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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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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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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Research in Education2009. 11. 제35집 pp. 1-19.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테크네(technē)와장인(dēmiourgous) 개념을중심으로 ―1)

강 선 보*(고려대학교)

장 지 원 (고려대학교)

< 요 약 >

본 논문은 플라톤 후기철학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을 정립해보고자 하

는 시도이다. 플라톤 후기 저작에 등장하는 테크네(technē)는 오늘날 기술(technology)의 어원이 되는

단어로서 성인교육의 발달과 매우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티마이오스와 법률에 등

장하는 테크네와 테크네의 주체인 장인(dēmiourgous)을 분석하였으며, 테크네와 장인이 지향하는 궁

극적인 목표는 장인이 테크네와 인간에 대한 지식(epistēmē)을 터득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본다. 이는

성인교육을 단순히 숙련공의 기술 터득이 아닌 완전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입장으로 간주하는 버거빈의 견해와 일치하게 된다.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은 훌륭한 삶을 살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영혼의 성장을 위해 절제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상기설

과 변증법이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감안하여 사용될 수 있다.

주제어: 플라톤, 성인교육, 테크네(technē), 장인(dēmiourgous), 지식(epistēmē),

상기(amamnesis), 변증법(dialektike)

Ⅰ. 서론

지식과 정보가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학교교육의 기능과 역할은 점차 축

소되고, 상대적으로 성인교육의 기능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성인교

육에 대한 연구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교육의 방향을 설정

* 제1저자

敎育問題硏究 제35집2해 줄 성인교육철학에 대한 연구는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성인교육의 올바른 전개는 성

인교육에 대한 바람직한 이념(방향) 설정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해진다. 따라서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성인교육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성인교육의 토대인 성인교육의 철학적

연구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성인교육 이론 정립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지금 우리는 ‘교육철학의

기초자(Barrow, 1976)’인 플라톤의 이론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성인교

육과 밀접하게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개념인 ‘기술’에 대한 플라톤의 언급을 발견할 수 있

다. 플라톤 후기 철학에서는 흔히 기술(technology)의 어원이 되는 희랍어 테크네(technē)

와 관련된 다양한 개념들이 철학적인 의의를 지니고 형성되고 있다. 물론 2500년 전 사회

와 지금의 사회를 비교하는 것은 적잖은 난점과 오해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희랍

사회에 통용되었던 테크네 개념과 그에 대한 인식 및 지향점을 탐구함으로써 오늘날 성인

교육의 범위와 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이는 ‘교육’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파악

하기 위해 희랍어 ‘파이다고고스’(paidagogos)의 어원을 분석해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쉽게도 플라톤의 성인교육에 대한 선행연구로는 안이환(2002)의 연구를 제외하면 많

지 않다. 안이환의 연구는 희랍철학자의 성인교육 사상을 논의하는 중 플라톤의 성인교육

사상을 언급하고 있으며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에 대한 최초 연구로 의미가 있다.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이라는 주제는 국외 연구물에서도 쉽게 찾기 어렵다. 단행본 중에서 부분적으

로 플라톤의 성인교육에 대해 언급한 저서 정도가 있을 뿐인데 Lodge(1970)의 Plato's

Theory of Education은 대화편 필레보스와 법률에 등장하는 직업기술교육의 내용을

다룬 정도여서 성인교육의 논의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 국내 학자의 플라톤 연구서 중 대

표적인 것으로는 오인탁(1997)의 파이데이아, 임태평(2009)의 플라톤 철학과 교육, 장영란(2009)의 플라톤의 교육이 있다. 오인탁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

소크라테스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동굴의 비유’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플라톤의 교육론을

정리하였다. 임태평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들을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장영란 역시 영혼(psyche)개념에 초점을 맞춰서 플라톤의 교육

론을 논하고 있어 ‘성인교육’이나 ‘테크네’에 대한 논의와는 거리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플라톤의 후기 철학에 등장하는 요소들과 성인교육철학 사이의 관련성을

찾고자 한다. 우선 플라톤의 후기 철학에 등장하는 테크네 개념을 중심으로 테크네의 주체

인 장인(dēmiourgous)과 그것의 지향점인 지식(epistēmē)에 대해 논의하겠다. 이후 버거

빈의 이론을 통해 플라톤의 후기 철학과 성인교육 사이의 관련성을 논의한 후, 마지막으로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의 형태로 그의 교육론을 목적, 내용, 방법에 따라 기술해보도록 하겠다.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3

Ⅱ. Technē와 Dēmiourgous의 지향

1. Technē 개념

오늘날 기술(technology)의 어원이기도 한 테크네(technē)는 플라톤의 저작에서 매우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어이다. 사전에 따르면 테크네는 스킬, 사물을 만드는 규정된 방

식, 공작(craft), 대상을 만드는 수단(means), 교역, 예술작품 등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Liddell & Scott, 1909: 702). 즉 고대 희랍에서 테크네 개념은 매우 폭 넓게 사용되고

있었으며, 플라톤 역시 ‘인간의 모든 의도적이고 반복적이며 특정한 양식과 절차에 따라지

는 행위’를 통틀어 테크네로 규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김성진, 2003: 163). 테크네에 대한

그의 태도는 대화편 곳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기는 것과 생긴 것들 그리고 생기게 될 것들은 모두가 자연(physis)에 의한

것들이나, 기술(인위: technē)1)에 의한 것들 또는 우연(tyhke)에 의한 것들이다.

