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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7 36 저자약력 황찬용 박사는 서울대학교 물리학 학사(1985),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물리학 박사(1990) 학위를 받은 후 1991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임용 이래 현재 책 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나노 자성체의 물성 분석, 이차원 물질계의 제작 및 특성연구, FEL을 이용한 초고속 동역학이다. ([email protected]) 연구실 개요 먼저 연구실 소개에 앞서 본 연구 그룹이 속해있는 표준과학 연구원 나노측정센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와는 달리 연구원 의 조직은 개인 연구실이 아니고 집단공동의 연구실이므로 주 연구자급의 연구원 수를 언급하는 것이 적당하다. 대략 최하위조 직이 5~10명으로 구성되고 많은 경우 20~30명까지 되기도 한 . 표준과학연구원 내에 나노측정센터만 하더라도 총 세 개의 큰 연구 그룹에 총 16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나노자성측정 연구 그룹(그림 1) 이외에 일립소 미터를 기반으로 하는 박막 물성측정 그룹, 원자현미경과 전자현 미경을 융합하여 새로운 측정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융합현미 경 그룹의 세 그룹이 나노측정센터의 간판 아래 모여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의 출시와 관련된 보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 넘 게 메모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Si의 시대의 뒤를 이어 스핀 메모리의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핀 메모리는 현 DRAM 혹은 SRAM의 가장 취약한 휘발성 특성을 극복한 비휘발성 메모리로 집적도나 구동 속도에 있어 이 두 메모리 에 필적하는 특성을 지닌 차세대 메모리이다. 상용 가능성에 대하여 많은 논란 속에서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 중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독보적인 메모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스핀 메모리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분야가 바로 나노 스케일에서의 스핀물성과 관련된 연구분야이다. 나노자성분야 연 구의 역사를 보면 1980년대 두께가 얇은 자성체의 연구에서 시 작되어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주로 금속 단결정 박막 성장과 관련된 자성체의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 시기에 발견된 거대자기 저항효과를 이용한 HDD 제품들이 1990년대 후반에 나오기 시작했고 1988년에 이 현상을 처음 발견한 Fert Grünberg 박사는 200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이때까지 그림 1. 좌로부터 박시진, 이상선, 전병선, 문경웅, 김창수, 김원동, 오뜨공, 이 세희, 윤정범, 김대현, 김동석, 황찬용. 의 대부분의 스핀물성 연구는 정적인 상태에 있는 나노 자성 관련 연구가 주류였으나 최근 실질적인 스핀소자의 연구가 활발해지면 서 동적 자성특성의 연구가 매우 중요하게 됨에 따라 나노자성연 구는 주로 동적 스핀물성을 연구하는 분야로 확대되어 나가고 있 는 상황이다. 최근 시간 스케일이 수십 펨토초(femto-sec)에서 수 십 나노초(nano-sec)에 이르는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변화하는 스 핀물성 연구를 위하여 새로운 실험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 한 동적 스핀특성 측정기술은 특히 초고속 및 저전력 물성을 특징 으로 하는 스핀 메모리 등의 연구에 필수적이다. 본 연구그룹은 지난 20여 년 대부분 정적인 스핀물성의 연 구에 주력을 해왔으나 최근 스핀동역학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동적스핀물성 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에서 요구되는 측정 표준화 연구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현재 6명의 연구원 및 1명의 기술원, 그리고 8명의 박사후 연 구원 및 연구생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 1. FMR에 기반한 MOKE-FMR, XFMR 등의 융합측정기술 강자성공명분광(Ferro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자성체의 기본 물성인 자화, 감쇠상수, 이방성 상수 등을 측정 할 수 있어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자성체 내부의 국소 자화는 주변환경으로부터 가해지는 정자기장(Static magnetic field)에 의하여 세차운동(Precession)을 하는데, 이 세차운동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자성측정연구실 황 찬 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자성측정연구실webzine.kps.or.kr/contents/data/webzine/webzine/14980938631.pdfCircular Dichroism)로 관찰한다. XMCD는 원편광된 X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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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736

저자약력

황찬용 박사는 서울대학교 물리학 학사(1985),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물리학

박사(1990) 학위를 받은 후 1991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임용 이래 현재 책

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나노 자성체의 물성 분석,

이차원 물질계의 제작 및 특성연구, FEL을 이용한 초고속 동역학이다.

