상해볼수있다. 혹은보

여주지말아야할것을보여주는처참한상황도그려볼수있다. 소금으로치자면

“맛을잃은”상황이다(마5:13). 사람들이우리들의“착한행실”이아니라나쁜행

실을보는상황일것이다. 그러니까우리를보고아버지와아들을떠올리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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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오히려그반대를떠올리는경우다. 우리의삶이아버지와아들의본성에

서멀다면, 사람들이우리의삶을보고하나님을유추하기는어려울것이다. 그렇

다면우리는세상에서아버지와아들을드러내는계시적사명을제대로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요한복음의 예수께서 자신과 아버지의 하나됨(8:16,

29, 42; 17:4, 21-25)과자신의행보가철저히아버지의의중에합한것임(6:38;

7:16; 8:26, 28, 38; 17:11)을강조하는이면에는바로이것이참된드러냄의전제

조건이라는생각이자리하고있다. 아무도하나님을본사람이없지만, “아버지

품속에있는”독생자, 곧아버지와하나이신그분이인간의몸을입고아버지를

나타낼수있었다(1:18). 우리가세상이본적이없는아버지와아들을세상에드

러내는것역시하나님과의온전한하나됨을전제하며, 바로이하나됨이세상이

믿음에이르게되는필수조건이된다(17:21, 23). 물론이때의하나됨의한핵심

은의중의합치다. 아들의생각이아버지의생각을그대로반영한것이듯, 우리들

의생각과삶역시삼위하나님의의도에합한것이라야한다는것이다. 이러한

동일성혹은유사성이없다면, 세상이우리를통해아버지와아들을알기는어렵

다. 그렇게되면, 세상은다른방법으로깨달음을얻는다해도, 우리는밥값을하

지못한책임을져야하는것이다.

마태복음식으로말하면, 맛을잃은소금은이미소금이아니다. 맛을잃은제

자는더이상제자가아니라는것이다. 숨겨진등불이무용지물인것과마찬가지

다. 예수님은이런삶, 본래적의미에값하지못하는삶에대해심판을경고한다

(마5:13). 삶이구원과무관하니까무의미한삶을살아도천국에가는것이아니

다. 복음서의종말비유들에서확인되듯, 제자로서의삶을살지않으면버림을받

는다. 예복을입지않으면잔치자리에서추방당하고, 필요한사람들에게사랑을

베풀지않으면마귀와그부하들을위해준비된형벌에처해진다. 삶이무의미하

면, 그삶뒤에는구원도없다(갈6:7-9; 롬6:19-23; 8:13). 앞에서언급한⌜목적

이이끄는삶⌟에서도이사실이간략하지만분명하게언급되고있다. 얼마나많은

사람들이그의미를포착했을지는알수없는노릇이지만말이다.

일상적삶의의미를묻는노력은불가불우리삶의구원론적의미를확인하는

일에서시작할수밖에없다. 그래서우리의삶은소중하다. 내소소한일상의조

각들이결국은구원이라는큰그림을완성해가는요소들이될것이기때문이다.

그래서우리의일상은소중하다. 퍼즐조각이많을수록잃어버린하나의조각이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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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듯, 내삶이길게반복된다고해서내작은일상의

의미가축소되는것은아니다. 어느순간이든, 어는자리

든, 그것이“두렵고떨림으로너희구원을일구어가라”는

말씀의 한 실천임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목적이이끄는삶이란사실상구원의소망에의해이끌리

는삶과다르지않다. 그리고지금의내하루하루가, 그하

루속의온갖작은몸짓들이구원을이루어가는몸짓이라

면그보다더큰의미를말하기는어려울것이다. “일상생

활사역”이라는것은결국구원사역을세밀하게확대해놓은표현이라할수있

다. 부디이사역이풍성한열매를맺을수있기를기도한다.

창간호 2008_6 �

우리의삶은소중하다.

내소소한일상의조각들이

결국은구원이라는

큰그림을완성해가는

요소들이될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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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하나님과동행하기

●하창완(부산맑은물교회목사)

얼마전성도들과창세기를공부하고있을때였다. 요셉을공부하던중한성도

가말했다.

“요셉은아브라함이나야곱처럼하나님을직접만나대화를나눈기록이전혀

없는데어떻게자신이이집트로간것을하나님이보내신것이라고말하고있나

요? 그당시사람들의신앙생활이궁금해요. 요즘우리들하고는많이다를거아

니에요?”

물론많이다르다. 어쩌면그들이만난하나님은우리들보다는더욱생활가운데

깊숙이들어와있을것이다. 눈만뜨면거대한공장과도같은세상의이곳저곳에서

한부품처럼살아가는현대인들이주일이되어야찾는하나님과는정말다르다.

1.

창세기의성경인물가운데아브라함과야곱은하나님과직접적인만남의이야

기가성경기록에남아있다. 그러나이삭과야곱의아들들의기록에서는하나님과

직접적인만남을기록한내용이없다. 요셉의경우도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불

구하고요셉에게꿈을꾸게하시고주께서요셉과함께하심이곳곳에나타난다.

보디발의종으로있을때나감옥에있을때, 그리고총리대신이된다음에도그

상황을이끄신분이라고성경은말한다. 하나님이그들의삶속에서끊임없이관

계를맺고살아왔다는얘기다. 그렇다면그모습은구체적으로어떤것일까? 성

경이라는기록물이존재하지도않던시대에이들은어떤식으로하나님과관계

맺고살아왔을까?

고대인들의일상에서신과의관계가어떤식으로이루어졌는지기록들을살펴

보면오늘날우리들의생각과많은차이가있다는것을알게된다. 사실고대인들

에게일상은모든게신과관련되어있다.

비와바람을일으키는신(풍우신)은그들의농경, 목축생활과밀접한관련을

_일상생활연구�

Page 32: Seize Life 01 호

맺고있었다. 풍우신에게제사드리는관습은고대어느곳에서나발견된다. 풍우

신들은몽둥이나도끼, 번개를표장으로손에들고나타나기도하고때로는소의

모습으로나타난다. 풍우신은다산과밀접한연관을맺기때문에풍산제의의주

신이된다.

또한각종질병퇴치를위해신들에게제사를드렸다. 이렇게고대인들은일상생

활속에서모든삶의문제들을신들의도움을입어해결하고자하였다. 그래서다

양한신들이생활속에등장하는것은자연스러운일이다. 태양신, 달신, 모든위험

으로부터보호해주는신, 운명의신, 곡물의신, 밤과낮의신, 하계의신등등.. .

한편사회생활전반에도이런역학이적용되었다. 국가의조약이나법령에서부

터개인들간의계약서작성에이르기까지신들은항상증인의역할을해왔다.

성경의인물들도이런점에서는예외가아니다. 아브라함에게처음으로나타나

아브라함과그후손들에게개인과부족의신으로함께하기시작한여호와하나

님은유목민의삶을살아온이들과함께여행했고, 인도했으며, 위험가운데서그

들을보호해주었다(창28:15; 31:35; 46:4등). 특히옮겨다니는그들을각지역마

다안전하게지켜주시는하나님의모습은성경에등장하는하나님의다양한이름

에도나타나고있다(엘의집이라는뜻의벧엘, 엘의얼굴이라는브누엘, 브엘세바

에서는엘올람, 남쪽의다른곳에서는엘로이등). 한편일상적계약속에서도

하나님은증인의자리를지켜주었다(야곱과라반사이의협정, 31:53). 일상의잔

잔한일들에서도움자로서의역할도감당하였다(엘사다이, 창17:1; 28:3; 35:11

등). 야곱에게이스라엘(엘은싸우시는분이시다)이라는이름을주신것은하나님

이성경인물들의삶의현장속에서구체적인역할들을해오셨다는것의결정판

이다.

고대사회속에서살아온창세기의인물들의일상은모든면이하나님과관련

된일이었다고할수있다. 하루의일과와인생의주요한순간들은모두하나님

께알리지않고진행되는법이없다고해야할것이다. 예를들어요셉의이야기

에서그가은잔을베냐민의자루에넣어서베냐민을구류시킨사건이나온다. 이

때등장하는은잔은요셉이점을칠때사용했다고말한다(창44:5). 잔에물을채

우고그속에맺히는상을가지고신탁을듣는경우가고대에는일반적이었고, 요

셉은이은잔을사용하여날마다하나님의의견을들어왔음을알수있다. 이처럼

하나님은요셉의일상사에세세히관여하시는분이었다.

창간호 2008_6 �

Page 33: Seize Life 01 호

2.

오늘날현대인들에게고대사회처럼생활의곳곳에서신을찾는일은거의없

다. 대신우리들은생활구석구석에필요한돈을헤아려보는것이일상이다. 생활

을꾸리기위해, 더많은즐거움을누리기위해우리들은더많은돈의도움이필

요하다.

또한현대인들은기술에대한신뢰가믿음의기초이다. 고대사회의믿음을계

몽되지못한미신으로치부하고우리의일터와일상을더욱편리하게할기술력

의향상을위해오늘도끊임없이노력하고있다. 유진피터슨은이렇게말한다.

“기술앞에서, 컴퓨터앞에서, 사실상모든사람이정중하게경의를표하며머

리를숙인다. 우리의시간과상상력을지배하고, 통제력과지식을주겠다고터무

니없는약속을하고, 우리삶에서신비와경탄과경의의감각을모두짜내버리는

비인격적인사물에머리를숙인다.”(⌜현실하나님의세계⌟, IVP, p231)

정리하면이렇다. 신과더불어일상을살아가는면에있어서현대인들은고대

인들과달라진게없는삶을살고있다. 고대인들이구체적인이름을가진인간과

비슷한신과더불어일상을같이살아왔다면, 현대인들은경제력과기술이라는

신과더불어일상을같이살아간다는차이가있을따름이다.

그렇다면돈과기술을신으로섬기며사는시대를더불어살아가고있는현대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일상생활현장에서구체적으로따라다니며개입하고도와

주는하나님의모습을한번생각해보자. 적어도우리는머

리로이사실을인정하고산다. 하지만생활의구체적일들

하나하나에하나님의개입을느끼거나혹은그의인도를구

하는시간과행동들을하고사는지는의문이다. 사실우리

들의일상을이끌고있는핵심역시경제적이익과효율의

원칙, 과학적합리성이아닐까?

하나님이라불리는존재의자리는어디일까? 일상을이끌고있는돈과기술이

라는신이채워주지못하는부분을도와주는보조자일까? 사후보장을위한연금

보험정도에지나지않는게아닐까? 유진피터슨의말을다시들어보자.

“우리는그리스도로인해새롭게들어가게된‘모든새로운것’에우리일터는

_일상생활연구

신과더불어

일상을살아가는면에

있어서현대인들은

고대인들과달라진게없는

삶을살고있다.

Page 34: Seize Life 01 호

포함되지않았다는것을깨닫게된다... 우리는출구를찾아본다.... 그리스도안

에서얻은새로운삶을확인하고가꾸어갈방법을일터밖에서찾아보는것이

다.... 북미에서우리의그런필요와환상을충족시켜주기위해서거대한종교시

장이세워졌다. 우리에게필요한감정적흥분을주기위해맞춤재단된수양회와

집회들이있다. 책과비디오와세미나들이우리가삶에서부족하다고느끼는것

이무엇이든-재정적안정, 말잘듣는아이들, 체중조절, 황홀한섹스, 성지순

례, 신나는예배, 유명한선생들등-그것을해결해주는기독교의‘비밀’로안내

해주겠다고약속한다.... 머지않아우리는그런상품중하나를사려고줄을서게

된다.”(⌜현실하나님의세계⌟, IVP, p229-230)

3.

창세기의주인공들은그들의일상전체가하나님과톱니바퀴돌듯맞물려돌

아가는삶을살았다. 그러나우리현대그리스도인들의삶과맞물려돌아가는톱

니바퀴는분명하나님은아닌게틀림없다. 그렇다면어떻게해야우상숭배로밖

에볼수없는이현상으로부터새로운삶을살수있을까?

우선유진피터슨이나마르바던, 제럴드메이같은영성가들은한결같이“멈춰

서기”를권한다. 일상의리듬이맞물려돌아가는톱니바퀴를멈추는순간이있어

야한다는것이다. 하루중일정한시간을멈추는것과, 일주일중하루를멈추는

것이다. 안식일을지키는것이다.

출애굽을하던이스라엘백성들에게일어난일을기억해보자. 홍해앞에장막

을치고있던그들에게바로의군대가자기들을추격해온다는소식이전해지자,

이스라엘사람들은이집트를빠져나오기까지역사하셨던하나님에대한인식은

순식간에없어지고곧바로평소대로의삶의태도로돌아갔다. 그리고모세를원

망하였다. 이때모세가말하였다.

“두려워마십시오. 당신들은가만히서서주님께서오늘당신들을어떻게구원

하시는지지켜보기만하십시오.”(출14:13)

가만히서서바라보면‘사람들이무엇때문에달려가는가?’라는게보인다. 그

리고심호흡을한번하고뒤돌아서보면거기에나를이끄시고같이걷고계시

는하나님이보인다. 그래서“멈춰서기”가중요하다. 돈과기술이아니라하나님

이이끄시는삶의원리를이순간우리는배우게된다. 아래의이야기가말하는

창간호 2008_6

Page 35: Seize Life 01 호

_일상생활연구�

바를생각해보자.

“남아프리카유목부족가운데일년중일정한때가되면

반드시몇달동안길을떠나는부족이있다고한다. 그들은

몇날며칠을터벅터벅걷다가갑자기걸음을멈추고며칠

을한곳에머물다간다고한다. 이부족을관찰하던한인

류학자가그들에게왜가던길을멈추고쉬며가느냐고물

었다. 그랬더니우두머리가운데한사람이‘우리영혼이육

체를따라오도록쉬어가야합니다.’라고대답했다고한다.”(이동원목사, ⌜영성

의길⌟, p51.)

그리스도인들이실제로멈춰서기를시도해보면대부분일종의충격부터받는

다. 워낙우리에게익숙하지않은것이기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얼마동안살아

본사람들의공통적인증언이바로‘충격받음’이다. 사회의모든움직임이일순

간멈춰서서하루동안침묵하는것을매주의리듬으로만나는것은경제적효율

성과과학적기술에의지해서멈출줄모르고달려가는현대인들에게는정말생

소하고낯선, ‘충격적’경험일수밖에없다.

