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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7 34 Multiple Pathways of Crystal Nucleation in an Extremely Supersaturated Aqueous Potassium Dihydrogen Phosphate (KDP) Solution Droplet ▲ 왼쪽) 정전기 부양기술과 결합한 라만 및 엑스선 산란 개념도. 오른쪽) 부양된 KDP 수용액의 과포화 정도에 따른 두 가지 결정화 경로. LCS(low supersaturated solution), HCS(high supersaturated solution), ms(metastable), s(stable). 액체에서 고체가 형성되는 상형성 또는 상전이 과정을 측정하고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결정, 나노결정, 준결정, 비정질 등의 고체 물질 전반의 성질을 마 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써,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응용에도 커다란 기여 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개껍질을 이 루는 주 성분인 석회석(CaCO3)은 일상생 활뿐 아니라, 건축, 식품, 의료, 에너지 산 업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물질로써, 에 녹아 있는 CaCO3의 상변화 경로(, 결정화 또는 비정질화 경로)에 따라 다양 한 조개껍질의 모양과 기계적, 화학적 성 질을 가진다. 특히 수용액으로부터 형성되 는 고체상은 과포화 정도에 따라 다양한 결정상이 형성될 수 있음이 알려져 있고, 이를 이용한 바이오, 제약, 식품 등에 활 용되고 있다. 이러한 액체-고체 상변화, , 결정화 분야에서 지난 약 20년간 중요한 이슈 중 의 하나는, 고전핵생성이론으로부터 벗어 나는 결정핵생성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수용액으로부터 형성되는 결정화는 물속 에 녹아 있는 용질의 원자 또는 분자들이 뭉쳐서 결정과 같은 구조와 밀도를 가진 결정핵의 형성과 성장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결정핵생성(nucleation)을 지배하는 매개변수(order parameter)는 밀도이다. 하지만, 여러 단백질 결정이나, CaCO3 와 같은 물질들은 결정형성을 위한 과포 화 과정에서 고밀도의 액상(또는 비정질 ) 클러스터(cluster)pre-nuclei가 먼 저 형성되고 난 후, 이 클러스터 내에서 결정핵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인다. 이 과 정에서 주목할 점은 고전핵생성이론과는 달리, 구조인자가 핵생성 매개변수(order parameter)인 밀도로부터 분리된다는 것 이다. , 액상에서 고밀도의 클러스터 형 성 후 구조변화로 결정이 형성된다는 것 이다. 이러한 현상을 이중 핵생성(two- step nucleation) 또는 다중핵생성경로 (multiple pathways of nucleation)가 있 다고 하며, 과포화 과정에서 용매와 용질 이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으로 설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현상의 직접적인 관찰은 초과포화 구현, 이종핵생성(hetero- geneous nucleation) 제어, 실시간 비접 촉 상변화 측정 등이 요구되므로, 실험적 으로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상분리 가 없는 다중핵생성경로의 존재의 유무는 많은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기법에 비해 300~ 400% 이상의 초과포화 상태를 정전기 부 양기술로 구현했으며, 마이크로 라만 산란 및 방사광 엑스선 산란 기술을 부양기술 과 결합하여, 초과포화 상태에서의 액상- 액상 및 액상-고상, 고상-고상 상전이 과 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에서는 KH2PO4(KDP) 수용액을 이용 하였으며, 수용액의 구조의 핵심인 H2PO4 의 구조가 낮은 과포화와 깊은 과포화에 서 서로 다름을 관찰하여, 수용액상이 과 포화에 따라 다른 구조를 가짐을 관찰하 였다. 또한, 낮은 과포화 상태의 KDP 용액은 tetragonal 구조를 가진 안정적 결 정으로 상전이하나, 깊은 과포화 상태의 KDP 수용액은 기존 기법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monoclinic 구조의 준안정(meta- stable) 결정상으로 상전이한 후, 다시 안 정적 결정상 tetragonal 구조의 결정으로 상전이하는 두 개의 결정화 경로를 가짐 을 관찰하였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깊 은 과포화 수용액과 낮은 과포화 수용액 의 구조적 차이가 준안정(metastable) KDP 결정상의 형성 원인임을 알려주며, 향후 과포화의 정도에 따라 많은 새로운 물질 상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수형, 위행섭(KRISS), 조원혁(숭실대), 조용찬 (KRISS), 이현휘(PAL), 정세영(부산대), 김용일, 이근 우*(KRISS), PNAS 113, 13618 (2016).

