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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45 소공동체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정 월 기 프라도 사제회 책임자 서론 1.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 2. 소공동체를 통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론 실현 3. 변화와 결실 4. 결론 서론 한국에 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시행된 지 20년이 되었다. 소공동체 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금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가 시작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공의회가 제시한 여러 가지 교회 모습이 있다. 1985년에 있었던 주교 특별 시노드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적이고 근 본적인 개념은 바로 친교 교회론(the ecclesiology of communion)”이라고 천명 특집: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Ⅱ) 논문

소공동체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Š¹집... · 2018. 2. 6. · 146 신학과 철학 제23호 하였다.1) 이 친교 교회론이 소공동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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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45

    소공동체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정 월 기

    프라도 사제회 책임자

    서론

    1.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2. 소공동체를 통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론 실현3. 변화와 결실4. 결론

    서론

    한국에 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시행된 지 20년이 되었다.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금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시작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공의회가 제시한 여러 가지 교회 모습이 있다. 1985년에 있었던 주교 특별 시노드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적이고 근본적인 개념은 바로 “친교 교회론(the ecclesiology of communion)”이라고 천명

    특집: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Ⅱ) 논문

  • 146 신학과 철학 제23호

    하였다.1) 이 친교 교회론이 소공동체와 그 사목을 통해서 정착되어 가고 있는지 알아보자.

    1.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헌장에서 내부로 향한 교회를 다루었고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이하 사목헌장)에서 외부로 향한 교회를 다루었다. 교회헌장은 제1장에서 교회를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내는 성사로 소개하고 제 2장에서는 ‘하느님 백성’으로 소개하면서 성경에서 제시한 교회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다. 교회 헌장은 트렌트 공의회(1545‐1563) 이후 견지해 온 교계적이고 제도적인 교회관을 제3장에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교회헌장은 성경에 근거한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교회관을 천명하면서 동시에 성삼위를 반영하는 친교이면서 성사로 소개한다. 교회헌장은 1장에서 “교회의 신비”를 제2장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먼저 다룸으로써 “신비”이면서 “백성”인 교회상을 제3장에 나오는 “교회의 위계 조직”보다 중요성을 더 두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성직자와 평신도의 신분을 엄격히 분리하는 ‘교계제도 중심적 교회’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신분이 분리되어 있고 상하 위계적인데 반하여, ‘하느님 백성’과 ‘그리스도의 몸’으로 비유된 교회는 평신도와 성직자의 존재론적 공동성과 동등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등과 일치는 존재론적인 원리요 위계적인 신분은 섬기기 위한 기능적인 원리이다. 에이버리 덜레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관을 기초로 하여 6가지 교회 모델을 제시하여2) 복잡한 교회론을 현대인이 쉽게 접근하도록 돕고 있다. 여기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해보도록 하자. 제도로서의 교회관과 친교로서의 교회관이다. 먼저 공의회 이전까지 지배적이었던 ‘제도로서의 교회관’을 알아보자.

    1) Extraordinary Synod of Bishops of 1985. “The Final Report of the 1985 Extraordinary Synod of Bishops”, Origins 15, no. 27 (December 19, 1985): II, C, 1. 448.

    2) 덜레스가 제시하는 6가지 모델은 다음과 같다; 1) 제도로서의 교회(Church as institution) 2) 신비적 친교로서의 교회(Church as mystical communion) 3) 성사로서의 교회(Church as sacrament) 4) 선포하는 교회(Church as herald) 5) 종으로서의 교회(Church as servant) 6) 제자들의 공동체(Community of Disciples). Avery Dulles, 교회의 모델(Models of the Church) 개정판, 김기철 옮김, (서울: 한국기독교 연구소, 2002) 참조.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47

    1.1. 제도로서의 교회

    가시적(visibility)인 제도로서 교회는 자신을 “완전한 사회(Perfect society)”3)

    로 이해하는 것으로, 중세 후반부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가톨릭교회의 주류를 이루던 교회관이었다. 제도로서의 교회는 가르치는 일(teaching)과 성화시키는 일(sanctifying), 그리고 통치하는 일(governing)을 자신의 중요한 권한 행사로 여긴다.4) 이 삼중 권한은 그 각각에서 수혜자와 시혜자가 있는데 수품을 받은 성직자들은 시혜자에 머물러 있고 신자들은 늘 수혜자이다. 이 교회는 배우기보다는 가르치고 성화되기보다는 성화시키며 섬기기보다는 다스리는 교회이

    다. 이 권한은 수품자들에게 주어져 있다. 비수품자들은 권한이 없고 소외되어 있다. 교회의 가르치는 권한과 성화의 권한은 주님이 직접 행사를 하더라도 교회의 성직계라는 통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5) 이 교회에서는 구성원 간에 서로 평등하지 않고, 성직계는 특권을 누리고 비성직계는 그 특권에서 소외되었으며, 또한 이 교회의 운영은 민주적이거나 대의제적이지 않고 권위적이고 지배적이다. 지배계급인 성직계의 수중에 교회의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에 드 스멧트(Emile De Smedt of Bruges)주교가 제도적인 교회 모습을 “성직자주의(clericalism)”, “법률주의(juridicism)”, “승리주의(triumphalism)”로 표현한 바 있다.6)

    이러한 제도주의적인 교회는 제도주의의 함정으로 빠져들지 않으면서 제도적인 장점과 사회적인 안전성을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제도라는 틀에 복음적인 내용을 풍요롭게 해야 하며, 제도적인 모습을 갖되 그 내적 움직임은 영적이며 유기적이 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이라든가 은총의 친교(the communion of grace) 공동체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7) 다음으로 제도주의 교회의 대안인 ‘친교 교회론’을 알아보자.

    3) Richard McBrien, The Church: The Evolution of Catholicism, (NY: Harper Collins, 2008), 18. 4) 주교의 교도ㆍ성화ㆍ통치 직무; 교회법 375‐402조 5) 에버리 덜레스, 『교회의 모델』, 김기철 역(서울: 한국기독교연구소, 2003), 43‐44. 6) Gérard Philips, “History of the Constitution(Dogmatic Constitution on the Church)”, in Commentary

    on the Documents of Vatican Ⅱ, Vol. Ⅱ, ed., Vorgrimler, (London: Herder and Herder, 1966), 109. 7) 애버리 덜레스, 『교회의 모델』, 52.

