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담의 기본

1제 부

제1장 노인에 대한 이해

제2장 성공적 노화에 대한 이해

제3장 노인상담의 이해

senior citizen counseling for happy life

3

노인에 대한 이해

노인과의 상담을 최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상담자는 노인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와 미래 노인세대의 변화에도 민감해야 한다. ‘신노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와 같은 용어에서도 나타나듯 이전의 노인세대와는 다

른 역량이 있는 노인계층들이 노년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

에서 상담자의 노인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다른 역사와 인생 경험을 가진 노인 내

담자와 공감적인 관계를 맺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끈이 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현

노인세대의 흐름에 적합한 노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노인과 노년기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노인의 새로운 정의

노인들이 처해 있는 개인적·사회적·문화적 상황 등에 따른 다양성을 고려할 때

노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애매하다. 지금까지는 노인을 65세를 기준으로 ‘시간이 흘

러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 ‘늙은 사람’, 또는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으로 기

능이 쇠퇴한 사람’ 등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을 정의하는 데 있어 쇠퇴에만

1제 장

4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초점을 맞출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노인들은 긍정

적인 사고방식으로 생활습관이나 환경요인을 잘 다스리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

며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생 동안 얻은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다른 세대와 나누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노화를 지연시

키고 있다(조남범, 2011). 또한 유엔(UN)에서도 연령 분류의 표준 규정을 0~17세

미성년자, 18~65세 청년, 66~79세 중년, 80~99세 노년, 그리고 100세 이후는 장

수노인으로 분류(시니어신문, 2016)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노

인에 대한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노인이 일생 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

륜을 주시하여 노인을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노화의 변화를 경험하는, 보다 많

은 경험과 경륜을 가진 연령이 높은 사람’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노인과 노년기의 특징

노년기에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되는 많은 일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체적·사

회적 기능들의 변화와 그로 인한 부정적인 심리상태, 감각기능과 인지능력의 변화,

성격의 변화, 배우자 사별을 경험하게 되며, 그리고 사회적 관계가 축소됨에 따라

노인이라는 낙인도 찍히게 된다. 반면 지혜라는 특별한 선물도 받게 되고 조부모와

같은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기도 한다. 노년기는 개인이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

는 선택권이 부여된 중요한 시기인 만큼 노년기를 희망이 없는 부정적인 시기로 바

라볼 것이 아니라 배우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능력이 있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상담자는 노인과 노년기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특징들

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이 노인 내담자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의미이며, 상담

자의 기본적인 태도이기도 하다.

제 1장  ●  노인에 대한 이해 5

1) 인지능력의 변화

상담자는 노인 내담자의 인지와 관련된 문제와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기억력이 안 좋아졌다”, “기억력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뭔가를 배우고는 싶지만 이 나이에 잘 해낼 수나 있을지…”라는 말과 함께 의기

소침하고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학습능력, 사고능력, 문

제해결 능력 등에 대한 반응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

히 주어지고, 주제도 노인이 흥미로워하고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학습능력은 크게

저하되지 않으며,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도 훈련을 통해 증진되거나 유지될 수 있다

(김애순, 2006).

(1) 기억력

노인은 인지 변화를 경험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것인지 질환으로 인

한 것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억의 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고 노인들이 자신의 관심과 흥미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

시킨다면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노년기의 기억력 저하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는다(Johnson, 2003). 노년기에는 최근의 일보다 과거의 일을 더 잘 기억하는 경

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는 첫째, 노화로 인해 정보의 저장과 인출이 비효율적이 되

기 때문이다. 둘째, 노인이 어떤 사건에 대해 흥미가 부족해서 기억할 만한 일이 아

니었기 때문이거나 셋째, 그동안의 삶 속에서 많은 일을 경험한 탓에 이미 많은 것

들이 저장되어 있는 단서 과부화 상태이기 때문으로 설명된다(정옥분, 2014). 노인

이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회상의 경향성은 노인상담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노인의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울과 불안이다. 우울한 노인

은 우울하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자신의 건망증이나 기억력 감퇴를 지나치게 과장하

고 지적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또한 뭔가를 하려고 하는 의욕이 없기 때문에 자신

의 기억력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기억을 할 때 사용되는 인지

6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적 자원을 감소시키고 인지기능의 저하를 야기시킬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Belsky,

1990). 또한 불안한 노인은 불안과 관련된 자극에만 주의가 쏠리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자원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학습이나 기억에 방해받게 된다

