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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20 스마트폰 세상에서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엔… “서방님, 한양에 가신 지 어언 석 달이 지났건만 언제나 돌아오시 려나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렇게 서찰을 보내옵니다.” - 옛날 사람들은 안부를 묻거나 소식을 전하려면 직접 찾아가서 말을 하거나 편지를 보냈다. “장남 보아라. 네 엄마가 내달 1일 일요일에 상경할 예정이니, 2시까지 서울역으로 마중을 나오기 바란다.” - 근대에 들어 우편 제도가 생기자 우체국을 통해 소식을 전하거나 약속을 정하게 되었다. “그럼, 이따 5시에 극장에서 만나 영화를 보고 7시에 같이 저녁 먹자.” “5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미뤘으면 좋겠는데 전화를 안 받네. 어쩌지? 혼자 기다릴 텐데…….” - 19세기 후반에 전화기가 발명되어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어의 ‘telephone’은 ‘멀다’의 ‘tele’와 ‘소리’의 ‘phone’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놀라운 속도의 전화 보급률 전화는 1876년 미국인 벨에 의해 발명되었다. 우리나라에 전화가 처음 들어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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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세상에서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엔…

“서방님, 한양에 가신 지 어언 석 달이 지났건만 언제나 돌아오시

려나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렇게 서찰을 보내옵니다.” - 옛날 사람들은

안부를 묻거나 소식을 전하려면 직접 찾아가서 말을 하거나 편지를 보냈다.

“장남 보아라. 네 엄마가 내달 1일 일요일에 상경할 예정이니,

2시까지 서울역으로 마중을 나오기 바란다.” - 근대에 들어 우편

제도가 생기자 우체국을 통해 소식을 전하거나 약속을 정하게 되었다.

“그럼, 이따 5시에 극장에서 만나 영화를 보고 7시에 같이 저녁

먹자.” “5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미뤘으면 좋겠는데 전화를 안

받네. 어쩌지? 혼자 기다릴 텐데…….” - 19세기 후반에 전화기가

발명되어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어의

‘telephone’은 ‘멀다’의 ‘tele’와 ‘소리’의 ‘phone’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놀라운 속도의 전화 보급률

전화는 1876년 미국인 벨에 의해 발명되었다. 우리나라에 전화가 처음 들어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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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불과 20년 뒤인 1896년이었다. 경복궁에 자석식 교환기 9대가 설치된 것이다.

이때는 궁중에서만 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 1902년부터 민간에서도 전화

사용이 가능해졌다.

한때 전화기는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1960년대만 해도 전화를 소유한 가정집이

드물었다. 흑백 TV를 가진 집도 드물었던 시절이다. 전화와 TV는 한 동네에 겨우 한두

집 정도의 부잣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부(富)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 1960년 우리나라의

전화 보급률은 0.3%로 1,000명 중 단 3명만이 전화를 가진 셈이었다. 1970년 당시

서울의 50평 집값이 230만 원이었는데 전화기 값은 260만 원이었다니, 얼마나 귀하고

비싼 물건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전화와 TV를 소유하지 않는 집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전화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1980년대부터이다. 1980년 전화 가입자는 270만 5천

명이었는데, 1985년엔 650만 7천 명, 1990년엔 1,327만 6천 명, 1995년엔 1,860만

명으로 늘어났다. 해마다 10만 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1995년 이후부터 전화

가입자 수가 떨어지는데, 그 이유는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1984년이었다.

당시에는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휴대전화를 가질 수 없었다. 가격이 331만 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대전화는 새로운 부의 상징이었다. 고급 승용차 안에서 어린아이

팔뚝만한 큼직한 휴대전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모습은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장님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9년에는 일반전화 소유자(2,125만 명)보다 휴대전화 소유자(2,344만

3천 명) 수가 더 많아졌다. 1984년 불과 3천 명에 불과하던 휴대전화 소유자가 1990년

8만 명, 1995년 164만 1천 명, 2000년 2,681만 6천 명, 2011년 8월 현재 5,196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인구 1명이 1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일반전화 가입자(2,910만 명)의 1.8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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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중에서도 컴퓨터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 사용자가 2011년 10월 현재

2,000만 명을 넘어섰다. 휴대전화 소유자의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에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속도이다.

스마트폰 : 휴대전화에 인터넷 통신과 정보검색 등 컴퓨터 지원 기능을 추가한 지능형 단말기를 말함

전화 가입자 수 (단위 : 천 명)

일반 전화가입자 수 휴대전화 소유자 수

1980 2,705 -

1985 6,517 5

1990 13,276 80

1995 18,600 1,641

2000 21,932 26,816

2005 22.920 38,342

2010 19,274 50,767

※ 자료 : 방송통신위원회,「통신사업자 참고자료」

2000년 이전은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의 경제 사회상 변화≫(2008)

휴대전화,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은 무척 편리해졌다. 멀리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목소리를 집안에 앉아서도 듣게 되고, 편지 대신 전화로 소식을 전하게 되면

서는 의사소통의 속도도 빨라졌다.