그것들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가장 훌륭한 것들은 자연과 우연이 만들어내나, 한

결 작은 것들은 기술이 만들어내는데, 기술은 크고 일차적인 산물들의 생성을 자

연 쪽에서 받아서는, 한결 작은 것들 모두를 형성하고(plattein) 구성해내는데

(tektainesthai), 바로 이것들은 우리 모두가 기술의 산물들(ta technika)이라 일컫

는다(Nomoi, 888e-889a).

인용문의 ‘생기는 것, 생긴 것들, 생기게 될 것들’이란 자연 세계에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만물을 뜻한다. 그리고 티마이오스에서 이러한 생성과 창조는 크게 세 가지 방식

으로 이루어진다. 물질( , , , )은 자연과 우연을 통해 이미 주어져 있다(Nomoi,

889b). 이는 ‘무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Ex nihilo nihil fit)는 고대 희랍철학의

기본 전제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물, 불, 흙, 공기는 이미 주어져 있는 질료와 같은 것이

다. 그리고 이러한 원소들이 결합하여 우리가 보는 자연환경이 형성되는데 이는 자연

(physis)2)과 우연(tykhe) 덕분이다. 한편 이 두 방식의 생성과 별개로 인간 역시 어떤 대

1) 박종현(2009)은 테크네의 번역어로 ‘기술’을 주로 사용하고 문맥에 따라서 방책, 기예, 학술, 인위 등을

사용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기술(technology)와 구분하기 위해 테크네는 번역하지 않고 원어 그대

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조대호(2008)는 경험, 숙련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2) 희랍어 physis라는 말은 영어의 nature에 해당하는 데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동적 이론

(dynamic theory)이고 다른 하나는 정적 이론(static theory)이다. 동적 이론은 physis를 식물에서 싹

이 터서 잎사귀도 나오고 하는 살아가는 힘. 생장의 힘으로 보는 것이다. 정적 이론은 사물의 어떤 고

敎育問題硏究 제35집4상을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는 데 그것은 바로 ‘테크네’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테크

네란 자연(physis)과 우연(tykhe)을 통해 생성된 자연(nature)을 인간이 활용하여 새로운

대상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테크네 개념은 오늘날 우리가 ‘기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사물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나 능력’ 및, ‘과학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연의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이라는 사전적 의미와 정확하게 일

치하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이 하는 어떤 활동이라는 차원에서 ‘인위( )’로 번역되기도

한다.

플라톤은 새로운 것을 생성하고 창조할 수 있는 의술, 농사기술, 통치술과 같은 기술들

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었다. 플라톤은 ‘자체의 힘을 자연과 협력한다’라는 표현

(Nomoi, 889d)을 사용하며 이러한 기술들을 칭송하고 있는데, 플라톤이 보기에 진정한

기술들은 자연물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본성(physis)을 이용하여 새로운 대상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주광순(2002, 재인용)에 따르면 테크네는 어원학적으로 목수의

기술을 의미했고, ‘엮다, 짜서 맞추다 자르다. 목공일하다’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고대 희랍에서 도시국가(polis)의 형태가 정립되면서 인간이 정착지에서 목공을 이용

하여 삶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하게 되었다.

플라톤 시대에서 테크네는 일상적인 의미에서 직업 뿐 아니라 학문이나 예술과 같이

인간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서 ‘아무나 소지하지 못하는 특별한 솜씨, 지식, 경험’등을 의

미하게 되었다. 플라톤에 테크네는 단순히 기술, 또는 생산품의 발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법률에서 플라톤은 미술, 시가, 의술, 농경, 체육, 정치술 등 오늘날 우리가 ‘ ’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항목에 테크네를 사용했다(Nomoi, 889b-c). 프로타고라스에서도 의

사, 조각가, 목수, 화가, 시인, 피리부는 사람의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테크네 개념을 들었

다. 그러나 플라톤은 단순히 기술을 규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에 윤리학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테크네에 대한 그의 태도는 국가 1권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화

자 소크라테스는 의술이 ‘몸에 대해 약과 음식을 주는 기술’이라는 정의를 이끌어내면서,

기술이란 ‘어떤 사람에게 마땅히 주어야 하는 것을 주는 것’이라는 정의를 이끌어낸다

(Politeia, 332c). 그러나 그 누려야할 것은 윤리적인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시가에 밝은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 시가에 능하도록 만들 수 있을 뿐, 고의로 다른 사람을 시가를 못

하게 할 수 없다. 또한 훌륭한 통치자는 실수 없이 국가를 다스리는 사람이며 통치자는

정된 성격, 구조를 physis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어원상 이 두 가지 학설이 있는데 어느 것이 맞