  • 148 신학과 철학 제23호

    1.2. 친교의 교회론

    친교 교회론은 성서에 근거한 교회 개념으로 여기서 교회는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법적이라기보다 인격적이면서 사랑의 관계에 기초한, 하느님을 아버지로 하는 가족 관계의 공동체이다. 친교의 교회관은 성삼위의 일치를 지향하고 성삼위의 사랑의 일치를 목표로 한다. 이 친교 교회관에서 공동체의 성원은 주체적으로 공동체를 구성하며 공동체의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고 세상의 공동선을 향해

    서 연대하고자 한다. 이들은 하느님 사랑의 섬김과 사귐과 나눔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을 실현하고 세상에 기쁜 소식이 되는 협력체임을 드러낸다. 본회퍼는 그의 책 『성도의 친교(The Communion of Saints)』에서 “이 공동체는 사랑에서 비롯되는 완전한 자기 헌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와 너 사이의 관계는 본질에 있어 더 이상 요구하는 관계가 아니라 베푸는 관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8) 친교 교회관은 성삼위의 신학에서 출발하여 하느님 백성으로 가시화된다. 친교 교회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이 교회론은 법적이고 제도적인 교회라기보다는 신비적이고 성사적이며 역사적인 차원이 부각되는 교회이다. 또한 이 교회는 성삼위 위격들 간의 사랑의 관계에 따라서 공동체 성원들과의 사랑의 관

    계를 지향하고 이들은 외부 환경과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를 모색한다. 이 교회는 지역 교회의 자발성과 생명력을 존중하고 보편교회와의 상호간의 역동성을

    드러낸다. 친교 교회론에서 교회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들이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의 몸인 신비체로서, 하느님 계시의 신비에 깊이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9) 다음은 친교 교회론의 뿌리인 ‘삼위일체적인 교회론’을 알아보자.

    1.2.1. 삼위일체적인 교회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복음적이며 삼위일체의 신학 안에서 숙고한 교회관을 제시한다. 교회헌장 1‐4항에서 제시하는 삼위일체 하느님상은 제2차 바티칸 공의

    8) Dietrich Bonhoeffer, The Communion of Saints: A Dogmatic Inquiry into the Sociology of the Church, (New York: Harper & Row, 1963), 123.

    9) Dennis M. Doyle, Communion Ecclesiology: Vision and Version, (New York: Orbis Books, 2000), 12 참조.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49

    회의 교회상을 규정하고 있다. 성삼위 하느님은 세 위격이 서로에게 향하는 영의 온전한 사랑의 교류이고 사랑의 일치이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근본적으로 성부, 성자, 성령이 상호 관계를 맺고 사랑의 일치를 이룬다. 성삼위의 사랑과 상호성은 모든 인류와 공동체들에 반영되어 창조와 구원을 이룬다. 삼위일체의 관계는 모든 인간관계의 원천이 된다. 성삼위는 상호 의존되어 있으며 위격들 간의 상호성에 근거한 우정의 통교를 드러낸다. 위격간의 통교와 역동적 교환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러한 삼위일체를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은 “관계를 맺는 위격들의 신적 공동체”10)라고 정의 한다. 성삼위의 “페리코레시스(perichoresis)”는 “서로가 서로 안”에서 통교를 이루며 존재하며, “상호순환,” “상호내주”, “상호침투”하며 존재한다.11) 성삼위를 모태로 한 교회는 교회 성원들 간의 친교와 나눔과 투신에서 성삼위의 페

    리코레시스를 반영하게 된다. 성삼위를 위격간의 관계로 이해한 캐서린 모리 라쿠나(Catherine Mowry LaCugna)12)는 성삼위와 하느님은 존재나 본질을 규명하는 데서기 보다 타자를 향한 인격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13) 타자를 위한 사랑이나 타자와의 관계가 “홀로 존재하는 것보다 우선하며 정지보다는 황홀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자존보다는 풍요로움이 우선시”14)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가 기원하는 궁극적인 원칙은 타자와의 관계적 존재로서의 인격성이라

    고 본다.15) 어떤 것을 정의하려면 어떤 인격체이며 어떻게 관계 맺는가를 규명해야 한다고 보았다. 존재 자체는 성부 하느님의 절대적인 인격성에서 발원하기 때문에 하느님으로부터 발원한 모든 실재는 인격적이고 관계적이라고 본다.16)

    10) 존 오도넬,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 박종구, (서울: 가톨릭출판사, 2008), 178.11) 신옥수, 「몰트만의 삼위일체론」, 『삼위일체론의 역사』, 연사신학연구회편, (서울: 대한기

    독교서회, 2008), 542.12) Elizabeth T. Groppe, “Catherine Mowry Lacugna's Contribution to Trinitarian Theology”,

    Theological Studies, 63, no. 4(2002). Questia, 13(Accessed 27 Sep. 2012) 참조.13) Catherine Mowry LaCugna, “God in Communion with Us: Trinity”, Freeing Theology the

    Essentials of Theology in Feminist Perspective, ed., Catherine Mowry LaCugna, (NY: Harper Collins, 1993), 86.