‘멈춰서기’의리듬이내삶속에자리하기위해서는, 이충격을경험하기위해

서는훈련이필요하다. ‘관상(觀想)적 삶(contemplative life)’을사는훈련이다.

관상이란‘하나님을바라본다’는뜻이다. 삶의매순간하나님을바라보며살아

가는것, 먹고마시고무엇을하든하나님의동행을느끼며사는것이관상적삶

이다. 멈춰서기의리듬훈련을통해우리는관상적삶을배우고살아가게된다.

이동원목사는다음과같이구체적훈련의예를제시한다(⌜영성의길⌟, p62).

•하나님과함께하는시간을먼저약속한다.

•천천히걷는기도의산책시간을갖는다.

•집이나직장가까이쉽게갈수있는곳에서자주자연을응시하는습관을

들인다.

•관상적인음악이나시, 혹은예술작품을가까이한다.

•음식을천천히먹는다.

•이웃과대화(전화)할때천천히말하고천천히듣는다.

•TV나컴퓨터, 핸드폰등의소음에서자유로운시간을만든다.

“멈춰서기”가

중요하다.

돈과기술이아니라

하나님이이끄시는

삶의원리를이순간

우리는배우게된다.

Page 36: Seize Life 01 호

•자주심호흡을하고그때마다호흡의주인이신하나님의임재를느끼며짧은

기도를한다.

•삶의목적못지않게과정을중시하는삶, 순간순간을중시하는삶을추구한다.

4.

우리가멈춰섰다가다시움직이는순간세상의리듬이다시우리를조여온다.

그렇다고항상멈춰서있을수있는것도아니다. 그러나하나님과동행하며살아

가는평생의장거리달리기를놓고본다면, 멈춤과움직임의반복속에서때로는

치우치기도하겠지만그치우침마저도전체적인균형을잡아가는흐름속에있음

을믿고오늘이순간이곳에서의삶을하나님과더불어충실히살아가려노력하

는게중요할것이다.

전해지는한토막이야기를함께나누며글을마치고자한다.

끌레르보의베르나르도가한산꼭대기수도원의원장을맡고있던때의이야기

다. 한청년이이수도원장의명성을듣고수도사가되고자가파른산길을달려

올라왔다. 베르나르도를만난그청년은숨을헐떡이며말했다.

“원장님은어디계신가요?”

“내가원장이오.”베르나르도가대답했다.

청년은풀썩무릎을꿇고는말했다.

“원장님, 저를받아주십시오. 진리를찾는수사가되고싶습니다.”

“수사가되고싶다고? 음... 그래, 내한가지질문을함세. 자네는이산을오르

며뭘보았나?”

아직도숨을헐떡이고있는청년은이렇게대답했다.

“네? 뭘보다니요? 저는원장님을뵙고싶은마음에그저열심히뛰어오르느라

아무것도볼틈이없었답니다.”

“새들의지저귀는소리, 구름이흘러가는여유로움, 바람이나뭇잎을스치며속

삭이는이야기들, 다람쥐가낙엽을구르는경쾌한움직임도못보았단말이야?

자네는산을오르며수많은진리들을다놓쳐버렸는데이곳에서더이상뭘찾겠

다는게야? 내려가게.”

“....”

창간호 2008_6 �

X

Page 37: Seize Life 01 호

일상생활의영성 _ 참된기독교적영성

●이대경(이철규이대경치과의원원장)

서론

오늘날의기독교는외형적으로많은발전과부흥을경험하고있다. 하지만다

른한편으로몇가지왜곡된모습을가지게되었으며이것으로인하여하나님의

풍성한복을충만하게누리지못하고있다. 현대기독교의왜곡된현상중대표적

하나는, 신령한사람일수록현실의삶을그다지중요하게여기지않는다는것이

다. 신앙이강한사람일수록세상등지고십자가보느라세상의일을가볍게여긴

다. 그러나세상을완전히떠날수있는사람은없기때문에, 한편으로는신령한

삶을추구하면서또한편으로는세상의삶을떠나지는못하는이중적생활속에

서방황하고있다. 그중많은사람들은이중적생활을이기지못하고교회를떠

난다. 반면어떤사람들은이중적생활에교묘하게잘적응해나가고있다. 또어

떤사람들은이중적인생활을해결하느라수고하는가운데완전한행위를추구한

나머지율법주의에빠지기도한다. 그러나불행하게도이중어느것도참된기독

교의모습은아니다.

기독교의참된모습은그리스도를통한하나님의은혜가너무나감사한나머

지, 모든삶을기쁨으로하나님께순종시키는, 삶과신앙이일치된, 율법적이지

않은자발적순종을드리는고품격의삶이다. 그러나이렇게삶과신앙이일치하

는생활을모두가원하지만동시에모두가어렵다고느끼고있는것이현실이다.

이것이어려워진데에는이유가있다.

1, 일상생활속에서의영성이약화된이유들

첫째, 현실의삶을저급하게여기는이원론적현상의뿌리에는헬라철학의영

향이자리잡고있다. 초기발전단계에서유럽의헬라문화권으로들어간기독교는

_일상생활연구

Page 38: Seize Life 01 호

헬라사상의영향으로눈에보이지않는거룩한영적삶과눈에보이는저급한육

신적삶을구분하는경향을띄게되었다. 서양에서발전된기독교는물론한국에

전파된기독교역시헬라철학바탕의이원론적전통을계승했다. 이원론적기독

교는일상생활을경시하는경향이있다. 그리고교회는성도들이하나님께나아

가도록돕기위해, 그들을교회안으로모아들이는길을선택한다. 그선택자체

가기독교는세상을중시하지않는다는것을반증한다.

둘째, 수도원운동이기독교신앙의중심이었기때문이다. 아직도우리주위의

많은사람들이언젠가는육신의일을내려놓고하나님의일을전적으로하고싶

다고말한다. 이러한말속에는삶은육신적인것이요, 교회봉사는영적인것이라

는이분법적생각이들어있다. 그러나기독교가생기기전의유대교에는영과육

을나누는것이없었다. 하나님안에사는모든것이영적인것이었다. 하지만로

마제국에서Anthony에의하여세상의일을포기하고광야에서하나님을추구하

는수도원운동이시작된후로, 종교개혁이전약일천오백년동안기독교는수도

원을중심으로성장했다. 삶과하나된신앙보다는신앙자체로서의신앙을추구

한수도원운동의결과로, 수도원과같은곳에서인간세상의여러가지일을잊

어버리고하나님을추구하는것은영적인것이요, 삶에매여사는것은육신적이

라고구분하며일상생활의영적인가치를잊어버리게되었다. 그리고로마에서

기독교가국교로선포될때많은경건한기독교인들이경건을찾아수도원으로

들어간것과맥락을같이해서, 경건을추구하는기독교인들일수록세상의일을

가볍게여기는경향이생겼다. 물론한때육신을너무무시한채경건을추구하는

것이옳지않다고판단한베네딕트수도원에서노동과기도를균형있게추구하는

일이있기는하였다. 그리고종교개혁은획기적인사상의전환을가져왔다(일례

로영국의청교도들이직업, 가정생활, 복지등의‘삶의문제’를다루었다) 1). 그러

나그당시기독교의주류는여전히일상생활을육적인것으로인식하고있었다.

셋째는, 종교개혁의후예들의성경해석관점이너무쉽게영적인것과육적인

것을나누는데있다. 종교개혁의후예들은성경을이해하기위하여육신과영, 율

법과은혜, 이신칭의등의간략화된공식으로복음을설명해왔다. 이러한해석은

성경을쉽게이해하도록도와주는장점을가진다. 하지만육과영을구분하는간

단한공식으로복합적인신앙생활을설명하는것은복음안의삶을충분하게설

명하지못한다. 오히려무리한설명을하려다가비복음적인문제들이발생하는

창간호 2008_6 �

1) Ferguson, S. B. and Wright, D. F., New Dictionary of the Theology, IVP, p.550.

Page 39: Seize Life 01 호

것을경험하는경우도있다. 예를들어, 사도바울은로마서에서육신에속한것과

영에속한것을나누는듯한가르침을주고있다.2) 하지만바울이우리들안에있

는죄성을설명하려고했던본문을문자적으로해석하여육신과영을구분하면,

육적영역의일상생활이성령을거스르는것이라는이상한결론에도달하게된

다. 우리들의삶이여러가지배경, 사상, 문화가얽혀서이루졌듯이우리들의신

앙도여러가지가복합적으로작용해형성된다. 그러므로육아니면영이라는간

단한공식으로신앙생활을분석하는단순한관점은풍성한하나님의축복을제한

하는결과를초래한다.

넷째,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의기독교에대한영향은일상생활의중요

성을약화시켰다. 산업혁명이후에서양사회는분업이이루어지고각분야의전

문가들이나타나게되었다. 기독교신앙의분야에서도전문가주의의영향을받아

성직자는전문가이며, 성도는비전문가로구분되는경향이나타났다. 전문가의

영역인교회는중요하며본질적인영역이라고여겨지며, 성도들의영역인일상생

활은덜중요하며비본질적인영역이라고여겨지게되었다. 그러나하나님앞에

서는전문가와비전문가가있을수없다. 오로지하나님께충성된종인지아닌지

를구분하는것만있을뿐이다.

2, 일상생활영성의회복

세상과분리된곳을말할때수도원이나교회를대표적으로일컬을수있다. 이

에반해일상생활이이루어지는대표적인곳은marketplace라고할수있다. 이

러한의미에서교회와marketplace는대비되는장소다. 과거2,000년동안경건

을추구하는사람들은marketplace를등지고수도원또는교회로모였다. 더욱더

영적이되고자하는사람들은더욱더세상을등졌다. 그러나이러한노력으로는

이제더이상복음을전파할수없게되었다. 오늘날많은사람들이교회에대하

여거부감을표시하고있으며급기야2002년부터는공식적인안티-기독교운동

이시작되었다. 기독교의사회적폐해를줄이겠다는것이이운동의핵심이다. 이

_일상생활연구�

2) 로마서8:5-6 “육신을따라사는사람은육신에속한것을생각하나성령을따라사는사람은성령

에속한것을생각합니다. 육신에속한생각은죽음입니다. 그러나성령에속한생각은생명과평화

입니다.”

로마서8:13 “여러분이육신을따라살면, 죽을것입니다. 그러나여러분이성령으로몸의행실을

죽이면, 살것입니다.”

Page 40: Seize Life 01 호

운동이기독교가사회적으로폐를끼치고있다고판단한이유중에는기독교가

삶의현장에서제역할을하고있지않는다는것이포함되어있다. 실제로그동안

교회는일상생활에서신앙이드러나는부분에대해그다지신경을써오지않았

다. 교회가빛과소금의역할을가볍게여긴결과로안티-기독교운동에직면하게

된것이다.

이제기독교는과거2,000년동안추구했던방향을수정해야할때가되었다.

이제는더이상세상을등지지말아야한다. 창세기1장에서하나님께서첫인류

를창조하시고명령하셨던“생육하고번성하라, 땅을다스리라”는명령을다시

상기하면서참된변화(Transformation)를가지고세상으로나아가야한다. 이제

는일상생활속에서경건을추구하는사람이라야참된경건을추구할수있다. 일

상생활의순간순간마다경건을추구하지않는사람은골방이나기도원에가더라

도참된경건을추구할수없다. 솔직하게말해보자. 일상생활에서세속적인생각

과행실로지내다가갑자기하나님께나아가서기도할수있을까? 하나님께나아

갈수조차없지않았던가? 일상의현장에서경건을추구하는삶자체가참된경

건을추구하는참된기독교다!

하나님과동행했던위대한신앙의인물들은삶의현장에서경건한삶을살았

다. 아브라함은자식을낳고, 재산을관리하고, 유산을남기고, 종들을지휘하고,

아내의무덤을준비하는등평범한일상을살면서하나님앞에경건한삶을살았

다. 야곱도경쟁, 유산의상속, 결혼, 재산, 자녀출산및양육등삶의현장에서하

나님의부르심에응답하며살았다. 다윗도사회적위치, 경쟁, 복수, 애증의관계,

우정, 성공등으로가득차있는삶의한가운데서하나님의마음에합한자로서살

았다. 성경이우리들에게주는가르침은삶의현장이곧하나님과함께하는곳이

라는것이다.

위대한신앙인들의삶이말해주듯이, 삶의현장에서만나는인생의문제들은

신앙을훈련시키는도구다. 그렇기에성경은참된영성이삶의현장에서만들어

진다는것을중요하게가르친다. 경쟁관계, 갈등관계, 또는애증의관계속에서하

나님의다스림을받아신앙인격이성숙할때, 하나님의부르심의목적3)이이루어

지는것이다. 일상생활속에서재산관리와경제생활을하나님의인도에따라할

창간호 2008_6 �

3) Cranfield, C. E. B., Romans, T&T Clark, p.180.

에베소서1:4 “하나님께서는우리를사랑하셔서, 하나님앞에서거룩하고흠이없게하시려고, 창세

전에우리를그리스도안에서택하여주셨습니다.”

Page 41: Seize Life 01 호

때, 이땅을정복하고다스리라는하나님의명령을이루게된다. 이와같이일상

생활의영성훈련을통하여, 죄성으로가득한우리들의내면의삶이변화를경험

하고죄로인해잃어버렸던하나님의형상이회복되기시작한다. 때때로사도바울

은구원을온전히이루라고권하고있는데,4) 일상생활의현장이야말로구원을이

루어가는현장이다. 그러므로참된기독교영성은교회안에서나수도원안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삶의현장에서얻어진다.