느냐 하는 것은 결정되지 않았다(박홍규, 2004: 251-314). 따라서 본 논문에서도 physis는 문맥에 따라

서 다소 그 의미가 달라진다. 필자는 박종현(2009)의 번역어에 따라 physis를 ‘자연’으로 번역하되 설

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다른 번역어를 혼용하였다.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5항상 시민들 및 자신이 봉사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자이다(342c-d). 즉 플라톤에

게서 테크네는 전문가다운 생산 능력과 윤리적인 정의로움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플라톤의 테크네 개념은 다양하게 확장 될 수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논의를

전개할 수 있다. 하나는 테크네를 이용하는 주체인 인간(기술자, 장인)에 대한 플라톤의

입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의 우주창조자 데미우르고스를 둥장 시

켜 테크네를 이용하는 인간이 추구할 범형(paradeigma)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플

라톤의 전체 철학의 맥락에서 테크네가 지향하는 바이다. 테크네 개념은 어떤 맥락에서

보다 정확하게 자리 잡았으며 플라톤 철학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는 플라톤의 인식론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2. Dēmiourgous의 역할

앞에서 다룬 바와 같이 테크네는 인간이 하는 활동이다. 테크네를 인위( )로 번역하

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테크네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 즉 현대적 의미로

는 기술자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게 된다. ‘노동자, 만드는 이, 장인, 수공업자’등 테크네를

사용하는 사람을 희랍어로는 데미우르고(dēmiourgou)라고 한다(박희영, 2001). 그런데 대

화편 티마이오스에서 우주를 창조하는 창조자의 명칭이 데미우르고스(Dēmiourgous)이

다. 플라톤은 왜 데미우르고스를 등장시켰으며,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국가 후반부에서 잘 드러나듯이 플라톤의 형이상학은 변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인 ‘이

데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한 이데아 세계와 그렇지 않은 현실

세계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플라톤은 이데아 세계는 현실세계를 사는 사람들에게 일

종의 본보기(paradeigma)로서 기능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데아 세계와 현실세

계가 완전히 분리되어 교류하지 않는다면 본보기로서 의미는 사라질 것이다. 데미우르고

스의 역할은 서로 완전히 분리된 것 같은 이데아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데미우르고스는 이데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그가 활용

할 수 있는 자연(nature)을 이용하여 이데아 세계와 가장 유사한 있음직한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설명은 이데아 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플라톤의

가장 압축된 답변이라 할 수 있다(Morrow, 1953: 311-312). 따라서 데미우르고스는 물건

을 잘 만들거나 가치를 구현하는 자를 뜻하며, 이데아를 질료와 잘 버무려서 가능한 한

최선의 사물과 세계를 창조하는 자를 의미한다(김진, 2003: 105).

그렇다면 데미우르고스가 우주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어떤 것인가? 고대 희랍인들에게

敎育問題硏究 제35집6우주론의 주된 문제는 천체 운동의 규칙성을 설명하는 것인데, 플라톤은 우주를 생명체에

비유함으로써 이러한 규칙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천체의 운동이 마치 어떤 생명체와 같

이 규칙성을 지니고 있다면, 생명체가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규칙성을 가지듯 천체

에도 영혼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 바로 플라톤의 해석인 셈이다. 이러한 ‘소우주와 대우

주 사상’에 따른 유비추리가 티마이오스의 기본 사고를 형성하고 있다(박종현: 2003).

따라서 티마이오스에서 데미우르고스 가장 먼저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로 이루어진 세

계영혼을 창조한다(Timaios, 34b). 그는 지성(nous)을 혼 안에 넣고 혼을 몸(nous)안에

함께 있게 하여 이 우주를 구성하였다(Timaios, 30b). 이후 그는 모든 신을 창조하고, 신

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모방하여 모든 생물들을 만들 것을 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데미우

르고스는 생명체가 지향해야하는 궁극의 가치는 언제나 올바름(dike)이 되어야 한다고 주

장한다(Timaios, 41c). 왜냐하면 데미우르고스 자신이 선하며 선한 그에겐 어떤 질투심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최대한 모든 것이 자신과 같은 것으로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Timaios, 30d). 그리고 한 인간은 이승에서의 올바른 행동에 따라 미래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들(인간)이 이것들(감각적 지각, 욕구들)을 지배하게 될 경우에는, 그들은 올

바르게 살 것이나, 이것들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될 경우에는 올바르지 못하게 살

것입니다. 그리고 적절한 기간 동안 훌륭히 산 자는 다시 그의 동반자인 별의 거

주지로 되돌아가서 행복하고 익숙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나 (…) 그리고 그가 이

런 처지에서도 여전히 나쁜 상태(kakia)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에는, 그가 타락

하게 된 기질(tropos)대로, 그런 기질 형성의 유사성에 따라 그와 같은 어떤 짐승

의 부류로 언제나 바뀔 것입니다(Timaios, 42b).