Multiple Pathways of Crystal Nucleation in an Extremely Supersa …webzine.kps.or.kr/.../data/webzine/webzine/15003349871.pdf · 2018-06-19 · Multiple Pathways of Crystal Nucl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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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 734

Multiple Pathways of Crystal Nucleation in an Extremely Supersaturated Aqueous Potassium Dihydrogen Phosphate (KDP) Solution Droplet

▲ 왼쪽) 정전기 부양기술과 결합한 라만 및 엑스선 산란 개념도. 오른쪽) 부양된 KDP 수용액의 과포화 정도에

따른 두 가지 결정화 경로. LCS(low supersaturated solution), HCS(high supersaturated solution),

ms(metastable), s(stable).

액체에서 고체가 형성되는 상형성 또는

상전이 과정을 측정하고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결정, 나노결정, 준결정,

비정질 등의 고체 물질 전반의 성질을 마

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써,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응용에도 커다란 기여

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개껍질을 이

루는 주 성분인 석회석(CaCO3)은 일상생

활뿐 아니라, 건축, 식품, 의료, 에너지 산

업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물질로써, 물

에 녹아 있는 CaCO3의 상변화 경로(즉,

결정화 또는 비정질화 경로)에 따라 다양

한 조개껍질의 모양과 기계적, 화학적 성

질을 가진다. 특히 수용액으로부터 형성되

는 고체상은 과포화 정도에 따라 다양한

결정상이 형성될 수 있음이 알려져 있고,

이를 이용한 바이오, 제약, 식품 등에 활

용되고 있다.

이러한 액체-고체 상변화, 즉, 결정화

분야에서 지난 약 20년간 중요한 이슈 중

의 하나는, 고전핵생성이론으로부터 벗어

나는 결정핵생성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수용액으로부터 형성되는 결정화는 물속

에 녹아 있는 용질의 원자 또는 분자들이

뭉쳐서 결정과 같은 구조와 밀도를 가진

“결정핵”의 형성과 성장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결정핵생성(nucleation)을 지배하는

매개변수(order parameter)는 밀도이다.

하지만, 여러 단백질 결정이나, CaCO3

와 같은 물질들은 결정형성을 위한 과포

화 과정에서 고밀도의 액상(또는 비정질

상) 클러스터(cluster)나 pre-nuclei가 먼

저 형성되고 난 후, 이 클러스터 내에서

결정핵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인다. 이 과

정에서 주목할 점은 고전핵생성이론과는

달리, 구조인자가 핵생성 매개변수(order

parameter)인 밀도로부터 분리된다는 것

이다. 즉, 액상에서 고밀도의 클러스터 형

성 후 구조변화로 결정이 형성된다는 것

이다. 이러한 현상을 이중 핵생성(two-

step nucleation) 또는 다중핵생성경로

(multiple pathways of nucleation)가 있

다고 하며, 과포화 과정에서 용매와 용질

이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으로 설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현상의 직접적인

관찰은 초과포화 구현, 이종핵생성(hetero-

geneous nucleation) 제어, 실시간 비접

촉 상변화 측정 등이 요구되므로, 실험적

으로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상분리

가 없는 다중핵생성경로의 존재의 유무는

많은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기법에 비해 300~

400% 이상의 초과포화 상태를 정전기 부

양기술로 구현했으며, 마이크로 라만 산란

및 방사광 엑스선 산란 기술을 부양기술

과 결합하여, 초과포화 상태에서의 액상-

액상 및 액상-고상, 고상-고상 상전이 과

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본

연구에서는 KH2PO4(KDP) 수용액을 이용

하였으며, 수용액의 구조의 핵심인 H2PO4

의 구조가 낮은 과포화와 깊은 과포화에

서 서로 다름을 관찰하여, 수용액상이 과

포화에 따라 다른 구조를 가짐을 관찰하

였다. 또한, 낮은 과포화 상태의 KDP 수

용액은 tetragonal 구조를 가진 안정적 결

정으로 상전이하나, 깊은 과포화 상태의

KDP 수용액은 기존 기법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monoclinic 구조의 준안정(meta-

stable) 결정상으로 상전이한 후, 다시 안

정적 결정상 tetragonal 구조의 결정으로

상전이하는 두 개의 결정화 경로를 가짐

을 관찰하였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깊

은 과포화 수용액과 낮은 과포화 수용액

의 구조적 차이가 준안정(metastable)

KDP 결정상의 형성 원인임을 알려주며,

향후 과포화의 정도에 따라 많은 새로운

물질 상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수형, 위행섭(KRISS), 조원혁(숭실대), 조용찬

(KRISS), 이현휘(PAL), 정세영(부산대), 김용일, 이근

우*(KRISS), PNAS 113, 136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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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 7 35

Optically Transparent Semiconducting Polymer Nanonetwork for Flexible and Transparent Electronics

▲ 순수한 DPP2T 박막(왼쪽)과 DPP2T/PS 박막(오른쪽)의 전자주사현미경 사진.