([email protected])

연구실 개요

먼저 연구실 소개에 앞서 본 연구 그룹이 속해있는 표준과학

연구원 나노측정센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와는 달리 연구원

의 조직은 개인 연구실이 아니고 집단공동의 연구실이므로 주

연구자급의 연구원 수를 언급하는 것이 적당하다. 대략 최하위조

직이 5~10명으로 구성되고 많은 경우 20~30명까지 되기도 한

다. 표준과학연구원 내에 나노측정센터만 하더라도 총 세 개의

큰 연구 그룹에 총 16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나노자성측정 연구 그룹(그림 1) 이외에 일립소

미터를 기반으로 하는 박막 물성측정 그룹, 원자현미경과 전자현

미경을 융합하여 새로운 측정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융합현미

경 그룹의 세 그룹이 나노측정센터의 간판 아래 모여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의 출시와 관련된 보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 넘

게 메모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Si의 시대의 뒤를 이어

스핀 메모리의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핀 메모리는 현

재 DRAM 혹은 SRAM의 가장 취약한 휘발성 특성을 극복한

비휘발성 메모리로 집적도나 구동 속도에 있어 이 두 메모리

에 필적하는 특성을 지닌 차세대 메모리이다. 상용 가능성에

대하여 많은 논란 속에서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 중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독보적인 메모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스핀 메모리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분야가 바로 나노

스케일에서의 스핀물성과 관련된 연구분야이다. 나노자성분야 연

구의 역사를 보면 1980년대 두께가 얇은 자성체의 연구에서 시

작되어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주로 금속 단결정 박막 성장과

관련된 자성체의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 시기에

발견된 거대자기 저항효과를 이용한 HDD 제품들이 1990년대

후반에 나오기 시작했고 1988년에 이 현상을 처음 발견한 Fert와

Grünberg 박사는 200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이때까지

그림 1. 좌로부터 박시진, 이상선, 전병선, 문경웅, 김창수, 김원동, 오뜨공, 이

세희, 윤정범, 김대현, 김동석, 황찬용.

의 대부분의 스핀물성 연구는 정적인 상태에 있는 나노 자성 관련

연구가 주류였으나 최근 실질적인 스핀소자의 연구가 활발해지면

서 동적 자성특성의 연구가 매우 중요하게 됨에 따라 나노자성연

구는 주로 동적 스핀물성을 연구하는 분야로 확대되어 나가고 있

는 상황이다. 최근 시간 스케일이 수십 펨토초(femto-sec)에서 수

십 나노초(nano-sec)에 이르는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변화하는 스

핀물성 연구를 위하여 새로운 실험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

한 동적 스핀특성 측정기술은 특히 초고속 및 저전력 물성을 특징

으로 하는 스핀 메모리 등의 연구에 필수적이다.

본 연구그룹은 지난 20여 년 대부분 정적인 스핀물성의 연

구에 주력을 해왔으나 최근 스핀동역학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동적스핀물성 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에서 요구되는 측정 표준화 연구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현재 6명의 연구원 및 1명의 기술원, 그리고 8명의 박사후 연

구원 및 연구생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

1. FMR에 기반한 MOKE-FMR, XFMR 등의 융합측정기술

강자성공명분광(Ferro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은

자성체의 기본 물성인 자화, 감쇠상수, 이방성 상수 등을 측정

할 수 있어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자성체 내부의 국소

자화는 주변환경으로부터 가해지는 정자기장(Static magnetic

field)에 의하여 세차운동(Precession)을 하는데, 이 세차운동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자성측정연구실 황 찬 용

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 7 37

그림 2. (a) MOKE-FMR 스테이지의 설계도. 5축 방향으로 자기장을 가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여러 개의 DC 및 Microwave 프루브로 전류를 인가할

수 있도록 고안됨. (b) 구현된 MOKE-FMR 스테이지. XY 방향으로는 약

1000 Gauss, Z 방향으로는 3000 Gauss까지 가할 수 있음. MOKE 장비에

는 레이저가 장착되어서 Optical Writing 등의 실험이 가능함.