즉 데미우르고스가 인간을 생성하는데 있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바로 인간의 올

바름과 훌륭함이다. 이는 플라톤 윤리학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정호(1981)는 콘포드를 인

용하며 인간영혼이 신적인 것이며, 인간의 임무는 그 영혼과 그 자체로 선한 생명체인 우

주속의 미와 조화를 그 자신의 본성 속에서 재생함으로써 신과 같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다. 동시에 그는 고대 희랍에서 전통적으로 퍼져 있던 신의 인식인 ‘불사하는 신은 죽게

되는 존재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써서는 안된다’는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거부하고 있다

고 본다(이정호, 1981: 17). 티마이오스에서 ‘데미우르고스’는 그 자체로서 좋은 존재이

며 윤리적 표본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 영혼에 대한 그의 입장은 중기대화편 메논, 파이드로스에서 등장하는 영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7혼의 윤회설, 국가에서 추구하는 이상적 인간상과도 결부된다. 데미우르고스는 플라톤이

지향하는 장인의 이상형이며, 데미우르고스가 추구하는 가치는 지성(nous)을 토대로 하는

올바름, 즉 훌륭함의 구현에 있다. 생성의 존재인 데미우르고스는 구체적인 사물의 생산을

지향하는 테크네를 하는 인간(Homo Faber)의 모형으로 작용한다. 박희영(2001)이 지적하

듯 어디까지나 티마이오스에 등장하는 설화들은 일종의 비유와 상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데미우르고스는 플라톤이 상정하는 생산하는 인간들을 위한 이데아,

즉 본보기(paradeigma) 역할을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플라톤의 데미우르고스는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에서 그치지 않는

다. 데미우르고스는 그 자체가 인간의 완전성을 지향하는 가장 선한 존재라는 차원에서

윤리적인 전범이 된다. 동시에 그는 생산을 담당하는 장인의 본보기, 즉 좋음의 이데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행위의 주체이기도 하다.

3. Technē와 Dēmiourgous의 지향: 공동체 내에서 지식(epistēmē)의 추구

앞장에서 다루었던 테크네와 데미우르고스는 결국 궁극적인 좋음과 훌륭함이라는 ‘이데

아’ 개념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 이 두 개념은 어떻게 결합되고 무엇을 지

향하는가?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테크네가 ‘목공’을 뜻하던 단어에서 도시국가

(polis)의 형성과 발전에 따라 의미가 변화된 개념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테크네는 도

시국가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환을 전제한다. 따라서 테크네와 데미우르고스가 궁극적으

로 지향하는 바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플라톤의 개념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가에서 등장하는 공동체는 바로 한 개인의 자족(autokratia)을 위해 등장한다. ‘나

라가 수립되는 기원(arche)은 우리 각자가 자족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것이 필요하기 때

문(Politeia, 369b)’이며 즉 인간이 생활에 필요한 요소들을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만큼, 인

간은 다른 사람과의 교환을 통해서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Politeia, 369d-e). 물론 생활에

필요한 가장 대표적인 것들은 의식주가 되며, 인간은 자신의 자질(physis)에 따라서 각자

잘하는 것을 다른 이들과 교환하며 생활하게 된다. 인간의 필요가 더 커지면서 필요로 하

는 물건과 기능(ergon)은 더욱 커지게 되고, 국가는 시장과 화폐를 가지고 해외와도 교류

하게 되는 발전된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Politeia, 371c). 물론 고대 희랍 사회의 경제구

조는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구조와는 매우 다르지만, 공동체의 성립은 궁극적으로

교환행위와 분업, 즉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필요성에서 출발하게 된다.

敎育問題硏究 제35집8플라톤은 의․식․주와 같은 활동이 농민들의 자급자족이 아닌 공동체의 상호교류와 교

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전제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자질(본성,

physis) 때문이다. ‘우리 각자는 서로가 그다지 닮지 않았고, 각기 성향에 있어서 서로가

다르게 태어나서, 저마다 다른 일에 매달리게 될 것이며, 어떤 이가 일을 더 잘 해내게

되는 것은 한 사람이 한 가지 기술에 종사하게 될 때이다(Politeia, 370a-b)’. 이러한 관

점에서 플라톤의 자질 개념은 테크네와 연결된다. 장인(dēmiourgou)의 테크네는 장인의

자질과 관련을 맺어야 한다. 만약 장인의 테크네가 장인이 가진 자질과 잘 부합하지 못한

다면 그 장인의 능력은 탁월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테크네를 사용하는 장인에게는 기

술적 훌륭함 뿐 아니라 윤리적 덕목도 필요하다. 훌륭한 장인은 자신의 테크네를 정확히

전수하며 환자를 병들게 한다거나, 신발이 금방 닳거나 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인의 테크

네가 가장 이상적으로 발현된 상태는 장인의 자질과 장인이 사용하는 테크네가 완벽하게

부합하고, 그 장인의 테크네를 통해 그 개인과 공동체가 자족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우리는 플라톤의 철학개념을 논의하면서 다루었던 지식(epistēmē)에 다

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식의 동사형인 epistemai는 ‘내가 무엇을 할 줄 안다, 지적으로

할 줄 안다’를 뜻한다. 따라서 테크네와 연결되는 단어(박홍규, 2004: 302)이며, 국가 1권에서도 두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하였다. 이러한 지식은 원래 사물의 기능(ergon)과 연

