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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시리즈 2007-09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 실태와 효과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실태와 효과pds17.egloos.com/pds/201001/04/94/10330_2.pdf · 2010-01-03 · 정책연구시리즈 2007-09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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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연구시리즈 2007-09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

    실태와 효과

    김 상 기

  • 발 간 사

    미국의 대북정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일차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대북경제제재일 것이다. 대북경제제재는 미국 대북정책의 근간으로 장기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 13일 6자회담 합의로 북한의 핵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대북경제제재의 해제 가능성도 열렸다. 그러나 대북경제제재는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 등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일차적인 압박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대북경제제재가 갖고 있는 의미나 북한경제에 주는 영향

    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국내에서의 연구는 충분치 못한 것이 현실이

    다. 대북제재에 대한 국내연구는 대북제재가 강화되거나 추가될 경우 제재의 유효성과 관련된 일부 요인만을 가지고 그 효과를 살펴보거나, 제재 완화 시 완화에 따른 효과가 무엇인지를 북한의 개방․개혁 가능

    성 관점에서 간단히 분석해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연구경향에서 벗어나 대북경제제재 자체에 초점

    을 두고 그 실태,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 그리고 제재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외국문헌에서 연구된 제재의 유효성을 결정하는 제 요인들을 추출해 이를 대북경제제재에 적용시켜 그 유효성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대북경제제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경제적 요

    인, 행태적 요인, 제재 속성 요인으로 분류해 각 요인별로 그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요인별 분석을 통해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미친 영향은 작지 않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대북제재의 효과는 낮고, 제재의 목표도 희미해졌으며, 목표달성 관점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북제재에 대한 종합적인 정리를 시도해 본 이 보고서가 향후 대북

  • 제재 연구, 특히 그 효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기초가 되기를 바라며, 또한 앞으로 예상되는 제재 완화 내지 철폐의 효과를 분석하거나 제재에 대해 북한경제가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여러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연구 초기부터

    많은 조언을 해준 본원의 고일동 북한경제팀장과 이재호 박사 그리고

    초고를 읽고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검토자들께 저자를 대신해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본 보고서의 내용은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본원의 공식 견해

    가 아님을 밝혀둔다.

    2007년 12월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현 정 택

  • 목 차

    발간사

    요 약 ·································································································· 1

    제1장 서 론 ······················································································ 4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 7제1절 경제제재의 정의 및 목적 ······················································ 8

    1. 경제제재의 정의 ····································································· 8

    2. 경제제재의 목적 ····································································· 9

    제2절 경제제재의 방법 ·································································· 10

    1. 무역제재 ··············································································· 11

    2. 금융(자본)제재 ······································································ 11

    제3절 경제제재 유효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 12

    1. 경제적 요인 ·········································································· 14

    2. 행태적 요인 ·········································································· 17

    3. 제재 속성 요인 ····································································· 20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 24제1절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 25

    1. 대북경제제재의 목표와 주요 내용 ········································· 25

    2. 대북경제제재조치의 완화과정 ··············································· 28

    3. 핵문제와 관련된 최근의 대북경제제재의 내용과 특징 ··········· 31

  • 제2절 일본 및 UN의 대북경제제재 ··············································· 33

    1. 일본의 대북경제제재 ····························································· 33

    2. UN의 대북경제제재 ······························································· 35

    제4장 대북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입장 ······································ 38제1절 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기본입장 ······································· 38

    제2절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와 경제제재에 대한 입장 ··················· 41

    1. 유훈통치의 지속기(1994~1997) ··············································· 41

    2. 내부체제의 정비 및 새로운 경제정책의 모색기(1998~2002. 6) 47

    3. 새로운 경제관리제도의 도입기(2002. 7~) ······························· 51

    제5장 대북경제제재 효과에 대한 요인별 분석 ····························· 56제1절 분석에 대한 제약과 요인 선정 ············································ 56

    제2절 요인별 분석 ········································································ 59

    1. 경제적 요인 ·········································································· 59

    2. 행태적 요인 ·········································································· 71

    3. 제재 속성 요인 ····································································· 77

    제3절 대북경제제재의 효과에 대한 종합정리 ································ 79

    제6장 맺음말 ···················································································· 83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적용 법규와 주요 내용 ················· 86

    참고문헌 ····························································································· 90

  • 표 목 차

    경제적 요인 ············································································· 17 행태적 요인 ············································································· 20 제재 속성 요인 ········································································ 23

    미국의 대북제재의 근거와 관련법 ··········································· 26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 내역(1989~2000년) ··················· 30 UN 결의안 1718호의 주요 내용 ··············································· 37

    완충기 경제정책의 성과 ·························································· 45 북한의 주요 경제지표 변화(1998~2001년) ································ 50 북한의 주요 경제지표 변화(2002~2006년) ································ 53

    북․미 간 무역추이 ································································· 59 북․일 무역 ············································································· 62 북한의 경제규모 ······································································ 64 북한의 무역의존도 ·································································· 66 북한의 무역편중도 ·································································· 68 북한의 무역수지 ······································································ 70 대북지원 현황 ········································································· 72 북한의 대중 원유 및 곡물 도입실적 ········································ 74 요인별 분석 종합표 ································································· 82

  • 요 약

    본 보고서는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 그리고 그 효과 등을 분석한 것이다. 특히 여기서는 제재의 유효성을 결정하는 제 요인들을 추출해 이를 대북경제제재에 적용시켜 봄으로써 대북경제제

    재의 효과와 한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그동안 제재의 일부 완화 및 추가 제재 등의 과정을 거쳐온 미국의

    대북경제제재는 제재 시작 후 거의 60년이 경과한 2007년 2월13일 6자회담 합의를 계기로 그 해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대북제재는 미국의 대북정책의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핵문제의 완전 해결과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일차적인 압박수단으

    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제재는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속성상 제재의 유효성 판단이 매

    우 어렵다. 특히 북한의 경우 여전히 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주 제재국인 미국과의 경제관계는 거의 없으며 제재 자체의 성격이나 내용 등도 많

    은 변화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의 유효성 판단은 더욱 어렵고

    그 의미도 다소 퇴색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북제재에 대한 유효성 평가는 대북제재에 대

    한 변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경제제재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경제적 요

    인, 행태적 요인, 제재 속성 요인으로 구분해 대북경제제재에 대한 각 요인별 유효성 여부를 평가하였다.

    먼저 경제적 요인 중에서 경제규모, 무역편중도, 외환보유 및 확보

  • 2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요인은 대북제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역편중도의 경우 북한 무역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남한과 중국이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 요인은 오히려 제재

    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제재의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역의존도와 제재국과 제재대상국

    경제관계인 북․일, 북․미 경제관계에서는 제재의 효과를 제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경제적 요인들 중에는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들도 있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요인들도 있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적 요인들을 보았을 때 대북경제제재 효과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

    다. 그러나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경제적 요인들을 연도별로 분석해 보았을 때 제재와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제재에 적응해 나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제재를 대외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행태적 요인과 제재 속성 요인들은 모두 대북경제제재의 효과

    를 제약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태적 요인인 지원유인과 내부결속 강화 측면에서 대북제재의 효과는 크게 제약받고 있다. 지원유인과 관련, 먼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최근 그 지원규모가 축소되고 지원목적도 바뀌었지만 1995년부터 이루어진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제재의 효과를 제약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남한과 중국의 지원유인과 대북경제관계의 심화는 북한이 제재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재의 효과를 제약

    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또한 내부결속 강화요인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이를 활용한 국가가 북한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경제적 위기에 봉착하거나 외부에서 북한체제에 대한 위협이 가해졌을 때는 언

