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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싸이월드-페이스북 성장-쇠락 요인 분석 기술적 코드와 기술의 사회적 구성의 관점을 중심으로 이성규 (서울과학기술대 석사 1학기) 본 논문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성장 및 쇠락 요인을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핀버그의 기술적 코드 개념을 빌려 분석한다. 이를 위해 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설계단계와 성장단 계로 나누어 각각의 단계에 투영된 기술적 코드를 분석, 비교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다양 한 관련 사회집단과 기술적 인공물인 두 서비스가 상호작용한 근거들을 추출해낸다. 페이스 북이 설계 단계에서 개방성과 개인정보의 공유를 적극적으로 다루게 된 사회적 맥락을 확인 하고 이후 어떤 형태로 확장되는지를 다루게 된다. 싸이월드의 폐쇄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코드로 녹아있었으며 기술적으로 재설계 되는 과정에서 이 가치가 일관되게 유지되 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 서비스의 성공과 쇠락이 특정 기술 요인보다 기술 적 기능을 수용, 배척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문화적 조건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 기술적 코드, 페이스북, 싸이월드 1. 문제 제기와 연구 개괄 이 논문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2012년 현재 시점에서 이용자들에 의해 차별적으로 이 용되고 있는 원인을 밝히는데 있다. 동일한 소셜네트워크라는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서비스 임에도 왜 싸이월드는 쇠락하게 됐고 왜 페이스북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폭넓게 이용되고 있 는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논문들이 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성장, 하락 요인을 다양한 관점으로 진단해왔다. 오픈 API 도입 시기, 커뮤니티의 만족도 등 여러 요인들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 고 있다. 하지만 이들 논문들은 단일한 기술적 기능만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거나 혹은 단편적이고 결과적인 접근으로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서비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함에 있 어 맥락적 이해가 결여돼있는 것이다. 설계자의 의도, 이를 수용하고 변형하는 이용자의 태 도, 특정 기능이 채택되는데 관여된 사회적 구조와 환경 등은 고려되지 않거나 소홀이 다룬 다. 따라서 특정 기술적 기능이 왜 채택되지 못했는지 혹은 왜 적용됐는지에 대한 규명은 생략되곤 한다. 이는 결정적으로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쟁하는 경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맥락을 빠트리게 된다. 한 서비스가 구성되기까지의 설계자의 철학, 제 도적 환경, 경제적 조건, 이용자 특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 가지의 기술적 기능이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되기까지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전술했다시피 설계자의 철학이 깊숙이 개입되기도 하며 때론 이용자들의 간절한

싸이월드 페이스북 성장-쇠락 요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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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사회적 구성의 관점으로 본 양 서비스의 성장, 쇠락 요인 분석. 그냥 숙제로 작성한 것을 부족하지만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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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페이스북 성장-쇠락 요인 분석기술적 코드와 기술의 사회적 구성의 관점을 중심으로

이성규(서울과학기술대 석사 1학기)

본 논문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성장 및 쇠락 요인을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핀버그의

기술적 코드 개념을 빌려 분석한다. 이를 위해 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설계단계와 성장단

계로 나누어 각각의 단계에 투영된 기술적 코드를 분석, 비교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다양

한 관련 사회집단과 기술적 인공물인 두 서비스가 상호작용한 근거들을 추출해낸다. 페이스

북이 설계 단계에서 개방성과 개인정보의 공유를 적극적으로 다루게 된 사회적 맥락을 확인

하고 이후 어떤 형태로 확장되는지를 다루게 된다. 싸이월드의 폐쇄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코드로 녹아있었으며 기술적으로 재설계 되는 과정에서 이 가치가 일관되게 유지되

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 서비스의 성공과 쇠락이 특정 기술 요인보다 기술

적 기능을 수용, 배척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문화적 조건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 기술적 코드, 페이스북, 싸이월드

1. 문제 제기와 연구 개괄

이 논문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2012년 현재 시점에서 이용자들에 의해 차별적으로 이

용되고 있는 원인을 밝히는데 있다. 동일한 소셜네트워크라는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서비스

임에도 왜 싸이월드는 쇠락하게 됐고 왜 페이스북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폭넓게 이용되고 있

는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논문들이 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성장, 하락 요인을 다양한 관점으로

진단해왔다. 오픈 API 도입 시기, 커뮤니티의 만족도 등 여러 요인들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

고 있다.

하지만 이들 논문들은 단일한 기술적 기능만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거나 혹은 단편적이고

결과적인 접근으로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서비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함에 있

어 맥락적 이해가 결여돼있는 것이다. 설계자의 의도, 이를 수용하고 변형하는 이용자의 태

도, 특정 기능이 채택되는데 관여된 사회적 구조와 환경 등은 고려되지 않거나 소홀이 다룬

다. 따라서 특정 기술적 기능이 왜 채택되지 못했는지 혹은 왜 적용됐는지에 대한 규명은

생략되곤 한다.

이는 결정적으로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쟁하는 경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맥락을 빠트리게 된다. 한 서비스가 구성되기까지의 설계자의 철학, 제

도적 환경, 경제적 조건, 이용자 특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 가지의 기술적 기능이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되기까지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전술했다시피 설계자의 철학이 깊숙이 개입되기도 하며 때론 이용자들의 간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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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 반영되기도 한다.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의해 강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기술적 기능은 서비스가 성장 혹은 쇠락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겪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하나하나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그 과정을 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하는 것은 기술적 실체에 좀더 심층적, 입체적, 구조적으로 근접해가는 과정이

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이 핀버그의 기술적 코드(Technical Code)와 기술의 사회적 구성 관점을 도입하려

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정 기술적 기능의 채택 여부에 함몰되지 않고 채택과 배제

에 관여한 사회적 구성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어떤 복합적 요인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밝

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행위주체로서 설계자와 이용자를 비중 있게 다룰 것이며, 둘 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분석해볼 것이다. 또한 특정 기술적 기능의 채택과 배제에

영향을 미친 경제적, 사회적 조건도 함께 분석함으로써 현재 시점에서 이용자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원인을 보다 치밀하게 밝혀낼 것이다.

2. 기존 연구 검토

기존의 연구 또는 비평들은 주로 싸이월드의 페이스북의 성장과 쇠락 원인을 기술적 요인

에서 찾는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싸이월드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dex) 공개를

꺼리거나 늦었다는 주장 혹은 모바일 시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진단이

있었다. 트렌드밥(필명)은 ‘페이스북이 뜨고 싸이월드가 지는 이유’에서 ‘뉴스피드’ 채

택 여부에 주목했다. 사용자들의 비판을 무시하고 페이스북이 도입한 뉴스피드를 싸이월드

에선 찾아보지 못했다는 것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용-충족 이론을 통해 양 서비스의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 다수 진행됐

다. 1)김경남(2012)은 SNS 이용요인의 개인적 측면에서 자아표현을 제외한 다른 이용요인에

서 싸이월드 사용자의 경우 더 큰 만족을 느끼지만, 관계적 측면의 이용요인에서는 페이스

북 사용자들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더 큰 만족도를 느끼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이용-충족이론 연구 방식은 ‘현재’ 인터넷 이용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재적’ 동기를 전제로 접근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용 동기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의 변화를 들여다보지 못함으로써 특정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채택, 수용할 수밖에 없

는 배경을 밝혀내는데는 한계를 드러낸다.

