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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마카시 코리아” 세계인이 반겨주는 사람, 한국인 잊지 못할 스리랑카에서의 봉사활동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들을 보고 아프리카의 어린 새들 세계는 넓고 도울 일은 많다 나눔의 기쁨 코이카가 준 희망 희망과 날개를 달아준 손 편견의 벽을 허물고 나누는 사랑 아름다운 지구촌 사회를 만들어가요 ‘동정’이아닌‘사랑’으로 우리 아빠는 해외봉사단원 일하는 손, 돕는 손 돈으로 살 수 없는 기쁨 백발과 파란 눈 그리고 우리의 손길 족자카르타 대지진부터 므라피 화산 폭발까지 고향이 그리워도 그래도 참는다 묵은 빚을 갚기 위한 우리의 노력 밀림 속에 지어진 사랑의 집 나의 꿈 코이카와 함께해요 여러분은 어떤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하나 되는 그날까지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닙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뻥 뚫린 세계지도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관심 도움의 경계선을 찾아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일 한국은 베이스캠프, 전 세계가 우리의 무대입니다 작은 관심과 사랑을 모아 큰 희망으로 재앙의 언덕을 넘는 손길 세계화와 청소년의 자세에 관하여 행복이라는 빚 트리마카시 트리마카시 고맙습니다 코리아 코리아 고맙습니다 제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제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110-782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건동 128 Tel. 02 - 740 - 5114 Fax. 02 - 744 - 1092 http://www.koica.go.kr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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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트리마카시 코리아”

세계인이 반겨주는 사람, 한국인

잊지 못할 스리랑카에서의 봉사활동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들을 보고

아프리카의 어린 새들

세계는 넓고 도울 일은 많다

나눔의 기쁨

코이카가 준 희망

희망과 날개를 달아준 손

편견의 벽을 허물고 나누는 사랑

아름다운 지구촌 사회를 만들어가요

‘동정’이 아닌‘사랑’으로

우리 아빠는 해외봉사단원

일하는 손, 돕는 손

돈으로 살 수 없는 기쁨

백발과 파란 눈 그리고 우리의 손길

족자카르타 대지진부터 므라피 화산 폭발까지

고향이 그리워도 그래도 참는다

묵은 빚을 갚기 위한 우리의 노력

림 속에 지어진 사랑의 집

나의 꿈

코이카와 함께해요

여러분은 어떤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하나 되는 그날까지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닙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

뻥 뚫린 세계지도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관심

도움의 경계선을 찾아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일

한국은 베이스캠프, 전 세계가 우리의 무대입니다

작은 관심과 사랑을 모아 큰 희망으로

재앙의 언덕을 넘는 손길

세계화와 청소년의 자세에 관하여

행복이라는 빚

트리마카시

“트리마카시

고맙습니다코

리아”

“”코리아

고맙습니다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제9회

KOICA

짓기

모음집

110-782 서울특별시종로구연건동128Tel. 02-740-5114 Fax. 02-744-1092http://www.koica.go.kr

Page 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트리마카시“”코리아

고맙습니다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인사말_ 청소년은더불어함께하는세계의미래입니다… 4

심사평_ 참다운 이더많은감동을줍니다… 6

포토뉴스_ 공모전심사·시상식… 8

KOICA 사업소개_ KOICA의주요사업… 10

초등부선예은 인천굴포초등학교6학년4반 “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코리아”… 16중등부이선용 당진호서중학교1학년6반 세계인이반겨주는사람, 한국인… 20고등부정진수 부산경남공업고등학교3학년9반 잊지못할스리랑카에서의봉사활동… 24

초등부강상훈 충주용산초등학교6학년2반 쓰레기통을뒤지는아이들을보고… 30중등부김지희 서울경희여자중학교2학년5반 아프리카의어린새들… 34고등부장호연 성남불곡고등학교3학년3반 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다… 38

초등부김하은 포항포항제철서초등학교6학년2반 나눔의기쁨… 44초등부천시우 서울 훈초등학교6학년4반 KOICA가준희망… 48중등부문 란 울진후포중학교3학년1반 희망과날개를달아준손… 52중등부이남연 대구침산중학교3학년2반 편견의벽을허물고나누는사랑… 56고등부김진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12반 아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가요… 60고등부윤혜원 부산부산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3학년8반 ‘동정’이아닌‘사랑’으로… 64

초등부오유준 양하남대사초등학교6학년1반 우리아빠는해외봉사단원… 70초등부하성산 양산중부초등학교6학년9반 일하는손, 돕는손… 74초등부황정민 시흥포리초등학교6학년3반 돈으로살수없는기쁨… 78중등부이승희 남양주금곡중학교2학년9반 백발과파란눈그리고우리의손길… 82중등부이윤 인도네시아Bina Nusantara 8학년D반 족자카르타대지진부터므라피화산폭발까지… 86

대상 수상작

금상 수상작

은상 수상작

동상 수상작

중등부전은희 대전변동중학교3학년8반 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 90고등부박정은 대전둔원고등학교2학년6반 묵은빚을갚기위한우리의노력… 94고등부이신애 중국상해한국고등학교3학년1반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98고등부황정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9반 나의꿈… 106

초등부김가 포항포항제철서초등학교6학년1반 KOICA와함께해요… 112초등부박준아 구미광평초등학교6학년2반 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 116초등부박지우 이리모현초등학교6학년7반 하나되는그날까지… 120초등부박효빈 서울고은초등학교6학년4반 사랑은주기전에는사랑이아닙니다… 124초등부조현재 서울백석초등학교6학년1반 더불어살아가는지구촌… 128중등부김혜정 논산논산여자중학교1학년5반 뻥뚫린세계지도… 132중등부윤지혜 대전버드내중학교3학년4반 이제는실천해야한다… 136중등부이유 상주성신여자중학교1학년4반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단어, 관심… 140중등부황윤하 대구상서중학교3학년5반 도움의경계선을찾아서… 144중등부황정윤 시흥은행중학교2학년8반 아름다운세상을보여주는일… 148고등부김하은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8반 한국은베이스캠프, 전세계가우리의무대입니다… 152고등부오세희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8반 작은관심과사랑을모아큰희망으로… 156고등부원종진 수원수성고등학교2학년5반 재앙의언덕을넘는손길… 160고등부이경은 서울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2학년2반 세계화와청소년의자세에관하여… 164고등부최원 대전대성고등학교2학년2반 행복이라는빚… 168

초등부강상훈 충주용산초등학교6학년2반 필리핀을다녀와서… 176중등부김지희 서울경희여자중학교2학년5반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179중등부이선용 당진호서중학교1학년6반 필리핀사람들의친구, KOICA… 184고등부김진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12반 더큰세상을향하여… 187고등부장호연 성남불곡고등학교3학년3반 KOICA 필리핀봉사현장견학을마치고… 190

편집후기_ 짓기공모전을마치며… 192

장려상 수상작

현장견학 감상문

차례

Page 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협력단은 교육, 보건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인프라 구축, 국내 초청 연수, 해

외봉사단 파견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개발

도상국의빈곤감소와경제사회발전을위해노력하고있습니다.

사랑하는청소년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을 통해 가난, 질병, 기아 등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

는 지구촌 이웃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그들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읽

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건강한 시선에 마음이 든든합

니다.

금번 공모전을 통해 여러분이 로 표현한 아름다운 마음들을 하나하나

실천적인 행동으로 발전시킬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이웃을 배려

하는 따뜻한 마음과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적극적인 자세, 그리고 어려움

을 극복해가는 굳건한 용기를 가지고 세계 속에서 꿈을 펼쳐나가십시오. 여

러분의꿈은반드시이루어질것입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지구촌에 대한 견

문을 더욱 넓히고 열심히 실력을 닦아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의 협력을 이

끄는주역으로성장해줄것을기대합니다.

끝으로 좋은 솜씨로 입상한 학생들, 열심히 지도해주신 선생님들, 그

리고참여한모든학생들에게축하와격려의말 을드립니다.

2006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총재신장범

한국국제협력단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지구촌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고 세계를 보는 안목을 넓혀 자랑스러운 세계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년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짓기 공모전을 개

최하고있습니다.

올해 치러진 제9회 KOICA 짓기 공모전에도 전국 262개 초·중·고

948명의 학생들이 하나의 지구촌, 개도국 빈곤문제, 해외봉사 등 국제개발협

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제안 그리고 저마다의 체험 등을 로 표현해주었

습니다.

또한 입상한 학생들과 지도에 힘써주신 선생님들은 예년처럼 국제협력

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지구촌 이웃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제개발협력의 의

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값진 기회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

가여러분들에게많이주어지도록노력하고자합니다.

친애하는청소년여러분,

지금 우리는 21세기‘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류가 국

경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친선을 도모하고 서로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고,

세계 각국은 국가발전과 공동번 을 위해 국제교류와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지구촌 이웃 나라들이 빈곤과 저개발 등 어

려운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전 세계가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는 이런 이

웃을돕는일이매우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성장은 국민들의 근면한 노력과 더불어 다른 나라들

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바, 이제 우리나라도 어려운 이웃 국가들을 도

우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국제

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인사말 5

청소년은더불어함께하는세계의미래입니다

인사말

Page 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또 성인의 을 흉내 낸 학생들도 있었는데 학생의 은 학생다워야 합니

다. 이런 학생일수록 문장의 기교, 표현의 기교 등 쓸데없는 기교를 부리려고

애 니다. 이런 들은 겉만 번지르르할 뿐, 내용은 알차지 못하기 일쑤입니

다. 겉만 꾸미다 보면 참다운 이 되지 못합니다. 은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써야 합니다. 끝으로 주제에 어울리는 소재( 감)를 선택할 것을 부탁합니다.

이번 응모 작품 중에 독일 월드컵을 소재로 한 들이 있었는데, 과연 주제에

적합한소재인지생각해봐야할것입니다.

광스러운상을받은학생들은자만에빠지기쉽습니다. 하지만모든일

에 자만은 금물입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새로운 각오로 더 좋은 쓰기

에 힘써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노력 없이 이루어지기는 힘듭니다. 좋은

을쓰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평소 남이 쓴 을 많이 읽고 어떻게 쓸

지많이생각해보고많이써보는습관을생활화할것을부탁합니다.

2006년 12월

심사위원장이 (아동문학가)

우리가살아가고있는현21세기는지구촌시대입니다. 나라와나라사이

의 활발한 교류와 도움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국제

협력단이실시한이번행사는참으로보람있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

이번에 262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948편의 산문을 응모해주었습니

다. 모두 국제협력이라는 주제를 살리기 위해 애쓴 모습들이 역력했습니다.

특히자신이직접경험한체험담들이감동을주었습니다.

해외에 나가 모든 고난을 극복하며 의료봉사를 한 삼촌의 이야기를 쓴 어

느 초등학생의 , 어렸을 때 해외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다년간 해외

에 거주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한국인들의 봉사활동 내용을 적은 어느 중학

생의 , 그리고 지구촌의 대재앙인 쓰나미 사건 때 학업도 미룬 채 피해 지역

으로 직접 날아가 자원봉사활동을 한 어느 청소년의 체험담은 읽는 이의 가

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또한 국제협력에 동참하고 이바지해야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좋은 들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추상적인 내용의 들도 많았습니다. 국제협력의 의의와 방

법 등을 논설문식으로 쓴 이 그렇습니다. 이런 내용의 은 감동이 덜하고

주장만으로 끝나기 쉽습니다.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방법을 논하고 주장하기

보다는 강한 실천 의지가 담긴 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따다가

짜깁기한 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은 진실성이 부족합니다. 모든 은 우

선 거짓 없이 진실해야 합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을 복사해서 응모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입니다.

은 참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심사평 7

참다운 이더많은감동을줍니다심사평

Page 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포토뉴스 9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포토뉴스

제9회 KOICA 짓기 공모전 입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2006년 7월 14일(금) 오후 3시, 한국국제협력단 본

관 1층에서 개최되었다. 본 행사에는 입상 학생, 학부모와 가족, 지도교사, 외교통상부 관계관, 심사위원

장등많은내·외빈이참석하여자리를빛내주었다.

금번 공모전에서는 인천 굴포초등학교 6학년 선예은, 당진 호서중학교 1학년 이선용, 부산 경남공업

고등학교 3학년 정진수 학생이 외교통상부 장관상인 대상을, 충주 용산초등학교 6학년 강상훈, 서울 경

희여자중학교 2학년 김지희, 성남 불곡고등학교 3학년 장호 학생이 한국국제협력단 총재상인 금상을

수상하는 등 초·중·고등학생 각 12명씩 총 36명이 입상하 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Bina Nusantara 이윤 학생이 중등부 동상, 중국 상해한국고등학교 이신애 학생이 고등부 동상을 각각

수상하 다.

또한, 지도교사상은 충주 용산초등학교 김석순 교사, 서울 경희여자중학교 강용철 교사, 청주 일신

여자고등학교권태봉교사가수상하 다.

한국국제협력단 총재는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적극적인 생각,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굳건한 용기를 가지고 세계 속에서 꿈을 펼쳐나갈

것을당부하 다.

전국의 262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응모한 948편의 응모작에 대해 한국국제협력단 직원으로 구성된

예비심사위원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작품을 선별하고 이 아동문학가를 심사위원장으로 한 본심사위원

회에서최종입상작품을선정하 다.

공모전심사 공모전시상식

Page 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_ 교육

개도국주민들의교육기회확대를위하여초·중·고교시설의신축, 증축및

교육기자재제공등일반교육환경개선과직업훈련을통한노동인력취업기

회확대및교육정책, 제도개선, 교과과정개발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_ 보건의료

개도국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 개선을 위하여 산모 및 ·유아 사망률 감

소, 전염병 예방 및 교육, 모자보건, 가족계획 및 식수 개발, 보건정책 개발, 의

료시설및연구기관설립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_ 행정제도

개도국 정부의 행정 역량 강화를 위하여 행정제도 개선 및 공무원 역량 배양,

입법 및 사법제도 확립, 경제발전계획 수립, 재정금융제도 개선, 중소기업 육

성및무역진흥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_ 농촌개발

개도국 농촌개발을 위하여 농 기술 보급 등을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 및 농가

소득증대, 관개시설, 농수로등농업인프라구축및개선, 우리나라의성공적인

농촌개발경험전수, 농업정책연구및관리역량개발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KOICA 사업소개 11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은

1991년 4월 정부출연기관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외무상협력사

업을 전담 실시하는 기관으로서,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가와의 우호협력관

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고 이들 국가의 빈곤감소와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함

으로써 국제개발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국제

협력단은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분야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의 대외무상원조사업 참여 확대, 원조시

스템의 선진화, 한국형 원조모델의 발전을 통해‘국민과 함께 하는 선진 원

조’를달성하기위해노력하고있습니다.

KOICA는 원조를 받는 개발도상국의 개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비교 우위에 있어 가장 효과적으로 이들 국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8개 분야(교육, 보건의료, 행정제도, 농촌개발, 정보통

신, 산업에너지, 환경 및 기타, 재난구호 및 복구사업)를 선정하여 대외무상원

조역량을집중하고있습니다.

또한 인프라 구축, 국내 초청 연수, 해외봉사단 파견, 국내 개발 NGO 지원 등

을 통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실시하며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와 경제사회 발

전에기여하고있습니다.

●개관

●주요사업

●중점지원분야

1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KOICA 사업소개

KOICA의주요사업

Page 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_ 국내초청연수

개발도상국의 정책 입안자나 기술 인력 등을 우리나라에 초청하여 우리나라

가 경제사회 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전수해주는 사업

입니다.

_ 해외봉사단파견

우리나라의 만 20세 이상 청장년 인력이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현지에 파견되어 이들 국가의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의

기술을 전수하고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업입니다. 일반 봉사단원

과병역의무를대체하는국제협력요원으로구분됩니다.

_ 국내개발NGO 지원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와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국내 개발 NGO들의 활동을

지원하는사업입니다.

KOICA 사업소개 13

_ 정보통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하여 개도국의 전자 정부 구축,

IT 인력양성, IT 기술및서비스강화프로그램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_ 산업에너지

철도, 도로, 항공 등 교통 시설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술 자문, 시설

개·보수 및 기술 이전, 전력 등 에너지 시스템 설계 및 유지 보수 기술 전수,

국토종합개발계획 및 토지 이용 개선 등 개도국의 산업에너지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있습니다.

_ 환경및기타

개도국의 환경보전을 위하여 산림 및 생물자원 보전, 친환경적 개발 촉진, 황

사예방시스템강화, 환경보전전문인력양성등을지원하고있습니다.

_ 재난구호및복구사업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진, 해일, 태풍,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다시 삶의 희망을 가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재민 및 난민들에게 구호

품 전달, 의료 서비스 제공, 임시 거처 제공 등의 활동에, 중장기적으로는 파괴

된생활기반을복구하는활동에중점을두고실시하는사업입니다.

1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사업형태

Page 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대상

수상작

대상수상작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초등부선예은_“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코리아”

●중등부이선용_세계인이반겨주는사람, 한국인

●고등부정진수_잊지못할스리랑카에서의봉사활동

Page 1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코리아”

대상 수상작 초등부

구걸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세계 각국의 구호품과 의료지

원단이 피해 지역에 많이 도착하고 있지만 부상자와 이재민

이 워낙 많아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

기가 힘들다고 하셨다. 이들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까지

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삼촌은 마음 아파하셨다. 우리

나라 의료진들의 친절한 진료와 온정에 진심으로 감사해하

며‘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코리아’를 늘 연발한다는 얘기도 덧붙

다.

“삼촌! 그렇게 멀리 남의 나라에까지 가서 봉사하는 거

힘들지않아요?”

“봉사? 봉사를 봉사로 생각하는 순간 더는 봉사가 아닌

거야. 남을 돕는 일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르지. 봉사는 어쩌면 참여하는 사람에게

더 의미 있는 일인지도 몰라. 삼촌은 요즘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이렇게 뿌

듯할 수가 없단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뿐이지.”

역시 우리 삼촌다운 말이다.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싶어 많이 부끄러웠

다. 삼촌은 내가 컴퓨터만 너무 가까이 한다는 걸 아시는지 디지털 세상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삼촌이 알려주신 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월드비전이나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같은 구호단체에서 이번 인도네

시아 지진 피해자를 돕자는 안내문을 올렸는데 하루 만에 2,300여 명이 지진

피해자 후원에 참여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나눔을 실천하는 사

람이 참 많아서 놀라웠고 한편으론 존경스러웠다. 자비로 비행기 요금까지

부담하며 1주일간 인도네시아 현지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

선분도있었다.

성금이나 물건, 자원봉사로 채울 수 없는 일부분을 인터

넷을 통해 채우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은 한낱 이유일 뿐이다. 자

“예은아! 생일축하해. 삼촌이같이있어주지못해서미안하구나.

이곳사람들열심히치료해주고갈게. 삼촌이해해줄거지?

안녕……. 족자카르타반툴에서삼촌이”

얼마 전 내 생일날 아침, 삼촌이 축하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삼촌은 고려

대 의료원에 근무하시는데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큰 지진이 나

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긴급의료지원단으로 파견되어 지진 피해 주민들을 도

왔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한국 의료진이 와서 진료를 해준다는 소문

이 퍼지자 그동안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지진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섭씨 35도가 넘는 찜통 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환자들을 보살핀다고

하셨다.

한번은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면서 벽돌에 깔려 생긴 무릎 상처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덧나서 검게 썩어가고 있는 환자가 있었는데 이를 도려내고

치료한 뒤 목발까지 마련해주었다고 하셨다. 밤이 되어도 끝없이 려드는

환자 때문에 진료를 마치고 나면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눈물을 썽이며 고

마워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 줄을 모른다고 하신다. 도로에는‘도

와주세요’란 씨가적힌모금함을들고서지나가는아무자동차나가로막고

1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트리마카시코리아” 17

대상

수상작

초등부

선예은

인천굴포초등학교6학년4반

Page 1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 외국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는 받았던 몫

을 돌려주어야 할 때다. 우리끼리의 한계를 넘어 이제는 세계 사람 모두를 지

구촌 울타리 안에 한 가족처럼 보듬어 안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웃과 콩 반

쪽을 나누고 나그네에게 물 한 잔을 건네던 우리의 인심이 2006년 월드컵의

함성처럼 세상 사람들의 가슴속에 널리 퍼져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꼭이루어질것이라고생각한다.

1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트리마카시코리아” 19

대상

수상작

초등부

지구촌배우기

지난 5월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3,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 2004년 말 최악의 지진해일이 일어난 곳도

바로 인도네시아 다. 이렇게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지각이 불안정한

환태평양 지진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환태평양 지진대란 동남아시아와 일본,

알래스카를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를 말한다. 지난 5월에 발생한 지진은 인구 150만 명이

넘는 족자카르타에서 불과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데다 새벽이라 그 피해가 컸다.

인도네시아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이든 그것을 필요

로 하는 지구촌 이웃에게 대가 없이 흔

쾌히 나눠주는 것이 참 봉사의 마음이라

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우리나라 기업

들도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

안 수술을 해 주거나 황사방지 산림을

조성해주기도 하고 이라크 지역에 평화

학교를 설립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한다고 한다. 사랑 나눔

으로 인해 국내외가 따로 있을 수 없으

며 이런 나눔으로 인해‘존경받는 기업’으로 이미지가 좋아져서 브랜드 가치

도동시에올라간다고하니정말잘된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겐 로벌 시대, 세계화 시대라는 말이 익숙한 단어

가 됐지만 실제로 살아가면서 그 말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로벌

시대를살면서 로벌마인드를가지고있지못해서일수도있다.

Page 1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세계인이반겨주는사람, 한국인

대상수상작 중등부

들도 많이 참여하게 되었다. 물론 정식으로 급수 시험도 치 고, 도복이나 기

타 수업에 필요한 물품들은 모두 그 사범님께서 준비해주셨다. 가장 기뻤던

것은, 학교의 중요한 행사 때마다 태권도가 꼭 시범 종목에 포함되어 다양한

국적의학부모들앞에서우리의태권도를알릴수있었다는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스리랑카에서 약 7년간 지내다가, 아빠의 직장 때문

에 방 라데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범님과도 헤어지게 되

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가 옮겨간 방 라데시에서는 태권도를 가르쳐주

시는KOICA 사범님을만날수가없었다.

지금 우리 가족은 한국에 살고 있지만, 알고 보면 내 인생은 해외에서 시

작되었다고볼수있다. 10년가까운해외생활덕분에배운것도많았다. 무엇

보다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좋았고, 그

들을 통하여 여러 나라를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세상이 넓다는 것과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절 내가 비록 어린 나이이기는

했지만 나의 꿈도 서서히 자라기 시작했다. 나의 꿈은 의사가 되어 해외선교

에 나서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꿈을 갖게 된 것은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

던 분들의 향이 컸던 것 같다. 그들이 아빠처럼 직장 때문에 왔든지, 아니면

태권도 사범님처럼 봉사로 왔든지 간에 내게는 그런 힘든 곳까지 와서 뭔가

의미있는일들을하고있다는것이자랑스럽고보람있게보 다.

그때 알게 된 KOICA 봉사단원들은 물론 태권도 사범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가족이 스리랑카에 살 때, 나는 거기서 국제외국인학교에 다녔다.

아주 어려서 갔기 때문에 나의 학교생활은 그 나라에서 시작되었다. 한 을

배우기도 전에 어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

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그 과정들을 다 견디어왔는지 내가 생각해도

대견스러울때가있다.

내가KOICA 봉사단원으로봉사하시던분을만나게된것은바로그무렵

이었다. 그분은 우리 학교에서 특별수업으로 진행하던 태권도를 가르쳐주시

던 사범이셨다. 무엇보다도 외국인 선생님들만 있던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인 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서, 어린 나에게는 그

수업시간이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또한 세계에는 여러 종류의 무술이 있는

데,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태권도를 외국인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되어, 내

가한국인이라는것이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그때 솔직히 한 가지 놀란 일이 있었다. 그것은 그 사범님이 어

를 대단히 잘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안 해

서 어를 잘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나의 잘못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태권도도 잘하지, 어도 잘하지, 아무튼 그 선생님이

참 멋있게 보 었다. 그래서인지 태권도수업은 점점 인기가 많아졌고, 처음

에는 나 같은 한국인 학생들 위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점차 다른 나라 학생

2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세계인이반겨주는사람, 한국인 21

대상

수상작

중등부

이선용

당진호서중학교1학년6반

Page 1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가는 것 그 자체가 그들

에게는힘이될수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많은‘친구 국가’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언젠가

우리 후손들이 세계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지금부터 진정한

‘세계친구’를많이만드는것이바로우리나라의미래세대를위한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바로한나라의진정한힘이아닐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세계의 사람들과 나누라

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힘의 논리로 세계질서를

주장하려는 미국이나, 경제 동물 같은 이미지의 경제 대국 일본이 아니라, 세

계가 찾는 나라, 한국이 되길 바라고, 세계인이 반겨주는 사람, 한국인이 되길

기대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어를 배운다고 난리지만 이

지구상 어디엔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날을

위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배우는 어가 나의 미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인을 위한 봉사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어뿐만이 아니라,

나의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삶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그것은분명값진삶이될것이라믿는다.

2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세계인이반겨주는사람, 한국인 23

대상

수상작

중등부

그 당시 우리 가족이 다니던 한국인 교회

에 나오시던 다른 단원들도 만날 수 있었

는데, 참으로 많은 분야에서 봉사하고 계

셨다. 컴퓨터, 봉제, 기계를 다루는 기술

등 현지인들에게 다양한 것들을 가르쳐주

고계셨다.

나는 요즈음 스리랑카에서 학교에 다

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편지를 주

고받는다. 나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다른

나라의 내 또래 친구들과 힘을 합하여 나

의 꿈을 함께 펼쳐나가길 원한다. 그런 나

의 뜻을 펜팔 친구에게 말했더니, 자기도

얼마든지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열심

히 나의 미래를 준비하여 스리랑카에서

만났던 태권도 사범님 같은 멋있는 사람

이 되어, 가난한 나라의 불쌍한 어린이들

을위하여봉사하고싶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을 겪고 있을 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도와주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날

까지 오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는 잘살게 되어서, 다른 나

라의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이제는 우리가 베풀어야 할 차례라고 생각

한다. 또한예로부터우리나라는인정이많은민족이라고배웠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그리 힘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이 우리에게 대단한 것을 원하는 것도 아

니다. 먼저 우리의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그들을 맞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리고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우리가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

각한다. 현지인들을 우리 집에 초청하여 음식을 나눌 때 그들이 참 행복해했

던 것 같고, 내 또래의 아이들도 나에게 여유 있던 학용품을 나누어줄 때 무척

Page 1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잊지못할스리랑카에서의봉사활동

대상수상작 고등부

지역일 뿐 아니라 피해도 큰 지역이라고 한다. 매스컴에서 보았던 쓰나미 피

해 현장을 내 눈으로 확인하니 뭐라 형언할 수 없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

다가 주민들에게 이렇게 가혹한 시련을 남기고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

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 도중에 본 마을은 집터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피해가 심각했다. 해일로 인해 달리던 기차가 집터를 덮쳐버린 현

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처음 숙소에 도착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에 있는

폐교를 숙박시설로 개조해놓은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벌레도있었고가끔씩도마뱀도기어나왔다.

다음날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 전, 숙소 근처에 있는 학교로 가서 현지 학

생들과 만났다. 그 학생들은 연령이 아주 다양했다. 적게는 14세부터 많게는

24세까지 있었다. 학생들과 우리들은 짝을 이루어 잠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와 짝이 된 여자아이(일명‘버디’라고 한다)는 쓰나미로 가족을 잃

었고 집과 친구들도 잃었다고 했다. 실제로 쓰나미의 상처를 입은 사람을 만

나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학생들과 우리들은 학교 옆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갔다. 그곳에는 50미터쯤 되는 철탑이 있었는데 축구공처럼 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쓰나미때문에그렇게되었다고한다.

우린 본격적으로 현지인들, KOICA 직원들과 함께 도로 복구를 시작했

지난2004년 12월 26일, 스리랑카로서는악몽의날이었다. 남아시아를쑥

대밭으로 만든 지진해일‘쓰나미’에 스리랑카 전 해역이 삽시간에 초토화되

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스리랑카는 전 해역에 치유가 불가능할 것 같은 피해

와 함께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또 각 나라의 언론은 며칠 동안

떠들썩했다. 스리랑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선진국은 물론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상당액의 재건 복구자금을 지원받음으로써 본격적인

복구에나설수있었다.

피해소식을 접하게 된 나는 스리랑카에 직접 가서 복구활동을 도와주고

싶었는데마침선생님의추천으로‘스리랑카쓰나미피해지원대한민국청소

년 자원봉사단’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 전에 사전교육

을 받으면서 스리랑카와 우리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배우고 간단한 인사말도

배웠다. 막상 해외봉사활동을 하러 간다고 생각하니 내가 현지에 가서 그들

에게어떤도움을주고무엇을하고돌아와야할지걱정이되기도했다.

5월 7일, 인천공항에서발대식을마치고스리랑카로출발했다. 열시간이

나 걸려 도착한 스리랑카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 후텁지

근한 날씨 다. 우리는 함반도타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복구에 임하기로 되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함반도타는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에서 가장 먼

2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대상

수상작

고등부

정진수

부산경남공업고등학교3학년9반

Page 1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이는 한국 돈을 처음 본다면서 아주 좋아했다. 그 아이는 나에게 검은 천에다

유화로직접그린그림을선물했는데아주잘그린그림이었다.

늦은 밤 우리들은 이별을 준비하며 학생들과 한 명 한 명씩 악수를 했다.

그 중에는 친구와 함께 한국말을 가르쳐준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안녕하

세요!”, “친구아이가~”, “고마워”, “잘가”라며서투른한국말로헤어지는슬

픔과 고마움을 표현하 다. 우리와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서 우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들이 탄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도 있

었다. 어떤 아주머니께서는 너무 고맙다면서 언젠가 꼭 다시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말 하셨다.

지금 이 을 쓰면서 그때의 경험이 되살아 새롭게 다가온다. 처음엔 각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낯설고 어색했지만 낙천적이고 에너지 넘치며 맑은

혼을 가진 현지 주민, 버디들과 함께 웃으며 즐겁게 피해 복구를 하는 동안 학

교에서배운‘함께살아가는공동체’가뭔지알게되었다.

참혹하고 깊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밝고 명랑하게 웃으며 우리를 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난 왠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들의 희망 어린 웃음이

있기에 가혹한 이 시련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나에게 봉사의 보람과 기쁨,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친구들을 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게축복이있기를.

2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잊지못할스리랑카에서의봉사활동 27

대상

수상작

고등부

다. 남자들은 삽으로 모래를 퍼서 도로에 뿌리고 여자들은 도로를 다지기 시

작했다. 무더운 태양 아래 얼굴이 땀범벅이 되면서까지 일한 결과 드디어 도

로가 완성되었다. 굴착기 한 대로 한 시간이면 할 일을 현지인과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세 시간에 걸쳐서 해야 했다. 인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참담

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아스팔트 도로는 아니지만 우리들의 땀과 정성이 들

어간 도로 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 덕분에 이제 마음 편히 다닐 수 있게 되었

다며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다음날 학교를 방문한 우리들은 한국

에서가져온가방, 컴퓨터, 축구공, 학용품등을학생들에게기증하 다.