    제든지 제재를 활용해 내부결속을 강화해 왔고 현재도 이를 적극 활용

    하고 있다. 한편 대북제재가 갖고 있는 성격과 특성도 제재의 효과를 크게 저하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고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자 국제테러를

    지원한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인권, 종교문제 등도 제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북제재 시행의

  • 요 약 3

    이유는 다양하며 그 해결의 우선순위도 변화되어 왔다. 그리고 제재도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제재기간도 거의 60년에 달할 정도로 유례없이 길게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속성들은 기본적으로 제재의 효과를 낮추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제재의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전체적으로 대북제재의 효과는 낮은 것으

    로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할 것은, 이러한 요인별 분석의 결과, 현재의 대

    북제재나 추가적인 제재 시 북한에 대한 제재효과는 경제적 요인보다는

    오히려 행태적 요인인 지원유인과 내부결속 측면 그리고 제재의 방법

    등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요인별로 분석한 대북제재의 효과가 낮다고 해서 그동안 대

    북경제제재가 북한에 미친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북한경제가 침체된 것이 전적으로 대북경제제재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경제구조가 제재효과가 낮은 구조로 형성되었거나 이에 적응해 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제

    재가 북한의 경제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분명하다. 대북경제제재가 북한에 미친 경제적 영향과 관련한 또 하나의 문제

    는 이것이 북한 개혁․개방의 한 제약요인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제재가 북한에 주는 기본적인 메시지는 대외경제 확대와 내부개혁에 대한

    제약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개혁․개방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경우 제재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북제재의 유효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평가는 대북제재가

    종결되어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으로 나아가 정상적인 국가로 등

    장할 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대북제재의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한 분석 결과, 여전히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잠정적인 결론은 대북제재가 북한에 미친 경

    제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으나 현재는 제재의 목표도 희미해졌고 그 효

    과도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볼 때 제재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도 목표달성 관점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 제1장

    서 론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차적인 대응수단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였다. 그러나 대북경제제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거의 60년 전에 시작되었다.

    미국은 1950년 한국전이 발발하자,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Act)을 발동해 대북수출을 금지시킨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포괄적인 대

    북경제제재를 실시하여 왔고, 최근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 실험에 따라 대북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하였다. 또한 일본도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이유로 2003년부터 독자적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UN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 핵 실험 등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해 핵 및 미사일과 관련된 품목, 기술, 자금 등의 북한 이전을 금지시키고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이행을 촉구하였다.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와 같은 대북경제제재는 2007년 2․13 합의로 그 해제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대북제재 문제가 기본적으로는 핵문제 해결과 맞물려 있고 미국의 경우 대북정책의 중요한 수

    단이기 때문에, 대북제재는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주요한 압박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제재는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제재국(sender country)의 정책목표나 제재대상국(target country)에 대한 특정 변화를 달성하려는 외교수단이다. 경제제재는 1990년대부터 냉전체제의 해체에 따른 세계화의 진전과 미국의 패권주의에 힘입어 미국을 중심으로 대외정책수단으로 널리

  • 제1장 서 론 5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제재가 널리 활용되고는 있지만 실제로 제재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

    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제재의 유효성 문제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경제제재

    가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기본적인 속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제재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제재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제재 부여의 목적이 다양한 경우가 많고 애매하거나 상징적인 의미를 갖

    는 경우도 있으며 제재의 목표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제재의 유효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상호 연관되어 작

    용한다는 점도 한 이유로 지적할 수 있다. 특히 대북경제제재는 그 특성상 유효성 평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

    다. 이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북경제제재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그 제재의 목적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서 그러하다.1) 더욱이 장기간에 걸친 대북제재는 이미 북한에게는 불변의 대외적인 환경이 되어 북한경제 자체가 이에 적응해 온 측면이 강하

    다는 점에서 볼 때 제재 유효성 평가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러한 대북제재의 특성과 관련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대

    북제재에 대한 연구는 주로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시그널이

    나왔을 때 제재 완화에 따른 효과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거나, 대북제재가 추가적으로 시행되었을 때 제재의 유효성과 관련된 몇 개의 요인, 특히 무역의존도와 남한과 중국의 제재 동참 여부 등을 중심으로 그 효과

    를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경향이었다. 본 연구는 대북경제제재에 대한 실태, 대북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입장, 그리고 대북경제제재의 효과와 한계 등 대북경제제재를 종합적으

    1) 경제제재는 위기가 해결되면 제재국과 제재대상국이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되는 단기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제재의 효과는 제재 전과 제재 후의 제 상황변화의 비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는 제재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대북제재의 유효

    성 평가는 여전히 유보적이다.

  • 6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로 정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경제제재에 대한 제 논의를 통해 밝혀진 제재의 유효성을 결정하는 제 요인들을 추출해 이

    를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에 적용시켜 봄으로써 그

    효과와 한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와 같은 대북제재에 대한 종합적인 정리는 향후 추가적으로 대북제재가 시행될 경우 그 효과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북․미 관계의 진전에 따라 예상되는 제재 완화 내지 철폐의 효과를 분석하는 기본자료의 역

    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재에 대해 북한경제가 어떻게 적응해 왔고 현 경제상황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보고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2장에서는 경제제재에 대한

    일반적 논의를 정리한다. 여기서는 경제제재의 목표, 방법, 그리고 경제제재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경제적 요인, 행태적 요인, 제재 속성 요인 등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3장에서는 대북경제제재의 실태와 관련해 미국의 대북제재의 목표와 내용 그리고 그 완화과정과 최근의 동향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등에 따라 단독적으로 제재를 행사한 일본의 대북제재와 UN 안보리 결의안의 내용도 간략히 정리한다.

    4장에서는 대북경제제재에 대한 북한의 기본 인식과 입장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러한 입장과 인식이 김정일 정권이 들어선 1994년 이후 경제정책의 변화과정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여 왔는지를 분석한다.

    5장에서는 2장에서 논의한 경제제재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들 중 대북경제제재에 적용 가능한 요인들을 선별 적용하여 현재 시행되고 있

    는 미국의 대북경제제재를 중심으로 그 유효성을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 6장 결론부분에서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고 대

    북경제제재가 갖는 정책적 함의를 간단히 정리한다.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경제제재는 2차 대전 이후 대외정책의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냉전구도가 해체된 90년대 이후 경제제재는 미국을 중심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2)

    경제제재가 대외정책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패권

    주의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90년대에 들어 군사적 유용성의 감소와 경제적 의존관계의 심화로 경제적 우

    위에 있는 국가들이 경제제재가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본장에서는 경제제재에 대한 문헌조사를 통해 먼저 경제제재에 대한

    정의와 목적, 제재방법 등을 간략히 정리한 후, 제재의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경제적 요인, 행태적 요인, 제재 속성 요인으로 구분해 각각의 내용을 정리한다.

    2) 1990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이 특정 국가에 가한 경제제재는 53건에 이르고 있다. Meghan L. O'Sullivan, Shrewd Sanctions: Statecraft and State Sponsors of Terrorism, Brookings Institute Press, 2003, p.13.