그림 3. (a) ST-FMR 실험 모식도. Pt층에서 스핀홀효과가 일어나 스핀궤도토크를

자성층에 전달함. (b) 소자 내부에서의 전류방향과 외스테드 자기장 방향. (c)

ST-FMR 전자장비 모식도. Bias Tee를 통하여 Microwave를 전달하고 소자의

직류전압을 측정함. Liu et al., Phys. Rev. Lett. 106, 036601 (2011).

그림 4. (a) 감쇠상수 측정을 위한 실험모식도. Pt층 위에 Py층이 올라가 있고

강자성공명을 위하여 Microwave가 가해지면서 SOT 공급을 위하여 직류전류

가 흐르고 있음. (b) SOT 효과에 의하여 달라진 선폭. (c) SOT에 의하여 선

폭이 달라지는 메카니즘을 나타낸 모식도. 자화에 나란한 성분의 스핀이 감쇠

혹은 반감쇠 방향의 토크를 생성하여 선폭을 변화시킴. Ando et al., Phys.

Rev. Lett. 101, 036601 (2008).

주파수로 흔들리고 있는 자기장을 가해주면 공명현상이 일어난

다. 공명현상이 일어나는 중심주파수를 분석하여 자화와 이방

성 상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공명선폭을 분석하여 자

성체 내부에서 감쇠가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박막자성체는 Demagnetization field에 의한 Shape aniso-

tropy 때문에 평면으로 자화가 누워있다. 이런 자성체에서 대략

수 GHz 및 수백 Gauss 영역에서 강자성공명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연구가 시작된, 수직자기이방성

(Perpendicular magnetic anisotropy)을 가지는 박막자성체의

경우, 큰 이방성 자기장(Anisotropy field) 때문에, 고주파수-고자

기장(~50 GHz, ~1 Tesla)의 공명조건을 갖는다. 이러한 수직자기

이방성을 가진 자성체의 기본물성을 측정하기 위한 강자성 공명

장비들이 현재 개발 중이다(그림 2). 이와 같은 FMR을 이용하여

스핀메모리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핀 궤도 토크

(Spin-Orbit Torque) 현상에 대한 연구가 최근 진행 중이다.

자성체와 중금속의 두 층으로 이루어진 이종계에서는 계면이나

중금속 물질 내부에 전류가 흐르는 것만으로도 스핀이 분극되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스핀-궤

도 커플링(Spin-Orbit Coupling)이다. 여기에 자성체를 덧붙여서

소자를 만들면 분극된 스핀이 자성체에 전달되면서 자성체에 토크

를 가하는데 이를 스핀-궤도 토크(Spin-Oribt Torque)라 부른다.

이렇게 스핀-궤도 토크를 이용한 소자는 전류를 가하는 것만으로

도 자화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데, 실리콘 기반의 소자나 스핀-트

랜스퍼 토크(Spin Transfer Torque)를 이용한 소자보다 에너지가

더 적게 들어가면서 더 빠르게 반응하는 소자를 만들 수 있는 가

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 그룹에서는 이런 스핀-궤도 토크를 강자성공명에 이용

하여 관찰하고 있다(Spin-Torque Ferromagnetic Resonance;

ST-FMR). 강자성공명이 일어나고 있을 때 소자에 전류를 주입하

면, 스핀-궤도 토크가 자성체에 전달되면서 자화의 세차운동 위상

을 바꾸고, 바뀐 위상으로부터 전달된 토크의 크기를 추측할 수

있다(그림 3). 또한 전달된 토크는 감쇠상수를 약간 크거나 작게

변화시키기에 공명선폭(그림 4)을 통하여서도 토크의 크기를 추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Modulation of Damping; MOD). 이 방법

이외에 역스핀홀효과(Inverse spin Hall effect)를 측정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서도 스핀-궤도 토크를 관찰할 예정이다.