일상생활의영성을회복하기위하여하나님의구원을보

다 깊이 이해해야 한다. 즉, 구원의 신학(Salvation

Theology)이천국의신학(Kingdom Theology)으로전환되

어야한다. 구원은우리들이받는것이라기보다, 도래한천

국을받아들이고천국의통치를받는것이다. 천국의통치는

우리들의심령뿐만아니라일상생활의구석구석까지임하

는것이다. 예수님께서이땅에서천국복음을전파하실때의

첫외침은“천국이가까왔다”였다. 세례요한이예수님의길을예비하면서외쳤던

내용도“천국이가까왔다”였다. 예수님께서제자들을파송하시면서전파하라고

하신말씀도“천국이가까왔다”였다. 사도들과함께복음을전했던초대교회의성

도들의복음전파의제목도“천국이가까왔다”였다. 그러므로천국은우리들이죽

은다음에나가는곳이아니라이땅에서부터경험하는것이다. 하나님께순종하

고하나님의통치를받을때, 비록이땅에서살지만사실은천국에살기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들의삶의각영역에서하나님의통치를받을때천국에서살기시작

해서영원한천국에까지영원히살게되는것이다. 그러므로우리일상생활의모

든영역이하나님의통치를받을때, 그곳이바로천국이다. 어떻게하면전도하고

선교할때보이지않는하나님나라를전하고믿게하겠는가? 천국을직접보여줄

수는없다. 하지만천국의통치를받고사는삶을보여줄때사람들은천국을이

해하게될것이며그들도천국백성으로인도될것이다. 다시말해우리들의삶에서

진정한변화(Transformation)가있다면천국이증거될것이다. 그렇기에진정한

변화를보여주고천국의통치를보여줄수있는일상생활의영성이야말로참된신

_일상생활연구��

4) 빌립보서2:12 “그러므로나의사랑하는자들아너희가나있을때뿐아니라더욱지금나없을때

에도항상복종하여두렵고떨림으로너희구원을이루라”

데살로니가후서2:13 “주께서사랑하시는형제들아우리가항상너희에관하여마땅히하나님께

감사할것은하나님이처음부터너희를택하사성령의거룩하게하심과진리를믿음으로구원을받

게하심이니”

참된기독교영성은

교회안에서나

수도원안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삶의현장에서얻어진다.

Page 42: Seize Life 01 호

앙이다. 하나님의구원은우리들이단순히받는것이아니라도래한천국의통치

를받는것이다. 일상생활의영성은예수님이전파하신천국의도래를증거하는

예수의증인들의영성이다.

결론

기독교의역사는이천여년에이르지만, 아직도기독교

는소수의종교이며믿는이들의삶속에서충만하게꽃피

우지못하고있다. 왜곡된기독교의모습중에하나는일

상생활을별로중요하게여기지않는다는사실이다. 기독교가오늘날이러한모습

을가지게된데에는앞에서살펴보았듯몇가지이유가있다. 그러나일상생활의

영성을회복한다면참된기독교영성을회복하게될것이다. 왜냐하면일상생활의

현장은영적인훈련의장이며신앙의성숙을일구어내는현장이기때문이다.

창간호 2008_6 ��

일상생활의영성은

예수님이전파하신

천국의도래를증거하는

예수의증인들의

영성이다.

X

Page 43: Seize Life 01 호

어거스틴과국가권력_ 이단척결을위해국가권력을동원하는것은정당한가?

●이상규(고신대학교교회사학교수)

1. 교회사에서어거스틴의위치

어거스틴(Aurelius Augustine, 354-430)은라틴기독교를체계화시켰을뿐만

아니라중세천년의사상적기틀을마련하고종교개혁의정신적원류가된다는

점에서그의사상은신학적논구에있어서중요한의미를가진다. 특히그는은총

의교리를확립하여‘은총의박사’(Doctor gratiae)라는칭호를얻었고, 예정교리

를취급하여오늘의칼빈주의신학의원조로지칭되기도한다. 사실오늘우리가

말하는칼빈주의신학은이미어거스틴의신학속에드러나있으므로워필드(B.

B. Warfield)는그를“칼빈이전의칼빈주의자”라고부르기도했다. 또그는“역사

철학의아버지”라고불릴만큼역사의의미를정신사적으로파악하는혜안을지

니고있었다. 20세기저명한교부학자인알타너(B. Altaner)는어거스틴에대해

말하면서, “위대한주교아우구스티누스는테르툴리아누스의창조적정열, 오리

제네스의영적풍부함, 치푸리아누스의교회적의식, 아리스토텔레스의예리한

논리를플라톤의높은이상주의와사변에결합시킨분이다. 그리고라틴인의실

용적감각을그리스인의영적유연성에일치시켰다. 그는교부시대의가장위대

한철학가이며, 전교회의가장주요하고도영향력있는신학자이다.”라고평한

바있다.1) 그래서그는서양기독교전통에서중세의토마스아퀴나스(Thomas

Aqunas, 1225-1274)와쌍벽을이루는인물로평가되어왔고, 하르낙은어거스

틴을“사도바울과16세기루터사이의가장위대한기독교지도자”라고불렀다.2)

어거스틴은다양한주제에관한광범위한논설을전개하였고, 그가남긴저술

은엄청나게많다.3) 흔히그의작품은자서전적저술, 성경주석에관한것, 변증론

_일상생활연구�

1) 한국교부학연구회,「내가사랑한교부들」(분도출판사, 2005), 218-9.

2) B. B. Warfield, Calvin and Augustine(Presbyterian and Reformed Pub. Co., 1974), 306.

Page 44: Seize Life 01 호

적저술, 교리논쟁적저술, 경건문학류등으로구별되는데, 이작품을통해어거

스틴은자아인식에서시작하여존재, 진리, 사랑, 하나님인식의가능성, 인간의

본성, 영원성, 시간, 자유, 역사, 섭리, 정의, 행복, 평화등철학적인분야는물론

신앙과이성의관계, 악의문제, 하나님의은총론과예정론, 삼위일체론등다양

한신학적주제를취급했다. 어거스틴의사상중신앙과이성의관계, 악의문제,

하나님의은총론과예정론, 삼위일체론등은가장많은관심의주제였다.

2. 어거스틴과국가권력, Compelle intrare의문제

그러나그도한인간이었고한계와제한이없지않았다. 그는동서방의신학을

천착하고이를종합한인물로일컬어지고있지만그가헬라어를알지못했다는

사실은놀랍기만하다. 그렇다면그가어떻게동방신학을접하고이해했을까? 그

도번역에의존했을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위대한사상가이자신학자

였고역사철학자였다는점은부인할수없다. 그의교회관과성례관은중세기독

교, 곧로마카톨릭교리발전에유효한근거가되었다는점때문에그는개신교

와로마카톨릭양자에의해존경과칭송을받아왔다. 그런데, 어거스틴이라고해

서모든주장이다정당하고다옳은것은아니다.

그의사상에서필자는한가지주제에대해서는이의를제기하고자한다. 그것

이바로국가권력의한계에대한인식이다. 결론적으로말하면어거스틴은이단

징벌에서국가권력이나경찰력을이용할수있다고보았다. 어거스틴는이단투

쟁에있어서국가권력의구속력과강제력을교회에적용코자했다. 이이론을꼼

뺄레인뜨라레(Compelle intrare)라고하는데, 신약성경누가복음 14장 23절에

근거한이론이었다. 즉“주인이종에게이르되길과산울가로나가서사람을강권

하여데려다가내집을채우라.”에근거하여이논리를폈다.4) 즉어거스틴은누가

복음주석에서두동사를사용한다. 즉 'coge intrare'(들어오라고강제하라. 아프

창간호 2008_6 �

3) 어거스틴의사망직후인431-439년에「어거스틴전기」를쓴포시디우스는어거스틴의1,030개의

저서명을열거한바있다. 어거스틴은자신이말년에쓴「재고론」(Retract)에서는427년까지저술

한93개의저서목록을열거했다. 이저서들은교부문헌의최대총서인「민녀라틴어문집」32-47권

에수록되어있으며, 500쪽의책으로환산해도수백권의분량이된다. 이상규, 「초대교회사」(미간

행연구집, 고신대학교, 2005), 111.

4) 마두아의마르실리우스(Marsilius of Padua, c. 1275-1342)는콘질리아운동의한인물로서중세

시대가장주목할만한저서중의하나인「평화의수호자」(Defender of the Peace) 라는책을썼는

데, 그는이책에서종교적인문제에대한강제권사용에대해부정적인입장을취했다.

Page 45: Seize Life 01 호

리카텍스트)와‘compelle intrare'(들어오라고강요하라, Vulgate)를사용하면서

억압의이론을발전시켰다.5) 이것을보면어거스틴이활동했던5세기당시교회

와국가가분리되지않았음을알수있다.

콘스탄틴의기독교공인(313) 이후황제는교회와신앙문제에대한사법권을

행사했고, 공의회를소집하고(325) 정통과이단시비를가리기도했다. 이단자들

에대한벌금, 재산몰수, 고문, 사형등의형벌을가하는것을정당한것으로인식

하고있었다. 핍박받았던도나티스트들(Donatists) 조차도이단을반대하는법과

강제력에도전하지않았다. 단지이런법이자기들의집단에적용되는것을반대

했을따름이다. 교회규율문제(권징의문제)에있어서만정통신앙과다르다는입

장이었고, 그결과로분리주의적인자기들의집단이이단이될수없다는인식이

었던것이다.

어거스틴의이입장은종교적관용이인정되지못한그

시대에서발현된억압의이론이었으나후세에위험한유산

이되었다. 이점은그의언어적한계외에도어거스틴의사

상에나타난한계이다. 이사상을‘위험한유산’이라고말

하는것은후일이단박멸이라는이름으로국가권력의폭력

행사의전거가되었기때문이다. 비록어거스틴이‘정의에

근거한 경우에’라고 한정하였으나, 국가권력을 통해 이단

을억제할수있다는사상은이단박멸에있어서국가권력

의무력행사를정당화했다. 이단자색출과종교재판의이론적근거가되었고, 이

근거에서후일루터는농민전쟁당시농민들에대한탄압을강조하였고, 칼빈도

이근거에서세르베르투스처형을지지하였던것이다.

3. 강제권사상의역사적배경

그렇다면어거스틴의이런사상은어떤배경에서형성되었을까? 그배경은4세

기카르타고와그주변도시에서도나티스트와의대결에서형성되었다. 304년로

마제국의당국자는후일도나티스트로불리는아비티니안기독교인들(Abitinian

_일상생활연구��

5) 게리윌스, 186.

어거스틴의이입장은

종교적관용이

인정되지못한그시대에서

발현된억압의

이론이었으나후세에

위험한유산이되었다.

Page 46: Seize Life 01 호

Christians)을체포했고투옥했다. 관습대로투옥된그들을위해동료그리스도

인들이면회를신청하고음식을공급해주고자했으나카르타고의감독의반대로

성사되지못했다. 카르타고의감독은이들투옥된이들에대한면회를금지시키

고, 그의부제인케실리아누스(Caecilianus)를보내이를저지하게했다. 케실리

아누스는면회희망자들을심하게대하고이들이준비해온음식을뒤엎어버리

기까지무례하게대했다. 아마이것은죄수들에게음식공급을금지한법률때문

이었을것이다. 아비티니안순교자들에대한기록에보면케실리아누스는독재자

보다더무자비했고, 처형관들보다더많은피를흘렸다고기록하고있다.6)

그로부터 7년이지난후인 311년케실리아누스는카르타고의감독이되었다.

카르타고의그리스도인들은7년전의일을기억하고그의감독취임을반대했다.

그리고그를감독으로안수한자중일부는변절자들이었다고주장했다. 즉디오

클레티안황제의박해하에서많은감독이나성직자들은기독교문서를자진반납

하고불사르거나많은평신도들이신앙을버린일이있었다. 그후이들은합당한

회개없이교회로돌아왔는데, 이들변절자들을받아들인교회는참된교회가아

니라고주장하고, 특히배교한전력이있는압툰자의펠릭스(Felix of Aptunga)

가캐실리아누스를카르타고의감독으로안수한것은무효라고주장했다. 그리고

는맨사리우스(Mansarius)를새감독으로옹립하였다. 그런데, 맨사리우스는곧

사망하고 도나투스(Donatus)가 감독직을 계승했다. 이것이 소위 도나투스파의

시원이되는동시에아프리카교회의첫분열이었다.

케실리아누스를지지하는이들과도나투스를지지하는이들간의대립은심화

되었다. 콘스탄틴은회심이후이들간의대립을해소하고자호소하였다. 그러나

도나투스를따르는도나티스트들(Donatists)은 제국이뒷받침된교회를거부했

으므로이들은심각한박해에직면했다. 317년에서321년, 그리고346-348년동

안도나티스트들은재산을몰수당하고감독은추방되고많은순교자들이나왔다.

카르타고에서한교회구성원전원이동시에피살된일도있었다.7) 말하자면기독

교가이교적상황에서박해받은것이아니라기독교의공인이후동료기독교인

들에의해박해를받았고, 제국의공권력이다른신앙에대해경찰력을동원했다

창간호 2008_6 ��

6) Tripp York, The Purple Crown(Herald Press, 2007), 72; Maureen A. Tilley, Donatist Martyr

Stories: The Church in conflict in Roman Africa (Liverpool Universitry Press, 1996), 45-6.

7) Tilley, xvi.

Page 47: Seize Life 01 호

는점이다. 배교자줄리안(Julian the Apostate, 361-363)이통치하는짧은기간

동안 도나티스트들에 대한 관용의 기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누미디아

(Numidia)는도나티스트들의거점이되었고, 이곳에서는도나티스트들이주도적

인집단이었다. 어거스틴이있는히포(Hippo)는기존의교회인카톨릭이도리어

소수집단이었을만큼도나티스트들의세력이우세했다.

이런상황에서어거스틴은도나티스트들과대립하였고, 논쟁하게된다. 도나티

스트들은탄압을받았고, 탄압받던저들은자기들이야말로의로운자들이라고

했다. 이런과정에서나온어거스틴의유명한말이“형벌이순교자를만들지않고

형벌의이유가순교자를만든다.”는말이었다. 이말은고난받고박해받는다고

해서그것이의로움을담보하는것은아니라는의미였다.8) 도나티스트들은박해

하는자가아니라박해받는자라는점에서선지자들과사도들과초기기독교를

계승하는의로운참된교회라고주장했고, 선지자나사도들이나초기기독교는

의를위해박해받았다고주장했다. 그러나어거스틴은고난(박해받음)이기독교

적의의무오한표식일수없다는점을지적했다.9)

이런과정에서배태된어거스틴의이론이Compelle intrare, 곧이단척결에서

의국가권력의개입을허용하게된것이다. 이런점에서어거스틴은비카톨릭

(non-Catholics)에대한제국의강제력에대해기독교적타당성을인정한첫신

학자였다. 어거스틴에의하면, “예수를대적하던바울이예수에의해앞을보지

못하게되었듯이(행9:1-9), 마찬가지로이단들에게매를아껴서는안된다.”고보

았다. 또예수를부인했던바울이육체적징벌로부터치유함을받고앞을보게되

었듯이, 이단들도이런징벌을통해회심으로인도될수있다고보았다. 어거스틴

이이단징벌에있어서경찰력의동원을신학적으로정당화한것은교회의대적

들을죽이려는것이아니라도리어저들을영원한형벌에서구하기위한것이었

다. 말하자면국가권력의경찰력을동원해서라도바르지못한신앙에서돌아서게

하는것이영원한형벌을받기보다낫다는생각이었다. 실제적으로어거스틴은

도나티스트들에게가해지는고문이실제적으로죽음에이르게해서는안된다는

점을끊임없이요구하였다. 원리적으로말할때어거스틴은사형제도는회개의

기회를원천적으로불가능하게한다는이유에서사형제도를반대했던인물이다.