  • 8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제1절 경제제재의 정의 및 목적

    1. 경제제재의 정의

    사전적 의미에서 제재는 ‘일정한 규칙이나 관습의 위반에 대하여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또는 그러한 조치’를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일반적 의미에서 보면 경제제재는 경제적 방법을 이용해 일정한 규칙이나

    관습의 위반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 경제제재는 국가 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제재에 대해 Meghan L. O'Sullivan3)은 대외정책목표를 위해 정상

    적인 무역관계나 금융관계 등을 의도적으로 단절시키는 것으로 정의하

    였고, Chan and Drury4)는 대상국의 정책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실제로 또는 위협상으로 경제자원을 철회하는 조치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宮川眞喜雄(1992)은 한 행위자(한 국가, 국제기구, 또는 이러한 행위자들의 집단)가 다른 행위자(한 국가 또는 행위자들의 집단)에게 특정 규율의 위반을 응징하거나 제재국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규율위반을 방

    지하기 위해 경제적 힘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교적 구체적인 정의를 내

    리고 있다.5) 경제제재에 대한 이러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경제제재는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제재국의 정책목표나 대상국에 대한 특정 변화를 달성하

    려는 외교수단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宮川眞喜雄(1992)의 정의에서 볼 때 제재는 한 국가, 국제기구,

    그리고 다자간의 협력으로 행사할 수 있고, ‘규율(rule)’은 반드시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법적․국제적 원칙일 필요는 없고 제재국이 일방적

    3) 상게서, p.12. 4) Steve Chan and A. Cooper Drury (ed.), Sanctions As Economic Statecraft: Theory and

    Practice, Palgrave, 2005, pp.1~2. 5) 宮川眞喜雄, “Do Economic Sanctions Work?” 1992. Paul Van Wagenen, “U.S. Economic

    Sanctions-Non-Traditional Success Against North Korea,” Law & Policy in International Business, Vol. 32, 2000, p.247에서 재인용.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9

    으로 확립한 규율일 수도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경제제재는 국가 전체(무역금지조치)뿐만 아니라 특정 실체(기업이나 개인)에 부여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제재는 제재국과 대상국 간의 모든 경제적 상호작용과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재와 관련된

    경제활동분야에는 상품과 서비스의 교역, 일반적인 금융거래, 기술이전, 직접투자, 포트폴리오투자, 차입/대여 보증, 여행 등이 포함된다.

    2. 경제제재의 목적

    앞의 정의에서 살펴보았듯이 경제제재는 경제적 방법을 활용해 목표

    를 달성하려는 대외정책의 틀이기 때문에 제재의 목표도 속성상 경제적

    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이다. 이것은 제재가 제재대상국의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제재국의 입장을 제고시킬 수 있고 다른 국가들의 잠재적인 정

    책이나 행위를 저지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재는 이와 같이 다양한 범위의 목표를 가지고 시행된다. 그 목표는 국가안보목적, 대외정책목표, 국제무역과 투자분쟁 해결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6)

    한편 Askari et al.(2005)은 제재유형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있다.

    ① 목적성 경제제재(purposeful economic sanctions): 제재국이 대상국에 경제적 타격을 가해 반대하는 정책을 대상국이 변경하도

    록 강요하기 위한 제재

    ② 경고성 경제제재(palliative economic sanctions): 제재국이나 대상국에 큰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대상국의 정책이나 행동에 대한

    불만족을 공공연히 알리기 위한 제재

    ③ 응징성 경제제재(punitive economic sanctions): 대상국의 정책변

    6) Hufbauer et al.(1990)은 대외정책의 목표를 ① 대상국의 제한적인 정책변경: 인권, 테러, 핵 비확산 등, ② 대상국 정부의 불안정 유도, ③ 소규모 군사적 모험의 제거, ④ 대상국의 군사적 잠재력의 손상, ⑤ 대상국의 주요 정책의 변경: 영토 양보 등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Gary Clyde Hufbauer, Jeffrey J. Schott, and Kimberly Ann Elliott, Economic Sanctions Reconsidered: History and Current Policy, IIE, 1990, pp.38~39 참조.

  • 1 0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화를 기대하지 않고 대상국에 손해를 주기 위한 제재

    ④ 제한성 경제제재(partisan economic sanctions): 기업이나 무역단체 등의 제한적인 이익 등을 확보하기 위해 취하는 제재로, 예를 들어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인식되는 것에 보복조치를 취하

    는 행위

    이와 같이 제재의 목표는 안보, 대외정책, 무역분쟁 등 그 범위가 매우 넓고 그 유형도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경고용, 응징용 등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제재목적과 유형의 다양성 외에도 제재의 목표가 자명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제시된 목표와 의도

    된 목표가 상이한 경우도 존재하고 있다. 경제제재의 내면적인 목표의 예로는 국제사회에 대상국의 비행 공표, 국제 및 국내 여론의 충족, 제재대상국의 불안 유도 등을 열거할 수 있다.7)

    또한 제재국은 목표들을 항상 명확히 제시하는 것은 아니며 하나 이

    상의 목표를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제재국이 대상국 정부의 불안정을 유도해 정권을 붕괴시키려 하는 경우 목표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으며 제

    재가 진행되는 도중에 목표가 변경되기도 한다.경제제재가 외교정책으로서의 성패를 판정하는 기준이 그 목적달성

    여부라고 볼 때 제시된 목표와 의도된 목표와의 상이성, 목표의 불명확성, 목표의 다원성 등은 제재 성패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2절 경제제재의 방법

    일반적으로 제재국은 통상 자국이 처한 여러 상황하에서 이용 가능

    한 방법을 구사해 목적에 따른 효과를 높이고 있다. 제재국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효과가 크다고 생

    각되는 방법만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경제제재의 방법에는 크게 무역에 제약을 주는 제재와 금융에 제약

    7) 宮川眞喜雄, 經濟制裁, 中央公論社, 1992, pp.147~163.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1 1

    을 주는 제재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수송, 통신 등의 서비스 거래에 제약을 주는 제재가 있다.8)

    1. 무역제재

    무역제재는 경제제재의 가장 전형적인 제재수단으로 수출규제와 수

    입규제 그리고 수출입규제로 구분할 수 있다. 수출규제는 대상국이 필요로 하는 물자가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

    는 수단인 데 반해 수입규제는 물자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

    도록 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수출규제는 제재대상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데 반해 수입규제의 효과는 간접적이다. 제재국이 가능한 한 많은 물자를 규제대상으로 하거나 제재대상국의 주요한 외화획득원

    이 되고 있는 물자를 수입규제 대상으로 하면 그만큼 제재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제재국이 주도적인 시장지배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경우 수입규제보다

    수출규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출규

    제가 더 선호되지만 오늘날 세계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빠른 기술의 보

    급으로 일방적 수출규제는 점차 레버리지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편 수출규제는 제재국의 개별 기업에 집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는 반면 수입규제는 그 부담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2. 금융(자본)제재

    금융(자본)거래에 대한 제재는 제재대상국의 결제능력을 저하시켜 필요한 물자의 입수를 어렵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금융제재는 무역제재와 결합되어 시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제재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중지이고, 가장 강력한 수단은 제재국 내 대상국 소유의 금융자산을 동결하는 것

    8)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宮川眞喜雄, 經濟制裁, 中央公論社, 1992, pp.76~84; Gary Clyde Hufbauer, Jeffrey J. Schott, and Kimberly Ann Elliott, Economic Sanctions Reconsidered: History and Current Policy, IIE, 1990, pp.65~71 참조.

  • 1 2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이다. 제재국 내 대상국 소유의 자산동결은 금융흐름을 막을 뿐만 아니라 무역을 방해하기 때문에 상당한 적대감이 있을 때만 사용하고 있다.