김준호·은혜정(2011)의 ‘인맥연결 형 네트워크 유형에 대한 사례분석: 싸이월드와 페이

스북을 중심으로'는 기술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의 선후관계를 네트워크 유형의 관점에서 비

교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사회적 구성 관점으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싸

이월드와 같은 국내 SNS가 세계적인 서비스와 경쟁하려면, 타 서비스로 사용자가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는 전략보다는, 이미 다양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사용자들이 보다 원활하

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의 채널을 용이하게 열어주고 공간을 서로 연결해주

는 전략이 보다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며 시장적 관점의 기술적 제언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동향을 살피고 그 동향에 맞게 서비스를 개편, 운영함으로써 성

공 방정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경제 리포트의 전형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

1) 김경남, 2012, Cyworld vs. Facebook : SNS이용요인이 SNS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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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3. 연구 방법론과 분석틀

1) 방법론으로서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기술적 코드

서론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본 논문은 분석을 위해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앤드류 핀버그

의 기술적 코드 개념을 적용해보고자 한다.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은 기술 변화의 과정에서

정치적, 경제적, 조직적, 문화적 요소가 개입하는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기술

이 사회적 과정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이장규·홍성욱, 2006) 지식사회학에서

비롯된 사회구성주의를 기술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과학적 사실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

처럼 기술적 인공물도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이론은 콜린즈의 경험적 상대주의 프로그램의 3단계론을 기술사회학적 연구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첫번째 단계에서는 특정한 기술적 인공물을 둘러싸고 관련된 사회집단

(relevant social group) 사이에 해석적 유연성이 발생한다. 즉 서로 다른 사회집단은 특정

한 인공물에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상이한 의미부여는 특정한 인공물에 내재

한 문제점들을 서로 다르게 파악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상이한 해결책의 제시로

이어진다. 이어 두번째 단계에서는 인공물의 의미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종결되면서 특정

한 인공물이 안정화되는 단계이며, 세번째는 이러한 종결 및 안정화의 과정에 보다 넓은 사

회적 맥락을 부여하는 단계이다.2)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이 제시하고 있는 3단계 연구 프로

그램을 본 논문에서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여기에 기술적 코드 개념을 보태고자 한다. 프랑크푸르트 학파 마르쿠제의 제자이자 비판

적 기술구성주의자인 앤드류 핀버그는 기술 설계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기술적 코드란 개념

으로 설명하고 있다.(이광석, 2010) 그가 말하는 기술적 코드란 기술의 디자인에서 점차 명

확해지는 가치와 가정으로 이해된다.(Flanagin, 2010) 기술의 설계(Design) 과정을 분석함

으로써, 기술에 내재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확인해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기술

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향해 변화하고 있는지 비교하는데 유용한 방법론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적 코드의 관점은 3가지 유용성을 제공한다.(Andrew J. Flanagin,

2010) 첫째, 알려지지 않고 지나쳤던 기술적 우선순위, 사회적 요소, 설계의 결과 등을 드

러내는데 유용하다. 둘째. 기술과 사회의 공진화에 천착함으로써 변화를 강조하게 되며 셋

째, 배제됐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를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비스 설계 당시

기술 설계자에 인식 속에 투영된 기술적 요소, 설계자가 해당 기술적 요소를 채택하게 된

사회적 맥락을 분석하고 이후 양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왔는지를 비

교해봄으로써 현재 두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서 대체 관계로 변모하게 된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2) 분석틀 : 기술적 코드와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 3단계 연구 프로그램

2) Pinch and Bijker, "The Social Construction of Facts and Artifacts", pp. 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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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를 설계 단계와 성장 단계로 구분했다. 그리고 창조된 기

술적 기능과 변형된 기술적 기능을 다시 분류했다. 창조된 기술적 기능은 핀버그의 기술적

코드 개념일 적용했고 변형된 기술적 기능에는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 3단계 연구 프로그램

으로 분석했다. 기술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주로 설계자나 디자이너의 손에 의해서 만들

어지지만 기술이 세상에 나온 뒤에는 사용자가 포함된 네트워크 속에 편입된다는 점을 고려

한 것이다.(홍성욱, 2010) 기술적 기능의 변형은 통상 이용자를 포함한 관련 사회집단과의

논쟁, 사회문화적 요소의 영향이 작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계 당시 기술적 코드를 밝혀내는 작업은 페이스북의 경우 문헌 조사에 의존했다. 다만,

문헌 조사를 최초 설계자이자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인터뷰 그리고 그의 공식 발언을

담은 보도자료 및 언론 기사로만 한정했다.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취재나 취재자의 주관적

분석이 담긴 문헌 자료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설계자의 인식에 투영된 요소를 직접 추출하

고자 했다. 반면 싸이월드의 경우 최초 설계자와의 직접 대면 조사를 통해 조사했으며, 여

기에 몇 가지 직접 인터뷰 문헌을 보강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4-1. 설계 단계에서의 기술적 코드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기술적 코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과 싸이월드가 설계된

맥락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설계 과정에 영향을 미친 설계자의 인식 그리고 이를 둘러

싼 사회문화적 조건을 확인함으로써 설계 당시의 기술적 코드를 발견할 수 있다. 설계 과정

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는 설계에 영향을 미친 기술적 선례 즉 이전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검토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설계자가 반영하고자 하는 가치와 이미 구축된 기술적 구현태

는 상호작용3)하면서 새로운 기술적 기능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핵심적

가치가 선택되고 어떤 가치가 배제되는지도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이용자들의 개입 및 반

응 등이 상호연결되면서 기술이 구성된다.

1) 페이스북의 사례 : 온라인 관계 맺기, 개인정보의 공유

페이스북은 미국 하버드대 재학 중이던 마크 주커버그가 2004년 2월 직접 제작한 뒤 오픈

한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이다. 당시 페이스북의 도메인은 지금과 달리 더페이스북닷

컴(thefacebook.com)으로 제공됐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페이스매쉬4)

(http://www.facemash.com)라는 인터넷 서비스의 연장선 상에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하다.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 작명이 이뤄진 배경에도 페이스매쉬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2003년 10월 8일 문을 연 페이스매쉬는 마크 주커버그가 당시 하버드대 재학생들의 외모

를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서비스로 시작됐다. 정확히 기술하자면,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제

3) 일반적인 용어로 벤치마킹이라 부른다. 타 인터넷 서비스의 벤치마킹은 인터넷 산업에서 기술적

설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세스의 하나이다. 타 설계자가 제작한 인터

넷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직접 설계한 인터넷 서비스에 영향을 받는 경우

도 많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는 창업자가 제작한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4) Facemash. 이하 페이스매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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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한 인터넷 서비스다. 이를 위해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 기숙사의 ‘House online

facebook’을 해킹한 뒤 학생들의 식별 ID와 사진을 콤파일링을 거쳐 페이스매쉬 웹사이트

에 게시했다. 당시 페이스매쉬 웹사이트에는 5)“(하버드 대학에) 우리는 외모로 들어왔나?