    14) “primary over autonomy, ecstasis over stasis, fecundity over self‐sufficiency”15) LaCugna, Catherine Mowry LaCugna, “God in Communion with Us: Trinity”, 86‐87.16) Catherine Mowry LaCugna, God for Us: The Trinity and Christian Life, (San Francisco: Harper San

  • 150 신학과 철학 제23호

    성삼위를 관계로 접근한 신학적 사고는 복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예수는 가장 큰 계명을 하느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에 두었다(마르 12,28‐34; 마태 22,34‐40; 루카 10,25‐28. 참조). 사랑의 관계 안에서, 인격적 독특성이 관계를 희생시키기 않고 강렬하고 심원한 우정을 통하여 충만해진다. 이런 관계는 다름을 존중하며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고 삼위일체의 상징으로 표현된다.17) 성삼위의 위격간의 역동적인 통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 교회론의 뿌리가 된다. 하넨베르그(Edward P. Hahnenberg)도 성삼위를 위격간의 통교로 이해한다. 근본적으로 관계적인 실재, 즉 흘러넘치는 인격들의 사랑의 친교는 신적 생명에 이르게 한다.18) 예수와 그분의 영이 하느님의 존재 자체를 드러낸다는 확신에서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이 생겨난다. 그는 삼위일체 교의의 핵심을 삼위의 위격적 관계로 이해하고 있다.19)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이하 교회헌장)에서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부터 모이게 된 백성”20)이라고 정의한다. 교회는 성삼위로부터 근원을 가지고 있고 성삼위의 신비 안에서 이미 현존하는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고 있다.21) 교회는 성삼위의 모상이다. 구원 계획을 이루는 성부22)와 세상에 파견된 성자23)

    와 거룩하게 하는 성령24)의 일치가 교회론의 뿌리이다. 성삼위는 친교 교회의 뿌리이고 이 친교를 살고 가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소공동체는 사귐과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삼위의 친교를 반영한다. 다음은 친교를 잘 드러내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를 알아보자.

    Francisco, 1991), 248.17) Elizabeth A. Johnson, ed., She Who Is : The Mystery of God in Feminist Theological Discourse,

    10th anniversary, (New York: Crossroad, 2002), 219.18) Edward P. Hahnenberg, Ministries: A Relational Approach, (NY: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2003), 86.19) Ibid., 88‐89.20)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옮김, (서울: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2010), 4항 참조.21) Ibid., 3항 참조.22) Ibid., 2항 참조.23) Ibid., 3항 참조.24) Ibid., 4항 참조.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51

    1.2.2. 하느님의 백성 위계적이고 교계제도적 교회관은 하느님 백성 전체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교회관이라기 보다는 교회의 교계에 속한 성직자들을 기초로 하는 교회관이므로 다

    수 신도들을 배제하거나 평가 절하할 수밖에 없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하느님 백성”이라는 교회관으로 회귀하였다. 하느님 백성은 누구나 “세례를 통하여 교회에 합체되었다.”25) 하느님의 백성이 “한 왕국을 이루게 하시고 또 당신의 하느님 아버지를 섬기는 사제들이 되게 하셨다.”26) “세례 받은 사람들은” 누구나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통하여 신령한 제사를 바치며”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백성이 된다.27) (1베드 2,4‐10 참조) 하느님 백성의 교회에서 모든 이들이 자신들이 받은 다양한 은사와 직무를 통하여 교회에 참여한다. 과거의 성직자‐수도자‐평신도의 도식으로 접근하면서 성직자를 중심에 두던 교계적인 교회관에서 벗어나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세례를 통

    해서 하느님 백성의 존엄과 품위와 활동을 보장받게 되는 교회관으로 발전하였

    다. 이 하느님 백성 교회에서 성직자나 직무자는 교회의 권한과 책임을 독차지하고 지배하기보다 다양한 은사와 직무를 식별하고 종합하는 봉사직을 수행하면

    서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에 참여하도록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목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향한 교회의 구원 사명 전체를 자기들이 독점하도록 세우신 것이 아니며 오로지 모든 이가 나

    름대로 공동 활동에 한 마음으로 협력하도록 신자들을 사목하고 그들의 봉사 직

    무와 은사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들의 빛나는 임무임을 안다.”28) 수품자는 모든 교회 성원들이 자신들이 받은 탈렌트를 잘 개발하고 키워가며 공동체 건설과 선

    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촉진하고 돕고 섬겨야 하는 위치가 되는 것이다. 수품자든 비수품자든 직무들 간의 관계가 상대에게 높고 낮음을 규정하는 관계가 아니

    고 하느님 백성들의 다양성과 그들의 고유한 은사들 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보완

    25) Ibid., 11항.26) Ibid., 10항 참조.27) Ibid.28) Ibid., 30항.

  • 152 신학과 철학 제23호

    하는 관계를 이루면서 성삼위의 신비를 드러낸다. 이 삼위의 신비는 인간관계 안에서 사랑과 일치와 협력으로 드러난다.

    1.2.3. 친교(communion)로서의 교회 “친교(Communio)”29)는 인간의 근본적인 실재이며 갈망이다.30)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ζώον pολὶtικόν)’이라고 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다. 독일 사회학자 퇴니스(Ferdinand Tönnies 1855‐1936)에 따르면 이 관계를 어떻게 규정 하느냐에 따라서 ‘공동체(共同體, Communitas)’라고 하기도 하고 ‘사회(社會, Societas)’라고도 했다.31) 공동체는 일차집단으로서 가족처럼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인격적이고 친밀한 유대를 장기적

    으로 맺는 관계를 말하며, 사회는 2차 집단으로서 인격적인 친밀감이 없이 어떤 목적에 따라 구성되고 이들은 규율과 법규를 필요로 하며 한정된 범위에서 유대

    를 맺는 관계를 말한다. 교회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회라는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 내속 관계나 결속에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하

    는 가족이 되는 것이다. 덜레스는 라데마허를 인용하여, “교회란 그 핵심에서는

    29) Communio는 ‘cum(함께)’과 ‘unio(하나)’의 합성어가 아니라, ‘cum(함께)’과 ‘munis(책임을 다하는)’의 합성어이다. communio의 원래 의미는 ‘책임을 다하는 것’ 또는 ‘책임을 나누어 완수하는 것’이다. 공의회가 친교라는 개념을 공의회 문헌의 중심 주제로 제시하지만 이 친교를 하나의 명백한 의미로 사용하지 않고, 또한 친교를 표현 할 때에 ‘친교(communio)’라는 용어만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공의회에서 말하는 친교는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므로 한 마디로 명확히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교회의 친교는 성삼위의 친교(communion)로 예견할 수 있고 가늠할 수 있고 유지될 수 있다. 교회는 성삼위의 친교의 모상이다.(교회헌장 4항 참조) 그리스어 Koinonia는 애초에 Community를 의미한 것이 아니라 참여하다(Participation)라는 의미인데 사도신경의 “성인들의 통공(Communion of saints)”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성체성사의 성체를 친교(communio)로 표현하고 주님과의 친교와 성체를 영한 사람과의 친교를 말한다(전례헌장 55항;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2항, 22항; 교회헌장 3항;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8항; 사제의 생활과 교역에 관한 교령 6항 참조). 공의회가 말하는 친교는 성부께서 성자와 성령을 통해서 말씀과 성사 안에서 우리와 통교하기 위해 드러내는 하나의 신적 진리와 생명에 참여하는 의미로서의 친교이다. Walter Kasper, Theology and Church, trans., Margaret Kohl, (London: SCM Press, 1989), 156 참조.