(a)

(b)

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738

그림 5. (a) XFMR 실험 모식도. 편광된 X-선으로 강자성공명이 일어나고 있는

자화를 관찰함. (b) XFMR로 스핀펌핑 동역학을 관찰하였음. Py층에 의하여 일

어난 스핀펌핑이 Mn의 자화 또한 세차운동을 시키고 Cobalt의 세차운동의 위

상까지 변화시킴. Li et al., Phys. Rev. Lett. 117, 076602 (2016). (c)

XFMR 실험장치의 모식도. (d) 포항3세대가속기에 설치된 XFMR 실험장비.

그림 6. PAL에서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 (a) 각 자기장에서 자화의 세차운

동을 관찰함. (b) 관찰한 세차운동의 진폭과 위상을 나타냄. 공명중심에서 진폭

이 가장 크고 위상의 변화폭이 가장 큼. (c) 빛의 원편광 방향에 따라서 관측

위상이 반전됨. (d) 광원 에너지에 따라 측정된 Dynamic XMCD 스펙트럼들.

표기된 시간은 마이크로웨이브 지연시간임. 4 GHz에서 실험하였으므로 125

ps 시간 지연은 180도 위상 지연을 뜻함.

현재 방사광과 FMR을 접목시킨 기술을 개발하여 포항가속기

빔라인에 설치하고 이를 운영 중이다(그림 5). 이 기술은 X선 측

정 강자성공명(X-ray Detected Ferromagnetic Resonance)이라

불리는데 이 방법은 강자성공명현상을 XMCD(X-ray Magnetic

Circular Dichroism)로 관찰한다. XMCD는 원편광된 X선이 특

정 원소의 전자를 여기시킬 때, 스핀방향에 따라 여기될 확률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하여 스핀계의 스핀 모멘트와 오비탈 각모

멘트를 각각 측정한다. 방사광에서 이용하는 X선 펄스는 수십~수

백 MHz 주기로 시료에 입사하고, 시료에서 공명하고 있는 자화

를 이 주기에 동기화시키면, 자화가 세차운동을 하고 있더라도 X

선이 샘플에 맞을 때에는 자화의 위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서 강

자성공명을 관찰할 수 있다(그림 6). 이 장치는 수십 ps의 분해능

으로 스핀동역학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X선 측정 강자성공명의 가장 큰 장점은 원소별로 공명현상

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XMCD가 각 원소 코어레벨

의 전자마다 각각 흡수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런 장점을 이용하여 스핀전류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등의 연

구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2.Laser 기반 Tr-MOKE 및 MOKE microscopy, micro-BLS

등의 스핀물성 측정기술

자성박막의 자성을 측정하는 간편한 방법은 편광현미경을 이용

하는 것이다. 각각 독립적인 두 개의 편광판이 광원과 이미징쪽에

있는 현미경이라면 시료의 자화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자기장이

존재하는 영역을 통과한 빛은 편광방향이 회전하게 되는 것이 잘

알려진 패러데이 현상이다. 이와 유사하게 물질의 자화상태에 따

라 편광방향을 다르게 회전시켜주는 현상은 광자기-커 현상

(magnetic optical Kerr effect)이라고 부른다. 광자기-커 현상에

의해 표면의 각각 다른 자화상태는 입사된 빛의 편광을 다르게 변

화시키는데 이미징쪽의 편광판으로 빛을 걸러주면 빛의 밝기 차

이가 발생하므로 서로 다른 자화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광자기현미경을 이용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나타낸 그

림 7은 교류자기장에 의한 자화상태의 수평이동을 보여준다. 그

림 7에서 다른 명암은 자화상태가 반대방향의 자구를 나타낸다.

작고 둥근 도메인들은 기울어진 교류자기장을 인가함에 따라

한쪽방향으로 이동해간다. 특정자화상태의 수평 이동 기술은 메

모리소자 및 논리소자로의 응용이 가능한 기반 기술이다.