아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우리는 외모로 평가 받는가? 그렇다. ” 문구가 부착돼있었는

데, 애초 하버드대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서비스로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몇 친구에게만 소개하며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갑작스럽게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2

주만에 방문자 450명, 투표 2만2000건을 기록하게 된다. 당시 ‘사생활 침해’라는 학내 여

성 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서비스는 곧 폐쇄됐다. 이로 인해 마크 주커버그는 학내 징계위

원회에 회부됐고 사과 메일을 게시하기에 이른다. 당시 6)하버드크림슨에 보낸 메일과 학내

에 게시된 사과 메일을 통해 그가 페이스매쉬를 제작하게 된 배경과 프라이버시를 접근하는

인식을 추정해볼 수 있다.

“커클랜드 기숙사 사생들의 얼굴 사진첩이 나의 데스크톱 컴퓨터에 열린 채 켜져

있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끔찍할 정도의 사진을 등록시켜두고 있었다. 난 이 얼

굴 사진을 농장 동물 사진 옆에 배치했고 더 매력적인 사진에 투표하도록 만들었

다.

… 중략 …

나는 프로그래머이며 그 뒤에 숨겨져있는 알고리즘과 수학에 관심이 있다.”7)

그의 발언에서 개인정보의 보호보다 개인정보의 공유 그리고 이를 통한 기술적 호기심 충

족이 우선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서 개인정보의 지위에 대해

주커버그는 사려 깊지 못했으며 개인 정보는 친구들과 공유될 수 있는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는 이후 8)프라이버시는 죽었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개인정보의 자발적 공개로 얻게

될 기술적 혜택이 더 크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설파한다. 해킹의 가치에 대한 그의 집착스

러움이 이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그가 페이스매쉬에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태도는 이후 페

이스북에서도 일관되게 지지된다. 페이스북의 기술적 코드로서 개인정보의 공유가 중요한

가치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페이스북의 또 한 가지 기술적 코드로 온라인 친구맺기를 발견할 수 있다. 페이스북 창업

뒤 이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들여다보면 명확해진다. 그는 2004년 11월 진행된 언론과

의 최초 독점 인터뷰에서 더페이스북을 구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웹사이트에 대한 모티브는 하버드대학 내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였다. 당시 하버

드대 학생들은 여러 기숙사에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하버드는 친구를

5) 원문은“Were we let in for our looks? No. Will we be judged on them? Yes,”오역이 있을 수

있다.

6) The Harvard Crimson. 한국으로 따지면 학내신문이다. 기자는 하버드대 재학생이 주를 이루며 하

버드내에서 발행되는 신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7) The Harvard Crimson, 2003.11.4. Hot or Not? Website Briefly Judges Looks, URL :

http://www.thecrimson.com/article/2003/11/4/hot-or-not-website-briefly-judges/

8) Readwrite social, 2010.1.9, Facebook's Zuckerberg Says The Age of Privacy is Over, URL : http://readwrite.com/2010/01/09/facebooks_zuckerberg_says_the_age_of_privacy_is_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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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에 친화적인 공간이다. 각각의 기숙사는 기숙사 사생들의 명단을 열거하고

있었는데, 나는 모든 학생들의 리스트가 모아진 온라인 디렉토리를 원했다. 난 항

상 뭔가 만들기를 즐겨했으며, 컴퓨터 코드를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했다. 앉아서

일주일 만에 그 사이트의 기본 작업을 만들어냈던 것이다.”9)

<그림 1> 2004년 당시 thefacebook의 첫화면

자료 : 위키피디아 facebook

그는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는 하버드대 기숙사 사생들끼리 관계와 교감을 나누길 기대했으

며, 이를 위해 온라인 네트워크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그 하나의 기술적 결과물로 페이

스매쉬를 제작했고 이후 더페이스북을 만들어냈다. 기숙사가 지리적으로 나누어져있는 하버

드대의 환경, 상호 교류하며 친분을 이을 수 없는 학내 구조 등을 온라인으로 극복하기 위

해 제작한 서비스가 더페이스북인 것이다. 인터뷰에서 사회적 필요(Social Need)라는 표현

을 직접 사용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 설계단계에 깊숙이 포함됐음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성격은 2004년 2월 오픈한 더페이스북 첫화면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첫화면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4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당신이 재학중이 학교의 사람을 검색

할 수 있다 ▲ 당신의 수업에 누가 듣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 친구의 친구를 볼 수 있

다 ▲ 당신의 소셜네트워크를 비주얼 형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의 초기 기술적

코드는 대학생들 간의 연결성와 친교에 집중돼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리적, 물리적으로

떨어진 대학생들을 온라인으로 연결시켜 친교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정리하면 기술적 코드로서 온라인을 통한 친구의 상호연결성과 개인정보의 공유는 페이스

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매쉬를 제작해 기술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선택된 목

표였다. 또한 동시에 당시 대학생 이용자라는 관련 사회집단과의 갈등 과정 속에서 논쟁의

종결 기제로서 취해진 성찰적 설계(Reflexive Design)10)의 구현태가 더페이스북이었음을

9) MSNBC. 2004, Exclusive interview with Mark Zuckerberg, URL :

http://www-bcf.usc.edu/~fbar/comm570/Readings/markzuckerberginterview.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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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할 수 있다.

2-1) 싸이월드의 사례 : 신뢰와 온라인 정보 공유

설계단계에서 싸이월드의 설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 조금더 세분화하자면 타인

의 정보 보기가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다만 신뢰 기반에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맥이

활용될 필요가 있었다. 향후 기술적 코드로서 폐쇄성이 개입되는 것 또한 이 지점에서 비롯

된다. 설계자의 인식에 따르면 정보 공유는 신뢰 집단 내에서 진행되어야 하므로 신뢰가 형

성되지 않은 집단과의 단절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여기서부터 페이스북과 미묘한 차이

가 확인된다. 이와 관련된 이동형의 인식은 다음과 같다.