그러나이단징벌에경찰력을동원할수있다는어거스틴의입장은후일카톨릭

_일상생활연구�

8) Paolucci,Political Writings of St. Augustine, 216.

9) Paolucci, 186.

Page 48: Seize Life 01 호

신앙을거부하는자들을사형에처하도록하는것을정당화하는이론으로발전한

것은불행한열매였다.10) 이단이계속적으로그신앙을버리지않는다면다른이

에게이단사상을전파할수없게하기위해생명을빼앗을수있다는논리였다.

4. 그이후의경우

어거스틴의강제권사상은후일교회사에서거듭대두되었고, 이단척결의정

당한근거로활용되었다. 존후스를비롯한중세교회가범한갖은탄압의근거였

고, 16세기에도동일했다. 그한경우가제세례파에대한탄압이었다. 1521년신

성로마제국의찰스5세는재세례파(Anabaptist)를척결하는칙령을발표했다. 물

론이것이재세례파에대한최초의거부선언은아니었다. 그러나이경우는특별

한구속력이있었다. “우리의모교회인거룩한교회의계율을보호하기위하여”

찰스5세의휘하에있는모든관리들은이칙령을즉각적으로수행해야했다.

모든처소와경계지에서저주받은재세례파집단으로부터오염된모든이들은

생명과재산을잃게될것이며, 지체없이최고형벌을받게될것이다. 즉저들의

악한신앙과목적에완강하게남아있거나그악한신앙을계속고집하는이들은

화형을당할것이다. 또재세례를받는모든다른이들도...

재세례파에게동정을베풀거나숙소나음식을제공해도제국의법을위반하는

것이었고, 따라서처벌이불가피했다. 이와같은형사상이나민사상범죄행위가

없이단순히다른신앙이라는이유만으로처벌을받게하는종교문제에있어서의

국가권력의간섭은앞에서도지적했듯이16세기의문제만은아니었다. 또재세례

파에대한문제만도아니었다.

개신교는로마카톨릭을, 로마카톨릭은개신교를향해서칼을쓰기시작했다.

또한로마카톨릭과개신교회는재세례파를향해서증오의칼을쓰기시작했다.

낭트칙령이있기이전까지프랑스에서행해진개신교도들에대한살상은기독교

공동체안에서(within the Christian body) 행해진증오가얼마나깊었던가를보

여준다. 그모든일들이거룩한하나님의이름으로행해졌던것이다.

창간호 2008_6 ��

10) Peter Brown, Augustine of Hippo(Dorset Press, 1986), 241.

Page 49: Seize Life 01 호

교회가교회를대적하고, 그리스도인들이동일한그리스도인들을대항한처절

한대결과피흘림은, 그들이어거스틴의이론을인식했던인식하지못했던상관

없이, 어거스틴에게부분적인책임이있다.

5. 맺는말: 해결책은없을까?

2천년의긴역사를뒤돌아볼때양심과이념, 신앙과신

념의자유를허용하지않는이런국가권력의강제력, 그리

고그로인한폭력은한가지원인에서기인하였다. 초기기

독교의 평화주의 전통을 버렸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는

비폭력의비전(非戰)의평화공동체였다. 그러나4세기를거

쳐가면서기독교는절대평화사상을버리고상대평화주의

를, 상대평화주의를버리고의로운전쟁론을받아들이기시

작했다. 초기기독교의평화주의(pacifism), 그리고평화주

의적이상으로부터의이탈은폭력과전쟁을수용했고, 기독

교회가동료기독교회를향해서, 그리스도인들이동료그리

스도인들을향해서국가권력의강제력을사용하고폭력을

행사하기시작한것이다.

오늘우리의대안은초기기독교회가견지했던평화주의전통을회복하는길이

라고믿는다. 이념, 사상, 신앙, 혹은신조가다르다는이유만으로우리는폭력을

행사할수없다. 이단이라하더라도그이단사상만으로국가권력의제재를받을

수없다. 단지우리는저들을바른교리로일깨우고설득하고바른신앙을회복하

도록도와주어야할뿐이다.

_일상생활연구��

오늘우리의대안은

초기기독교회가견지했던

평화주의전통을

회복하는길이라고믿는다.

이념, 사상, 신앙, 혹은신조가

다르다는이유만으로

우리는폭력을

행사할수없다.

X

Page 50: Seize Life 01 호

샬롬(Shalom)과 웰빙(Well-being)

●강연정(고신대학교기독교교육과교수)

I. 들어가며

희랍의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가인생의목적을‘행복’으로꼽았던것처럼, 인

간행동의궁극적인목적은행복추구를위한것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라고할

만큼사람들은누구나행복을추구하며살아가고있다. 대한민국헌법제10조에

서는“모든국민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 행복을추구할권리를가

진다”는국민의행복추구권을보장하고있다. 이시대한국사회를휩쓸고있는

‘웰빙(Well-being)’열풍을보면얼마나사람들이행복하고만족한상태로살아

가기를원하고있는가를짐작하게하는데, 한국사회의이러한개인적, 사회적분

위기는한편으로는이시대한국인들이얼마나행복하지못한가를반증하는것이

라볼수도있을것이다(이훈구, 1997). 이는과거에비해물질적으로훨씬더풍

요로워지고, 육신적으로편안해졌음에도불구하고, 현대인, 그중에서도특히한

국인들이느끼는행복의지수나삶의만족도의정도가OECD 국가중하위권에

머물고있다는사실만보더라도입증될수있다(국민일보, 2006; 통계청, 2006).

심리학과상담학분야에있어서인간의가장행복하고만족한상태를의미하는

안녕과전인건강과관련된연구들을살펴보면, 안녕과전인건강의핵심적요소로

‘영성(Spirituality)’을꼽고있음을볼수있다. 물론여기에서말하는영성이란

기독교영성만이아니라, 타종교영성및일반적인영성을포함하는다소포괄적

인개념을의미하는것이지만, 여하튼인간의현실적한계를극복하고보다초월

적이고영적인세계를추구하며신과의합일을추구하는개념으로이해되어지는

영성의차원은갈수록전인건강과주관적안녕, 그리고행복의중요한측면이되

고있다(Chandler et al., 1992).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김혜성외공역, 1990)의대, 소요리문답제1조에서

창간호 2008_6 ��

Page 51: Seize Life 01 호

는인간의제일되는목적을‘하나님을영화롭게하며그를영원토록즐거워하는

것’이라고선언하고있다. 이는인간이삶을통해하나님께영광을돌려야할존

재라는것뿐아니라, 하나님을통해공급받는전인적인행복과안녕을누리며즐

거워하는삶을살아가는것이인간의삶의최고목적이라는사실을설명하고있

다. 즉, 이렇게하나님과의관계성을기초로생의최고의목적을이루어가는영성

의삶이야말로그리스도인에게있어서가장행복하고, 전인적으로건강하며, 최

상의만족감과삶의질을느끼게하는삶의모습이라는것을우리는결코부인할

수없을것이다. 그러므로이시대교회는영성을핵심적인요소로하는인간의

안녕과전인건강, 즉인간의가장행복하고만족하며충만한상태인샬롬을계발

하도록도와주며, 전인적인영역에서성장하고성숙하도록지원함으로써, 이시

대의개인과가정, 사회모두의건강과행복및안녕을증진하도록돕는역할을

감당해야할것이다.

II. 안녕(Well-being)과전인건강(Wellness)

1. 안녕(Well-being)의의미

안녕(Well-being)'이란①안전하고태평함②평안, 건강③인사말등으로사

용되는용어로서, 몸이건강하고마음이편안한상태를뜻하며(우리말큰사전,

1992), 영한대사전(1997)에는①만족할만한좋은생활상태②건강하고행복하

며번영하고있는상태, 행복, 안녕, 복지, 복리등을의미한다고되어있다. 학문

적으로는 사회학에서는 복지(Welfare), 생활만족(Life Satisfaction), 삶의 질

(Quality of Life) 등과, 심리학에서는전인건강(Wellness), 행복(Happiness), 몰

입(Flow), 최적 경험(Optimal Experience) 등과, 간호학에서는 전인적 건강

(Holistic Health) 등의개념으로연구되고있으며, 주관적안녕, 심리적안녕, 영

적안녕등과같이세분화하여연구들이활발히진행되어지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 1949)의창립헌장에는“건강이란육체적인질병뿐아니

라, 정신적, 사회적질병도없는온전한상태이다(Health is a complete state of

physical, mentel and social well-being not merely absence of disease or

_일상생활연구��

Page 52: Seize Life 01 호

infirmity)”라며, 전인건강과안녕의개념이긴밀하게연결되어있음을보여주었

고, 이후 1998년WHO 집행이사회에서건강의정의에영적인(spiritual) 요소를

추가하여최종적으로건강(Health)이란‘신체적이고정신적이며사회적이고영

적인웰빙상태’라고정의함으로써, 전인적으로건강하고균형잡힌행복하고만

족한상태를설명하는용어로서‘안녕(Well-being)’을정의하고있다.

Chapman(1986)은영적안녕(Spiritual Well-being)에대해‘인간이신과의바

른관계를설정하고, 사랑과기쁨, 평화를누리며성취하는것을배우고, 자신과

다른사람들이최대한의잠재성을성취하도록하는능력을갖는것’이라고하였

고, Fish와Shelly(1983)는“영적안녕이란인간의궁극적관심사이며, 인간의영

적기본욕구는신과의개인적이고역동적인관계속에서충족될수있으며, 이

욕구들이충족될때에개인의안녕감과온전함을성취하게된다”라고하였다. 여

기에서“영적(spiritual)”이라는것은하나님을포함한일반신(god), 또는인간의

영적본성등을의미하는개념이므로, 기독교적관점에서영적안녕을접근함에

있어서는이개념을분명히하고, 하나님과의관계성을바르게설정하는개념정

립의작업이먼저필요할것이다. 이는전통적인기독교신앙을가지고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있어서하나님과의관계성이삶의가장중요한기초가되며,

안녕의근원이되고있다는것을결코부인할수없기때문이다.

Chandler 등(1992)도영적안녕은영적발달(Spiritual Development)을추구

하는영적안녕의수직적차원(Vertical Dimension)과균형잡힌개방성(Valanced

Openness)을추구하는영적안녕의수평적차원(Horizontal Dimension) 등두

가지의차원을가지고있으므로, 바람직한영적안녕의상태란균형잡힌개방성

을통하여영성의범주를확장시킬뿐아니라, 영적발달을추구함으로써영성의

깊이와넓이를증진시키는것을의미한다. 이는Ellison 등(1982)이영적안녕척

도를개발하면서, 하위척도로하나님과의관계성을측정하는종교적안녕척도

와자신과의관계성을측정하는실존적안녕척도로나누어설명하는것과같은

맥락으로이해되어질수있는데, 즉, 영적안녕의수직적차원인하나님과의관계

성, 곧영적인내연을잘정립하도록노력할뿐아니라, 영적안녕의수평적차원

인영적인범주, 곧외연을확장시켜가는것이한개인의영적안녕상태를증진시

켜가는것이다.

창간호 2008_6 ��

Page 53: Seize Life 01 호

따라서기독교적관점의영적안녕이란‘인간의영적본성(자원, 측면, 특성, 능

력등)이최대한으로개발되도록함으로써, 하나님, 자신, 이웃, 공동체, 자연등

과바르고원만한관계를유지하며, 삶의통합과질서, 조화와평화를이루어가는

전인적건강과안녕의상태’라하겠다. 즉, 영적안녕이라는것은어느한쪽으로

치우치지않고, 수직적, 수평적안녕이삶의관계성가운데균형과조화를이루어

갈때극대화되며, 영적안녕의주요초점은‘균형있는관계성의증진을통한안

녕’에있는것으로정리할수있다.

2. 전인건강(Wellness)의의미

장혜경등(1999)은안녕과거의같은뜻으로사용되고있는전인건강(Wellness)

의의미를안녕(Well-being)과적합성(Fitness)의두개념이포함되어있는것으

로설명하고있는데, 안녕이란육체적, 정신적으로기분이좋으며, 평안한상태를

일컫는다면, 적합성은육체적, 정신적으로어떤생활기능과의적합성여부와관

련된개념이므로, 전인건강은‘한개인이삶의전영역에서생의다양한측면들의

기능을증진시킴으로써, 전인적으로건강하고평안한상태를이루어가는것’으

로정의할수있다.

Witmer와 Sweeney(1992)는 생애 예방과 전인건강을 위한 전인적 모형(A

Holistic Model for Wellness and Prevention over the Life Span)을통해, 전인적

으로건강한개인의특성은전인성의바퀴에연결되어있는생의5가지전인건강

의과제들- 바퀴의중심인영성과함께자기조절, 일, 사랑, 우정등의증진으로

설명될수있으며, 이러한과제들은가정, 공동체, 종교, 교육, 정부, 매체, 산업등

의 7가지생의집단들과역동적으로상호작용하면서전인적건강을증진시키는

작용을한다고주장하였다. 다섯가지생의과제는영성을중심으로, 자기조절의

하위요소들과바깥에일, 우정, 사랑이원형을이루어둘러싸고있는바퀴모양의

모형으로표현되어지며, 다섯가지생의과제를7가지생의집단(forces)들이둥글

게둘러싸고있는데, 지구와우주에서일어나는사건과인식들이그모든것을아

우르고있는전인적인모형을통해전인건강은증진되어진다고보았다.