그 다음날도 우린 더위에 맞서 학교 주변에 나무를 심고 소각장을 만든

후 센터별로 준비한 태권도 시범, 페이스페인팅, 매직풍선 만들기 등 여러 가

지 행사를 했다. 우리 부산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리코더와 멜로디언을 가르

쳤다. 즐겁게 웃으며 따라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

다. 또 아이들과 함께 축구, 배구, 농구, 배드민턴 등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서는“여기 땅 밑에 300여 명이 묻혀 있고 바닷가에

는 2천 명 정도가 묻혀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머리카락이 삐

죽 서고 온몸에 닭살이 돋았으며, 내 가슴을 꽉 죄는 뭔가가 있었다. 내 발 밑

에엄청난고통이있다는것이믿기지않았다.

우리들이 떠나기 이틀 전, 마을에서는 우리들을 위해 축제를 열어주었

다. 우리들은 이 축제에서‘아름다운 세상’,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아리랑’등을 불 다. 주민들이 너무 즐거워했다. 그들이 이 공연을

보면서 슬픈 기억을 잠시나마 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버디와

선물을 주고받았는데 나는 우리나라 돈과 벽걸이용 액자를 선물했다. 그 아

Page 1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금상

수상작

●초등부강상훈_ 쓰레기통을뒤지는아이들을보고

●중등부김지희_아프리카의어린새들

●고등부장호연_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다

금상수상작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1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쓰레기통을뒤지는아이들을보고

금상수상작 초등부

14일째 되는 날,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첫 번째 외

출처럼 재미있으리라 생각하고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이

게 웬일? 버스로 가지 않고 걸어간다고 했다. 한참을 가고 있

는데 여섯 살짜리 막내 동생 상우만 한 아이가 쓰레기통을 뒤

지고 있었다. 너무너무 불쌍했다. 그 아이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먹을 것을 찾

는 모양이었다. 맛없는 반찬이라고, 먹기 싫다고 음식 투정을

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가슴에서 울컥하

는 뭔가가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옷도 다 떨어진 것을 입고

있었고, 신발이없어서맨발로걸어다녔다. 엄마품에서어리

광을 부릴 나이인데, 밖에 나와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들

의모습이믿겨지지않았다.

또 치킨 집에 치킨을 먹으러 갔는데 이번엔 여덟 살짜리

상혁이만 한 아이들이 돈을 달라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

가서 공부할 나이에 구걸을 하고 있다니! 어떤 아저씨는 남은 음

식을 비닐봉투에 주워 담고 있었다. 슬픈 외출이었다. 숙소로 돌

아오는 길에도 이런 아이들을 여러 명 볼 수 있었다. 저 아이들

은 먹을 것이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데 나는 필리핀에 와서

어연수를받는다는것이왠지사치같았다.

“얏호!”

4학년 겨울방학 때 필리핀에 한 달 동안 간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좋아

했는지 모른다. 집 안을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여러 교회 주일학교 아이들과

함께 필리핀 교회도 가보고 어연수도 겸해서 가는 것이었다. 그동안 용돈

이며 세뱃돈을 쓰지 않고 모은 보람이 있었다. 부모님의 도움이 약간 있었지

만말이다.

드디어 필리핀으로 떠나는 날! 목사님이 여권을 잃어버리면 국제 미아가

된다고 하셔서 난 여권을 손이 아프도록 쥐고 있었다. 세 시간의 지루한 기다

림 끝에 비행기에 올랐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니 긴장되고 무섭기도 했다.

목사님이 귀가 먹먹하면 침을 꼴깍 삼키라고 하셔서 침을 꼴깍 삼켰다. 장장

세 시간을 날아서 필리핀에 도착했다. ‘빵빵’자동차 경적 소리와 뜨거운 날

씨에 필리핀에 온 것이 실감났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치즈 샌드위치 한 조

각을 먹고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넷째 날부터 어 공부를 시작하고 팔

일째되는날에는관광을했다. 우리가가본SM마트는이마트의다섯배나된

다고했다. 즐겁게쇼핑도하고한국음식이너무그리워서한식도먹었다.

3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쓰레기통을뒤지는아이들을보고 31

금상

수상작

초등부

강상훈

충주용산초등학교6학년2반

Page 1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금만 아낀다면 굶고 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있겠지. 또그 아이들에 대한 관심

을놓치지말아야겠다.

둘째, 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내가 커서 다른 나라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어려움이 많겠는가? 내가 필리핀

에 가서 어를 공부하는 것은 그때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알고 열심히 해야

겠다.

3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쓰레기통을뒤지는아이들을보고 33

금상

수상작

초등부

숙소에와서모두함께이야기를나눴다. 목사님께서도겪었던일을말

해주셨다.

“목사님이 어제 필리핀 청년을 만나서 얘기를 나눴어. 이 청년은 동생이

세 명인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대. 동생들은 아직 어리고. 그래서 혼

자 그 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해서 사람들에게 구걸을 한대. 그런데 요즘

은 빵 한 조각 구하기도 힘들어서 동생들이 다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하

기에 목사님이 빵을 사주고 왔어. 꼭 우리나라에서 쌀 한 포대를 공짜로

얻은 것처럼 좋아하더라. 필리핀이 그만큼 못 사는 나라야. 다른 나라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해. 필리핀에는 그런 아이들이 수없이 많아.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필리핀처럼 못 살았지. 그래서 선진국에서 많이 도

와주었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건 여러 나라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

이야. 그러면 현재 잘살게 된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금 이렇게 잘사는 우리나라가 옛날에는 필리핀 같은 개발도상국이었

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내 동생 같은 아이들이 쓰레기통

을 뒤지던 것이 자꾸 생각났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

해보았다.

첫째는, 나 혼자만 잘살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내가 밥을 먹고 있

을때이세상에는 굶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겠다. 내 것을 조

지구촌배우기

우리나라에서는 100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매우 드물지만 방 라데시에서는 한 끼 식사,

네팔에서는 우유 1리터, 르완다에서는 바나나 2송이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100원이 모이고 모여 2만 원이 되면 양이 부족한 북한 어린이들에게 한 달간 계란을

제공할 수 있고, 5만 원이 모이면 케냐 어린이 35명에게 한 달간 초등학교 교육비를

지원할 수 있다. 우리들이 절약해서 모으는 100원짜리 동전들은 북한과 해외에서 굶주리고

있는 어린이들, 그리고 우리보다 힘든 처지에 놓인 국내 이웃들을 위해서 사용된다.

10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age 1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아프리카의어린새들

금상수상작 중등부

수단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도 장기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가뭄과 전염병이 돌 뿐만 아니라 민족과 종교적인 대립 때문에 벌어진 내전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1백만 명 이상이 죽었다

고 한다. 국제적인 차원의 원조 프로그램도 독재정권 아래 제 기능을 하지 못

하며, 구조식량은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에게는 좀처럼 전달되지 않는 가운데

아이들은한명한명수단의굶주린땅에몸을묻고있었다.

또수단이라면케빈카터의‘수단의굶주린소녀’라는사진을통해기아와

난민이 넘쳐 나는 곳이라는 사실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식량센터로 가던

중 다리에 힘이 빠져 엎드려 있는 소녀와 소녀의 죽음을 기다리는 독수리…….

눈물이 또르르 흘 다. 왠지 모르는 눈물. 아마 이모는 이런 알 수 없는 감정 때

문에그아이들을두고이곳으로돌아오지못하는것일게다.

수단에 도착한 이모는 수단의 수도인 카르툼에서 난민촌으로 향하 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KOICA 봉사단원들을 만났다고 하는데, 멀고

도 험한 그 낯선 땅에서 같은 민족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아이들에게

다가가 식수와 식량을 나눠주며 힘이 없는 아이들을 가슴에 안아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모는 마음속으로 사랑이란 저런 것이라고, 다 무너져가는 사람

들에게희망을안겨주는것이라고생각했다고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지구촌’이라는 말이 실현되는 것 같았다. 만날 말로만

지구촌이다, 세계화다 하며 적극적인 관심은 두지 않는 줄 알았더니 머나먼 아

프리카에서도 우리나라 사람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오늘도나는부푼마음으로한달에단한번볼수있는이모의메일을기

다린다. 그메일한통에는더없이특별한내용들이담겨있는데바로‘가여운

아프리카의아이들’이야기다. 오래전이모는청춘을다바쳐번돈을가지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같은 꿈을 품은 동료와 함께……. 모두들 적지 않은 나이

에 고생길이 훤한 그곳에 왜 가려 하느냐고 만류했지만 이모의 의지는 굳건했

다. 한 번 떠나면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는 이모 지만, 나는 항상 이모 편이

었다. 얼굴도 잘 보지 못하지만, 아프리카의 구슬 같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

모의마음은무지개보다맑고아름답다는것을나는알고있기때문이다.

그런 이모와 연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무렵부터

다. 이모의 목소리를 듣지는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가끔씩 연락을 할 수 있

었다. 이모는 나에게 아프리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주었는데 그 아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너무 가여워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놀고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전해들을 때면

내마음은햇빛이드는것같이따스했다.

‘우리조카, 잘있었니? 이모는여기……’

드디어 메일이 도착했다. 이모는 그날도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 사이

에 있었다. 수단이라는 나라 는데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국토를 가진

3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아프리카의어린새들 35

금상

수상작

중등부

김지희

서울경희여자중학교2학년5반

Page 2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그런 의식이 확산되면 관심 또한 날로 높아질 것이고 우리는 유니세프 같

은 단체에 정기적인 기금을 내거나 아프리카 난민 관련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통해 그곳의 아이들에

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실제로, 10만 원이면 비타민 A 캡슐을 1년 동안 공급하

여 어린이 1,200명의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100만 원이면 12,000명, 천만 원

이면 아이들 십이만 명의 눈을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프

리카의기아들에게는이것도턱없이부족한것이현재상황이다.

너무나도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가진 아프리카보다는 저주의

땅으로 불리며, 끝없는 내전과 재난으로 굶주린 기아들이 넘쳐나고, 1분에 아

이들 10여 명이 양실조로 죽어가며, 전염병이 돌고, 범죄가 들끓는 위험한

땅으로 각인되어 버린 안타까운 곳. 하지만 그곳도 여러 나라의 따뜻하고 부

드러운손길이닿으면충분히발전할가능성이있다.

그 시작은 곧 나이며 내가 우리가 되고 우리는 세계가 되어, 그곳의 아이

들이 더이상 편견과 가난의 길에 서지 않기를 바란다. 한 마리의 새가 태어나

어미 밑에서 자라 힘차게 첫 날갯짓을 하듯 그곳의 아이들은 아직 어미의 밑

에서 첫 날갯짓을 향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힘찬 날갯짓을

하며평등하고아름다운‘지구촌’을만들수있을것이라고확신한다.

3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아프리카의어린새들 37

금상

수상작

중등부

그들은 그곳이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틀 후 떠났지만, 이모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추억이라고말했다.

그들이 떠난 후, 이모는 더욱 강해진

열정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어루만져주었

다고 한다. 그렇게 수단의 아이들과 시간

을 보내기를 보름, 이제는 그 마을 아이들

과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었으며, 척박한

땅에촉촉한비와같은우리나라‘KOREA’

를 그들의 마음속에 새겨준 이모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

지기에 많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 아이들이 그런 이모의 마음을 보석처럼

잘 간직해주기를 바란다. 이모는 다음 목적지가 캄보디아라는 것을 밝히고

을끝마쳤다.

이모의 메일을 읽은 후, 나는 캄보디아에 대한 궁금증에 사로잡혔다. ‘분

명히 아프고 굶주린 나라일 텐데……’하며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마우스를 클

릭하며 캄보디아의 아픈 어린이들을 보고 있었다. 최저생계선을 유지하지 못

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43퍼센트나 되며 내전과 계발 부진 등으로 사회, 보

건, 교육문제가 심각하고 아동 사망률이 12.4퍼센트나 되는 가난한 나라 캄

보디아. 그곳에선 양실조로 인해 눈은 멍하고 뼈가 앙상하며 배가 불룩 튀

어나온아이들이우리의손길을간절히기다리고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의 가족들, 나의 친구들, 나

의 선생님들이 모두 공감했으며 이제는 나 아닌 우리로 변화하고 있었다. 국

어선생님은 말 하셨다. 지구촌은‘나로 인하여 우리를 거쳐 세상으로 나아

가는 것’이라고……. 우리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볼 수 있는 캄보디아 아

이들의 사진이지만 다시 보며 눈물을 흘리고, 가여워해본다면 하다못해 길거

리의 작은 모금함도 우리의 눈에는 그곳에 그 아이들의 쓸쓸하고 아픈 눈이

스쳐그냥지나치지는못할것이다.

Page 2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다

금상수상작 고등부

낼 때 책 몇 권과 학용품을 기부했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감사 편지가 왔

다. 서툰 한 로 삐뚤삐뚤 쓴 편지의 행간에는 보은의 감정이 절절히 묻어나

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머니와 상의해서 작아서 못 입는 옷도 좀 보낼

걸……, 하는안타까운마음이들었다.

학교에서도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돕는 행사가 있었다. 검은 대륙에서

는 1달러만 있으면 한 사람의‘일용할 양식’이 해결된다는데……. 모금함의

짤랑거리는 동전 소리를 들으면서, 명품으로 무장한 우리들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게 보이던지! 운동화 한 켤레 살 돈이면, 한 부족을 위한 진수성찬이 마

련될텐데……. 자괴하는맘이깃들었다. 잠자리에누워서도낮에본, 뼈만앙

상한에티오피아소년의퀭한눈이사라지질않았다.

사실 난 어린 시절 몇 시간이고 세계지도를 앞에 두고 공상에 빠지는 버

릇이 있었다. ‘이런저런 대륙엔 어떤 인종이 살고 있고, 어떤 볼거리가 있을

까?’하며상상의나래를펴곤했다. 하지만철이들면서그많은땅에는눈물

과 고통이 가득하다는 걸 깨달았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콩고의 어린이들, 비

위생적인 물 사정으로 고통 받는 우즈베키스탄의 주부들, 걸핏하면 쓰나미가

덮쳐 집과 가족을 잃는 자바 섬 사람들. 도처에 우리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이웃들이많다는걸느꼈다.

40년 전 지방의 소도시에서 중학교를 다니신 아버지는‘테드’라는 미국

인을 아직도 기억하신다. 당시 까까머리 중학생들 사이에서 푸른 눈의 어

선생님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형처럼 스스럼없었던 테드는 방과 후엔

개울가에서 함께 멱을 감았고, 고향에서 갖고 온 트럼펫을 연주해보이곤 했

다. 귀국하던 날 정든 제자들을 하나하나 듬쑥 껴안고 썽거리던 모습…….

아버진 문득 궁금해졌다고 한다. ‘왜 살기 좋은 나라를 떠나 평화봉사단으로

머나먼 땅까지 찾아왔을까?’아버지의 의문은 어른이 되면서 풀렸다. 베푸는

삶이가장값진인생이란걸아셨기에…….

아버지도 요즘은 주말마다 외국인들을 돕는 즐거움을 누리신다. 원래는

종교기관에서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봉사 자체에 흥미를 느

끼신 모습이다. 방 라데시 근로자들을 초청하여 위로하고, 선교사들 편으로

캄보디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나라에 구호물자를 보내신다. 전도하려

는 욕심도 있지만, 어려운 처지의 지구촌 이웃들에게 측은지심이 발동하신

탓이다.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도 우리보다 못한 이웃들을 도우라는 신

의 섭리일 거야.”그리고 테드에 대한 보은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테드도 이

역만리까지찾아와서봉사했는데, 한국내에서돕는것쯤이야…….”

나도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캠페인에 몇 차례 동참하면서 이런 문제에 관

심을 키워갔다. 지난겨울, 다니는 교회에서 태국의 어느 마을로 선교사를 보

3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다 39

금상

수상작

고등부

장호연

성남불곡고등학교3학년3반

Page 2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표현으로 예언하 다. ‘동방의 등불 코리아, 언젠가 세계를 향해 그 빛을 발

하리라’그런 코리아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모습

으로? 아니면 IT 강국의 모습으로? 물론 그 또한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을

가리킨다. 하지만 세계를 향해 봉사하는 나라를 그린 것이 아닐는지?

지구촌 곳곳에 찾아가서 희망의 언어를 말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대한민국의 미래상-그것은 국제적인 봉사활동이고 그 중핵에는 KOICA가 자

리 잡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테드들이 개도국에 파견되어 생명의 위협을 무

릅쓰며 현지를 변화시키고 있다. 컴퓨터를 보급하고, IT 기술을 전수하고, 기

생충을 박멸하고, 낙후 농촌을 현대화하고, 환자들을 고쳐주고……. 단원들

의땀방울속에서천사의모습이보이지않을까기대해본다.

참, 나도언젠가또한명의테드가되고싶다. 우선대학에서관심분야인

농학을 전공하면서, 우리 농촌이 고질적인 가난의 고리를 끊은 비결을 공부해

야지. 그리고 내 도움을 기다리는 나라로 찾아가서 농촌에 희망의 불씨를 지

펴야겠다. 아이들에게 컴퓨터와 한 을 가르치면서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야

지. 그래서그들의기억속에오랫동안남아있는한사람이되고싶다. 아버지

의 기억 속에서 테드가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그 아이들이 나중에

자녀들에게 회상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한국의 테드를 만나서 절망 가운데서

도 꿈꾸는 법을 배웠노라고. 그런 테드들을 많이 보내준 대한민국은 지구상에

서가장착한나라라고……. 정말, 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구나!

4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세계는넓고도울일은많다 41

금상

수상작

고등부

문득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을 일궜던 어느 기업인의 말이 생각났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가? 이 말은 비단 비즈니스 세계에만 통용되지

는 않을 것이다. 봉사활동에도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세계는 넓고 도울 일은

많다.

원래‘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은 지도층부터 솔선하여 병역의무를 이

행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백척간두에 선 조국을 외면하지 말고 결연히 전

장으로 향하라! 하지만 지구촌 시대에는 그에 걸맞게 의미도 국제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통에 신음하는 나라를 찾아가서 도와주고 위로하는 사랑과

평화의사절이되어라!

그러고 보니 언젠가 들었던, 경주 최 부잣집이 자손 대대로 부를 지킨 비

결이 생각난다. 이들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도 식사를 대접하며‘음덕’을 쌓

았다고 하는데…….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퍼주면 퍼줄수록 넘쳐나는 곳

간, 그야말로 봉사의 묘미가 아닐는지?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도 천운인

데……. 이러한 행운을 우리끼리 움켜쥐기보다는 남에게 베풀 때 더욱 풍성

하게누릴수있을것같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암울한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나라를 향해 시적인

Page 2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은상

수상작

●초등부김하은_ 나눔의기쁨

●초등부천시우_ KOICA가준희망

●중등부문 란_희망과날개를달아준손

●중등부이남연_편견의벽을허물고나누는사랑

●고등부김진주_아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가요

●고등부윤혜원_‘동정’이아닌‘사랑’으로

은상수상작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2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나눔의기쁨

은상수상작 초등부

하는데 그냥 웃으면 될까? 그래, 무조건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야지. 그리고

어른들 일하시는데 열심히 도와드리고 칭찬을 들어야지…….”머릿속에서

열심히움직이는많은생각들과함께몽골에서의첫날이지나갔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본격적인 의료봉사가 시작되었다. 어른들은 일을 효

율적으로 하기 위하여 접수, 체온과 혈압 측정 그리고 약 조제와 복용방법 지

시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 다. 엄마는 통역을 맡은 몽골인과 함께 환자를 진

료했다. 나는 제일 어렸기 때문에 어른들을 도왔다. 약 봉지 접기, 체온 재기,

소변검사한것버리기등이주로내가한일이었다.

몽골은 의사와 의료시설이 부족하고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치료를 하면

고칠 수 있는 병도 그대로 놔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료진료라고 하니까

몽골 사람들이 새벽부터 와서 줄을 섰고 아주 먼 곳에서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오기도 했다. 사람들이 약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

랐다. 솔직히 엄마가 한국에서 진료를 할 때는 멋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

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저녁식사도 하지 못하고 밤늦도록 몽골 사람들의 이

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며 진료하는 엄마의 모습은 정말로 멋져 보 다. 그리

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 되어 나에게 돌아

오는지를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런 기쁨을 느끼게 해준 엄마가 자랑스러웠고

내가조금이라도도움이되고있다는사실이뿌듯하 다.

다음날은 울란바토르 시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을 방문하 다. 흙바닥에

둥근 천막을 친 것이 전부인 그곳의 집을‘게르’라고 부르는데, 낡은 카펫이

라도 깔려 있는 집보다 흙바닥이 훤히 드러난 집이 더 많았다. 그런 흙바닥에

인천공항에서 단순히 여행이 아닌 이유로 비행기를 타는 것은 처음이었

다. 교회에서 몽골로 복음 전파와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로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의사인 엄마와 함께 의료봉사에 동참한다는 사실이 나를 설명하기 힘든 흥분

감에들뜨게만들었다.

몽골이 가난하고 살기 힘든 나라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네 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그곳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초라하고 볼품없었다. 부모

님 덕분에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해보았지만 그렇게 작은 공항은 난생 처음 보

았다. 내 눈에 들어온 길거리의 풍경과 사람들에게서도 가난하고 힘든 모습

들이느껴졌다.

숙소에 도착하니 이미 며칠 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던 교회 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그곳 사정에 대하여 여러 가

지 이야기를 해주셨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다. 우리가 짐

을 푼 숙소는 방이 하나 있는 작은 아파트 다. 남자들은 거실에, 여자들은 방

에 나란히 누워서 잤다. 나는 한쪽 구석에 누웠지만 서먹한 느낌에 쉽게 잠이

오지않았다.

“내일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겠지? 이곳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대할까?

우리를 싫어하면 어쩌지? 나는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말도 안 통

4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나눔의기쁨 45

은상

수상작

초등부

김하은

포항포항제철서초등학교6학년2반

Page 2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다음날은 유목민들을 찾아서 초원지대로 멀리 차를 타고 나갔다. 드넓은

초원지대에 유목민들이 게르를 짓고 양을 기르며 살고 있었다. 우리가 그곳

에 가자 한 부족의 사람들이 모두 모 다. 우리는 그들에게 성경 이야기도 들

려주고, 연극도 하고, 양을 한 마리 잡아서 함께 식사도 했다. 그리고 씨름대

회도 하고, 말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부족의 우두머리 격인 아

저씨 한 분이 팔을 붕대로 칭칭 감고 있어서 엄마가 살펴보았다. 말을 타다가

떨어져서 다친 팔은 퉁퉁 부어 있었는데, 아기 기저귀에 오줌을 흠뻑 적셔서

팔에 감싸고 있었다. 엄마는 팔뼈가 부러진 것이라고 하시면서 나무판자에

붕대를 감아서 팔에 대고 보자기를 이용해 아픈 팔을 편안하게 걸칠 수 있도

록 해준 뒤 주사를 놓아주셨다. 그 사람이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웃으며 엄마

와 함께 사진을 찍던 모습이 생각나는데 엄마는 그 얼굴이 세상에서 가장 평

안한 얼굴이라고 하셨다. 난 사실 엄마가 왜 그 아저씨의 얼굴이 세상에서 가

장 평안하다고 느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어른이 되면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하여 가난하고 힘들게 살지만 친절하고 착한 그 사람

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생

각이 많이 들었다. 다 떨어진 옷을 입고 흙바닥에서 자고 있던 아이들, 지우개

하나, 연필 하나에도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반찬 투정이나

하는내가정말부끄러웠다.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외국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다고

배웠다. 이젠 우리가 그 도움을 계속해서 다른 나라로 전해주어야 한다. 마음

을 열고 작은 것을 나누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진짜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커서 유엔이나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행복하게사는세상을위하여노력하는사람이되고싶다.

4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나눔의기쁨 47

은상

수상작

초등부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쓰러져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눈물이 났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그곳 사람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불

쌍한 마음으로 보아서인지 그들의 웃는 얼굴에 감추어진 슬픔이 느껴졌다.

어른들은 생필품과 식료품을 나누어주었고,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연필,

지우개, 필통 등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아이들은 내게는 대단한 것

도아닌그런물건들을받아들고너무나좋아하고고마워했다.

그곳을 방문하면서 뜨거운 햇볕도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몽골

사람들이내놓는차와음식이었다. 우리가방문하면그들은고마운마음에우

리에게‘수태차’라는 우유 섞인 차와‘아롤’이라는 치즈 비슷한 딱딱한 음식

을대접했다. 엄마는어려서부터무엇이든가리지말고먹어야한다고하셨지

만, 이것만큼은 냄새가 이상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분들께는 미안

했지만, 맛있게 먹는 척 하다가 슬쩍 주머니에 넣어두기도 하 다. 빈민 지역

봉사를통해나는몽골사람들이사는모습을더자세하게알수있었다.

Page 2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들이밤새칭얼거렸다. “이제우리어떻게해? 어떻게해?”

한국의 KOICA 본부에서는 긴급회의가 열렸다. 토론도

했다. 토론의 주제는‘파키스탄에 구호품과 구호대를 보내

야하는가?’다. 여러가지의견들이나왔다.

“파키스탄에 구호대를 보내줍시다! 파키스탄을 도와주

면 우리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질 것입니다!”김찬호 대원이

말했다.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물자가 너무 많이 소비됩니

다!”송지훈 대원이 반박했다. 이렇게 토론이 계속되다가 구

호품과구호대를보내주는쪽으로결정이내려졌다.

그 무렵 파키스탄에서는 전염병이 돌고 있었다. 파키스

탄 정부에서는 시민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렇

지 않아도 가난한데, 전쟁까지 터졌으니 말이다. 시민들은 배고픔과 두려움

을떨칠길이없었다.

밤마다들리는폭격소리가우리를괴롭혔다. 우리가족은부서진건물속

탁자 아래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음침하고 어두웠을 뿐만 아니라 전쟁치고

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그때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울음소리

다. 옆방에서우는아이들의소리 다.

건물 앞에 트럭이 나타났다. 우리 가족과 사람들은 무서워서 조금씩, 아

주 조금씩 트럭에 다가갔다. 우리는 여러 가지 질문을 했지만 우리가 알아들

은 것은 세 가지밖에 없었다. KOICA에서 왔다는 것과 감자

를나누어주고무료로진료도해준다는것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감자는 많았다. 일 인당 감자

두 알과 중간 크기의 가루 한 포대를 얻었다. 내 동생들도,

아버지도 감자를 얻었다. 우리들은 가루로 딱딱한 빵을 만

들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비록 버터와 소금은 없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전쟁이 터진 날 저녁을 생각하며 허탈

KOICA가준희망 49

은상

수상작

초등부

파키스탄 국경 부근의 어느 작은 마을. 초승달은 하늘 높이 떠 있고, 칠흑

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프랑크의 집에서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저녁식사 시간

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오늘은 우리 마을 전통축제이니 정겹게 지내봅시

다!”아버지가 말했다. 그의 집에서는 조그맣지만 정겨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

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폭격기의 굉음이 들려왔다. 다시 전쟁이 시작된 것

이다. 여기저기서 전쟁을 알리는 불꽃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소

리는온데간데없어지고폭탄이터지는소리와비명만이들려왔다.

그날 밤의 폭격으로 나는 어머니와 동생 한 명을 잃었다. 날씨도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웃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었다. 우리도

무작정길을떠났다. 배고픔과추위도잊은채. 떠나기싫었지만떠나야했다.

눈물이 비처럼 흘 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싫었다. 다시 옛날로 되돌

아가고 싶었다. 조국을 위해 전쟁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내가 싫었다. 춥고 배

고파서 우는 동생들의 눈을 보았다. 죽고 싶었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졌

다. 아버지와동생들과내가한데모여들었다. 그날밤, 우리는절망과두려움

에 휩싸인 채 우리의 앞날을 걱정하며 건물의 잔해 속에서 잠이 들었다. 동생

4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은상수상작 초등부

KOICA가준희망

천시우

서울 훈초등학교6학년4반

Page 2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요즘은 폭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KOICA 봉사단 덕분에 건강

도 회복되었다. 이제는 폐허의 건물이 조금씩 재건되고 사람들의 입가에도

미소가보이기시작했다.

드디어 전쟁도 끝났다. 그러나 KOICA 봉사단은 떠나지 않았다. KOICA

봉사단이 떠났다면 우리는 더 절망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 기쁨보다는 다

시 일어설 기운이 없어서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나는 우리 가족들과 함께 우

리의옛집이있던텐트에서저녁을먹고있다.

나는‘아버지, 동생들이 있었기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했다. 그리고

KOICA 봉사단의 도움도 컸다’라고 일기장에 적을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또

다시삶의희망이솟아날것이다.

KOICA가준희망 51

은상

수상작

초등부

하고도 슬픈 웃음을 지었다. “아, 그때도 감자와 빵을 먹었었지…….”나는 혼

잣말로중얼거렸다.

KOICA 봉사단에서는 조그마한 텐트를 쳐서 우리들의 임시 거처를 지어

주었다. KOICA 봉사단은 분주히 일을 하 다. 먼저 어질러진 것들을 치워주

고 그 잔해들을 모아서 오두막을 짓고 우리를 치료해주었다. 나는 다친 곳은

없었지만 감기에 걸려서 진료소를 찾아갔다. KOICA 봉사단원들은 사람이 많

이 와서 힘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하며 우리를 정성껏 돌보아주었

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고맙습니다.”그날 밤에는 모처럼

편안하게잘수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일손과 구호품이 모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KOICA 봉사단은 한국에 연락하여 기금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에서는

전국에 구원의 메시지를 보내 사랑의 모금함을 곳곳에 설치했다. 기금이 모

아졌다. 충분한기금이었다.

절망이 눈앞에서 점점 사라져갔다. 마음 한구석에 희망이 생겨났다. 마

치 사람들이 아무리 밟아도 딛고 일어나 꽃을 피운 민들레처럼, 황무지 모래

밭에싹을틔운선인장처럼.

5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2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희망과날개를달아준손

은상수상작 중등부

사람을 나쁘게 보면 한없이 나쁘게만 보인다고 친구가 말해준 적이 있는데

맞는 말이었다. 난 계속 몇몇 사람들의 이기적인 측면만 보게 되었고, 계속 그

런생활이반복되었다.

그날도 늘 그랬듯이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켰다. 채널을 돌리다가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 해외봉사단이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아프리카 기아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우리나라가 물자를 지원해주는 모습이 화면에 있었다. 그 순간 얼었던 마음

이 눈 녹듯이 싹 풀리면서 그 장면을 하나하나 주시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기아들의 어려운 삶을 도와주는 해외봉사단원들의 진정한 사랑이 담겨 있었

다. 아프리카 기아들은 그 누구보다도 까맣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비록 말은 안 통하지만 그 아이들이 고마워하고 있다

는것을느낄수있었다.

아프리카 기아들과 해외봉사자들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

기 시작했다. 또 너무 경솔하게 사람들을 이기적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 다

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엔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사람을 믿으라는 소리가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귓가에

들려왔다.

봉사단원들은 인종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아프리

카인들을 꼭 친자식처럼 대해주었다. 힘들지만 항상 웃

음을 잃지 않는 모습은 나에게도 선명한 인상으로 남아

잊혀지지가 않았다. 또 봉사단원들이 아프리카인들에

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구세주 같았고, 그 아이들에게는

친근한 언니나 오빠로 느껴지게 했다. 한마디로 그들은

그 아이들에게 있어 백의의 천사 고, 동경의 대상이었

다. 해외봉사단을 보면서 나도 크면 저렇게 아이들 등

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참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더욱더마음을굳혔다.