"싸이월드를 만들 때 이용자들은 다른 이용자들의 정보를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잘못 됐음을 알았다. 미니홈피는 이용

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가정 하에서 설계됐

다."(2012.12.26. 이동형 대면 인터뷰)

또한 이용자 설정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페이스북이 대학생이라는 사회집단을 대상

으로 했다면 싸이월드는 보다 폭넓은 사회집단을 이용자 그룹을 설정했다. 인맥이 전제됐기

에 거의 모든 한국 인터넷 이용자가 대상으로 설정된 것이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에 비해 4년 앞선 1999년 9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인터넷 상에서 인

맥(personal connection)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주기 위해11) 탄생한 싸이월드는 1998년 형

용준이 제작한 피플스퀘어닷컴(peoplesquare.com)을 모태로 한다. 이후 인기의 배경이 된

‘일촌 관계’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도입됐다. 싸이월드의 초기 구성에서 피플스퀘어닷컴

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싸이월드라는 법인이 창립됐을 때 형용

준이 대표 이사로 등기됐다는 사실에서 증거된다.

1999년 개설 당시의 싸이월드는 전술했다시피 ‘인맥관리사이트’를 표방했다. 가입 시

학교, 고향 등을 입력받아 동문, 동향의 인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동호회 등 관심

사가 유사한 이용자들끼리 연결하고 온라인 채팅을 나눌 수 있도록 구현됐다. 형용준 대표

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12)에서 “인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폭을 효과적으로 넓힐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며 인맥 관리와 확장을 서비스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형용준을 비롯한 싸이월드 멤버들은 미국의 식스디그리닷컴(Sixdegrees.com)을 기술적 모

방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13)한다. 식스디그리닷컴은 1997년 개설돼 2001년까지 지속된 소

10) 핀버그는 이 단어를 1999년 과학의 사회적 연구학회(the Society for Social Studies of

Science) 연례 모임에서 사용한 바 있다.

11) 네이버, 1999, 인맥관리 사이트 개설, URL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1&aid=0004459717

12) 경향신문, 1999.9.10, ‘사이버 사교무대’ 개인 인맥 넓혀준다13) 창업 초기 대표 이사를 맡았던 형용준뿐 아니라 1999년 12월 대표이사를 맡은 이동형 또한 동일

하게 진술했다. 이동형은 대면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피플스퀘어닷컴을 만들기에

앞서 형용준은 match.com과 같은 이성간 매칭 서비스를 만들어 발표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참

고 자료는

http://gaunty.tistory.com/entry/%EC%8B%B8%EC%9D%B4%EC%9B%94%EB%93%9C-%EC%B0%BD%EC%97%85%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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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웹으로 표현된 연락처’라는 서비스 콘셉트를 지니고 있었다. 소셜

네트워크사이트의 첫 구현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14), 마이스페이스(Myspace), 프렌드스

터(Friendster), 링크드인(Linkedin)의 등장에 영향을 미쳤다.

다시 강조하자면 피플스퀘어닷컴은 신뢰 기반의 정보 공유가 목적이었다. 인맥은 이 과정

에서 수단으로 동원됐다. 인맥을 연결하기 위함이 아니라 인맥이라는 신뢰 기반 위에서 정

보를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기반은 초기 싸이월드의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당시 카페의 변형된 형태인 클럽

으로만 운영되던 싸이월드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다음 카페, 프리첼 등과 경쟁 관계

에 있었고, 동문 인맥 사이트인 아이러브스쿨15) 등과도 차별점을 갖지 못했다. 같은 달 서

비스를 시작한 ‘아이러브스쿨’ 김영삼 창업자는 연구실 옆자리 동료에 의해 제작된 싸이

월드를 보며 “인맥 기반으로 하려면 학연이 최고인데 그걸 안하네”라는 생각에 처음으로

아이러브스쿨을 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싸이월드 공동창업자인 이동형씨도 “싸이월드는 비즈니스는 모르겠지만 인맥사이트를 지

향했다. 하지만 처음엔 서비스가 인맥사이트와 이질적인 클럽형태였다”라며 인맥 사이트를

지향하면서도 그와 이질적인 서비스 형태를 갖고 있었음을 확인해준다. 김영삼씨의 발언으

로 유추해보건데, 싸이월드는 인맥을 관리하는 사이트로서 출발했지만 학연을 기반으로 설

계되지 않았다. 싸이월드는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경쟁 환경으로 초기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싸이월드를 설계의 측면에서 종합하면, 온라인에서의 정보 공유라는 가치라는 기술적 코

드가 명확하게 내포돼있다. 대신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집단 내에서 공유된다는 사회문화

적 분위기를 수렴한 것으로 보이며 그 해법으로서 인맥이 활용됐다.

이 인맥은 다시 싸이월드의 폐쇄성을 유지하게 되는 고유의 특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클

럽은 초대된 이용자만이 접속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페이스북과 달리 인맥을 연결하기 위한 가치가 중심적 코드로 내재된 것이 아니라 정보 공

유가 핵심 가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4-2. 성장 단계에서의 기술적 코드와 변화

1-1) 페이스북의 사례 : 플랫폼 개방·오픈API와 개방성과 협업

페이스북의 고속 성장은 개방의 가치에서 비롯됐다. 먼저 가입자 제한의 빗장을 풀기 시

작했다. 2005년 고등학교로 가입 네트워크를 확대했고 애플과 MS 등 기업을 거쳐 2006년 9

월, 서비스 시작 2년 7개월 만에 13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에게 서비스 가입을 개방했다. 가

입자의 학력, 직장에 따른 차별이 없던 싸이월드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가입자의 학력 제

한, 나이 제한 등 폐쇄적 가입 구조에서 개방적 구조로 개편을 이어간 것이다.

2006년까지 이용자 접근 범위의 개방이었다면 2007년부터는 플랫폼의 개방, 즉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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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wikipedia 참조15) 1999년 9월 20일 초등학교 동창 찾기라는 콘셉트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싸이월드를 창업한 형용

준 팀과는 카이스트 내 옆자리에 앉아있을 정도로 가깝게 교류를 하고 있었으며, 싸이월드가 학연

을 활용하지 않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2000년 5월 이용자수가 2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

게 성장했다. 참고자료 : http://limwonki.com/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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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한 기술적 접근 범위의 개방으로 이어진다. 기술적 접근 범위의 개방은 페이스북 이용

자와 이용자가 생산한 데이터 등을 페이스북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을 제공한

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의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이와 같은 기술적 접근 범위의 개방과 외부

엔지니어들과의 협업이 크게 작용했다.

이를 위해 2007년 5월 24일 개최된 F8 컨퍼런스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첫 컨퍼런스에

서 페이스북은 두 가지 기술적 개방 정책을 공표하는데 플랫폼의 개방과 소셜그래프(Social

Graph)16)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플랫폼 개방, 정확하게는 페이스북 플랫폼(Facebook

Platform)17)을 역설계하면 개방성과 외부 네트워크와의 협력이라는 기술적 코드를 발견하

게 된다.