이러한 실험결과는 전산모사를 이용하여 추적이 가능하다. 자

화벡터와 자기장의 방향이 어긋나 있을 때 자화벡터는 세차운동

과 감쇠운동을 한다. 각 순간마다 각각의 위치에 인가되는 유효

한 자기장을 계산하고 그에 따른 자화벡터의 운동을 계산하면

시공간에서 자화상태를 구할 수 있다. 자성동역학을 다룰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OOMMF 및 MUMAX3가

있는데 모두 오픈소스이다. 그림 8은 최근 OOMMF를 이용하여

수행된 연구내용들이다. 스커미온이라고 불리는 위상학적 자화

상태의 동역학과 그에 따른 수평이동현상 및 스커미온에 의한

스핀파의 특이한 굴절 특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이다.

자성체는 인접 자화벡터 간에 평행 또는 반평행하려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한 개의 자화벡터가 진동을 하게 되면 자화벡터의

진동이 공간상에 퍼져나가는데 이를 스핀들의 파동, 스핀파라고

부르고 스핀파의 양자화된 값을 마그논이라고 한다. 마그논을 측

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 7 39

그림 7. 교류자기장을 이용한 자화상태의 수평이동실험. Moon et al., Sci.

Rep. 5, 9166 (2015).

그림 8. (a) 교류자기장에 의한 스커미온의 이동현상. Moon et al., Sci.

Rep. 6, 20360 (2016). (b) 스커미온 배열에 의한 스핀파의 굴절특성 변화.

Moon et al., Phys. Rev. Applied 6, 064027 (2016).

그림 9. Micro-BLS 구성도.

정하면 자성체의 기본 물성값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좔로

신스키-모리야 상호작용(Dzyaloshinkii-Moriya interaction)이라

는 현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졌고 이 값의 측정

방법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현재 마그논을 측정하기 위해 정교한 장치들을 구성하고 있다.

우선 펨토초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하여 펌프-프루브 방식으로

광자기-커 현상을 측정하면 피코초에서 나노초에 이르는 영역에

서 발생하는 자성동역학을 측정할 수 있다. 레이저를 펌프빔과

프루브빔으로 나누고 펌프빔의 광경로를 늘리거나 줄이면 펌프

빔과 프루브빔의 상대적인 시간차이를 만들 수 있다. 펌프빔을

자성체에 입사시키면 자화상태가 순간적으로 여기되어 변화한

다. 이렇게 변화된 자화상태는 펌프빔이 사라지는 상태에서는 세

차운동을 하여 원래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러한 세

차 운동을 프루브빔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방식은 펨토초 레이

저의 펄스폭에 의해 시간 분해능이 결정되는데 10 펨토초의 레

이저를 이용하여 초고속 스핀동역학을 관찰하는 장비를 구성하

고 있다. 이외에 레이저를 시료에 입사하고 여기에서 산란되어

나오는 빛을 측정하는 BLS(Brillouin Light Scattering) 장비도

구축 중이다. 시료에 입사된 빛은 마그논을 만나면 미세하게 빛

의 특성이 변화한다. 이러한 미세한 빛의 변화를 정밀한 패브리-

패롯 방식의 간섭계를 사용하여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마그논 측정을 위한 시분해-MOKE 및 BLS 시스템이 구성 중이

며 올해 말 완성될 계획이다. BLS는 추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

해 마이크로미터 영역에서 마그논을 측정하는 micro-BLS로 완

성될 예정이다(그림 9).

3. 나노스핀물성 측정 정량화를 위한 스핀현미경 측정기술

현재 나노구조체의 스핀 이미징 기술은 크게 방사광을 사용하

는 기술과 스핀검출기를 사용하는 기술로 나뉜다. 앞서 언급한 방

사광의 XMCD 기술을 이용할 경우 PEEM이나 (S)TXM 등의 기

술과 접목하여 수십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각기 스핀 물성이 다른

다양한 구조체의 스핀 이미징이 가능하다. 현재 ALS, SSRL,

BESSY, SOLEIL, ESRF 등의 세계 유수 방사광 가속기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와는 달리 실험실에서 이러한 나노스케일

스핀 이미징을 하기 위해서는 탐침자로 집속에 유리한 전자빔을

사용하게 된다. 시료에 입사된 후 반사 혹은 회절되어 나오는 전

자빔의 스핀상태를 분석하게 되면 스핀 구조체의 이미징을 할 수

있게 된다. 전자의 스핀상태를 분석하는 스핀검출기의 경우 FOM

(Figure of Merit)값이 매우 낮아서 이 부분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자현미경(SEM)에 이차전

자를 감지하는 장치를 스핀검출기로 대체할 경우 바로 스핀 이미

징을 할 수 있게 되는데 분해능은 수 나노미터까지도 보고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을 spin-SEM 혹은 SEMPA(SEM with

Polarization Analysis)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현재 NIST, IBM-

Zürich 등 극소수의 연구그룹에 사용 중인 기술이며 스핀 검출기

(a) (b)

물리학과 첨단기술 APRIL 201740

그림 10. 스핀현미경 도식도.