해외봉사단은 한 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수업을

내가 그 소식을 접한 것은 아침 뉴스를 통해서 다. 엄청난 규모의 지진

해일 쓰나미! 그것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화면으로 보고 있는

데도 실제로 내가 겪고 있는 듯한 심정이었다. 사람들이 마치 떼 지은 개미처

럼 차례차례 떠 려가는 대 참사를 내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

을 뿐더러 믿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그제야 비로소 사람은 자연재앙에는 당

해낼수없는나약한존재라는사실을알게되었다.

나는 한자시간에 사람 인 자는 두 사람이 기대어 형성된 한자라고 배웠

다. 그만큼 인간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들었고 또한 그렇

게 해왔다. 하지만 난 그때 정말 실망했다. 마침 그곳에 있던 한국 여행객이

피난해서 휴대폰으로 대 참사를 찍었는데 그 화면이 뉴스에 보도된 것이다.

화면에는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동남아시아인들이 한가

득있었다. 그러나한국여행객들은도움의손길하나주지않았다. 오히려계

속 동 상만 찍을 뿐이었다. 나는 늘 친절한 한국 사람만을 보아왔었는데 그

렇지 않은 사람을 보아서 정말 안타까웠고,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머릿속

이 멍하기만 했다.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도 휴대폰으로 동

상이나찍으며구경하는모습이라니!! 그모습을보고나니기운이빠졌다. 뉴

스를보면서침만넘어갈뿐, 목구멍으로밥이넘어가질않았다.

그날부터난수업시간에도, 쉬는시간에도왠지그것만생각하게되었다.

5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희망과날개를달아준손 53

은상

수상작

중등부

문 란

울진후포중학교3학년1반

Page 2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보자 나도 모르게 너무 힘들다는 불만이 나왔다. 몇 시간 동안이나 똑같은 일

을반복하고있어서친구들사이에서도불만이나왔다.

그러나 봉사활동 점수를 받기 위해서 계속하고 있었는데 어떤 할머니께

서 봉사활동 하러 왔느냐고 물으시며 참 착하다고 칭찬해주셨다. 그 순간 나

는 얼굴이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

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할머니의 고맙다는 말에 기뻤다. 누군가를 위해 무

언가를 할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원동력이 되었다. 그 후로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봉사활동을했다.

봉사는 단지 무엇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

니다, 사랑합니다, 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그에 대한 마음의 대가를 얻었다

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해외봉사단원들은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어

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거나 정화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봉사단원들은 그것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신도 아

니고, 세계에명성을떨친위대한사람도아니다.

그러나 먼 훗날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그 아이들

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그것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퍼져나가게 된

다면 전 세계는 서로를 도와주는 물결로 만발할 것이고 그때 그 아이들은 이

렇게 말하지 않을까?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존경한 사람은 위대한 과학

자 아인슈타인도 아니고 도덕적인 인물 소크라테스도 아닌 어려움에 처해 있

던 나를 외면하지 않고 도와주었던, 친절한 얼굴로 늘 생 생 웃던 한국의

해외봉사단원들이라고…….

5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희망과날개를달아준손 55

은상

수상작

중등부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히려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진지하고 열성이 넘쳤다. 우리들만 해도 선생님께서

시키는 것을 안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나는 내 또래

학생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한 수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아이들은 작은 것에도 기뻐했다. 해외봉사단

이 말을 걸어주자 방긋방긋 웃으며 대답했고, 작은 먹

을거리에도 감사하는 마음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보

다. 그것으로 누구보다도 맑은 마음과 순수함을 지

닌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했는

지 또 고마워했는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동병상련의

처지랄까. 사실은 나도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있는 모

자원에서 살고 있다. 학비와 급식비는 모두 면제고,

그 밖의 혜택도 주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원해주는 사

람들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훗날 커

서도 그 은혜는 꼭 잊지 않고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만약 정부에서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중학교는 의무지만 원하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처음 모자원에 들어왔을 때, 나는

모든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이곳의 선생님들은 아주 친근하게 대해주셨고,

나는 내색은 안했지만 그 모습에 감동한 적도 많았다. 그래서 아마 그 아이들

의심정을잘이해할수있었던것같다.

1년 전에 봉사활동을 하러 병원에 간 적이 있었

다. 과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발 씻겨드리기와 몸이

불편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밥 먹여드리기 는데 그

게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세숫대야를 들고 병원

전체를 다니며 수십 명이나 되는 노인들의 발을 씻겨

드리니 손이 퉁퉁 부었다. 해외봉사단이 하는 일에 비

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내 손이 까칠까칠해진 것을

Page 3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머물다 오신 분으로, 해외봉사활동 업무를 직접 추진하는 분이었다. 그분은

우리가 큰 전쟁을 치른 개발도상국에서 이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로

도약하게 된 계기가 물론 한국인의 의지와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에 끊임없는 지원을 해주었던 선진국들의 도움의 손길 덕분이기도 하다고 말

하셨다.

평소에 나는‘내 코가 석 자’라는 속담을 자주 쓰곤 한다. 내 코가 석 자

인데 누굴 도와? 지금 우리나라에도 굶주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름

도 모르는 외국 아이들을 도울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부담감도 사라졌다. 부모님도 계

시고, 살 수 있는 집도 있고, 학교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나로서는 때때로 책

에서 읽거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아이

들을보아도그아이들의어려운사정이그다지마음에와닿지않았다.

그런데그게아니었다. 생각보다많은우리나라사람들이아무런보상도,

조건도 없이 가난한 나라에서 생활하며 봉사하고 있었다. 아니,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봉사도, 기부도 아니었다. 단지 휴머니즘 하나로 뭉친 그들의 활동

은공존을위한나눔이었다.

편견의벽을허물고나누는사랑 57

은상

수상작

중등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가난한 나라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고 특

히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 두어 번인가 받은 사랑

의 빵 저금통은 말랑말랑한 감촉이 좋아, 그저 그 기분이 좋아서 친구들 사이

를 비집고 줄을 서서 받았던 기억이 나지만 그 속에 뭔가를 채운다는 것은 상

상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는 도덕 교과서에 나와 있던 나보다 조금 어린

아프리카 아이들의 굶주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지

만그때뿐, 내가할수있는일은아무것도없는줄알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나는 중학생이 되었고 세계화, 인류애 같은 단어보다

는 여느 중학생과 다르지 않게 친구, 연예인 같은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러나 우리 학교의 유네스코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나는 아주 조금씩 변화하

기 시작했다. 3년여의 동아리 활동에서 나는 아주 많은 활동을 하 다. 그 활

동은 대부분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돕는 실천에 초점을 맞

춘 것이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보고 어

떻게고쳐나갈것인지를배우고실천하는것들이었다.

나는 두 번에 걸쳐 선생님께서 초청하신 KOICA 봉사단원의 특강도 들

었는데 큰 감명을 받았다. 작년에 오신 분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봉사활

동을 하셨는데 왜 봉사를 해야 하는지, 아프리카는 어떤 곳인지, 세계화는 어

떤 의미인지에 대해 힘주어 말 하셨다. 올해 오신 분은 스리랑카에서 3년간

5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은상수상작 중등부

편견의벽을허물고나누는사랑

이남연

대구침산중학교3학년2반

Page 3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편견의벽을허물고고정관념을깨면쉽게받아들일수있는일이다.

이제 여름에 접어들었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팥죽 같은 땀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내 예상만큼 덥지 않을 것 같다. 마치 도

움을 요청하듯 날 바라보던 사진 속 큰 눈망울의 인도 아이가, 마실 물이 없어

헐떡거리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환한 미소를 지어준 모잠비크의 소년이, 머

리 위에 망고가 가득 든 소쿠리를 이고 열심히 돌아다니며 과일을 파는 미얀

마의 소녀가 내 마음속에 서늘한 바람을 불어넣어주었기 때문이다. 가슴 시

린 마음을 일깨워준 그 눈동자들을 기억하며 동아리에서의 봉사활동에도 마

음을 다해 참여하고 작은 실천 하나로 세계가 움직인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아야겠다.

편견의벽을허물고나누는사랑 59

은상

수상작

중등부

한국 해외봉사단의 모토이기도 한‘나눔과 섬김’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연한 말인 것 같다. 개발도

상국이면 당연히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나라일 테니 나는 그곳에 봉사활동을

간 사람도 현지인들을 깔보고 무시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자원봉

사를 왔던 과거의 선진국 사람들도, 지금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

도결코그런행동을하지않았다.

그들은 진정으로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 있었고, 그 방법을 실천했다.

그것이 바로 나눔과 섬김이었다. 기부가 아닌‘나눔’, 깔봄이 아닌‘존경’과

‘섬김’. 나누고, 베풀고, 사랑하는 것! 지극히 종교적이고 특별한 사람들이나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 말이 요즘은 왜 이리도 새삼스럽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아마내마음속에도나눔과섬김이자리잡은모양이다.

나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높은 벽은 바로 후진국에 대한 이해와 봉사 실천이었다. 유네스코 동아리라

는 울타리 안에서, 그 중에서도 가장 가운데에 있는 동아리 회장으로서 누구

보다 그 일에 앞장서야 했을 내가 고정관념의 벽을 넘지 못하고 국제협력, 해

외봉사를먼나라이야기로만치부하고있었다니부끄러울따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나처럼 국제협력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

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의 역할도, 비중도 커져가고 있는 요

즘, 그 어느 때보다도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나눔이 절실하다.

5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3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아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가요

은상수상작 고등부

을 주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에서도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사

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이제는 우리나라가 다른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

어야할때이다.

또한개인적으로도어려운나라에대한관심과사랑이필요하다. 국제구

호기관 월드비전의 홍보대사인 탤런트 김혜자 씨가 지난 12년 동안 에티오피

아를 비롯하여 소말리아, 르완다 등의 빈곤국을 찾아다니며 겪은 일들, 느낀

점등을쓴《꽃으로도때리지말라》라는책을읽은적이있다.

이 책을 보며 나는 너무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들과 그 나라

들에 대해 다시 한번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양죽을 얻어먹기 위해 갓

난아기 동생을 업고 자동차로 40분 거리의 모래땅을 걸어오던 소말리아 소

녀, 사람이 무서워 집 뒤로 숨어버리는 아프가니스탄 아이들, 먹을 것이 없어

서 독초를 씹고 다니는 바람에 입술이 퍼렇게 물들어버린 아이들, 눈 날리는

계절에 양말이 없어서 양지 바른 곳에 선 채 두 발을 열심히 비비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단지 을 읽었을 뿐인데도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

다. 또한 먹지 못해서 빼빼 마른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위험하고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정말 편하게 살고 있

음에도불구하고항상남보다부족하다고불평했던것이부끄러웠다.

오늘날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생활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는 아직까지도 너무나 큰 격차가 존재한다. 선진국에

서는 교통, 산업, 정보 등 모든 면에서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반면에 개발도상국은 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거리에서 자동차를 찾아보

기조차 힘들다. 또한 먹을 것이 부족하여 양실조에 걸리고 심지어 굶어 죽

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가난은

단지 그 나라의 잘못 때문일까? 아니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자, 함

께책임지고풀어나가야할숙제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해방 직후 혼란스러운 상황에 경제력

은 세계 바닥을 기는 수준이었다. 그야말로 최빈국이었던 것이다. 이랬던 우

리나라가 지금까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도

물론 있었지만, 그 당시 선진국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어렵던 그 시절에

외국에서 식량을 지원해주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나라가 없었다면 우

리나라는지금까지도성장하지못했을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전에 선진국에서 받았던 도움을 생각하며 가난과 질

병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물자를 지원해주고 전문

인력을 파견하여 그 나라의 가난이 해결되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

6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아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가요 61

은상

수상작

고등부

김진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12반

Page 3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고하시니 난 부끄러운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남을 돕는 데인색했던 내가 이

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마음가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

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크나큰 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개인적으로 작은 정

성이나마 어려운 나라를 돕는 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

라는 이러한 작은 정성들을 모아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어려운 지역 곳곳

으로 전문 인력을 파견해야 하며 구호물자 등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어려운

나라의 경제 성장을 위해 사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인력을 파견해야 할 것이

다. 나아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은 부유하다고 자만하지

말고, 가난하다고 주눅 들지 않으면서 서로 도우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 아

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나가야할것이다.

6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아름다운지구촌사회를만들어가요 63

은상

수상작

고등부

김혜자 씨는 이 책을 내면서

“고통의 땅에서 죽어가는 아이

들을 단지 숫자와 통계로만 기억

하는 사람들에게 제 가슴에 담아

온 생생한 사진을 보여주고 싶어

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을

판 수익금은 어려운 아이들을 돕

는 데 모두 사용한다고 했으며, 현재 빈곤국 아이들 50명의 학비를 대주고 있

다고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보면서 나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나도 과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

을 해보게 되었다. 세상은 나눌수록 따뜻해지며, 나눔은 그 어떤 고통과 아픔

도이겨낼수있다는것을다시금깨닫게되었다.

며칠 전, 아버지께서 텔레비전을 보시다가“진주야, 저곳으로 전화 한번

해보자”라고 말 하셨다. 그래서 그게 무엇인가 하고 보았더니 세계 곳곳의

가난하고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한 성금 모으기 프로그램이었다. 전화를 한

번 할 때마다 2,000원씩 성금을 낼 수 있는 것이었는데, 나는 평소에 이런 모

금활동을 보면서도 그냥 지나쳐왔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먼저 성금을 내자

Page 3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이들은 하루 세 끼 양죽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그냥 그저 그렇게 한쪽 귀로만 흘려

버렸던 말이었는데 텔레비전 속 그 작디작고

하얀 혼들이 양죽을 감사히 먹는 장면을

보고는 가슴속에서 정말 찡한 느낌이 들었다.

또 그동안 쓸데없이 헤프게 써왔던 돈들, 사

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풍족하게 그리고 넉

넉하게 누려왔던 것들을 한번쯤 진지하게 생

각해봤다면 돈을 그렇게 쓸 수 있었을까, 하

는생각이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 한국에서는

해외원조 즉, 금전이나 물건을 지원하는 것으

로 끝나지 않고, 봉사자라는 이름으로 빈곤한

기아를 구제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개인의

편안한 삶을 위하기보다는 해외에 나가서

그들을 돕고 있다고 한다. 그 중 한 분인 외과

의사 최상일 씨는 북부 아프리카 모리타니에

서‘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고 있다. 그는 2000년부터 누악쇼트국립병원에

서 고난도의 수술을 하며 수련의들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해왔다고 한다.

그리고작년9월에는의사수가부족하고환경도열악한누아디브국립병원으

로 임지 변경을 지원했으며, 일과시간 외에도 외곽 지역 빈민가를 돌며 의료

봉사활동을해서현지인들에게큰감동을주고있다고한다.

또 30여 년간 간호사로 근무했던 최순연 씨는 베트남 나트랑에서 에이즈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녀는 나트랑시보건센터에서 산하 27개 보건소와 4개

의 클리닉, 1개의 가족계획센터를 관리감독하며, 틈틈이 산하기관을 찾아서

직접 환자를 보고 실태를 파악한다고 한다. 최순연 씨는 부임한 후 의료 상황

이 열악한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으며

소독약도 제대로 없고 일회용 위생장갑이 없어서 에이즈 환자의 가족이 상처

‘동정’이아닌‘사랑’으로 65

은상

수상작

고등부

“뉴스입니다. 아프리카탄자니아지역의주민들이매년약몇천명씩

극심한기아로죽어간다는통계가…….”

평소 관심을 갖지 않던 분야의 뉴스 다. 하지만 오늘은 며칠 전 읽었던

김혜자씨의《꽃으로도때리지말라》라는책때문인지저쪽, 우리랑은너무나

도 멀게만 느껴졌던 그곳의 소식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나에겐

그들에 대해 가슴속 깊은 곳에‘사랑’이라는 싹보다는‘동정과 연민’이라는

싹을 틔우는, 또 그런 기반이 되는 존재가 더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

지‘불쌍하다’라든가‘난 저렇지 않아서 다행이다’등등 내 안부와 평안함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안심하는, 내 마음속엔 깨끗하지 못한 인간의 이기적인 속

물이꿈틀거리고있었다.

그날 저녁,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온 나는 우연히 기아와 관련된 다큐멘

터리를 보게 되었다. 평소 한 번 보고 불쌍하다고 느끼고 돌아서면 금방 무관

심해졌던 나 는데 웬일인지 이번엔 여태껏 생각해왔던‘동정과 연민’이 아

닌‘사랑과 안타까움’이라는 것을 마음속에서 싹틔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이 심장에서 몇 차례 요동치더니 눈물샘이라는 긴 길을 따라 우러나와서

눈물이라는하나의진실된아픔이되어하나둘터져나오고있었다.

평소에 자주 들어왔던 말, “우리나라 돈으로 만 원이면 가난한 나라의 아

6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은상수상작 고등부

‘동정’이 아닌‘사랑’으로

윤혜원

부산부산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3학년8반

Page 3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마지막으로테레사수녀님께서는이런말 을하셨다. “가난한사람들에

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더하지도 덜하

지도 않게 자신들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나는 또 한

번 느꼈다. 그들을 돕는 것은 물질을 주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 해

외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처럼 먼저 나서서 따뜻한 마음씨로 사랑을

베푸는것이라는사실을말이다.

‘동정’이아닌‘사랑’으로 67

은상

수상작

고등부

를 맨손으로 만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렇게 최악의 환경인 빈민가에

한 줄기 빛이 될 우리나라의 많

은 봉사자들이 나는 정말 자랑스

럽다.

부모님께서는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그들보다 조금 더 누리는 삶을 살

고 있기에 우리나라의 불우한 이웃에게 조금씩 나눠주던 돈을 기아에게도 전

달하고 있다. 처음엔‘우리도 넉넉하지 못한데 왜 그들에게 주어야 할까?’라

는 이기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김혜자 씨

의 책,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 그들의 소식을 듣고 그 심각성을 깨

닫고는 해외봉사단원처럼 그곳까지 가서 돕진 못하지만 여기서 모으는 우리

의 조그만 정성이 그들에겐 더없이 큰 기쁨이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

다. 잠시나마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그리고 그런

일을하고계신부모님이자랑스럽다.

6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지구촌배우기

인류의 발상지 던 아프리카는 지난 25년간 더 가난해진 유일한 대륙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만성적인 기아 상황에 처해 있다. 아프리카 기아의

원인으로는 내전과 에이즈, 말라리아 등의 질병, 그리고 계속되는 가뭄 등이 있다.

사실 아프리카의 비극은 외세가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냉전시대 서방과 공산진 은

각각 이념적 역을 넓히기 위해 부패한 독재자들을 지원하여 각종 분쟁을 초래했고 부패는

국가 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또 기아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지난 1970~85년

1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리카 최악의 가뭄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의 공장과

발전소에서 뿜어낸 이산화황의 미세입자로 인해 유발된 것이라는 흥미로운 주장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기아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

Page 3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동상

수상작

●초등부오유준_ 우리아빠는해외봉사단원●초등부하성산_ 일하는손, 돕는손●초등부황정민_ 돈으로살수없는기쁨●중등부이승희_ 백발과파란눈

그리고우리의손길●중등부이 윤_ 족자카르타대지진부터

므라피화산폭발까지●중등부전은희_ 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고등부박정은_ 묵은빚을갚기위한우리의노력●고등부이신애_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고등부황정민_ 나의꿈

동상수상작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3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오유준

양하남대사초등학교6학년1반

우리아빠는해외봉사단원

동상수상작 초등부

머니의 칼국수를 먹을 생각을 하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할

머니, 할아버지 댁에 도착했다. 문에 들어섰는데 좀 이상했다.

평소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반겨주는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았다. 두 분 다 근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거실에 앉아 있었

다. ‘이상하네. 오늘 분위기가 왜 이렇지? 그러고 보니 어머니

와아버지도오늘좀이상했어. 무슨일이지?’

“유준아, 엄마와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할 얘기가 있

으니 너는 저쪽 방에서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으렴.”아버지

다. 그렇게 하기 싫었지만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나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분위기가 왜 이렇게 이상한지는 저

대화를 엿들으면 알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야.’모두들 안방으

로 들어가자마자 잽싸게 안방 문에 귀를 댔다. 궁금한 건 못 참

는나는이번일에대해꼭알아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어머니,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돌아올 때

까지건강하셔야합니다.”

“애비야, 그해외봉사단인지뭔지안가면안되냐?”

“어머니, 제가하고싶어서하는것입니다. 가게해주세요.”

순간, 오늘선생님께들은것이떠올랐다.

“아빠, 가지마!”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소리쳐버렸다. 눈에서 눈물이 주르

륵 흘러나왔다. 나는 그 길로 집을 뛰쳐나갔다. 뛰쳐나가고 싶

었다. 아니, 도망가고 싶었다. 그 순간에서. 공원에서 홀로 그

네에 앉아 있었다. 나 홀로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아버지가 내

옆의그네에앉으셨다.

“유준이가기다려주면안될까?”

“…….”

“유준아, 있지. 아빠는 어렸을 때 꿈이 의사 단다. 그것

도 그냥 의사가 아니라, 해외에 나가서 아프고 불쌍한 사람들

을 진찰해주는 봉사를 하는 훌륭한 의사 말이다. 멋지지 않니?

“현재 개발도상국에는 우리나라 해외봉사단이 많이 있다. 이들은

아무런이익을추구하지않고헌신적으로봉사하고있다…….”

또그날의생각이머릿속에어렴풋이떠오른다. 잊지못할그날. 지금은

빨리다음주가오길바라고있다. 빨리아버지를만나기위해.

어느 날 6교시. 선생님께 해외봉사단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들은 아무

이익을 바라지 않고 해외에 나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있다

고 한다. 학교 쓰레기 줍기 정도의 봉사도 싫어하는 나는 봉사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느껴졌다.

‘쳇, 봉사따위이익도없는데왜해.’

이런 생각을 하며 그날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수업이 다

끝났고, 나는 총알같이 집으로 달려갔다. 바로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기

로한날이기때문이다. 눈앞에집이보 다.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빨리가요!”엄마와아빠는벌써준비를

다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금방 출발할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할아버지와 같이 놀 수 있고

할머니의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놀 생각과 할

7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우리아빠는해외봉사단원 71

동상

수상작

초등부

Page 3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유준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 헤어짐 뒤엔 또

다른 만남이 온단다. 지금 비록 너와 내가 헤어지지만, 두 달 뒤엔 다시 태어난

것처럼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아버지로 네가 본받을 만한 아버지가 되어서 돌

아올게. 알았지?”

“아버지, 그럼 꼭 약속해요. 나랑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를 매일매일 생각

하고일주일에한번씩꼭 상편지보내기…….”

“그래, 그렇게하자꾸나.”

나도아버지도말없는미소를지었다.

나는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일이 있

은 후 봉사에 대한 내 생각은 달라졌다. 힘들게 고생하며 봉사하고 계시는 해

외봉사단 분들을 존경한다. 이 다음에 크면 나도 해외에 나가서 힘든 사람들을

도와야겠다. 지금 나는 아버지와 봉사단원들에게 보낼 상편지를 어머니와

함께 찍고 있는 중이다. 아버지와 봉사단원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하나의 메시

지를말이다.

7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우리아빠는해외봉사단원 73

동상

수상작

초등부

하지만 아빠는 그 꿈을 포기해야만 했단다. 가정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대

학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교사를 하고 있지만, 나는 그 꿈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어. 해외에서 진찰을 할 수는 없지만 꼭 그것만이 봉사

인 건 아니잖니? 이 아빠는 해외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단다. 어때, 아

버지를이해해주겠니?”

“꼭…… 꼭 가야 하나요? 안 가시면 안 돼요? 봉사는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봉사 따위 왜 해요? 그까짓 봉사 때문에 우리가 헤어져

있어야하나요?”

“유준아, 오랫동안 헤어져 있는 게 아니란다. 딱 두 달간만 잠시 헤어져

있는 거야. 그리고 지금 잘살고 있는 우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지 않으면 어

떻게되겠니? 그사람들은힘들게살다가죽어버릴지도모르잖니.”

“그래도아버지가안해도다른사람들이하잖아요!”

“이건 말이야.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이 아빠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그러니이못난아빠를이해해주겠니?”

“하지만…… 그동안은 아버지 얼굴을 한 번도 못 보잖아요! 그런 건……

너무싫어요…….”

“음……. 그러면 이렇게 하자. 일주일에 한 번씩 상편지를 보내는 거

야. 그러면우리유준이도참을수있겠지?”

“…….”

Page 3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었다. 약 40~50년전우리부모님께서어렸을때만하더라도우리나라는아주

가난해서 배불리 먹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고 있었고 미국의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진취적인 교육, 의료, 문화방

식들이 전파되면서 우리나라가 급격히 발전했다고 한다. 미국의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가 이제는 미국으로,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전 세계로 교육, 의

료, 신앙등에서도움을주고있다니이얼마나놀라운일인가?

특히 아프리카 땅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선교가 맹활약을 한다고 들었

다. 올해 1월 어머니께서 남아프리카로 한 달간 트럭킹 투어를 다녀오셨다.

말로만 들어본 아프리카. 새까맣게 탄 얼굴과 몸, 먹지 못해 바싹 말라 뼈만

앙상한 아이들, 물도 없고 건조한 사막과 척박한 땅만 그득한 그 위험하고 더

러운 곳에서 연약한 어머니가 한 달 동안 배낭을 메고 텐트생활을 하겠다

니……. 아버지와 나는 극구 반대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결심은 변함이 없었

다. 재작년 어머니는 심한 스트레스성 위장병으로 일 년 가까이를 앓으셨다.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해서 힘이 없는 관계로 바깥출입도 못하시고 그렇게

힘들어하셨다. 겨우 회복한 어머니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아프리카로 떠나는

것이었다. 아마도 당신보다 더 고달프고 힘든 아프리카 오지를 탐험하면서

감사와은혜를느끼고싶으셨던모양이다.

어머니의 친구 사라 아줌마가 미국 뉴욕으로 작년 12월에 이민을 가셨

다. 사라 아줌마에게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아들 건

휘가 있다. 어머니가 사라 아줌마 집에 갈 때 몇 번 따라갔다가 건휘와 친구

가 되었다. 자전거도 같이 타고 배드민턴도 쳤다. 그런데 친구가 된 지 1년

도 안 되어서 건휘는 선교사가 된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떠나버렸다. 그런

데 참 이상도 하다. 내가 알기로는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약 100

년 전에 미국의 선교사를 통해서라는데 어떻게 한국 사람인 사라 아줌마가

선교사가 되어 다시 미국으로 복음을 전하러 간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았

다. 나중에어머니에게그해답을듣고서야의문점이풀렸다.

“산아, 미국 뉴욕은 세계 각국의 인종이 다 모이는 곳이란다. 미국이 우

리나라에 최초로 복음을 전파하여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살게 되었

지만 미국 뉴욕으로 모이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 중 아직 단 한 번도 예수님

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니? 지금은 우리나라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로 복음을 역수출하고 있단다. 몽골, 중국, 아프리카, 유

럽, 심지어북한에까지도말이야.”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

를 파송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이

7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일하는손, 돕는손 75

동상

수상작

초등부

동상수상작 초등부

일하는손, 돕는손

하성산

양산중부초등학교6학년9반

Page 4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고 모아서 좋은 일에 써야겠지? 우리의 한 끼 식사가 그들에게는 한 달 식량

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함부로 돈을 쓰는 것, 있다고 마구 쓰는

것은그사람들에게죄가되는것이란다.”

어머니가정리한아프리카사진첩을나는보고또본다. 얼마나아름답고

깨끗한 대자연인지 모른다. 그 환하게 빛나고 있는 아프리카의 넓은 땅…….

그러나 그곳에 사는 내 또래의 아이들이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나는 내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참으로 감

사하다. 그리고 먹을 것, 입을 것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 또한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그동안 부모님께 용돈 더 달라고 떼쓰던 일, 좋은 옷과 신발 사달라고

조르던일, 비싼음식남긴일……. 이모두가부끄럽고미안해졌다.

요즘나에게는새로운버릇이하나생겼다. 세계지도를펼쳐놓고이나라

저 나라를 살펴보는 것이다. 잘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도 구분해본다. 옛날

우리나라는 분명 못 사는 나라 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물자도풍부하고아무런부족함없이살아가고있다. 아니, 너무넘쳐

서탈이다. 너무 많아서 소홀히 하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같

다. 오래 전 우리가 선진국에서 받았던 것들을 이제 더 어렵고 가난한 나라들

에게몇배로되돌려주고있지않은가?

나도 이제 용돈을 아껴 쓰고 음식도 남기지 않고 절약하고 절약하여 어렵

고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 어머니께서는 말 하셨다. 사람에게

두 손이 있는 것은 한 손은 열심히 일하고 다른 한 손은 열심히 남을 도우라는

뜻이라고. 몇 년 전 방 라데시에 귀화하여 학교를 세우고 고아원을 세우고

병원을 세우셨다던 한국인 선교사가 생각난다.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한 방

라데시 원주민 갓난아기를 입양하여 자녀로 잘 키우고 계시다던……. 정말

훌륭하신 분이다. 전 세계 이곳저곳에서 한국인의 긍지와 사랑을 심고 있는

분들이계시기에우리가이렇게행복하고편하게살수있는것은아닐까?

나는생각한다. 더열심히공부해서나도그분들처럼세계속에한국인의

사랑을 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는 손과 다른

사람을돕는손을가져야겠다고말이다.

일하는손, 돕는손 77

동상

수상작

초등부

결국 어머니는 떠나셨고 한 달 만에 자신만만

한 얼굴로 돌아오셨다. 며칠 뒤 아프리카에서 찍

은 수백 장의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아프리카에 대

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나미비아 룬드

지방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는 나

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학교가 마치 우리나라의

50~60년대식이었는데 학생들이 여섯 살부터 열여

덟 살까지 섞여서 공부하고 옷도 거의 입지 못하

고……. 무엇보다 물이 귀해서 물을 아무 데서나

퍼먹다가 전염병에 걸려서 아이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사정을 알고 한국의 한 기관에서

펌프를 설치해주어서 이제는 아이들이 깨끗한 물

을 먹게 되었고 전염병도 거의 없어졌다는 이야기

다. 어머니는 그 펌프 물을 마시면서 기쁨과 감

격의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맨발로 마구 돌아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머니는 가지고 있던 달러를 모두 교무실 기부함에

넣으셨고 아이들이 입을 만한 옷가지며 손수건, 수건 등을 내놓으셨다고 한

다. 지금도 한국에서 이 학교로 많은 원조가 보내지고 있다고 교장선생님께

서말 하셨다고한다.

보츠와나 정 지역을 탐험했을 때는 우리나라 의료진들이 봉사를 펼치

는 장소를 지나가셨다고 했다. 아프리카의 마지막 탐험국이었던 짐바브웨를

방문했을 때는 배낭 속의 모든 물품과 얼마간의 달러를 기부하셨다고 한다.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생활필수품조차 없었으며 성

경을 읽고 싶어도 살 돈이 없어서 못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내가 멀고도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

각에빠졌다. 정말그런나라가있을까?