Clinebell(1992)은그의책『전인건강(Well-Being)』에서영성, 마음과인격, 몸,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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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일, 놀이, 세계등의전인성의일곱가지차원을증진시켜가야한다고

역설하였고, 사랑이없이는인간의전인성이란가능하지않다는것을강조하며

사랑을전인건강의핵심으로꼽고있다. 그는온전한사람의전인건강에는첫째,

자기자신을사랑하는것, 둘째, 타인을사랑하는것, 셋째, 자신의일과놀이를

사랑하는것, 넷째, 지구를사랑하는것, 다섯째, 성령을사랑하는것등이포함되

어진다고 보았다. Chandler 등(1992)의 전인적 안녕 모형(Holistic Wellness

Model)을 살펴보면, 영적안녕은전인건강의 6가지차원(지적, 정서적, 사회적,

신체적, 직업적, 영적) 가운데하나가아니라, 영적차원을제외한5가지차원은

차례로원을이루고있는데, 영적안녕의동심원에속하는영역은영적인요소또

는영역이며나머지영역은인간적영역또는요소인데, 전인적안녕은전인건강

의각영역의영적요소에집중하여이루어지며, 영적안녕의수평적인차원을통

하여확장되어질뿐아니라, 수직적차원인영적발달을추구하면서확장되어진

다. 이외에도Archer 등(1987)은전인건강을“신체, 정신, 영혼을포함하는인간

기능의극대화를위한진술이며과정”으로정의하였으며, Ardell(1988)은심리적,

영적, 신체조절, 직업만족, 관계, 가정생활, 여가시간, 스트레스관리등의8가지

차원으로전인건강을설명하였고, Hettler(1984)는지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

직업적, 영적건강의6가지측면의전인건강모델을주장하였다.

이러한전인건강이론의공통점은영적요소를전인건강의각요소의중심에

배치하는원형또는바퀴모형으로설명하면서, 각요소에영적인영향력을미치

면서전인적영성을증진시키는것으로이해하고있다는것이다. 그리하여이러

한영성을중심으로한전인성(Wholeness)와관계성(Relationship)을기초로하

여전인건강의각척도들이세분화되어지고, 상호연관을맺어상호작용하고있음

을이들의연구를통하여알게되었다.

III. 성경적웰빙, 샬롬(Shalom)

1. 샬롬(Shalom)의의미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김혜성외공역, 1990)의대, 소요리문답제1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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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인간의제일되는목적을‘하나님을영화롭게하며그를영원토록즐거워하는

것’이라고선언하고있다. 이는인간이하나님과의관계성을바르게정립하고살

아가는영성의삶을통해하나님께영광을돌려야할존재라는것과아울러, 하나

님을통해공급받는전인적인행복과안녕을누리며즐거워하는삶을살아가는

것이인간의삶의최고목적이라는사실을설명하고있는데, 이러한영성의삶이

야말로그리스도인에게있어서가장행복하고, 전인적으로건강하며, 최상의만

족감과삶의질을느끼게하는삶이라는것을결코부인할수없다.

이는성경에서말하는평화, 즉샬롬(Shalom)의상태를누리는삶(사11:6-8)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샬롬을감정적차원의느낌정도로생각하거나, 만족스

럽거나행복한감정상태등으로생각하는경향이많다. 히브리인에게있어서, 샬

롬이란‘혼돈(chaos)과소외(alienation)가극복된상태’로서, 하나님께서인간에

게부여하시는‘구원의상태’이며, 동시에인간의‘삶의궁극적목표’로이해될

수있다. 한편신약성경에나타난‘에이레네’(eirene)는히브리어샬롬의헬라어

번역어로써, 전쟁이나무질서와는반대되는개념이며, 더나아가화해와메시야

적구원의개념으로사용되어진단어라고할수있다. 그러므로진정한평화는메

시야를통한진정한화해로이루어짐을설명하고있다고할수있다. 전통적으로

외교상의샬롬의개념은‘전쟁부재상태’로규정하는전쟁없는평화의보전상태

정도의단순하고소극적인차원에서이해되기도한다(신영순, 2004). 그러나샬

롬은이러한이해를넘어서‘모든인간이어떠한상해도받지않는건강하고온전

한상태’, 즉완전함, 질서, 복지, 축복, 정의, 사랑, 해방, 구원과같은행복과번

영, 건강과안정등과같은어떤‘상태’를의미할뿐아니라, 동시에하나의‘관

계’를나타내기도한다. 즉, 샬롬은하나님과인간, 인간과인간, 그리고인간과

자연세계사이에올바른관계를이루는것을뜻한다고할수있다. 그러나적극

적인차원으로평화를이해할때에는이에서더나아가‘구조적인’폭력의부재

상태를의미하는데, 이는지배, 예속, 착취등구조적폭력상태가운데인간의실

존을지켜나가는것을의미한다(윤응진, 2001).

Wolterstorff(1983)는이러한개념들을훨씬뛰어넘어성경적인샬롬의의미를

설명하고있는데, 그는소극적이며적극적인의미의평화의개념을모두수용하

면서도, 즐김(Enjoyment)의차원에서평화의개념의차원을확장시켜, “평화속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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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거한다는것은하나님앞에사는것을즐기는것이며, 물리적환경속에사는

것을즐기는것이며, 그의동료들과함께거하는것을즐기는것이며, 자신과의

삶을즐기는것이다”라고설명한다. Wolterstorff(1983)는샬롬을하나님, 타인,

자연, 그리고자신과의관계라는네가지관계에서올바르고화목한관계를가지

며, 그관계속에서사는삶으로이해한다. 그는개인이자신의권리를향유할수

있는정의(Justice)라는조건을샬롬의필수불가결한조건으로보는데, 이는샬롬

은윤리적공동체가이루어질때가능한일이기때문이며, 더나아가샬롬이구현

되기위해서는다양한피조물들을향한하나님의법이지켜져야하므로샬롬은

윤리적관계를넘어책임의관계로까지나아가기때문이다. 그러므로샬롬은동

료인간과의윤리적관계에서하나님과자신, 그리고창조세계를향한책임의세

계로, 더나아가궁극적으로기쁨을향유하는즐김의차원으로까지확장되는구

조를 갖는다. 이러한 Wolterstorff의‘샬롬’의 사상은 Clinebell의 전인건강

(Well-being)이론의전인적관계성개념과일맥상통하는개념이라할수있는데,

Clinebell은전인건강을통해‘성장’을도모하며, ‘성장’을상담의목표로두고있

다는점에근본적인차이가있다.

2. 안녕과샬롬의핵심개념

1) 영성(Spirituality)

영적존재로창조되어진인간(창2:7; Benner, 1998)의영적측면은신체적, 정

서적, 인지적측면등인간의모든측면을통합하는근본적인힘으로써, 개인의

영적안녕상태를결정하는데중요한역할을하며, 다른측면의핵심적요소가되

고있다(Banks & Rebecca, 1980). 개혁주의영성학자인Rice(1995)가“영성이없

이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영성은 하나님의

‘Spitritus'(생기, 입김, 영)을소유한, 하나님의자녀의본질과속성으로정의될수

있으며, 인간본연의정체성을의미하는것이라고할수있다.

기독교진영에서전통적으로사용해온‘경건’(Piety)이라는용어는기독교신

앙의본질을잘표현한성경적용어임에틀림이없지만, 성경신학적이며, 다소

무겁고성별된의미를나타내는측면이있기에, 예전에서문화, 성도의삶의양식

까지망라하여사용되고있는‘영성’이라는용어를사용하는것이훨씬포괄적이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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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적절하다여겨진다(이경섭, 2005). 경건이라는용어가하나님과의수직적관

계성을강조하는행위와태도중심의다소배타적인용어로이해될수있는측면

을가지고있다면, 영성은인간과하나님과의수직적관계성뿐아니라, 인간과

인간사이의수평적관계성에서비롯되는관계-영성적측면을내포하고있는용

어라고할수있다. 즉, 하나님에대한인간의사랑으로서의영성은이웃에대한

사랑으로서의영성과결코분리되어있지않다는것이다(노영상, 2001).

경건(Piety)을포괄하는용어로서의영성의의미를칼빈신학을통해서도발견

할수있는데, 칼빈(1967)에게있어경건은철저히수직적인관계성을의미하는

데, 하나님에대한경건은인간의삶의스타일을변화시키고, 그것을통해인간은

선행을할수있게된다. 즉, 하나님에대한경건은이지상에서의이웃에대한사

랑의행동과분리되어있지않으며, 이웃사랑을통하여하나님에대한사랑이발

현된다는것이칼빈의주장인데, 하나님에대한수직적경건은자연스럽게이웃

을향한수평적사랑으로뻗어나가야하는것이며, 이러한전부를포괄하는것이

기독교영성의의미라고할것이다.

2) 전인성(Wholeness)

성경적인관점에서볼때, 인간은영혼과육체, 또는영혼과정신과육체등두

세부분의복합체가아니라, 서로분할할수없는복합적통일체로이해되어진다.

성경은인간에대한어떠한이원론적개념도배제하며, 두요소간의위계적구성

개념도 배제하고 있다(Vander Walt, 1997). Dooyeweerd의 양상이론(Facet

theory)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다면적 구조(multidimensional structure)를

가진전인으로이해할수있으며, 15가지양상(facets : 수적, 공간적, 운동적, 물

리적, 생물학적, 심미적, 미적, 논리적, 문화적, 언어적, 사회적, 경제적, 법적, 윤

리적, 신앙적등) 모두에참여해있으며, 이모든양상에있어서통합적으로주체

적역할을하며다면적인통합적일치를이루며살아가는존재이다. 아울러인간

존재의 모든 양상은 인간의 종교적 응집점이라고 하는 마음(Heart) 혹은 자아

(Ego)에응집되며, 인간몸의구조와현세에서의삶과행동은마음에서응집되거

나마음에서통합되고, 마음에서흘러나오는놀라운통전성을드러내고있다(조

성국, 2000).

이러한인간의통전성은인간으로하여금하나님과의근본적인관계와반응으

_일상생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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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서의종교적존재가되게하므로, 인간은그어떤초월적존재를지향하는종교

적삶을살게되는것이다. 그러므로인간은하나님을향하여살게될때, 진정한

통전적존재로서의생을살게되며, 하나님의형상으로서하나님과의관계와인

간상호간의관계, 세상과의관계성가운데통전성을회복할수있게된다. 아울

러인간존재의종교적중심으로서의마음은인간의모든생활이통합되는종교

적중심인동시에인간의근본적인통전성의원리가되는곳이므로, 전인적존재

인인간은삶의다양한영역에서의다면성의특징을보여주면서도통합된전인적

존재로서의통전성을마음의종교적지향과삶의전체성을통하여보여줄수있

어야할것이다.

3) 관계성(Relationality)

‘인간영혼의좌소’라고일컫는마음(Heart)으로부터인간삶의모든것이통

합되고, 구성되며, 작용한다. 이러한관점에서볼때, 인간의영성은마음을통하

여하나님께반응하며순종하는관계성(Relationality)이라고설명할수있다. 그

래서Hoekma(1993)는 '중요한것은인간의생물학적또는구조적측면이아니

라, 전인적인하나님과의관계성'이라고주장하였고, Calvin(1967)은“나의마음

(Heart)을하나님께드립니다”라고하면서영성과경건을토대로하나님께대한

신앙과순종, 그리고헌신을표현하였을만큼, 마음을다하여하나님과이웃을섬

기는영성의실천은관계성을통해드러나게된다.

모든피조물가운데오직인간만이하나님의형상으로창조되었다는사실(창

1:27; 9:6; 약3:9)은인간이책임적, 반응적존재로창조되었다는것을의미하며,

인간이하나님의형상으로반응적삶을산다는것은인간이본질적으로관계적

존재로살아야한다는것을의미(김성수, 2001)하는것이므로, 인간은항상자신

과동료인간, 공동체, 환경, 그리고하나님과의관계속에서살아가는존재로서,

타락과파괴로오염되어있는피조세계와관계들이예수그리스도안에서구속될

수있도록관계를회복해가는노력들을하며살아야한다.

전인성을가진인간이피조세계가운데에서삶의전영역에서관계성을잘맺

고살아가는것이야말로창조세계의문화적명령의수행자로서의사명을다하는

삶이될것이므로, 하나님과의가장본질적인관계를기초로하는자기자신과의

관계, 타인(가족, 이웃)과의관계, 사회(공동체)와의관계, 세상(자연, 일)과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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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전인적관계성가운데전인적영성과안녕을이루어가는그리스도인의삶이

되도록노력해야할것이다(김광률, 2002).

IV. 맺으며

이시대한국사회와교회, 가정, 그리고그리스도인들의삶에있어서사회적

관심의초점이되어있을뿐아니라, 개인적요구와필요를

대변한다고할수있는화두의하나인영적안녕과전인건

강등의주제는이제더이상그리스도인의삶과유리된내

용이될수없다. 이제성경적웰빙인샬롬은그리스도인의

삶속으로스며들어갈수있어야한다. 이시대교회는성경

적웰빙이란무엇이며, 전인적으로건강한상태를추구하는

인간이궁극적으로지향해가야하는것이무엇인지답을

줄수있어야하며, 기독교세계관에입각하여성경적웰빙

이란더이상잘먹고잘사는데국한되는활동이아니며,

기수행, 명상이나요가등초월적정신활동을의미하는개념이아님을가르치고

일깨워주는역할을감당해야한다. 그리하여그리스도인들로하여금하나님과의

관계를기초로, 자신과의관계, 타인과의관계, 사회와의관계, 세상과의관계등

전인적이며성경적영성과관계성에기초한안녕과샬롬의삶을통해일상생활

속에서자신의역할을잘수행하는건강하고행복한 그리스도인의삶을살도록

도와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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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전인적이며성경적영성과

관계성에기초한

안녕과샬롬의삶을통해

일상생활속에서자신의역할을

잘수행하는건강하고행복한

그리스도인의삶을살도록

도와야할것이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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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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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

한국교회의 내적 성숙과 영성 훈련

●노종문(IVP 총무)

지난해12월, [뉴스앤조이]라는인터넷신문에“윌로우크릭교회의진솔한자기

고백”이라는부제가달린한기사가나왔다.1) 이기사의내용은, 미국의대표적인

초대형교회중하나인윌로우크릭교회가교인들을대상으로설문조사를벌인

결과, 자신들의사역에심각한문제가있음을발견했다는것이었다. 그조사결과

를보고하는웹사이트에서는자신들의중요한발견을세가지로요약하고있다.2)

첫째로, 그들은교인들의교회활동의양과그들의영적인성장이비례할것이라

고예상했으나, 둘사이에직접적인상관관계가뚜렷하게드러나지않았다. 둘째

로, 그들은교인들의영적인성장이네단계에걸쳐점진적으로진행된다는것을

발견했다. 셋째로, 설문조사에응한교인들중25%가교회생활속에서자신들

의영적인성장이벽에부딪혔거나, 교회생활이자신의영적인성장에오히려방

해가된다고느끼고있다. 이런조사는비록미국의초대형교회의현실과관련된

것이기는하지만, 오늘날한국의교회에대해서도시사하는바가크다. 목회자들

이당연하게생각하는전제, 즉, 교회가좋은프로그램을만들어서신자들을교회

활동에더많이참여하게함으로써그들을영적으로성장시킬수있다는생각에

뭔가문제가있음을말해주기때문이다. 교인들의입장에서도, 자신이교회활동

에열심히참여하는것이영적인성장에별로도움이되지않는다는사실은매우

큰충격이될수있다.