(조은경, 1995). 기억력 변화를 느끼는 노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치매이다. 노

인은 기억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낄 경우 혹시 치매가 아닐까 두려워한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의 뇌손상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기억

력, 언어력,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

이 나타나는 상태이다. 특히 치매 초기에는 경미한 기억력 상실이나 판단력 감퇴를

보이기 때문에 건망증과의 구별에 어려움이 있다(최현주, 이수정, 2016). 건망증은

뇌의 생리적인 현상으로, 건망증의 특징은 경험한 것 중 사소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잊어버리기는 하지만 관련되어 있는 어떤 단서를 주면 기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

다. 이에 반해 치매 초기 증상의 특징은 경험한 사건 전체나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

고,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Peterson et al., 2001).

(2) 지능

노인이 되면 지능에 변화가 생길까? 혼과 캐텔(Horn & Cattel, 1967)은 유동성 지

능과 결정성 지능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동성 지능은 새롭고 창조적인 해결책과 관

련되어 있고 연령 증가에 따라 감퇴되며, 결정성 지능은 어휘력, 언어유창성, 연습

과 반복, 학습된 지식과 기술, 지혜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연령 증가에 따라 유지

되거나 증가된다고 하였다. 샤이(Schaie, 2006)는 유동성 지능에 대해 개인차는 있

으나 70대까지도 기능이 유지될 수 있고 노인에게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뒷받침되

고 결정성 지능과 관련된 인지적 기능을 활용하며 생활한다면 감퇴를 보완할 수 있

음을 주장하였다. 발테스 등(Baltes et al., 1999)은 지능의 이중요인 모델인 기계적

지능과 실용적 지능에 대해 제시하면서 기계적 지능은 복잡한 인지적 과제를 다루

는 데 필요한 기술로 연령 증가에 따라 감퇴되고, 실용적 지능은 언어지식이나 지

제 1장  ●  노인에 대한 이해 7

혜, 그리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관여하는 지능으로 연령 증가에 따라 유지되거나

증가된다고 하였다(Barbara, 2015). 이와 같이 노년기에는 개인차는 있겠지만 연령

이 많아질수록 유동성 지능과 기계적 지능의 감퇴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개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유지될 수 있는 결정성 지능과 실용적 지능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결정성 지능과 실용적 지능은 지혜와도 연관되어 있다.

(3) 지혜

지혜는 노년에 받는 선물과도 같다. 지혜는 후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어느날 갑

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고 학습과 경험에 의해 진보되고 개발될 수 있는 실용적 지

능이다. 발테스와 슈타우딩거(Baltes & Staudinger, 1993)는 지혜를 과거의 규칙적

인 경험이나 습관에 의하여 굳어진 것이 아니라 독특하고 새로운 인간문제에 대하

여 적합하고 훌륭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라보비－비에프

(Labouvie－Vief, 1990)는 지혜로운 사람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지식이 아니고 자신

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것과 구분할 줄 아는 도덕윤리를 포함하는 능력이

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혜는 뇌의 대뇌전두피질(갈등과 모순 발견), 중전두엽피질

(정서와 친사회적 사고), 편도체(행복, 즐거움, 공포 등 감정조절), 그리고 배외측

전전두엽피질(냉정한 인지, 공정한 선택) 영역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러한 뇌 영역

의 활동 수치가 노인이 젊은이보다 높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연령 증가에 따라 증가

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Jeste, 2010; 신명희 외, 2013). 그러나 이것이 연령

이 많다고 해서 지혜롭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이 영역들이 얼마나 잘 통

합되는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노인이라고 해서 모두 다 지혜롭다는 것은 아니

며, 지혜로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식적인 면에서 반드시 더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8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2) 성격 및 지각의 변화

(1) 성격의 변화

나이 들어감에 따라 성격이 변할까? 변하지 않을까? 코스타와 맥크레(Costa &

McCrae, 1986; Costa & McCrae, 1988)는 ‘성격 5요인(신경증적 성향, 외향성, 경

험에의 개방성, 우호성, 성실성)’ 모델을 적용하여 30세가 되면 성격은 변하지 않

는다고 하였다. 반면 로버츠와 므로첵(Roberts & Mroczek, 2008)은 대부분의 사

람들에게 성격의 변화는 일어나는데 성실성은 비교적 성인 초기에만, 우호성은 성

인 후기에만 증가하나 점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감정적으로 안정이 되고, 더