그림 12. Co/MgO(001)계의 자구이미지.

그림 11. 표준과학연구원에 구축한 스핀현미경 장비.

의 종류에 따라 그 분해능이나 실용성에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본 그룹에서는 세계최초로 교환산란(exchange-scattering) 타입

의 스핀검출기를 이용한 spin-SEM을 구축 후 이용 중에 있다. 그

림 10은 표준과학연구원 spin-SEM의 도식도이다. 이 검출기의

장점은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트 검출기와는 달리 검

출기의 감도가 매우 좋다는 점이다. 단점은 검출기에 있는 타겟의

자화방향을 바꾸어가면서 측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핀구조를

도표화하기 위해서는 각기 타겟의 다른 자화상태에서 이미지 스

캔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교환산란 스핀 검출기의 감도가 모트

검출기에 비하여 약 100배 이상이므로 앞으로의 스핀현미경의

상용화에 적합한 기술로 생각된다. 그림 11에서 보면 가운데 커

다란 부분이 스캐닝 전자빔 파트이고 왼쪽이 교환산란 타입의 스

핀검출기이다. 대부분의 분해능은 스캐닝 전자빔에 의하여 결정

되며 약 10 nm의 수평방향 공간분해능을 갖는다. 본 장비는 현

재 평면 내 자화만 측정이 가능하나 경우에 따라서 코팅 등의 방

법을 이용하여 면외 자화 방향의 유추가 가능한 측정도 할 수 있

다. 그림 12는 본 그룹에서 구축된 스핀현미경을 이용하여 Co/

MgO(001)계의 자구 이미징을 한 결과이다. 2단계에서는 spin-

rotator를 제작하여 면외 방향의 자화도 측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이와는 달리 스핀이 편향되어 있는 전자원을 이용

하고 일반적인 2D 전자 검출기를 이용하는 SPLEEM과 같은 기

술도 현재 사용되고 있다. 이 기술의 장점은 전면적 이미징을 하

므로 스캐닝에 따르는 시간소모를 줄여서 매우 빠른 측정이 가능

하다. 단점은 전자원의 스핀편향도가 50% 이상을 넘기 쉽지 않

아서 자화값이 큰 경우의 시료만 측정이 가능하고(대부분 30% 이

하) 공간 분해능의 개선에는 정밀한 전자렌즈의 설계가 필요한데

이 부분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향후 전망

현재의 Si의 기술이 한계에 다다르는 2020년대 중반에는 스

핀 메모리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이 된다. 문

제는 현재 이러한 스핀 물성의 측정 등과 관련된 측정기술은 난

이도가 매우 높으며 상용화가 힘든 관계로 스핀 소자의 측정 인

프라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 수 개국에만 독점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메모리가 멀지않은 미래에 실제 사

용될 경우 여기에 기반이 되는 관련 원천특허는 대부분 이러한

선진국에서 선점하게 될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국내 관련 분

야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국내 연구진의 노력 및 국내 협업

을 위한 대형과제의 기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도 시간 및 공

간 분해능을 동시에 극복하는 측정기술의 개발은 진행형이며 측

정결과에 따르는 새로운 연구분야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매우 유

망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본 연구그룹에서 진행 중인 자구

벽, 스커미온, 자성 스위칭 등의 스핀동역학 측정기술 및 물성연

구는 이러한 차세대 메모리의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응용에 필요한 원천특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년 6

월부터 이용자에게 개방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 FEL를 사용한

펨토초 영역에서의 관련 동역학 연구는 스핀을 포함하는 여러

분야에서 동역학 물성을 밝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