    30) Ibid., 148.31) Ferdinand Tönnies, Community & Society(Gemeinschaft Und Gesellschaft), (New

    Brunswick(U.S.A.) and London(U.K.): Transaction, 1988), 33‐34. 참조.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53

    공동체(게마인샤프트)이지만, 그 핵심을 덮고 있는 외피에서는 사회(게젤샤프트)라”한다.32)

    교회의 이 친교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친교와 인간들 간의 친교의 두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교회는 친교를 이루게 하는 수단들의 총합이다.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루면서 교회는 구원의 공동체(Heilsgemeinschaft)가 되며, 인간들 간의 친교를 이루면서 구원의 제도(Heilsanstalt)가 된다. 교회란 사람들 간의 친교(a fellowship of persons)이다.33)

    친교(communion)로서의 교회 개념은 전반적인 교회론의 핵심 중의 하나이다. 친교로서의 교회 모델은 교회의 초월적이고 내세적인 측면까지 아우르게 된다. 친교의 교회는 공의회 이전의 제도로서의 교회관을 보완하고 충만하게 해줄 수

    있는 교회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친교 공동체 모델에도 약점은 있다. 첫째로, 이 모델은 영적 차원과 가시적 차원이 혼용되어 그 경계가 모호하다. 교회가 성령의 선물로 주어지는 영적 집단으로 이해되면, 사회 안의 어떤 조직적인 면이 간과될 수 있다. 로마 가톨릭은 교회의 제도적인 면과 공동체적인 면이 모두 필요하며 서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도를 무시한 영적 친교로서만 이해될 때에 가시적인 사회의 공동체임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로서 인간적인 한계와 제도적인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신격화시켜서 자신을 이상화 시키고, 다른 집단이나 타 종교를 대화의 파트너로 받아들이는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이 모델은 소속 신자들의 정체성이 약하고 선교적 사명을 소홀히 할 수 있다. 교인의 자격을 성령이 부여한다고 보고 선교직을 성령께만 맡기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

    을 수 있고, 세례 교인의 자격을 성령이 부여한다고 보면 성령의 정의에 따라서 교회 구성원에 대한 경계가 모호하게 된다. 넷째로, 인간들끼리의 친밀한 친교와 하느님과의 신비한 친교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인간들끼리의 친교에 치중한 교회가 되어 신적 친교에 등한히 할 수 있고, 수도원 공동체처럼 신비한 교회에 치중할 수도 있다.34)

    32) 에버리 덜레스, 『교회의 모델』, 55.33) Yves Congar, Lay People in the Church: A Study for a Theology of the Laity(Westminster,

    Maryland: Newman, 1955; rev. ed. 1965), 28‐58.

  • 154 신학과 철학 제23호

    2. 소공동체를 통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론 실현

    서울대교구는 1992년부터 세상 복음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소공동체를 도입하였다. 서울 대교구는 본당의 여러 문제들에 직면하였다. 본당의 비대화와 교회의 내적 공동화,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인격적 만남이 어려워 친교의 공동체 모습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신자들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상실하고 공동체로서 교회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에 교회 내적인 문제를 복음적으로 극복하고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역동적인 친교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복음화 계획을 추진

    하였다.35)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한 서울대교구는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하느님 백성이 모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 친교의 삶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자”36)하였다.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 개념인 하느님 백성의 교회론과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37)이 되고자 하였다. 1990년에 아시아 주교들은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비전으로 “교회가 되는 새로운 길(New way of being Church)”을 제시하고 교회가 “공동체들의 친교”가 되길 천명했다.38) 친교의 교회상을 이루려는 아시아 주교들의 새로운 비전은 한국 교회 소공동체 사목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교회는 성부의 이 세상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육화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사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버지의 이 지극한 사랑을 온전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분은 행동으로 죽기까지 사랑하셨고 그 사랑을 말씀으로도 남기셨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우리 교회가 예수

    34) 에버리 덜레스, 『교회의 모델』, 68‐69.35) 김수환, “서울대교구 사목교서(1992년), 1991”, 서울.36) 정진석,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선교와 신앙교육, 26항, (서울: 가톨릭출판사, 2003).37) Ibid.38) FABC는 1990년대에 반둥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이 때에 “교회의 새로운 존재(New Way of

    Being Church)”이라는 교회 비전을 제시하고 이 비전을 이루는 길은 “공동체들의 친교”라고 천명하였다. FABC, “Journeying Together toward the Third Millennium, (#8, 9)”, Fabc, for All the Peoples of Asia 1, 287‐89 참조.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55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 공동체로서 세상에 매력 있게 다가가는 길은 서로 사랑

    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마태 22,37‐39)이 예수가 가르쳐 준 으뜸 계명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의 이 사랑을 깨닫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회복한 공의회였다. 교회는 하느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창문을 열고 현대화(aggiornamento) 하고자 하였다. 교회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길의 하나가 소공동체이다. 많은 본당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하면서 복음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본당 사목에 뿌리 내리는 계기로 만들어가고 있다. 강우일 주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가르치는 교회관에 따라 교회의 내적인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가

    장 효과적인 방법”39)이 바로 소공동체임을 역설하고 있다. 소공동체는 친교의 교회상을 이루는 장이다. “교회 자체가 친교인 만큼 새로운 기초 공동체 즉 소공동체는[…] 이 친교의 증명이 되고 더 깊은 친교를 이루는 방법이 된다.”40)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소공동체를 초창기부터 추진했던 최덕기 주교는 다음과 같이 소공동체의

    결실을 제시한다. 한국 교회가 ‘친교의 교회’,‘참여하는 교회’로 변화 되어 가고,특히 복음 말씀을 통하여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

    성을 찾고,교회에 소속감을 갖게 되었으며,교회의 사명인 이웃 복음화와 복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41)

    39) 강우일, 「한국 교회의 ‘소공동체’ 도입에 대한 성찰」, 『2004년 소공동체 심포지엄 전국모임 후속자료집』, 2004, 18.