성실하며, 더 우호적이며, 덜 외향적이며, 덜 개방적인 현상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Ahmetoglu & Chamorro－Premuzic, 2013). 일반적으로 노인은 나이가 들면서 정서

표현이 덜 강렬해지고 불편하거나 불쾌한 경험은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사회

적 상호작용을 선별적으로 한다. 그래서 긍정적 정서경험은 증가하게 된다. 하지

만 실제적으로는 직업과 지위의 상실, 수입의 감소, 신체적 건강의 악화, 그리고 배

우자의 죽음 등의 다양한 상실로 인해 부정적 정서가 증가한다. 자기 자신의 사고

나 감정에 의해 상황을 판단하게 되고, 현실적으로 적극 개입해야 할 일이 감소되

어 문제해결에 수동적이 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경향이 적어지게 된다. 물질

적·심리적으로 의존성이 증가하고 자아통제 방식이 능동에서 수동으로 변화되며

융통성이 점점 없어진다. 특히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꺼려하는 경직성, 조심성, 보

수성이 증가하게 되어 어떤 일에 대해 확신이 높아야만 결정이나 반응을 하는 경향

을 보인다. 의견을 제시하거나 문제해결을 하는 데 있어서 과거의 방법을 고집하

려고 하며 과거에 대한 회상이 증가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친숙한 사

물에 대한 애착이 증가되어 자신의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일이 생

기게 되며 자신이 세상에 있었다는 증거로 유산을 남기려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지각의 변화가 일어나서 남성은 친밀적

이고 양육적으로, 여성은 공격적이고 자기주장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홍숙자,

2010).

제 1장  ●  노인에 대한 이해 9

노인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야 할 중요한 부분은 성격 변화를 노화의 결과라고만

보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노인들은 각자 살아온 삶에서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만약 노인 내담자가 “내 성격이 예전과 비교해서 많이 변했

다”라는 말을 한다면 상담자는 노화 이외에 성격 변화를 가져온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생태학적 체계를 살펴봄으로써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2) 지각의 변화

감각기관은 신체 내부와 외부의 변화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뇌에 전달하

는 역할을 하는데 노년기가 되면 이 기능이 저하된다. 그러므로 보청기와 같은 보

조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교정시력으로도 정상시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백내장과 녹내장, 그리고 황반변성 같은 다양한 질환도 생기게 된다. 미각, 후

각, 촉각, 통각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둔감해진다. 노인은 뇌의 신경자극전달세포

의 감소, 연령 증가에 따르는 조심성, 심사숙고의 증가 등으로 운동반응, 반응시간,

문제해결, 기억력, 정보처리 과정에서 반응속도가 둔화되므로 환경 변화에 즉각적

으로 대처할 수 없게 되어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밖에도 수면시간

의 감소와 함께 취면장애, 조기각성, 주야전도, 숙면장애 등의 수면장애를 경험하

게 되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권중돈, 2016).

상담자는 노인의 지각 변화가 상담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라 여기고, 노인이 현재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3) 상실경험과 상실감1

노년기에는 누구나 상실을 경험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정적 정서인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상실경험과 상실감은 우울, 불안, 자살과 같은 다양한 심리적·상황

1 정미경, 이규미(2009). 한국 노인 상실감 척도 및 타당도 검증에 관한 연구. 한국심리학회지：상담 및 심리

치료, 21(2), 397－417.의 내용을 발췌하여 인용함.

10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적 문제를 가져오기 때문에 노년기 적응을 위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1) 상실경험

상실은 가정, 일, 지위, 신체, 삶과 같이 가치를 가지는 것이 변화되거나 개인에게

가치 있는 것의 의미가 없어지는 잠재적 또는 실질적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네이버

국어사전, 2017). 노년기에는 다양한 상실을 경험하게 되는데 첫째, 건강의 상실을

경험한다. 아무리 현대 의학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노화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건강기능의 쇠퇴는 노인을 모든 면에서 소극적으로 만들게 되

는데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어 노인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둘째, 역할의 상실을 경험한다. 사회적으로 보면 노인들은 충분히

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제도에 묶여 직업생활을 통해 가지고 있었던 모

든 심리적 기능들을 상실하게 되었다. 또한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 내에서의 연장자

로서의 노인들의 지위와 권위는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할 상

실은 노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지지기반을 잃게 만들고 사회적 가정적 일체감을 상