이연구결과를좀더깊이들여다보면오늘날한국교회가주목해야할몇가

지중요한통찰을발견하게된다. 윌로우크릭교회와마찬가지로모든면에서첨

단을달리고있는한국의대형교회들도사역이뭔가벽에부딪히고있다고느끼

는부분이있는데, 이연구는바로그부분과관련하여어떤실마리를제공하기

때문이다. 나는1990년대이후에한국의대형교회들이이‘뭔가벽에부딪힌느

낌’을가지면서, 그에대한돌파구로서두가지방향을추구했다고판단한다. 첫

1)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406. 2008년6월13일접속.

2) http://www.revealnow.com. 2008년6월13일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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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2008_6 �

째는선교운동이며, 둘째는성령운동이다. 첫번째운동은우리의시선을자신

의영적인성장이라는쉽게채워지지않는내면의갈망으로부터외부로돌려, 복

음이긴급히필요한외부세계의현실을바라보게하는것이었다. 이런시선의전

환은일면성경에명확히드러난선교명령에대한순종으로서건전한측면이있

지만, 해외선교에열심을내어참여하는것이곧교회의내적인성숙을이루는

것이아님을오늘날여러모로확인하게된다. 최근에한국교회가다시한번장

로대통령을낳기는했지만, 여전히교회는한국사회안에서빛과소금의건전한

영향력을발휘하지못하고있고, 한국인선교사들이양적으로증가하기는했지

만, 그선교의내용은전반적으로우리에게결여되었던차원인영적성숙을여전

히담아내지못하고있다.

두번째운동인성령운동은교회성장의돌파구로종종사용되고있으며, 실제

로복음전도에서구체적인성과를거둔교회들의사례도보고되고있다. 2000년

대이후에성령운동은특히치유/은사집회나알파(성령체험을프로그램의일부

로도입한전도운동)와같은운동과연결되면서, 방언체험에지나치게기울었던

지난세기의오순절운동과는조금다른모습으로전개되고있다. 그러나이운동

의핵심도여전히과거의오순절운동과마찬가지로성령체험을통해사람들의

마음에영적인각성(awakening)을일으키는것이다. 그러나이런종류의성령체

험은 (좀대담해보이는주장이지만) 신앙성숙과는직접적인상관관계가없다.

이글의본론에서그이유가분명히드러날것이지만, 90년대에IVF의캠퍼스간

사로활동했던나자신의개인적인경험을돌아보면, 각성의체험이후에제자훈

련이이어지지않을경우, 많은사람들에게그각성은열매없는허무한체험들로

끝나고만다. 초자연적인성령체험들은그리스도인의영적성숙의초보단계에

서‘하나님이살아계시구나,’‘내가정말죄인이었구나’하는인식을일으킬수는

3) 선교운동, 성령운동과함께90년대이후복음주의권내에서진행된또한가지간과할수없는흐름

은80년대이후청년대학생들을중심으로일어난사회참여에대한관심이다. 이흐름은70년대

진보적기독교인들을중심으로이루어진민주화운동그룹의사회참여와는성격이다르다. IVF를

비롯하여80년대학생자발성이강조된복음주의학생운동그룹들은, 복음전도와사회참여가동

반자관계라고선언한1974년복음주의로잔언약을고백적근거로삼고, 교회의사회참여를적극

적으로추구해나가려고했다. 이들은보수교회들의근본주의적이고이원론적인신앙행태를비판

함으로써자신들의정체성을보수기독교로부터분리시켰지만, 진보적인신학을받아들이기보다

는경건주의적이고전통적인신학을고수한다는점에서전형적인‘복음주의적’특징을가지고있

다. 이운동은시민운동단체와비영리단체들을비롯한다양한영역에한세대의복음주의자들을

침투시켰지만, 그들도현재까지는한국교회를내부로부터갱신하는데눈에띄는영향력을끼치지

못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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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있지만, 그런각성자체가반드시좀더성숙한신앙생활, 즉, 일상속에서하나님

과동행하는삶으로자동적으로이어지는것은아니다.3)

이글은한국교회가벽에부딪힌다고느꼈던상황의핵심이, “일상생활의영

성”을길러내지못함으로써신자들이삶의현장에서빛과소금이되기보다는교

회주변만을맴도는생활이되었던것이라는인식에서출발

한다. 그리고이글의목적은한국교회안에서일상생활의

영성을길러내는구체적인방법으로서영성훈련을도입하

는방법을제시하는것이다. 이목적을위해, 먼저한개인의

영적인성장과정을어떻게이해할수있는지살펴보고, 이

어서, 이런영적성장의과정에서영성훈련이어떤중요한

의미가있는지제시하며, 마지막으로, 영성훈련을담아낼

수있는구조로서일대일영성지도와소그룹영성지도의

개념을소개하려고한다.

영적인성장의네가지단계

16세기이후의개신교전통에서는한개인의영적인성장의과정을세부적인단

계들로논의하지않고, 칭의와성화라는말로뭉뚱그려표현해왔지만, 종교개혁

이전의중세전통속에서는영적인성장을일련단계들로설명하려는시도들이많

이있었다.4)오늘날에와서그러한단계들과각단계에대한설명을지나치게표준

적으로수용하는것은큰의미가없다고생각되지만, 그러나조심스러운관찰을

통해그와유사한성장단계들을찾아보는것은유익하다고생각한다. 앞에서언

급한윌로우크릭교회의연구팀도자신들의광범위한조사의결과로신자들의영

적인성장에네가지단계가있다는것을발견했다고주장한다. 이네가지단계는

중세시대로거슬러올라가는전통적인각성(Awakening), 정화(Purification), 조

명(Illumination), 일치(Union)의4단계체계와는그기원이나세부내용이다르지

만,5) 오늘우리의신앙의여정에대해상당히많은것을설명해주는좋은단계구

분이라고생각된다. 그들이제시하는네가지단계는다음과같다.

한국교회가벽에부딪힌다고

느꼈던상황의핵심이,

“일상생활의영성”을

길러내지못하여서신자들이

삶의현장에서빛과소금이

되기보다는교회주변만을

맴도는생활을하는데있다.

4) 유해룡, ⌜하나님체험과영성수련⌟(장신대출판부) 54-65쪽을참고하라.

5) 이전통적인네단계에대해잘정리해주는자료로서는, 로버트멀홀랜드, ⌜영성여행길라잡이⌟

(Invitation to a Journey, 살림) 8장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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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2008_6

1단계: 기독교를탐구하는단계(Exploring Christianity)

2단계: 그리스도안에서성장하는단계(Growing in Christ)

3단계: 그리스도와친밀함을경험하는단계(Close to Christ)

4단계: 그리스도중심적인삶을사는단계(Christ-Centered)

나는이네가지단계를다음과같이조금변형된모습으로제시할수있다고

생각한다.

1단계: 새신자단계–각성(awakening)이일어남, 자신의삶속에서하나님의

임재를깨닫고신앙생활에입문함, 복음의메시지를인격적으로받아들임

2단계: 제자훈련단계–예수님을따르는삶이무엇인지를배움, 성경적가치

관과세계관을받아들이고자신의삶을그내용에일치시키려고노력함

3단계: 일상생활에서하나님과동행하는단계–삶의모든영역에서하나님의

임재를발견함, 하나님에대한지식이하나님을아는지식으로변화됨, 자신의삶

의자리에서하나님과동행함

4단계: 하나님중심의삶을사는단계–하나님과동행하는삶을충만하게경

험하며, 삶의모든영역에서하나님과동행하는삶의양식이형성됨

윌로우크릭교회팀은이렇게네단계의발전과정을살펴본결과, 다수의신자

들이 (응답자의약25%) 2단계에서3단계로진행하지못하고벽에부딪혀있거

나, 또한3단계에서4단계로나아가야한다고느끼는사람들중많은수가교회가

제시하는활동들이자신들에게도움보다는방해가된다고느끼고있음을발견했

다. 이내용은한국교회가80년대제자훈련운동을통해상당한성공을거둔후

에뭔가답답한장벽을느끼고선교운동, 성령운동으로돌파구를찾았던시기를

돌아보게한다. 위와같은영적인성장의네가지단계들을인식한다면, 당시의

해결책이근본적으로방향을잘못잡았던것임을알수있다. 다시말하면, 성령

체험을통해영적인각성을다시일으키겠다는시도는2단계후에다시1단계로

돌아가는것일수있다. 영적인각성이란한마디로하나님의살아계심을다시체

험적으로느껴보는것인데, 이것은개인이일상의삶속에서하나님과동행하는

구체적인방법을제시하고그러한삶을살아가도록 (즉 3단계로나가도록) 돕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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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

데는별로도움이되지않는다. 각성은불신자를전도하는데도움이되고, 결과

적으로영적인신생아들을만들어낼수있지만, 그런일들을이미한두번반복적

으로경험해본기존신자들에게는지난해배운저학년과목을반복학습하는것

과같은일이다. 이말은결코하나님의놀라운은혜의역사를과소평가하는신성

모독적인발언이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은혜는위에서제시한신앙성숙의

네단계모두에서놀랍게경험되는것이기때문이다. 가끔1단계로돌아가그시

절의경험을반복체험해보는것은‘정서적으로’유익할수도있다. 그러나그것

은더놀라운은혜의바다한가운데로나가는신앙의모험은아니다. 오히려앞으

로나아가라는성령의이끄심을거부하는퇴행적응답으로서, 익숙한공간, 익숙

한경험, 안전한장소로되돌아가려는움직임이될수도있다. 이런관점에서나

는한국교회가지금‘부흥’을갈망해서는안된다고생각한다. 부흥은그본질적

내용이영적인각성(awakening)이며, 신앙의입문단계에해당한다. 지금한국

교회는이미1970년대에세계역사에유례가없을정도의부흥을경험했고영적

인유아들이교회마다가득하다. 그러므로지금은다시초보단계로돌아가려하

지말고성숙을향해발돋움하려고애쓸때이다.

한국교회는70년대가파른양적성장을경험하는영적인각성의단계를지나,

80년대제자훈련을광범위하게보급함으로써내적인성숙을향하여올바른걸음

을내디뎠다. 그결과로사랑의교회와온누리교회등제자훈련중심의교회들

이한국교회의주도권을획득하며한국을대표하는대형교회들로새롭게등장

하게되었다. 그렇다면앞으로는어떻게될것인가? 위의신앙성장의네단계는

이부분에서도유익한통찰을제시한다. 첫째로, 한국교회는삶속에서하나님의

임재를경험하려는신자들의내면가득한열망에응답할방법을제시해야한다.

이런열망을담아낼방법을제시하는교회는, 제자훈련다음단계의커리큘럼을

제시하지못하는기존의대형교회들로부터신자들을흡수하며성장하게될것이

다. 이러한열망이존재한다는사실은이미‘영성’이라는키워드가한국교회전

반에나타난것을통해충분히확증된다. 이미대형교회들안에는제자훈련을마

치고여러가지강의들을섭렵한성도들의수가증가함에따라, 어떤교육이든더

이상새로운것이없다고느끼는그룹이생겨나고있다. 이들은초보적인것을반

복하는데어려움을느낀다. 건전한경우에는이들이교회의평신도사역그룹으

로교회의여러가지일들을감당하는중추적인역할을할수있다. 또선교에헌

신하여해외로나아가복음을전파하고교회를세우는일을감당할수도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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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신앙성숙의다음단계로나가고자하는그들의내면적갈증은여전히해결

되지못하고남는다. 이때에도1단계로돌아가거나(예를들어성령체험집회, 치

유집회에참여하는등) 2단계를반복강화하는선택은(예를들어더‘강한’제자

훈련을다시받거나, 어떤문제들에대한더전문적인‘지식’을습득하거나하는)

방향착오이다. 교회는이런사람들에게3단계로나가는길을제시해야한다. 나

는이길이영성훈련이라고생각한다.

둘째로, 교회의대형화는여전히힘을발휘하겠지만, 상대적으로그의미가축

소될것이다. 새로나타나는(영적성장의세번째단계에초점을맞추는) 영성훈

련중심의교회들은각자그들의목표에적합한규모의교회를추구할것이기때

문이다. 교회의대형화는제자훈련(영적성장의두번째단계)을위해이상적인

환경을제공한다. 제자훈련은상당한전문성과인적, 물적자원이필요한사역이

기때문이다.6) 그러므로제자훈련의차원만을보면전문성이나인적물적자원이

풍부한대형교회들이효과면에서절대적인우위를차지할수밖에없다. 그런데

교회가영성훈련사역을잘감당하는데는대형교회의규모가특별히유리한조

건이되는것은아니다. 장차살펴보겠지만, 영성훈련은제자훈련에비하면상대

적으로컨텐츠중심이아니라체험중심이며, 커리큘럼중심이아니라상호관계

중심이며, 영성훈련의장은교회건물이아니라삶의현장이기때문이다.