    40) 요한 바오로 2세, 교회의 선교 사명(서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1990), 51항.41) 한국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제2차바티칸 공의회와 소공동체(2012년 소공동체 지역모임)

    (서울: 한국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2012), 68. 아시아 주교회의 산하 아시파(AsIPA: 소공동체추진담당)에서 추진하는 제5차 총회 최종 성명은 소공동체의 성과를 이야기 한다. 첫째,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관심이다. 소공동체의 많은 구성원들이 성경을 갖고 있으며 성경을 더 잘 알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 자신의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증진된 것이다. 셋째, 하느님 말씀에 따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돕는 데 더욱 헌신하고 있으며, ‘시대의 징표들’을 읽어 내고 복음에 비추어 응답할 수 있게 되었다. 넷째, 소공동체는 교리 교육과 현장 신앙 교육의 중심이 되어 왔고 복음을 선포하는 주역으로서, 복음의 메시지를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사명을 책임지게 할 수 있다. 다섯째, 소공동체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성찬례 거행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 여섯째 성체성사의 빵을 나눔만큼이나 복음나눔도 소공동체가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데 중요하다. 소공동체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나누는데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

  • 156 신학과 철학 제23호

    친교의 교회는 그 백성들의 “참여”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직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이 참여하는 교회상을 그려왔다. 이 세상 속에서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이 무엇인지 함께 관찰하고 판단하고 실천

    하면서 참여하는 교회와 친교의 교회를 건설한다. 신자들은 하느님 백성의 신원을 갖고 교회의 다른 구성원과 동료의식을 키워가면서 교회에 참여하고 있다. 전례나 교회법이나 규율을 우선시 하던 교회가 하느님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두

    게 되면서 삶의 한 가운데 교회가 건설되어 간다. 백성들 스스로 말씀의 빛으로 자신들의 삶의 현실을 관찰하고 판단하고 그 결과를 행동에 옮기면서 개인적인

    회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참여와 회심에로 나아간다. 말씀은 변혁의 힘이 있어서 공동체를 그리스도께로 이끌어 이들이 세상 복음화의 견인차가 되게 한다. 소공동체에서는 소수의 이웃이 복음 앞에 모여 친교를 이루고 보편교회와 일치하여 세상을 복음화 하는 공동체를 이루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 교회상을 삶의 현장에 드러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소공동체의 네 가지 기본 요소는 다음과 같다:42) 첫째 요소는 이웃이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만나며 친교와 공동체를 형성한다. 구성원들은 이웃으로서 그들의 가정에서 한 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만난다. 둘째 요소는 복음나누기이다. 공동체는 복음나누기를 통해서 말씀으로 오신 부활하신 주님의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보고 식별한 느낌이나 체험을 나누면서 회심하기도 하고 복음

    적 결단을 내리기도 한다. 셋째 요소는 선교 활동이다. 그들은 주님의 사명을 받고 이웃을 돌보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삶을 증거

    하며 선교를 한다. 넷째 요소는 본당과 보편 교회와 일치를 이룬다.43) 첫 번째 요소인 이웃이 가정에서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우정을 맺고 이웃사촌이 되어 가면서 친교의 공동체가 되어 간다. 소공동체는 이웃에 사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 소공동체는 본당에서 모이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모이므

    하여 접근하고 있다. AsIPA, “Final Statement of 5th Asipa General Assembly”, AsIPA http://www.fabc.org/offices/olaity/docs/5th%20AsIPA%20General%20Assembly‐final%20statement‐

    2009.pdf (accessed Sep. 30 2012).42) Anselm Prior, Towards a Community Church: The Way Ahead for Today’s Parish, (Germiston,

    South Africa: Lumko Missiological Institute, 1991), 27. 43) Ibid.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57

    로 삶의 현실 속에 뿌리내리는 공동체가 된다. 이들은 가족교회를 이루었던 초기교회의 모임과 유사하다.44) 때로는 비신자들과 연대하면서 자기 지역사회의 관심사들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웃과의 친교와 유대는 자신들의 가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 소공동체에서의 친교 체험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옮겨진다. 두 번째 요소인 복음나누기는 모인 구성원들이 모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신 신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들은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의 표지로서 복음을 대하며 복음에 비추어 삶을 비추어본다. 이들은 복음의 빛으로 삶을 식별하는데, 경험하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순환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키며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무는 공동체의 노력을 한다. 이들은 이런 복음적인 식별을 하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향한다. 세 번째 요소인 복음화 활동은 소공동체가 세상 속의 교회임을 드러낸다. 소공동체는 주님과 함께 가정과 세상 변혁을 위한 행동에 참여 한다. 공동체는 그들의 삶에서 사도적인 사명을 수행한다. 이 공동체는 그들의 행동과 말에서 그들의 믿음을 증언하고 그들 사이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그들의 일

    상생활에서 이웃과 하느님의 사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의 신비를 증언한다. 소공동체는 이웃 사이에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사랑의 문화를 확장한다. 소공동체는 “교회의 활력의 표지이고 신자 양성과 복음화의 도구이며 ‘사랑의 문화’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사회의 출발점이다.”45) 네 번째 요소인 보편교회와 일치는 소공동체가 보편교회인 로마 가톨릭 교회와의 유대를 드러낸다. 소공동체는 교회가 가장 지역적으로 육화되어46) 있으면서 본당과 유대하면서 보편교회와 연결되어 있다.47) 이들은 “지역 교회와 전체 교회와

    44) 사도행전 2,42‐7; 4,32‐7.45) 요한 바오로 2세, 교회의 선교사명, 51항.46) AMECEA, "Conclusions of the Study Conference of the Amecea Plenary 1979," African Ecclesial

    Review(AFER) 21, no. 5(1979), 265‐266 참조47) Oswald Hirmer, Workshop Manual for Conducting Asipa Workshops, (Thaipei: AsIPA Desk,

    1994), 106.