“40~50년 전 우리가 그렇게 살았단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가 다른 나

라를 도울 수 있는 형편에 있구나.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부지런히 아끼

7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4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처럼 우리도 쉽게 세계여행을 다닌다. 그래서인지

외국이 아주 먼나라가 아닌 우리와 가까운 이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어떤 마

을에서는 가난해서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거나, 식량을 살 수 없어서

굶어 죽기도 한다. 바로 우리 이웃들이 고통 속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탤런트 김혜자 님이 쓰신 책을 보았는데 만 원이면 아프리카 어린이

들의 한 달 식비가 되고 백 원이면 굶주린 아이들을 살릴 포도당 주사약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백 원짜리가 땅에 떨어져 있어도 그 돈으로는 아무것

도 사먹을 수 없어서 줍지 않는데 그 작은 백 원이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

고 했다. 그동안 군것질을 하거나 아끼지 않고 마구 써버린 학용품을 다시 사

느라쓴돈이너무아까워졌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저금을 하며 행복해했던 일이 떠오른

다. 일년전에 나는 태권도장에 다녔는데 내가 다니는 태권도장은 방학 때꼭

봉사를 갔다. 관장님은 봉사를 가기 전에 우리에게 작은 저금통을 하나씩 나

누어주셨다. 우리들이 모아온 동전으로 쌀이나 라면, 과일을 사기 위한 것이

었다. 첫해에는 엄마들이 사주신 쌀과 과일을 들고 갔는데 두 번째 해부터 관

장님이 저금통을 주셨다. 우리가 직접 아끼고 모은 돈으로 먹을 것을 사가면

더 뜻 깊을 거라면서 말이다. 동전을 모으기가 좀 귀찮고 아까웠지만 내가 제

일많이모았다는칭찬을듣고싶어서동전만생기면저금통을찾게되었다.

우리 가족은 토요휴업일에 집에서 가까운 과천 서울대공원에 자주 간

다. 우리 집에서 안산까지 버스로 간 후 안산에서 전철을 타면 서울대공원

에 쉽게 갈 수 있다. 그런데 안산에 가면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도 있

고, 중국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안산의 상점 간판이나, 교통안전 문구들

이 중국어로 써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안산에서 외국 사람들을 많이

볼수있는것은바로이들이안산과가까운시화공단에서일하는외국인노

동자들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불법체류자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제일 많고, 몽골, 파키스탄,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으로 돈을

벌기위해왔다고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작업환경과 근로조건은 매우 나쁘다고 들었다. 가

족의 생계를 위해 머나먼 타국에 와서 고생하고 있는데, 다치거나 병이 들어

도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고, 나쁜 기업주를 만나면 월급도 못 받고 쫓겨나

기도 하지만 불법으로 왔기 때문에 신고도 못 한다고 한다. 자기 나라에서

는 돈을 벌 곳도 없고 벌어도 생활하기에 모자라는 금액이어서 우리나라까

지와서힘들게돈을벌고있는외국인들을보면정말불쌍하고나도도움이

되고싶다는생각이든다.

요즘 우리는‘지구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지구는 한 마을이라

는 뜻이다. 정말 요즘은 어느 곳을 가도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인

7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돈으로살수없는기쁨 79

동상

수상작

초등부

동상수상작 초등부

돈으로살수없는기쁨

황정민

시흥포리초등학교6학년3반

Page 4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림과질병의고통으로일그러진얼굴을잊지않을것이다.

이제그친구들의힘겨운짐을덜어주기위해저금통을채워야겠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내 친구들의 생명을 구하고, 웃음을 찾아줄 수 있으리라 믿으

며 오늘부터 잠시 쉬었던 저금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지금은 어려서 저금통

을 채우는 일밖에 할 수 없지만 언젠가 내가 자라 청년이 되면 내 친구들을 만

나러 갈 것이고, 그때는 서로 몸을 부딪치며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기쁨

을느끼자고마음속으로약속해본다.

돈으로살수없는기쁨 81

동상

수상작

초등부

내가 봉사를 간 시설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이 안 계신 내

또래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봉사를 간 남자아이들은 할아버지들이 작

업하시는 작업장에 가서 부품 조립하는 것을 도왔다. 하나 조립하는 데 2원인

가 3원을 번다고 하셨다. 100개를 해봤자 200원이나 300원을 버는 것이다. 나

는 500원짜리 과자를 쉽게 사먹는데 하루에 500원을 벌려면 최소한 200개는

조립해야 한다. 그날 나는 100개도 못했다. 조금 하다 보니 목도 아프고 손도

아프고 힘들었다. 돈을 버는 게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돈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알게되어좀더아껴써야겠다는생각을했다.

한 3년 동안 태권도장에 다니면서 갔던 봉사활동은 내가 무엇을 도우러

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 가서 크게 한 일도 없지만, 내가 있어서 웃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도 함께 기뻤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태권도를 쉬고 있

어서 봉사를 하러 갈 수 없지만 자꾸만 그곳에 가고 싶다. 저금통을 부지런히

살찌워서 친구들을 만나러 갈 생각으로 쨍그랑 떨어지는 동전소리가 늘 기뻤

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짧은 봉사활동이었지만 나는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

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님이 계시는 것도, 아무 걱정 없이 공부를 할 수 있

다는 것도, 사랑을 받으며 커가는 것도 다 감사했다. 이렇게 작은 나의 봉사는

감사와기쁨을알게해주었다.

이 을 쓰면서 나는 그때의 기쁨을 다시 느끼며 가슴이 자꾸만 설렌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일이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

는다. 이제 나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았던 아프리카와 북한 친구들의 굶주

8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지구촌배우기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김혜자 / 오래된미래

이 책에는 10년이 넘게 지구 곳곳에서 구호활동을 벌여온 김혜자 씨가 체험한 전쟁과 가난,

기아의 현장이 담겨 있다. 책장 갈피갈피마다 고단한 아프리카에서 직접 보고 느낀 참상과

우리에게 보내는 인간적 호소가 담겨 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 / 푸른숲

한비야 씨는 2001년‘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이라는 생소한 직함을 가지고 국제구호활동에

뛰어들었다. 이 책은 한비야 씨가 지난 5년간 수행한 세계 긴급구호활동 현장보고서이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케다 가요코 / 국일미디어

전 세계 사람을 100명이라 가정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책은 산적해 있는 세계의

난제들을 100 이하의 숫자를 통해 보여준다. 63억이라는 추상적인 숫자를 100으로 압축하여

읽는 즉시 세계 상황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도왔다.

꼭 읽어보야야 할 책들

Page 4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백발과파란눈그리고우리의손길

동상수상작 중등부

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경제가 살아남과 동시에 다른 나라들을 둘러보고 있

다. 또 길거리와 방송 등에서 방 하고 말하는, 500원이면 아프리카에서 죽어가

는아이들이적어도하루의끼니는먹을수있다는말……. 어쩌면500원의도움

은우리가가장쉽게참여할수있는방법일것이다.

얼마전에도친구와명동에간적이있는데그곳에도그렇게많은인파속에

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살리고자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와 내 친구도 그 사

람들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나와 친구는 쉽사리 돈을 내지 못했다. 친구와 나에

게 아프리카 아이들의 상황과 절박함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의 얼굴에도 절박함

은깊이맺혀있었지만친구와나는그사람을매몰차게지나왔다.

명동에서 내가 사고 먹을 것만 생각했지, 그 아이들의 하루 끼니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니, 안 했던 것이다. 단순히 가방 속 깊이 있는 지갑을 꺼내기

가‘귀찮아서’, 모금을 하고 받는 인사가‘쑥스러워서’, 고작 2천 원도 되지 않

는 돈으로‘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지 못할까 봐’, ‘이따 돌아갈 때 돈이 남으면

하지 뭐’이런 생각으로 나의 귀찮음과 쑥스러움, 이기심이 그날 한 명의 아이를

죽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죄책감이라고 해도 될까. 무거운 마음을 넘어서

서죄책감이든것은내주변, 우리학교의어느반이야기를듣고나서 다.

우리학교의일학년어느반은얼마전체육대회에서준우승하여받은상금

7만원중5만원을불우이웃을돕는데썼다고한다. 그것도우리나라가아닌인

도네시아 지진피해 지역에 성금을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왕 돕기로 마음먹은 것, 반 학생들과 담임선생님도 함께 그 성금에

동참하기로 하고 2주 정도 모금운동을 했다고 한다.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

다.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열네 살짜리 아이들이

먼 나라에서 죽어가는, 부모 잃은 아이들을 위해 선

뜻 주머닛돈을 털어서 성금을 내다니. 언뜻 들으면

일반적인 훈훈한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를 만들기

까지 사실 그 선택이 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반이든 7만 원이라는 거금을 받는다면 같

이‘무엇을 먹을까?’생각하며 온갖 메뉴가 다 나오

게 마련인데, 특히나 올해 새로 입학해 중학교 생활

작년, 중학교에 들어와 색다른 경험을 한 것과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

다. 그것은 바로 월드비전이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외국 아이를 돕는 것.

우리도 아직 어리지만, 우리의 손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 내 기억

에, 우리의 기억 속에 두고두고 남을 일이 될 것 같다. 우리 반 학생 총 38명,

한 명당 500원씩 과자 한 봉지 값이 모여, 1만 9천 원을 이루고 그 돈을 남을

돕는 데 썼다니 또 어쩌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그

돈이한아이의가정을살릴수있는것이라기에더더욱마음속에자리할수

밖에.

그렇게 우리의 손을 떠나간 돈은 우리가 도와준 아이에게 전해져서 오

빠의 학비로, 집안 살림에, 어머니가 아픈 데 사용되었다는 것을 편지로 받

았다. 처음에는그편지가신기했고, 이후에는그아이에게우리가부정적인

면을 지워주고 의지가 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과자

한 봉지로 그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과 편지, 사진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다. 지금와서생각해보면, 한달에500원내는것도제때내지못하고말

도안되는변명을늘어놓은우리의모습과, 돈을보내기전날종례시간에담

임선생님께꾸지람을듣던우리의모습이괜스레창피해지기도한다.

월드비전 외에도 평생 무시와 편견 속에 버려질 아이들을 입양해서 친자

식처럼예뻐하고좀더좋은환경에서사랑으로감싸주는부모들또한늘어나

8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백발과파란눈그리고우리의손길 83

동상

수상작

중등부

이승희

남양주금곡중학교2학년9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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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뒤를 쫓아다니며 먹을 것 하나 더 얻고자 했던 어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지

금, 이렇게성장한우리나라를비롯하여시민들이가난한나라에뻗치는손길은한순간

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다. 또그들에게‘내가도와준다!’, ‘너흰우리아니면안돼!’라는생각을가지고울며

겨자 먹기로 돕기보다는‘같이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조금씩 나누면 된다’라는 생각으

로 기금이든, 현지 봉사든 좋은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훗날 그 나라가

우리보다더발전해서과거의자신들과같은모습을가진나라를돕는지금의우리처럼

할수있도록, 또우리를원망의대상보다는고마운사람들, 착한사람들로인식할수있

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인 것이다. 뻗어놓은 손길이 얼마 가지 못해 끊기고 없어진다

면그도움의손길을기다리고받는사람들이얼마나괴롭고비참할지생각하고매사에

우리가좋은위치에있음을잊어서는안된다고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좀 더 폭을 넓힌다면 나와 내 식구들 또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 돈에

힘들고 돈에 괴롭지만 그 돈에 야박해지고 봉사를 소홀히 해 주위를 둘러볼 시간조차

빼앗기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의 상황과 우리의 위

치를 비관하기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나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며 살아

가는 게 우리의 중요한 임무인 것 같다. 우리보다 약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서 참

견하고 무시하고 괄시하기보다는 약간의 도움을 주며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

록지켜보는것또한우리의임무일것이다.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이 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식민지의 설움

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인형놀이처럼 휘둘리는 정책의 슬픔을 누구보다 더 잘 알

기에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설움을 한순간에 잊을지 모르고, 서민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살림에 야박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이 쉽고, 어렵고는 우

리가 살아가면서 남을 돕고, 내 나라와 스스로에게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는지 지켜

봐야알수있을것같다. 이세상은힘있는자들이힘없는자들위에군림하여돌아가

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를 이루어가는 세상이지 않을까. 그리

고그런세상이야말로참세상이라말할수있지않을까.

8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백발과파란눈그리고우리의손길 85

동상

수상작

중등부

의 모든 면에서 기대를 가지고 있을 1학년의 선택치고는 대단하

다고생각했다.

맛있는음식을먹거나기념품을나눠갖는것이당장내입과

눈을 즐겁게 하겠지만 어쩌면 남을 돕기 위해 그 돈을 기부했다

는 점에서 다른 누구보다 더 뜻 깊게 상금을 쓴 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그 돈을 기부한 당사자들도 다른 어떤 반

보다 더 배부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구촌이라는 말

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당장은 나만, 우리만, 우리나라만 잘살면 될 것 같지만 실 뭉치

처럼 엉켜 있는 나라들 속에서 조금 살 만한 우리나라가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를 돕는

것또한좋은일일것이라고생각했다. 어차피세상은혼자살아가는것이아니기때문

이니말이다. 그렇게서로합동해서얻은고진감래와같은상금의절반도넘는돈을기

부했다는 점에서 나보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천 원, 이천 원도 쉽게 기부하지 못하는 내

가본받을점이라고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삼성, 현대 같은 대그룹은 실제로 외국에 학교시설과 전기 공급시설

등을 지어주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우리나라에도 부

족한 시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거나 찾아서 도와주지!’라고 생각했던 나지만 속으

로는자랑스러웠다.

또 몇 년 사이 훌쩍 커버린 초등학생의 키처럼 우리나라 시민들의 의식도 넓어지

고 높아져서 이제는‘나만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지’보다는 뒤도 돌아볼 줄 알고, 남

을 도울 줄도 안다는 점에서 더 자랑스럽다. 아무리 예전보다 인심이 사나워졌다 하더

라도“어렵다! 어렵다!”하면서 모금함 안으로 들어가는 우리네 소박한 천 원짜리 한

장은 아직 인심이 사나워지진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 번에 많은 돈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정과 사랑이 그리고 소망이 담긴 소박한

인연을꾸준히이어갈수있는월드비전이라는것도생겼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광복 이후에도 미국의 압박과 간섭 속에서 고

달프고 아픈 시간을 보내며 살아왔다. 비록 지금도 남과 북으로 나눠져 내 자식, 내 혈

육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여러 나라의 지적 속에서도 당당히 세계 속에

자리매김한 우리나라다. 6·25전쟁에서도‘우리가 하겠다’라는 자립심보다는 미국의

힘을 빌려 일을 해결하고, 북의 공산주의 세력을 섣불리 끝맺음하려 했다. 또 그 시절

Page 4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인도네시아 이곳저곳에서도 불행한 일을 당한 이웃들을 돕자는 현수막

이나 성금을 모금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엄청난 재해를

겪고 고통당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을 돕는 한국 사람들을 통해 한국의 위상과

따뜻함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근무하고

계신 KOICA 직원 분들께서 그들을 돕기 위해 많이 애쓰고 계시다는 말을 듣

고무척뿌듯했다.

엄마의 후배 중 KOICA 부소장님이 계신데 현재 이곳 인도네시아에 계신

KOICA 직원들은 총 네 분이며 그분들이 밤늦게까지 구호물자를 보내느라 공

항에서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도 듣고 한국에서 파견된 열아홉 명의 협력단원

도힘을보태서잘마무리하고무사히귀환하셨다는이야기를들었다.

예전에 비해 현지인들의 한국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다 이분들의 숨겨진

노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이 한국국제학

교에 다니는 것과 달리 현지 사립학교에 다니는 나는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많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아이들은 아무래도 내가 외

국인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나라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단일민족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애국심이부족한편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친구들도

자신의 국가에 대해 그다지 관심

이 없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다. 내가 한국에 대해 굉장한 자

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친

구들은 신기해한다. 그런 아이들

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대

해 잘 모르고 일본에 대해서만 관

심이 많았는데 내가 학교를 옮겨

족자카르타대지진부터므라피화산폭발까지 87

동상

수상작

중등부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한국 교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

을 경악하게 할 만한 큰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족자카르타 대지진

과 므라피 화산 폭발이다. 안 그래도 계속 언론에서 조만간 족자카르타에

큰 지진이 일어날 것이며 그 여파로 므라피 화산 폭발이 우려된다고 떠들어

대서우리모두를불안하게만들더니기어코일이터지고야말았다.

몇 년 전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아체 지역의 참상이 기억에서 채 사라지

기도 전에 우리에게 전해진 족자카르타 지진 소식은 충격이었고, 텔레비전

과신문을통해본족자카르타의모습은처참했다. 내가수학여행때가본프

람바난 사원도 큰 피해를 당해 안타까웠고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삶의터전을잃고망연자실해있는이재민들을보며나는할말을잃었다.

한국에서도 우리의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왔다. 이런 모습

을 보며 나는 우리 가족이 사는 자카르타도 언제, 어떻게 지진 피해를 입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더 무서워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들을 위해 내

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마침 우리 학교에서 성금

과 옷, 식량 등을 모아 족자카르타에 보낸다고 해서 안 입는 옷가지들을 모

아전달하고교회에서구호헌금도하고또슈퍼에서물건을사고남은돈을

모두이재민들돕는데쓰는등여러활동을했다.

8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동상수상작 중등부

족자카르타대지진부터므라피화산폭발까지

이윤

인도네시아Bina Nusantara 8학년D반

Page 4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여 국제사회에 큰 도움을 주고 단시간

내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것같이 다른 나라에 그 본보기가 되며, 아울러

인도네시아도 하루빨리 재난을 극복하고 나라의 힘을 키워 우리나라처럼 다

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내 친구들 중에서도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하고 위대한 인물이 많이 나와서 인도네시아를

선진국의길로이끌어가기를진심으로바란다.

족자카르타대지진부터므라피화산폭발까지 89

동상

수상작

중등부

오고 또한 이 나라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이 높아져서

나에게 매일 한국에 대한

질문을 하고 드라마 대장금

에 나오는‘오나라 오나라’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를

부를 때“마마님”이라고 불

러폭소를자아내기도했다.

또 월드컵 때도 우리나라를 응원하고 토고를 이겼을 때는 축하해주는 친

구들이 있어서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부각되기까지 한때는 타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힘겨

운 시절도 있었지만,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나라의 힘을 키워 이제는 우리보

다 어려운 나라를 돕게 된 것을 생각할 때 나는 한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긍

지를느낀다.

8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4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타국에서, 그것도 풍요롭고 자유롭지 못한, 말 그대로 개발도상국에서 봉

사활동을 하라고 한다면 지금의 나는 단연코 거절할 것이다. 고향을 떠나기

도 싫고 아직 어리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도 개발도상국에

서 헌신하고 계실 많은 해외봉사단원들과 의료단원들은 힘든 일임을 잘 알면

서도 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일까? 나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내 질문에 답장을 보내온 선생님의 메일을 읽고는 가슴으로 이해할

수있었다.

“선생님은 무언가를 바라거나 원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란다. 은희야,

한번 가슴으로 느껴보렴. 지금 살아 숨쉬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의 숨소리를.

은희야, 한번생각해보렴. 가슴속으로느껴지는숨소리가어떤것인지…….”

이 메일을 읽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은 나에

게 어떤 깨달음을 주려고 메일을 보낸 것일까?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나

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 91

동상

수상작

중등부

내가 다니던 교회에는 나를 가르쳐주시던 중등부 선생님이 한 분 계셨

는데 그 선생님께서는 피아노를 전공하신 분이셨다. 선생님께서는 외국에

가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며 봉사하고 싶다고 항상 입버릇처럼

말 하시곤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봉사활동

을 위해 태국으로 가게 되셨다는 소식을 접했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리

가놀란것은단지선생님께서태국으로가시기때문만이아니라몇만분의

일의확률로뽑힌다는외국봉사활동단체에뽑히신것때문이었다.

항상 외국에 가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 하셨던

선생님의 소망 덕분이었을까? 마침내 선생님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얼마 지

나지 않아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셨다. 태국에 계신 선생님

과 나는 자주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선생님은 고향이 매우 그립다고 하셨다.

하지만끝에는항상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고덧붙이셨다.

고향이 그립지만 그곳의 아이들과 동료들을 떠올리면 발걸음이 떨어지

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주며 가르친 아이들 때문인

지, 힘든 타국에서의 동거생활로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동료들 때문인지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리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나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깨달

았고그래서더욱더노력하고있다고말 하셨다.

9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동상수상작 중등부

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

전은희

대전변동중학교3학년 8반

Page 4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나는 아직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도움을 준 적이 없다. 해외에도

나가본 적이 없고 그다지 많은 봉사활동을 하지도 않았지만 언젠가 나에게

기회가주어진다면해외에서봉사활동을해보고싶다.

어떻게 그런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요, 학교 봉사활동 20시간도 채우기 힘

든데, 라며 불평불만을 토로했던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해외라는 큰 시

장, 소외된 세계 곳곳 개발도상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사랑하고 아끼는

아주 훌륭한 자원봉사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노력할 것이다. 해외의

큰무대를내가누릴수있게되기를…….

고향이그리워도그래도참는다 93

동상

수상작

중등부

9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만의 답을 내렸고 이 답은 가르

쳐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답을 찾는 과정이 그 메일의 진

실된 답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

기때문이다.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

의 행복을 위하여 또 타인의 미

래를 위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그 일에 투자

하는 선생님과 여러 해외봉사단

원들의 땀방울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만 같다. 고향을 떠나

왔고, 가족을 떠나왔지만 그곳의 아이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돌보며 한편으로

는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보살피고 아껴주며 사랑해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자랑스럽다.

Page 4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묵은빚을갚기위한우리의노력

동상수상작 고등부

삼촌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대학교 2학년인 삼촌은 아프리카로 자원봉

사를갔다가지난달에돌아와지금은우리집에서지내고있다.

“삼촌, 뭐보고있는거예요?”

심각한표정으로텔레비전을보고있던삼촌이고개를들었다.

“아, 정은이구나.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야. 그래, 이건 너

한테도무척유익할테니같이보자.”

나는소파에앉아서텔레비전을보았다. 태양이뜨겁게작열하는화면속

아프리카는 보기만 해도 땀이 날 것 같았다. 너무 굶어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 병에 걸렸는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많은 환자들, 내전으로 인해

많이 죽고 다친 사람들 등 아프리카의 상황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심각하

고 처참했다. 다큐멘터리가 끝난 후에도 나는 자리를 뜨지 못하고 멍하니 있

었다.

“무척불쌍한사람들이지? 그래도저건일부분만보여준것뿐이야.”

“일부분이라고요? 저런 고난이 겨우 일부분일 뿐이라니……. 삼촌, 그럼

실제로는더심각하다는거예요? 그런상황에서도사람이살수있어요?”

“바로 그래서 문제가 된다는 거야. 아프리카에는, 이 프로그램에도 나온

것처럼 식량이 너무 모자라서 굶어 죽는 사람이 무척 많아. 게다가 말라리아,

매독, 에이즈 등의 병으로 제대로 치료 한 번 못 받고 죽는 사람들도 많지. 그

래서 KOICA를 비롯한 여러 봉사단체에서 기부금이나 물품을 주기도 하고 국

가적으로 경제적인 원조를 해준단다. 옛날 한국전쟁 후에 우리나라가 유네스

코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서 도움을 받은 것과

같은 거야. 물론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의 나라들

외에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을 도와주고 있지. 하

지만 그들은 여전히 인간다운 생활을 하지 못하

고있어. 정은이도생각해보렴. 우리도과거에많

은 나라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처지에서 벗어나 오늘날처럼 잘살 수 있게 된 거

란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들

을도울책임아니, 의무가있는거야.”

정은이에게,

안녕, 정은아. 나 제니야. 정말 오랜만에 보내는 편지지? 나 지난주에 한국에

갔었어. 그리고 오늘 미국에 도착했어. 너한테도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한국

에 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달라서 놀랐어. 미국에서는 한국이

우리나라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단다. 그래서 도착하

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조금 초라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미국 못지않게 대단한 나라더라. 한국전쟁으로 아주 가난한 나라 다고 들

었는데, 이렇게나성장하다니정말놀라웠어. 아! 나다음주에네팔로자원봉

사가기로했어. 돌아오면더얘기해줄게.

– 제니

미국인 펜팔 친구인 제니에게 온 이메일을 보고서 나는 무척 흐뭇했다.

외국인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나는 무척 자

랑스러웠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게 가혹한 수탈을 당해 지독

한 가난을 겪었고 곧이어 닥친 한국전쟁으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처럼

무참히 파괴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우방의 도움으로 우리나

라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개발도상국들을 도와줄 정도로

부유한 나라로 성장했다. 제니에게 간단하게 답장을 보내고 거실로 나오니

9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묵은빚을갚기위한우리의노력 95

동상

수상작

고등부

박정은

대전둔원고등학교2학년6반

Page 5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먹을수있는큰돈이야. 너도방금봤지? 난민들은한끼식사도제대로하기가

힘들어. 또 날이 덥다고 아무 생각 없이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400원으로도 난

민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단다. 400원이면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거

든.”

나는 이때까지 자원봉사활동이나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은 대단히 큰 단

체나 훌륭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처럼 평범한

여고생도단돈100원을아껴서그들에게한끼식사를대접할수있고, 400원을

아껴서 그들의 생명을 살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100원도 아끼고 또 아껴서

굶주리고헐벗은지구촌이웃들을살려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삼촌 말대로 그들을 돕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대단한 일도 아니다. 어

느 곳에나 놓여 있는 사랑의 저금통에 동전을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21세

기는세계화, 국제화 시대의도래로 지구가 하나의 마을, 지구촌을 이루게 되었

고전세계사람들은이제지구라는하나의마을속에서함께살고있는이웃이

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을 도와 함께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앞장서고있는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우리나라는 책임과 의무를 빚으로 지고

있다. 56년 전 우리가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그 은혜를 세계의 곳곳을

누비며 갚아야 한다. 삼촌 말대로 나는 이제부터 100원씩 아껴서, 그리고 군것

질할 돈을 차근차근 모아서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누어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삼촌처럼 자원봉사를 하러 가야겠다. 그것이 50여 년 전

우리가받은여러나라의도움을조금이라도갚는작은행위인것이다.

9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묵은빚을갚기위한우리의노력 97

동상

수상작

고등부

삼촌의 말을 들어보니 나는 이제까지 우리나라만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제니에게서 우리나라가 많이 성

장했다는 말을 듣고 흐뭇해하기만 했다. 가끔 관공서 민원실이나 은행에 가

면 난민들을 돕기 위해 사랑의 저금통이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되고, 학교에서

도 1년에 서너 번씩 사랑의 저금통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보아왔

다. 하지만 기부를 하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왜 우리가 우리 돈을 그

들에게 공짜로 갖다줘야 하는가’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이렇게 생각한 내

가 부끄러워졌다. 우리나라도 그런 식으로 도움을 받아서 지금 내가 이렇게

풍요로운삶을누릴수있게된것인데……. 나는삼촌이무척멋있게보 다.

제니도네팔로자원봉사를하러간다고한사실이무척멋있고부러웠다.

“삼촌, 요 앞 은행에서 난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을 하고 있는데요. 나 오

늘부터거기에다매일매일오백원씩넣고올래요.”

“하하하, 정은아. 기특한 생각이야. 하지만 너도 지갑 사정이 있는데 며

칠이나 할 수 있겠니? 애써 많이 넣으려고 할 필요 없이 은행에 갈 일이 있을

때단돈100원이라도넣으면그사람들에게는무척큰도움이될거야.”

“겨우100원?”

순간삼촌이너무한다는생각이들었다.

“겨우 100원이 무슨 도움이 된다구……. 요즘엔 우리나라에서도 100원

갖고는문구점불량식품도사먹기힘들다구요.”

내가이렇게말하자삼촌은사뭇진지한표정을지으며말했다.

“그렇지 않아. 비록 너한테는 하찮은 100원이지만 난민들에게는 한 끼를

Page 5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게 되었다. 그 대상 국가는 다름 아닌 베트남. 아무리 외국 경험이 많은 나라고 해

도 처음으로 해외 거주를 하는 것인데, 선진국도 아닌 저개발국가에 가서 산다는

것은약간꺼려졌다. 한가지라도더배울수있는사회문화를갖춘선진국으로가

서 눈높이를 높여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나라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후진국에

가서도대체무엇을배울수있을지몰랐기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거주하게 된 베트남 제1의 경제도시 호치민은 내 상상 속 오지 베

트남과 180도 달랐다. 물론 도시의 환경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 후진국이라

는 한계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베트남은 이제 저개발국가보다는 개발도상국이라

는 호칭이 더 적합할 것 같았다. 처음에 예상했던 후진국 거주가 가져올 어떠한 불

편도 나타나지 않았다. 호치민 시내를 관광하고 경험할 때도 거리, 식당가, 쇼핑몰

등이 워낙 발달해 있어서 나는 그것이 베트남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

지못한채이곳을‘살기좋은나라’라고여기며생활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메콩 강 근처로 소풍을 가게 되었다.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도시를 떠나 지방을 경험하는지라 기대와 설렘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버스가 막 호치민을 벗어났을 무렵, 창밖엔 평소 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졌다. 도

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텔레비전에서나 보았던 열대 지방 특유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비포장도로로 인해 심하게 덜컹거리는 차를 타고 야자나무

와 바나나나무가 우거진 창밖 경치를 보는 내내 호치민만으로 베트남 전체를 평가

한나자신이너무나한심했다.

게다가 메콩 강변에 도착했을

때 받은 문화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없었다. 비위생적인거주환경과

더불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한

여자아이가 맨발로 무엇이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는 땅을 밟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베트남의 지역 불균형

적 개발의 실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한쪽에는 고작 네다섯 살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99

동상

수상작

고등부

“헹갑라이! 누님! 헹갑라이!”

‘see you again’이라는 뜻의 인사를 하며‘야오’는 계속 우리 버스

를 뒤따라왔다. 보람과 아쉬움을 남긴 채로 사랑의 집짓기는 그렇게

막을내렸다. 내년에도반드시다시올것을다짐하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베트남은 1인당 GDP가 130달러에 불과한 저개발

국 중 하나다. 나라의 지역 특성상 기나긴 항쟁의 역사를 가져왔으며 처절한

전쟁을 거쳐 결국 독립과 통일을 달성한 나라. 그러나 통일 직후 전쟁후유증

에 시달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국력을 기울 기에, 경제의 효율적인 운

을 하지 못해서 아직까지도 소위 후진국이라 불리며 저개발국으로 남아

있는상태다.

불과50년전만해도우리나라는한국전쟁과분단의혼란속에서저개발

국 수준에 그쳤던, 외국에서 공급해주는 구호물자에 국민의 생존을 의지한

채로 살던 나라 다. 그러나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어느새 개발도상국의 수

준도뛰어넘어세계강대국들과어깨를견주는선진국으로성장하고있다.

이렇듯 나는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히 여

기며 안정적이고 편안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해외 근무로 우리 가족은 한국을 떠나 해외로 나가 살

9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동상수상작 고등부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이신애

중국상해한국고등학교3학년1반

Page 5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는 4년, 6년 길게는 12년까지 살아온 아이들이 많아, 집짓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인

들과 대화하며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데 제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커

다란 봉사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의 집짓기’참가 학

생들과 선생님들께서는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작년 선배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토대로, 더욱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준비

했다.