    금융제재와 무역제재의 정치․경제적 영향을 비교해 보면 먼저 무역

    제재는 모든 품목에 대한 금지가 아니라 보통 하나 내지 일부 품목에

    제한을 가하는 선별적(selective)인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무역대체국을 찾기가 어렵지 않아 대상국이 지불하는 추가비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제재는 제재가 주는 불확실성 때문에 대체금융시장을 찾기가 어렵고 상당한 신용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높은 비용을 지

    불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ODA는 대체될 수 없다. 또한 무역금융과 관련된 금융제재는 무역제재가 수반되지 않아도 상당범위의 무역흐름

    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수출규제 같은 무역제재의 고통은 일반적으로 기업이나 주민에

    게 분산되지만 금융제재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층이나 정부

    관리에게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재대상국의 정치적 상황과 여론

    을 제재국에 유리하게 유도할 수 있다. 이 밖에 수송, 통신, 국제우편 등과 관련된 서비스 거래에 대한 제재

    는 대상국의 경제활동에 현저한 불편을 주고 생산력을 저하시킬 수 있

    다. 이러한 수단 중 지금까지 선박 검색, 입항 금지, 항공기 이착륙 금지 등 수송분야에서의 서비스 제공을 규제하는 조치는 비교적 빈번히 실시

    되고 있다.

    제3절 경제제재 유효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경제제재 논의의 중심적 과제는 경제제재의 유효성 여부이다. 다시 말해 경제제재가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이다.

    제재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상당한 진전을 보여 왔지만 제재의 유효

    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된 것은 없다. Hufbauer et al.(1990)은 1차 세계대전(1914) 이후부터 1990년까지 시행된 115건의 경제제재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이 중 34%의 제재가 성공적이었다고 분류하였다. 이 연구는 1970~80년대의 제재에 대한 연구에서는 제재가 유효하지 못하다는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1 3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기 때문에 상당히 놀랄 만한 결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경제제재가 미국을 중심으로 외교적 수단으로 적극 활용됨에 따라 제재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측면에서 활발

    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제재의 유효성에 대해 상당한 이견이 대두되었고 이 문제는 여전히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경제제재의 유효성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있는 주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열거할 수 있다. 먼저, 제재의 성패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제재는 경제적 방법을 통해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영향력이 반드시 목적 달성과 일치하지 않는

    다. 다시 말해 제재가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실을 주더라도 대상국에 제재를 부여하게 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는 성공적인 제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재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해도 이것의 성패 여부는 다른 비경제적 요인 등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제재의 목표와 관련된 문제에

    기인한다. 경제제재는 하나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성을 단지 명시된 목표나 요구에 대한 대상국의 순응

    여부에만 근거해서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제재 부여의 목표가 명확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제재국은 항상 목표를 제시하지만 제시된 목표가 진정한 목표가 아닌 경우도 많다. 특히 대상국 지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제재국의 반대세력을 잠재우기 위해 제재가 부

    여되는 것과 같이 제재의 목표가 전달적 의미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경우 성공 여부를 평가하기는 더욱 어렵게 된다.9) 세 번째로는 제재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다양하고 상호 복합

    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재의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요인들은 제재국과 대상국의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양국의 정치․경제적

    상황, 의지력(경제적 곤경을 감내할 수 있는 힘, 국민의 결속력 등) 그리

    9) Paul Van Wagenen, “U.S. Economic Sanctions-Non-Traditional Success Against North Korea,” Law & Policy In International Business, Vol. 32, 2000, pp.250~251.

  • 1 4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고 제재가 지닌 속성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한 각 요인들은 독립적으로 제재의 성패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각 요인들이 상호 결부되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재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제재의 유효성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하에서는 지금까지 연구된 성과를 바탕으로 제재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 요인들을 경제적 요인, 행태적 요인, 제재 속성 요인 등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1. 경제적 요인

    제재효과에 영향을 주는 경제적 요인으로는 제재국과 대상국 간의

    경제관계, 대상국의 경제규모, 무역의존도 및 편중도, 외환보유 및 확보, 경제운용체제 등을 열거할 수 있다.

    가. 제재국과 대상국 간의 경제관계

    제재국과 제재대상국 간의 관계, 특히 경제관계는 제재의 효과를 결정하는 일차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재국과 제재대상국 간의 관계가 깊을수록 제재의 효과는 크다. 따라서 제재는 적대국보다는 우호국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효과는 크지만 제재국 자신의 비용부담도 클 수 있다. 효과가 높은 이유는 제재국과 대상국 간의 경제․사회․정치적 관계의 밀

    착성 때문에 그만큼 제재로 인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특히 제재국과 제재대상국 간의 경제관계에서 무역의존도나 금융거래, 투자 등의 분야에서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경우 제재 시 대상국이

    받는 충격은 매우 클 것이다. 특히 대상국의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제재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우호국에 대한 제재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해도 비용부담 및 관계의 밀착성 때문에 제재

    는 보통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도 적대국에 부과할 가능성이 더 높다.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1 5

    나. 경제규모

    제재국이 제재대상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큰 것이 일반적이

    기 때문에 제재국의 경제규모가 제재의 성패를 결정짓는 데 큰 관련성

    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재로 인한 비용이 제재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경우 제재의 유인이 떨어지거나 제재를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

    가 발생할 것이다.10) 반면 제재대상국의 경제규모는 제재의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

    가 된다. 제재대상국의 경제규모가 클 경우 제재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규모가 큰 국가와 규모가 작은 국가에 동일한 충격을 주었을 때 규모가

    큰 국가가 받는 충격이 규모가 작은 국가가 받는 충격보다 작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 무역의존도 및 편중도

    제재국이 제재대상국에 가장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제재조치가

    무역제한이다. 일반적으로 제재대상국의 경제가 무역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경제제재에 의한 효과는 클 것이다. 극단적으로 국가경제가 전적으로 무역에 의존해 운영되는 경우 무역제재는 그 국가경

    제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반대로 자급자족하는 경제의 경우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제재대상국의 무역의존도와 함께 무역상대국의 수와 편중도도 제재

    의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재대상국의 무역상대국이 적고 특정 소수 국가에 편중되어 있을 경우 그 소수의 무역상대

    국이 경제제재를 실시하거나 제재에 동참하는 경우 제재대상국이 받는

    영향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클 것이다. 이것은 제재대상국이 제재국과의 무역을 대체할 가능성이 그만큼 어렵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10) 제재국에 비해서는 작지만 대상국의 경제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무역기회의 상실, 계약 지연 등 제재국에 상당한 비용부담을 수반할 경우 제재는 상당히 비효율적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제재국의 정치․경제적 영향과 그 행태변화는 제재의 효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 1 6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근거한다. 또한 무역이 편중되어 있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관계가 밀접하지 못해 지원 등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이유

    도 있다. 그러나 이용 가능한 다른 무역상대국이 존재할 경우 대상국의 수출시장 역할과 필요한 품목의 수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제재는 효과

    적이지 못할 것이다.

    라. 외환보유 및 확보

    외화, 금 등 대외결제수단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제재대상국은 비록 수출을 할 수 없게 되어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이 금지되지 않는

    한 필요한 물자를 계속 구입할 수 있다. 비록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외환은 고갈되어 가겠지만 제재대상국은 다른 대체거래의 대상국을 확보

    할 수도 있고 대체수출품을 개발하기 위한 시간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경우 제재대상국은 제재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역 이외의 다른 수입원, 다시 말해 해외송금, 관광수입, 무기

    등의 판매 등 외화원이 다양화되어 충분한 외화수입이 가능한 경우 수

    출에 대한 제재가 있어도 필요한 수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제재의

    효과를 약하게 할 수도 있다.