  • 158 신학과 철학 제23호

    일치하고, 교회의 목자들과 교도권에 일치하고”48) 있다. 소공동체는 주일에 성체성사에 참여하여 보편 교회와 일치하고 본당사제와 일치하면서 보편 교회와 연대한다.

    3. 변화와 결실

    2000년의 유구한 역사에서 소공동체 20년은 교회에 어떤 변화나 결실을 낳았을까?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로서 역사와 전통 안에서 유기적으로 발전해 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따르면, 교회는 하느님의 섭리로 많은 사람과 사건과 시대의 변화에 힘입어 하느님 백성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체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 변화의 과정에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가정 공동체가 그러하듯이 공동체는 어떤 변화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 교회가 소공동체를 위해서 들인 사목적인 노력은 실로 대단했으나 어떤 결실을 내세우기에는 빠른 감이 있다. 실제로 소공동체를 추진하던 기간에 냉담자가 줄거나 신자가 늘어났다는 가시적인 결실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49)

    맥브라이언(Richard McBrien)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그 이전의 가톨릭교회의 교회론과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은 교회관의 변화를 지적한다. 제도로서의 교회가 신비요 성사로서의 교회로 변화되었고, 교계적인 교회가 하느님 백성의 교회로 변화되었으며, 말씀과 성사를 강조한 교회가 한 걸음 나아가 섬기는 사명이 추가되었다. 절대적 군주제로서의 교회가 친교 공동체로서의 교회로 변화되었으며 자신만이 진리를 담지한 유일한 교회에서 교회 일치를 향한 공동체로서의

    교회로 전환되었다고 보았다.50) 공의회 문헌과 공의회 교회상을 참고로 하여 다음과 같은 주제를 선정하였고 그 주제에 따른 교회상의 변화 정도를 알아보았

    48) 선교사명 51항, 현대의 복음선교 58항 참조.49)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냉담신자는 늘어났고, 주일미사 참여율은 떨어져 왔다. 전원, 2007년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천주교 제주교구 서귀포성당 신앙실태조사 연구보고서, (서울: 통합사목연구소, 2008), 116 참조.

    50) 천주교서울대교구사목국,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 (서울: 천주교서울대교구 사목국, 1012), 36.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59

    다. 친교 교회론 확산, 세상 속의 교회와 세상과 함께하는 교회, 평신도와 교회 내 자리와 참여하는 교회 등이다.

    3.1. 친교 교회론 확산

    소공동체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 교회상을 실현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 조사가 되지 않아서 자료의 한계가 있다. 먼저 신자들이 소공동체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보자. 아래 도표을 보면, 신자들 안에 소공동체를 “친교 공동체”로 이해하는 인식이 42.9%‐52.6%로 나타난다. 소공동체를 “구역과 반 모임 활성화 방안”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하려면 그들이 “구역과 반”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를 알아야 한다. “구역과 반”을 단순한 본당 행정 조직의 일부로 이해할 수도 있고 삶의 현장에 육화한 소공동체로

    이해할 수 있다. 20년 전에는 구역과 반이 본당 행정 조직의 하나로서 본당 신부나 교구의 지시사항을 수행하는 조직이었으나 소공동체를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구역과 반 조직을 소공동체로 개편하면서부터 구역과 반 자체를 행정조직이라

    는 인식에서 바뀌어 이웃이 함께 모여 친교를 촉진하는 소공동체로 이해할 가능

    성이 많다. 그래서 “친교 공동체”란 설문과 “구역과 반 모임 활성화 방안”이란 설문은 대부분의 신자들에게는 같은 의미의 질문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 아래 도표 중에 “효율적인 관리 체계”라는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소공동체를 단순히 본당 행적조직의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2010년 응답자 중에 80%이상의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친교로서의 교회로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래 조사표의 2012년 난에 보면 ‘새로운 신심 운동’이 22.6%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소공동체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읽을 수 있

    다. 이런 현상은 소공동체가 일부 지역에서는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로 읽을 수 있다. 소공동체가 교구의 중심 사목에서 제외되고 본당의 주임신부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면서, 소공동체 평신도 지도자들에 대한 교육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줄어들고 구역과 반 봉사자들도 사명감과 사도직의 열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

    상으로 볼 수 있다.

  • 160 신학과 철학 제23호

    도표: 소공동동체 의식 조사 표51)친교의 공동체

    구역반모임 활성화방안

    효율적인 관리체계

    새로운 신심운동 기타

    2004년(서울반장/통합) 42.9% 33.8% 8.6% 11.5% 0.5%2006년(신자대상/가톨릭신문) 42.2% 37.4% 7.2% 11.6% 1.6%2006년(레지오마리애/통합) 50.1% 28.1% 6.9% 12.3% 0.7%2007년(제주서귀포/통합) 50.7% 18.9% 4.1% 15.6% 1.2%

    2010년(서울사목국)

    서울 여성 구역․반장 45.0% 37.0% 9.1% 8.5% 0.4%서울 남성 구역․반장 48.3% 37.5% 4.7% 9.2% 0.3%서울 본당 총회장 52.6% 28.7% 4.4% 13.9% 0.4%

    2012년(서울전신자/ 사목국) 40.8% 27.6% 6.5% 22.6% 2.5%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친교의 공동체”로 이해한다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관이 정착 되어가는 데에 큰 도움은 되겠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소공동체가 친교의 교회관이 정착하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직접적인 설문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2012년 9월에 소공동체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는 3개 본당52)을 선정하여 그 본당의 구역장과 반장이나 소공동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소공동체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 교회관”이 정착하는데 도움이 되었는지에 관한 신자들의 의식을 알아보려고 설문 조사를 하였다. 이 조