더구나 휴대전화의 등장은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와 생활방식,

인간관계까지도 변화시켰다. 휴대전화로 인해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목소리 통화뿐만 아니라 대화하기 곤란한 상황에서는 몇

마디 문자메시지로 통화할 수도 있다. 또 휴대전화에는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고, 영상통화도 가능하여 사람들 사이에 간격을 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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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친밀감을 높여 준다. 의사소통이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람 기능 덕분에 ‘덜렁이’ 소리를 듣던 사람들은 생일이나 기념일, 중요한 약속 등을

잊지 않게 되어 인간관계도 좋아졌다.

또한 휴대전화에 컴퓨터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폰의 출시로 인터넷 사용도 더욱

용이해졌다. 집과 사무실에서 해방되어 거리에서도 이메일 송수신과 각종 정보 검색이

가능해졌다. 공원에 앉아서도 스포츠 중계를 보거나 온라인 게임, 영화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고, 현금 송금이나 카드 결제 등 은행 업무를 보거나, 주식 투자 등 증권 거래를

할 수도 있다. 각종 티켓 예매, 쇼핑도 휴대전화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오늘날

휴대전화는 단순히 전화기의 기능이 아니라 각종 문화 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는 현대

문명의 대표적 이기가 되었다.

그러나 자동차의 발달이 교통사고의 증가를 가져온 것처럼, 문명의 이기는 혜택이

있으면 폐해도 있게 마련이다. 휴대전화도 예외는 아니다. 휴대전화가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 공공장소에서의 소음 발생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자들은 운전중 전화 사용이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가장 크다고 경고한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우리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원치 않는 광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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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와서 사생활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는 여성들의 몸 일부를 은밀하게 찍는(몰카) 성추행에 악용되기도 한다.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 등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거나 영화 등을

시청하는 문제로 사소한 말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 결과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규제에 앞서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삼갈 줄 아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 휴대전화 중독 증세

휴대전화의 폐해는 개인적 차원에서도 나타났다.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하여

사용하다 보니 전화기를 분실하면 지인들의 연락처를 몽땅 잃는 불상사와 더불어,

지나친 통화량과 부가 서비스로 인한 과도한 가계소비 지출 문제,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해서 아무 일도 못하는 심리적 불안의 문제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하루 종일

휴대전화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상태는 일종의 중독 증세이다.

중독이란 어떤 것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그것이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휴대전화가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성인층, 청소년층을 막론하고 ‘휴대전화

중독증’이 늘어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2009년 통계청이 제시한 학령별 휴대전화

이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26.3%, 증학생 81.8%, 고등학생은 93.3%가 휴대

전화를 소유하고 있다.

2008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휴대전화 사용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25.7%가 중독사용자이고, 39%가 주의사용자, 35.3%가 건전사용자로 나타난다.

64.7%의 청소년들이 휴대전화 사용에서 중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근래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기의 기능이나 게임기의 수준을 넘어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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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정보 검색이 자유로운 컴퓨터의 기능으로 발전하였다. 그만큼 의존성과 중독

성이 더 커진 셈이다.

2010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24.2%가 ‘스스로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청소년의 경우 40.5%가 ‘그런

편이다’라고 답하였다. 성인에 비해 자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 인식

매우 그렇다 그런 편이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전 체 2.0% 22.2% 42.7% 33.2%

성 인 22.2% 77.8%

청소년 40.5% 59.5%

※ 자료 : 한국정보화진흥원, 「2010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실제로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성인에 비해 높았다. 스마트폰 이용자에 대한

중독 여부를 조사 분석한 결과, 중독률이 11.1%로 나타났는데, 이 중 청소년이 25.2%로

중독성의 위험성이 성인(9.4%)보다 2.5배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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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의 중독은 그것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도구가 도리어 정상적인 생활을 가로막는다면

그것은 사람에게 해로운 도구가 되는 것이다.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의 의존성이 높은 사람은 반드시 자기조절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간단한 문진 방법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심각한 상태가 나온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아직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멀찍이 떼어놓거나 일주일에 하루 정도 ‘휴대전화 없는

날’을 정해서 생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휴대전화를 올바로 사용하려면 편리함은

즐기되 그 폐해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휴대전화 중독 실태 조사를 위한 설문 문항

1) 휴대전화가 없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2) 배터리가 한눈금만 남으면 불안하다.

3) 요금이 많이 나와 사용을 줄이려고 한 적이 있다.

4) 수업중에도 전원을 끄지 못한다.

5) 휴대폰을 남과 다르게 꾸미고 싶다.

6) 외워서 걸 수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다.

7) 심심하면 별다른 용무 없이 전화 건다.

8) 전화가 왔는지 자주 확인한다.

9) 집 전화기가 있는데도 휴대폰을 쓴다.

10) 수업중에 문자가 오면 바로 답장한다.

평가 방법

1. 각 항목별로 ‘전혀 아니다’ 1점, ‘아니다’ 2점, ‘보통이다’ 3점, ‘그렇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으로 하고,

자신이 체크한 점수를 모두 더하여 총점을 구한다(만점 50점).

2. 30점 이상 : 중독사용자

21~29점 : 이용에 주의가 필요한 주의사용자

20점 미만 : 건전사용자

자료 : 한국정보문화진흥원, ‘2008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