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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3층 [email protected] 02-6401-0514 42 기획기사 - 군사기지와 이웃하여 산다는 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아시아의 평화 오키나와 반기지 운동과 주민들 필리핀, 미군기지의 화려한 귀환 두레방 활동으로 본 기지촌 이야기 관광지와 전쟁기지라는 두 가지 얼굴의 괌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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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7 3층 [email protected] 02-6401-0514

42

기획기사 - 군사기지와 이웃하여 산다는 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아시아의 평화

오키나와 반기지 운동과 주민들

필리핀, 미군기지의 화려한 귀환

두레방 활동으로 본 기지촌 이야기

관광지와 전쟁기지라는 두 가지 얼굴의 괌

Page 2: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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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전쟁없는세상 42호 소식지

차례

소식지를 내며 Editorial 1

평화주의자 노트 Essay

<비폭력 캠페인을 위한 안내서> 출간 후기 2

삼성물산 앞 직접행동 재판 최후진술문 5

체험, 삶의 현장! <서울남부구치소 여자사동편> 8

기획기사 Special

Intro - 군사기지와 이웃하여 산다는 건 15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아시아의 평화 16

오키나와 반기지 운동과 주민들 26

필리핀, 미군기지의 화려한 귀환 32

두레방 활동으로 본 기지촌 이야기 38

관광지와 전쟁기지라는 두 가지 얼굴의 괌 45

리뷰-책&영화 Review-Book&Movie

이것은 거부가 아니다, 이들은 영웅이 아니다 52

기획연재

게임과 평화 - 선택과 후회, 브레이드(Braid)의 사례 59

가람이의 좌충우돌 세상읽기 22화 64

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 칼을 쳐서 보습을 65

효웅의 꾸잉꾸잉 70

재정보고 Report

후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78

Page 3: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소식지를 내며

용석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지난 계간지를 세월호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세월호에 관해서 밝혀진

것은 없고 의혹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습니다. 최근에 일어난 윤일병 사건은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습니

다. 언론에서는 “전국민이 병역거부 운동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할 정도

로 군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반갑지만 다른 한편으

로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군대의 문제점을 살피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제대로 문제점을 살펴보고 근본적인 처방을

내리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 밖에서도 비극적인 일은 계속 됩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한 폭격

으로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전쟁이나 갈등

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학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여러 행동이 진행중입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이스라엘 대사관 근처에서 규탄 집회가 열리고, 이스라엘 대

사관 앞과 외교부 앞에서 릴레이 일인시위도 진행 중이니 많이 참석해 주

세요.

이번 소식지에는 지난 호에 이어서 전쟁없는세상 활동 회원 세미나를

정리해서 담았습니다. 지난 호에는 각국의 군사제도를 다뤘는데, 이번에

는 군사기지, 특히 미군기지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의 인

권침해를 다뤘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정말 간절히 기원합니다.

소식지를 내며

Page 4: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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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캠페인을 위한 안내서>출간 후기 구로 | 비폭력 트레이너 네트워크 망치 활동가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

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한 로사 파크스(Rosa

Parks)는 어느 날 우연히 백인의 자리에 앉았던 것이 아니었다.

‘한 개인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녀는

이 행동을 위해 오랜 기간 트레이닝을 받고 준비해 온 활동가였

다. 결국 이 행동은 380일이 넘는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으

로 이어졌고, 미국 민권 운동의 발단이 되었다.

-<비폭력 캠페인을 위한 안내서> 중에서

전에 비폭력 연구가 진 샤프(Gene Sharp)의 삶과 운동을 다룬 다큐를

번역하는 작업을 했었다. 전세계 40개의 언어로 번역된 그의 저서 <독재

에서 민주주의로(From Dictatorship to Democracy)>가 정작 한국에서는

번역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소개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황망한 기분이

평화주의자 노트

Page 5: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3평화주의자 노트

들었다.

그리고 <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안

내서 Handbook for Nonviolent

Campaigns> 번역을 제안 받고, 작업

을 진행하면서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진 샤

프를 비롯하여 비폭력에 대한 소개,

전 세계 다양한 비폭력운동의 사례들,

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실질적 도구 등

이 총망라 되어 있었다.

번역을 맡았던 우리들은 좀 더 욕심

을 내어 씨드포체인지(Seeds for Change)에서 만든 <사회운동조직의 갈

등, 어떻게 다룰 것인가>, 커먼액션(Common Action)에서 나온 <사회변

화를 위한 협동게임> 소책자를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Handbook for Nonviolent Campaigns>을 출간한 전쟁저항자인터내

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은 1장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안내서의 일부분을 복사해서 번역하거나

각자의 그룹에 배포했으면 한다.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각색을 해

도 상관없다. 제9장은 이 안내서나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웹사이

트에서 발견한 것들을 어떻게 각각의 실정에 맞게 고칠 것 인지에

관한 조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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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번역을 마치고 한국 상황에 맞는 재구성 작업과 한국의 비폭력

운동 사례연구, 미디어활용 등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였다. 320 페이지의

이 책이 비폭력을 오롯이 담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폭력 캠

페인과 직접행동에 대한 우리들의 갈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리라 믿는

다.

비폭력 트레이너 네트워크 ‘망치’는 올해에도 ‘평화캠프-초심자를 위

한 비폭력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다. 평화캠프에 참여하게 된다면 민주

적인 조직운영, 운동의 전략화, 비폭력 직접행동 준비하기와 같은 안내서

보다 더 심도 깊은 비폭력 도구들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안내서를

읽고 많은 이들이 평화캠프에 참여했으면 한다.

마지막 문단은 책 서문의 일부로 대신하고자 한다.

‘우리의 운동 방식은 그 자체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의 반

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

들고자 하는 사회의 반영으로서 비폭력운동이 기존에 우리가 큰

문제의식 없이 답습해왔던 운동 방식의 대안으로 무한한 가능성

을 품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

람들의 고민과 노력이 모여 드디어 한국어로 된「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안내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Page 7: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5평화주의자 노트

삼성물산 앞 직접행동 재판최후진술문

오리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존경하는 재판장님

오늘은 여느때완 다르게 호송차를 타고 재판에 오는 특별한 경험을 했

습니다. 손목을 통해 느껴지는 수갑의 찬 기운이 저의 행동이 지금 실정법

하에서 어떤 위치에 와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현재 남부구치소에서 노역수로 복역 중입니다. 감옥에서 신참은

참 호기심의 대상입니다. 심지어 원하지 않아도 손금까지 몽땅 다 까발려

지니까요. 당연히 상대적으로 멀쩡해(?) 보이는 제가 어떤 숨겨진 사연을

가지고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됩니다.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다 벌금을 받았다.'고 얘기를 했더니 그 뒤로는 아주

이야기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제주에 해군기지를 짓느냐며 놀라움을 표

시하기도 하고, 그것도 몰랐냐는 핀잔이 뒤따릅니다. 곧 이어 근데 왜 그

평화주의자 노트

Page 8: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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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반대하냐, 우리 나라는 이래서 문제다, 북한이 어떤 놈들인데 등등….

지난 수년간, 정말 수도 없이 들었던 아주 익숙한 얘기들이 오고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좁은 방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해서 그런지 저에게

꽤 동정적인 얘기들도 들립니다. 그래 우리 나라는 복지도 별룬데 그 큰

기지를 새로 짓는 것은 좀 그렇지, 아무리 정부정책이라도 반대할 건 반대

해야지, 얘같은 사람들 덕분에 우리나라가 그나마 살기 좋은 나라가 된 거

야, 그럼 견제세력은 있어야지….

같은 방을 쓰는 언니들은 저더러 힘은 쥐뿔도 없는데 소신만 강한, 자신

들과는 틀리게 나랏일(?) 하다 들어온 희안한 재소자라 부릅니다. 물론 저

희 엄마를 불쌍히 여기면서 오늘 재판에선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고 얼른

나가라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삼성물산 앞에서의 시위가 적법한 테두리 내에서, 제주의 현재 상

황을 알릴 수 있는,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가장 효과적인 행동이라 확신

했습니다. 당시 제주 강정마을은 3월 초부터 계속된 구럼비 바위 발파로

초토화되어 있었지만 제주의 몇몇 언론을 제외하고 다른 전국의 미디어들

은 거의 이 사실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저 멀리 바다건

저 제주 강정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의 사람들이었지만 정작 그 정책을 결

정하고 명령을 내리며 집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기 때문입니

다. 제주 강정마을 사람들의 고통, 제주 자연환경의 파괴는 모두 서울 및

본토에서도 낱낱이 알려져야 하며 그에 따라 서울 및 본토의 사람들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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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평화주의자 노트

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시위는 저희가 애초에 의도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이 자리에 서있지도 않았겠지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삼성 에스원 직원 개인들의 탓으로 이 모든 것을 돌리려는 것은 아

닙니다. 당연히 직원들 메뉴얼이 있었을 것이고 윗선의 명령도 있었을 겁

니다. 하지만 재판장님, 이들은 공권력이 아닙니다. 공권력도 아닌 사설용

역이 시민들에게 욕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고 밀치고 위협을 하며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가 경찰이 허가한 장소와 시간에서 경찰의 차벽에 둘러싸여, 아무도 그 안

에서 무슨 시위를 하는 건지 모르는 그런 종류의 시위를 지칭하는 것은 아

닐 것입니다. 행동의 종류와 시간, 장소를 막론하고 가능한 온전하게 향유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5월 23일

재판 경과

7월 25일 소위 삼성페인트재판 선고공판이 진행되었고 6명의 피고인들

에게 건조물침입 무죄, 업무방해 무죄, 공동재물손괴 일부 무죄가 선고되

었습니다. 재판부는 집시법과 공동재물손괴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5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현재 항소심을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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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삶의 현장! <서울남부구치소 여자사동편>

여옥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감옥갈 때 뭐 준비해야하지?”

“응? 내가 병역거부 준비하면서 처음 감옥 얘기 들은 게 너였거든? 나

는 어떻게 할지 너한테 물어보고 준비했는데,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

하니.”

듣고보니 그렇다. 나는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감옥

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고, 200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감자 지원활동

을 해왔던 터라 감옥생활에 대해 나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내가 병역거

부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 해왔던 수감생활 이야기가 드디어 실전이

된 것이다.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어떤 액션을 기획하고 준

비하고 실행하는 것에 이어,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따라오는 과도한 책임의

문제를 드러내고 알리는 것, 즉 재판을 받으며 법정에서 우리가 한 행동의

평화주의자 노트

Page 11: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9평화주의자 노트

정당성을 주장하고 부당한 결과에 항의하는 것과 엄청나게 부과된 벌금의

문제를 알리고 모금을 하는 것 역시 액션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해

군기지반대운동에 부과된 3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벌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아니 몇 명의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들이 받은 벌금이라도 모으

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알리고 호소할 어떤 사건이 필요했다. 메시지를 드

러내기 위해 ‘수감’이라는 방식이 필요하다면, 전없세 활동가들이야말로

잘 트레이닝된 적임자라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이런저런 합의과정과 일정조율 속에서 9일간의 노역을 서울남부구치소

로 다녀오게 되었다. 제대로 감정이입을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

만, 그동안 해오던 수감자지원활동의 ‘수혜자’가 되어보며 실제 겪어보는

감옥생활은 마치 오랜기간 준비하며 책으로만 보던 여행을 직접 떠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법은 어렵지 않아요. 법은 불편하지 않아요. 법은 우릴 지켜주어요 ”

제주 해군기지 운동을 알리고, 활동가들을 벌금으로 옥죄려는 것에 저항하기

위해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형을 살기로 결정한 평화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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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가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에 모두들 일어나 이불을 개

어 정해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는다. 서둘러 세면과 청소를 하고 기상점

호를 준비한다. 번호로 인원을 점검하고 인사를 하고나면 식수가 들어온

다. 뜨거운 물에 모닝커피와 과일을 나누어먹고 아침식사 배식을 준비한

다. 아침을 먹고 정리를 마치고 오전 점검을 하고나면 본격적인 하루일과

가 시작된다. 면회를 가거나 운동을 나가기도 하고, 일주일에 두 번 다같

이 온수 목욕을 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티비나 책을 보고, 편지를 쓰고, 빨

래도 하고, 몰래 낮잠을 자기도 한다. 식사시간을 기다리며 미리 요리도

한다. 4시쯤 편지가 들어오고, 오후점검 후에 저녁식사를 하고 씻으면 하

루일과가 마무리 된다. 8시에 이불을 편 채로 티비를 보고 9시에 방송이

나오면서 불이 살짝 어두워지면 취침을 한다.