    51)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서울: 통합사목연구소, 2005), 100‐102; 통합사목연구소,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신자 의식 조사보고서), (서울: 가톨릭신문, 2007), 147‐149;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서울대교구 레지오 마리에의 현황과 전망』, (서울; 레지오 마리애, 2006), 77‐78;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서울: 사목국, 2007), 100‐102;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제주교구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 천주교 제주교구 서귀포성당 신앙실태조사 연구보고서』, (제주: 사목국, 2008), 64‐65; 서울대교구 사목국,『서울대교구 본당 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 자료 수집 설문 조사 보고서』, (서울: 사목국, 2012), 80‐81 참조하라. 다만 연도에 따라서 조사 대상자가 다르다는 것을 참고하라.

    52) 설문 대상 본당은 다음과 같다. 서울관구 한 본당과 광주관구 한 본당과 대구 관구 한 본당을 선정했다. 가 본당은 112명, 나 본당은 51명, 다 본당은 40명이 응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본당은 소공동체 사목을 10여년 이상 꾸준히 수행하고 있고 주임신부가 소공동체 사목을 그 정신에 맞게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본당이다. 또한 전국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서 소공동체 사목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알려진 본당을 선정했다. 그러므로 다른 모든 본당의 의식이라기보다는 소공동체 사목을 모범적으로 수행한 본당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수치를 한국 교회 본당 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소공동체 사목을 잘 이해한 사제가 그 정신에 따라서 충실히 소공동체 사목을 충실히 수행했을 때에 어떤 전망을 타진해 볼 수는 있다.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61

    사는 전신자 조사가 아니고 소공동체를 충실히 하고 있는 본당의 지도자들을 대

    상으로 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소공동체를 10여년 정도 꾸준히 그 정신에 따라서 수행한 본당들이다. 소공동체가 20 여년이 되지만 20년간 꾸준히 하는 본당도 있고 그렇지 않는 본당도 있다. 소공동체를 10여년 정도 꾸준하고 충실히 한 본당의 현실을 알고자 설문조사를 하였다.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이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교회가 되는 데 기여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숫자를 합한 퍼센티지를 보면 93.7%, 90.2%, 72.5%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소공동체는 신자들 의식 속에서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교회 즉, 친교 교회상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 용  구분 가본당 나본당 다본당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이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교회가 되는 데 기여했다고 보십니까?

    1. 매우 그렇다 9.8% 27.5% 17.5%2. 그렇다 83.9% 62.7% 55.0%3. 아니다 1.8% 7.8% 10.0%4. 매우 아니다 0.9% 0.0% 0.0%5. 잘 모른다 1.8% 2.0% 17.5%

    이 수치는 다 본당을 빼고 두 본당이 높게 나타났다. 소공동체가 그 정신대로 제대로 수행될 때에는 좋은 결실이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동안 전국적으로 수행해온 소공동체 사목이 그 정신에 따라서 사목자와 신자들이 충실히

    수행하는 곳에서는 그 결실이 좋게 나타난다. 그렇지 못한 곳은 침체되기도 하고, 신자들 안에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도 잘되어 있지 않다. 위의 두 자료를 통해서 소공동체가 그 정신과 방법에 맞게 충실히 실시되는 본당의 긍정적인 의식

    변화를 볼 때에,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의 교회상을 삶의 현장에 실현시키는 사목 방법 중의 하나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162 신학과 철학 제23호

    3.2. 평신도의 참여와 교회 내 자리

    평신도들이 자발성과 책임의식을 갖고 소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면서 교회 안에 자신들의 자리를 다져 가고 있는지 알아보자. 소공동체 이상은 평신도들이 본당과 소공동체에서 성직자와 책임을 분담하면서 “함께하는 교회”와 “참여하는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역동적으로 참여하는데 있다. 위에서 말한 3개 본당 소공동체 봉사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평신도들의 교회 내 자리에 대한 결과

    를 보면 긍정적인 모습이 보인다.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평신도 활성화와 활동에 기여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숫자를 합한 퍼센티지를 보면 각각 85.7%, 88.3%, 82.5%로 나왔다. 소공동체는 평신도들의 장으로 자리매김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은 각각 7.1%, 21.6%, 17.5%로 나타나 매우 저조한 편이다. 평신도가 성직자와 소공동체 사목을 함께 결정하고 실행하고 평가 하면서 동등성을 체험하는 것이 이상적인 목표이지만 아직은 거기에 이르렀

    다고 볼 수는 없다. 단순한 협력에서 동등한 파트너로서 함께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데는 갈 길이 멀다. 그 동안의 소공동체 사목은 그런 방향을 향해서 한 걸음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내용  구분 가본당 나본당 다본당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평신도 활성화와 활동에 기여했다고 보십니까?

    1. 매우 그렇다 7.1% 21.6% 17.5%2. 그렇다 78.6% 66.7% 65.0%3. 아니다 13.4% 11.8% 17.5%4. 매우 아니다 0.0% 0.0% 0.0%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가 여러 사도직 활동을 하면서 교회 안에 자신들의 고유한 자리를 다져가고 있다. 소공동체를 통해서 평신도는 자신들의 사도직 활동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본당의 조직 안에 자신들의 자리를 확장해

    가고 있다. 평신도는 사제의 손이 미치지 못한 소공동체 안에서 자발성과 주체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63

    의식을 갖고 사람들을 모아서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복음에의 가르침에 따른 활동 계획을 세워나가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삶의 현장에서 복음화를 수행

    하고 있다. 본당 안에서 사제가 소수의 평신도와 함께 사목을 하던 상태에서 발전하여 본당 마다 수 십 명 혹은 수 백 명의 구역장 반장들이 사도직 활동을