페이스북 플랫폼은 페이스북 해커톤(Hackathon) 행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해커톤

은 해크(Hack)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 특정한

시간 안에 협업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코드 형태로 구성해 인터넷 서비스의 초기 형태

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이 창업 초기부터 개최해온 이 행사는 지금도 6~8주마다

개최되고 있다. 해커톤 행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참여

하는 엔지니어에게 개방해야 한다. 또한 특정 시간 내에 특정 인터넷 서비스의 초기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끼리의 협업이 요구되기도 한다.

마크 주커버그는 창업 사내 문화로 굳어져왔던 내부의 18)해커톤 행사를 외부로 공개,

확대 적용하는 선택을 감행했다. 해커톤의 네트워크를 외부 엔지니어로 확장한 것이다. 이

는 다시 페이스북 내부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외부 엔지니어에게 개방한다는 의미와 동일

하다. 이 과정에서 혁신적인 상품이 출현하면 페이스북은 정식 기술로 채택해 페이스북에

적용한다.

플랫폼 개방은 다시 오픈 API를 의미한다. 페이스북은 2006년부터 부분적으로 API를 외부

개발자들에게 제공19)해왔다. 이처럼 부분적, 제한적으로 제공해오던 플랫폼 개방을 2007년

5월 24일 F8 컨퍼런스에서 공식적으로 전면 실시한다고 공표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로 연

결된 외부 엔지니어들이(3rd Party) 페이스북 내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

게 됐고 새로운 이용자 유입 창구로 활용되기에 이른다. 이를 기점으로 페이스북은 놀랄 만

한 성장세를 기록한다.

16) 소셜그래프(Social Graph)는 마크 주커버그가 고안해낸 용어이다. 페이스북의 핵심이라고 일컬어

진다. 페이스북 내에서 사람들이 연결되고 관계 맺고 있는 네트워크 정보를 지칭한다.

17) 정확한 표현으로는 페이스북 플랫폼(Facebook Platform)의 개발이다. 외부 엔지니어가 자발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 공간으로 페이스북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18) 페이스북을 상징하는 사내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사내 개발자들은 해커톤이 개최되면 하고 싶었

던 도전 과제, 떠오른 아이디어 등을 구체화시키고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창의

적인 아이디어들은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으로 채택된다.

19) 2006년 9월 18일 'friends.getAppUsers'라는 API method를 소개했고 같은달 26일에는 개발자 플

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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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페이스북의 가입자 증가 그래프

자료 : Ben Foster, 2012.10.4. How Many Users on Facebook? URL :

http://www.benphoster.com/facebook-user-growth-chart-2004-2010/

페이스북 플랫폼 개발은 이처럼 페이스북 해커톤이라는 조직적 문화 속에 내재돼있던 개

방성과 협업이 공식화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해커톤 행사의 참여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

수 요소로 생산된 기술적 인공물인 것이다. 따라서 페이스북 플랫폼에 내재된 기술적 코드

로서 개방성과 협업을 확인하는 건 그리 어려운 절차가 아니다.

1-2) 페이스북의 사례 : 뉴스피드(news feed)와 개인정보의 공유

페이스북이 성장의 모멘텀을 얻은 기술적 기능은 2006년 9월 전격 도입된 뉴스피드(news

feed)라 할 수 있다. 뉴스피드는 친구 관계를 맺은 이들끼리 상호 사적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A라는 이용자가 B라는 이용자와 친구관계를 맺게 되면 이 데이터가 A의 친

구인 C라는 이용자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공개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뉴스피드는 페이스북 설계자가 개인정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명징하게 드러내

는 페이스북 내 기술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용자의 사적인 공간(홈페이지)에 저장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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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돼 있는 개인적인 정보20)가 친구 관계를 맺은 다른 이용자들에게 공개 및 공유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용자 개인의 사적인 정보는 공개되거나 공유돼서는 안된다는 기존

의 사회적 인식을 깨트리는 파격적이고 파괴적인 기술적 장치였다는 의미를 갖는다.

설계자의 이러한 철학은 페이스매쉬를 설계했을 당시부터 예견됐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설계자의 인식에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의 기술적 코

드가 이후 성장 단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된 사건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본인의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정보나 콘텐츠는 본인만이 등

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겼고 또한 그렇게 이용해왔다. 하지만 뉴스피드 도입으로

사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콘텐츠나 행위 정보가 다른 누군가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게 된다. 이용자들의 반발도 거셌다.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게 불만의 골자다. 당

시 1000만 수준이던 가입자 가운데 10%인 100만명이 불만을 제기할 정도로 반발의 규모는

상당했다.

이를 기술의 사회적 구성 단계에 따라 설명해볼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설계자는 뉴스

피드에 소셜 세상에 대한 정보의 흐름으로 해석한 반면, 이용자 집단은 개인정보의 노출로

해석함으로써 해석적 유연성이 드러나게 됐다. 설계자와 이용자 집단과의 논쟁이 표면화되

자 설계자의 즉각적인 사과로 이어진다. 당시 마크 주커버그는 다음과 같이 사과했다.

정말 정신적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우리가 뉴스피드와 미니피드를 론칭했을 때 우

리는 여러분들께 당신의 소셜 세상에 대한 정보의 흐름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

런데 이 새로운 기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것에 대한 제어권조

차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 그러한 에러를 수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1)

비교적 빠르게 해석적 유연성이 제한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은 논쟁의 타협점으로 뉴스피드에서 노출되는 개인 정보를 개인이 설정할 수 있도록 보완했

다. 하지만 마크 주커버그는 뉴스피드라는 기술적 장치 자체를 폐기하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스피드를 유지하되 정보 노출의 제어권을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논쟁은 곧 종

결 수순으로 들어서게 됐다.

개인 정보 노출의 제어권 제공으로 논쟁의 종결 메커니즘이 작동됐고 페이스북은 안정화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이는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큰폭의 성장을 이루게 되는 계기로 작

용했다. 1000만명이던 가입자는 이를 기점을 1년 뒤인 2007년 9월 5000만명으로 5배나 늘어

났다.

뉴스피드를 둘러싼 해석적 유연성은 설계자와 이용자 집단의 논쟁으로 이어졌고, 설계자

가 이를 수용, 정보 노출의 이용자 제어권 제공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논쟁은 종결됐으며 페이스북은 안정화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 설계자와 이용자의 상호

구성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뉴스피드는 향후 새롭게 등장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필수 요소로 자리를

잡게 됐다. 개인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라는 사회적 인식과 맥락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대

20) 페이스북 영문 버전에선 status 내 정보, 한국어 버전에서는 업데이트 내 정보를 가리킨다. 21) facebook, 2006.9.8. an open letter from mark zukerberg, URL :

https://blog.facebook.com/blog.php?post=220856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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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으로 트위터는 뉴스피드로만 구성된 인터넷 서비스로 전 세계 수억명의 이용자를 확보

하고 있다.