감옥에서 보내는 하루일과는 거의 비슷하겠지만, 다들 각자 자기만의

징역을 산다고들 한다. 어떤 사람들과 지내는지에 따라 실제로 느끼는 징

역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내가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여자사동

은 원래 분위기가 다른건지, 그동안 들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경험들을 했

다. 우선, 내가 지내던 2상9방에는 서열이 없었다. 설거지 순번을 정해놓

기는 했으나 다들 서로 나서서 하고, 나같이 방법을 잘모르는 애(?)들은

그냥 빠지라고 하기 일쑤였다. 미안한 마음에 뭔가 도와보려고 기웃거리

다 밥상이라도 닦으면 잘했다고 칭찬을 들었다. 좁은 방안에 살림하는 여

자들이 모여살다보니 화장실 청소도, 방청소도, 간식준비도, 요리도 그때

그때 시간나는 사람이 했다. 잔소리하는 엄마와 이모들과 함께 사는 느낌

이었다. 어쩌면 이건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여자들끼리 모여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함께 드라마를 보는 시간과 간식시간에는 피해갈 수 없는 대화가 시작

Page 13: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1평화주의자 노트

된다. 더 먹어라, 잘먹어야 버틴다, 왜 결혼은 안했냐, 돈은 받고 그런일

하는거냐, 부모님이 걱정하신다 등등 불편한 질문들을 들어야만 하는 시

간들은 종종 있었다. 사실 따지고보면 오랜만에 만난 친척어른들이 하시

는 질문과 별반 다를바 없는 얘기이기도 했다. 편하지는 않은 시간이었지

만,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결국엔 고개끄덕이며 걱정을 해주

셨다. 본인들과는 다르게 자기 신념에 따라 들어온 것이 대단하다는 이야

기를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밥을 주고, 정해진 공간 안에서 함께 지내기 위한

규칙들이 있고, 크게 문제가 되지않는 선에서 규칙을 넘나드는 일탈을 시

도하기도 한다. 방의 봉사원 언니는 방 사람들이 잘내는지 무슨 문제는 없

는지 주임과 이야기를 나누고 봉사원회의에서 문제점에 대해 건의를 하

기도 한다. 무슨 일이 있으면 보고전을 써서 주임한테 알리고 주임을 통

해 모든 일이 해결된다. 사동 주임은 내가 어쩌다가 여길왔는지, 밥은 잘

먹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계속 확인하고, 봉사원 언니는 이불개는 방법부

터 영치품 구입까지 감옥생활의 일상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었다. 이러

한 일련의 모습들은 ‘학교’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담임선생님과 반장,

그리고 정해진 일과시간들과 교칙…. 학교를 겪어낸 사람들이라면 감옥이

별로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감되어 있는 동안에 삼성물산 앞 퍼포먼스건 재판이 열려서 출정을

나갔다. 방 언니들이 지루할지 모른다며 사탕을, 혹시 울지도 모른다며 휴

지를 챙겨주었다. 아침일찍 머리를 감도록 망도 봐주었다. 늘 보기만 하

던 호송차를 직접 타고 갇혀있던 건물을 벗어나는 것은 반복되는 일상 중

에 신선한 경험이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출근길의 풍경은 그동안 봤던 것

Page 14: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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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중앙지방법원 지하의 재판 대기장소 분위기

는 약간 음침하고 어두웠다. 게다가 오리와 나는 공범으로 분류되어 다른

공간에 나눠져 대기했다. 내가 대기하던 방에는 서울구치소에서 온 여자

재소자들이 함께 있었는데 감옥에서 출산을 해서 갓난아이를 키우고 있

는 아기엄마도 있었다. 재판시간이 되어 법정으로 올라가니 재판을 방청

온 친구들의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머리는 푸석하고(샴푸는 있지만

린스는 없다) 민낯인 상태로(로션은 있지만 비비크림은 없다) 오랜만에 사

람들 앞에 서서 피고인신문과 최후진술을 하려니 민망하기도 했다. 재판

끝나고 나가는 길에 수의를 입은 우리를 본 판사는 좀 안타까운 듯 안부

를 물어보기도 했다. 점심시간에 걸린 애매한 재판 시간 때문에 오후 재판

이 모두 끝날 때까지 돌아가지 못가고 지하에서 대기해야했는데, 아무것

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앉아서 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내 방이라

고, 얼른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남부구치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함께 출정을 다녀오며 재판을 방청했던 교도관은 우리

에게 “오랜만에 영혼이 맑은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했다. 사동 주임은 오

늘 목욕하는 날이었는데 못한 것을 확인하더니 점검 전에 잠깐 온수목욕

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방 언니들은 점심밥도 따로 남겨두고 언제

오나 계속 기다리다가 너무 안와서 혹시 무슨일 생겼나 걱정했다고 했다.

표정들을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감옥도 역시 사람사는 곳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대로 후원금은 잘 모이고 있는지, 홍보는 잘 되는지, 언론의 반응은

어떤지, 상근자들이 모두 비운 사이 사무실은 별 일 없는지, 나눠 맡은 역

할은 잘 하고 있는지 등등 그런 바깥의 소식들이 궁금했다. 다행이도 거의

Page 15: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3평화주의자 노트

매일 면회 와준 사람들과 계속되는 편지 덕분에 바깥의 소식들을 전해들

을 수 있었다.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다. 감옥 안에 있는 사람보다 밖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더 고생이라는 것을. 안에서 맘편히 잘지내고 있는 줄도

모르고(잘있다고 해도 믿지않고) 걱정하고 마음쓰고, 연락돌려 면회조직

하고, 여기저기 인터넷서신 홍보하고, 안에서 요청한 것들 처리해서 알려

주고, 걱정하는 다른 사람들한테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할 수 있는 일

도 알려줘야했을 것이다.

나는 감옥 안에서 오히려 더 잘자고 잘먹고 잘지냈다. 아마도 정해진 짧

은 기간에 고민없이 주어진 것만 하면 되는 상황이 마음편했던 것 같다.

오랜시간 해오던 감옥관련 일이라 대부분이 예측가능한 상황 속에서 지내

다가 나오는 바람에 감옥의 개선해야할 점을 딱히 떠올리기 어려웠다. 하

지만 기본적으로 통제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조금 오래 지냈

다면 이런저런 불만이 생겨났을 듯하다. 당장 감옥을 없앨 수 없다면, 얼

마만큼 감수하고 어디서부터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접

여옥을 면회하러 간 활동가들

Page 16: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4

근해야 그나마 효과적인지는 늘 애매하고 상황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래서 안과 밖의 소통이 몹시도 중요하다.

나오자마자 골치아픈 일들과 각종 회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정에

허우적대다보니 아무 생각없이 꼬박꼬박 챙겨주는 밥먹고 티비보고 운동

하고 8~9시간씩 잘 수 있었던 감옥이 더 좋았던 것처럼 느껴졌다. 다시

들어가고 싶다고 하니 1년넘는 징역생활의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 한마디

해주었다. 그게 바로 징역후유증이라고ㅎㅎ 9일만 다녀와도 후유증을 겪

게되는 곳이 바로 감옥인가보다. 이번에는 9일로 끝났지만, 앞으로 활동

을 하는 동안에 이런 기회는 계속 생길 것 같다. 이번의 체험이 앞으로 비

슷한 선택을 하는 활동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며, 벌금 모

금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바깥에서 마음써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

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강정법률지원모금위원회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202-432127

Page 17: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5기획기사

지난호에 이어 전쟁없는세상 활동회원 세미나 내용을 추려

서 싣습니다. 두 번째 세미나에서는 다큐 <Living Along the

Fenceline>을 함께 보면서 군사기지/미군기지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인권문제를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세미나에

서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 이후

변화될 아시아인들의 삶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정책에 특히 큰 타

격을 받은 나라는 필리핀입니다. 필리핀은 미군기지로 인해 오랫

동안 고통을 받아왔고 1992년 공식적으로 기지가 철수되는 작은

승리도 맛보았지만 다시 미군기지와 이웃해서 살아야 하는 상황

에 처해있습니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 이전부터 추진되어 왔던 오

키나와의 헤노코 기지, 괌의 군사력 증강, 제주의 해군기지 문제

도 기존의 정책을 이어받아 더욱 빠르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큐가 주목했던 군사기지 주변 여성과 아이들의 문제는 김태정

님의 글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신기지가 건설되

거나 이전될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제주에 건설되고 있는 군사기지/미군기지에 관해 국가안보에 필

수적이니 지역경제의 부흥이니 도저히 증명되지 않는 주장들이

떠돌지만 다큐속 그녀들이 증언하는 삶은 매우 눈에 잘 보이고 만

질 수 있는 진실이었습니다. 주류언론과 정부, 삼성은 말해주지

않는 그것, 전쟁없는세상 계간지 지면을 빌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군사기지와 이웃하여 산다는 건

기획기사

Page 18: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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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아시아의 평화

박정경수 | 평화활동가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사용했던 아시아 군사기지로 돌아오고 있다.”

2010년 6월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를 국내에 전하며 한국의 한 언론사는

당시 미국의 해외 미군기지 정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바마 정부가 중국

을 견재하기 위해 아시아로, 특히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했던 동남아시아

의 기지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신문은 베트남 전쟁이라

는 단어를 은연중에 반복하며 우리가 미군의 해외정책에서 냉전시대의 그

것을 떠올리기 충분한 긴장을 주었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는 미국이 태국

의 우타파오 공군기지, 필리핀의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

베트남의 깜라인만 해·공군기지를 군사기지의 중심에 두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도 낮은 단계의 군사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

와 싱가포르에는 새기지 및 항구 이용권을 확보한 상태라는 사실도 상세

Page 19: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7기획기사

하게 전해주었다.1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

언론을 통해 흔히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라고 불리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은 이미 오바마 정부의 대외 정책을 특징짓는 단어로 광

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는 새롭게 G2로 불리는 중국과 미국

1 U.S. seeks return to SE Asian bases, The Washington Post, 2010-06-23, http://www.washingtonpost.com/2012/06/22/gJQAKP83vV_story.html

아시아에 현재 주둔하거나 주둔할 예정인 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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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결, 오바마가 중동전쟁의 늪에서 어떻게 빠져나와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시선으로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미 백악관에서 이 정책

에 대해 굳이 쓰는 표현은 재균형(Rebalencing)이다. 중동에 집중되었던

군사·외교적 역량을 재정비 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중국과의 경쟁을 드러

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아시아 중시 정책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여전히 형성 중에 있

으며, 여전히 논쟁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것

이 군사정책인 동시에 미국의 외교, 경제적 필요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정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8년 대선 과정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린 미국발 글로

벌 경제위기를 등에 엎고 당선된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가장 시급했던 최

우선 과제는 미국의 경제회복과 정치적 양극화의 해소, 그리고 어떻게 미

국의 패권을 재구축할 수 있는가였다. 많은 기대 속에 오바마 정부는 의욕

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했지만 인위적인 경기부양만으로 경제위기를 극복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경험해야 했다. 10퍼센트를 넘는 실업률

과 국가신용등급 강등, 그리고 국가채무 상한선을 올리는 대신 연방정부

예산을 일률 삭감하는 씨퀘스터(Sequester) 발동에 합의해야 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방법은 아시아였다. 가장 경제가 활발한 아시아로

수출을 확대해 미국의 내수 경제를 살리겠다는 생각은 2008년 경제위기

를 상대적으로 쉽게 극복한 중국의 외교적·군사적 발전에 위협으로 미

국의 사활적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마침 201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는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에 올라서며 미국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

었고, 이러한 경제성장은 다시 중국의 군사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2006년

Page 21: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19기획기사

350억 달러였던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0년 2배 넘게 증가한 780억 달러

에 달했다.2

2011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

리시 11월호에 “미국의 아시아 세기(America’s Pacific Century)”라는

글을 기고하며, 향후 10년간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아시아태

평양 지역에 대한 외교·경제·전략적 투자 증대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 세계정치의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하며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

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 역시 같은 해 11월 호주를 방문해서 미국은 아시아에

대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는 이른바 ‘캔버라 선언’을 발표했

다.