전자기기 유비쿼터스시대가 도래하면서

휘어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디

바이스 등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기

들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전자소자들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값이 싸고,

용액 공정이 가능하며, 가볍고 휘어질 수

있는 공액 고분자 재료가 차세대 반도체

로서 많이 연구되고 있다.

전자소재로서 고분자 반도체는 기계적

유연성, 가벼운 무게, 용액 공정성 등 기

존의 무기물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재료

들로 실현할 수 없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

공한다. 하지만 용액 공정으로 제작된 고

분자 반도체의 무질서한 분자 정렬 구조

는 전하가 이동 시 겪는 에너지 준위의 무

질서함을 유발하여 기존의 무기물 반도체

에 비해 매우 낮은 전기적 성능을 야기한

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온의

열처리, 나노 구조체를 이용한 분자 정렬

방법 등이 많이 연구되어 왔지만, 대량 생

산, 상용화에 적합하지 않고, 다양한 플라

스틱 기판 위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

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을 쓰지 않고

용액공정 기반 고분자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상용화 기술의

개발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또

한 고분자 반도체 특유의 가시광 흡수 스

펙트럼과 높은 흡광 성질로 인해 매우 얇

은 박막형태에서도 고분자 반도체를 완전

히 투명하게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아직

까지 기계적 유연성, 투명함, 그리고 높은

전하 이동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반도체

재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낮은 에너지 밴드갭

(band gap)을 갖는 디케토피롤로피롤

(diketopyrrolopyrrole) 기반 고분자 반도

체(DPP2T)를 절연체성 고분자인 폴리스

타이렌(polystyrene, PS)에 소량(15%) 첨

가하여 높은 전하 이동도(∼3.1 cm2/Vs)

와 100%에 가까운 가시광 투과도를 보이

는 복합 고분자 반도체 재료를 개발하였

다.

박막 형성 시 소량의 DPP2T는 PS 내에

서 계속적으로 연결된, 마치 그물망 모양

과 같은 전하 이동 통로를 형성하였다. 전

자주사현미경(TEM)과 스침각 입사 X-선

회절(GIWAXS) 등을 통한 분석 결과, 순

수한 DPP2T 박막에는 고분자 사슬의 꼬

임과 엉킴으로 인한 구조적 결함(disor-

der)이 많은 반면, PS 내의 DPP2T는 PS

의 유연한 성질로 인해 DPP2T 사슬의 엉

킴과 꼬임이 최소화된 분자 정렬 구조를

보임을 확인하였다. 온도에 따른 전하 이

동 특성을 분석한 결과 순수한 DPP2T 박

막보다 DPP2T/PS 박막에서 훨씬 더 적

은 에너지적 결함(energetic disorder)이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DPP2T/PS의 구조

적인 특성은 DPP2T 사슬 방향으로의 효

율적인 전하 비편재화(charge delocaliza-

tion)를 가능하게 하여 순수한 DPP2T와

다르게 비효율적인 사슬 간 전하이동에

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DPP2T/PS의

더 적은 전하 이동 통로 면적에도 불구하

고 순수한 DPP2T 박막에 비해 전하 이동

도가 약 4배가량 더 향상되는 결과를 보

였다.

더불어 DPP2T는 근적외선 쪽으로 치우

친 흡광 스펙트럼으로 인해 일반적인 고

분자 반도체보다 가시광 흡광영역이 좁고,

투명한 PS 내에서 매우 얇은 그물망 구조

를 형성하기 때문에 DPP2T/PS 박막은

거의 100%에 가까운 가시광 투과도를 보

였다. 따라서 DPP2T/PS 그물망 반도체는

거의 완벽한 가시광 투과도, 유연성, 그리

고 높은 전하 이동도를 가지므로 이를 이

용하여 플렉서블 투명 트랜지스터 어레이

와 트랜지스터/유기발광다이오드 접합

디바이스 등 고성능의 프로토타입(proto-

type) 전자장치를 시연함으로써 신규 그물

망 반도체를 이용한 차세대 투명, 유연 유

기전자장치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유길호, 박병욱, 김근진, 김창현, 박성준(GIST), 김제

한(PAL), 정수현, 정소영, 권순철, 강홍규, 김정환, 윤

명한, 이광희(GIST), Proc. Natl. Acad. Sci. U. S.

A. 113, 14261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