어느덧 출발 당일이 되었다. 호치민 한국 학교 학생들은 2박 3일간 VinLong에

서 성심성의껏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돌아오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진 선서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워낙 미개발된 지역이라 그런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낙후된

도로 때문에 멀미를 하는 친구들이 그치질 않았고, 휴게소가 있을 리도 만무해 화

장실을찾는어려움도있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VinLong에서 머물 숙소에 도착하자‘사랑의 집

짓기’봉사단원들은 굳은 결의를 되살리며 우리를 맞아주시는 선교사님께 인사를

했다. 빨리 집 없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러 가고 싶었으나 날이 벌써 어둑

어둑해지고 있어서 우리는 조별로 모여 가져온 물품들을 정비했다. 저녁식사 후에

는선교사님께좋은말 을들을수있었다.

둘째 날. 동이 터오는 새벽부터 아침밥을 먹고 집을 지어줄 지역으로 출발했

다. VinLong에서도 1시간가량 더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곳은

여태껏 내가 봐온 베트남의 어떤 마을보다도 열대나무가 우거진 림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는 우리를 선교사님

께서는 이곳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에 먼저 데리고 가셨다. 맙소사. 태어나서 그런

집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곳을 집이라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거의 자연환경에 그대로 노출된, 집이라기보다는 그저 약간의 공

간일 뿐이었다. 거적때기 몇 개가 바닥에 뒹굴고 있을 뿐 별다른 생활용품도 보이

지않았다.

그곳에는 젊은 부부가 세 아이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막내가 태어난 지 한 달

도 채 안 됐다며 아기 엄마는 곤히 자는 아이를 안고 해맑게 웃었다. 해맑게 웃는

아이 엄마와 달리 우리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아무리 베트남을 저개발국이라고 하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101

동상

수상작

고등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원 달러, 원 달러”

라고 연신 외치며 바나나 나뭇잎으로 만든 무

언가를 팔고 있었다. 얼굴에는 땟국이 잔뜩 낀

채 계속 달라붙는 파리를 쫓으며 물건을 사달

라고 애원하는 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이 고작 1달러를 주고 바나나 나뭇잎 장난감을

사주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렇게 낙후 지역에 대한 충격과 아쉬움이 가슴 깊이 자리 잡은 채 어느덧 베

트남 생활도 1년이 지났다. 베트남 문화와 언어가 제법 익숙해질 무렵, 학교에서는

‘사랑의 집짓기’라는 봉사활동을 주최했다. 봉사활동의 주 내용은 베트남 빈민들

에게 집을 지어주는 것. 이와 더불어 풍물과 태권도 같은 한국의 문화도 알리자는

취지가 담겨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낙후 지역 현지인들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진 채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던 나 자신이 한심했었는데, 학교

에서 만들어준 봉사의 기회가 너무 반가웠다. 게다가 나는 중학교 때부터 현 학교

까지 활동해온 풍물이라는 특기가 있어서 작은 재능이나마 한국을 대표하여 현지

인들에게가르쳐줄수있다는사실이더할나위없이기뻤다.

봉사활동 지역은 호치민에서 5시간가량 떨어진 VinLong이라는 마을이었다.

우리 학교와 그곳에 살고 계신 한국인 선교사님이 함께 추진하여, 몇 년 전부터 해

마다 한 번씩 한국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사랑의 집짓기’를 열고 있다고 한다. 사

실 이‘사랑의 집짓기’는 VinLong에 계신 선교사님께서 한국에 있는 해외봉사단

원을 겨냥해 만드신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정기적으로 한국에서 봉사단원들이

활동을하고간다고한다. 그런데이러한큰봉사의기회를일년에한번이나마한

국 학교 학생들에게 준다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었다. 아직 고등학생인 우

리들이집을짓는다는것자체가불가능해보 기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지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생활과 문화 그리고 무엇

보다 베트남어에 능통해 한국에서 온 해외봉사단원들보다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로, 나는 베트남에 1년 남짓 살았지만 친구들 중에

10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5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하게 웃었다. 피부색과 생김새 모두 다른 우리들이었지만 마음만은 서로 통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뿌듯함을 만끽하고 있는데 집을 지을 때부터 옆에서 철사를 집어주고

바나나 나뭇잎을 가져다주던 동네 꼬마들이 같이 놀자며 졸라왔다. 우리는 이때다

싶어 준비해온 풍선을 꺼내 아이들에게 불어주었다. 낯선 장난감이어서 그런지 처

음에는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이내 서로 자신의 풍선이 더 예쁘다고 자랑하

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쪽에서는 미술 전공을 하는 친구들이 베트남 아이들의 얼

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해주고 있었다. 피카추를 그려달라며 소리치는 아이들의 모

습이 너무 귀여웠다. 한 아이는 그려달라고 했던 곰이 생각보다 이상하자 끝내 울

음을터트리기도했다.

지도교사로 함께 오신 한국 학교 초등부 선생님께서는 간단한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주셨다. 한국 동요의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신나게 불

다. 한쪽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얼음 땡을 가르쳐줘서, 베트남 아이들이 특유의

발음으로“어룸!”하고 뛰노는 게 인상 깊었다. 서로 다른 국적을 가졌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우리는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정신없이 아이들과 웃

고 떠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해맑게 웃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자꾸 눈에 밟히

는 가슴 아픈 부분이 있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신발을 신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

다. 물론 그것이 이 마을의 보편적 문화일 수도 있겠지만, 네 살 정도 된 여자아이

를안았을때만져본발바닥에단단히잡힌굳은살은내마음을아프게했다.

오늘 집짓기 현장에서 활동하는 내내 유난히 나를 잘 따르던‘야오’라는 이름

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옆에서 계속 철사를 집어주며 집짓기가 빨리 진행되도록

도와준 아이 는데, 언제부턴가 그 아이가 나를“누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

디서 그런 한국어를 배웠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야오가 내 친구에게 한국어

로 좋아하는 누나를 부를 때 어떻게 부르는지 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친구는 고

민 끝에‘누님’을 알려줬다고. 아마도 야오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베트남꼬마친구일것같다.

그렇게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모두들 녹초가 되어

침대 위로 쓰러졌다. 집을 지을 땐 더운 날씨 때문에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지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103

동상

수상작

고등부

지만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열악한 환경이 눈앞

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나는 무엇보다 갓

태어난 면역성 없는 아기가 이런 환경에서 건강

하게 자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선교사님께

서는 우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자각시켜 주셨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집

다운 집을 지어 생활의 요소 중 하나인‘거주

지’를선사해주는게우리의임무 다.

오늘 우리가 지을 집은 세 채. 사랑의 집짓기 봉사단원들은 10명씩 6조로 나뉘

어져 있으므로 두 조가 한 채씩 맡아서 짓기로 했다. 내가 속한 조가 맡은 집터로

가보니 벌써 집의 뼈대와 지붕이 만들어져 있었다. 선교사님께서 며칠 전 한국에

서 온 봉사단원들이 여기까지 만들어놓고 돌아갔다며 우리들은 벽을 엮어 완성하

면 된다고 하셨다. 집을 어떻게 짓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앞서 다녀간 봉사단원

들덕분에수월하게완성할수있었다.

처음에는‘사랑의 집짓기’라고 해서 벽돌을 쌓아올리는 모습을 제일 먼저 떠

올렸는데, 실제로는전혀다른방법으로지었다. 일명‘자연친화적거주지’라고해

서 대나무와 바나나 나뭇잎 등 이곳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자연 재료를 사

용하여 집의 뼈대부터 지붕, 벽까지 99퍼센트 천연 재료로 지었다. 우리들은 먼저

대나무를 길고 얇게 쪼개 기둥과 기둥 사이에 가로로 묶었다. 거기에 바나나 나뭇

잎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철사를 이용해 비가 새지 않도록 촘촘히 엮으면 끝. 20명

조원모두가동시에달라붙어여러번반복하니금세집이완성되었다.

현지인들도 우리와 함께 힘을 모아 집을 지었다. 사실, 집짓는 기술은 현지인

들이 월등히 뛰어나 우리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생각보다 빨리 끝내기는 했

지만 직접 집을 지어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 베트남 사람들이 이렇게 주

변에 흔한 재료를 두고도 집을 짓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 봉사단원들은 열

대 지방 특유의 무더위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바나나 나뭇잎을 엮으며 벽을 만들

었다. 우리 조의 집이 다 완성되었을 때의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함께

완성한 집을 보면서 베트남 사람들과 한국 학교 학생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환

10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5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도추셨다. 여유가좀더있었다면함께풍물을배우는시간을가질수도있었을텐

데, 하는아쉬움이생겼다.

이제떠나야할시간이왔다. 마을주민들의배웅속에호치민으로가는버스에

오르려는순간, 저멀리서특유의“누님!”하는소리가들려왔다. 나는분명어제와

는다른지역에서활동했는데어떻게알았는지야오가찾아온것이다. 버스를타려

는 나를 붙잡고 야오는 무언가를 내 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바나나 나뭇잎

으로만든장난감이었다. 야오는꼭다시만나자며연신“헹갑라이”를외쳤다.

사랑의 집짓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힘들기도 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진정한 봉사를 했다는 생각에 19년 인생 중 가장 사람답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2박 3일이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또한 이렇게 외국의 도움을 받았

을 텐데 저개발국,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자랑스러

웠다.

지금도 첫째 날 저녁, 선교사님께서 해주시던 말 이 귓가에 맴돈다.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베트남 빈민들에게 보금자리를 선물해줘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

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은 분명 2박 3일의 일정을 마친 후 피곤에 지친 몸을 갖게

되겠지만 그만큼 보람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꼭 기억하고

명심해주십시오. 2박 3일의 일정이 끝났다고 해서 여러분의 봉사활동도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보다 힘든 삶을 사는 사람

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습니다. 몸으로 할 수 있다면 몸으로, 능력으로 할 수 있다

면 능력으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봉사입니다. 여러분처럼 베트

남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봉사할 수도 있지만 이곳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가서도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언제나 대기하고 있는 성금 모금용 전

화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의 한 통화가 그들에게는 하루 식량이요, 생활비입니

다. 부디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베트남 같은 가난한 나라를 위해 봉

사하는대한민국의국민이되길바랍니다.”

림속에지어진사랑의집 105

동상

수상작

고등부

만 완성한 후에는 뿌듯함을 느꼈고 아이들과 놀 땐 순수한 즐거움을 느꼈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만은 보람과 기쁨으로 날아갈 듯한 기분. 이것이 진정한 봉사구나,

하는생각을하며잠이들었다.

마지막 날인 셋째 날 아침, 어제의 활동으로 피곤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봉사하자는 다짐을 하며 오늘의 집터로 향했다. 오늘 가는 곳은 어제

보다도더낙후된지역으로, 버스를타고간후배를갈아타고들어가야했다. 이곳

에서는 집을 완성한 후 현지인들에게 증정식도 가질 계획이어서 필요한 물건들을

옮기느라 더 힘들었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집 앞을 지나칠 때마다“씬짜오~”하며

안녕이라고 인사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힘을 냈다. 오늘도 어제처럼 벽을 엮어서

집을 완성시켰다. 그런데 옆 조는 지붕이 완성되어 있지 않은 집을 짓게 되어 우리

조보다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그 집은 막판에 40명이 붙어 완성

하는희극이벌어지기도했다.

한편으로는 고등부 선생님께서 완성된 집 안을 함께 청소하고 마무리하던 중,

현지인들에게는 생명과 같은 생활필수품 식기들을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릴 뻔했던

해프닝이 있었다. 그 가족에게는 정말 죄송했지만 사실 우리 눈에는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베트남 빈민들의 생활수준과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

꼈던사건이었다.

호치민한국학교사랑의집짓기봉사단이계획한여섯채의집이모두완성되

자 우리 일행과 현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증정식을 가졌다.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된 여섯 가정은 마을 주민들의 축하 속에 집과 간단한 생활용품을 받았다. 이번 사

랑의 집짓기에서는 한국의 기업에서 학교를 통해 후원해주는 생활용품도 꽤 있어

서 넉넉한 물건을 기증하는 우리도, 그것을 받는 베트남 사람들도 모두 즐거운 마

음이었다. 특히태어난지한달밖에되지않은아기가있는집에는호치민시한국

교민들이 기증한 물품 중 많은 아기용품을 증정했는데, 그 옷과 신발로 갓난아기

가 이제는 조금이라도 외부에 덜 노출되어 건강하게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증정식 마지막에는 우리 풍물 부원들이 간단한 공연을 했다. 낯선 한국의 문

화지만 흥겨운 가락은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와 닿았는지 한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

10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5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나의 꿈은 약사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입김이 강하게 작

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약사라는 직업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아프리카에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는 이제 겨우 13~14세인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 “에이즈에 걸리면 얼마 동안이라도

살 수 있지만, 오늘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은 당장 내일

죽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은, 이렇게 몸을 팔아서 번 돈으

로가족을부양하며하루하루를살아가야만한다.

현대의학으로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지만 그 약을 사용

할사람들은대부분제3세계사람들이기 때문에돈벌이가되

지 않아서 계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나는 그 아이들을 위해 약학을 배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흔하다는, 약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

들을기억할것이다.

나에게는 약사가 되어서 죽어가는 그들을 살릴 꿈이 있

지만,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일부

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먼저 할 일은 나의 정체성에 대

해 아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란 존재는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서는 남을 도와줄 수 없다. 한 가족의

일원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갖겠다. 진정으

로 나에 대해서 알 때, 남과 다름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있을것이다.

먼저 나에 대해서 안 뒤, 외국인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

각을 바꿔야 하겠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

들은 많은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종

종 그들을 볼 수 있다. 그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일은 작지

만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집 주변에는 베트남, 중국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말소리를 들으면서 이질감을 갖기도

나의꿈 107

동상

수상작

고등부

얼마전유니세프친선대사인구로야나기테츠코씨의《토토의눈물》이

라는 책을 읽었다. 순수하지만 고통 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볼 때의 슬픔이

아직도 내 가슴에 응어리진 채 남아 있다. 3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물

을 길어다 팔면서 고작 2,000원을 받는 아이, 어른들이 벌인 전쟁의 상처로

평생을 불구자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 몸을 팔면서 버는 400원으로 생계를

연명해야 하는 아이 등. 그녀는 이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를 직접 방문해

서 사람들에게 사랑의 힘을 전달했다. 그녀 한 사람의 힘으로 많은 사람들

에게 힘을 주고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어

떤이에게는큰 향을끼칠수있다는사실을깨달았다.

지구촌 60억 명 중 40억 명이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이 중 10

억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매일 4만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과

양실조로 죽어가고, 2억 명의 어린이가 양부족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촌의 63억 인구를 100명으로 가정했을 때, 50명은 양

실조로 고통 받고 있고, 1명은 굶어 죽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그리고 1

명이 대학 교육을 받고 있고, 또 1명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을 쓰는 나는 이러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전 세계 20억 인구보다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나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크구나, 하는생각을했다.

10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동상수상작 고등부

나의꿈

황정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9반

Page 5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나라에 따라, 가지고 있는 재산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다른 오늘날의 현

실이 많이 안타깝다. 그리고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이 실감나기도 한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지금은 학생으로서, 미래에는 약사로서 그들

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겠다. 내가 지금

남을 위한 이 한 발을 내딛을 때, 진정으로 함께 잘사는 인류사회를 위한 나의

노력이시작되는것이라고믿는다.

나의꿈 109

동상

수상작

고등부

했지만,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의식

을가져야겠다.

몇 년 전, 가족여행으로 필리핀에 간 적이

있다. 멋있는 자연경관을 구경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신호에만 멈춰서면 아이를

한 명씩 안은 아주머니들이 벌 떼같이 달려들

었다. 1달러만 달라고 구걸하는 것이었다. 저

러면 위험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데 여행안

내원이 말하길, 이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연

명한단다. 그리고 설사 위험해서 죽는다 하더

라도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통사

고로 죽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필리핀에서는 사람의 목숨이 우리나라처럼

가치있는것이아니기때문이란다.

10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지구촌배우기

에이즈는 HIV 바이러스로 인해 인체 내 면역이 떨어져서 각종 면역결핍현상으로 사망하게 되는

질환이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2006년 현재 3,950만 명이 에이즈 보균자로

나타났다. 이들 중 3,720만 명이 성인이며 230만 명이 15세 이하의 소아이다.

또 한해 약 430만 명이 새롭게 에이즈에 감염되며 그 중 53만 명이 15세 이하라고 한다.

2006년에만 약 290만 명이 에이즈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오늘날 에이즈에 감염된 성인과 소아의 63퍼센트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며 에이즈로 인한 사망의 34퍼센트는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구촌의 에이즈 보균자 현황은?

Page 5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김가 _ KOICA와함께해요●초등부박준아_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초등부박지우_ 하나되는그날까지●초등부박효빈 _ 사랑은주기전에는사랑이아닙니다●초등부조현재_ 더불어살아가는지구촌

●중등부김혜정_ 뻥뚫린세계지도●중등부윤지혜_ 이제는실천해야한다●중등부이유 _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단어, 관심●중등부황윤하_ 도움의경계선을찾아서●중등부황정윤_ 아름다운세상을보여주는일

●고등부김하은_ 한국은베이스캠프,전세계가우리의무대입니다

●고등부오세희_ 작은관심과사랑을모아큰희망으로●고등부원종진_ 재앙의언덕을넘는손길●고등부이경은_ 세계화와청소년의자세에관하여●고등부최원 _ 행복이라는빚

장려상수상작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5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학교 선생님께서는 KBS에서 방송된‘취재파일4321’이라는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보여주셨다. 올해 1월에 방송된 것인데 네팔의 생활모습을 소개한

것이다. 아시아는 발전의 속도는 빠르지만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이 많은

땅이다. 그 중에서도 네팔과 방 라데시가 그렇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일컬

어지는네팔은80퍼센트의국민이절대빈곤에시달리고있다.

네팔의 박타풀 지역에는 농촌이지만 거대한 벽돌공장이 있다. 농한기 6

개월 동안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받는 돈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 살

아야 한다. 검게 그을린 얼굴의 한 소년은 학교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유는 여기서 벽돌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18세

어느 청년은 을 전혀 읽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2학년까지 다니다가 그만두

었기때문이다.

우리나라도 6·25전쟁 당시에 외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얼마 전 읽

은 만화책에는 옥수수 가루나 옥수수 죽, 옥수수 빵 등을 지원받았다는 내용

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 그때 받은 도움을 갚는 것이다. KOICA로 인해 도움

을받은사람또한다시우리한국에게도움을줄것이다.

오늘도 점심시간이 되었다.

학교에서 단체급식을 하는 우리

학교는 점심시간만 되면 선생님의

잔소리를 듣는다. 바로 학생들의

식사태도 때문이다. 반찬에 따라

밥을 남기기도 하고 처음부터 받

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선

생님이 식사태도를 검사하지만 학

생들은 학교 급식을 대부분 싫어

한다. 2교시가 끝나면 우리는 모

두 우유를 먹는다. 학생들은 초코

우유는 먹지만 흰 우유는 먹으려

고 하지 않는다. 나는 파키스탄 어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다.

우리 가족은 CNN 방송에서 나오는 처참한 모습을 보고 모두 놀라고 말았

다. 바로 파키스탄의 지진과 사태 때문이었다. 파키스탄의 산골 마을에서

발생한 지진과 사태는 마을 전체를 삼켜버렸다. 수많은 사람이 갑자기 닥

친 재앙으로 집을 잃었다. 이재민들은 먹고 입을 것도 없이 길가에 앉아 있

었다.

어떤 아이는 눈병에 걸렸는지 눈에 딱지가 붙어 있었고, 어떤 아이는 추

워서 양초에 발을 녹이고 있었다. 밤이 되자 그곳 부녀자들과 아이들이 천

막으로 들어가 이불도 없이 잠을 자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하여 지구

촌의여러나라사람들은어떤일을하고있을까?

나는 한국의 KOICA에서 하는 일이 아주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아픈

아이들과 불행한 사람들에게 치료를 해주고 우리의 지식과 기술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즉, KOICA에서 이런 불행한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

도록도와준것이다.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KOICA에서 한 일들을

알게 된 후로는 우리의 훌륭한 지식, 기술 등을 가난한 나라에 전해주고 그

곳의아이들에게많은것들을가르쳐주고싶어졌다.

11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KOICA와함께해요 113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장려상수상작 초등부

KOICA와함께해요

김가

포항포항제철서초등학교6학년1반

Page 5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린이들의고통을생각하며우리가반성할점을생각해보았다.

함께하는 아시아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용돈 아끼기, 학용품 모으기, 남는

옷 모아서 보내주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학교에

서어린이회를통하여단체로하면더욱좋을것이다.

난 지금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한국인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곧 이곳을

떠나 훌륭한 봉사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몸이 아픈 아이들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아이들모두의상처를따뜻하게감싸줄것이다.

KOICA와함께해요 115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11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지구촌배우기

우리나라는 지난 1945년부터 국제사회에서 20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받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원조를 받는 나라’에서‘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현재 한국은

국민총소득(GNI)의 0.06퍼센트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으며 이것은 국민 1인이 한 달에

500원씩 지원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유엔 권고 기준인 0.7퍼센트의 10분의 1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평균 0.23퍼센트의 4분의 1 수준이다.

우리나라와 국민소득이 비슷한 그리스(0.21퍼센트), 포르투갈(0.27퍼센트)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가 회원국 권고치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약 10배는 더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외원조 현황은?

Page 6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다. 그런공적개발원조가있었기에우리나라의경제성장이가능했던것이다.

이제우리도다른나라에서받은도움을여러나라에나누어주어야한다.

우리나라에 KOICA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KOICA

가 뭔지도 몰랐고, 나만 배부르고 따뜻한 옷을 입으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빈곤국 어린이들이 배고프고 춥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다. 그 배고픔은 단순히 배가 고픈 게 아닌,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 사랑이 고

픈 것이었고, 추운 것 또한 몸이 느끼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이 없

어서 마음이 추운 것이었다. 모두가 다 함께 손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

다면아무리배가고프고추워도희망과사랑이피어날것이다.

앞으로도 국제관계 개선, 수산 양식업기술 교류, 농업기술 전수, 의료보

건활동, 전통문화 알리기 등으로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전의 나처럼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가난과 아픔을 모르고,

KOICA가 하는 일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생각한다.

세계를 둘러싼 거대한 가난의 바다, 그것은 인류가 넘어야 할 마지막 장

벽인지도 모른다. 1966년 세계식량정상회의는 2015년까지 빈곤 인구를 반으

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엔은 각 나라의 경제성장과 선진국의 지

원이 저조하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13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말은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다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가어렵다는뜻이다.

우리나라는 IMF 경제위기로 어려웠던 게 십 년도 채 안 됐지만 모두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경제적 성장을 거듭하며 각종 국제회의

에 참여하고,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에 근접한 국가로 세계에서

인정받는나라가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전쟁과 여러 차례의 침략으로 아파하던 때가 정말

많았다. 그때의 우리나라처럼 지금도 전 세계에서 7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

가 기아로 목숨을 잃고, 우리가 너무나 쉽게 쓰는 1,000원으로 세 끼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12억 명이나 된다. 식사를 하기 위해 벽돌을 깨고 구걸을 하

는 모습은 볼리비아, 방 라데시,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한창 먹고 뛰어

놀아야할내또래의아이들을보면나도모르게가슴이찡해지는것을느낄

수 있다. 경제대국 미국에서도 전체 가구 중 11퍼센트가 끼니를 걱정하는

빈곤층이라고한다.

21세기는 세계화, 국제화 시대로 우리 모두가 함께 잘사는 지구촌 건설

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혼자만 잘사는 것보다 모두가 잘살아

서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우리나라가 1945

년 광복 이후 1991년까지 외국에서 받은 공적개발원조는 127억 달러에 이른

11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 117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장려상수상작 초등부

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

박준아

구미광평초등학교6학년2반

Page 6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21세기, 이제는 우리가 나라와 나라를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 말로만,

행동으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며 나라 간의 장벽을

허물어 건너는 다리 말이다. 다리 저 건너편에는 벌써 반갑다고 손 흔드는 지

구촌 이웃들이 보인다. 나는 그들과 함께 봉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하

는기쁨을나누어줄것이다. 그리고이렇게물을것이다.

“자! 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

여러분은어떤도움을주시겠습니까? 119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나 혼자만 잘사는 시대는 갔다. 이제는 함께 잘사는 시대가 되어 어려울

때는 어느 한 국가의 힘만이 아닌 세계인 모두가 앞장서서 도와주는 세상을

만들 때가 온 것이다. 내가 군것질할 돈으로 몇십 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 내

가 여행 한 번 갔다 올 돈으로 빈곤국의 한 가정을 일으키거나, 가서 봉사할

수있다는것을깨닫게되었다.

2006년현재우리나라는더이상수혜국이아니다. 일본에이어아시아의

두번째원조국이되어전세계110여개나라에무상원조를펼치고있다.

사람들 가운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도 살기

힘든데다른나라를돕는것이뭐그리중요하냐”라고말이다.

그러나 빈곤의 결과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불평등, 폭력적인

분쟁, 내전, 더 나아가 세계의 불안정까지. 우리가 세계의 가난을 분담해야 하

는이유가여기에있다.

세계 대부분의‘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

를 포함한 선진국들이 빈곤국을 도와준다면 5억 이상의 인구가 빈곤에서 벗

어날 수 있다. 또한 2억 5천만 명 이상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지 않을 수 있다.

사망이 예상되는 어린이 3천만 명을 살릴 수 있다.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 받

는 전 세계 11억 인구에게 우리의 조그만 도움이 보태진다면 그들이 좀 더 인

간답게살수있는기회가만들어질것이다.

11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6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이런 모습을 지켜본 한비야는 국제협력기구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몸을 아끼지 않으며 많은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한비야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삶

에지친사람들에게희망을주는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무엇보다돈이필요하다. 거창하게큰돈을모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알기로 개발도상국은 우리보다 화폐 단위가 낮아서 많지

않은 돈으로도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한 달에 2만 원이면 생활비로

충분한 나라가 많다고 하니 가족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라고본다.

예전에는 아프리카 난민 돕기 바자회 같은 것에 참여하면서도 나와는 상

관없는 일이라고만 여겼는데 나 같은 아이들이 배고픔으로 고통 받고 지진이

나 전쟁이 일어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이나마 도

움을줄수있도록해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다음으로 지구촌의 어떤 나라가 무엇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지 자세히 알

아볼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의 케냐에서는 먹을 물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더러운 웅덩이의 물을 먹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얼마 전에 일어난 지진

때문에 집도 없이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치료받지 못한 어린아이들의 상처

얼마 전에 아프리카에 구호활동을 다녀온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전

해들은 적이 있다. 그 아주머니는 간호사 는데 그곳의 사람들이 너무 불쌍

해서 자신이 입고 있는 옷가지 빼고는 양말, 모자, 옷 등을 모두 나누어주고

왔다고 한다. 양말도 신지 않은 채 텅 빈 가방을 메고 공항에 들어왔을 그 아

주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뭉클했다.

아마도 그분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 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지구촌의 못 사는 나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아주머니의

이야기를듣고우리보다못사는나라에더욱더관심을갖게되었다.

그러던 중 엄마가 읽고 있던 한비야의《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

을 읽어보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한비야는 원래 오지탐험가 다. 아주

깊숙한 산골 마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마을, 굶주림과 내전에 시달리고

자연재해때문에쑥대밭이된그런마을을탐험하는사람이었다.

자연환경의 척박함 때문에 굶어 죽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네팔에

는 에베레스트라는 유명한 산이 있다. 지구촌의 모든 산악인들은 돈을 모아

그 산으로 간다. 네팔은 이 유명한 산 덕분에 잘살 것 같다. 하지만 전혀 아

니다. 네팔은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굶

주림의고통을겪고있다.

12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하나되는그날까지 121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장려상수상작 초등부

하나되는그날까지

박지우

이리모현초등학교6학년7반

Page 6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

는다. 6·25전쟁 이후에 우린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발전을 일으켜서 우리

만 잘살기에도 바빴다. 그래서 다른 나라를 살펴볼 틈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

제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잘살려고 하지 말고 다른

나라와 함께 잘사는 그런 사회로 변모해야 한다. 그리고 그중심에 내가 서있

을수있도록노력하겠다.

그러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행복하고 다른 나라도 행복해

질 수 있다. 자기만 잘살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과함께손잡을수있는날이빨리왔으면좋겠다.

하나되는그날까지 123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는썩기도한다는이야기를듣

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 또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아

직도끝나지않은전쟁을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을 이해하

지못하면무엇을어떻게도와

줘야 할지 잘 모를 것이다. 구

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현장에 가지는

못해도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찾았으면좋겠다.

또한 직접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내가 보기엔 의

료봉사가 정말 보람 있는 일인 것 같지만 나와 우리 가족들은 환자를 치료하

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

고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살펴볼 수는 있다. 내 또래의 미소라는 아이는

엄마와 함께 인도에 다녀와서 생활하는 것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우리보

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아서 더 의젓해졌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이 늘어가고 있는데 단순히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가는 경

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여행 대신 어렵게 사는 지구촌 사람들을 만나보고 도

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면 점점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을 것

이다.

난 아직 어리다. 하지만 나도 성인이 되면 한비야처럼 국제협력기구에서

일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불쌍한 때가 있었다. 그때 분명히 잘사는 나

라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우린 우리가 받은 만큼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게 잘해줘야 한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서 도와준다면 서로 행복하고 뿌듯

할것이다.

12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6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니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통해 그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투자도 확대하고 자원도 확보하는 등 우리

의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외교적 국익을 도모해나가고

자열심히뛰고있습니다.

또 못 사는 나라일수록 생활환경이 좋지 않아서 많

은 질병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 또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만 할 때는 갖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

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의학이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어서 그 많던 이름 모를 질병에서 헤어났다고 합

니다.

그 시절 우리가 도움을 받으면서 배우고, 또 우리

가 경험하면서 알아낸 지식이나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도 이제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후진국의 의

료 환경을 개선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는 세계 여러

나라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여 그들이 받지 못하고 또 필요로 하는, 인간으

로서 마땅히 받아야 하는 의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있어서아주중요한기본혜택이기도합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인구계획이나 질병대책, 의료시설 정비, 양문

제 등 다양한 보건의료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료시설에 대한 지원을 하거나 훌륭한 의료 인력을 파견하는 등 인간이 받

을 수 있는 최상의 의료서비스나 의료보건환경 등을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

고있습니다.

해외봉사단에는 의료봉사단뿐만 아니라 그 나라

의 보다 나은 생활환경이나 문화적 혜택을 위한 봉사단

도 있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기

위해 좋은 기술을 전수해주는 봉사단도 있습니다. 또

사회 곳곳의 여러 단체에서 제각각의 좋은 일과 혜택을

주기위해만든봉사단도많습니다.

개발도상국이란 경제발전이 선진국보다 뒤떨어진 상태에 있는 나라를

말합니다. 즉,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말로 한때는 우리나라도 개발

도상국이어서 오랫동안 주위 선진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고 합니

다. 199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서 IMF의 도움을 받

은적도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나라가 어려워서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는 등 정말 힘든 시절이었다고 부모님께서 말 하

셨습니다.