미국이 아시아를 중시하면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2011년 7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선이 타결되면서 드러난 가장 큰

변화는 미 국방예산의 감축이었다. 소위 씨퀘스터라고 불리는 예산삭감으

로 15조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의 엄청난 국가 부채를 줄이기위해 우선 국

방비를 10년간 1조(한화 약 1,000억 원) 달러 이상 삭감해야만 하는 상황

이 온 것이다. 당장 예상되는 변화만 해도 약 150만 명의 미군 중 20만 명

이상을 감축해야 하고, 미 항공모함을 두 척 이상 감축해야 할 것으로 보

이며, 특히 신형 전투기 도입도 장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3

2 『미국, 아이사로 회귀하는가』, 김대홍, 푸른역사, 18~19페이지

3 “빚에 짓눌려 ‘몸집’ 줄어드는 미군”, 시사저널 1156호, 2011-12-14, http://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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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반대로 아시아 동맹국들의 극심한 군비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 미

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의 특징은 동맹국들에게 지역과 안보의 공동 책임을

적극적으로 돈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만 해도 매년 미군

에게 지급하는 방위비분담금이 매년 크게 늘어나 1년에 약 1조원4, 일본도

매년 배려예산이라는 이름으로 2조원 가량 미군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알

려졌다. 또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가인 한국과 일본은 미군기지의 이전비

용을 대부분 부담하고 있는데, 한국만 해도 최소 15조원 이상 예상되는 이

전 비용의 96%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를 대신해 구입해야 하는 무기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최근 확

정된 무기 구입 계획만 해도 8조 3천억 원 규모의 F-35 40대 도입과 1조

원 규모의 글로벌호크 4대 도입, 1조 8,400억원 규모의 아파치 헬기 36

대 도입, 1,600억 규모의 치누크헬기 14대 도입 등이 있다. 일본도 앞서

F-35를 42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과 분쟁

을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앞다투어 미국의 무기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필리핀 정부가 미국에 약 6천100만 달러 규모

의 C-130 수송기 2대를 요청했고, 2016년까지 전투용 헬기 8대를 구입

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최근 쾌속함 2대를 확보한 데 이어 호위함도 구매

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밝힌대로 중국의 군사적 성장은 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위협이 되

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올해 4월 미국과 새로운

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6709

4 2014년 타결된 방위비분담금은 9,200억 원이지만, 매년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면 아마 2017년에 자연스레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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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기획기사

방위협정을 맺었으며, 최대 5개의 기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클라크 공군기지, 수빅만, 포로포인트 등 옛 미

군기지 3곳과 필리핀 군 총사령부가 위치한 마닐라의 아기날도 기지에 대

한 접근권을 요청했다고 전해졌다.

베트남에서도 미국은 2012년 8월 베트남전 당시 독성 고엽제인 ‘에이

전트 오렌지’에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기 위해 4,300만 달러라는 이례적

인 금액을 투입해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욕이

노골화된 뒤 미국은 발빠르게 베트남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5

2011년 4월 호주에도 임차 형식으로 미군기지가 66년만에 다윈 지역에

세워졌다. 다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일본과의 전투를

위해 머물렀던 미군의 핵심 기지가 있던 곳. 호주 원주민들이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에 미군은 동남아지역 전역을 작전 반경에 두기 위해 해병대

를 상설 주둔시켰다.미군이 남태평양 지역에 장기주둔하는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다.

태평양의 하와이와 괌에서도 대규모 군사기지가 건설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 7월 미국령인 괌에서 건설되는 막대한 군사력 증강비용을 한국에게

분담 요청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미 의회조사국(CRS)에서 ‘괌:미국의 국

방 배치’라는 제목으로 작성되어 국회에 배포되기도 했다.6

아시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곳은 분명히 한국과 일본이다

5 “고엽제 오염 베트남 땅 정화, 다낭공항 일대… 미국서 4300만 달러 투입”, 국민일보, 2012-08-10,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331578&cp=nv

6 “괌 군사력 증강 비용, 한국도 분담금 내라”, 한국일보, 2014-07-07, http://www.hankookilbo.com/v/f9a3221378af482ca1fd350d27c0ded8

Page 24: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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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새로운 아시아 정책은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협력을 빠른 속도

로 진행시키고 있다. 이것은 한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으로 대표되

는 주한미군의 성격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자

위대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소위 한미일 삼각동맹이 만

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 년간 일본의 아베 정부는 평화헌법의 무력화와 함께 노골적으

로 한반도 진출을 염두해 두고 집단적 자위권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크

게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미국와 일본 양국 정부가 한반도에 유사 상

황이 벌어지는 등 주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위대가 미군을 후방지원하는

지역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하

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일본은 동시에 영토 갈등을 핑계삼아 자위대 내에 해병대 창설도 추진

하고 있다. 하지만 해병대는 엄연히 상륙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부대로 자

위대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부대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오키

나와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레이를 2017

년까지 17대 미국으로부터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은 2012년 7월 ‘한일 군사정보포호협정’을 추진하려다 실

패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2013년 3월 미국은 “한·일 간 정보공유 체제

가 한반도에 대한 한·미 연합 방위에 필수적”이라며 재추진을 강력히 요

청하기도 했으며, 올해 5월 말에는 한·미·일이 정보공유 제도화 논의를

기관 간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추진하는 것에 합의했다. 지금도 한미

와 미일 간에는 정보공유 협정이 체결돼 있으나 한일 간에는 관련 협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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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기획기사

나 MOU가 체결돼 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나 미·일 합동군사훈련에 일본과 한국

이 참관하거나 참여하는 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7월 일본

자위대 장교 4명이 동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

(Invincible Spirit)’를 이틀 동안 참관했다. 불굴의 의지 훈련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미군의 핵항모가 참가해 실시된 훈련이

다. 한국도 2010년 12월 오키나와 주변 등에서 실시된 미일 합동군사훈련

‘예리한 칼(Keen Sword)’에 처음 참가했다. 예리한 칼 훈련도 2007년

이후 미일 간에 실시된 최대 규모의 훈련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한일이 함께 참여하는 군사훈련이 더욱 노골적으

로 실시되고 있는데, 올해 7월에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일이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이 참가한 가운데 수색·구조 훈련을 진행

한 바 있다. 이 같은 훈련은 지난해 10월에도 똑같은 훈련을 실시했

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인도적 훈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항공모

함이 참가하는 한·미·일 합동훈련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미국의 태평양 세기의 당면한 우리의 불안함 !

지난해 12월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나카이마 히로카즈는 나고시 헤노코

연안으로 기지를 이전하기 위한 정부의 연안 매립신청을 승인했다. 1996

년 SACO 위원회의 최종보고를 통해 대체시설건설로 시작된 헤노코 기지

건설사업이 다시 본격화 된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2002년 시작돼 2008년으로 예정되었던 미군기지 이

전사업이 다시 2016년으로 연기되어 완료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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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이 밝힌 평택 미군기지의 공정률은 72%이다.

그런데 미국이 중동에서 10년간 전쟁을 하며 연기되었던 미군기지이전 사

업이 아시아 회귀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과 일본 등에 미군기지 이전이 다

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사이 변화된 주변 환경은 이제 분명하게 보이는 기

지이전 사업의 결과를 더욱 끔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2015년 12월 전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해체될 예정이었던 한미 연합사령부가 사실상 전

작권 전환시기가 사실상 재연기되면서 연합사령부가 용산공원 한가운데

남을지 모르다는 언론보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벌써부터 동두천에서는 주한미군의 핵심전력인 미 육군 제2보병 사단을

한미연합사단으로 재편해 한강 이북에 잔류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이다. 2004년 합의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 대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즈에 건설중인 미군기지의 모습. 3미터의 성토작업

위에 건물들도 제법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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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기획기사

라면 경기도 북부의 미군기지는 모두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어있지만, 지

금 분위기대로라면 다연장로켓포(MLRS)와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

등 미2사단 포병여단(210화력여단)과 한국군 포병 및 기계화 부대를 묶은

대규모 부대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연합사단이 경기 북

부에 남게 된다면 연합토지관리계획의 재협정을 협의해야할 것이 분명하

다.

제주에 지어지는 해군기지도 미군기지냐 한국군 기지냐의 의미가 불분

명해 보인다. 매년 수차례 미군의 제주 남방에서 항공모함과 한ㆍ미ㆍ일

해상전력이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다면 자위대 군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정

박하는 것도 앞으로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6년 1월 합의되었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이제

는 충분히 위험한 상황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외교안보 전문지

디앤디포커스는 2009년 12월 북한의 무기수송기가 태국에 비상착륙해 억

류된 사건에 미국 최신예 스텔스 무인정찰기 RQ-170 센티널이 개입했다

고 밝혔다. 문제는 평택의 오산 미공군기지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추정되

는 이 스텔스 무인기에 대해 한국군은 사전에 무인기의 한국내 배치상황

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전략적유연성 합의당시 제기됐던, 주

한미군의 출입이 노출·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에게

주한미군은 그 존재자체가 점점 더 ‘스텔스화’되고 있다”는 디앤디포커

스의 김종대 편집장의 말에서 미국은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지만 지금 우

리나라에서 주둔하는 미군의 움직임은 알 길이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미

국의 태평양 세기에 당면한 우리의 불안함을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

Page 28: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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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서 | 군산 미군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 모임 사무국장

오키나와 미군들

한국에서 반(反)기지운동을 하는 데 일본의 사례를 알고 배우기 위해

2011년 11월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를 방문했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매

년 일본 혹은 오키나와를 방문하고 있다. 2014년 올해 오키나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군이 헤노코에 새로운 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

는 것이다. 헤노코 기지 건설을 이해하기 위해 일본과 오키나와 주일미군

의 상태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군은 세계 약 40개국, 약 716개소의 미군 기지를 가지고 있고(이라크

와 아프가니스탄 제외), 세계 각지에 미군 약 30만 명이 주둔을 하고 있

다. 군사비 지출은 연각 6,140억 달러(약 614조)이상이며 이는 지구상에

서 가장 많은 국방예산을 지출하는 국가이다. 국방예산 넘버1이며, 2위부

오키나와 반기지 운동과 주민들

기획기사

Page 29: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27기획기사

터 10위까지 국가들의 총합보다 높다.

주일미군은 일본 내 123개소의 미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주둔 미군

의 수는 약 36,000여 명이다. 해외 주둔 미군 중에 병력이 가장 많다. 일

본 내 미군 전용시설의 약 74%가 오키나와에 집중되어 있고, 주둔 미군의

숫자도 25,800여 명으로 70%를 차지한다. 오키나와에는 육군, 해군, 공

군, 해병대가 주둔하는데 그 중 압도적으로 해병대의 병력이 많다. 주일해

병대의 87%가 오키나와에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오키나와는 일본 국토의 0.6%에 불과하지만 미군

전용기지의 74%가 몰려 있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은 후텐마 기지를

비롯해 오키나와 본섬의 약 20%를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다.

헤노코 기지건설과정

미군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의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게 된 계기는 1995

년 미군 병사 3명이 소녀를 성폭행한 사건이었다. 주민 8만 5000명이 참

가한 총궐기 대회가 열렸고, 일본과 미국은 이듬해 후텐마 기지를 일본에

반환하고 대체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곳이 바로 헤노코 해안

이었다.

오키나와 기나완 시 중앙에 위치한 후텐마 해병대 기지는 세계에서 가

장 위험한 기지로 알려져 있다. 기지가 시내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주택가 및 공공기관(유치원, 학교, 도서관 등)의 상공을 매일 비행하고, 활

주로의 양끝부분에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4년에 헬기

가 오키나와 국제대학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Page 30: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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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노코 기지는 육상과 해상을 동시에 사용할 목적을 가지고 건설계획을

추진하였다. 헤노코 주민들과 평화활동가 등의 저항이 시작되었다. 헤노

코 바다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였고, 텐트촌을 만들어 24시간 감시를 진행

하고, 카약을 이용한 해상훈련 등 철저하게 준비를 진행하였다.

2004년 오키나와 방위국(한국 국방부)에서 공사를 위한 보링(수중 고정

장치)공사를 진행하게 되고, 주민들은 바다가운데 망루를 만들어 24시간

망루투쟁을 전개하였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오키나와 현민들의 반대

여론에 뭇매를 맡은 방위국은 기지 건설을 전면 취소하게 된다.

그런데 왜 아직도 진행형일까?

미국 펜타곤은 헤노코 기지 건설 계획을 “재균형의 중추”에 해당된다며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기지 건설의 골자가 유사시 해병대를 신속하게 수

송할 수 있는 비행장 건설에 있는 만큼, 후텐마를 대체할 기지는 반드시

오키나와 헤노코에 있는 농성장의 모습. 사진에는 농성장을 꾸린지 1,898일이

라고 나오지만, 이제는 4,000일이 훌쩍 넘어가 버렸다.

Page 31: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29기획기사

오키나와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헤노코 기

지를 인근에 있는 캠프 슈와브와 연결해 지상-해상 복합형 기지로 확대해

MV-22 오스프레이 등 첨단 항공 전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캠프 슈와브는 오키나와 중부의 끝지점으로 북부 다카에 미군훈련장(북

부훈련장)과 가까운 지리적 특징을 갖는데, 북부훈련장은 미군의 유일한

정글 훈련장이다. 북부훈련장에 새로운 헬기이착륙장을 만들고 있는데,

기존 헬기 이착륙장이 작아 크게 확장하는 것이다. 기존헬기에 비해 엄청

큰 오스프레이가 이착륙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2년 7월 일본 이와쿠니 해병대 기지에 처음으로 오스프레이를 배치

했고, 이후 후텐마기지에 배치를 했다. 이와쿠니 배치는 순조롭게 배치된

반면 후텐마기지 배치는 주민들의 거센 저항을 불러왔다. 주민들이 후텐

마기지의 정문과 후문을 막고 한 달여 동안 농성을 하였고, 지금도 정문과

후문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반대 운동을 전

개하고 있다.