    마. 경제운영체제

    국가가 무역을 독점하고 있는 사회주의체제 국가에 대한 경제제재는

    무역을 민간부문의 손에 맡기고 있는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제재에 비

    하면 그 효과가 낮다. 사회주의 국가가 경제제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제재에 의한 고통은

    직접적으로 정부에 가해지고 그 나라 국민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간접적

    이다. 또한 국가통제는 제재로 인한 부족의 직접적인 피해를 막아줄 수 있고 부족상품의 가격이 명령경제에서 반드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부의 여론통제가 용이한 면도 있다.

    지금까지 논의한 경제적 요인들이 제재의 효과에 미치는 조건을 정

    리한 것이 이다.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1 7

    요 인 효 과

    제재국과

    대상국 간의

    (경제)관계

    ∙양국 간의 경제관계가 깊을수록 제재의 효과가 큼. 다만 이 경우 효과는 크지만 제재국 자신의 비용부담도 큼.

    경제규모 ∙대상국의 경제규모(국민소득)가 작으면 작을수록 효과가 큼.

    무역의존도 및

    편중도

    ∙대상국의 경제가 무역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효과가 큼.∙대상국의 무역상대국이 적을 경우 그리고 특정 소수의 국가

    에 한정되어 있을 경우 그 무역상대국이 제재를 실시하거나

    동참할 경우 제재의 효과가 큼.

    외환보유 및

    확보

    ∙외환보유가 부족하거나 외화원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필요한 물자의 구입이 어렵기 때문에 효과가 큼.

    경제운영체제

    ∙국가에서 무역을 관리하는 사회주의체제는 제재의 효과가

    일차적으로 정부에 가해진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체제보다

    영향을 적게 받음.

    경제적 요인

    2. 행태적 요인

    행태적 요인으로는 제재대상국을 지원하려는 유인, 대상국의 내부결속 강화, 대상국 내 반대세력의 존재, 무력충돌의 가능성 등을 열거할 수 있다.

    가. 지원 유인

    일반적으로 제재대상국에 대해 ‘흑기사’의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들이 있다면 제재의 효과가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것은 제재국의 입장에서 보면 제재에 대한 국제협력 정도가 떨어진다는 사실

    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재국의 입장에서는 다른 국가들의 보다 많은 협력이 제재의 효과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제재대상국을 지원하는 성향은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에 국한되

  • 1 8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지 않고 제재참여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유인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

    다.11) 경제적 유인의 경우 제재대상국은 거래상대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의 거래라도 응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제재대상국을 지원하는 국가는 통상 경제제재가 가해지고 있지 않은 시기에 비해 유

    리한 조건에서 제재대상국과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유인은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는 물론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도 해당된다. 더욱이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의 경우 제재대상국과의 비밀스런 거래를 묵인하기

    도 하고 소극적인 단속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 내부결속 강화

    제재를 받을 경우 제재대상국 정부는 국가를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

    (the rally around the flag effect)을 촉발시킴으로써 경제제재에 대한 피해에 대처하려는 의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내부결속 강화는 제재효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제제재를 받을 경우 제재대상국 지도자는 국민에게 국가적 위기를

    설명하고 내셔널리즘을 고양시킴으로써 일반적으로 국내 기득권자의

    저항 때문에 추진이 곤란하였던 조치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나쁜 쪽은 제재국이라고 선전함으로써 국민을 단결시켜 곤경을 극복하려는

    분위기를 형성시켜 나간다. 특히 전체주의, 통제주의 사회는 더욱 이러한 경향이 심하게 나타난

    다. 제재는 물자부족 등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정부는 자원배분 통제를 강화시키고, 고립감․포위감 등의 위기감을 조성함으로써 정치적 통제를 유지해 나간다. 이러한 국가의 경우와 제재로 인해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하는 국가는 경제제재의 효과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

    게 될 것이다.

    11) 宮川眞喜雄, 經濟制裁, 中央公論社, 1992, pp.116~117.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1 9

    다. 대상국 내 반대세력 존재

    제재대상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할 때 제재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

    이 높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은 경쟁적인 정치환경을 전제로 한 것으로 적어도 정치적 반대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성공적인 제재의 전제조건으로는 어느 정도의 정치적 다

    원성이 존재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치세력이 없으면 제재대상국 정권은

    정부 중심으로 여론을 규합함으로써 제재에 대항하는 정책을 추구하기

    가 용이하다. 대상국 내 반대세력의 존재 여부는 다양한 요인들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내부결속과 역의 관계에 있다.

    라. 무력충돌 가능성

    제재국은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두려움 때문에 경제제재 효과에 제약

    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제재대상국이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효과적인 경제제재의 발동에 상당한 제약을 준다는 것은 자명하다. 또한 제재국 측에서 볼 때 경제제재가 실패했을 경우 군사적 제재를 해야

    한다는 국내여론이 비등하고 이것이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을 우

    려할 경우 형식적인 경제제재로 그쳐버릴 수도 있다. 위와 같은 행태적 요인 외에도 대상국의 문화적 특성도 제재의 효과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치심과 명예감이 강한 국민성향이 있는 국가가 제재대상국일 경우 제재에 취약함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제재국의 목적달성에 상당한 제약을 준다. 는 행태적 요인들과 효과에 영향에 주는 조건을 정리한 것

    이다.

  • 20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요 인 효 과제재대상국을 지원

    하려는 유인(국제협 력의 문제)

    ∙대상국을 지원하(려)는 나라가 있을 경우 제재의 효과 는 약해짐.

    대상국의 내부결속 강화

    ∙대상국의 지도부는 제재를 활용해 내셔널리즘을 고취

    함으로써 제재효과에 제약

    대상국 내 반대세력의 존재

    ∙대상국 내에 반대세력이 존재할 경우 제재의 효과는

    강해짐

    무력충돌의 가능성∙무력충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제재의 효과는 제약

    을 받음. 특히 대상국의 군사력이 강할수록 효과적인 제재에 제약

    행태적 요인

    3. 제재 속성 요인

    제재 자체의 속성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제재형태, 제재목표와 관련된 제재의 강도와 범위, 그리고 제재기간 등이 있다.

    가. 제재형태

    제재의 형태는 일방적 경제제재(unilateral sanctions)와 다자간 경제제재(multilateral sanctions)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제재형태에 따른 유효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이견이 있다. 일방적 제재보다는 많은 국가들이 제재에 동참할수록 제재의 토대가 확립된다는 견해와 직관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경쟁적인 주권국가들이 있는 현실세계에서는 많은 국

    가들을 제재에 동참시키기가 어렵다는 견해가 양립되어 있다. 다자간 경제제재가 일방적 경제제재보다 유효하지 않다는 근거는

    제재국들과 대상국 그리고 제재국들 간의 협상문제로 시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데 근거한다.12) 제재국들은 종종 다양한 경제적 이해를 가

    12)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Daniel W. Drezner, “Bargaining, Enforcement, and Multilateral Sanctions: When Is Cooperation Counterproductive?” International Organization 54(1),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21

    지고 있고 제재 여부와 제재방법에 대해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제재국들 간의 협상 때문에 제재대상국과의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국 제재국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자간 협력은 제재국들과 대상국 간에 보다 강한 협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주장은 기본적으로 ‘작고 견고한 스틱이 크고 부러지기 쉬운 스틱’보다 좋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편 다자간 제재의 유효성 및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는 경제적 측

    면과 비경제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다자간 경제제재를 시행하면 대상국이 대체시장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일방

    적 경제제재보다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비경제적 측면으로는 여러 국가들이 대상국의 행위에 대해 우려를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어 제재의

    정치적 합법성을 제고해 정치적 성공기회를 높일 수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은 대상국 주민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도 줄 수 있다는 것이

    다.13) 이러한 의미에서 국제기구의 참여는 제재국들 간의 이해관계 등에

    따른 협상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국제기구의 지원은 취약한 협력균형을 더욱 견고한 균형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제재활동에 대한 도덕적 신뢰를 높여줄 수 있다.14)

    나. 제재의 강도와 범위

    제재의 강도와 범위는 온건(moderate)하고 선별적(selected)인 제재와 강력(severe)하고 포괄적(comprehensive)인 제재로 구분할 수 있다.15)

    제재의 강도 및 범위가 제재의 유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

    Winter 2000, pp.73~102 참조. 13) United States General Accounting Office, “Economic Sanctions: Effectiveness as Tools of

    Foreign Policy,” Report to the Chairman, Committee on the Foreign Relations, U.S. Senate, 1992. 2, pp.25~26.