실한 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도록 한다(Lemon, Bengtson, & Peterson, 1972). 셋

째, 경제적 상실을 경험한다. 노인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고 탈가족화와 산업사회의 다변화 등으로 노인들의 경제

적인 지원체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넷째, 관계의 상실을 경험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타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기게 되지만 사회활동의 축소로

인해 가족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망이 좁아지게 된다(김영범, 박준식, 2004). 또

한 노인들은 경제 및 건강상의 이유만으로도 기존의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며 사회적 무력감과 소외감을 더욱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인생의 동반자였던

배우자 사별은 대표적인 관계상실 경험으로 결혼관계가 일생을 통해 정서적 지지

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볼 때 개인의 건강과 경제, 역할 그리고 다른 사회적 관계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듯 상실의 각 영역은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

로 상호관계에 있다. 노인들의 상실경험은 심리적 위축과 상실감, 좌절감 등을 경

험하게 하고 생활만족도를 감소시키거나 노년기 취약성과 사망률 및 질병률을 증

제 1장  ●  노인에 대한 이해 11

가시키는 부정적 결과들을 야기하고 있다(Strobe & Strobe 1993; 안정신, 박규리,

2016).

(2) 상실감

노인들이 경험하는 상실은 상실감을 유발한다. 상실감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후

의 느낌이나 감정상태를 의미하는데 다양한 감정의 복합적인 감정상태로 무력감,

슬퍼함, 분노, 불안, 우울, 좌절, 식욕상실, 실망감, 실패감, 울기, 수면장애, 물질

사용 등의 반응을 포함한다(Worden, 1991). 인생을 살아가면서 상실을 경험하고 상

실감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지만,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심리적 부적

응으로 축적된다면 노년기에 긍정적으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노인상담은 노인 내담자의 상실경험으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를 완

화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고, 상실감 영역에 따른 건강지원, 관

계적 지원, 경제적 지원, 역할지원(일자리 등)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4) 화병 2

화병은 한국 고유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생겨난 독특한 증후군으로 DSM

－I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Fourth Edition)에 한국

의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것은 질투나 노여움, 섭섭함 따위의 감

정, 즉 정서적 스트레스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병으

로 신체적 증상, 우울, 신경질이나 짜증, 분노 폭발 등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김종우

외, 2004). 화병은 다른 정신장애와는 구별될 수 있다고 보는데 자신이 화병이 있

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우울, 불안, 소화장애, 두통, 신체통증 등 일반적인 신경증적

인 증상들 외에 답답함, 치밀어 오름, 목·가슴의 덩어리 뭉침과 같은 신체적 증상

2 정미경(2011). 한국 남성노인의 화병에 대한 주관적 원인 지각. 한국노년학회지, 31(4), 1015－1027.의 내용

을 발췌하여 인용함.

12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을 보이며,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경험으로부터 발병까지의 기간이 평균 10년 이상

인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민정, 현명호, 2010). 여성노인과

남성노인이 지각하는 화병의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노인들은 화

병의 원인으로 고부 간의 갈등, 시집과의 갈등, 남편의 외도, 경제적 궁핍, 낮은 자

존감, 생활 스트레스 사건 등을 지각하고 있고(권호인 외, 2008), 남성노인들은 공

감적 관계의 부재, 자신의 무능함과 박복함, 노화로 인한 무력감, 과거 삶에 대한

후회를 화병의 원인으로 지각하고 있다. 즉, 여성노인의 화병은 결혼 전보다는 결

혼 후에 발생되는 외부 상황의 일들로 발생되는 것이라면, 남성노인의 경우에는 결

혼 전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뿐만 아니라 결혼 후에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한 후

회와 죄책감 등 내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노인상담에서는 노인의 현재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 과거를 탐색해야 할 경

우가 대부분이다. 대다수의 노인들은 과거에 사람이나 사건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실수를 마음속 깊이 ‘한’으로, ‘화병’으로 가지고 있고 그것이 지금－여기에서도 부

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 상담자는 노인 내담자의 현재 문제에 이러한 과거의

미해결된 사건들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상담을 통해 화병

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화’라는 감정이 생겨날 때 그것을 처리

하고 조절해 나가도록 돕는 것은 가능하다. 상담자는 남성노인과 여성노인의 차별

화된 화병 원인을 고려하여 문제에 접근하되 화병의 원인이 되는 사건과 경험에 대

한 노인 내담자의 재해석과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5) 죽음불안과 웰다잉

노년기에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게

된다. 사실 노인들은 젊은 성인이나 중년보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덜하며

죽음을 수용하도록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조절한다(Kalish, 1985).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죽음불안의 부정적 심리를 극복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죽음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변해야 한다.