2013년 12월 나카이마현지사(도지사)가 헤노코 기지 건설 승인을 발표

하자마자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신속하게 환영 성명을 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캠프 슈와브-헤노코 해안에 후텐마 대체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오

키나와 미군 재배치의 핵심”이고, “오키나와 재배치는 아시아-태평양에

서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헤노코 기지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여러 가지 꼼수를 부리

고 있다. 나고시 시장에게 헤노코 앞에 건설현장 사무실을 만들기 위한 사

용허가서를 제출하였으나 보기 좋게 딱지를 맞았다. 그래서 이제는 캠프-

슈와브 내 시설을 철거하고, 그 곳에 건설현장사무실을 만들고 있다.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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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과 충돌을 최소하면서 자

신들의 목적을 강해하려는 꼼수이고, 또 하나 오키나와 현 경찰 조직 내

60~70명 규모의 <공안수사대>를 새로 구성했다고. 이 공안수사대는 앞

으로 예상되는 헤노코 기지이전 작업(정확히는 연안매립을 위한 환경조사

등 사전작업) 방해자들을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을 두고 강화하는 것이다.

오키나와 방위국은 지난 2004년 주민들의 해상 망루투쟁과 카누투쟁을

보면서 강력한 공권력의 필요성을 느꼈나보다. 그리고 미군에게 공여된

해상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여해역에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체

포하겠다는 엄포를 현실화는 것이다. 주민들과 평화할동가들의 투쟁력을

공권력으로 막으려는 꼼수이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왜?

현재 헤노코 기지 건설과 북부훈련장 공사를 7월에 동시에 강행하고 있

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미군의 동아시아 재편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평택미군기지 등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모

습과 일본에서 미군기지 재편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미군의 동

아시아 패권을 군사력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며, 대 중국 포위 작전을 첨단

화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주고받기를 잘하고 있다. 미군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그 결과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의 명문화에 성공

했다. 일본은 헤노코 기지를 강행하는 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군은

현재의 후텐마보다 더 세련된 해병대기지를 더 첨단화된 오스프레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지와 훈련장이 필요하고, 일본은 그것에 화답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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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기획기사

태평양전쟁 이후 지금까지 69년 동안 미군은 일본과 한국을 점령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정말 좋은 이웃이다. 왜냐하면 국민

들의 세금으로 미군기지 만들어주고, 훈련비도 제공하는 이런 착한 나라

가 어디 있겠는가? 다른 나라에서 기지를 사용하려면 미국 예산으로 기지

사용료를 지불하는데 한국과 일본은 정 반대로 돈을 벌어주는 국가나 다

름없으니 말이다.

오키나와 새로운 기지 건설은 대 중국포위와 최첨단무기 실험, 미군의

전투력 상승 등 미군에게 최고의 입지다. 하지만 미군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은 지역 또한 오키나와이다. 현재 공사 강행을 통해 맛있는 사탕을 먹듯

하겠지만, 주민들의 저항과 나고시청의 저항 또한 맞이 하게 될 것이고,

사탕을 맛나게 먹다가 이빨이 썩거나 깨지는 수도 있다.

새로운 기지 건설은 결코 평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오키나와의 헤노코 기지 건설 예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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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필리핀, 미군기지의 화려한 귀환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군사정책인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많은 사람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

히 필리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1992년 미군이 수빅기지에서 최종적

으로 철수한 이후 20여 년 만에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기 때

문이다.

1992년 미군 철수

물론 1992년 미군이 철수한 후에도 사실상 미군이 필리핀에 주둔한 것

과 마찬가지의 상황은 벌어지고 있었다. 미군이 공식적으로 철수한지 2

년 만에 미군은 필리핀과 상호군수제공협정(ACSA)을 체결해 미군의 해

외군사훈련이나 유사시에 필리핀이 미군에 연료나 식품을 공급하고 수송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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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기획기사

과 장비 수리 및 정비, 시설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필

리핀·미국합동군사훈련(Balikatan) 역시도 1996년까지 계속되다가 잠

시 중단되었지만 2000년 다시 재개되었다. 게다가 필리핀·미국합동군

사훈련이 중단되었던 4년의 시기 동안 미국은 필리핀과 방문군지위협정

(Visiting Forces Agreement, VFA)을 체결(1998년)했으니 공식적인 미

군철수 이후에도 쉴 새 없이 미국은 자신들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따라 발

빠르게 필리핀과의 관계를 정립해 나간 것이다.

2002년 미국은 필리핀·미국합동군사훈련을 가장하여 항구적 순환주

둔을 시작했고 공동군사지원협약(MLSA)도 체결하였다. 공동군사지원협

약은 음식, 물, 석유, 기름, 기타 윤활유, 옷, 군수품 및 예비 부품 제공 및

규정 및 군사훈련 중 미군에 대한 서비스 제공 확보를 명확화 한 것으로

2007년 한 차례 갱신되었다.

이렇듯 1951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MDT)과 방문군지위협정으로 미

군의 순환주둔은 이미 항구적 주둔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군은 필리핀

수빅기지에서 미국 국기를 내리고 필리핀 국기를 계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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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시설(1992년 이전에는 미군사시설)의 대부분을 사용해왔고 필리핀기

지 안에 미군, 미군 비축품, 미군 장비를 위한 항구적 시설을 건설해왔던

것이다.

2014년 방위협력확대협정(Enhanced Defense

Cooperation Agreement, EDCA)

이미 상황이 이러한데 왜 그들은 새로운 군사협정을 맺으려 하는가? 필

리핀의 시민단체들은 크게 3가지 정도의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는 물론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미국이 2020년까

지 해군과 공군 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한다는 것이

다. 둘째는 오키나와와 일본의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이 지역에 미군을 지

속적으로 배치하는 것에 대해 미국 측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일본 정부

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미국은 선박 수리, 시설 운

송, 시설 건설, 전력 공급, 폐기물 처리, 휴식과 오락(Rest & Recreation,

R&R)을 위한 시설 및 서비스 지원을 필요로 하면서 동시에 많은 수의 군

함과 항공기가 정박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수빅은 미국에게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위치, 기반

시설, 대형선박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물론 지원 서비스 가능, 특

히 긴급 상황에서 미군의 장비, 무기 및 다른 비축품을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사전 배치가 가능하고 큐비포인트(Cubi Point) 해군항공기지가

근거리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미 해군의 다양한 배들이 수빅만

과 필리핀 영해의 다른 지역을 이용해왔다. 또 앙헬레스, 팜팡가, 마바라

캇에 위치한 클락공군기지 사용 가능, 훈련, 휴식과 오락 등을 위해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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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기획기사

를 로테이션할 수 있다는 점, 잠발레스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산미구엘해

군통신기지국이 아직까지 작동중이기 때문에 이 또한 수빅이 미국의 새로

운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에 최적화된 곳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방위협력확대협정은 기본적으로 필리핀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기지들에

관한 기지협정이다. 이 새로운 협정은 펜타곤이 얘기해 온 미군의 다각적

능력 구축, 더 적은 비용이라는 전술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필리핀은

필리핀의 주요 두 정당은 비준을 위해 이 협정을 의회에 제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국익을 위해서는 받아

들여야 한다며 이 협정에 찬성의사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말하는

국익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필리핀군 현대화가 현재 시작단계이니 외

부 방위 능력이 커지면 좋다. 둘째, 필리핀군이 미군에게 배울 수 있다. 셋

째, 방위협력확대협정은 재해 대책을 향상시킬 것이다. 특히 작년 필리핀

을 큰 슬픔에 빠뜨렸고 여전히 갈 길이 먼 태풍 하이옌의 상처는 이러한

수빅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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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의 주장에 좋은 이유를 제공해주었다.

2013년 여름부터 시작된 협상은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

으로 마무리 되었다. 미군은 협상 과정에서 필리핀 헌법을 위반하지 않겠

다(필리핀에 항구적 기지를 건설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가져오지 않

겠다)고 보증하였고 합동훈련은 필리핀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고

개인과 집단 방위 능력 향상 모두에 기여할 것, 모든 군사시설 사용은 필

리핀 정부의 초청에 의해 시작되고 무엇을 어디에 사전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필리핀 정부가 미리 승인을 해야 한다, 일시적 활동에 대한 어떠

한 승인도 구체적 지역과 시간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것 등을 구체적으로

약속하였다.

필리핀의 사회단체들은 이러한 변화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13년 여

름 협상이 시작되기 전 이 문서의 초안을 작성한 것이 미국 쪽이며 매회

회담은 필리핀 헌법과 하위법들에 대한 준수, 국가의 주권 존중, 환경보

호 등 기분 좋게 하는 표어로 끝이 났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1992년 미군기지가 퇴출된 후 지금까지 미국

과 필리핀 정부는 미군기지를 다시 필리핀으로 불러들일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고 미군기지의 필리핀 주둔 유무와 관계없이 미국은 언제나 필리핀에

서 지배적인 강대국이었다. 새로운 협정은 최소한 신뢰할 수 있는 필리핀

방위 구축과 연관 지어지고 있지만 수많은 군도로 이루어진 독특한 필리

핀 영토 방위시스템을 현대화하는데 미국이 과연 얼마를 쓸 지 새로운 협

약은 약속하고 있지 않다.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과거 미군기지의 인프

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장소에 새로운 기지를 짓는 당사자는 필리핀

정부가 될 것이며 돈은 온전히 필리핀 국가의 금고에서 지출될 것이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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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획기사

필리핀의 시설을 미군이 사용하고 머물기 위해 쓰일 비용을 내는 사람은

필리핀 국민이 된다는 얘기다. 한국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재 방위협력확대협정에 저항하는 필리핀 민중들의 시위는 과거처럼

크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인식인 것 같다. 필리핀 활동가들은 방위협력

확대협정에 반대하는 입장이 “친중국”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며 이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의 많은 사람들이 방위협력확대협정이 남중국해 필리핀 영토에 중

국이 급습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

한 사회적 분위기가 새로운 협정에 관한 반대의 목소리를 조직화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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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두레방 활동으로 본 기지촌 이야기

김태정 | 두레방 활동가

분단과 함께 시작된 “미군주둔”의 의미는 아직도 우리가 정치적으로 완

전한 독립국가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양국 간의 힘의 불균형의 문제는 정

치적인 사안일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서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결함들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군사적 불평등으

로 인해 파생된 것 중의 하나가 아직도 남한 전역에 남아서 미군들을 위한

위락장소로 이용되는 “기지촌”이라 불리는 마을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지

촌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누구인가? 한국전쟁 후 수많은 부재로 인해, 가

족을 위해 거리에 나온 여성들이 기지촌으로 오게 되면서 자연스레 기지

촌여성이 된다. 그들은 저녁이 되면 클럽 안에서 야한 옷을 걸치고 미군과

의 성매매를 강요받게 된다. 여성들을 올 감았던 빚은 일을 하면 할 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업주의 폭력과 미군들의 폭력에 노출되어 어디서도

여성들의 인권을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그 시대. 개인의 인권을 지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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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기획기사

하는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여성들의 몸을 이용하였고 달러벌이로 기지

촌 성매매를 인정, 더 나아가 정기적인 성병진료와 보건증, 기지촌 정화

등 기지촌 성매매를 장려하는 꼴이 되었다. 현재 기지촌에 있었던 여성들

은 노인이 되어 오갈 곳도 없이 기지촌에 남아 마마상으로 있거나 수급자

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또 다른 기지촌 장려는 E-6비자 시스템

을 구축해서 외국인이주여성들에게 한국 여성들의 자리를 대신하도록 하

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비자 발급은 진행 중이고, 발급만 할뿐 그 어떤 관

리를 하지 않는 정부는 과거의 모순적인 모습을 또 다시 보여주고 있다.

미군은 지금까지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기지촌도 존재

하고 기지촌여성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여기서 변화가 있다면 한국 여성

들이 있었던 클럽이 외국인 이주여성들이 있는 클럽으로 바뀌게 된 것이

다. 90년대 중반부터 기지촌에서는 한국 여성들의 모습이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러시아여성들이 많이 유입되기 시작되면서 기지촌뿐

만아니라 한국 나이트클럽에서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다 2003년 러시아

여성들이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비자를 한국 정부가 내주지 않기 시작

하면서 많은 필리핀 여성들이 다시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기지촌은

외국인이주여성으로 바뀌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한국 여성들이 있었던

과거처럼 여전히 여성들의 몸을 이용하여 미군들은 하룻밤을 사러 들렸고

클럽은 돈을 벌었다.

기지촌 외국인클럽에 합법적으로 고용될 수 있는 비자는 E-6비자로 예

술흥행비자이다. 그 중 기지촌에 오는 여성들의 비자는 E-6-2비자로 즉

관광진흥법에 의한 호텔업시설, 유흥업소 등에서 공연 또는 연예활동에

종사 할 수 있는 비자이다. 하지만 비자의 정의와 다르게 공연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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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고 미군 옆에 앉아 쥬스를 팔도록 강요받는다.