결되는데, 그 기능은 어떤 대상에 대한 정확한 앎과 그 대상을 제대로 만들 줄 아는

(demiourgein) 앎, 즉 테크네를 포함하는 셈이다(박종현, 2003. 28). 또한 지식은 지식을

사용하는 인간에 대해서도 규정한다. 인간이 훌륭해지기 위해서는 인간의 구실(기능,

ergon)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간의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것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져야만 바로 지식을 갖춘 인간이 된다. 그러나 인간의 훌륭함을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좋음 그 자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을 필요

로 한다. ‘좋음 그 자체’는 개인적인 인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공동체 내에서 훌륭함

의 구현 및 공유로 이어져야한다. 마치 테크네를 아는 장인이 그 테크네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플라톤에게 테크네의 목적은 도시국가에서 장인들의 테크네를 생산물을 통

해 교환함으로써 개인과 국가가 자족하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나 이 테크네는 경제적․정

치적․윤리적인 가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당초 도시국가는 최소의 자족(autokratia)을

위해 형성되었으며 전쟁과 약탈이 아닌 정당한 교환과 거래에 바탕을 둔 국가이다. 국가

에서 개인은 자신의 경제적, 정치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 공동체에서 필요한 시민이

자 장인이 될 수 있다. 한 인간이 인간에 대한 지식과 테크네에 대한 지식을 터득하는 것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9이 결국 장인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플라톤의 후기철

학에서 지향하는 교육론이라 할 수 있다.

Ⅲ. 플라톤 성인교육론의 실제

이 장에서는 앞에서 논의된 플라톤의 후기 철학 이론과 성인교육과의 관련성을 논하고

성인교육론을 고찰해보도록 하겠다.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성인교육에 대한 정의

와 관점을 규정하는 것이고 이후 정의된 성인교육론이 플라톤의 후기 철학과 어떻게 관련

성을 맺는지를 따져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성인교육, 평생교육, 계속교육과 같이 성인교

육과 관련된 개념들은 다양하게 규정되고 있고 그것의 의미나 지향하는 부분도 조금씩 다

르다. 우선 성인교육의 정의를 내리고, 그것과 플라톤 후기철학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성인교육과의 관련성

성인교육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성인들을 주요 학습대상으로 하는 교육 형태를 말한다. 평생교육의 주요 이론적

토대들이 대체로 성인교육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

며, 상당부분 성인기의 다양한 교육과 학습경험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성인교육

과 평생교육은 비슷한 의미로서 상호 호환적으로 쓰인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성인교육은 학습 대상자로서 성인을 고려하였을 때, 아동들에 대해서 갖는 발달적,

사회적 차이를 인식하고, 성인들의 독특한 학습양식과 전략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2007: 155).

위 정의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 성인교육은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성인학습자의 특성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 정의에서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목적과 내용, 방법이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한편 평생교육에서 추구하는 교육

의 기능인 ‘교육을 통한 사회발전과 통합을 지향(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2007: 184)’

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인들은 공동체 속에서 사회를 이루어 생활하고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개인의 자족과 공동체의 자족은 분리되지 않으며, 공동체의 자족이 흐트

敎育問題硏究 제35집10러지게 되면 결국 그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개인의 삶도 파탄으로 이어진다(Politeia,

543a-592b). 공동체에 대한 플라톤의 견해는 성인교육학자인 버거빈(Paul Bergevin)의

입장과 유사하다.

성인교육의 목적은 숙련공, 의사, 기업가의 기술보다는 보다 광범위하고 인간적

으로 의미 있는 목적이어야 한다. 우리가 진정한 성숙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면 단

지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거나 의사에게 목숨만이라도 부지하도록 구걸하는 따

위의 일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삶을 영위하면서 해야 할 일, 즉,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돈과 신체적 건강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돈, 교육, 건강과 같은 자

원들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사용한다. 성인교육의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

는 생활을 유지하고 좋은 상태를 지속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완전하고 생

산적인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과 재능을 통하여 문화적․정신적으로 해야 할 일들에 관한 지식

이다(Bergevin, 1967: 29).

즉 버거빈이 보는 성인교육의 지향은 성인교육을 통해 성인학습자가 생존의 문제를 해

결함과 동시에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앞에서 다루었던 플라톤

후기 철학에서 다루었던 주요 개념들과 정확하게 연결된다. 테크네는 개인이 상품을 생산

및 교환할 수 있도록 하여 한 개인의 물질적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생활을 유지

시키는 좋은 상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테크네를 가진 장인이 꾸준히 장인다운 역할을 해

줄 때 가능해진다. 장인이 장인의 범형인 데미우르고스를 본받아 항상 선한 자세를 가지

고 상품을 생산․교환할 때 개인과 공동체의 자족은 보다 견고해지고 지속적이 된다. 마

지막으로 테크네와 장인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지식(epistēmē)이다. 지식은 장

인 또는 장인이 가지는 테크네의 기능(ergon)에 대한 앎인 동시에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동시에 테크네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인간 그 자체

에 대해서도 알아야한다. 인간이 가져야할 지식은 인간의 훌륭함(aretē)이 무엇인지에 대

해 인식과 그 기능을 어떻게 수행할 지에 대한 지식이다. 플라톤은 도시국가(polis)에서

자신의 모든 이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인간에 대한 지식은 공동체 속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느냐로 연결된다. 따라서 플라톤의 후기철학은 상품 생산 및