영성훈련이란무엇인가

위에서나는신앙성숙의세번째단계를‘일상생활에서하나님과동행하는삶

을사는단계’라고말했다. 그리고이부분에서는이러한삶을촉진하는방법이

‘영성훈련’이라고주장하려고한다. 그런데많은사람들의생각속에서일상생활

과영성훈련이자동적으로연결되는것은아니다. 영성훈련이라는말은종종일

상생활과분리된수도원적인삶을떠올리게한다. 이런점에서영성훈련은일상

6) 제자훈련은기본적으로컨텐츠중심의‘학습’이다. 그것은복음은무엇이며, 경건생활은어떻게

해야하며, 교회생활에서신자들의기본적인의무는무엇이며, 성경은어떻게읽어야하는지, 신자

로서가정생활은어떻게해야하는지, 등을전반적으로빠짐없이그리고효과적으로‘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제자훈련의핵심은(물론제자훈련이일대일과소그룹을통해인격적인관계

속에서이루어지는요소도있지만) 내용전달에있다. 그리고그런훈련을수행할수있는리더들을

양성하는데는상당한전문성과자원이투자되어야한다. 또일대일과소그룹외에도대그룹차원

에서유능한강사가탁월한강의를통해전문적수준의교육을제공하지못하면제자훈련의폭발

적인효과를기대할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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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생활과는동떨어진활동으로인식될수있다. 그런데또한가지더욱심각한문제

가있다. 그것은영성훈련이종종엘리트주의와결합하여소수의열심이특심한

사람들의활동이되어버리곤한다는점이다. 즉, 영성훈련을위해고도의자기통

제를요구하는훈련방법을제시한다음, ‘열심히노력하다보면어떤사람은어떤

경지에도달할수있다. 그러나대다수는좌절하게될것이며결국평범한삶을살

수밖에없다’라고말한다면, 그것은하나님의은혜의복음을심각하게손상시키

는것이다. 최근에영성훈련이교회안팎의많은사람들의관심의초점이되고있

지만, 극소수의사람들만이그유익을맛보고있고, 대다수의교인들은그유익으

로부터소외된상태로살아가고있다. 이런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신학적으로

영성훈련에대한올바른이해가필요하다.

먼저영성훈련은무엇이아닌지생각해보자. 무엇보다도영성훈련은영적인

근육강화훈련이아니다. 많은사람들은영성훈련을운동

선수의훈련과비교한다.7) 아마도훈련이라는말을가장많

이사용하는그룹이운동선수들이기때문일것이다. 운동선

수들은훈련을통해고도의기량을발휘할수있게되는데,

그런기량을발휘하는수준에도달하기위해서는매우혹독

한절제와금욕이필요하다. 영성훈련을실행하기위해서

우리는반드시몸을움직여야하고, 몸을어떤규칙속에둠으로써영성훈련을

효과적으로행할수있음은분명한사실이다. 그러나실제로영성훈련의핵심내

용은몸의통제나금욕과는별로상관이없는것이다. 오히려영성훈련은내면의

욕구를충족시키고자하는움직임에서시작되며,8) 몸은그욕구에보통‘자동적

으로’봉사한다. 그러므로몸이라는요소가영성훈련에필수적으로개입하기는

하지만, 그것을극복의대상이나통제의대상으로지나치게부각시킬필요는없

다. 영성훈련을영적인근육강화훈련으로이해할때, 영성훈련은종종은혜의

복음과대치되는율법적요구가되거나, 영적엘리트주의를낳게된다.9)

또한많은사람들이영성훈련을영적인습관을형성하는과정으로이해한다.

스티븐코비의⌜성공하는사람들의7가지습관⌟은습관형성의중요성과효과를

7) 대표적인예로서달라스윌라드의⌜영성훈련⌟(The Spirit of the Disciplines, 은성)을보라.

8) 애들칼훈, ⌜영성훈련핸드북⌟(Spiritual Disciplines Handbook, IVP) 26쪽이하의내용이이를잘

기술하고있다.

9) 영적인엘리트주의의위험성에대해강력히경고하는유진피터슨의⌜현실, 하나님의세계⌟(Christ

Plays in Ten Thousand Places, IVP) 35-48쪽을참고하라.

많은사람들의생각속에서

일상생활과영성훈련이

자동적으로

연결되는것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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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설명해주었다. 이와유사한관점에서영성훈련을이해하는사람들은심리학

의연구결과를인용하면서어떤행위를21일이상반복하면그것이하나의습관

으로자리잡는다고말한다. 마찬가지로영성훈련도처음에는힘들지만그것을

반복하다보면습관이되고편안하게느껴질것이라는말이다. 그런데이런접근

도, 영성훈련의외적인요소인몸의움직임이나습관형성에대해서는뭔가말해

주지만, 영성훈련의내면의역동은전혀포착하지못한다. 예를들어, 개인기도

중에조는사람은일정시간기도하는것이습관이안되어서조는것일수도있지

만, 더많은경우에는하나님의임재에대한심리적저항이작용하고있을수도

있다.10) 그러므로습관형성의관점에서영성훈련에접근하는것도위의경우와

마찬가지로대다수의사람들을실패의경험으로몰아넣는다. 탁월한기량을발휘

하는운동선수는언제나소수이다. 마찬가지로습관을통해자신을잘다스리는

사람도언제나소수몇퍼센트에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어떤사람은영성훈련을제자훈련을대치하는새로운훈련방법

으로오해할수있다. 이것은위에서언급한신앙성숙의4단계에비추어보면그

오류가분명하게드러난다. 제자훈련은초신자들에게그리스도인의신앙생활의

전반적인내용을가르치는것이다. 이부분을건너뛰면그사람은그리스도인의

삶이어떤모습이어야하는지큰그림을가질수없을것이다. 아직도한국교회

의많은신자들이자신의삶이모든영역에서하나님의통치를받을수있다는사

실을전혀모르고있다. 즉제자훈련이전단계에머무르고있는것이다. 신앙생

활에대한이런이해는포괄적이고통전적인커리큘럼을가진제자훈련단계를

거쳐야만생겨날수있다. 영성훈련은이러한가르침을대치하는것이아니라,

그가르침을전제로그가르침을삶속에서실현하는것이다. 제자훈련속에도

영성훈련의일부내용이필연적으로포함될것이다. 그러나대학에서의전공공

부가졸업후에는사회속에서현장중심의실천적지식으로재형성되어야만하

듯이, 제자훈련과영성훈련은각각그목표와성격이다르다. 전자는내용중심

이라면, 후자는적용중심이고, 전자가지식중심이라면, 후자는경험중심이라고

말할수있다.

그렇다면영성훈련은무엇인가? 영성훈련(spiritual discipline)은하나님의은

혜가우리삶에직접적인영향을끼칠수있도록공간을만들어내는신앙실천의

10) 영적체험에서일어나는저항에대해서는제럴드메이, ⌜영성지도와상담⌟(Care of Mind Care of

Spirit, IVP) 5장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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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

형식이다.11) 예를들어침묵기도는침묵을통해, 우리의내면의열망을하나님께

올려드리고하나님의응답하심에귀를기울이는공간을만드는것이다. 영성훈

련은우리와하나님이만나는공간을만들어낸다. 그리고그공간안에서우리가

하나님의임재를경험하게되며, 우리에게는은혜에의한변화가일어난다. 이내

적인역동을들여다보면, 1) 우리의열망, 2) 우리의열망을표현할수있는형식,

3) 하나님의임재, 4) 그임재에노출됨으로써일어나는우리자신의변화등이관

찰된다. 이런내적인역동이일어나는활동은, 수고와노력끝에결실을얻는행

위가아니라, 전통적인신학용어로말하면‘은혜의도구들’이다. 은혜의도구들

은의무로강요되는사항들이아니라, 넘치도록풍부한은혜를우리가다양한방

식으로맛볼수있도록제공되는선물들이며, 그자체가은혜의표현이다. 우리는

너무도자주“기도해야만합니다,”“성경을읽어야만합니다”라는설교를들은

나머지, 기도와성경읽기가은혜의도구들임을기억하는데어려움을느끼는것

인지도모른다. 애들칼훈은고대로부터현대에이르는교회역사에서등장한영

성훈련들62가지를수집하여⌜영성훈련핸드북⌟(IVP)을펴냈다. 영성훈련을새

로운의무들의목록으로생각하는사람들은이책에나오는60여가지의훈련들

을보는순간가슴이탁막힐지도모르겠다. 그러나이모든훈련들은하나님을

만나고자하는우리의내면의열망들을충족시키도록하나님이다양하게마련해

주신메뉴들이다. 이런은혜를공급받는도구들을익숙하게사용하는방법을익

히는것이바로영성훈련프로그램의목적이다.

영성훈련의이해와관련하여중요한것두가지를더언급해야만한다. 첫째

로, 영성훈련은우리의내면의열망에서출발하는것이라는점이다.12) 하나님을

향한사람의열망은여러가지종류가있고, 사람마다때에따라서다른열망을

품을수있다. 예를들어하나님을지적으로알고자하는열망도있고, 하나님을

주위의가난한사람들속에서만나고자하는열망이있을수도있다. 이런열망들

이하나님을만나고자하는진정한열망들이라면, 그열망은성령님께서우리속

에서일으키시는것이다. 우리는그열망을따라서그열망을적절히표현할수

11) 애들칼훈은⌜영성훈련핸드북⌟26쪽에서이와같은의미로영성훈련을설명한다.

12) 많은사람들이자신이별로열망이없다고느끼고있을수도있다. 그러나과연그런가? 그들의열

망없음은강렬한열망들이좌절된이후에생겨난실망감과환멸감일가능성이많다. 그리고그들

의열망이좌절된것은, 그열망이피상적수준의열망, 하나님을향한진짜심층적열망을덮어버

리는가짜열망이었기때문일수도있다. 그런사람들에게는자신의열망을쉽게포기하지말고, 그

열망의이면을더깊이들여다보라고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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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영성훈련을찾을수있다.

둘째로, 하나님이이렇게많고도다양한영성훈련들을제공해주신것은, 우리

가삶의다양한상황속에서결코은혜로부터동떨어진삶을살지않도록하기위

함이다. 군대에서보초를서는초병이나, 밤늦게퇴근하고아침마다출근하는지

하철에서모자란잠을보충하는월급쟁이나, 일주일내내하루도조용한시간을

가질수없는일용직노동자에게도, 그상황에알맞은하나님을만나는길이있

다. 그것이바로영성훈련들이이렇게다양하고도풍부한이유이다. 교회는신자

들이각자다른삶의자리에서하나님의은혜를충분히공급받을수있도록다양

한영성훈련들을가르치고연습하도록도움을주어야한다. 그러므로각각의영

성훈련을경험하고배우는것은자신의상황에맞게은혜의도구들을활용할수

있는방법을익히는것이다.

영성훈련을담는구조로서의영성지도

오늘날교회들은성도들이삶의현장에서하나님과동행하는삶을살도록돕는

일을효과적으로감당하지못하고있다. 앞에서살펴본것처럼, 이러한현재상황

을돌파할올바른방향은성령운동이나선교운동이아니다. 각각은모두중요한

의미가있는것이지만, 지금우리에게긴급하게필요한것은영적성숙의세번째

단계를 담아낼 수 있는 교회 내의 구조이다. 나는 이 구조가 바로 영성 지도

(spiritual direction)라고믿는다. 아래에서는영성지도의개념을설명하고, 교회

의사역에서영성지도를적용할수있는방법을간략히제시하려한다.

영성지도란간단히말하면피지도자의삶속에서나타나는하나님의임재에

주의를기울이며피지도자로하여금그에응답하도록격려하는대화이다.13) 영성

지도에서대화의초점은삶속에서드러난하나님의임재다. 이대화의전제는하

나님의임재가언제나우리의삶을온통가득채우고있으며, 우리가그임재를

느끼지못하는이유는우리의눈이어둡기때문이라는인식이다. 하나님의은혜

가우리와항상함께하시지만, 우리는늘자신만을바라보는자기몰두상태에

있기에우리삶을충만히채우시는하나님을보지못한다. 그러므로지도자는피

지도자의체험을실마리삼아함께피지도자의삶속에서하나님의임재를발견

13) 데이비드베너는개신교심리학자의관점에서영성지도를설명한다. 이책은영성지도에대한개

론서로서매우유용하다. 특히⌜거룩한사귐에눈뜨다⌟4-6장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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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해나가며, 그하나님의임재에피지도자가응답할수있도록격려한다. 하지만

영성지도는한두마디말을통해즉시배울수있을정도로단순하지는않다. 영

성지도는상담이나신학적ㆍ윤리적조언과는달리, 어떤질문에대해바람직한

답을제시하는것이아니다. 영성지도는해결책이나문제에대한답을찾아나가

는대화가아니라, 지도자와피지도자가함께하나님의임재에주의를기울이며

피지도자의삶속에서일어난성령님의움직임을분별해나가는과정이다. 또한,

영성지도에는어쩔수없이심리적인역동들이많이개입한다. 이런면에서지도

자는어느정도영성지도과정에서일어날수있는심리적역동에대한최소한의

지식을가지고있어야만한다.14)

그렇다면, 영성지도와영성훈련은어떤관계가있는가? 앞에서말한것처럼

영성훈련은피지도자가하나님의임재에주의를기울일수있는공간을만들어

내는활동이다. 영성훈련을통해형성된공간안에서피지도자가하나님의임재

에주의를기울일때, 그피지도자에게는하나님체험이일어난다. 영성지도의

대화속에서주로다루게되는것이바로그런체험들이다. 형성훈련은하나님

체험을일으키고, 이러한하나님체험에주의를기울이며대화를나누는동안, 피

지도자는자신의삶을그하나님체험의관점에서새롭게해석할수있게된다.

전통적으로영성지도는주로일대일관계를통해이루어져왔다. 그러나20세

기에 소그룹 역동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지면서 소그룹 영성 지도

(Group Spiritual Direction)에대한관심도높아지고있다. 이소그룹영성지도

는한국교회가구조적으로수용하기에가장알맞은영성지도의방법이라고생

각된다. 소그룹영성지도는그룹원들이서로에대하여영성지도를제공하기위

해소그룹으로모이는것인데, 보통은2주에한번정도두시간정도모임을가지

게된다. 이모임에서멤버들은2주동안한가지영성훈련을실행하고(구체적인

예를들면, 멤버들은매일20분간침묵기도를드리고, 그기도중에일어난체험

을노트에기록해오기로약속할수있다) 그실행결과를함께나눈다. 이소그룹

모임을통해멤버들은서로의체험에귀를기울이고그나눔시간에성령님이서

로를통해말씀하시는바를함께발견해나간다.15)

이러한영성지도를통해신자들이얻을수있는유익은무엇인가? 첫째로, 영

14) 이런내용을다루는기본적인자료가제럴드메이의⌜영성지도와상담⌟이다.