E-6-2비자 소지 외국인여성들은 자국 내에 광고 또는 지인의 소개로

기획사를 알게 된다. 그곳에서 VTR(video test recording)을 위한 준비의

시간도 있고 한국에서 그 VTR 검토를 하고 또다시 필리핀 내 한국대사관

에서 오디션을 봐야하는 부분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봤을 때 여성들은 한

국에서 가수로 일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가

져온 짐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입국하자마자 바로 어두운 클럽에서 쥬시

걸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여성들이 기대했던, 타국에서의 가수의 일은 한

국에 온 첫날부터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사례1

이름: A

생년월일 : 1987년생

국적 : 필리핀

비자 : E-6-2

A는 필리핀에서 가수로 일을 하고 있었고 친구를 통해 한국에서 가수

일을 할 수 있는 기획사를 소개받게 되었고 기획사에서 VTR을 위한 연습

기관에 두 달 정도 있었고 제출 후 비자를 받고 한국으로 왔다. 입국한 날

바로 턱거리에 있는 한 클럽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곳은 일주일에 세 번 정

도 바파인(성매매)이 있었다. 매니저에게 이런 상항을 이야기 하였지만 가

만히 안 있으면 섬으로 보내버린다는 협박만 돌아올 뿐 도와주는 이가 아

무도 없었다. 그래서 클럽에서 도망을 나왔다. 그러나 업주와 매니저는 A

를 찾아냈고 섬에 갈 것 같은 두려움에 울면서 빌면서 그곳에 있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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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기획기사

다. 그리고 또 다시 탈출을 하였고 또 다시 잡혔다. 그리고 보산동으로 옮

겨주었는데 그곳도 바파인이 있는 곳이었다. 보산동은 턱거리에 비해 장

소가 넓어서 탈출해서 숨을 곳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시도를 하였고 성공

하여 미등록된 상태로 한국에 남아서 필리핀의 가족을 위해 공장 등에서

일을 하고 있다.

두레방에는 사례1과 같은 케이스가 많다. 한국에 가수 일을 할 줄 알고

오는 여성들은 쥬스쿼터, 바파인이라는 성매매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하게

된다. 그들이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준 한국정부의 관계

부처들은 여성들이 받는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전가를 시킴으로 그들

의 인권을 계속 하락하게 만들고 있다.

필리핀 여성이 한국에 유입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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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사례2

이름 : P

생년월일 : 1980년생

국적 : 필리핀

비자 : E-6-2

P는 필리핀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E-6비자를 받았다. 그러나 필리핀

에서 POEA(필리핀해외고용청)승인을 받지 않고 한국으로 입국할 수 없었

다. 하지만 P는 POEA승인없이 한국으로 입국하였다. 이 과정을 돕는 매

니저가 따로 있었는데 첫 번째는 홍콩으로 관광비자로 입국 후 홍콩에서

한국으로 입국 시 그전에 받은 E-6비자를 여권에 다시 붙여 들어갈 예정

이었다. 공항에서 매니저가 지정해준 출입국 직원 앞에 줄을 섰다. 그러나

다른 출입국 직원에 의해 무산되었다. 두 번째는 짐 심사하는 곳에서 다시

밖으로 나와 출국 허락 스탬프를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가려는 P를 공

항 직원이 잡았고 여권을 맡기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또 무산

되었다. 세 번째는 두 번째와 같은 방법으로 밖으로 나와 스탬프를 받는

방식을 하였고 성공하여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요즘 한국에 E-6-2여성들의 유입은 사례2와 같은 경우가 있다. 필리

핀의 부패한 공무원들에 의해 POEA 승인 없이 제 3국을 걸쳐서 한국으로

들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패한 관리들이 있는 필리핀의 문제도

있지만 필리핀의 POEA승인이 없이도 비자를 내주는 한국 정부도 문제가

많이 발생한 E-6비자에 대해 방기한 것으로 간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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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획기사

두레방은 E-6비자의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인여성이 한국에 유입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한국정부에 여성

들의 기획사와 클럽업주에 강력한 관리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고 주장하였다. 특히 문화관광부(영상등급위원회), 노동부, 출입국관리사

무소 세 부처는 E-6비자 관련하여 업무가 분산되어있다. 그래서 문제 발

생 시 책임소재가 불명확하여 지원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관리의 책

임성도 미흡하여 E-6비자 소지 이주여성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있다.

두레방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여 각 부처 통합하여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여러 번 주장 하였지만 여전히 여성들을 위한 제도는 한국

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미군부대와 미국대사관에 캠프 앞에서 일어나는 인신매매 문제점을 주

장하였고 그 결과 오산 공군기지 앞에 있는 클럽에는 여성들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여성들이 눈에만 안 보일 뿐 그 여성들이 어디로

옮겨져서 더 큰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을지는 미군당국은 관심이 없어 보

였다. 매년 미국 국무부에서 나오는 인신매매보고서 조사 시 한국의 E-6

비자 소지 이주여성들이 인신매매되는 실상을 이야기는 하지만 나아지는

건 없어보인다.

필리핀에 있는 NGO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E-6문제점에 대해 같이 고민

하였고 한국 내 필리핀대사관에 자국민의 보호를 주장하였다. 그 결과 필

리핀에서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이미 한국비자를 받았더라도 필리핀

내 POEA의 허가가 없이 출국하면 불법으로 간주되어 공항 출입국에서 제

지당한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필리핀정부, 한국정부 같이 노력해

야하는 부분이 여전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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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방은 일찍이 미군기지가 주는 문제를 인식했고 28년전 기지촌에 들

어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지촌 안에는 여전히 여성들이 있었다. 할

머니가 된 여성들도, E-6비자의 소지 이주여성들도, 그 안에 낯선 문제들

을 안고 여전히 그곳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가진 문제를 인식하고

가진 피해사실을 알리고자 노력하며 여전히 그들과 함께 기지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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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기획기사

기획기사

관광지와 전쟁기지라는 두 가지 얼굴의 괌

나동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인터넷에 괌을 검색하면 온갖 여행 상품들이 빼곡하게 뜬다. 한국인들

에게 괌은 여행지이고 상품이다. 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며 태평양 한가운

데 자리한 열대의 낭만이다. 그러나 이 섬 면적의 1/3이 미군 소유라는 사

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수십 년째 미군기지에 맞서 싸우는 사람

들이 있다는 사실은? 괌을 공부하면서 문득 제주 해군기지와 제주도의 미

래가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관광과 전쟁기지라는 양면성. 어쩌면 괌

은 정말 제주도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괌의 역사

태평양을 세로로 질러 일본과 호주를 잇는 직선을 그려보자. 괌은 그 직

선 가운데 쯤 위치한 북마리아나 제도에 딸린 작은 섬이다. 크기는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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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1/3이 채 안 된다. 이 섬에 원주민인 차모로 족이 살기 시작한 것은 대

략 4000년 전이다. 괌은 차모로어로 guahan이라고 부르며 인구 구성은

대략 47% 정도가 차모로족이고 나머지는 필리핀(25%), 백인, 그리고 한

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인이 섞여 있다. 인구는 17만 명 정도다.

괌은 16세기부터 스페인 식민지였다. 그러다 1898년 아시아-태평양에

식민지를 건설하려던 미국과 스페인이 충돌한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면

서 미국 식민지가 되었다.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일본이 잠깐 점

령했다가 1944년 다시 미국이 점령하게 되었고, 종전 후에는 미국령이 되

었다. 현재는 미국 하원에 발언권만 있는 연방 대표를 1명을 선출한다. 자

치주를 만들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좀 더 급진적으로 독립국을 만들

자는 주장도 있지만 미국은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경제적으로는 관광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군인과 그 가족을 비롯해 그

들과 연관된 사람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제주에 해군

기지를 지을 때 경제적 효과 운운하던 사실과 관광미항으로 경제적 가치

가 있다던 주장을 상기해보라. 태평양에 존재하던 여러 섬이 전쟁을 겪으

며 점진적으로 상설기지가 되었다. 이를 정당화하려고 수많은 논리가 동

원되었고 기지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파괴되기도 했다. 하와

이, 비에케스, 오키나와, 수빅만, 그리고 제주에 이르기까지. 태평양에 수

많은 섬들이 이와 같은 운명을 겪었다.

미군기지의 역사

뒤늦게 식민지 쟁탈에 나선 미국은 1898년 태평양을 중심으로 푸에르토

리코, 쿠바, 필리핀과 함께 괌을 점령한다. 이때 미 해군이 괌에 들어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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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당시 원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은 물론 어떤 형태의 자치정부도 거부

했다.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의 한 축인 태평양 전쟁 와중에 일본이 괌을

점령했고 1944년 7월에 미국이 다시 점령하게 된다. 이때 괌에 해군기지

와 공군기지가 들어선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탱크, 잠수함, 폭격기, 항공모함 등 첨단살상무기

가 등장했다. 이 전쟁에서 국가의 모든 인적, 물적, 정신적 자원을 총동원

하는 체제에서 무려 90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여전

히 백병전 위주의 전쟁이었으며 첨단살상무기의 사용은 제한적이었다. 그

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되면 첨단살상무기가 대세가 되고 군인과 민간인

구분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무차별 살상이 이루어져 무려 5천만 명에 가

까운 사람이 죽는다.

이런 현대전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게 항공모함과 폭격기의 대

대적인 사용이다. 제2차 세계대전, 특히 미일간 태평양 전쟁에서 항공모

함과 폭격기는 전쟁의 핵심축이 되었다. 폭격기가 근거리를 날아가 목표

지점에 폭격을 하고 돌아오는 형태가 일반화되자 항공모함과 더불어 상대

편 영토 근거리에 항공기지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미국은 괌을 점령하

자마자 일본 본토를 폭격하기 위해 비행장을 만들기 시작해서 앤더슨 공

군기지가 이때 만들어진다. 일본은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괌과 일본 사이

에 있는 이오 섬(이오지마, 지금도 일본 영토)에 기지를 만들고 옥쇄전투

에 들어간다.1

제2차 세계대전 후 괌은 미국령이 되고 미군이 주둔하게 되는데 미군이

1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 내용으로 영화를 두 개 만들었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 군인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깃발>은 미국 군인의 시선으로 전쟁의 비인간성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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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하는 영토는 점차 확대되어 현재는 무려 괌 영토의 1/3이 미군속이

다. 1972년에는 베트남을 폭격하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

기지반대운동

아마도 미군기지 반대운동은 꾸준히 있었을 텐데 자료의 부족으로 예전

활동은 찾기가 어렵다. 자료는 대부분 최근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기지

반대운동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도화선이 된 것은 2006년 미

국과 일본이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괌으로 옮기기로 결정하면서부터다. 오

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은 첫째로 핵항공모함 입출항과 MD체계를 비롯, 아

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할 목적과 당연히 중국의 군

사력에 대응할 목적이고 두 번째로 미군 주둔으로 인한 각종 범죄와 사고

로 반미정서가 엄청 커진 오키나와 섬으로부터 수천 명의 해병을 이동시

키는 것이 주목적이다.

일단 이전을 결정하고 나자 후속 조치들이 연이어 발표된다. 오키나와

에 있는 해군 8000명이 괌으로 옮겨오는 것을 시작으로 군인과 그 가족들

이 살아야할 거주지를 비롯한 제반시설 건설 계획이 발표된다. 이 사업 입

찰 과정에 한국 기업도 참여하여 지분을 따내는데 이런 사실을 조사하다

보면 정말 세상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여기에 추가적으

로 사격장을 지으려 하자 원주민들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커졌다.

미군이 사격장을 지으려 하는 곳은 Pagat village란 곳인데 여기에는 자

립 성향이 강한 차모로족이 거주하고 있다. 차모로족의 원시적인 생활방

식이 보존되어 있는 마을뿐만 아니라 수많은 유적과 무덤이 있는 곳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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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기획기사

서 기지반대운동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립에 대한 기대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지 확장으로 인해 외부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어 전통적인 가

치관이나 생활방식이 파괴되는 데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We Are

Guahan>, <Chamoro nation>등은 차모로족의 자립/자치운동과 기지반

대운동이 결합된 대표적인 그룹들이다.