제 1장  ●  노인에 대한 이해 13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문화, 종교, 가족환경, 건강상태, 심리특성, 그리고 사

회적 지지요인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과 거부

적인 태도를 보이는 노인은 죽음불안과 분노, 불평, 불만, 고독 수준이 높고, 자아

통합 수준이 낮으며 부정적 자아개념을 가지고 있고,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인지하

는 심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전영기, 2000).

노인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불안뿐 아니라 타인의 죽음에 대한 불안도 가지고 있

다(임송자, 송선희, 2012).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불안이 있는 경우에는 남아 있는 삶

을 위해 현재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즉 삶의 초점을 현재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에릭슨(Erikson, 1997)은 죽음불안을 노년기의 발달과업인 자아통합감과 관련하여

긍정적으로 해결해야 할 발달과제로 여겼을 만큼 중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노인들

이 죽음에 직면하여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자신의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 자아통합을 이루고 죽음불안도 줄어

드는 반면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무가치하게 생각하면 죽음불안의 공포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은 달라진다. 타인의 죽음에 대한 불안은 배우자나 자녀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죽음불안이다. 이것은 노인에게 지금 현재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게 만듦으로써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죽

음이라는 것이 현재의 삶과 내 주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죽음이 인생의 한 과정임을 수용하고 남아 있는 삶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

이 불안을 최소화하고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여기서

남아 있는 삶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웰빙(well－being)

과 웰다잉(well－dying)의 의미이다. 진정한 웰빙은 웰다잉을 위함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죽음을 인생의 한 과정, 즉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

는 것이기에 하루하루 잘사는 것이 잘 죽는 길인 것을 알고 지금－여기에 최선을 다

하도록 살아가는 것이 할 일이고 그것이야말로 지혜라고 할 수 있다(대한웰다잉협

회, 2017).

노인상담에서 노인 내담자가 직접 죽음불안을 호소하거나 또는 상담 중에 내담

14 제 1부  ●  노인상담의 기본

자의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죽음불안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을 때 상담자는 먼

저 죽음불안을 야기한 원인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인지, 지나온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로 인한 것인지, 또는 해결하지 못

한 어떤 일들이 남아 있어서인지 등이다. 원인에 따라 접근방법은 다양하겠으나 중

요한 것은 죽음을 수용하고 남아 있는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상담의 방향

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인 내담자가 그동안의 사건과 경험을 바

라보는 시각과 그로부터 발생된 문제를 다루어왔던 방식을 지각하게 하여 현재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시각과 대안들을 찾게 하고 자신과 생활의 변화를 이끌

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지금으로서는 할 수없는 일이나 가능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함을 스스로 깨닫게 하고

이것이 현재의 삶 속에서 긍정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

다. 이렇게 되었을 때 노인 내담자는 현재를 더욱 충실하게 살게 될 것이고 남아 있

는 삶에 대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상담자는 죽음과 남아 있는 삶,

현재의 삶이 독립된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노인 내담자가 현재를 역동적이고 도전

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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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노화에 대한 이해

누구나 잘 늙고 싶어 한다. ‘어떻게 늙는 것이 잘 늙는 것인가?’ 다시 말해 ‘어

떻게 사는 것이 노년기를 잘 보내는 것일까?’ 장수를 소망하던 과거와는 다

르게 현대는 어떻게 성공적으로 늙어가고 보람되고 행복한 노후의 삶을 살아갈 것

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제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의 평

균수명이 아니라 실제로 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의 건강평

균수명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성공적 노화는 전 생애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하

며 어느 한 영역에서만 특출하게 능력이 발휘되거나 탁월한 업적이 있다고 해서 되

는 것이 아니다. 이 장에서는 모두의 소망이라고 할 수 있는 성공적 노화가 무엇인

지, 어떻게 성공적 노화를 할 수 있는 건지, 그리고 어떤 요인들이 성공적 노화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성공적 노화의 개념과 구성요인

성공적 노화는 노인을 잠재력과 성장, 변화의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는 중다차원적

인 개념으로 노인이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

2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