허리띠 졸라매기,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뜻의 우

리도잘알고있고지금도학교나여러단체에서좋은뜻으로실천하고있는

아나바다운동과금모으기운동등국민들스스로나라의어려움에작은도

움이라도 주기 위해 서로 합심해서 한마음 한뜻으로 국가의 경제난을 이겨

내 지금은 우리나라가 많은 안정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같은 일

을 반복해서 겪지 않으려고 국민들의 의식이나 생활습관도 많이 바뀌었고

더욱더 잘살고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지금도 많은 발전을

하고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주위의 개발도상국에게 우리의 풍부한 경험을 토대

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고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습

12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사랑은주기전에는사랑이아닙니다 125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장려상수상작 초등부

사랑은주기전에는사랑이아닙니다

박효빈

서울 고은초등학교 6학년 4반

Page 6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지금흘리는땀이10년후나의명함이됩니다.”

이 의 주제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통한다고 생각합니

다. 지금은 우리가 어려서 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

람이 된다면 우리도 나라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을 했습니다. 나의 작은 힘이 나라에 아주 큰 힘이 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해외에서 열

심히봉사하며좋은일을하고계신해외봉사단여러분들을응원해봅니다.

“해외봉사단 여러분들, 힘내세요! 우리가 응원하고 격려해드릴게

요!”

사랑은주기전에는사랑이아닙니다 127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이 을 쓰기 위해 저는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KOICA에 대해 인터넷 검

색도 해보고 부모님께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들어봐서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공부해보니 인간의 참 사랑을 실천하는 너무도 좋은 단체라는 걸

알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좋은 일을 하는 단체는 나라에서도 많은 지원

을해주어야겠구나, 라고생각하게되었습니다.

이 을 쓰면서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물론 해외봉사단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겠지만 우리 엄마도 적십자봉사단에서 활동하셨는데, 그때

저는 그게 무슨 단체인지도, 엄마가 무슨 일을 하시는지도 몰랐습니다. 지금

이곳저곳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도 해보니 엄마가 활동한 단체도 해외는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고 독거노인이나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

들에게 작지만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우리 엄마가 자랑

스럽고내마음도뿌듯하고엄마가정말큰사람으로보 습니다.

비록 우리는 아직 어리지만 앞으로 어른이 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 듣고 배워서 정말 나라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

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나라에 도움이 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고생각해봅니다. 예전에본공익광고문구가생각납니다.

12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6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고참좋은나라라는이미지로남아있을것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준다면 국위선양과 국가홍보

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도움이 절실한 구호현장에 달려가 한 가족

처럼 보살피고 치료해주고 봉사한다면 그 어떤 외교보다도 훨씬 더 효과적으

로 국가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과거에 우리나라도 전쟁을 겪은 후 황폐화된

국토와 굶주림 속에서 외국의 원조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도움 덕분에 우

리나라는놀라운경제성장을이룰수있는기틀을마련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수출입 규모나 의료, 과학 수준 등 모든 부분에서 선진

국 대열에 들어설 만큼 성장했다. 그러므로 과거에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이

제는우리보다못한개발도상국에게되돌려주어야한다.

나는 6학년까지 줄곧 학급회장이나 부회장을 맡아 일해오고 있다. 고학

년이 될수록 책임감도 더 커졌다. 과제물을 거두어 선생님께 제출하고 각자

분담한 구역을 청소시키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하지만 때로는 곤경에

처한 친구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반 친구들을 잘 이끌어나가야 하는 책임도

더불어살아가는지구촌 129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처음 신문에서 KOICA 짓기 공모전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평소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지구촌 곳곳의 오지나 재난구조현장에서 열심

히 봉사하고 계신 분들을 볼 때마다‘나도 커서 저런 일을 하면 참 좋겠다’

라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더구나 한비야 선생님께서 쓰신《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이런 내 생각이 점점 더 굳어

졌다.

낯설고 머나먼 외국 땅의 열악한 환경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가르침

을 나누어주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투철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고 따뜻한 인류애

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들을 깨우치고 치료할

수있는능력과기술도가지고있어야할것이다.

얼마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지진이 났을 때도 많은 나라에서 도움의 손

길을 주었다. 그때‘한국 의료팀이 깁스해줬어요’라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그 지진으로 다리가 골절된‘마위 사담바’라는 소년이 제때 치료를 못 받고

있다가 KOICA 소속 의료봉사단의 도움으로 깁스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인터뷰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읽고 우리나라가 참 자랑스러웠다. 이 소년

의 가슴속에는‘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른이 되어서도 언제까지나 고맙

12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장려상수상작 초등부

더불어살아가는지구촌

조현재

서울 백석초등학교 6학년 1반

Page 6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단순히 경제 규모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해서 세계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

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잘살고 능력 있는 나라가 가난하고 부족

한 나라를 이해하고 도와주어야만 그런 나라도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

고열심히노력도하게될것이다.

그러면자연히이지구촌이평화롭고따뜻한세상으로변해갈것이다. 현

재 많은 분들이 여러 곳에서 인류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실 훌륭한 분들이 더 많아져서 대한민국의 긍

지를드높 으면좋겠다.

나도 내 꿈을 위해 어를 비롯한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나 이

웃에게나누고봉사하는삶을실천해나갈것이다.

더불어살아가는지구촌 131

장려상

수상작

초등부

주어진다. 왕따를 당하는 친

구가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

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든지

다리를 다친 친구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부축해주는 일

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상

한 건 그렇게 할 때마다 힘들

다거나 하기 싫다는 생각보

다는 기쁘고 보람되고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 반은 항

상즐겁고활기가넘친다.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조금 더 풍족하고 능력 있는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를 도와주면서 잘 이끌어나가야 평화롭고 살기 좋은 지구촌

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 그야말로 하나의 큰 가족이 되

어 가고 있다. 지구 저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치 이웃집의 일처럼 거의

실시간으로알수있는세상이다.

세상에는 풍족하고 여유 있는 나라도 있지만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굶고 있는 나라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웃이 굶주리고 힘들어하는데 어찌

그냥있을수있겠는가?

13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6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를 추진하고 있던 그때까지도 외국에서 돈을 기부받아 고아원과 양로원을 운

하던 단체가 지금은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사무실이 있고, 1억 명을 돌볼

정도로 커졌다. 작은 실천으로 바꾸는 세상! 제대로 된 세계지도를 꿈꾸는 이

들의모습이었다.

한비야의 긴급구호활동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활동이 가장 기억

에 남는다. 그곳은 오랜 내전으로 인해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곳이다. 지뢰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제거하는 데도 오랜 시간

이 걸린다. 3킬로그램에도 민감하게 작용하는 대인지뢰 때문에 다리가 절단

된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이 정말 안쓰러웠다. 어른들

이그들의세상을지옥으로만든것이다.

수혜국에서 피해자는 대부분 작고 힘없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부모를 잃

었고 배가 너무 고파 헛배가 불 으며 질병도 많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은 언

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형제가 있으면 잘 돌보며 평화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읽고코끝이찡해졌다. 나도이러한아이들을위해할수있는일이있을까.

한비야의 말대로 작은 것에서부터 연습이 필요하다. 내 가족, 내 나라가

전부가 아니고 세계와 함께 산다는 것을 내 가슴속의 세계지도에 새겨 넣는

연습부터 차곡차곡 실천하다 보면 전 세계 202개 나라를 모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먹을 것이 모

자라서 햇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산과 들로 나가 나무줄기, 풀뿌리로 연명해

내 마음속의 세계지도는 몇 안 되는 나라들로 텅 비어 있다. 미국이 있

고 캐나다, 중국, 소련, 일본 그리고 국, 프랑스. 아!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독일. 그리고 한참을 생각해야만 가까스로 떠오르는 나라들이 있다. 나의

세계지도는 구멍이 뻥뻥 뚫려 있었다. 모든 나라가 제자리에 붙어 있는 그

런세계지도가아니었다.

한비야, 오지여행가에서 긴급구호활동가로 변신한 그녀의《지도 밖으

로 행군하라》를 읽으며 나만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꿈꾼 내 모습이 너무 초

라해 보 다.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인 한비야는 세계일주를 하면서 훗날

긴급구호일을하게될것이라고는꿈에도생각지못했다고한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연락이 왔을 때도 겁이 났었다고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일을 시작할 때는‘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

이 앞서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나도 좋고 남들에게도 좋은 삶이

바로 긴급구호 일이라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나만 좋은 삶을 꿈꾸고 있는

내마음에찬물을끼얹는것같았다.

월드비전은 우리나라에서 생긴 단체로, 1950년 한국전쟁 때 고아들과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서 한경직 목사님과 미국의 밥 피어스 목사님이 만든

‘선명회’가 그 시작이었다. 1988년, 올림픽을 개최하고 OECD에 가입 여부

13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뻥뚫린세계지도 133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장려상수상작 중등부

뻥뚫린세계지도

김혜정

논산논산여자중학교 1학년 5반

Page 6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학교에서 사랑의 저금통을 나누어주고 채워 오라고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내기 싫은 것을 왜 억지로 내라고 한담. 이런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된

다고……’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800원으로도 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

이를고칠수있다는사실을알고난후로는지폐를잔뜩넣고싶은마음이다.

이제껏 나는 내 생활에 언제나 불평만 해왔었다. 식단이 언제나 같다, 핸

드폰을 사주지 않는다, 집이 너무 좁다,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한국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다.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의 아

이들에 비하면 너무나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행복. 우리나라가 어려

운나라에도움을줄수있다는것도기쁘다.

겨우 천 원의 돈이 없어서 죽어가는 아이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

어지는 세계에서 과학의 진보를 운운하며 줄기세포를 만들면 뭐 하나? 태어

난 생명조차 거두지 못하는 21세기를 고통을 나누는 상상력으로 바꾸어야 한

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진정한 행복을 꿈꾸고, 그런 사람들에게 눈길

을 돌릴 수 있었던 햇볕 따뜻한 유월의 이 시간들은 어느새 구멍 난 내 마음을

조금씩채워가고있었다.

뻥뚫린세계지도 135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야 할 때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 등의 나라에서는 가뭄과 흉년

이되풀이되어땅에뿌릴씨앗한줌구하기가어렵다고한다.

한 예로, 어떤 마을은 씨앗을 지원받고 그 옆 마을은 씨앗을 지원받지 못

한 적이 있는데 그해에는 가뭄이 들어서 씨앗이 싹을 틔우지 않았지만 씨앗

을 심은 마을은 씨앗을 심었다는 희망만으로도 굶어 죽지 않았던 반면, 씨앗

을 심지 않은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같은 조건인데도 씨앗에 대

한 희망이 이들을 살렸다고 하니 우리의 도움이 얼마나 절박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991년까지 외국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88올림픽을 개최

하고도 3년이 지난 시점까지 외국의 원조를 받았다고 하니 놀라우면서도 부

끄러웠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국민총소득의 0.06퍼센트밖에 원조하지 않

는다고 한다. 0.06퍼센트면 1인당 한 달에 400원을 원조하는 것과 같다. 예전

에 도움받았던 것만큼의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함에도 막상 우리는 다른 사람

들을 돌보지 않고 있었다. 나를 위한 꿈만 키워왔으니 고통을 나누는 상상력

이절대적으로모자랄수밖에.

13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7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그러던 어느 날 의사는 너무 졸린 나머지 에이즈 환자에게 꽂았던 주사를

자신에게 놓고 말았다. 의사는 진료가 다 끝난 후에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들은‘저희가 죽으면 이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제발

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치료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저희에게 딱 2년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

보다 아프리카의 아픈 사람들을 더 생각했던 것이다. 그 의사 부부는 2년 후

에아프리카에서죽음을맞이했다.

정아의이야기를들은우리반아이들의눈에는눈물이그 그 했다.

“이로써 저의 1분 말하기를 마치겠습니다”하고서 정아는 자리로 들어가

려다가 다시 교탁에 서서 분필을 잡더니 칠판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했다. 칠

판에는‘한국국제협력단’이라고씌어있었다.

“여기에 들어가면 내가 말한 것과 비슷한 사례가 참 많아. 써뒀다가 집에

가서한번접속해봐. 좋은곳이라서추천하는거야”하고는자리로들어갔다.

정아의 1분 말하기가 끝나자마자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다음

시간이 기가시간이어서 우리는 컴퓨터실로 향했다. 나는 한국국제협력단이

라고 씌어 있는 종이를 손에 꼭쥐고 컴퓨터실로 향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나

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한국국제협력단을 찾아보았다. 바로 홈페이지가

나왔다. 그 홈페이지에는 내가 정아에게 들었던 이야기 외에도 더욱 감명 깊

고좋은일화가많이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해를 입은 나

라에 가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뉴

스를 봐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는 내가 몰랐던 일들이 정말 많이 있었

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나눔과 섬

김’이라는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모여서

파키스탄, 파라과이, 태국 등 재해를 입

은 나라에 가서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

실에 감명 받았다. 그 중에서 제일 감명

“정아요!”

도덕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우리 반은 1분 말하기를 한다. 수업이 끝나

기 1분 전에 한 학생이 나와서 1분 동안 말하기를 하는 것이다. 도덕선생님

께서 제안하신 거지만 지금은 우리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시간에 1

분말하기를할사람은정아여서아이들이정아의이름을외친것이다.

“권정아? 그럼정아가나와서이야기를시작하렴.”

정아의 손에는 A4 용지가 들려 있었다. 교탁에 올라선 정아는 아무 말

도없이서있다가드디어말을꺼냈다.

“이건정말슬프기도하고대단하기도한이야기야.”

정아가무슨이야기를하려고저렇게뜸을들이는건지정말궁금했다.

“내가다음뉴스에서본것을인쇄해왔어. 이제들려줄게.”

정아는 A4 용지에 인쇄된 내용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는 정

말로 우리 반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정아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우

리나라에서 잘나가던 의사 부부가 우리나라를 떠나 저 멀리 아프리카에 갔

다. 아프리카에는 정말로 아픈 사람들이 많았다. 에이즈, 굶주림, 타박상 등

많은 환자들이 의사 부부를 원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진료해도 아픈 사

람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아픈 사람들을

열심히진료해주었다.

13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이제는실천해야한다 137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장려상수상작 중등부

이제는실천해야한다

윤지혜

대전버드내중학교3학년4반

Page 7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쳤는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서 더 악화된 사람들의 모습도 봤을 것이다. 우리

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 아프겠다, 불쌍하다, 도와줘야겠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그때뿐이다. 그이후로는잊어버리고만다. 나또한그랬다.

인터넷에서 아픈 사람들 사진을 보면“어떡해. 정말 불쌍하다. 도와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금방 잊혀지고 만다. 나 역시 생각으로

만그들을 돕고 있었을 뿐실천은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우리도 외국의 불쌍

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만 하지 말고 한국국제협력단 사람들처럼 실천으로 옮

겨야 할 것이다. 나도 이제부터는 생각만 하지 말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에대해여러가지방안을모색해보아야겠다.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띈다. 아이가 조그마한 바가지를 들

고물을 받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그사진이 나로 하여금 더욱 실천해

야겠다는의지를갖게만든다. 그아이를보며말해본다. 이제는꼭너희를위

해실천하겠다고…….

이제는실천해야한다 139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받은일은한-인니아체친선병원건립사업이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면 천

막을 치고서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줄로만 알았지, 병원까지 설립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아픈 사람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지진 피해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므로 병원이 필요할 것이다.

예전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병원이 너무 멀리 있어서 환자를 차에 태우고

한참을 이송해야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인니

아체친선병원이있으니말이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서 숲도 복원해주고, 학교도 설

립해주고 있었다. 외국에 나가서 사랑을 나누어주고 있는 분들은 이 일을 결

심하기까지 큰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아픈 사람들을 돕다가

자신이 전염되어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아

픔에굴하지않고외국에나가아픈사람들을위해힘쓰고있다.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아이들이 의사가 되어 아

픈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

라면서 그 생각을 잊어버린다. 커서도 남을 돕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잊혀지고 만다. 그 이유는 생각이

실천으로옮겨지지않기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 봉사를 하러 간 사람들은 예전부터 생각해온 일을 실천으

로 옮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너무 가난

해서 밥을 먹지 못해 배가 빨래판처럼 된 사람들을 봤을 것이다. 또 심하게 다

13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7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기운도 없는 듯 퀭한 눈을 억지로 치켜뜨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초점이 없

었다. 그들에게는 눈부시게 맑고 푸른 하늘, 강렬하게 타오르는 태양이 보이

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아름다운 세상조차 마음 놓고 볼 수 없는 불행한

기아들이었다.

가난에 찌들고 전쟁으로 고아가 되어서 매일 엄마, 아빠를 그리며 불행하

게 살아가는 기아들을 보니“아!”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내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왜 이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할까? 이아이들에게관심을가져주는사람은왜없을까?

기아들이 이렇게 고통 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

져주지 않아서이다. 사람은 누구나 관심과 사랑을 원한다. 하지만 기아들에

게는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없다. 우리들의 돈 몇백 원이나 몇천 원이 기아

들이 먹을 고 양가의 음식이 되고 편히 잘 수 있는 침낭이 되고 공부할 수 있

는책이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불쌍한 기아들을 외면하거나, 자신과 상관없다

고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돈이 아까워서 모금함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엄마가 모금함에 오백 원이나 천 원을 넣으려고 하면 나는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단어, 관심 141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관심.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일은 정말 어렵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하물며 자신의 가족에게도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을 가져주지 못하

는데 다른 사람들, 그것도 나와 국적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약간 이해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내생각이바뀌게된것은얼마전학교에서KOICA에서일하시는분

의초청강의를듣고나서부터 다.

친구들과 나는 강당으로 몰려가면서 한마디씩 불평을 했다. “이번엔 또

어디서강의를하러온대?”

“몰라, 귀찮아죽겠어! 초청강의그런거들어봤자잠만오는데……”하

고 투덜거리면서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예쁘게 생기신 분이 강당에 있는

단상 앞으로 걸어 나오셨다. 그리고 KOICA에서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셨

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지루했었다. 그런데 그분께서 설명을 끝

내고 상을 한 편 보여주셨다. ‘보나마나 엄청 재미없는 걸 거야.’나는 하

품을하면서이렇게생각했다.

그런데 상에 나온 아이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먹지 못하고 심지어 마

실 물조차 없어서 양실조로 고생하고 있었다. 나뭇가지처럼 비쩍 말라 있

었으며 배는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는 그 아이들은 말할

14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장려상수상작 중등부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단어, 관심

이유

상주성신여자중학교1학년4반

Page 7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서로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나라의 사랑과 관심

으로점차선진국으로발전해나가기시작했다.

기아들의 경우도 그렇다. 기아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

은 우리가 동정의 눈초리로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대하기를

원할것이다.

사랑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제부터는 주위의 사소한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리라 다짐해본다. 이런 작은 관심들이 모여서 결국은 우리 사

회가아니, 우리대한민국이, 또세계가행복해지지않을까?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단어, 관심 143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극구말리며십원짜리나백원짜

리를넣거나아예내려고하지않

았다.

왜 내가 진작 고통 받는 이들

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

게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까? 나

의, 우리들의 작은 도움이 그들

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지금 생각

해보니 후회가 려온다. 그들도 우리처럼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을 누릴 권

리가 있다. 그들도 우리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엄마, 아빠에게 재롱을 피우

며행복하게살고싶을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기아에 허덕이

는 후진국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도 기

아들이 넘쳐났다. 그들도 모두 가난에 찌들었고 불행 속에서 의미 없는 하루

하루를살아갔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가난을 극복하고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을까? 그것은 우리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14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7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아버지께서 찾아가신 두레고비에는 이미 일본에서 설치

해준 태양광 발전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몽골의 거친 기후로

기계는 고장 나 있었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시스템은 첨단기

기에 익숙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이 손댈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발전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고장 나기 전에

도꼭필요한곳에만사용했다고한다.

여기서 일본은 한 가지 실수를 저질 다. 몽골에서 일본

식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다. 작은 구멍에 억지로 끼워 넣을

순 없다. 구멍에 맞게 자르거나 붙여서 끼워야 한다. 또한 일

본의 경우처럼 설치가 끝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설치한 기

계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 시스템 이용은 원활히 되고 있는지

한번더살펴봐야한다. 이것이도움을준이의책임이다.

아버지의 팀은 그곳에 새로운 발전기기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아셨던 것이다. 새롭게 설치된 기계는 풍력 발전시설과 태양

광 발전시설 두 가지 다. 풍력 발전시설은 몽골의 거센 모

래바람을, 태양광 발전시설은 사막의 뜨거운 햇빛을 고려한

것이다.

밤이 되어 태양광 발전시설이 발전을 못하더라도 풍력

발전시설이 전기를 만들어내고, 낮에는 모래바람과 햇빛으로

두 발전기기 모두 전기를 생산해낸다는 것이다. 물론 사막의

바람에 풍차식의 풍력 발전기기 날개가 손상되는 등 발전시

설을만들기까지는여러어려움이따랐다.

하지만 결국 몽골의 기후에 맞는 시설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셨고, 마을 사람들의 진심 어린 감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발전기계의 시스템은 간단해서 마을 사람들도 쉽게

다룰 수 있었으며 발전량도 풍력과 태양광이 번갈아서, 때로

는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마을 전부가 쓸 수 있을 만큼 충분

한 양을 발전해낼 수 있었다. 또 마을 주민들이 기계를 다룰

우리나라는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자부할 만큼 자라난 우

리나라. 하지만결코도움을받던시절을잊어선안된다.

그때 우리에겐 선진국의 도움이 있었기에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마땅히 우리도 도움 받은 만큼 나눠주어야 한다.

과연 오늘날, 우리나라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도움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

는가.

아버지께선 사막과 초원으로 이루어진 나라, 몽골에 찾아가셨다. 그

곳에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이다. 유목민이 대다수인 이 나라는 마

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가 멀다. 그래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의 협력

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런 특성상 자연히 지방에 대한 원조도 부족해지게

마련이다.

특히 에너지문제가 심각한 몽골 속 작은 마을, 두레고비도 예외는 아니

었다. 전기가 늘 부족한 이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귀중

한전기가밤늦게까지사용될수있는곳은병원응급실같은중요시설뿐이

다. 학교는 컴컴한 창고 같고 전기가 많이 드는 컴퓨터 같은 건 생각도 하지

못한다.

14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도움의경계선을찾아서 145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장려상수상작 중등부

도움의경계선을찾아서

황윤하

대구상서중학교3학년5반

Page 7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여기서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 자연스럽게 이 절차를 밟아나갈 수 있

도록 앞에서 이끌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의 미래

는우리의역할인식과도움에대한책임속에서밝게이뤄질것이다.

도움의경계선을찾아서 147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수 있으니 혹 기계에 무슨 문제가 생긴다 해도 주민들 스스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분명 도움이 필요한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맹목

적으로 도와주기만 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스스로 일어서야 할 나라들이고,

우리에게서 조금씩 자립해나가야 한다. 도와주되 너무 깊이 파고들지는 않을

것. 우리들은도움의경계선을찾아야한다.

개발도상국 또한 선진국의 기술과 원조에만 의지해선 안 된다. 선진국의

기술을 본떠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정부와 국민

모두 경쟁력 있는 산업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계속 도

움을 받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 도움 속에서 개발도상국이란 명칭

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선진국의 원

조를서서히줄여나가서언젠가는홀로설수있도록준비해야한다.

지금 당장 선진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계속 손을 벌려서는 안 된

다. 나중을 위해서 어렵더라도 혼자 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하지만 갑자기

선진국의 지원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은 좋지 않다. 조금씩 자연스럽게 줄여

나가야할것이다.

14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지구촌배우기

쓰나미는 대개 얕은 진원(30킬로미터 이내)을 가진 진도 7 이상의 지진과 함께

일어나는 지진해일이다. 그 밖에도 해저 화산이 폭발하거나 해저에서의 사태에 의해

토사가 함몰되거나 핵폭발에 의해서 발생한다.

지난 2004년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인근에서 발생한 강도 9의 지진이

쓰나미를 발생시켜 13만 1천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쓰나미는 무엇인가?

Page 7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많은 재난과 고통 앞에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는 너무나 무력합니다. 생명

을 이어가는 일조차 힘에 부칩니다. 굶주림과 병마에 절망하며 죽음 앞에 무

릎을 꿇고 맙니다. 암담한 현실로 인해 빛나는 미래를 꿈꿀 희망마저 잃었습

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본 이들의 눈망울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합니다. 이

들이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주는 일이 한 하늘 아래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해

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희망이 가득한 살기 좋은 세상

임을알려주어야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동네의 불우기관을 찾아 봉사를 하고, 다일

공동체에서 밥을 푸고 식판을 나르면서 봉사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물질이 아니어도 나눌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웃음, 사랑, 친절, 따뜻한

마음과 손길, 대화 등 나눌 수 있는 것은 참 많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저의

몸과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온전히 내놓지는 못하는 욕심쟁이입니다. 저의

모든 것을 내주며 고통 받는 이들과 한 몸, 한마음이 되어 함께 나누는 것이 진

정한봉사인것같다는생각을하면서도말입니다.

처음 봉사를 하러‘베다니의 집’에 들어섰을 때는 서먹함과 불결하다는

생각으로 속이 울 거려서 함께 밥을 먹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

밥을먹고, 할머니들을안마해드리고, 청소를하고, 친구들과텔레비전을보며

깔깔거리면서 저의 조그만 나눔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을 조금

씩알아가고있습니다.

참다운 봉사가 무엇인지 알려주신 분은

아마도 테레사 수녀님이 아닐까 합니다. 그분

에 대한 화를 보고, 자서전도 읽으면서 많

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중국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 160개 나라에 수도원을 두고

400명이 넘는 수녀님들이 300곳이 넘는‘가

난한 이들을 위한 집’을 운 하는, 커다란 수

도원인‘사랑선교회’를 아주 작은 여인이 이

룩했습니다. 그것도 부유함을 누리며 안락하

60억 지구촌의 축제 2006 독일 월드컵으로 세계가 용광로처럼 후끈 달

아올랐습니다. 저 멀리 독일까지 가서 자기 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세계 여

러 나라 사람들을 보면서 외국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피부색은 달

라도 한 목소리로 엉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구촌이란 말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축구만으로도 잘살고 못 사는 나라가 구분지어지는 듯해서 화가 날

때도있었습니다.

우리와 제일 먼저 경기한 토고를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

다. 그곳에는 축구화가 없어서 맨발로 벌판을 뛰어다니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닭 한 마리

로 열 식구가 허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토고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많은 나

라들이 내전과 가뭄,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서 늘 들

어왔습니다.

우리가 배부르게 먹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4초마다 한 명의 아이가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고 있

고, 매일 3만 5천 명의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죽거나 전쟁터의 총알받이

가 되고 있고, 2억 5천 명의 아이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믿기 어

려운일들이우리가살고있는지구의어딘가에서벌어지고있으니까요.

14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아름다운세상을보여주는일 149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장려상수상작 중등부

아름다운세상을보여주는일

황정윤

시흥은행중학교2학년8반

Page 7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칠 후 아니, 내일, 몇 시간, 몇 분 후에 숨이 끊길 수도 있는 환자들을 정성으로

돌보며깨끗한옷으로갈아입힐수있는그손길이진정한사랑이라는것을알

았습니다.

“나는 지난 몇 년간 거리에서 동물처럼 살았습니다. 이제 나는 사랑과 보

살핌에 둘러싸여 천사처럼 죽을 것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세 시간 후 미소를

지으며 세상을 떠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제 가슴 깊숙이 새겨집니다. 자신이

버려지지 않았다는 사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여준 사람들이 있

다는사실로, 힘들게살았지만그래도죽기전에세상은아름답다고느끼며행

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게 한 그 힘이 바로 진정한 사랑일 겁니다. 희망을 마음

에 품고 눈을 감을 수 있게 한 그 사랑이 바로 진정한 봉사이고 나눔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저는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누어주는 그런 사

람이 되리라 다짐해봅니다. 삶의 모든 희망과 믿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사

랑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훗날 제가 어딘가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일이 될 것입니다. 값진 노동으로, 몸으

로부딪치며사랑을나누는것을아주기쁘게활짝웃으며실천하리라는제꿈

을펼치고있는것일테니까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사랑에 굶주려 목숨을 잃습니다”라며 모든 사람에게는 똑같이 사랑이 필요하

고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신 테레사 수녀님의 큰 사랑을 마음 깊이 새

기며 저는 제 꿈을 위해 늘 마음 밭을 가꾸겠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진정한 마

음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을 함께 나눌 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쁨과 평화로 충만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리라꿈꾸어봅니다.

아름다운세상을보여주는일 151

장려상

수상작

중등부

게 살 수 있는 조국 알바니아를 떠나 홍수와 가뭄, 혹서와 질병에 대량학살을

동반한 종교분쟁까지, 재앙으로 편할 날 없는 나라, 가난하고 더럽고 불결한

인도에서말입니다.

테레사 수녀님은“나는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길을 택했다”며 인도의 시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으로 오는

수녀님들은“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길로 나아가고자, 저는 기도와 희

생과 가난으로 가득한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라고 다짐하며 기쁘게 달

려온다고합니다. 그래서큰일을하는수도원이지만크고거대하지않습니다.

푸른 줄이 있는 하얀 무명 사리 한 벌만 소유가 아닌 사용 목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난해지기 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

기에 세탁기 없이, 청소기 없이 빨랫방망이로, 몽당비로 즐겁게 노동합니다.

보수도 없이 오로지 남을 위해서……. 테레사 수녀님을 통해서 진정한 나눔이

란가난한사람과똑같은삶을함께살아가는것임을깨달았습니다.

나는 기름진 쌀밥을 먹으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보리쌀을 내놓는 것은 진

정한 나눔이 아니란 것을 알았습니다. 나도 함께 보리쌀을 먹으면서 가지고

있는 쌀을 보리쌀로 바꾸어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입니

다. 진정한 베풂은 몸으로 부딪치며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임을 마음속

깊이깨닫습니다.

며칠 동안 시궁창에 빠져 있던 환자를 데리고 와서 상처가 덧나 몸에 들끓

는 벌레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벌레를 떼어내고 목욕을 시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며 조용한 미소로 눈을 맞추어주는 수녀님들의 사랑을 느낍니다. 며

15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7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나눔에 앞서 우리는‘세계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1987년에 세계

여행이 자유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을 가고, 어느 대통령은 세계

화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기까지 했지만, 우리에게는 세계화란 단어가 와 닿

지않는것이사실이다.

세계화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세계란 좁고도 넓은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온갖 문명의 이기, 이런

모든 것들이 세계 여기저기에서 온 것들인 것처럼,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이

세계여러나라에서왔다’는사실을아는것이세계화의출발점이다.

그런데이세계화가강대국의힘의논리에의한세계화가되어버린요즘,

맹목적인 세계화의 추진은 위험할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화는 제국주의를 연

상케하는어두운면을내포하고있는데예를들면, 세계를자본주의산업시스

템 아래 재편성하자는 생각이 그런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의 그늘은 개발도상

국에 대한 강대국의 태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한 예로, 강대국의 강압적인

무역협정은약소국의산업을죽이고대량의실업자를만들어내고있다.