    14) 클린턴 정부가 1994년 북미기본합의서를 채택하기 전에 UN 안보리를 설득시키기 위해 1년 이상을 소비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5) 제재의 범위와 강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목표의 다양성, 제재방법, 제재강도 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조합 중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와 선택적이고 온건한 제재의 두 유형을 일반적인 형태로 볼 수

    있다.

  • 22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해서는 일률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제재의 강도와 범위가 제재목표와 관련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재의 목표가 경고성이냐, 응징성이냐, 아니면 특정목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제재의 강도 및 범위가 갖는 영향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재의 강도 및 범위와 관련된 유형들은 앞에서 열거한 행태적 요

    인인 내부결속 강화요인과 반대세력의 존재 여부 등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로 지적할 수 있다. 제재의 강도와 범위에 대해 미국 회계감사국(GAO)은, 강력하고 포괄

    적인 제재의 경우 대상국 내의 이해집단은 향후 위협적인 조치를 피하

    기 위한 정책변화를 정부에 요구할 유인을 갖지 못하며 단지 생존을 위

    해 그들 정부와 협력하는 유인이 커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의할 만한 정치세력이 없는 경우 대상국 정부는 이러한 제재를 민족주의로

    규합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제재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

    와 밀착하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를 제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16) 이러한 주장에서 볼 때 제재의 목표가 포괄적이고 강력할 경우 제재

    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

    이 높다. 또한 포괄적인 제재는 진정한 목표를 상실할 수 있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다. 제재기간

    일반적으로 제재는 위기가 해결되면 정상적인 관계로 복구가 예상되

    는 단기정책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제재기간이 길면 길수록 제재 이외의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많아 제재효과를 높이기 어렵고, 제재의 효과를 다른 요소의 효과로부터 분리하기도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시간과 제재효과는 역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17)

    16) United States General Accounting Office, “Economic Sanctions: Effectiveness as Tools of Foreign Policy,” Report to the Chairman, Committee on the Foreign Relations, U.S. Senate, 1992. 2, pp.23~24.

    17) Hufbauer et al.(1990)은 제재사례 가운데 성공한 사례의 평균제재기간은 2.9년, 실패한 사례의 평균제재기간은 8.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Gary Clyde Hufbauer, Jeffrey J. Schott, and Kimberly Ann Elliott, Economic Sanctions Reconsidered: History and Current Policy, IIE, 1990, p.101.

  • 제2장 경제제재의 개관 23

    요 인 효 과

    제재형태(일방적, 다자간 형태)

    ∙일방적 경제제재와 다자간 경제제재의 유효성에 대해서

    는 이견

    - 다자간 경제제재는 제재국들과 대상국, 제재국들 간의 협상이 깨지기 쉽다는 특징이 있음.

    - 다자간 제재의 유효성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대상국에 비용부담을 크게 하며, 비경제적 측면에서는 제재의 합법성과 도덕적 정당성의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임.

    제재의 강도와 범위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는 대상국 내부에서 정책변화를

    요구할 유인을 갖지 못하게 하고, 대상국은 민족주의로 규합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하며 제재국과 적대관계에 있

    는 국가와 밀착되게 함.

    제재기간

    ∙기간과 제재성과는 역의 관계

    - 제재기간이 길면 길수록 제재 이외의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많아 제재효과를 높이기가 어려움.

    제재기간과 효과가 역의 관계에 있는 것은 먼저 제재국의 경우에는

    여론이 처음에 제재의 도입을 환영하더라도 제재가 길어질수록 제재에

    대한 지지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제재대상국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민족주의의 강화, 대체공급자의 발견, 새로운 동맹관계의 구축, 국내여론의 동원 등을 통해 제재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이에 적응해 나갈 수 있다.

    제재 속성 요인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현재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대해 일방적 경제제재(unilateral sanctions)를 실시하고 있고, UN도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에 대해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제재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일본과 UN의 대북제재 외에도 대북제재와 관련된 국제협력체제로는, 재래식 무기와 전략물자 및 기술이 적성국가나 테러지원국에 수출되는 것을 막

    기 위해 COCOM(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을 대체하여 1996년 7월 결성된 바세나르체제(Wassenaar Arrangement)18)와 대량살상무기의 국제적 확산을 막기 위해 2003년 6월 미국 주도로 발족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liferlation Security Initiative: PSI)이 있다. 이 밖에도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해 1987년 미국을 포함한 서방 7개국에 의해 설립된 다자간 협의체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등도 대북제재와 관련된다.

    여기서는 미국의 대북제재의 주요 내용과 제재조치의 완화내용 그리

    고 최근 핵문제와 관련되어 전개된 제재의 내용과 특징을 중심으로 살

    펴본다. 그리고 일본과 UN의 대북제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다.

    18) 바세나르체제는 감독기구도 없고 대상국을 명시하지도 않았으며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자체적인 수출통제규정도 없다. 따라서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 여부 결정은 각 회원국의 국내법을 통해 전적으로 각 회원국의 책임과 재량하에서 이루어진다.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25

    제1절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1. 대북경제제재의 목표와 주요 내용

    미국의 대북제재 기원은 거의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한국전이 일어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Act)을 발동해 북한에 대한 수출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그해 12월 적성국교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에 의거 해외자산통제규정(Foreign Assets Control Regulations)을 제정하여 미국 내 북한자산을 동결하고 북한과의 무역과 금융거래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였다.

    이후 미국은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고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

    는 이유로 다양한 법적 근거를 통해 경제제재를 강화하여 왔다. 그리고 1987년 11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은 1988년 1월 20일부로 테러지원국가 명단에 등재되어 무기수출 금지, 이중용도품목 수출통제, 대외원조금지, 무역제재 등 추가적인 다양한 경제제재를 받게 되었다.

    현재 미국의 대북제재 근거는 북한이 미 안보에 위협이 되고, 사회주의 국가이며, 테러국을 지원하고 있고,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고 확산하는 국가라는 데 두고 있다.19) 이러한 네 가지 제재 근거 중 1980년대 말까지는 한국전쟁에 따른 미국의 국가안보 위협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라

    는 것이 중심이 된 반면, 90년대 이후는 테러 및 무기확산과 관련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1994년 기본합의서 체결 이후부터 2000년까지의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는 이것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지만

    그 후에 추가적인 완화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대북경제제재는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복합적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

    고 있다.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근거와 관련법을 정리하면 과 같다.20)

    19) Dianne E. Rennack, “North Korea: Economic Sanctions,” CRS Report for Congress, 2006. 10, p.1.