뉴스피드 도입과 관련해 마크 주커버그는 2010년 타임(Time)인터뷰22)에서 “지금, 뉴스

피드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회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 뉴

스피드가 지닌 위상을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싸이월드 창업자인 이동형은 “뉴스피드는 이상적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상장을 한 회사

가 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이 싫어하는 걸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싸이월드

에 뉴스피드를 도입하지 못한 배경을 설명23)하기도 했다.

2-1) 싸이월드의 사례 : 미니홈피와 온라인 개인주의

초기 부진을 씻고 싸이월드의 성장세를 견인한 요인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2000년 이후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을 들여다보면서 성장 견인 요소의 사회적 환경을 우선적으로

확인해볼 것이다. 또한 싸이월드 성장의 발판이 됐던 미니홈피가 어떤 사회적 구성 과정을

거치게 됐고 그 안에 포함된 기술적 코드는 무엇인지 규명해볼 것이다.

미니홈피가 설계되던 2001년 당시는 다음 카페,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으로 상징되는

커뮤니티형 인터넷 서비스와 인티즌, 네띠앙, 한미르 등으로 상징되는 개인 홈페이지 제작

인터넷 서비스가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학연, 지연

등으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고자 하는 사회적 필요와 개별적, 독립적 공간을 마련

해 나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회적 필요가 양분돼있던 국면이었다.

경제적으로는 2000년 3월 미국발 닷컴버블 붕괴의 여파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져가던

시점이었다. 국내 닷컴 기업들에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를 위해 배당금을 요구하거나 수익모

델 개발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벤처기업 간 수많은 인수합병이 이루어지

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전략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었고, 범부처적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을 2001년 3월 발표하고

있었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이 시점까지도 가파른 성장 곡선과 만나지 못했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설계 당시의 기술적 코드를 기능적으로 진화시키는 작업은 지연되고 있

었고 닷컴 버블 붕괴에 따라 수익 모델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필요가 부상했다. 다음의 카

페 서비스를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모델을 구상하던 중이었고, 무료 개인 홈페이

지 개설에 열광하던 이용자의 흐름도 반영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맥락 하에서 2001년 9월 미니홈피 기능이 싸이월드에 적

용됐다. 미니홈피는 싸이월드 적용된 개인 홈페이지 공간으로 프로필, 인맥 네트워크, 게시

판 활동의 공유 등을 주요 기능적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설계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 카페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와 인티즌 등의 개인 홈페이지가

접합되면서 구성된 기술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지돼온 기술

적 코드인 신뢰 기반의 인맥(일촌 관계) 구조가 기능적으로 적용되면서 개인 홈페이지화 한

커뮤니티24)라는 독창적인 기술적 결과물이 빚어졌다. 커뮤니티 지향의 인맥관리서비스에

22) Time Magazine, 2010.9. How Facebook redefining privacy23) 이성규, 2010.5.29. 대면 인터뷰

24) 커뮤니티화 한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 개인 홈페이지화 한 커뮤니티라고 언급한 것은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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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이용자 개인이 독립적 공간을 개설하고 ‘일촌 관계'라는 병렬적 네트워크로 연결시킨

독창적인 서비스로 변화한 것이다. 설계자인 이동형은 미니홈피를 설계하면서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미니홈피를 만들면서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사람을 연결하자는 것이

었고 둘째는 개인 홈페이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었다. 셋째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서 네오위즈의 아바타를 눈여겨

봤다. 당시 우리는 '타도 다음 카페'가 비전이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진화된

프로덕트이다. 그동안엔 '나'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SNS의 원형이라고 생각한

다.”(이성규, 2010.5.29. 대면 인터뷰)

설계자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미니홈피는 기존의 카페 서비스에서 배제됐던 ‘나‘,

즉 독립된 개인의 가상적 공간을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 이는 당시 개인 홈페이지 개설

붐26)이라는 사회적 요소가 관여된 정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온라인 개인주의라는 가치로 설명할 수 있다. 카페형 커뮤니티 속에서 소

외돼왔던 개인의 존재가 재조명되고 있었고 개인 홈페이지의 개설 붐, 개인 이메일 계정 개

설 등 온라인 공간 내에서 개인화가 인터넷 산업에서 중요한 가치로 다뤄지고 있었다27).

다만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 개설은 HTML 코드를 직접 다룰 수 있어야 하는 등 기술적 장벽

이 존재했고 업데이트가 불편하다는 한계가 노정되던 때였다. 미니홈피는 온라인 개인주의

를 사회적 가치로 수용하면서 동시에 개인 홈페이지 개설의 기술적 편의성를 극대화시켜 이

용자 집단의 관심 끌기에 성공한 경우인 셈이다.

참고로 미니홈피가 적용된 직후부터 싸이월드의 방문자수는 급증한다. 싸이월드의 하루평

균 방문자 수는 2001년 9월 14만2000명이었으나 1년 뒤인 2002년 9월에는 33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2-2) 싸이월드의 사례 : 논쟁의 종결 기제로서 반유료화

반유료화는 싸이월드의 성장 국면에서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서

비스 프리챌의 유료화 정책은 싸이월드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프리챌은 2002년 11월

4일 유료화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챌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커뮤니티

의 운영자들에게 월 3000원을 받고 대신 이들에게 e-메일 용량 확장, 커뮤니티 내 광고 삭

제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당시 프리챌에 개설된 커뮤니티 수는 110만개. 이용자들의 자발

적 커뮤니티 공간 개설, 집합적 콘텐츠 생산으로 공고한 인기를 누려왔던 프리챌은 곧바로

이용자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이용자들은 오프라인에서 “방빼” 운동을 전개하며 프

리챌의 유료화 정책에 항의했다. 당시 전제완 대표는 유료화를 도입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다

가 설계 초기 커뮤니티의 형태였던 클럽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클럽은 카페 서비스와 유사한

기술적 설계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개인 홈페이지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기에

이와 같이 기술했다.

25) 프로필 페이지를 의미한다. 26) 한국일보는 2000년 1월 27일자에서 “1인 1홈페이지 만듭시다“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개인 홈

페이지 개설은 1999년부터 시작돼 2001년께까지 유행처럼 번졌다. 27) 서울신문, 2001.5.21. [대한광장] 정보화 시대 키워드 개인화·영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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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시 포털시장 구조는 독과점 형태로 고착되려는 시기였습니다. 2002년 포털 업

계 1위를 다투던 네이버와 다음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본 것이지요. 이

때문에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방식을 고민하다

나온 방법이 바로 유료화였습니다." 28)

프리챌의 커뮤니티 유료화는 앞선 다음의 한메일 온라인 우표제 도입에 자극 받은 측면이

있었다. 29)다음은 2001년 10월 23일 온라인 우표제 정책을 확정하고, 2002년 4월 1일부터

시행했다. 발표 당시인 2001년 10월 31일, 한메일 이용자들로 구성된 반(反)다음 e-메일 자

유모임이 한메일 거부 운동을 시작하면서 다음 한메일 설계자와 이용자 간의 갈등이 시작됐

다. 하지만 이 정책은 이용자들의 이탈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3년만인 2005년 5월 폐지됐

다.