더불어 산호초 파괴와 같은 환경 문제, 주민건강권 문제(특정암발생률

미국 본토에 비해 20배), 여성안보문제 등 제반 기지 문제가 겹친데다 이

미 1/3을 차지하고 있는 기지 및 제반시설이 더 확충된다는 사실에 분노

가 커졌다. 이 일련의 계획은 보통 ‘증강사업(buildup)’으로 불리기 때문

에 기지반대운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구호는 “NO BUILD UP”과 같은

것들이다. 기지반대운동에는 다양한 그룹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8000 :

How Will It Change Our Lives?>, <Guahan Coalition for Peace and

Justice>(약칭 Guahan Coalition, 여성운동 그룹)등이 있다. 이 그룹은

<the International Women’s Network Against Militarism>의 멤버로

2009년에 <the Network’s seventh international meeting>(아시아-태

평양 지역에서 군사주의 반대 운동 하는 여성그룹들)을 주최하기도 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따르면(2014년 3월 14일자) ‘증강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예산문제와 더불어 반대운동의 크게 영

향을 끼치고 있으며 여러 문제제기 때문에 아직까지 환경영향평가도 마

무리 하지 못했다. 그 결과, 2014년 경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착수도 못하고 있다. 처음 예상비용은 100억 달러였으나 2012년 비용이

2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가 나오자 이동규모를 5000명으로 축소

했고 비용도 엄청 축소해서 발표했는데 이중 33억 달러를 일본이 부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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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 되어 있다. 미국 의회 내에서는 증강사업에 회의적인 시선도 커지고

있다.(주로 비용문제 때문에. 제반시설이 너무 부족해서)

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환경 평가서 초안에 관한 공개청문회를

열기 위해선 2014년까지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최종 환경

영향 평가서가 2014년말에 나오고 그로부터 60일후엔 해군항 건설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재로서는 이 문제는 어느 방향으

로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그야말로 괌 미군기지 반대 투쟁은 현재 진행형

인 싸움이다.

이어지는 고민

미군기지 세미나는 당연히 기지문제가 평화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

요한 주제라는 기본적인 인식에서 출발했다. 결과적으로 세미나는 기대

이상이었는데 미군기지 문제를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변화하고 있는 미국의 안보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미군기지 재편과 관련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했었던 평택미군기지와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이 어떤 흐름 속에 놓여 있었는지를 좀 더 넓은 시

야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괌을 공부하면서 계속 떠오른 것은 제주의 미

래였다. 어쩌면 지금 이 싸움은 시작일지도 모른다. 정말 제주가 괌처럼

거대한 기지가 되어버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의 전략적 선택 하

에 진행되는 해군기지 건설, 산호초 파괴를 비롯한 환경파괴, 전통적인 가

치관과 공동체 붕괴, 숱한 경제논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들. 강정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구호를 자주 보았다. 이 구호가 주는 가

슴 뭉클한 느낌은 막연한 믿음에서 오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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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기획기사

현실로부터 오는 것이다. 괌에서 벌어지는 투쟁이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은

단지 우리가 비슷한 싸움을 겪어봤기 때문이 아니라 괌에서 벌어지는 싸

움이 실제 우리의 이해관계와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괌에서

도, 강정에서도 평화가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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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똘 | 출판노동자 + 전쟁없는세상 후원회원

이것은 거부가 아니다 이들은 영웅이 아니다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를 읽고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는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53명의 병역거부자들은 조금씩 차이

는 있지만 대체로 하나의 입장을 공유하

고 있다.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그것이

전제되어 있는 병역 의무를 평화적 신념

에 따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겪은 일상적인 폭력, 이

라크 파병부터 밀양 송전탑 건설에 이르

기까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국가의 폭

력과 범죄들, 53인은 이러한 경험들 속에

서 저마다 병역거부를 결심하게 된다.

리뷰-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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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리뷰-서평

나 또한 지금의 군대가 근본적으로 전쟁과 살육에 복무한다고 생각하

며, 그 때문에 병역거부를 택하는 이들을 위해 다른 형태의 병역제도가 필

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군대에 대한 내 생각이라는 것은 현재 이

정도가 전부다. 내가 이 53인의 이야기에 매료된 것은 사실상 군대를 벗어

난 차원이라고 봐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군대’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 복잡하며 끈끈한 어떤 것이다.

그래서 기분전환 삼아 읽어보라고 권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군대에 관

심 없는 사람은 안 읽어도 된다고 제쳐두기는 더욱 어렵다.

이것은 거부가 아니다

명색이 병역거부선언인데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나는 ‘거부’ 라는 말

이 뭔가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대부분의 글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거부라

기보다는 '선택'이다. 세상에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해지는 것들, 선택의 영

역이 아니라고 세뇌당해 온 것들에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왜 선택하면 안 돼?”라고 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다른 것을 선택

해 보임으로써 증명한다.

“이런 분열에도 나는 병역거부를 선택한다. 분열하기 때문에 나

는 병역거부를 선택한다. (줄임) 완벽해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을 안고 끊임없이 선택하는 실존적 모습

이 내가 믿고 있는 유일한 도덕체계다.”(조은, 175쪽)

이들에게 선택이란 곧 ‘자유의지’이고, 그것 자체가 ‘인간’의 다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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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과도 같다. 명령을 내리는 권력과 주어진 현실조건에 저항하고 자기 의

지로 선택하는 것, 그 선택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라는 말이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이 되고 싶다. 이

성을 가진, 영혼을 지닌 한 명의 온전한 인간이 되고 싶다.”(안

홍렬, 124쪽)

당연히 이러한 종류의 얘기는 우리를 항상 불편하게 하며, 여기에 시비

를 거는 일은 조금도 어렵지 않다. “그럼 군대 가는 사람은 인간도 아니라

는 말이냐?” 아시다시피, 그런 말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나’이다. 애초에 ‘나’가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면 저항이나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제를 분명히 느끼고 있는‘나’를 눈감아버린다면,‘나’를 제

외한 대다수의 의견에 편승해버린다면, 그‘나’가 스스로를 인간으로 느

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이들은‘나’를 인간으로 지켜내고자 하는

53개‘나’들의 집합이다.

이것은 고립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기 신념을 드높이며 홀로 당당하고자 하는 것만은

아니다. 동시대의 평범한 젊은이들과 부대끼며 같은 길을 걷는 대신 외로

운 감옥에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고 해서, 이들이 고립을 자초한다고 볼 수

는 없다. 이 도도하고 도전적이기만 할 것 같은 선언들에서 공통적으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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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리뷰-서평

견되는 것은‘연대의식’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애초에 다른 모든 이들과

이어져 있다는 깨달음 같은 것인데, 그게 조금은 서글플 정도로 절박하게

묻어난다.

“이 지구생명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의 피와 살로부터 내가 움

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이용

석, 92쪽)

“나의 삶을 다른 이들과 포갤 수 있는 위치에 이르고 싶다.”(현

민, 164쪽)

“우리는 결국 우리가, 같은, 사람이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줄임) 우리가 모두 이어져 있음을 느낄 때에, 우리의 승리는 시작

될 것입니다.”(안지환, 196쪽)

그리고 자신의 병역거부를 남에게 설명해내는 과정 자체도 이들에게는

병역거부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듯 보인다. “난 전쟁에 반

대해. 평화를 원해. 그래서 군대에 갈 수 없어.” 아주 간단하게는 이런 해

명이 있을 수 있다. 이 한 줄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정말로 보잘것없어서

거의 틀린 말처럼 들릴 지경이다. 이럴 바에야 아예 말을 안 하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삶을 통해 온전히 검증되지 않은‘내면의 소리’, 일반적으로 양심이

나 신념으로 명명되는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애써 드러내고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오태양, 16쪽), “나의 언어가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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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것, 나라는 존재가 다수와 외떨어져 있다는 고립감”(임치윤, 30

쪽)이 많은 병역거부자들을 괴롭게 했다.

다른 개체들과 자기 자신이 이어져 있다는 감각, 남에게 총을 겨누는 것

은 자기 자신에게 겨누는 것과 같다는(또는 더 못할 짓이라는) 믿음에 따

라 병역거부를 결심했다. 그런데 정작 남에게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없다

면, 남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면 그 고통은 또 어찌해야 할까.

그래서 병역거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개인의 소견서는 그만큼 절박

한 인간의 언어, 그야말로‘사람의 말’일 수밖에 없다. 이해받고 싶기 때

문에, 내밀한 양심의 소리를 공적인 언어로 번역하기가 거의 불가능함에

도 불구하고, 이들은 시도한다. 언제까지나, 앞서 시도한 사람의 언어를

이어받아서, 몇 번이고 다시, 사람의 말을.

이것은 영웅이 아니다

자유의지, 연대의식, 그밖의 어떤 면에서든 이들이 대다수의 평범한 의

식을 가진 사람들과 구분되는 투사, 혁명가, 도덕가, 활동가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주

변에 병역거부자가 몇 있는데, 저렇게 헐렁(?)해 보여도 사실은 무시무시

하게 똑똑하고 의지가 굳고 급진적인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뭐, 그것은 경우에 따라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책 전반에서 읽히는 진솔

한, 조금은 수줍기까지 한 고백들, '나는 당신과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다'

라는 메시지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 ‘신념이 아니면

죽음!’ 물론 이러한 입장도 간간이 섞여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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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리뷰-서평

일단은 자기 자신과 세계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강한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데 내가 왜 군대에 안 가려고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

터 천천히 찾아나가야 할 만큼, 문제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왜 아니겠는

가? 병역거부고 뭐고 다 사람 사는 일인데 어떻게 단순명쾌할 수 있단 말

인가.

53인 중에서 특히 현민씨의 기나긴 소견서를 인상 깊게 읽었다. 그는 시

종일관 솔직하고 담담한 언어로 자기가 도덕적 영웅과 거리가 먼 사람이

라는 것에 대해, 그러나 “나 같은 사람도 괜찮지 않을까”에 대해 이야기한

다.

“내게 병역거부의 사유로 밀 만한 키워드는 없는 것 같다. 천주

교 세례명이 있지만 냉담자다. 소속단체가 없다. 활동가가 아니

다. 짝사랑하는 사상가는 있지만 '무슨주의자'라고 하기엔 쑥스럽

다. (줄임) 평화를 사랑하기보다 그냥 싸움을 못하는 것 같다.”

(161쪽)

“나는 병역거부를 하기 위해 자신을 완전무결한 도덕적 주체로

포장하고 싶지 않다. 대의에 기대고 싶지도 않다. 샅샅이 뒤지면,

병역거부에 필요한 이력이 없진 않다. (줄임) 하지만 그런 활동은

단일한 목표의식 하에 행해진 일이 아니었다. (줄임) 실은 모든 삶

은 이질성으로 그득하기 마련이다. 내게 완결된 서사는 불가능하

며 매력이 없다. 완결된 서사의 이면, 즉 내밀한 일상의 파편은 정

치적 올바름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치를 다르게 사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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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한다.”(163쪽)

결국 그 ‘내밀한 일상의 파편’들이 쌓여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를 이

뤄온 것이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느끼기로는 충분히

그렇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부딪히곤 하는 부조리들

에 남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다. 파편이 낸 생채기에 더 아파

하거나 더 화를 내거나 더 끈질기게 생각한 나머지 자연히 행동을 남보다 '

하나쯤' 더 하게 되었는데, 그 하나가 병역거부였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

다.

아마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세상이 주어져서 군대라는 의무가 없었다면,

다른 어떤 의무에든 의문을 제기하고 저항하고 또 다른 선택을 기어이 찾

아 했을 것이다. 그 의무가 그들에게 인간이 아닐 것을, 또는 그들 자신이

아닐 것을 명령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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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기획연재-게임과 평화

지우 |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영화 <나비효과>의 주인공 에반은 잘못된 인생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

기억의 한 시점으로 돌아가는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그가 시간여행

을 반복할 때마다 미래는 점점 더 큰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나비효과>의 서사구조는 많은 액션/어드벤처 게임1의 플레이 모습과

닮았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가 죽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앞

의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 다시 게임을 진행한다. 선형적 줄거리를 가

지지 않는 게임의 경우 앞선 시점으로 돌아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나비효

과>에서처럼 뒤의 이야기가 아예 결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추억하고 때로는 후회하면서 만약 그때로 다시

1 액션/어드벤처 게임은 <수퍼마리오>나 <젤다의 전설>, <툼레이더>와 같이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어떤 줄거리를 따라 게임 속 세계를 모험하는 종류의 게임을 말한다. 액션/어드벤처 게임을 명확히 정의하고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액션 게임에서는 전투가, 어드벤처 게임에서는 대화와 퍼즐이 강조된다.