    20)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최철영, 미국의 대외경제제재 관련 법제연구, 한국법제

  • 26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근 거 관 련 법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제재

    적성국교역법(해외자산통제규정), 방위산업법, 수출관리법(수출관리규정)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제재

    브레튼우즈협정법, 수출입은행법, 무역협정연장법(무역법), 대외지원법

    국제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한 제재

    대외지원법, 수출관리법(수출관리규정), 수출입은행법, 무기수출통제법(국제무기거래규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활동수권법

    대량살상무기 수출 및

    확산에 관한 제재

    무기수출통제법(국제무기거래규정), 핵확산금지법, 북한 위협감소법

    주: 1) 이 밖에 북한의 인권문제도 있으며, 이와 관련된 제재법으로는 해외지원법, 국제종교자유법,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 등이 있음.

    2) 각 법규에 따른 주요 제재내용은 을 참조

    미국의 대북제재의 근거와 관련법

    대북제재 관련법 가운데 대북경제제재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법으로는 적성국교역법(시행령인 해외자산통제규정)과 수출관리법(시행령인 수출관리규정)이 있다.

    적성국교역법은 미 대통령에게 무역금지와 경제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으로, 그 시행령인 해외자산통제규정을 통해 포괄적인 경제제재를 관리하고 있다. 해외자산통제규정은 한국전쟁 발발과 중국의 참전이 계기가 되어 통과된 법으로 북한에 대한 상업거래, 금융거래, 수송을 포함한 교역에 대한 포괄적인 금지를 적용하고 있다. 적성국교역법은 미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와 관계없이 해제가 가능하게 되어 있

    다.21) 미국의 경제제재 법령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종합적으로 대북경제

    연구원, 2001; Scott W. Fisher, “Effectiveness of U.S. Economic Sanctions on North Korea,” 서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3. 8 참조.

    21) 제재근거의 하나인 미국 안보의 위협대상이라는 북한에 대한 평가는 주로 대통령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라도 이러한 입장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철폐할 수도 있다. 또한 의회와 공동결의로 국가비상사태를 철폐할 수 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대북제재가 일부 완화된 것은 미 대통령이 이러한 권한을 행사함에 따른 것이다.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27

    제재를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수출관리법과 그 시행령인 수출관리규정

    이다. 이 법은 국가안보, 국제테러, 핵확산금지, 대외정책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국가별교역통제목록(Commerce Control List: CCL)을 작성하여 제재대상국에 대한 각종 제재와 수출통제를 수행한다. 1987년 11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은 1988년 1월 20일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수출관리법(1979년)의 적용대상이 되었다.

    한편 어떤 국가가 일단 국무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르면 수출관리

    법 외에도 다른 법규의 적용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수출관리법의 적용대상이 되면 무기수출통제법과 대외원조법도

    동시에 발동되고, 수출입은행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활동수권법 등도 적용된다.

    이러한 법령들에 근거한 테러지원국에 대한 제재조치로는 무역제재, 무기수출금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품목수출금지, 대외원조금지 등이 있다. 특히 통상 관련 내용으로는 일반특혜관세제도의 적용금지, 대외원조 및 수출입은행의 보증금지, 국제금융기구에서의 차관지원 반대 등이 해당된다.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테러국의 지도부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고, 테러국 정부가 국제테러활동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제테러활동을 지원하지 않으리라는 테러국 정부의 약속을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증언하

    는 경우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테러국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국제테러활동을 지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국제테러활동을 지원하지 않겠

    다는 테러국 정부의 약속을 미국 대통령이 판단․결정하고 이의 심리를

    위해 폐기효력이 발생하는 45일 전에 의회에 신청할 경우이다.22) 매년 발표되는 테러리즘 국가보고서에서는 북한이 이 명단에 포함되

    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2007년 5월 발표된 보고서에는 예년에 비해 테러 이유에 대한 내용도 간략해졌고 2․13 합의내용도 언급함으로써 핵문제의 진전에 따라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23)

    22) KDI, 「대북경제제재 현황」, KDI 북한경제리뷰, 1998. 12, pp.18~23. 23) 2007년 5월 발표된 2006년 테러리즘 북한보고서에서는 “2007년 2월 13일 초기조치

    합의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합의하

  • 28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위와 같은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법에서 볼 때 국가안보와 관련되어

    부과된 적성국교역법과 테러지원국 명단에 등재됨으로써 적용된 수출

    관리법(및 수출관리규정)이 대북경제제재의 핵심법령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북한에 대한 적성국교역법의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의 삭제는 사실상 경제제재의 종언을 뜻하는 것으

    로도 볼 수 있다.북한이 적성국교역법의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의 삭제를

    줄기차게 주장하여 온 것과, 2007년 2․13 합의문 내용에서도 북․미 간의 양자회담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으로부터 해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하고 북한에 대해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고 명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다.

    2. 대북경제제재조치의 완화과정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는 크게 네 번에 걸쳐 이루어졌

    다. 이러한 완화과정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협상에 의해서 북한 측의 요구를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많았다고 평가

    할 수 있다. 미국이 처음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한 것은 1989년 초였다. 1988년 서

    울 올림픽 개최 이후인 1989년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은 해외자산통제규정, 수출관리법의 일부 개정을 통해 비상업분야와 출판, 그리고 인도주의 측면에서 극히 제한적인 완화조치를 취하였다. 1989년 1월 미국은 비상업분야에서 미 여행사의 여행알선을 승인하였고, 2월에는 출판물의 수출입과 이와 관련된 금융거래를 허용하였으며, 4월에는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 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물품의 수출을 허가하였다.

    두 번째 완화조치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접촉 및 그 부산

    물로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1994년 10월 북․미 간에 기본합의문이 체결됨에 따라 동 합의문에 명시된 내용에 근거해 1995년 1월 행정명령으

    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미국 테러보고서의 북한 관련 내용(2000~2006)은 KDI, 「미테러보고서 북한관련부분」, KDI 북한경제리뷰, 2007. 5, pp.51~55 참조.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29

    로 통신․무역․금융 등의 분야에서 제재가 완화되었다. 주요 조치를 보면 미국과 북한 간의 전화․통신의 연결과 이와 관련된 거래 허용, 북한이 미국에서 발생 또는 종결되지 않은 거래를 결제하기 위한 미국 금

    융기관 사용허가, 미국기업이 내연재로 사용하고 있는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의 수입 등이다. 그리고 기본합의문 이행을 위한 조치들로 북․미 연락사무소의 개설 및 활동 그리고 경수로 건설과 관련된 거래를 허용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제재완화조치는 부분적인 조치였으며 포괄적인 대북경제제재는 계속 유지되었다.

    미국이 대북경제제재의 포괄적인 해제를 도모한 것은 2000년 6월에 이루어진 조치로 볼 수 있다. 이 조치는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유보24)와 북한과의 전반적인 관계를 개선하고 기본합의서의 내용을 준수하려는

    미국의 입장변화에 따라 취해진 것이었다. 이 조치는 종래에 이루어진 완화조치가 부분적이었던 것에 반해 대부분의 무역 및 투자의 허용,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거래의 허용 등 광범위하고 포괄적 해제였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완화내용은 ① 대부분의 북한산 상품 및 원자재 수입 허용, ②

    대부분의 미국 소비재상품의 대북한 판매 및 금융서비스 허용, ③ 농업, 광업, 석유, 목재, 교통, 도로, 여행 및 관광 분야에 대한 투자 허용, ④ 인척 및 북한인에 대한 미국인의 직접송금 허용 등이다.