15) 소그룹영성지도의실제사례를세부적으로기술한내용으로서는데이비드베너의⌜거룩한사귐

에눈뜨다⌟6장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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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도는각사람들이자신의삶속에서역사하시는하나님을찾도록도전한다.

자신의일상의삶속에서하나님의임재를발견하는경험이야말로일상생활영

성의출발점이요토대이다. 신자들은이런체험을통해삶의현장에서하나님과

동행하는것이무엇인지를생생하게배우게된다. 이것은성경공부후에보통따

라오는‘삶의나눔’시간과는비슷하기도하고다르기도하다. 그런삶의나눔시

간에는, 사람들이종종자기가경험하고느낀내용을자유롭게풀어놓는다. 그러

나그런모임에서는삶의경험을나눌때에하나님이어디계시는지묻는경우는

거의없다. 하지만영성지도는바로그질문을중심에둔다. 둘째로, 영성지도는

성경공부시간처럼지식이나신학을다루는것이아니라하나님체험을다루므

로, 다양한배경의사람들이평등하게참여할수있다. 성경공부는소수의사람

들이발언기회를독점하기가쉽다. 반면소그룹영성지도에서는모든사람이자

기의이야기를쉽게나눌수있다. 각사람이모두독특한하나님체험을가지고

있기때문이다. 셋째로영성지도는제자훈련을통해배운객관적지식을인격적

으로내면화하는효과를발휘한다. 제자훈련이없다고영성지도가불가능한것

은아니겠지만, 객관적지식과주관적하나님체험이동시에상호작용할때하나

님과의관계가더잘발전할수있다. 그러므로제자훈련으로좋은기초를다진

교회는영성지도를통해더좋은신앙성숙의열매를맺을수있다.

나가는말

하나님의은혜로한국교회는1970년대에놀라운부흥

을경험했고, 80년대에는제자훈련을성공적으로정착시

켰다. 앞으로도교회의사역에서부흥과제자훈련은여전

히중요한자리를차지하겠지만, 한국교회가한걸음더

성숙의길로나가기위해서는, 우리가지금까지배운것

을온전하게내면화하여, 신자들이각자그들의삶의자

리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도록 격려해야 한다.

학자들은각자의학문의영역에서하나님의통치를인식

하고밝혀내야하며, 직장인들은직장생활속에서성령님의인도를받으며하나

님의임재를경험해야하며, 전업주부들은가사노동과자녀양육의과정에서하

나님의충만한은혜를경험해야하고, 학생들은교실에서인격적으로지성적으로

한국교회가

한걸음더성숙의길로

나가기위해서는, 우리가

지금까지배운것을온

전하게내면화하여, 신자들이

각자그들의삶의자리에서

하나님과동행하는삶을살도록

격려해야한다.

Page 73: Seize Life 01 호

_일상생활연구�

그들을준비시켜나가시는하나님을만나야한다. 이렇게일상의삶속에서하나

님과동행하는충만한삶을사는것, 이것이바로일상생활의영성이다. 일상생활

의영성을실현하기위해, 우리한국교회는영성훈련과영성지도에특별히관

심을기울여야한다. 과거에몇몇선구자들과대학생선교단체들을통해제자훈

련이보급되면서한국교회전체그림에커다란변화가일어난것처럼, 이제는영

성지도가한국교회에좀더보편적으로이해되고수용됨으로써, 신자들의신앙

과삶이온전하게통합되는내적성숙이일어나기를소망한다.

부록: 교회에서영성지도와영성훈련을시작하기위한자료소개

영성지도를처음접하는사람들이나, 소그룹영성지도를시작하기위해개론

적인지식을함께공유하고자하는사람들은데이비드베너, ⌜거룩한사귐에눈뜨

다⌟(Sacred Companions, IVP)를보라. 이책은영성지도를소개하는책들중에

서는드물게, 개신교심리학자의관점에서해설하고있다는장점이있다. 또한영

성지도에서일어나는다양한정신적역동에대해배우기위해서는, 제럴드메이,

⌜영성지도와상담⌟(Care of Mind, Care of Spirit, IVP)을보라. 이것은영성지도

자훈련과정에서이분야의필독자료로간주되고있다. 다양한영성훈련들을

소개하고소그룹내에서구체적으로실천할수있는방법들을제안하는자료로서

는, 애들칼훈, ⌜영성훈련핸드북⌟(Spiritual Disciplines Handbook, IVP)이유

용하다. 영성지도나영성훈련에관한더많은자료소개를보려면, 데이비드베

너와제럴드메이가각각그들의책끝부분에제공하는간단한설명이덧붙여진

도서목록들을참고하라.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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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21세기를위한평신도신학」폴스티븐스저/홍병룡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ISBN-10 : 8932830169

본서는평신도와성직자의구분이없는‘한백성의신학’이

라는개념을정립하고사용함으로평신도직의폐지를주장한

다. 또한성직자와평신도의구별이라는이분법적사고는성도들로하여금신앙

공동체내부의삶과일상이분리된이중적인삶을살게한다고주장하며소명과

일과사역에대한고찰을통해우리가현재하고있는‘일’이삼위일체하나님이

하시는‘일’과의협동작업이라고말한다. 본서는평신도의사역을전도나선교

분야에한정하려는태도를비판하며성직주의를초월한사역을통해하나님에의

해보냄받은백성으로써세상속하나님백성의삶을살아갈것을제안한다.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 (ANCIENT-FUTURE

TIME : Forming Spirituality through the Christian Year)」로버트E. 웨버저/이승진역/CLC(기독교문서선교회)

/ ISBN-10 : 8934109378

로버트웨버는하루, 일주일, 한달단위로반복되는삶속에

서일상성에매몰되지않는방법으로고대교회성도들의영적리듬을계승하는

것을제시한다. 즉일년에걸친영적순례로서교회력을사용하는것이우리의

믿음과공동체의형성에큰도움이될것이라말한다. 이책에서로버트웨버는

교회력의각절기에맞는성경적인주제들과예전적인전통을다시금복원하고

소개하면서우리의신앙의이정표를제시하고있다. 유용한도표들과기도문들,

숙고를위한질문들, 그리고참고자료목록이제공된다.

Page 75: Seize Life 01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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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만이내집은아닙니다」폴마샬저/김재영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ISBN-10 : 8932820422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동시에인간의모든업적과더불어세상이앞으로멸

망할것임을경고하는가르침이극단적으로득세하는세태는하나님의창조세계

에서성도의지위를축소시킨다. 본서는그러한그릇된생각때문에오늘날많은

그리스도인들이하나님의창조세계를지탱하고양분을주고새롭게해주며, 그

안에서살아가야할신성한책임을기피하고있다고주장한다. 저자는하나님의

세계에서우리가하나님의백성으로살아가면서지녀야할영적인방향성에대한

간략한개관을제공하고있다.

「월요일을기다리는사람들」윌리엄딜저/이종태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ISBN-10 : 8932820341

철강회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후 평신도 운동 단체인

Coalition for Ministry in Daily Life Riverbend Resource

Center의대표로활동한저자는오랜직장생활경험을토대로, 사람들을사로잡

고있는일중독, 탈진, 안정및권력에대한집착등의문제와그배후에존재하는

‘정사와권세’의실체를예리하게분석한다. 또한경쟁, 타협, 생활양식, 시민의식

등평신도들이고민하는문제를분석하고해결책을모색하고, 평신도들이참여할

수있는수련회와사역모임을위한지침도소개한다.

「일과예배」벤패터슨저/김재영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ISBN-10 : 8932820260

주일이면교회에나와찬양과감사를드리는경건한그리스도인이직장에서는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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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하며근심하는사람이된다. 많은사람들이‘일’과‘예배’를

별개의것으로생각한다. 그러나저자는일이세상에서하나님

을섬기는것이라면, 예배는성전에서하나님을섬기는것이라

고말한다. 본서는이두행위가모두하나님께드려지는제사

임을역설하면서, 직업과소명의식, 안식일, 성례, 성육신등

일과예배와연관된다양한주제들을다루고있다.

「하나님의모략」달라스윌라드저/윤종석역/복있는사람

/ ISBN-13 : 9788995101414

이책에서달라스윌라드는예수의가르침의참된본질을파

헤침으로써“불가운데구원얻는”식의사고방식을논박하며

(그토록내세로만귀속시키려는) 하나님나라의삶이, 실제로지금맛볼수있는

것이라주장한다. 만족스런내생은보장하지만지금여기서의삶에전혀영향을

미치지못하는그런믿음은피상적인“소비자기독교”와“광고문신앙”에지나지

않는다고주장하는이책은우리실존의모든영역을향하신하나님의구체적인

관여하심을설득력있게역설함으로써신앙관과제자도, 인생의목적에대해성

경적원리와실제적인지침을제공해준다.

「일상생활속의그리스도인」로버트뱅크스저/한화룡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ISBN-10 : 8932820155

본서는저자가신학과일상생활을접목시키겠다는의도로

다양한직업에종사하는신자들의연구모임에직접참여한

경험을바탕으로저술되었다. ‘신앙은과연생활의어느영역에까지뿌리내려야

하는가? 그리고어떻게해야신앙과삶의온전한통합이가능할까?’와같은질문

에저자는업무, 출퇴근, 쇼핑, 스포츠등일상적인활동은물론수면과같은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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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적인상태까지도신앙과통합될수있다고주장한다. 그리고전문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신학의울타리에서벗어나일반성도들이일상에서접하는문제들

을좀더구체적으로다루라고촉구한다.

「현대인을위한생활영성」폴스티븐스저/박영민역/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ISBN-10 : 8932820228

본서는저자가다른책에서다루었던다양한주제들을영성

이라는관점으로재조명한다. 저자는삶속에서의일곱가지

주제(노동, 가정, 이성관계, 형제관계, 홀로있음, 이웃관계, 안식)를다루면서,

각영역에서영적으로사는것이무엇을뜻하는지이야기하고있다. ‘현대를사는

그리스도인의일상적삶’과‘영성’이라는주제를적절하게결합하여, 가장평범

한삶속에서하나님을만나고영적으로성숙하게되는길을보여준다.

_ 홍정환(일상생활사역연구소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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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사역연구소사역소개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일상생활자체가하나님께드리는예배요사역(service)”이라는관점과보냄받

은곳이어디든지사역의현장, 선교의자리라는보냄받은존재의식(missional

identity)을고취하기위해①일상생활사역을위한신학적인틀을다지고일상생

활에대한제학문간연구를섭렵통합하며②구체적인삶의현장속에서주되심

과예배하는선교적인삶(missional life)을살수있도록하는다양한영성훈련을

연구발굴제공하며③실제적인삶으로서사역의사례를발굴하고나누며개별

생활영역의네트워크를통해상호도전과격려를함과동시에지역교회나주변의

그리스도인들도이런관점을갖고살도록도전하는연구소입니다.

I. 연구소비전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비전은다음과같습니다.

1. 신앙과삶이통합된그리스도인

2. 생활현장에서선교적삶을사는그리스도인

3. 평일의삶을구비시키는성경적교회

4. 일터, 삶터, 교회, 사회전체의변화와하나님의통치

II. 연구소사역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다음과같은사역을합니다.

1. 연구사역

①일상생활신학연구, 강연, 세미나

②일상생활관련학제간연구

③정기연구지 (日常生活硏究) 연2회(6월, 12월) 발간

2. 교육·훈련사역

①Missional Life Training

창간호 2008_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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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상생활연구��

②ETT(Experiencing The Trinity) 신학훈련

③Marketplace Ministry Training

3. 자문·협력사역

①일상생활사역관련자문제공

②유관단체및운동과의협력

4. Missional Church Movement

5. Action Group Movement

- TGIM 운동(평일의영성을선언하고살아내는사람들의모임)

6. Glocal & Network Ministry

- 지방과지역중심의수평적네트워크사역, 국제적네트워크사역및홈페이지를

통한온라인네트워크사역을통하여일상생활사역신학, 영성, 운동확산

III. 연구소조직

1. 소장: 지성근2. 기획연구위원: 정한신3. 연구원: 김종수(자료개발부)4. 웹메니저: 엄태영5. 객원연구원: 홍정환, 이광욱

[ 부산오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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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生活硏究원고투고안내「 (日常生活硏究)」는‘일상생활사역’에대한학문적성과를결집

하고이를확산, 보급하기위한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정기연구지입니다.

1. 원고투고자격정기연구지 (이하‘정기연구지’)에원고를투고

할수있는자는일상생활사역연구소(이하‘연구소’)의연구위원및연구원을원

칙으로하되, 본연구소의비전과사역취지에동의하는자중연구지편집위원회

의승인을얻은자도원고를투고할수있습니다.

2. 연구지발간일자정기연구지는연2회발간하며, 발간일은매년6월30일, 12월31일입니다.

3. 원고투고기간원고제출자는원고파일을원고마감일까지연구소로제출해야합니다.

4. 원고의분량원고의분량은한글워드프로세서를사용하여, A4 편집용지기준상하여백각각

20, 15, 좌우여백30, 글자크기10point, 행간160으로하여4-6매내외로합니다.

5. 원고작성방법원고의작성방법은원칙적으로투고자의자율에의합니다. 다만, 논문형식의원

고를작성할때에는소정의각주를표기하여야합니다. 이때각주의표기방법도

투고자의자율에의합니다.

6. 원고의심사투고된원고는연구지편집위원회의소정의심사를거쳐게재여부를정할수있습

니다. 본연구소의비전과사역취지에상반되는원고는편집위원회의결의로게재

를유보하거나수정게재를요구하거나, 반려할수있습니다.

7. 전자출판정기연구지의출판은인쇄본과전자출판을병행합니다.

원고제출자는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정기연구지에게재한논문기타원고를

인터넷, CD-ROM 기타모든전자적매체에의한전송및배포할권리를보유함

을인정하며이에관한별도의금전적권리를주장할수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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