교환을 통한 자족을 가능하게 하는 테크네에서 출발하여, 테크네의 주체인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인 지식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플라톤의 후기철학이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하여, 성인학습자의 성숙과 발달을 지향하는 오늘날의 성인교육 개념과 잘 연결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112. 성인교육의 목적

앞에서 다루었던 바와 같이 테크네 개념에 따라 성인교육의 목적을 논의한다면 가장

먼저 국가 1권에 등장하는 테크네에 대한 논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가 에

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생산자 집단에 대한 교육은 아니다. 고대 희랍에서 어떤 구

체적인 기술, 및 기능에 대한 교육은 주로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도제식으로 전수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구체적인 직업기술교육에 대한 고찰을 찾아보는 것

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간명하게 말한다면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에서 직업기술교육에 대해

서는 플라톤은 최대의 숙련성을 지향한다는 정도에서 마무리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오히

려 성인 교육의 목적은 다른 쪽에 있었다.

양승태(2005: 431)는 고대 희랍의 교육론에서 교육의 목적은 어떤 직업적인 수월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덕성을 추구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나 예술 행위 자체를 전문적인 직업으로 갖기 위한 예능 교육을 국가가 주도한다거나 그

러한 교육기관을 인정한다는 것은 지극히 현대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고대세계에서 그러한

교육의 가능성을 논의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의미할 것이다. 플라톤뿐만 아니라 그보다

좀 더 관용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예술은 어디까지 도덕성이나 시민적 덕성의 함

양을 위한 수단일 뿐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었다. 즉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 가

지 기능과 기예에 능숙한 인간은 결국 자유인이 아닌 노예의 덕성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된다.

따라서 플라톤에게 있어 성인교육은 테크네의 숙련과 시민교육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버거빈(1967: 59)이 언급한 성인교육의 핵심 목적인 ‘학습자가 자기 자신의

재능과 한계,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과 일치한다. 개인은 양자가 조

화된 교육을 받음으로써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훌륭함을 구현한다. 플라톤은 테크네는 궁

극적으로는 나의 편익이 아닌 타자의 편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타자의 존

재는 개인의 자족을 위해 형성된 공동체(Politeia, 369) 내에서 부여되는 것이다. 다른 측

면에서 부연하자면 교육의 목적은 테크네를 잘 이용할 줄 아는 훌륭한 장인을 기르는 것

이다. 훌륭한 장인은 자신의 자질(physis)을 잘 알고 자질에 맞는 테크네를 활용할 줄 안

다. 동시에 공동체의 시민은 그가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

동체 내 민회(ekklesia)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즉 정치적인 참여를 지향해

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인 참여는 곧바로 윤리학적인 훌륭함으로 연결된다.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명확해진다. 한 인간은 자신이 가지

敎育問題硏究 제35집12고 있는 자질(physis)을 최대한 발휘할 때 가장 훌륭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러한 개인의 자질은 반드시 공동체 내에서 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적인

모형은 바로 데미우르고스가 된다. 공동체 내에서 개인의 자질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연결되는데, 하나는 경제적인 측면이요, 다른 하나는 정치적인 측면이다. 경제적인 측면에

서 한 개인은 자신의 자질에 맞는 테크네를 잘 활용하여 경제적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역

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한 개인은 도시국가라는

공동체 내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공동체 속의 개인은 인간으로서의 훌륭함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3. 성인교육의 내용

시민과 개인의 덕성(arete)을 강조하고 있지만 플라톤은 직업적 숙련성을 경시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지나칠 정도로 직업적인 숙련성을 강조하고 있다. 플라톤은

국가 1권에서 기술자는 어떤 한 가지 일에 대해서 완벽한 지식과 소양을 갖춘 사람으

로 평가하고 있다. 대화자 소크라테스는 ‘정의를 강자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트라시마코

스와 (정치적) 테크네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데, 트라시마코스는 기술자는 실수를 하지 않

는 사람이라고 하고, 대화자 소크라테스도 이에 동의한다. 이를 볼 때 플라톤은 성인교육

적인 시각에서 볼 때 끊임없이 기술적 숙련성을 강조하고 있고, 이것이 주요한 교육 내용

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법률에서도 이상 국가 마그네시아(Magnesia)에 사는 각 개

인들은 누구나 자신의 자질에 맞는 한 가지 테크네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민

들은 이 테크네를 이용하여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물론 플라톤이 직업적 숙련성을 형식

적 교육의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는 고대 희랍의 직업기술교육이 다분히

무형식적, 비형식적인 수준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Nomoi, 846b).

그러나 플라톤은 마그네시아의 시민이 테크네만을 추구할 때는 인간으로서 제 자신의

길을 가도록 할 때까지 비난과 불명예들로 벌을 줘야한다고 하고 있다(Nomoi, 846). 플

라톤은 테크네가 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버거빈의 표현(Bergevin, 1967: 59)

을 빌리자면, 플라톤은 성인학습자가 자신의 삶에서 행복과 삶의 의미를 얻기를 지향했다.