선택과 후회,브레이드(Braid)의 사례

기획연재-게임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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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상상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적어도

아직까지 게임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이 점에

서 곤살로 프라스카는 이러한 세이브-로드 기능이 게임을 ‘진지하게’ 인

식할 수 없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2

우리가 게임에서 무슨 짓을 하든 그것은 시시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그 이유는 언제나 다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플레이어는

실제의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 … 문제는 ‘진지한’ 문화적 생

산품에서는 본질적으로 그러한 일들이 실제 삶에서는 벌어질 수 없다

는 데 근거한다는 점이다. 햄릿의 딜레마는 비디오게임에서는 ‘사

느냐’와 ‘죽느냐’가 양자 모두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의미해진

다.3

그와는 상반되게 제프리 로프터스와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게임의 즐

거움이 후회를 최소화하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한 수단

은 ‘대안적 세계’의 생성이며, 대안적 세계를 탐험하고자 하는 욕망은 플

레이를 추동하는 중요한 동기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실제 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와 가상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

러한 관점에 따르면 세이브-로드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

고 게임에 몰입하도록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2 James Newman, Videogames, 2007. (박근서 등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3 Gonzalo Frasca, Ephemeral games: Is it barbaric to design videogames after Auschwitz?, 2000. 앞의 책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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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기획연재-게임과 평화

이와 관련하여 2008년에 출시된 ‘브레이드(Braid)’라는 비디오게임을

소개하려고 한다. 브레이드는 언뜻 보기에는 수퍼마리오와 비슷한 인터페

이스의 액션/어드벤처 게임 같지만, 고유한 플레이 방식과 레벨 디자인으

로 평단과 게이머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미술과 음악을 빼고는 개발자가

단 한 명뿐인 저예산 인디게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다른 액션/어드벤처 게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브레이드에는 어

떤 의미에서 ‘목숨’의 개념이 없다. 캐릭터가 화면 밖으로 추락하거나, 몬

스터와 부딪히거나, 대포알에 맞는 순간 화면이 회색으로 변하며 게임의

시간이 멈춘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세이브-로드 기능으로 앞선 시점의 세

이브 포인트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비디오테이프를 되감기 하듯이 시간

을 거꾸로 돌려 캐릭터가 ‘죽기’ 전 시점으로 돌아간다. 이 되감기 기능은

캐릭터가 죽을 때가 아니라도 게임 중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은 6개의 ‘세계’로 나뉘어 있는데, 각 세계마다 특징적인 이름과

그에 걸맞은 게임 메커니즘이 있다. 예를 들어, 4번 세계인 ‘시간과 공간’

비디오게임 ‘브레이드’의 플레이 화면 / 출처: videogam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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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불타는 듯한 암울한 메인 화면도 핵전쟁을 연상케 한다.

에서는 캐릭터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시간이 앞으로 흐르고, 왼쪽으로

움직이면 뒤로 흐른다. 게임의 진행 순서도 특이한데, 게임을 시작하면 2

번 세계부터 6번 세계까지 차례로 마친 뒤 1번 세계가 나온다. 줄거리는

남성 캐릭터가 ‘위험에 빠진 공주’를 구하는 전형적인 서사이지만, 마지

막 스테이지인 1번 세계를 깨고 나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브레이드의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이다. 그리고 용서와 결

정, 망설임 같은 표제어들이 각 장마다 등장한다. 모든 스테이지를 끝내

면 나오는 에필로그 중에 “이제 우린 모두 개새끼들이야.(Now we are all

sons of bitches.)”라는 인용문이 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

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케네스 베인브리지가 핵무기 실험 직후에 내뱉은

말이다. 그래서인지 게임의 이야기가 워낙 모호해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

가 있음에도, 핵개발에 대한 뒤늦은 후회의 은유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

다. 제목인 ‘braid(꼬임, 땋음)’도 핵무기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된 상대

성 이론의 주요 개념인 시공간(시간과 공간의 꼬임)과 과거의 선택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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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기획연재-게임과 평화

한 미래의 후회(꼬임) 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프라스카와 로프터스의 관점에서 보면, 브레이드는

단순히 핵개발뿐만 아니라 게임의 본질에 대한 통찰과 오늘날의 대중적

게임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프라스카가 지적한 세이브-로드의 반복

에 의한 진지함의 훼손을 브레이드는 ‘되감기’ 기능과 게임의 전체 텍스

트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되감기’라는 색다른 방식의 대

안적 세계를 생성하는 방식을 채용함으로써 로프터스가 말한 후회의 최소

화와 그에 따른 즐거움 역시 놓치지 않았다.

브레이드와 같이 그 형식과 내용이 땋은 머리처럼 미학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게임을 경험하는 것은 큰 기쁨이다. 요즘은 단순히 쾌락을 제공하

는 오락 도구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예술매체로서 만들어진 게임, 특

히 인디게임들 중에 그런 사례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에 게임의 추상적인 메커니즘과 플레이어에 의한 그것의 능동적인 수용

및 쾌락을 중시하는 ‘루돌로지’와 텍스트로서 게임의 완결된 서사를 중시

하는 ‘내러톨로지’라는 게임 연구의 양대 산맥 사이의 논쟁을 다루면서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Page 66: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64

기획연재-가람이의 좌충우돌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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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박승호 | 무기제로 코디네이터

칼을 쳐서 보습을

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이 글은 2014년 7월 4 ~ 8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전쟁

저항자인터내셔널 국제회의 중 진행된 워크샵 “Direct Disarmament:

Hammering Swords into Plowshares” 참가 후기입니다.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

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2:4)

위 구절은 아마도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성경의 문구일 것

이다. 전쟁에 사용되는 파괴의 도구인 칼을 망치로 두드려 생산의 도구로

재탄생시키는 세계에 대한 비전은 비단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평화를 꿈

꾸는 이들에게 보편적인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을 통해 이익을

얻는 전쟁수혜자들의 활동에 대항하는 무기제로의 활동도 넓은 의미에서

Page 68: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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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비전

을 상징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문자적 의미로 실천해낸 사람들이 있다.

2012년 7월 28일 이른 새벽, 평범한 민간인 세명이 미국 테네시 주 녹

스빌에 위치한 고농축 우라늄저장시설인 Y-12 오크리지 핵시설에 잠입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메건 라이스 수녀(84)와

참전군인이었던 그렉(59)과 마이클(65)이다. 이들은 두 시간에 걸쳐 모두

네개의 철제펜스를 뚫고 건물에 피를 뿌리고 스프레이로 벽에 다음과 같

은 글귀를 남겼다. “화 있을진저 피의 제국이여”, “공의의 열매는 평화니

라”,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 일하라”, “제발 보습을 - 이사야”. 그리

고 셋은 다시 “고농축우라늄저장시설(HEUMF)”이란 문구가 쓰여진 건물

로 이동해 벽에 “지금 보습으로 바꾸라”와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 이사야”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었다. 경비원들이 나타나자 셋은 준

비해간 성명서를 크게 읽고는 당황해 있는 경비원들에게 빵을 건냈다. 경

비원이 이들을 체포하려 하자 셋은 촛불, 흰 장미꽃, 성경을 들고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침투(?)에 성공한지 2시간쯤 된 시점이었다.

왼쪽부터 마이클, 메건, 그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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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이 사건은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들이 잠입한 시설은 우라

늄 정제와 핵폭탄 제조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미국 내 유일의 시설로, 최

고 수준의 경호를 받고 있었음에도 고작 망치를 든 3명의 민간인에 의해

경비망이 뚫렸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침투 직후 오크리지 단지는 보안상

태 점검을 위해 일시적으로 패쇄된다.

이번 워크샵을 주관한 전쟁저항자연맹(WRL)의 활동가들은 이들의 행

동을 보습만들기 행동(plowshare action)이라 명명했다. 정부를 상대로

핵군축이나 핵시설의 패쇄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대신 “직접” 망치

를 들고 “무장해제”에 나서기를 택한 것이다. 이들은 비폭력 직접행동의

일환으로 이번 행동을 수개월 동안 계획하고 준비했다.

이들은 무장해제의 방법으로 비폭력 직접행동을 택했지만 국가는 그러

한 행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이들을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이들의 죄를 묻

기 위해 열린 재판은 오히려 미국의 핵정책에 대한 고발의 장이 되어버렸

다. 노령의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법정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미국의 불의

한 핵정책을 고발했다. 라이스 수녀는 진술을 통해 미국이 하나의 거대한

폭탄 공장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라이스 수녀가 “무장

해제”시킨 Y-12 시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수십만의 인명을 살상

했던 바로 그 원자폭탄을 제조했던 시설이었으며 현재는 1만개의 핵탄두

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다.

2014년 2월, 미국의 법원은 이들의 행동을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한 행

위로 규정하며 셋에게 강도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라이스 수녀는 징역

35개월, 그렉과 마이클은 징역 65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이들은 지금까지

도 감옥에 갇혀 있다.

Page 70: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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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행동은 정말 직접 무장해제라 부를만한 어떠한 효과를 가져온

행동이었을까? 이들이 “무장해제”한 핵시설은 이제 한층 경계가 강화된

채로 다시 가동되고 있고, 미국의 핵정책은 조금의 변화도 없으며, 여전히

인류 전체를 절멸시킬 수 있는 양의 핵무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어쩌

면 활동가들이 아무런 가시적 성과도 얻지 못하고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은

아닌가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수없이 확인되었듯이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감옥에 갇히는 일은 그 자체로 체제에 대한 강력한 위협이 된다는 점을 다

시 한번 상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런 죄가 없는 이가 감옥에 갇힌 모

습은 그 자체로 체제의 불의와 모순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주는 강력한 메

시지가 된다. 이들의 죄를 묻기 위한 재판이 오히려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회적 부가 파괴적인 무기를 만드는 데 허비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장

이 되었듯이, 감옥에 갇힌 셋의 모습은 미국이 부르짖는 “안보”의 모순적

인 면과 허상을 낱낱이 드러내주고 있다. (핵무기가 보관된 1급 경호시설

조차 노인 몇명으로부터 지키지 못하면서 핵안보를 외치는 모습이 우습지

않은가?)

이들이 망치를 들어 내리친 것은 단지 미국의 한 핵시설만이 아니었다.

이들이 망치질 한 것은 더 많은 핵무기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공

고한 체제의 메시지 그 자체였다. 이번 2014 WRI 컨퍼런스의 주제 “작은

행동, 큰 운동”(Small Actions, Big Movements)처럼, 나는 이들의 작은

행동이 지금 다른 이들의 행동을 촉발하는 큰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

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망치질로 생겨난 작은 균열이 마지막 핵폭탄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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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기획연재-전쟁 기업에 저항하라

장해제되는 그날을,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그날을 한치 더 앞당기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짧은 지면에 다 담지 못한 더 세 활동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

한 사람은 아래 웹사이트를 참조할 것.

http://transformnowplowshares.wordpress.com

수감된 TNP 활동가들에게 편지 쓸 수 있는 주소

Megan Rice, 88101-020

MDC Brooklyn

P.O. BOX 329002

BROOKLYN, NY 11232

Gregory Boertje-Obed, 08052-016

USP LEAVENWORTH

P.O. BOX 1000

LEAVENWORTH, KS 66048

Michael Walli, 92108-020

FCI MCKEAN

FEDERAL CORRECTIONAL INSTITUTION

P.O. BOX 8000

BRADFORD, PA 16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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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샤샤의 뀨잉뀨잉

샤샤 | 병역거부자

혐오 발언에 관한 단상

안녕하세요? 오늘도 태어나서 죄송한 샤샤이므니다. 오늘의 주제는 ‘혐

오 발언hate speech’입니다. 너 나한테 혐오 발언 당해볼래?!

혐오 발언 (또는 증오 발언)이란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장애 등등에

기반해서 편견이나 차별을 담은 언어 폭력을 말하는데요, 원래 흑백갈등

이 심한 미국에서 이 혐오발언이 문제가 되었어요. “껌둥이!”라는 말을 듣

고 많은 흑인들은 심장박동수 증가, 고혈압, 실어증, 심지어 자살에까지

이른 경우도 있다 하더라구요. 한편으로는 성희롱, 성차별적인 발언들을

고민한 페미니스트들 또한 이 혐오 발언에 개입하기 시작했죠. 캐서린 매

키넌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주의자들은 성희롱은 강간과 똑같기에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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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기획연재-샤샤의 뀨잉뀨잉

법적으로 개입해서 형사 처벌(고소미)을 멕여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흔히

인실존(인생은 실전이야 존만아)을 시전한다고 하죠. 인실존은 밥맛이 꿀

맛 ^오^

이어서 동성애자들도 여기에 문제를 제기했어요. “호모”, “퀴어”같은

용어들을 듣고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치욕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사람들의 증언은 이루 말로 못 하더라구요. 그래서

동성애혐오, 여성혐오, 인종혐오 등의 폭력에 매일같이 노출된 소수자들,

특히 흑인, 여성, 동성애자, 소수민족 등은 혐오 발언에 문제제기를 하게

되었고, 실제로 일부 입법에 성공하기까지 했어요. 대부분의 유럽국가들

과 동유럽국가들은 혐오 발언을 규제하기 시작했고, UN에서도 이를 문제

시하게 되었죠.