    는 지금까지 취해진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6월 완화조치로 적성국교역법 및 수출관리법에 근거한 일반적인 대북제재는 상당 부분 완화되었지만 테러국 지정에 따른

    대북경제제재와 미사일기술 통제 관련 경제제재 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제재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25)

    24) 1990년대 후반 기본합의서의 이행과정에서도 북․미 간의 미사일문제가 주요 의제로 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와중에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하였다. 이후 북․미 간의 관심은 미사일문제 해결에 집중되었고 그 해결방안이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와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유보였다.

    25) Scott W. Fisher, “Effectiveness of U.S. Economic Sanctions on North Korea,” 서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3. 8, pp.66~67.

  • 30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일 시 법적 근거 완화조치 내용

    1989. 1~4

    해외자산통제규정, 수출관리법 개정

    ① 체육, 학술, 문화 등 비상업용 분야에 대한 미 여행사의 여행알선 승인, ② 출판물의 수출입과 이와 관련된 금융거래를 허용, ③ 식량, 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물품의 수출 허가

    1995. 1 행정명령

    ① 미국과 북한 간의 전화․통신의 연결과 이와

    관련된 거래 허용. 개인적인 여행, 이와 관련한 신용카드 사용 허용. 언론사의 지국 개설 허가, ② 북한이 미국에서 발생 또는 종결되지 않은 거래를

    결제하기 위해 미국 금융기관 사용 허가. 북한정부의 자산이 아닌 동결자산의 해제, ③ 미국기업이 내연재로 사용하고 있는 마그네사이트의 수입, ④ 기본합의문 이행을 위한 조치들: 북․미 연락사무소의 개설 및 활동과 관련된 거래 허용, 경수로 건설과 관련된 거래의 허용

    1997. 4해외자산통제규정

    개정

    ①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국제연합 및 국제적십자에

    기금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거래의 허용, ② 미국인이 제3국에서 북한에 대해 기본적인 필수품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거래의 허용

    2000. 6

    적성국교역법, 방산물자법,

    수출관리법에

    근거한 행정명령

    ① 대부분의 북한산 상품 및 원자재 수입 허용, ② 대부분의 미국 소비재상품의 대북한 판매 및 금융

    서비스 허용, ③ 농업, 광업, 석유, 목재, 교통, 도로, 여행 및 관광 분야에 대한 투자 허용, ④ 인척 및 북한인에 대한 미국인의 직접송금 허용, ⑤ 북․미 간의 선박 및 항공기에 의한 통상적인 화

    물수송의 허용, ⑥ 북․미 간 상업적인 항공기 운항의 허용

    자료: 조동호․김상기,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의 경제적 효과」, KDI 정책포럼, 1999. 10. 6의 내용을 보완.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 내역(1989~2000년)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31

    - 대외지원법, 농산물교역 및 개발법, 평화봉사단법, 수출입은행법에 근거한 모든 종류의 대북원조 금지

    -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상교역관계(최혜국대우) 부여 거부 및 일반특혜관세제도의 대상 제외

    - 국제금융기관의 대북 차관제공 반대 - 미 군수품목에 있는 상품과 기술의 수출금지와 교역통제목록에 있

    는 허가받지 않은 이중용도의 물품과 기술의 수출금지

    - 미국 내 자산에 대한 동결조치 유지 등

    3. 핵문제와 관련된 최근의 대북경제제재의 내용과특징

    미국이 대북경제제재를 완화한 것은 1994년 북․미 간에 이루어진 기본합의서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기본합의서는 유지되지 못했고 오히려 북한은 2006년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감행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대응에 미국은 완화되었던 제재를 재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북한을 제약하는 조치를 강구하였다.

    새로운 형태의 제재는 개별적인 조치들로 자금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원과 관련된 북한의 접근성에 제약을 주기 위한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그 조치들의 핵심은 북한 해외자금의 동결이었다.

    2005년 9월 미 재무성은 애국법(Patriot Act) 311조를 적용해 마카오 소재 중국계 금융기관인 뱅코델타아시아(BDA)를 북한의 불법거래 지원협의대상자로 지정하였다. BDA의 북한자금 동결은 2007년 2․13 합의로 해결되었지만 북한은 1년 6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이 제재를 대북 적대시정책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BDA에 대한 규제가 북한정부나 북한기업이 아닌 제3국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대북제재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였다.26)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BDA를 통한 실질적인

    26) Treasury Briefs North Korea on U.S. Financial System Protection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06. 3. 7.

  • 32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금융제재의 효과는 다른 어느 경제제재보다도 직접적이고 강력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BDA에 대한 불법거래 지원혐의 대상자로의 지정은 다른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BDA와의 거래단절은 물론이고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북한은 국제금융거래의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소외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6자회담에서 북핵 불능화와 BDA 문제해결이 맞교환되는 형태로 타결을 보게 되었다.

    미국은 북한의 해외자금동결 조치 이외에도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 및 확산과 관련되었다고 판단되는 북한기업에 대한 제재조치도 취

    하였다. 2005년 10월 미국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8개의 북한기업을 대량살상무기 및 이동수단의 확산대상자로 지정하였다. 지정된 8개 북한기업에 대해서는 미국 개인 간의 모든 거래를 금지시키고 이 기업들이 미국 관할하에서 소유하는 모든 자산을 동결하였다. 그리고 2006년 4월에는 해외자산통제규정에 의거 미국기업이나 미국거주 외국기업들이 북한선적으로 등록한 선박을 소유, 임차, 운영하지 못하도록 함은 물론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또한 2006년 11월에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이루어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1718호에 따라 설치된 제재위원회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활동과 관련됐다고 지정된 12개 업체와 1명의 개인명단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미국이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제재를 선택한 것은 현재 유지되고 있

    는 기존의 포괄적 제재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해외자금 동결과 특정 기업에 대한 이번 제재조치는 테러, 대량살상무기 확산, 기타 범죄행위에 책임이 있는 행위자들을 선별할 수 있고 많은 국제기구와 정부들의 입장수용과 정부와 민간

    부문과의 협조가 용이하다.27)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김정일 정권의 붕괴가 아니라 대북포용정책을 기조로 한다는 것을 보이고 대량살상무

    기의 확산, 핵문제, 테러지원 등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도 볼 수 있다.

    27) Julia Choi and Karin Lee, “North Korea: Economic Sanction and U.S. Department of Treasury Actions 1955~September 2006,” The 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2006. 10.

  • 제3장 대북경제제재의 실태 33

    제2절 일본 및 UN의 대북경제제재

    1. 일본의 대북경제제재

    일본의 다방면에 걸친 일방적인 대북제재는 이미 2003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및 납치문제 등과 관련하여 취해져 왔다. 특히 2002년 9월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인정한 이후 납치일본인들의 일본 귀국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여론은 오히려

    북한에 대해 강경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북강경여론이 일본사회에서 주류를 형성함에 따라 대북제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2003년 6월 일본은 납치 일본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압박수단으로

    니가타에 입항하는 만경봉 92호의 감시, 안전검사를 강화하였고, 2004년 1월에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대해 송금 중지 등의 경제제재를 할 수 있는 외환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2005년 3월에는 북한 선박의 입항규제를 겨냥해 일본에 입항하는 100t 이상 선박의 선주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개정 「선박유탁(油濁)손해배상보장법」이 시행되었다. 또한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에는 다음과 같은 제재조치들이 강구되었다.

    - 「특정선박입항금지특별조치법」에 근거하여 만경봉 92호 입항을 6개월간 금지

    - 북․일 간 전세항공기 취항금지- 송금차단 관련법을 제정, 전략물자의 수출차단규정 신설- 북한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