성인학습자가 자신의 삶에서 행복과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를 통해 앞에서 다

루었던 훌륭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의 혼(psychē)을 다듬어야 한다. 따라서 플

라톤 성인교육론의 교육 내용은 혼을 다루는 내용을 지향하고 있다.

플라톤이 혼에 대해서 많은 강조를 하고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혼에 대한 강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13조는 다양한 대화편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파이드로스와 같은 저작이 가장 대표적인

저작이 된다. 그러나 인간의 영혼은 다양한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티마이오스에서

는 욕망과 욕정으로부터 영혼이 보호되어야만 그 영혼이 자유롭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으

며, 법률에서는 ‘부에 대한 잘못된 찬양’이 영혼을 타락시킨다고 하였다(Nomoi, 869).

잘못된 영혼의 교육은 좋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낳게 되고, 끝없는 탐욕으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영혼을 교화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과 양육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부유함이 아닌 바르고 건전한 마음으로 부유해지려고 꾀해야한다는 것을 가르

쳐주는 인물이다(Nomoi, 869).

따라서 성인교육의 주요 내용은 삶을 잘 살도록 유도하는 교훈적인 내용과, 지나친 부

를 경계하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 영혼의 타락을 막도록 하는 내용들을 담는 것이다. 대화

편 카르미데스, 필레보스, 법률에서 등장하는 절제(sophrosyne)에 대한 꾸준한 강

조는 플라톤이 성인학습자에게 ‘절제’를 강조함으로서 성인학습자의 자기조절 능력을 신뢰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플라톤은 후기대화편에서 인간 이성에 대해 전적으

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티마이오스에서 영혼 속에 가장 훌륭한 지성(nous)을 집어

넣음으로서 인간이 노력에 따라 훌륭해질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절제를 통한 수양이 계속되어야한다는 내용이 법률에서 반복되고 있

다.

4. 성인교육의 방법

플라톤의 교육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성인교육적인 요소를 지닌

두 가지 방식인 상기설과 변증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상기(anamnesis)는 가장 대표적인 플라톤의 성인교육 방법이다. 상기는 모든 학습자가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성인 교육적이며, 학습자가 교사의 도움을 받아 어떤

대상을 상기해낸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기설

에 대한 플라톤의 핵심이론은 영혼의 윤회를 주장하는 대화편 메논, 파이드로스와 법률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덕을 가르칠 수 있는가?’라는 부제목으로 유명한 메논에서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은 불멸한데, 삶을 마감하는 때가 있고, 다시 태어나는 때

가 있지만, 결코 소멸하지는 않으며, 바로 이 때문에 삶을 가능한 한 경건하게 살아야만

한다(Meno, 81c)”고 주장한다. 즉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티마

이오스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영혼은 인간의 지성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인 만큼, 영혼을

敎育問題硏究 제35집14통해 우리의 인식이 발전하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영혼이 지성과 지식을 가지

게 되는 것은 그것의 궁극적인 지향이 ‘좋음과 올바름 훌륭함만을 지향하기 때문이 아니

라, 영혼이 윤회하면서 충분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혼은 불멸할 뿐만 아니라 여러 번 태어나고 여기 지상 뿐 아니라 하데스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았기 때문에, 영혼이 배우지 않은 것은 없다네. 그래서 탁월

함에 관해서든 다른 것들에 관해서든 영혼이 어쨌든 전에 인식한 것을 상기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네(Meno, 81d)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메논에서 대화자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상기가 사실임을 보여주

기 위해 무리수에 대한 지식이 없는 노예를 데리고 기존 정사각형 면적의 1/2인 정사각형

의 면적을 구하는 장면을 시연한다. 이 대목은 여러 차례 다루어졌고 그 내용이 어린 노

예를 대상으로 하지만 오늘날 성인교육적인 논의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노울

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플라톤은 학습자로서 어린 노예의 경험(물론 이 경험은 그가 전생

에서 얻은 모든 경험을 포함한다)을 강조하고 있고, 학습자가 ‘알기위한 욕구’를 느끼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그가 메논에게 사용한 학습 프로그램은 실제 생활에의 적용을 중심

으로 조직화되어있으며, 노예가 희랍어를 할 수 있는 자인지 확인하는 등(Meno, 82b) 학

습 준비도에 따라 계열화 하여 학습을 진행하였다(강선보․변정현, 2006: 10). 즉 플라톤

은 성인학습자의 능력을 신뢰하고, 성인학습자가 이미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교사

가 촉진자(facilitator)로서 적절한 역할을 취해주면 충분한 교육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음

을 메논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변증법(dialektike)은 주로 좋음의 이데아를 직관하기 위해 플라톤이 사용하는 교육방법

이다. 변증법은 궁극의 존재인 이데아를 보고 이데아를 발견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기

술인 동시에, 교육의 내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한 인간은 변증법을 배움으로

서 좋음의 이데아를 볼 수 있고, 이데아를 볼 수 있어야만 꾸준한 기술의 적용, 즉 적도

(metron)에 따라 테크네를 적용할 줄 알게 되어 진정한 장인( )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변증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플라톤에게 있어 ‘변증술’은 ‘무