프리챌 유료화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커뮤니티 이사 붐을 일으켰다. 특히 싸이월드는 ‘평

생 전면 무료서비스’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후 커뮤니티 이전이 잇따르

면서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2003년 9월에는 전년동기 3배에 가까운 93만5000명을

기록했다. 2004년 9월에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경이로운 성장속도를 나타냈다.

포털 사이트 간의 치열한 시장 경쟁,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 압박으로 시작된 이용자 요금

부과형 유료화 정책은 관련 사회 집단으로서 설계자 집단과 이용자 집단 간의 갈등으로 번

졌다. 이 과정에서 반발한 이용자 집단은 무료 서비스를 표방한 싸이월드나 대체 커뮤니티

를 선택했고 다음과 프리챌은 유료화를 종료, 번복함으로써 논쟁의 종결이 이루어지게 됐

다.

2-3) 싸이월드의 사례 : 인물찾기 제한과 개인정보의 보호

2003년 8월 SK커뮤니케이션즈로 인수된 싸이월드는 설립 초기와는 다른 형태로 개편 작업

이 시도된다. 이 지점에서 페이스북과 엇갈리는 기술적 코드가 발견된다. 마크 주커버그는

프라이버시의 죽음을 선언했지만 싸이월드는 사회적, 제도적 요인으로 인해 프라이버시 보

호를 반영하는데 집중한다.

이에 앞서 싸이월드는 2004년 기점으로 문화적 현상의 전면에 등장한다. 인터넷 이용자들

의 표현 욕구가 디지털 카메라의 보편화와 맞물리며 싸이월드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산했고

이는 다시 싸이월드의 1000만명 가입자 돌파(2004년 9월)로 이어졌다. 문화적 현상으로서 '

싸이질'은 다양한 언론기관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문화적, 제도적 제약 요인들이 싸이월드를 압박하고 있었다. 2002년부

터 꾸준히 발생한 사이버폭력이 2005년 집중적으로 언론에 의해 조명되면서 싸이월드를 비

롯한 인터넷 포털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싸이월드 내에선 2004년 6월 7일부터 시행된 로그아웃 상태나 비회원의 글쓰기, 게시물의

공개 제한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용량의 증가에는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8) 서울경제, 2012.1.27. 프리챌은 왜 망했나 사장에 물었더니…

29) 장후석, 2003, 다음(DAUM)의 온라인우표제 : 성패(成敗)가 아닌 혁신의 관점에서 보자, 현대경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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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명 일시 내용

나체시위 사건 2005. 8방송사 음악프로그램 생방송 중 모 밴드가 나체로 시위를 한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

개똥녀 사건 2005. 6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여성 사진 유포

서모씨 사건 2005. 5딸이 남자에게 버림받아 죽었다는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이 해당 남성을 추적해 인터넷에 실명 공개

체벌여교사 사건 2005. 4체벌 혐의를 받은 여교사가 죽자 체벌 사실을 알렸던 학생이 가출

신생아 학대사건 2005. 4 간호사들이 자신의 홈피에 올린 신생아 학대사진이 유포

트위스트김 사건 2005. 4 연예인 트위스트 김이 음란사이트의 운영자로 몰려 피해

연예인 X파일 2005. 1 유명연예인 99인의 신상정보를 담은 미확인 사실 유포

왕따동영상 사건 2004. 2 '왕따동영상'이 촬영된 중학교의 교장이 죽음

연예인 사망사건 2003. 7 여대생이 연예인 ○○○의 교통사고사망 허위기사 작성

H양 비디오 사건 2003. 3 H양 비디오 사건 기사에 연예인 ○○○의 사진이 게재

수의사진 사건 2002. 3 연예인 ○○○ 등의 수의 차림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

2005년 1월 발생한 연예인 X파일 사건은 싸이월드의 기술적 설계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됐

다. 누군가에 의해 나의 정보가 추적될 수 있고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사회 전반으

로 확산30)되면서 싸이월드는 즉각적인 기술적 보완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2005년 3월 30

일에 시행된 이용자들의 사생활 보호와 관계의 세분화이다.

옛 연인을 찾기 위해 이용되던 '사람찾기' 기능이 제한되고, 페이스북의 소셜그래프에 대

응하는 개념인 '일촌' 명단을 비공개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졌다. 싸이월드의 폐쇄성이

강화되면서 이용량 하락세가 시작됐다.

페이스북이 사생활 침해보다 기술적 혁신을 통한 유익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싸

이월드는 사회적 제도적 압박에 의해 관계 폐쇄적 성격을 좀더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표 2> 2002년~2005년 사이버 폭력 피해 사례

자료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이버 폭력 실태 및 대응방안’, 2005

제도적 측면을 조금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2003년 한나라당과 정부 주도로 인터넷 본

인확인제 도입설이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설파되기 시작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개표

조작설, 민주당 살생부 허위정보 유포 등은 정치권으로 하여금 인터넷 실명제 도입의 명분

을 제공했다. 급기야 2003년 3월 28일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인터넷 실명제를 단

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대단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

스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 또한 이러한 정보와 정치권의 제도적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특히 SK커뮤

니케이션즈라는 대기업 자회사 소속 서비스로 적지 않은 관리 이슈라 증대될 것을 예측하게

했다.

30) 동아일보, 2005.3.1. 혹시 내 X파일도 인터넷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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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개인성으로 진화 방향을 제어하기 위한 설계자의 노력은 계

속됐다. 2004년 '페이퍼'라 불리는 공공적 관심을 중심으로 관계가 매개되는 공동체 성격의

공간을 마련하는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싸이월드가 인맥의 연결이라는 초기의 콘셉트와 달

리 사적인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드려내려는 개인주의적 특성으로 이용자들의

문화가 구축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이퍼는 지금 싸이월드를 보면서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내가 정리한 자료를 많은 사람한테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 싸이월드

회원 중에는 전문가도 많고, 수준 높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준전문가들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생산물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거다.”(프레시안

이동형 인터뷰, 2004.9.31))

2004년 10월 공개된 싸이월드 '페이퍼'는 현재 페이스북의 팬페이지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생산한(UGC) 문화 및 일상 관련 콘텐트를 공개적으로 다

른 이용자들에게 선보이고 평가받은 사이버 공간이다. 당시 싸이월드는 필진에게 '작가'라

는 명칭을 부여했으며 고급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홍보하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부여한 것으

로 보인다. 하지만 2007년 도입 3년도 채 되지 않아 싸이월드의 메뉴에서 삭제됐고 2008년

12월 8일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다.