이기적인세계화의모습은우리나라와미국의자유무역협정(FTA)만봐도

잘 알 수 있다. 쌀 수입을 강요하여 우리나라의 농민들을 죽이고 자생능력을

떨어뜨려우리나라가더이상식량을생산할수없게되었을때그것이무기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화를 통해 절대적인 빈곤을 없애고 빈부격

차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세계화는 오히려 전 세계의 빈부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 불평등을 전제로 하여 불평등을 재생산해내는 것이

다. 마치 피스톤의 상하에 가해지는 압력의 불평등이 기차를 움직이게 하듯

이, 경제적불평등이세계경제를작동시키고있다.

우리는이렇게‘끊임없이불평등을생산해내는세

계화’에서‘나눔의세계화’로나아가야한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책을 보면 100명 중

‘20명은 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 죽기 직전인데 15명

은 비만이라는’통계가 나온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부’에 있어서도 100명 중 6명이 59퍼센트를 가졌고

이들은모두미국사람이라고한다.

오랜만에 광에서 먼지가 겹겹이 쌓여 있던 지구본을 꺼내 한 바퀴 빙 돌

려보았다. 그러고는 항상 그랬듯이 우리나라를 찾아보았다. 어렸을 때‘도

대체 우리나라가 어디 있는 거야’하며 한참 동안 찾다가 중국 옆에 붙어 있

는 조그만 나라가 우리나라임을 알고는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지구본

이 한 바퀴 도는 데 몇 초 걸리지 않는 그런 세계, 어찌 보면 지구는 참 좁은

세계이다.

저 멀리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면 아주 작은 점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는

그 점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주의 먼지에 불과한 점 같은 행성에

서 민족을 따지고, 대륙을 따지고, 피부색을 따지고,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살아가고있다는생각을하면인간이참어리석다는생각이든다.

굉장히 넓은 것 같지만 실은 좁고도 좁은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아야 할까? ‘행복하게’살아야 한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행복일까? 내가 오늘 저녁에 맛있

는 고기를 뜯고 있을 때, 내 옆에서 고픈 배를 움켜잡고 죽어가는 이가 있다

면, 그것이 참 행복일까? 함께 잘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하고 생각

해본다.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것은 나눔의 행복이다. 우리가 나눌 때, 그

나눔은반드시우리에게되돌아온다.

15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한국은베이스캠프, 전세계가우리의무대입니다 153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장려상수상작 고등부

한국은베이스캠프, 전세계가우리의무대입니다

김하은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 2학년 8반

Page 7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비야 씨가 몸담고 있는 월드비전만 하더

라도 기부자의 80퍼센트가 월수입 200만 원 미만인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러

한 따뜻한 나눔의 실천이 부자들의 부의 재분배에도 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실조인 제3세계의 아이들에게 양죽을 2주쯤 먹이면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양죽 2주일분 값이 2만 원이라고 한다. 그들은 2만 원이 없어서

죽어가는 것이다. 2만 원에 사람이 죽고 사는데 우리의 2만 원으로 사람을 살

릴 수 있다면 기꺼이 도와야 하지 않을까? 이 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

엇이 있을까? 긴급구호현장에는 양사나 전쟁이나 지진으로 인한 고아들을

돌봐줄 심리치료사, 음악교사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곳에

가서우리가배운것들을나누는것도보람있는일일것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꼭 지구 반대

편에 있는 난민들을 도와주는 것만이 나눔의 실천일까? 얼마 전에 청소년자원

봉사센터에전화해서알아보니, 결손가정아이들에게학업지도를해주는봉사

활동도 있었다. 나는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사는 아이와 연결되었는데, 내가 배

운 것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직접실천할수있는일들이아주많다. 다만하려고하는의지가없을뿐이다.

나는 또 한 번 지구본을 빙 돌려본다. 전 세계 면적의 27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에 사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같이 느껴졌다. 그때 한비야 씨가

생각났다. ‘한국은 우리의 베이스캠프일 뿐입니다. 우리의 무대는 전 세계입

니다’라고말하며앞장서서나눔의세계화를실천하는그녀의모습이아름답

게스쳐지나갔다.

에티오피아 속담에‘거미줄도 모으면 사자를 묶는다’라는 말이 있다. 우

리의 거미줄로 불평등을 양산해내는 이 거대한 악순환을 묶어버릴 수 있을

까? 우리는 힘없는 사람들이지만 우리의 거미줄도 모으고 또 모으면 불평등

을, 살인적인 가난을, 굶주림을,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면 사자를 묶고도 남지 않

을까, 하는생각을해본다.

한국은베이스캠프, 전세계가우리의무대입니다 155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전 세계에는 이렇게 평등하지 못한 세상을 좀 더 평등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나눔의 세계화를 실천하는 사람

들이 많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이나 월드비전, 유니세프 등

많은 구호단체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

는데, ‘구호활동’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전 세계를 뛰

어다니며 긴급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국제난민운동가, 바로

한비야씨다.

한비야씨는월드비전긴급구호48시간대기조로활동하

면서 죽어가는 전 세계의 기아들을 도와주고 있다. 월드비전

은 1950년 한국전쟁 때 고아들과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만들

어진 세계적인 구호단체인데, 우리나라는 1990년까지 이 월

드비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세계 100여 개 나라

에서 긴급구호와 개발사업을 통해 약 1억 명의 가난하고 고

통받는사람들을위해일하고있는단체이다.

한비야 씨는 세계여행을 하면서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는

아이들, 깨끗한 마실 물이 없어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

며 제3세계의 빈곤문제는 구조의 악순환임을 깨닫고 이 구조를 깨는 데 도움

이 되고자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한비야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 목

숨이 왔다 갔다 하는 긴급구호현장은 마치 사람들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극심한 기아와 질병 속에서 허덕이다가 구호단체를 만나면

끌어올려지는것이고만나지못하면떨어져죽는것이다.

무슨 죄가 있어서 에이즈에 걸려 태어나고,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것인가. 작년 통계만 봐도 세계에는 전 인구를 먹여 살릴 만큼 충분한 식량이

있었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식량을 생산했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도 전세계의 반은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동안 우

리는 얼짱이니 몸짱이니 운운하며 살 빼기에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

리나라도 한때는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았는데 이제는‘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것이다.

정말 우리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옆에서 신음하며 죽어가는 사람들

15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사랑의 빵이라고 불리는 저금통을 여러 번 나누어

주었다. 물론 군것질을 덜 하고 용돈을 아껴서 정성스럽게 돈을 모은 학생도

있었겠지만나는10원짜리와100원짜리로저금통을빨리채우려고만했지, 진

심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위해 돈을 넣어본 적은 없는 것 같

다. 말로만불쌍하다, 안쓰럽다했지정작그들을위해한일은하나도없었다.

이런 나를 감동시키고 나도 의료봉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계기

는 바로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신 故 이종욱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었

다. 내가 박사님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2003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주

요 유엔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다.

한국의 슈바이처, 21세기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돈보다 봉사를 택한 이 시대의 진정한 의사 다. 간판 좋은 부자

로 살 수 있는 한국 생활을 포기하고 오지를 돌면서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

았던 이 사무총장은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에는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

병(나병) 환자들을 돌보았다. 1976년부터 3년 동안 춘천의료원 의사로 근무

했던 그는 1981년 태평양의 미국령 섬인 사모아로 건너가 빈곤 환자에 대한

봉사활동에 전력을 쏟았다. 세계보건기구와의 인연은 1983년 피지에서 세

계보건기구 남태평양 지역 사무처 나병퇴치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 시작

되었다.

세계보건기구 예방백신사업국장 시절에는 백신 개발로 소아마비 유병률

을 세계 인구 1만 명당 1명으로 낮춰‘백신의 황제’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최근에도 에이즈와 조류독감 퇴치에 앞장서는 등 세계

보건 증진에 기여한 공로는 실로 대단하다. 그는 모든

남녀와 모든 어린이의 건강의 수호자 으며 가장 가난

한 사람들 편에 선 옹호자 다. 이 사무총장은 떠났지

만 그가 남긴 봉사와 희생정신, 숭고한 인류애는 원

히 빛날 것이다. 그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이제 우리

의 몫이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봉사의 삶에

우리나라는 외국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어릴 때 남의 도움을 받고 자란 사람

은 자신이 받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커서도 그 은혜를 갚

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힘든 시기에 많은 나라의

도움을 받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 민족 특유의 끈기와 힘으로 단기

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받은고마움을이제우리세대가저개발국에나누어줄때인것같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봉사활동을 한다. 교사들은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건축가는 건축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 여

러건물을지어준다.

나의 꿈은 간호사이다. 간호사가 되면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바로 의

료봉사이다. 나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의료봉사단원이나 단체에 대한 방송이나 이 나오면

관심이 가고 유심히 보게 된다.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같은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에서 피부병과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과 양실조로 배만 볼

록하게나온아이들을볼때마다나도그아이들을도와주고싶었고힘이되

어주고싶었다. 하지만생각뿐이었던것같다.

15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작은관심과사랑을모아큰희망으로 157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장려상수상작 고등부

작은관심과사랑을모아큰희망으로

오세희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2학년8반

Page 8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우리나라가 힘들 때 다른 나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듯이 우리나라도 받

은만큼 아니 더많이 현재 어려운 나라를 지원해주고 베풀어야 할것이다. 피

부색이나 머리카락의 색 같은 겉모습은 중요한 게 아니다. 서로를 이해해주

고 걱정해주고 도와주면 언젠가는 세계의 모든 나라가 한 가족이 되어 웃음

이넘쳐나는즐거운세상이될것이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큰 강과 바다를 이루듯이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

이모이면큰사랑이되어그들에게희망으로다가갈것이다.

작은관심과사랑을모아큰희망으로 159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는크고작음이있을수없다.

낯선 곳에 가서 말도 통하

지 않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것

은 무섭기도 하고 정말 힘든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

게 용기 있고 훌륭한 사람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

고 고마워한다면 나라 사이의 관계는 당연히 좋아지고 자연스러운 국제협력

이 이루어져서 함께 발전하고 점차 하나가 되어 참된 의미의 지구촌이 형성

될것이다.

편안히 잠자고 학교를 다니고 밥을 먹는 생활이 이제 너무나도 익숙해져

서 이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모른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는 기아에 허

덕이고, 치료하면 건강해질 수 있는 병을 키워서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고, 학

교도 한 번가보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깨닫고그들에게힘이되어주기위해노력해야할것이다.

15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여 개발도상국에 개발 경험과 선진 기술을 가르쳐줌으로써, 국제사회에 진 빚을

갚고, 상호 협력의 대열에 당당히 참여하고 있는 모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정말

로자랑스럽고뿌듯한일이다.

중학교 때 국어책에서 읽은 수필에 쓴이가 50~60년대에 무상으로 배급받

은 우유가루를 부모님 몰래 밤새 퍼먹다가 배탈이 나서 고생하는 내용이 나오는

데, 이 부분에서 선생님은 과거에 미국이 원조해준 옥수수 빵을 배급받아 먹던

이야기며, 건빵이 급식으로 나오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이 드신 어선생님께

서는‘평화봉사단’이라는 국제봉사단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여러 가지로 어

려움에 처해 있던 우리를 도와주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것이 불과 수십

년 전, 바로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살던 모습이었는데 국제사회의 도움을

발판으로 삼아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각하면 마냥 신기

하고자랑스럽기만하다.

이제 우리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세대의 노력으로 가난을 극복

하고 소득 만 달러 시대를 살아가게 되었으며, OECD 회원국으로 국제사회에 당

당하게 데뷔한 우리나라, 이제 새 세대인 우리가 국제사회에 진 빚을 갚을 차례

인 것이다. 아니, 벌써 우리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단체들은 세계 곳곳의 낙

후되고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서 눈부신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서 개발 경험을 나눠주고, 낙후된 지역을 찾아가서 선진

기술을가르쳐주고있는자랑스러운우리의모습!

한국국제협력단 홈페이지에서 나는 페루의 정 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한국인 의사에 대한 기사와 사진을 볼 수 있었

고, 미얀마에서 정보통신교육을 하고 있는 봉

사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농업기술을 가

르쳐주고 있는 20대의 젊고 예쁜 누나들! 나는

자료화면을보면서많은반성을하 다.

가끔 굶주리는 지구촌 어린이들을 위해 사

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를 하거나 사랑의 빵을

재앙의언덕을넘는손길 161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재앙의 땅 족자카르타! 느닷없는 강진으로 땅이 꺼지고 산이 무너진 아

비규환의 현장에는 6,000구 가까운 시체 더미 속에 홀로 버려진 고아들과

8,000명이 넘는 부상자들의 울부짖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쓰나미가 덮쳐 수

없이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그 아픔의 땅에 또다시 내려진 가공할 자연재앙

을화면으로보면서, 나는안타까움에할말을잃었다.

그러나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맑은 샘은 흐른다던가. 한 모금의 마실

물도, 한 숟가락의 죽물도 귀하고 귀하여 생명의 끈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 재앙의 현장에 미국의 250달러, 유럽연합의 380달러, 중국의 200달러 등

수많은 국제원조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 안타까움만큼의

무게로 인간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도 지진 발생 하루 만에 한국국제협력단 의료구호팀을 파견하여 부상자들

을 돌보고, 곧이어 의약품, 침구류, 분유 등 15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2

차로 보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한 긍지로 가슴

이다환해지는느낌이었다.

그렇다. 우리나라는50년전까지만해도세계최빈국중하나 다. 그러

나 246억 달러의 원조를 받으며 가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선 우리 대

한민국이, 이제는 재해를 입은 지구촌 곳곳에 봉사단을 파견하고 있고, 130

16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장려상수상작 고등부

재앙의언덕을넘는손길

원종진

수원수성고등학교 2학년 5반

Page 8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23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액수라고 하니, 국제협력의 문호를 더 열고 더 넓혀

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무조건적인 원조금 증액은 우리 경제에 부담

을 줄 수도 있고, ‘자기 집 불은 안 끄고 남의 집에 물 퍼준다’는 반발을 살 수도

있을것이다.

그에 대한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중 하나가 세계 각국에서 땀 흘리고

있는 NGO 회원들의 활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지금도 많

은 개발도상국의 오지에서는 한국인으로 구성된 NGO들이 피땀을 흘리며 자원

봉사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방 라데시에서 활동하는 한 NGO의 사무총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에서 NGO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꼬집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는“한국이

진정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NGO를 통한 국제원조를 늘려 국제사회에 더 많

은공헌을해야한다”라고말했다.

그 말에는 NGO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꼬집

는 동시에 한국이 향후 해외원조의 비전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많은 경험으로 인한 노련함과 열정을 가진 NGO

를선정하여국제협력비용을지원해준다면엄청난시너지효과를발휘하여‘국

제협력에 앞장서는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함께 잘사는 인류 사회 건설’에 앞장서는 한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켜줄 수도

있을것이다.

바야흐로 21세기의 지구촌은‘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전 세계가 더불어 잘사는 것만이 인류의 번 과 속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의 선진국들과 선진

국으로 발돋움하려는 많은 중진국들은 오랫동안 닫혀 있던 지갑을 열고 있다.

이제 국제 무대에서의 또 한 번의 비상(飛上)을 준비하는 우리도 더욱 적극적으

로 세계를 향하여 가슴을 열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지갑을 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를 통해 우리는‘보람을 대가로 하는 경건한 인류애’를 체험할 수

있고 나아가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더많은, ‘진정으로 살만한 지구촌 건설’에도

기여할수있을것이라고굳게믿는다.

재앙의언덕을넘는손길 163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나눠주며 모금을 하면 불평하기도 했던 나 다. 그때

나는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남의 나

라까지 돕는 것은‘오지랖이 넓은 일’이라고 생각했

었다. 또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빈민국에서 저들

이 끊임없는 내전을 일으켜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을

불행의 구 텅이로 빠뜨리는 것을 볼 때면, 저 사람들

은 구제불능이 아닌가, 우리의 원조를 군부의 전쟁광

들이 가로채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가 줄 수 있는 도움의 한계를 생각해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

겠다. 탤런트 김혜자의《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

을때도그랬지만, 도와야할사람을도와야할순간에

돕는다는 것 자체가 이유를 따지기에 앞서 얼마나 숭

고하고아름다운일인가! 불과 50여년전세계최빈국

중 하나 던 우리나라에게 국제사회에서도 나 같은 생각을 하며 조건과 이유를

따져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어둡고 절망적인 시간들을 얼마나

더어렵게건너와야했을까!

한국국제협력단 홈페이지를 살펴보는 동안 나는 국경을 넘어 사랑을 나누는

봉사자들, 보람을 대가로 낯선 땅에서 아낌없이 기술과 땀방울을 나눠주는 봉사

자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선진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들이며, 우리가 과거에 진 빚

을 국민 모두의 이름으로 갚아나가는 참 애국자라고 생각하 다. 또한 국경을 넘

는 사랑을 베풀며 현지인들과 한 가족처럼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이야말로‘함께

잘사는인류사회건설’에앞장서는참세계인이라는깨달음을얻을수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공부를 더 하는 동안, 우리가 세계를 향해 뻗는 도움의 손

길이아직도많이부족하다는것을알수있었다. 전세계경제규모10위권국가

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해외원조액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여 OECD 회원국 평균

의 25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2005년, 우리가 가난한 나

라에 유·무상으로 지원한 7억 달러는 OECD 30개 나라 중 원조 상황이 파악된

16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저는 이론과 실제가 다른 국제사회의 분위기와

강대국과 약소국의 정서적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유식인종에 대한 차별이 아직도 노

골적이고 의사 반 은 강대국 출신의 대표 중

심으로 이끌어지는 지극히 불공한 분위기를 경

험했습니다. 강대국은나누어주어야하는위치

이기에 동등한 입장이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

는 것 같았습니다. 행사를 마치면서 정말로 국

가의 힘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통

하여 진정한 세계화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며 그

러한정신에바탕을둔나눔의실현이라는생각을갖게되었습니다.

우리는 인문학의 많은 부분을 서구의 것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정신세계

를 받쳐주는 인본주의 사상 또한 구미의 것에서부터 공부하고 있지만, 실상

은 우리 조상들도 오래 전부터 인간을 하늘에 비유하듯이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것에 기초한 인본주의 정신은 서구의 것

보다 훨씬 진정한 의미의 평등에 가깝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국부(國富)에 의해서 인간성마저 저울질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성에

대한올바른인식이야말로세계화를향한초석이되어야합니다.

왜곡되어가는 인간성의 회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실제적인 물질적

나눔이야말로 현실적인 세계 지구촌 실현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가 없는 자발적인 도움이야말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를 하나로 묶

을수있는가장순수한세계화가아닐까, 하는생각을해봅니다.

우리는 6·25전쟁 당시 연합국 참전국이었던 16개 나라 중 하나인 에티

오피아를 알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인터넷에서‘기념품 가게의 훈장’이라는

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간 자원봉사자가 기념품 가게에서

유엔연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용사의 훈장이 상품으로 진열되어 있

는 것을 발견한 이야기 습니다. 1950년 당시 1인당 국민 소득 67달러의 한국

요즘 제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되는 사회적인 용어 중 하나가 세계화입니

다.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도덕 등 모든 면에서의 21세기에 대한 총체적인

현상을 대신하는 용어이기도 할 터인데, 특히 우리가 지금 강조하는 이유는

아직도 우리가 세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의미하는것이겠지요.

사회 전체의 기류가 변화의 속도도 빠르고 그 역동성으로 인하여‘나’

혹은‘우리나라’만으로는 존립과 발전을 할 수 없으므로 이웃과 함께 발맞

추어야만 따라잡을 수 있는 현재의 흐름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의

좋은것을배우고더불어존재하는법을배우지않으면생존과번 을할수

없게되는현실이세계화, 국제화로방향짓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치열한 국제 경쟁 사회 속에서 국가가 온전히 존재하기 위한 미래

의주역이될우리청소년들의자세와역할은대단히중요한덕목이될것입

니다.

지난 3월 초에 저는 미국의 예일대학교 주최로 열린 청소년 모의 유엔

행사에 참석하 습니다. 약 15개 나라에서 참석한 각국의 청소년 대표들과

함께 식량문제, 환경문제, 마약문제 등의 세계적인 이슈들을 문제제기하며

해결방안들을 나름대로 열심히 토론하 습니다. 이러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16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세계화와청소년의자세에관하여 165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장려상수상작 고등부

세계화와청소년의자세에관하여

이경은

서울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2학년2반

Page 85: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과정에는 많은 독서가 필요하고 토론도 필요한데 이런 과정을 통하여 편견에

서 벗어나 올바른 인간관계를 배우는 것이 가장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관계의 집단적 표상으로 국가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총체적으로는 정의로운

세계관도생기게되겠지요.

둘째, 우리에게는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불확실성이 특징인 21세기의

세계화 흐름에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한발 앞서서

기회를 잡아야 하고,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이 필요

하므로이또한공부를게을리할수없는이유이기도합니다.

셋째, 지구촌에서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의 공통점을 가능한

한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표되는 것이 언어입니다.

어는 세계가 함께 쓰는 공용어이기 때문에 필연적인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상호 이해를 위하여, 또 함께 일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언어를 공유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넷째, 봉사하는 자세는 모든 이념과 체제의 다름을 넘어선 실천적 양심이

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봉사활동을 많이 하

고 있지만 지역적 한계를 넘어 해외로 봉사활동의 역을 넓힘으로써 국위

선양에도일익을담당할수있을것입니다.

이렇듯 적극적인 자세로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실질적인 나눔과 봉사를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합

니다.

세계화와청소년의자세에관하여 167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는 현재 우리가 경제 규모

11위의 경제대국으로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 달러

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사이 아직도 110달러를 벗

어나지못하고있습니다.

만일 그들이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에티오피아라는 나라를 전혀 모르고 살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당시에 그들은 어려운 입장

에 처한 지구촌의 이웃을 도와줌으로써 우리에게

그들의 존재와 우정과 상생의 미덕을 심어주었습

니다. 그리고 그들뿐 아니라 그들의 자손까지도

우리를 친구로 기억할 것이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

일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비단 에티오피아뿐만은 아닐 것

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들은 서로를 지배

하고 빼앗기 위하여 늘 전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반면에 잘사는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에게 나눠주는 일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화, 국제화 전문가들은 세계화가 가져올 폐해로 인한 부정적인 면을

많이 지적하고 있지만, 세계 속의 개개인이 인간의 존엄성을 편견 없이 진지

하게 인식하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겸허함을 지닌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화가 각 나라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이 아

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면 세계화의

흐름에종속되기보다는적극적인자세로참여하는것이바람직할것입니다.

적극적인 태도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지키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국력을 갖추기 위하여 우리 청소년들은 미래 속의 한국을 그려보면서 역사적

인 사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이에제가생각하는우리가갖추어야할자세를몇가지적어봅니다.

우선은, 현재학생의신분이므로학생의본분에충실한것입니다. 공부의

16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당신이오늘집에들어가면냉장고에먹을음식이있고, 잘수있는

집이 있으며, 입을 옷이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의 75퍼센트의 사람

들보다잘사는것이다.”

얼마전에읽은김혜자씨의《꽃으로도때리지말라》라는책에씌어있던

귀다. 그렇다면 나는 이 세상의 25퍼센트에 속한다는 것인데, 이 세상의 75

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단 말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

었다. 나는 안락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최소한 먹을 음식과 입을 옷은 걱정

하지않는다. 그것은언제나내게있는것들이니까. 그리고내주변에있는사

람들 역시 그러한 삶을 당연한 듯이 살고 있으며, 텔레비전에서 넘쳐나는 음

식쓰레기 처리문제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 모습을 종종 보기도 한다. 그러

는 동안에 누군가는 기아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울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가

지고있는행복이정말로공평하고정당한것인지처음으로생각해보았다.

지금 동아프리카는 최악의 가뭄을 맞아 1,400만 명이 아사 직전이고 외

부의도움이없으면이수는계속늘어날것이란다. 우리나라인구의4분의1

이나 되는 수가 굶어 죽을지도 모르는 재앙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아프리

카국가들은지난수십년간가뭄과내전으로인한인명피해를낳았다. 무엇

16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행복이라는빚 169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장려상수상작 고등부

행복이라는빚

최원

대전대성고등학교2학년2반

보다 이번 동아프리카 가뭄은 60년 만에 발생한 기록적인 것이라고 한다. 물

한 컵으로 한 가족이 하루를 버틴다고도 한다. 생명력이 강한 낙타마저도 죽

기시작했다는것은그곳의상황이얼마나심각한지보여준다.

지구 한쪽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금 전 세계는 월드컵의

물결로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 또한 월드컵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월

드컵이라는 열기 아래 모든 것이 가려져 있다. 물론 월드컵은 단기간에 끝나

는 축제이다. 그러나 아사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애타게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

면서 분과 초를 다투고 있는 시간에 정작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열광하면서즐기고있는이축제가과연정당하고공평한축제인가.

아프리카의 오랜 가난의 원인은 내전이나 에이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

만 그들의 직접적인 가난의 원인인 가뭄은 서구의 산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산업화된 도시에서 누리는 즐거운 안락이 저

들에게 저토록 혹독한 고통을 안겨주는 원인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누리는

이 행복은 곧 저들에게 고통을 주고 진 빚인 것이다. 지구촌 전체가 축제의 즐

거움을 함께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지구 어느 곳에서는 물을 구하기 위해 어린

아이들이 15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뜨거운 햇볕 속에서 걷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누군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

다. 우리는 그 행복을 너무 지나치게 쓰고 있는 나머지, 그 행복에 빚지는 줄도

Page 87: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은 일이야. 워낙 가난한 나라니까. 그러니까 해결방법은 단 두 가지다. 하나는

아프리카가 가난에서 구제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소비자들이 어른이 생

산한 것이라는 인증이 붙어 있는 초콜릿을 먹는 것이지. 그것은 좀 비싸지만

말이야.”

“아버지,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요. 정말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그게 뭐

쉽게되겠어요?”

“너희들이 이렇게 초콜릿을 즐겨 먹을 정도로 값이 싼 것은 원료인 카카

오의 대량생산 덕분이다. 그런데 카카오 농장의 가격 경쟁력은 어린이 인신매

매와 강제노동에서 나오는 것이야. 국제열대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

의 카카오 농장 1,500곳을 조사한 결과 9~12세 어린이 노동자가 30만 명에 이

른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조금 비싸더라도 성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치르고 생

산한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쓰자는‘공정무역’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란

다. 정말 조금 더 값을 치르더라도 초콜릿을 사먹을 때‘공정무역’인증이 있

는지살피는습관을들이는노력이필요하다.”

우리가 이렇게 초콜릿을 흔하게 먹는 것이 그곳 아이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는 일이었다니. 나의 가벼운 소비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불행이라는 이름으

로 찾아드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초콜릿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초콜릿을

볼 때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고통스러운 얼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

고 이런 일들이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인지 나의 생활방식이 조금씩 변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국제구호기금 통에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라도기부하는일부터내생활에대한근본적인방식이조금씩바뀌었다.

우리나라도전쟁이라는아픈상처가있는땅이다. 50여년전이땅에서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울부짖어야 했다. 우리만의 힘

으로 다시 일어서기에는 현실이 너무 비참했다. 그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

무런 대가도 없이 우리 땅을 향해 달려온 구호단체들이 있었다. 우리 민족이

생전 처음 보는 그들의 손에는 빵과 구호품이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위로의

말들이 있었다.‘당신들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힘내세요’라는 작은 말들

이 오늘날 한국이 이렇게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우

행복이라는빚 171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행복해지기에 앞서 인간이

라는 이유만으로 고통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의 고통으로

나의행복이온다면그것은행복이아니라불행일테니말이다.

지난 발렌타인데이 때, 학교에서 초콜릿을 잔뜩 받아온 나에게 아버지께

서 초콜릿에 대해 말 해주신 적이 있다. 우리가 먹는 초콜릿이 아프리카 어

린이들의 피땀이 묻은 것이라는 말 이었다. 초콜릿 원료를 아프리카 농장에

서대량으로생산한다는것쯤은알고있었던나는아버지께반문했다.

“우리가많이먹어줘야그나라가부자가되는거아니겠어요?”

그러나아버지는나에게충격적인말 을해주셨다.

“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가난 때문에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단 몇 달러

를 받고 초콜릿 농장에 판단다. 대부분 9세에서 12세가량인 그 아이들은 겨우

먹고살 만큼의 음식을 먹고 일하는데 그 노동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탈출하는

아이들이 많지. 탈출하다가 들키면 팔이 잘리는 등의 무서운 처벌을 받기도

하고, 일하다가 죽기도 한단다. 한마디로 노예나 다름없는 것이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국적 기업에서 어린아이의 노동력으로 생산된 초콜

릿을사지않거나, 아프리카정부에서그것을규제하는것인데그것은쉽지않

17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오늘 당신이 하는 일이 내일이면 잊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가장 위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가장 위대한 사람일지

라도 가장 작은 생각을 갖고 있는 가장 작은 사람들의 총탄에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생각을 하라.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나누라. 언제나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것

을세상에주라.”

– 인도의마더테레사본부의벽에붙어있는

임종의 순간에 이르러 인간은 얼마나 소유했고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얼

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받는다고 한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우리의 소유

물이 아니라 평생 동안 한 행동으로 신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행하는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이름도 모르는 지구촌의 또 다른 형제들에게 소

망이되고생명이될수있음을나는믿는다.

행복이라는빚 173

장려상

수상작

고등부

리가 굶주리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갈 차례다. 그리

고똑같이그들을향해구원의손을내 어야한다.

세계적인 재앙이었던 지진해일 쓰나미가 인도

를 덮쳤을 때, 유엔과 국제적십자 등의 단체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그 폐허의 땅에 구호의 손길을 보

냈다. 이때 우리 정부도 피해 복구를 위해 한국국제

협력단의 긴급구호팀 19명을 의약품과 함께 현지

에 급파하 다. 현금 지원은 물론 의약품, 아동용

식품, 텐트 등이 현지에 긴급하게 지원되었던 것이

다. 우리나라도 남을 도울 만큼 성장했으니, 이제는

우리가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이다. 우리가 폐허 속에

있을 때 그들이 우리를 도왔던 것처럼, 우리 또한

지구촌의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는 것

이다. 그게바로진정한형제애가아닐까.

지금 지구촌은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축제의

물결에 휩싸여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보다. 뜨거운 햇볕 아래 식량을

기다리며죽어가고있는사람들, 배가고파서독풀을뜯어먹고있는어린아이

들, 아이를 낳으면 독풀을 먹여 죽게 하고는 자신은 한 달을 운다는 어머니들

의신음소리가들리지않나보다.

우리가 행복이라는 이름 아래 즐거운 축제를 누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행복이 누군가에게 불행을 주는 행복이 되어

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엄하고 평등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소망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극히 적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

엇이든 행동으로써 얻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가만히 앉아서 그들 스스로 가

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소망하는 것만큼 이기적인 것은 없다. 행동을 해야

이룰수있는것이다. 우리집식탁옆에는다음과같은 이붙어있다.

17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8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현장견학

감상문

●초등부강상훈_ 필리핀을다녀와서

●중등부김지희_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중등부이선용_필리핀사람들의친구, KOICA

●고등부김진주_더큰세상을향하여

●고등부장호연_KOICA 필리핀봉사현장견학을마치고

현장견학감상문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Page 90: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을 해주셨는데 필리핀의 큰 건물에서는 총을 들고 있는 경찰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

런모습이자연스러워질것이라고하셨다. 약간겁이나기도했다.