엇이든 이상적인 방법’을 의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널리 알려져 왔기 때문에 이데아를

지향하는 교육의 방법이라고 논의하면서도 그것의 명확한 의미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필레보스에서는 대화자 소크라테스가 대화상대와 논의하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

의 차이를 덮지 말고 함께 논의하자’고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장인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이데아를 직관하고자 노력한다(Kerferd, 1981).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15성인학습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기술적인 완벽성과 기술적인 숙련

성 뿐 아니라 자신의 상황 내에서 꾸준히 학습을 추진해나가려고 하는 동기일 것이다. 이

동기는 기술의 숙련성과 인간의 탁월함이라는 이데아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테크네를 통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성인들에게는 테크네에 대한 숙련성과 테크네를 통해

진정한 지식을 알아가려는 노력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인학습자가 이데아를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바로 플라톤이 변증법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다.

Ⅳ. 결론

이 글에서는 교육학 및 교육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인물인 플라톤을 중심

으로 하여 성인교육의 이론적 배경과 실제 교육의 목적, 내용,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플라톤이 물론 오늘날의 성인교육 및 안드라고지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성인교육과 관련하여 제시하는 여러 철학적 주장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한 가치를 지

니고 있다.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은 교육학 전반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첫째, 플라톤의 성인교육론은 기술 중심, 효율성, 성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훌륭함도 강조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플라톤은

테크네에 집착하는 자는 노예와 같은 자라고 지적한다.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경

제적 기술 뿐 아니라 시민의 의무에도 충실해야하며, 이를 통해 지식을 터득한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주장은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학문적 요구 속에서

철학적인 지향점을 필요로 하는 성인교육철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그동안 플라톤의 교육철학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었던 ‘성인 학습자’에 대한 이해

를 높이고, ‘성인 학습자’가 지향해야 할 교육 목적과 삶의 규준을 제공해주는 점에서 의

의가 높다. 삶의 모범으로 삼아야 할 대상으로 그동안 교육학계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

던 ‘데미우르고스’를 소개하였다. 또한 국가와 법률에 등장하는 성인교육적인 요소들

은 현대 교육의 마당에서 원용될 여지를 갖고 있다.

셋째, 교육학계 전반에서 꾸준히 논의되는 개념인 수월성과 평등성 개념을 ‘기술적 수

월성’ 개념을 통해 논의함으로써 이 개념을 더욱 발전시키고 충실히 하는데 사용될 수 있

다. 플라톤에게 있어 수월성과 평등성 개념은 단지 인생의 한 시기를 통해서 규정되는 것

이 아닌 생애 전체를 판단함으로써 이해될 수 있는 개념이다. 기술자의 기술적인 수월성

敎育問題硏究 제35집16과 시민으로서의 수월성, 그리고 개인의 윤리적인 수월성은 단기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는 개인과 공동체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가능해지

는 것이다.

넷째, 플라톤은 기술적 숙련성의 기준을 ‘이데아’의 경지로 소급시키고, 이를 기술자 스

스로 터득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서 진정한 의미의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자기 주도적 학습’은 그 자체로서 성인 교육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으며, 플라톤은

‘상기’와 ‘변증법’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이 방법을 통해 학습자가 ‘좋음의 이

데아’를 보아, 티마이오스의 데미우르고스와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

다.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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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 2009년 10월 10일/ 심사일 2009년 11월 9일/ 최종 심사완료일 2009년 11월 15일]

강선보: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육학박사. 현재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전공은 교육철학.

주요 관심분야는 실존주의 교육, 인간주의 교육, 죽음 교육, 성인교육철학.

E-mail: [email protected]

장지원: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전공은 교육철학 및 교육사학. 주요

관심분야는 서양고대철학 및 교육사상, 과학기술학과 교육.

E-mail: [email protected]

플라톤 후기철학에 대한 성인 교육적 고찰 19Abstract

An Analysis of Techne in Plato's Adult Education

Kang, Sun-Bo(Korea University)

Chang, Chi-Won(Korea University)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gain some suggestions for improvement adult

and continuing educational philosophy from the analysis on Plato's later works.

The philosophy of Plato has many implication by clarify the meaning of techne,

which is the origin of the term 'technology', and Demiourgous, which is the role

model of the craft people. By doing this study, we can build the study of Plato's

Adult Education.

The philosophical foundations and educational implication of Plato's Adult

Education are as follows

1) The meaning of ‘techne’ is to build the new object by using the material in

nature. 'New object' should be a real object in the world, not image.

2) Demiourgos is the subject that using the 'techne' as skills. It is the creator

of the Cosmos. It is the role model for the craft people and It always looks for

the Idea of Good.

3) The meaning of techne should be understand in the community where

producing and exchanging the commodities. The citizen in the polis do his own

role both as a craftman and as a political citizen. When the citizen do his own

role correctly, he is a good person. It is the meaning of the episteme.

4) Plato is the first well-known philosopher which emphasize the meaning of the

Recollection(anamnesis) and Dialectics, which are the educational method for the

adult people.

Key words: techne, Demiourgous, episteme, Recollection, Dialectics, Plato,

Adult Edu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