이처럼, 싸이월드는 스스로의 폐쇄적 가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지만 번번이 이

용자들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또한 제도적 제약으로 사생활 보호를 위한 기술적 장치

는 강화되면서도 사적 표현 공간을 넘어서 공적 교류의 커뮤니티로 변화하는 데에는 이용자

의 저항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페이퍼라는 서비스가 결과적으로 폐쇄에 이른

점에서 드러난다. 설계자의 구상과 이용자의 상호 작용이 불일치를 이루면서 빚어진 결과라

고 할 수 있다.

5. 기술적 코드의 변화 과정에서 발견된 차이와 함의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는 설계 단계에서 서로 다른 기술적 코드를 담고 있었다. 설계자가

발딛고 있는 제도적 환경, 이용자 문화, 설계자가 착안한 환경 등이 모두 상이했기에 그렇

다. 기술적 인공물은 사회집단 내외부의 사회적 상호작용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관점을 수

용한다면, 초기 설계단계부터 두 서비스는 상이한 내외부의 조건과 상호작용하면서 진화해

왔다고 설명할 수 있다.

우선 페이스북은 전술했다시피 물리적으로 떨어진 기숙사 친구들을 온라인으로 엮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 기반한 관계의 연결성이 최우선 가치로 등장할 수

있고 있었다. 또한 설계자의 기술적 호기심은 개인정보의 보호라는 기존의 제도적 가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확장됐고 결과적으로 “개인정보는 죽었다“ 라는 선언으로 이어진다.

반면 싸이월드는 연결성 자체가 목적이었다기보다 정보의 공유가 설계 단계에서 우선적인

31) 프레시안, 2004, "사이좋은 세상, 싸이월드가 펼쳐보이겠다", URL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2&aid=000001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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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페이스북 싸이월드

핵심 관련 사회집단 기술적 코드 핵심 관련

사회집단 기술적 코드

설계 단계 설계자 관계 연결개인정보의 공유 설계자 정보 공유

인맥 연결

성장 단계 이용자 개방성, 협업개인정보 공유 제도 생산자 온라인 개인주의

개인정보 보호

가치로 자리를 잡았다. 정보 공유가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으로‘인맥‘은 도구적 수단으로

선택됐으며 이 도구적 수단이 향후 싸이월드의 성격을 규정하게 된다. 정보 공유가 핵심 가

치인 만큼 개인정보의 공유와 확대는 2차적인 문제로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

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는 관련 사회집단인 관료집단과 제도적 조건에 비교적 순응적

인 태도를 드러내게 된다.

미니홈피라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독립적 공간 제공은 학연, 지연 등 인맥의 조건 하에서

폐쇄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설계 단계에서의 기술적 코드와 잘 부합하는 기술적 기능이다.

따라서 싸이월드의 폐쇄성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배태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할 것

이다.

<표3>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기술적 코드 변화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과 기술적 코드 분석은 기술적 인공물의 구성단계에서 어떤 사회작

용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아울러 기술적

코드의 변화 과정을 보완하게 될 경우 어떠한 관련 사회집단과 어떤 상호작용성이 구체적으

로 이루어졌는지 밝혀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설계 및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두 가

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설계 단계의 기술적 코드는 향후 기술적 재설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에서 관찰되는 동일한 흐름이다.

페이스북은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관계의 연결성과 개인 정보의 공유를 핵심 가치로 두

고 있다. 이는 향후 이용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도 관련 사회집단의 저항적 태도에도 불구

하고 일관되게 유지된다. 논쟁의 종결단계에서 나타나는 뉴스피드의 적용은 대표적이다. 뉴

스피드를 전격 발표했을 때 관련 사회집단은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적 유연성이

발생했다. 설계자는 개인정보의 공유로 관계 연결성의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해석한 반

면 관련 사회집단으로서 이용자는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반발했다.

설계자가 직접 사과하고 뉴스피드에 공개 정보의 설정 기능을 반영함으로써 논쟁이 종결

됐다. 이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뒤 뉴스피드는 온라인에서 친구의 관계를 확장하고 친구

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게 되는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뉴스피드의 논쟁 종

결과정에서 관찰할 수 있듯 큰 틀에서 변화하지 않았다.

두 번째 관련 집단의 영향력은 설계자가 처해있는 국가적, 제도적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

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관련 집단으로서 설계자와 이용자의 상호작용이 가장 큰

기술적 재설계의 관계망인 반면, 싸이월드는 설계자가 처한 제도적 조건, 그리고 관련 사회

집단으로서 언론과 관료 집단과의 연결망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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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해당 기술적 인공물이 설계된 국가 단위의 제도적 조건에서 기인한다. 개인정보의

공유와 보호를 다루는 두 서비스의 태도가 이를 대조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싸이월드가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확대 적용한 것은 관련 집단으로서 언론, 관료와 제도적 조건이 미국

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하다는 조건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6. 결론

이 논문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성장 및 쇠락 원인을 규명하는 기존의 연구가 기술적

요인 분석에 치중돼왔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며 기술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데 작용한 다양

한 관련 사회집단의 상호작용성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연구에

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적 문화적 요소와 이용자의 역할을 밝히고자 했다.

핀버그의 기술적 코드와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을 통해 분석해본 결과 페이스북과 싸이월

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서로 다른 사회적 필요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으며 서로 다른 사회적

가치를 내재하고 있었다. 그 가치의 확장 속에서 두 서비스가 재설계되는 과정이었음을 확

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싸이월드의 폐쇄성은 어느새 갑작스럽게 채택된 것이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부터 폐쇄성을 배태하고 있었다. 이는 설계자의 설계 인식에도 투영돼있었다. 이후

사이버폭력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 관련 사회집단으로서 관료 집단의 영향력, 이용자의

불안감 등 사회 문화적 조건이 싸이월드로 침투하며 폐쇄성과 개인정보 보호 성격은 더욱

강화하는 흐름으로 구성됐다.

페이스북의 개방성과 개인정보 공유라는 가치 또한 같은 맥락에서 분석해볼 수 있었다.

페이스북의 기술적 코드 변화 과정은 이용자와의 상호적 구성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

다. 이는 페이스북이 처한 국가 단위의 제도적 제약 요소가 싸이월드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

으로 자유로운 데 기인한다. 이용자와의 상호구성 과정에서도 설계자의 우위는 여전히 유지

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결과적으로 두 서비스의 성공과 쇠락을 몇 가지 기술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많은 함

의를 놓치게 된다. 특정 기술적 요소를 수용하거나 배척할 수밖에 없는 사회문화적, 경제적

조건이 배제되면서 설계자의 의사결정 문제로만 귀결될 위험이 있다. 본 연구가 피하고자

했던 바이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비교 연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서비스와 해

외 서비스라는 경쟁적 측면에서도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두 서비스의 성패는 당분간 여론의 관심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해당 인터넷 서비스가 구축된 토양의 제도, 문화, 사회, 경제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기술 요인적 비교 분석은 자칫 또다른 기술결정론의 위험에 빠질 개연성이

높다. 기술적 비교우위가 이용량을 좌우한다는 시각으로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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