혐오 발언 규제주의자들이 주로 끌어다 쓴 철학 이론은 “말은 곧 행동이

다”라고 주장한 후기 비트겐슈타인과 오스틴이에요. 이 둘은 주로 ‘일상

언어학파’라고 불리우는 언어철학자들인데, 우리의 말은 세계를 투명하

게 반영하거나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 자체로 세계를 창조해나가는 실

천활동을 하고 있다고 본 점에서 이전의 논리실증주의적인 철학에 균열을

내면서 일약 언어철학의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한 사조예요. 주로 말과 행

동을 분리된 것으로 보았던 이전 철학자들과 달리 말은 그 자체로 행동이

라고 본거죠.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혐오 발언은 단지 그냥 말이 아니라 그

자체로 폭력이자 차별, 모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되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어요. 실제로 소수자들에게 도움이 될 줄 알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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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발언 규제법이, 오히려 소수자들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것이에

요. 실제로 혐오 발언 규제 법안이 학칙으로 개설된 대학에서 처벌을 당한

건 흑인들이 대다수였고, 백인들이 오히려 이를 악용해서 흑인들을 엿 멕

이는 무기로 사용한 거예ㅇ요.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의 성적인 자기표

현, 동성애적인 문학과 예술 작품들이 음란죄나 혐오 발언으로 기소를 당

하고 처벌되기 시작하면서, 이 법안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회의

가 싹트기 시작했대요.

이는 한국에서도 일베로 대표되는 혐오 발언 생산 집단에 대해서도 적

용될 수 있을 꺼 같애요. 일베들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홍어’, 한국 여성

들을 비하하는 용어인 ‘김치녀’, 동성애자들을 비하하는 ‘똥꼬충’ 같은

혐오 발언들을 가지고 ‘흥칫뽕!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있거던요?’라고 그

좋은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을 가져다가 쓰는걸 보기만 해도 속이 뒤틀리

고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할 때가 많고 부들부들하지만, 이들을 처벌

할 경우에는 장기튀김 돼서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경우가 생

기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최근 일베충들은

“일베충”이라는 말 자체가 모욕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부러 일베임을 일밍

아웃하고 댓글로 일베충 발언을 유도한 뒤에 명예훼손으로 고소미를 멕이

는 지능적인 수법을 쓰기도 했다더라구요. 마치 보험사기단처럼 말이죠.

명예훼손법과 모욕죄 등의 형법 조항이 문제가 많은걸 교묘히 이용해서,

실제적으로 혐오 발언의 피해자들이 가해자로 둔갑된 황당하고 복장 터지

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해서 또 한쪽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며, “당신의 사상에는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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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기획연재-샤샤의 뀨잉뀨잉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으로 인해서 차별받는다면 당신의 편

에 서서 싸우겠다”라고 관용을 주장했던 볼테르,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무

엇보다도 중요시하면서 타인을 인내할 것을 주장한 유명한 존 스튜어트

밀, “민주주의는 대화에서 시작한다”고 주장했던 듀이나 공론장과 의사소

통 행위를 중요시한 하버마스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일베들을 법으로 고

소미를 멕이기보다는 공론장에서 논파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영

이 있어요.

그 따위 말에 표현의 자유가 어딨냐! “홍어”, “전라디언” “김치녀” 따위

가 표현의 자유인가? 표현의 자유는 억압당한 사람들이 쓰는 개념인데 ㅠ

ㅠ 라고는 하지만, 만일 우리가 A의 표현의 자유를 그것이 도덕적으로 문

제가 있기에 규제한다면, B, C의 표현의 자유 또한 규제당하지 않으리라

는 보장이 없긴 하거든요. 한편으로는 국가는 다양한 시민들 사이에 중립

을 지켜야하며 만일 어떤 도덕적 관점 내지는 특정한 가치를 반영해야 한

다면 이는 또한 국가가 다른 영역에서조차 가치판단을 하게끔 만드는 위

험이 있다고 보았어요. 따라서 혐오 발언에 관한 논쟁은 자유주의/공동체

주의 간의 논쟁으로 번지게 되었어요. 예를들어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에

는 국가가 특정한 이념을 정치적으로 규제하는데 악용되는 대표적인 악법

인 것처럼 말이에요.

한편 주디스 버틀러는 다소 특이한 견해를 제공했어요. 발언을 규제하

는 권력을 어디서 어떻게 휘두를지 모르는 국가가 혐오 발언을 관장하도

록 내버려 두지 말고, 국가 중심적이지 않은 다른 방식으로 혐오 발언을

전유하고 재의미화시키자는 방안이에요. 버틀러는 그 예시로 “퀴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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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가 이전에는 동성애자들을 학대하고 비하하고 조롱하는 욕설로 쓰여

왔던 반면, 이 용어를 자랑스럽게 전유하는 운동을 통해서 긍정적인 용어

로 가치 전도가 되었다는 사례를 들고 있어요. 이를 버틀러는 ‘재의미화’

라고 이름 붙였어요. 혐오 발언을 전유하고 재의미화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보기엔 ‘잡년 행진’(슬럿 워크)이나 ‘김치녀 안녕들 하십니까’ 운

동 같은 경우에는 혐오 발언을 적극적으로 전유적인 방식으로 인용해서

뒤틀고 전복시키는 운동방식을 취한 거 같애요. 일전에 용숙이도 페북에

서 싸지른 글 중에서 “병역거부자들 너네는 겁쟁이들이지?”라는 혐오 발

언적인 호명에 “병역거부자는 겁쟁이가 아니다” 라고 부인하기 보다는

“그래 우리 병역거부자들은 겁쟁이 맞다. 그런데 겁쟁이가 나쁜 거니?”

라는 식으로 일종의 겁쟁이라는 혐오 발언을 역호명하고 재의미화시키는

글을 보았어요. 물론 용숙이는 성격이 더럽고 나쁘긴 하지만 이 말에는 동

의가 됐어요. “너네 병역기피자지?”라는 호명에 “어 우리 병역기피자다.

그런데 병역기피가 나쁜 거니? 인간이 두렵고 무서운 걸 기피하는 건 인

지상정 아니니?”라는 식으로 역호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이를 버틀러는 ‘수행적 모순’- 보편성에서 배제당한 자들이 보편성 내

에서, 그리고 보편성으로서 말하는 것-이라고 말해요. 버틀러는 수행적

모순의 예로 로사 파크스가 백인 전용석에 앉은 것도 이전의 관습과 단

절해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 사례로 들고 있어요. 또 하나의 예로는 흑

인 여성 애니타 힐이 성폭력과 성희롱을 당한 후에 법정에서 증언을 해야

할 때, 그녀가 인용하는 혐오 발언들은 기존의 혐오 발언과는 달리 증언

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복무하는 재의미화된 혐오 발언이라는 거예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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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거부자와 평화주의자들 또한 무수한 혐오 발언에 노출되어 있고 편견에

둘러싸인 거 같애요. “평화 좋아하시네” “니네 엄마와 딸이 적군에게 강

간당해도 아무 일도 안 할꺼냐” 같은 레파토리부터 ‘병역기피자’, ‘겁쟁

이’, ‘빨갱이’ 등등의 무수한 혐오 발언을 늘 듣고 살죠. 이런 혐오 발언

들을 어떻게 하면 전유하고 재의미화해서 발화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요? 다른 방식으로 전유를 하면 될까요?

“너네 A 아니냐?”라는 말 걸기에 “우리는 A가 아니다”라고 부정을 하

면 할수록 A가 되는 현실이 있는 거 같애요. 오히려 공격적이고 선제적으

로, “그래, 우리는 A다. 완전 A다. 그런데 A가 뭐가 나쁘니?” 라고 전유

하는 경우, 혐오 발언을 행하려는 자들의 의도에 담긴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발화자에게 되돌아가는 지점은 있는 거 같애요. 이를테면 “샤샤 너

게이 아니냐? 너 병역기피자지?”라는 질문에 “어 맞어. 나 완전 게이야 ^

오^ 나 남자 완전 좋아해 (너 빼고) ^오^ 그리고 나 병역 완전 기피했어. 근

데 병역기피가 나쁘다는 팩트는?” 뭐 이런 식으로 되받아칠 수 있을 꺼 같

애요ㅋㅋㅋㅋ;;;

실제 혐오 발언 상황에서뿐 아니라, 현실 운동에서도 이런 식으로 담론

을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꺼 같애요. 병역거부자들만의 오글거리고 중2병

돋는 양심도 물론 있겠으나, 병역거부자/병역기피자의 이분법은 사실상

우리들 안에서 의미가 있는 이분법이지, 사람들이 볼때는 그 둘의 구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깐요. 전자는 긍정적인 것이고 후자는 부정적인 것

이 아니라 어차피 둘 다 현실에서는 도찐 개찐 그 밥에 그 나물 부정적인

개념이므로, “병역기피자” 또한 긍정적인 개념으로 가치 전도를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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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꺼예요. 그렇다면 더 이상 “병역기피자”라는 용어로, “병역거부자”들

을 침묵시키고 주눅들게하는 혐오 발언적인 호명으로 기능할 수 없지 않

을까요? 벌써 ‘민주화’라는 단어를 일베가 선수쳐서 가치전도하려 하는

것처럼 우리도 할 수 있을 꺼예요. 현실가능성이 있냐, 소극적 방식의 개

인주의적인 운동 아니냐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님 말고요 ㅋㅋ 그럼 계

속 병역기피자 소리 듣고 부들부들 피꺼솟하면서, “어맛 ㅠㅠ 흥칫뽕! 저

병역기피자 아니거든욧!”뭐 이람서 부인하면서 기분나빠하면서 사시던가

요 ㅋㅋㅋ 여튼 그러하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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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기획연재-샤샤의 뀨잉뀨잉

병역거부자들의 소견서를 모은 책이 나왔습니다. 서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

고 전쟁없는세상을 통해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병역거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모임이 있다면 언제든지 전쟁없는세상으로 연락 주세요

Page 80: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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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없는세상을 후원해 주신 분들

가람 강경리 강경모 강돌 강민정 강성준 강소연 강은애 강진선 고동환 고태경 고희라 구종우

권순욱 권인숙 김경묵 김경숙 김명섭 김미선 김미현 김민경 김민영 김박가온 김반지 김범준 김병권

김보미 김선미 김선영 김선옥 김성배 김성희 김세윤 김소현 김송이 김수용 김수정 김영수 김영진

김영환 김영효 김용엽 김은주 김일애 김정은 김조이스 김주현 김중미 김지호 김태환 김태훈 김한보람

김한상 김현정 김효진 김훈태 김희석 김희순 꽁치 나동혁 나인희 날맹 덴마 류동훈 류진희 명숙 문상현

문성호 바다로떠난바람 박꽃님 박남식 박승호 박아름 박용희 박재형 박정경수 박지선 박진석 박창희

박채원 박현민 배보람 배사은 백가윤 백승덕 보라 상우 설순일 성혜란 소란 송명관 송병채 송준 송지혜

수연 수하 숲이아 시우 시와 신기현 신유아 신은재 신희권 아하 아침 아키오 안지환 양선화 양은혜

양지혜 여문정 여옥 여은 여지우 염창근 오리 오성민 오소영 오재창 오정록 오학준 우경환 우공 우성섭

우완 우지연 위양자 유건 유현미 윤민순 윤정하 윤정화 윤혜정 은국 은종복 은혜와평화교회 이갑수

이덕현 이비함 이상길 이선아 이선영 이선옥 이세현 이승규 이연희 이영롱 이용석 이자호 이재환

이종혁 이정민 이준규 이준호 이현우 이훈 이희진 임재성 임재화 장미희 장샤론 장정혜 장하나 장현진

전기화 전길수 전범준 전영욱 정우진 정인철 정주열 정창영 정현채 정혜윤 조은 조정의민 주관수 지은

진진 진현호 진흙 참새 채승우 최경송 최민아 최성진 최정자 최하늬 최현정 타랑 편설란 하동기 하승우

한광주 한광희 한주훈 햄 허용만 허인애 홍수봉 홍수영 홍이 홍창욱 황명규 황수영 황예랑

재정정리 2014년 5월 1일 ~ 2014년 7월 31일 (단위 : 원)

수입 지출 이월 총계

총 10,144,100 8,054,546 -293,777 1,795,777

5월 3,983,676 2,723,826

6월 3,525,764 3,176,292

7월 2,634,660 2,154,428

Page 81: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

발행처: 전쟁없는세상발행일: 2014년 8월 1일제호: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연락처: 02-6401-0514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422-9번지 3층 (121-230)http://www.withoutwar.org [email protected]

인쇄기획 한울타리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2동 137-69(130-062)연락처 02-924-9641,2 팩스 02-927-5104

평화수감자들한테 편지 써 주세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된 분들입니다

김무석서울시 구로구 금오로 867 (천왕동) 805번 (152-130) - 서울남부교도소

김동현경기도 의정부시 송산로 1111-76 (고산동) 1988번 (480-700) - 의정부교도소

조익진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143 (포일동) 4566번 (437-702) - 서울구치소

박정훈서울시 구로구 금오로 865 (천왕동) 3438번 (152-130) - 서울남부구치소

이상민서울시 구로구 금오로 865 (천왕동) 2139번 (152-130) - 서울남부구치소

하형환전남 장흥군 장흥우체국 사서함 1호 542번 (529-800) - 장흥교도소

김성민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143 (포일동) 3723번 (437-702) - 서울구치소

강길모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143 (포일동) 3538번 (437-702) - 서울구치소

Page 82: 전쟁없는세상 소식지 42호(2014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