소장님께서 필리핀이 옛날에는 잘사는 나라 다고 말 하셨는데 왜 지

금은 이렇게 못 사는지 궁금했다. 여쭤보니까 부정부패가 심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 하셨다. 필리핀이 빨리 다시 잘사는 나라가 되어서 한

국처럼 다른 나라들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관을 나와

서필리핀뷔페로점심을먹으러갔다.

오후에는 차를 타고 퀘손 시티에 갔다. 그곳에는 한국의 지원으로 지어진

필리핀 IT 훈련센터가 있었다. 가보니까 컴퓨터와 기계들이 정말 많았다. 형,

누나들도 컴퓨터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강사진은 한국 사람이었는데

필리핀의 형, 누나들이 잘 배워서 해외에 가서 일을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해외

에 나가서 돈을 벌어 필리핀에 송금하는 돈이 자그마치 필리핀의 총 수입 중

약 70퍼센트나 차지한다고 소장님께서 말 하셨다. 해외에서 송금하는 돈으

로IMF도어렵지않게이겨냈다고하셨다. 필리핀의형, 누나들이열심히배워

서많이많이해외로나가서돈을벌어필리핀이다시잘살게됐으면좋겠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랑의 집짓기를 하는 곳에 갔다. 가보니까 집

필리핀을다녀와서 177

현장견학

감상문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KOICA 짓기 공모전에 입상한 형, 누

나, 선생님들과 함께 필리핀에 다녀왔다. 4학년 겨울방학 때 필리핀을 갔다

와서인지 또 어떻게 변했을까 기대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먹은 후

잠깐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필리핀에 도착해 있었다. 으!! 습하고 더웠다. 찝

찝한 날씨. 거부감이 다소 생겼다. 가이드 아저씨는 정말 호랑이 같았다. 키

도 크고 얼굴도 무섭게 생겼다. 우리가 앞으로 타고 다닐 버스에 타니까 아!

이시원한에어컨바람, 숙소에도착했는데도버스에서내리기가싫었다. 호

텔에 들어가서 아침식사 쿠폰을 받고 방을 배정받은 다음 쉬러 들어갔다.

정말편했다. 다음날이정말기대되었다.

“으악!”

너무늦게일어났다. 오늘은필리핀대사관에가는날이다. 그런데너무

늦게 일어났다. 여차여차해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 아침을 먹고 차에 올라탔

다. 차로 5분 거리라고 했는데 차가 많이 려서 20분 넘게 걸렸다. 마닐라

시내 교통체증은 이 정도가 보통이라고 한다. 10층에서 필리핀 대사님을 만

났다. 독특한옷을입고계셨는데, 필리핀의전통의상‘바롱’이라고하셨다.

필리핀 대사님은 필리핀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을 대신해서 일한다고 하셨는

데 정말 부러웠다. 대사님께 환 의 말 을 듣고 18층에 있는 KOICA 사무

소에 가서 KOICA 소장님을 뵈었다. 소장님은 필리핀에 대해 여러 가지 말

17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현장견학 감상문

필리핀을다녀와서

강상훈

충주용산초등학교6학년2반

Page 91: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179

들의 모양새가 거의 같았다. 이 집들은 집 짓는 방법을

몰라도 그냥 와서 지을 수 있다고 했다. 간단한가 보다.

나도 나중에 와서 짓고 싶었다. 이화여대 누나들도 와서

짓고 강원대학교 형, 누나들도 와서 지어주고 갔다고 한

다. 또 많은 기관에서 와서 지어주고 갔다고 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 집 안방만 한 크기의 집에 열

세 명이나 사는 가족도 있다고 한다. 우리 집은 24평인

데, 여섯명살기도좁은데…….

팍상한 폭포에 갔다가 힘든 몸을 이끌고 축산사무

소에 가서 인건이 형을 만났다. 인건이 형은 아빠 제자

인데, 2년 전에 KOICA 봉사단원으로 이곳에 왔다고 한

다. 형은 돼지 정액을 추출해서 인공수정 하는 방법을

현지인들에게 가르친다고 했다. 인건이 형아가 외국에

나가서 봉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형아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 내가 다 우쭐해졌다. 난 진짜

돼지를 처음 봤는데 돼지가 이렇게 징그러운지 몰랐다. 앞으로 뚱뚱한 애들

을돼지라고놀리지말아야겠다.

마지막으로 한-필 친선병원에 갔다. 우리나라 간호사 선생님도 계셨는

데 나이가 60에 가까운 분이다. 그 나이에도 봉사를 하시다니 존경스러웠다.

필리핀의 소아과 기술과 산부인과 기술은 한국을 능가한다고 한다. 필리핀

사람들이 워낙 애들을 많이 낳아서 그런가 보다. 나도 다음에 이런 데 와서 봉

사하고 싶었다. 한-필 친선병원에서 이상한 과일도 먹어봤다. ‘람부탄’이라

는 과일인데 꽤 맛있었다. 한국 과일만 맛있는 줄 알았는데 필리핀 과일도 맛

있었다. 병원에서티셔츠, 목걸이, 커피도주었다. 커피가맛있다고하던데먹

어보고싶었다.

4박 5일 동안 KOICA가 하고 있는 일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국제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고, 특히 연세가 높으신데도 봉사하시는 간

호사 선생님이 제일 많이 기억에 남았다. 나 역시 나이 들어서도 그렇게 아름

다운모습으로살고싶다는생각을했다.

17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현장견학 감상문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김지희

서울경희여자중학교2학년5반

2006년 여름방학, 인생에서 오래 간직할 만한 소중한 추억이 생겼다.

KOICA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필리핀’이라는 나라를 마음속에 담고 온 것이

다. ‘필리핀’, 그곳은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열대과일이 있는 멋있는 나라

다. 또한 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많은 한국인들이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멋진 겉모습과 달리, 힘든 내면도 가지고 있었는

데 정치의 부패, 가난과 고통으로 아파하는 모습도 있었다. 5일간의 소중한

체험을 통해서 필리핀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필리핀 땅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는

KOICA의모습이었다.

필리핀에 도착한 첫날, 처음 필리핀 사람들을 보았을 때는 경계하는 마음

이 생겨서 호텔로 이동하는 중에도 현지인과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획 돌려

버리곤 했다. 긴장한 탓에 늦게 잠자리에 들고 눈을 떠보니 필리핀에서의 둘

째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필리핀 대사관에서 대사님을 만나 뵙고 KOICA 필

리핀 사무소를 방문했던 특별했던 날! 필리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

을수있었던날이었다.

대사님과 KOICA 소장님으로부터 필리핀의 역사, 종교, 교육, 한국의 이

미지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경제에

관한 것이었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필리핀은 소수의 상류층이 국가의 대부분

현장견학

감상문

Page 92: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현장견학

감상문

의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했다. 국

민의 약 7퍼센트인 상류층이 국가 재산의 90퍼센트 정도를 소유하고 있고 나

머지 중류층을 제외한 약 70퍼센트가 빈곤층에 해당한다는 설명을 듣고 이들

의 극심한 차이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우리나라도 빈부격차의 문제가 많지만

우리와는비교도되지않을만큼상황이심각했다.

심각한 것은 빈부격차뿐만이 아니었다. 정치 면에서도 만연한 부정부패

로 정치발전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필리핀의 어둡고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한편으로는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감사

함을 느끼며,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 이번 경험이

매우 소중하게 여겨졌다. 대사님과의 기념촬 후, 사무실에서 나와 한-필 IT

센터로이동했다.

시티로 나뉘어져 있는 마닐라 지역, 그 중 퀘손 시티에 한-필 IT 센터가

위치해 있었다. IT 센터에 도착한 우리는 강의실로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관

계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강의실 역시 LCD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설치

되어 있어 편리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필리핀의 IT 분야 고급

기술 양성을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는 소개를 받는 도

중눈에띈것이한국컴퓨터회사의상표 다.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181180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이것에 관한 질문을 하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물자를 한국에서 지원받으

며 그 외에 가격과 품질이 우수한 것들만 필리핀에서 구입한다고 답해주었

다. 또한 한국에서 지원받은 물건에는 태극 마크가 있는 KOICA 마크가 붙어

있었는데 마치 내가 보내준 물건처럼, 내가 표시를 붙인 물건처럼 자랑스러

웠다. 이 물건을 사용할 때마다 볼 태극 마크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만약 나 다면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만들어준 한국을 떠올

리며 많이 고마워했을 것이다. 이곳의 학생들이 느꼈을 감사함이 나에게로

전해졌는지마음에찬란한감동의물결이번졌다.

어느새 두 번째 날이 저물고 필리핀에서의 세 번째 날이 밝아왔다. 좋은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셋째 날, 우리는 오전부터 두 시간을 달려 사랑의

집짓기 현장에 도착했다. KOICA뿐만이 아니라 건국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강원대학교 등 한국의 대학교와 자선단체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는 곳이

었다. 그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너무 큰 기대를 했던 탓인지 상황이 열악해

보 다. 대부분의 집들이 벽돌과 창문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부엌과 화장실

은실외에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것없이 모

두 밝아 보 다. 아이들은 서로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고 부녀자들이 빨래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곳에는 100채가 지어질 수 있는 대지에 30평방

미터 정도의 집들이 70채 가량 지어져 있다고 했다. 연말까지 100채를 모두

지을 것이라고 웃음 지으며 말하는 관계자의 밝은 표정은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마음이 따듯해진다. 아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포근한 마음, 이런

마음때문에어려운사람들의손을잡아주려하는것일것이다.

물론, 사람들에게 이것들이 무료로 주어지지는 않았다. 매달 9달러씩 15

년간 내야 했으며 전기세도 가족들이 부담해야 했다. 돈의 액수는 집이 지어

지는 재료에 따라 달랐고,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선택해서 입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모든 것이 개인 부담이라는 말에 조

금 야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경제 조건이 좋지 않으면

청소부나 소매상업 등의 직업을 마련해주며 그래도 일을 하지 않는 게으른

Page 93: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자는 내보낼 것인데 아직까지 그런 사람은 없

다’는 관계자의 말을 들었을 때는 사람을 바르

고 부지런하게 가꿀 수 있는 곳이구나, 라고 생

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필리핀 사람들은 부지런하

며 두뇌도 우수하다. 1970~80년대에는 그러한

인재들이 나라를 잘 이끌어서 일본 다음으로

우수한 경제 수준을 유지하 다. 하지만 그 후

독재정치의 시작으로 나라는 망가지기 시작했

고 결국 아무 죄 없는 국민들이 불쌍한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들의

손을 잡아주면 그들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그 시작이 나의 작은 노력일

수도 있다. 마음속으로 시작은 작은‘나’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셋

째날의남은일정을무사히마쳤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넷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카비테 주에 있는 한-필

친선병원에 갔다. 아픈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분위기가 매우 어두울 줄 알았

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성격이 느긋하다는 필리핀 사람들답게 우리를

보면 함박웃음을 지어주었다.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둘러본 뒤, 우

리는 자리를 옮겨 원장님과 조연옥 선생님과 함께 앉아 간담을 나눌 수 있었

다. 그때 58세의 조연옥 단원이 KOICA를 만나 이곳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들

을 수 있었는데 그 열의와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예전부터 의료봉사를

다니며 관심을 가져왔다는 조연옥 선생님은 이곳에 오기 위해 어공부와 건

강관리를꾸준히했다고하셨다.

목표를 정하고 이곳까지 오셨다는 말에 감동을 받아 마음이 뭉클해질 때

쯤, 선생님은 보조 간호사인 에 리의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한국과 달리 다

급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부린다는 이곳 사람들에게 적응이 안 되었다는 선생

님은 에 리라는 현지인을 열심히 교육하셨다고 한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다

니는 다른 간호사들과 달리 선생님의 뜻에 따라 단정하게 머리를 묶고, 선생

님의 제복을 다려 입은 그녀의 눈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또한 KOREA와

필리핀에서만난아름다운열매 183182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KOICA가 적힌 제복이 귀해 손님이 오는 날에만 입는다는 말을 듣고, 그곳 사

람들에게서 느낀 한국에 대한 감정은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타국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어느 누가 쉽게 가질 수 있을까?

그만큼 선생님의 노력과 노고가 다른 나라에까지도 향을 미치는 것일 것이

다. 한사람의 시작이 큰의미가 되는 모습을 보며 훗날 나의 노년기도 저렇게

아름다울수있을까, 하고생각해보았다.

모든 일정을 마친 날, 아쉬움을 달래며 비행기를 탔던 8월 3일. 그 아쉬움

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제는 현지인을 보면 손을 흔들어줄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는데 떠나려고 하니 그 마음이 마치 가족과 헤어지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견학을 하며 보내왔던 하루하루를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정리했다. 추억이란 또 하나의 만남이라는 말도 있듯이, 잊지 않고 자주 떠올

리면 항상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떠나는 아쉬움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

에대한기대감이더크게다가왔다.

첫 번째 필리핀 견학은 봉사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현지에서 한국에 대

한자부심과 사랑을 한껏 느끼기만 했다. 하지만 두 번째가 될 때는 그마음을

내가 먼저 심어줄 수있는 멋있는 사람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나로 인해 한국

에서‘희망 한국’으로 생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일까. 그것이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다. 시작이 되는 곳이 필리핀과

KOICA가 되었으니 마지막이 될 때도 필리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

디에서라도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돌아올 때까지. 필리핀, 안

녕!

현장견학

감상문

Page 94: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장님께서 필리핀에 관련된 다른 많은 소식들을 알려주셨는데, 이렇게 필리핀

에대한소개를듣고나니마음이훨씬편해졌다.

점심식사 후에 IT 훈련원 센터에 들 는데, 우리나라 대통령도 다녀갈 정

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KOICA의 활동 모습이 실감나게 내 가슴에 와 닿았고,

외국에까지 와서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무

렵에는 필리핀을 가까이 경험하고 싶어서 시장을 구경하고 내가 좋아하는 공

을샀다.

다음방문지는사랑의집짓기장소 다. 시설이고급이라고는할수없었

지만 여기에 있는 일반 집들보다는 좋아 보 다. 거기에는 다른 나라의 도움

으로 지은 집들도 많이 있었는데, 세상에는 이렇게 평화와 사랑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적지 않은 감

동을 내게 안겨주었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 거기에는 분명 희생도 따르겠지

만참멋진삶인것같다.

그 후에는 조금 특별한 일로 봉사하고 계신 KOICA 단원 한 분을 찾아갔

다. 동물들을 치료하고 연구하시는 분인데, 요즘은 타조를 연구하여 생산하

필리핀사람들의친구, KOICA 185

3년 전 방 라데시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이후로 오랜만에 해외

로 나서는 길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처음이었고, 필리핀 항공

의 비행기도 처음이었고, 부모님 없이 혼자 외국으로 가는 것 또한 처음이었

기에 떠나기 전 나의 마음은 적잖이 설레고 있었다. 우선 이번에 이런 멋진

경험을할수있는기회를주신KOICA 측에다시한번깊은감사를드린다.

함께 일행이 된 분들과 다른 학생들과 함께 약 3시간 반 정도의 비행 후

에 밤 12시가 넘어서야 필리핀 마닐라공항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만난 필리

핀 사람들의 첫인상은 착한 모습이었다. 한국말을 조금씩 하는 것을 보니,

우리말고도한국사람들을많이만났나보다.

다음날 아침에는 마닐라에 있는 한국 대사관을 방문했다. 대사관까지

가면서 필리핀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스리랑카나 방 라데시에

서 본 모습과 비슷하게 무척 혼잡하 는데 그런 모습 속에서 언뜻 필리핀도

그렇게잘사는나라는아닌것같다는느낌이들었다.

필리핀 전통의상인 바롱을 입으신 대사님으로부터 필리핀에 대한 소개

를들으면서많은사실을새롭게알게되었다. 그중에서도과거1950~60년

대에는 필리핀이 아시아의 강대국이었고 6·25전쟁 때는 우리나라를 가장

먼저 도와준 나라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런데‘왜 그 후에 필리핀

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없었을까’가 궁금했다. 대사님 말 후에 KOICA 소

184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현장견학 감상문

필리핀사람들의친구, KOICA

이선용

당진 호서중학교 1학년 6반 현장견학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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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큰세상을향하여 187

면서 현지인들에게 맞는 소득증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나에겐 조금 생소해

보 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

을줄수있는활동으로보 다.

그 다음날에는 한-필 친선병원에 갔는

데, 역시 환자들이 많이 있었다. 생활수준

이 그리 높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좀 약

해 보이는 환자들이 많이 보 다. 이 병원

은 KOICA에서 지은 것인데 시설이 잘 갖추

어져 있었고, 아무쪼록 이 병원에서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다시 건강을 찾고 희망을 찾길 바라며, 동시에 한국에 대한

좋은 생각을 이어가는 곳이 되길 바란다. 이런 시설들이 제대로 운 되기 위

해서는 많은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KOICA가 그 역할

을 멋지게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따뜻한 선물을 받기도 했는

데, 그마음이고마웠다.

이렇게 하여 4박 5일 필리핀 견학의 마지막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처음

에는 낯설던 모습들이 이제는 친근하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내일이면 떠난다

니 아쉬움도 남았다. 오랜만에 떨어져 있는 부모님도 보고 싶었다. 같은 방을

쓰던 형도 그리울 것 같고, 인솔하시던 KOICA 과장님의 부드러운 눈빛도 보

고싶을것같다.

이번 필리핀 현지견학을 통하여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되던 KOICA의 활

동을 알게 된 것 같아 보람 있었다. 필요할 때 함께 있어주는 친구가 진짜 친

구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 바로 KOICA라는 생

각이 진하게 내 마음에 남았다. 나의 꿈은 유니세프에서 가난한 나라의 아이

들을 위해 보람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혹시 모르겠다. KOICA가 열정

과젊음을쏟아부을내인생의파트너가될는지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조금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

고,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신 KOICA에 다시 한

번깊이감사드린다.

186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KOICA에서 주최한‘국제개발협력 짓기 공모전’에 입상하여 해외견

학 특전이 주어져서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4박 5일간 필리핀에 다녀왔

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4시간 정도 가서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도착했다. 도착 다음날부터 일정이 시작되었는데, 봉사현장 방문과 관광이

어우러진아주유익한여행이었다.

먼저 필리핀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가서 홍종기 필리핀 대사님과 최성

호 KOICA 소장님을 만나 필리핀에 대해 그리고 필리핀에서의 협력사업에

대해 많은 설명을 들었다. 필리핀은 1950~60년대에는 아시아에서 비교적

발달한 나라 다고 한다. 그래서 그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나 교육 등의 부

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 마르코스의 독재정

치로 인해 30년 이상 경제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

으니, 한나라의대표의역할이정말중요하다는생각이들었다. 우리나라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여 지금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것만보더라도대통령의역할이중요하다는것을새삼깨닫게된다.

비록 지금은 필리핀이 우리나라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필리핀 사람들

은예전에우리나라를도와주었던것에대해큰자부심을가지고있는것같

다. 또 두 나라 간 문화적 교류도 활발하여 얼마 전 대장금이 상 된 이후 한

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뜨거워지고 있고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큰세상을향하여

김진주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 2학년12반 현장견학

감상문

현장견학 감상문

Page 96: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상승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Saisaki라는 식당

에서 소장님과 식사를 할 때 종업원이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대장금을 재미있게 봤

다고 말할 정도 다. 이런 것을 보고 두 나라

간의 문화적 교류가 미치는 향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다음에는 필리핀에

있는 협력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IT 훈련원,

라구나 축산사무소, 사랑의 집짓기 현장, 카

비테 한-필 친선병원 등 KOICA에서 지원하

여봉사하고있는곳을방문했다.

마닐라는 차도 많고 건물도 많았는데 이 지역에서 조금 벗어난 라구나 지

역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높은 건물 하나 없고, 텔레비전에서나 가끔 보

던 풍경이 펼쳐졌다. 조그마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허물어져가는

집도 눈에 띄었다. 이런 곳들을 보면서 사랑의 집짓기 현장을 방문했다. 그곳

에서 KOICA 말고도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이화여대, 강원대 등이 지어준

집들도 볼 수 있었다. 가난하여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수도세, 전기세만 부

담하면집은무료로제공하여들어와살수있도록하는곳이었다.

이 지역은 중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학교나 직장은 2

킬로미터 정도 걸어 다녀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집도 좁고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난하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마을 사람들을 만났는데 모두 해맑고 순수한 눈망울을 가지고 있었

다. 이렇게 맑고 순수한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에서 도와준다고

생각하니내가한국인이라는것에대해자부심을가질수있었다.

마지막 날에, 카비테 한-필 친선병원을 방문했다. 그 병원에서는 산부인

과와 소아과를 전문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사람들이 가난하고 병원

도 없다 보니 내과와 외과 진료도 조금씩 하고 있었다. 그 병원의 의사 선생님

과 함께 병원을 둘러보면서 설명을 들었는데 이곳의 사람들이 가난하다 보니

병이 생겨도 많이 심해진 후에 와서 죽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다. 이러한 현실

더큰세상을향하여 189188 제9회KOICA 짓기모음집

이정말안타깝고마음이아팠다.

병원을 다 둘러본 후 대접을 받으면서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오신 조

연옥 간호사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감

사히 먹었고, 이야기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병원에서 일하

시면서 병원의 모든 의사가 동참하여 600명 정도의 아이들에게 포경수술을

무료로 해주었다고 하셨는데 아이들이 울지도 않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여

오히려 의사들이 더 고맙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하셨다. 우리나라에서

조금이라도 더 원조를 늘려서 이렇게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봉사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열린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매사에 즐거운 마음

으로임해야상대방도즐거운마음으로일할것이라고느꼈다.

KOICA에서 지원하는 봉사현장을 방문한 것 외에도 마닐라 시내와 관광

지인 팍상한 폭포, 리살 공원, 산티아고 요새도 둘러보았다. 자연의 아름다움,

필리핀의역사등을볼수있었고직접느낄수있어서정말좋았다.

필리핀의 봉사현장을 둘러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이들에 비하

면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돈이 없어서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식사 때마다 밥을 챙겨

먹을 수 있고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갈 수 있기에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

을……. 이번 여행을 통하여 작고 사소한 일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

고, 우리나라를 벗어나 더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큰

비전을 품을 수 있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항상 매사에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

야겠다는생각을했다.

필리핀을 여행하면서 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세계가 서로 공존하며 하나가 되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시대를꿈꾸어보게되었다.

현장견학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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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도 신형 그룹에 넣어줄 수 있을 정도의 사양이었습니다. 이러한 시설을 우리나라가

무료로 지어줬다고 하는데 우리의 국력이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는 자부심과 함께 IT 강

국으로서의우리위상이돋보 습니다.

(3) 사랑의집짓기현장견학(8월 1일오전)

마닐라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려 사랑의 집짓기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집 앞에는

여러 단체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그 집을 지어준 단체라고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

고 집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이곳의 집값은 유료이고, 장기간 분할로 납부하게 된다고 합

니다. 납부된 돈으로 새집을 짓고, 그 집에 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거리에서는 아이들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아이들의 순진한 웃음을 보면서 이런 아이들의

옆에우리KOICA가함께한다는생각에가슴이뭉클해졌습니다.

(4) 라구나봉사단활동지역견학(8월 1일오후)

KOICA 요원이 파견되어 있는 곳으로, 돼지 인공수정에 대해 연구하고, 각종 동물에

게 예방주사를 놓아주는 등 동물병원의 역할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의 봉사단

원이 혼자서 사나운 개에게 주사를 놓는 등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

니다. 내가한것도아닌데, 왠지가슴뿌듯한보람을느꼈습니다.

(5) 카비테한-필친선병원견학(8월 2일오전)

아침에 도착하여 극진한 환 을 받았습니다. 병원 내부를 견학했으며 견학이 끝난

뒤에는 과일이나 떡 등 먹을 것이 푸짐하게 나왔는데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

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보여준 선한 웃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외과 의사는 병원에

위내시경 검사 기구를 들여와서 환자를 위해 써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습니다. 환자를 위

하는 마음이 너무나 진실되어 보여서 내가 돈만 있다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사주고 싶다

는생각이들었습니다.

이번 필리핀 견학을 계기로 생각의 폭이 넓어졌고, 세상의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웠습니다. 우리나라가 도움을 주고 있는 현장들-한-필 친선

병원, IT 훈련원, 라구나 봉사단 활동 지역-에서 얻은 소중한 체험을 평생 간직하겠습니

다. 한국과 필리핀을 위해 음지에서 수고하시는 KOICA 봉사단원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

습니다. 저의 짓기 수상작 제목처럼 필리핀 국제협력 현장에 가서 세계는 넓고 도울 일

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KOICA의 가족으로 개발도상국에 파견되어

어려운사람들을돕고우리나라를세계만방에빛내고싶습니다. KOICA 파이팅!

KOICA 필리핀봉사현장견학을마치고 191

KOICA에서 주최한 짓기에서 금상을 받은 까닭에 해외견학 대상자로

뽑혔습니다. 소중한경험과안목을넓힐수있는기회라고생각하면서도, 수

능시험을 앞둔 고 3 수험생으로서 가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

다. 여러 차례 고민 끝에 이 같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얻기 힘들 것 같다는 확

신이 섰고, 마침내 이런 결정이 타당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에 필리핀 봉사현장을 견학하면서 훨씬 많은 것을 배웠으니까요.

비행기를 타고 3~4시간. 남회귀선을 지나서 마침내 필리핀에 도착했습니

다. 마닐라 시내로 들어가면서‘지프니’라는 이동수단이라든가 우리나라에

서는볼수없는풍물을접하며이국정서를느꼈습니다.

(1) 대사관방문(7월 31일오전)

관계자들로부터 필리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관계

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해안 부근에서 무동력으

로 배를 띄우면 바다 조류의 향으로 배가 필리핀까지 도달한다는 이야기,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박정희 대통령이 필리핀에서 보고 와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들으면서두나라가닮은꼴이라는생각을했습니다.

(2) 한-필 IT 훈련원견학(7월 31일오후)

IT 훈련원답게 나름대로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건물 인테리어도

현지에서는 상당히 세련되어 보 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사양은 최신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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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견학 감상문

KOICA 필리핀봉사현장견학을마치고

장호연

성남불곡고등학교3학년3반 현장견학

감상문

Page 98: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편집후기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이하는‘KOICA 짓기 공모전’을 위해 홍보실 직원들은‘이번에는얼마나많은학생들이응모할까?’기대반우려반속에계획을세우며준비를갖추고5월25일부터6월30일까지원고를접수하 습니다.예년과달리각학교공문발송및인터넷공고등만실시하고일선학교에대한직접접촉을통한 적극 참여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262개 초·중·고등학교 948명의 학생들이 응모하

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주 학생들도 일부 참여하는 등 해가 갈수록 우리 청소년들의국제화와국제문제에대한관심이깊어지고있음을알수있었습니다.

응모 작품들에 대한 심사는 한국국제협력단 직원의 예비심사와 아동문학가 등 외부 전문가의본심사로이루어졌습니다. 응모작품은빈곤에시달리는아프리카의지역상황이나지진해일 등 개도국 재해복구에 대한 내용이 많았으며 각각의 작품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진지한생각과노력의흔적이스며있었다는것이심사위원들의공통된의견이었습니다. 다만,최근 논술학습이 일상화된 관계로 일부 작품에는 지나치게 논설적이고 인위적인 표현이 있었는데 좋은 은 자기 체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본인의 솔직한 의견을 진솔하게 표현하여야바람직하다는지적도있었습니다.

심사결과36명의학생이입상했고세명의교사가지도교사상을수상하는 예를안았습니다.또한‘해외협력사업현장견학’프로그램으로필리핀에다녀온우수수상학생및지도교사들은금번견학을통해국제개발협력사업에대해보다넓은시각을갖게되었으며생생한협력현장을보고깊은감명을받았다고고마움을전해왔습니다.

이제제9회‘KOICA 짓기공모전’의입상작품들을수록한모음집을발간하게되었습니다.여러분들이 을 통해 말한 것처럼 국제개발협력은 지구촌 이웃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진실된마음에서시작되는것입니다. 이러한마음을잘간직하고실력을쌓아세계로뻗어나가는훌륭한일꾼이되어국제화시대의주인공이되어주시기바랍니다.

금번공모전에참가해준학생여러분과많은학생들이응모할수있도록협조해주신각학교지도선생님, 학부모님, 기타관계자여러분께심심한감사의말 을드리며내년도공모전은특별히제10회를기념하여보다많은학생들이훌륭한작품으로응모해줄것을기대합니다.

2006년12월홍보실직원일동

짓기공모전을마치며

Page 99: 제 9회 KOICA 글짓기모음집

1.‘나눔과봉사’를실천하기위하여개발도상국곳곳에서헌신적인봉사활동을수행하고

있는해외봉사단원및의료단에관한

2. 한국전쟁이후외국의도움을받던나라에서개발도상국에도움을주는나라로성장한

우리나라의책임과역할에관한

3. 21세기 세계화,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여 함께 잘사는 지구촌 건설을 위한 나의 책임과

역할에관한

4. 기타국제개발협력에관한

●응모부문 : 산문

●공모기간 : 2007년 5~6월

●응모자격 : 초등학교 6학년및중·고등학교전학년

●원고분량 : 200자원고지 10매이상또는 A4 용지 2매이상

●접수방법 : 방문, 우편또는인터넷접수

●접수처

_ 주소 : 110-782 서울특별시종로구연건동 128번지한국국제협력단홍보실

(지하철 4호선혜화역 3번출구방향 / 대학로방송통신대학교맞은편)

_ 홈페이지 : www.koica.go.kr

●발표일자 : 2007년 7월초예정(KOICA 홈페이지 게재 및 개별 통보)

●시상일자 : 2007년 7월

●시상내역

1. 초·중·고등학생별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및지도교사상시상

2. 우수수상자에대한해외협력사업현장견학은여름방학기간중실시예정

(대상국가추후결정)

●응모작품은국내외미발표창작문이어야하며, 주제에적합한 이어야함

●접수된원고는반환하지않으며, 입상작에대한모든권리는한국국제협력단에귀속함

●활용자료 : 한국국제협력단홈페이지 (www.koica.go.kr)

●문의처 : 한국국제협력단홍보실 (02)740-5122, 5128, 5129

초등학생및중·고등학생여러분을초대합니다이웃을배려하는따뜻한마음과

미래를개척하는적극적인생각,

그리고어려움을극복해가는굳건한용기를가지고

세계속에서꿈을펼쳐나가십시오.

KOICA 짓기공모전에서보여준

여러분들의따뜻한마음을늘간직하며,

꿈을향해정진해나가는

세계속의주인공이되길바랍니다.

공모주제

응모요령

발표시상

참고사항

제10회KOICA 짓기공모전

제9회KOICA 짓기모음집인쇄2006년 12월발행2006년 12월

발행인│신장범편집인│한국국제협력단홍보실

주소│110-782 서울특별시종로구연건동128전화│02-740-5114팩스│02-744-1092홈페이지│http://www.koica.go.kr

홍보자료 홍보 2006-1-376ISBN 89-88133-64-1 73810

●이책의저작권은한국국제협력단에있으므로무단복제를금합니다.이책은비매품입니다.

●표지 및 본문에 사용된 사진과 관련해서 국제농업개발원, 국제사랑의봉사단, 굿네이버스, 덴탈서비스인터내셔날, 선한사람들, 세계청년봉사단,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월드비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지구촌나눔운동, 플랜한국위원회,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복지재단, 한국제이티에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협조에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