    하면서 복음화의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성직자의 그늘에 주어진 일만 수동적으로 했던 신자들이 소공동체에서 주체의식을 갖고 자신의 고유한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점점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역이나 반 소공동체의 책임자인 평신도들은 삶의 현장에서 스스로 보고 관찰하고 행동하면서 교회 기초 단위에서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은 성직자들의 말을 듣고 그들에게 순종하고 그에 따라서 행동하는 데 익숙해왔

    다. 소공동체를 하면서 말씀에 비추어서 생각하고 성령의 비추임으로 식별하고 올바로 말하고 정의롭게 행동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단순히 순종하는 백성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식별하고 생각하는 백성으로 전환해가고 있다. 이 과정을 이끈 것은 말씀과 성령과 하느님이다. 사제는 이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동반하고 가르치기도 하지만 그런 공동체에서 위로도 받고 영적 양식도 얻고 배

    우기도 한다. 또한 여성 지도자들의 소공동체에서의 두드러진 역할을 볼 수 있다. 구역 반 소공동체에서 활발하게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여성이다. 여성 총구역장이나 구역장은 본당 사목회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공동체 중심 사목을 하는 본당은 여성 지도자들이 사목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 결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기초한 친교의 교회상을 제시하였다. 한국 교회는 공의회 이후 공의회의 교회관을 한국 교회와 사회에 정착시키려고 사목적인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사목적인 노력 중의 하나가 소공동체 사목이다. 이 소공동체 사목이 과연 친교의 교회 실현에 기여하였는지 기존의

  • 164 신학과 철학 제23호

    조사한 연구 자료와 필자가 실시한 설문 조사 방법을 통해서 신자들의 의식을

    알아보았다. 친교의 교회관이 정착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다양한 주제에 접근을 해야 하

    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 면에서 집중적으로 점검하였다. 소공동체를 “친교의 교회”로 이해하는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았다. 또 하나는 그 동안 수동적인 평신도들이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

    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여기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와 있지만 이 지표만으로 소공동체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관을 정착하는데 기여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촉진 요소가 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소공동체가 그 정신대로 꾸준히 시행되면 신자들은 제도적인 교회보다는 친교의 교회를 체험하고 이 교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복음적인 역동성을

    담지하게 될 것이다. 소공동체에서 복음을 나누면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며 신앙이 커가고, 이웃의 어려움을 나누고 도우면서 사랑이 커가며 가난한 사람들의 사연을 하느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희망이 커간다.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친교의 교회관을 정착시키려는 사목의 한 형태이다. 소공동체는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서로를 형제자매로 받아들여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

    체가 되려는 것이다. 이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를 기초로 하는 친교의 공동체를 드러내는 사목이다.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65

    참조1: 설문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관에 관한 설문 찬미예수님 소공동체 봉사자님, 안녕하세요. 서울대교구 창5동 성당 정월기 신부입니다.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을 알고자 합니다. 응답 내용은 통계적으로만 처리됩니다. 개인의 비밀은 반드시 보장됩니다. 아래 설문을 읽으시고 해당하는 난에 v 표시를 하나만 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8월 창5동 성당 정월기 신부

    1. 성별 : ⓛ 남자 ② 여자

    2. 연령 : ① 20세 미만 ② 20대 ③ 30대 ④ 40대 ⑤ 50대 ⑥ 60대 ⑦ 70대 이상

    3. 신앙기간 :① 1년 미만 ② 1~5년 ③ 6~10년 ④ 11~15년 ⑤ 16~20년 ⑥ 21~30년 ⑦ 31년 이상

    4. 혼인 : ① 미혼 ② 기혼 ③ 별거 ④ 사별

    5. 교육수준 : ① 초등학교 졸업 이하 ② 중학교 졸업 ③ 고등학교 졸업 ④ 대학교 졸업

    ⑤ 대학원 이상

  • 166 신학과 철학 제23호

    6. 소공동체와 소공동체 사목이 사귐과 섬김과 나눔의 교회가 되는 데 기여했다고 보십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7.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서로 협력하고 친교를 이루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8.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평신도 활성화와 활동에 기여했다고 보십니까?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9. 미사와 소공동체

    9.1.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본당 전례나 미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까?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10. 말씀과 소공동체

    10.1.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성경 공부나 복음나누기에 기여하고 있습니까?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11. 가정과 사회와 소공동체

    11.1.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가정이 복음화되고 성화 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11.2.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가난한 이웃을 돕거나 함께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11.3.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사회 문제들(사회정의, 평화, 환경, 생명, 선거)에 관심을 갖고 기도나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12. 선교: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선교활성화에 기여를 합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매우 아니다. ⑤ 잘 모른다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67

    13. 지도력: 소공동체를 추진하는 사제에게서 발견하는 모습을 하나만 선택해 주세요.

    ① 사람들 존중하고 함께하려 한다. ②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다. ③ 멀게만 느껴진다. ④ 무관심하다. ⑤ 잘 모른다.

    14. 협력: 사제는 소공동체를 추진하면서 수녀와 함께하고 협력하고 있는가? ① 사람들을 존중하고 함께한다. ②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다. ③ 서로 거리가 있다. ④ 서로 무관심하다. ⑤ 잘 모른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168 신학과 철학 제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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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 신학과 철학 제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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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71

    소공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정월기

    한국에서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적이고 근본적인 개념은 바로 “친교 교회론(the ecclesiology of communion)”이다. 이 친교 교회론이 소공동체와 그 사목을 통해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헌장에서 제도로서의 교회관을 유지하면서도 성삼위의 신비요 하느님 백성의 친교의 교회관을 강조하고 있다. 성삼위는 친교 교회의 뿌리이다. 이 친교를 살고 가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소공동체는 사귐과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삼위의 친교를 반영한다.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를 장기 사목 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한 서울대교구는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하느님 백성이 모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 친교의 삶이 넘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였다.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심 개념인 하느님 백성의 교회론과 친교의 교회론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이 되고자 하였다. 소공동체에서는 소수의 이웃이 복음 앞에 모여 친교를 이루고 보편교회와 일치하여 세상을 복음화하는 공동체를 이루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친교 교회상을 삶의 현장에 드러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초 록

  • 172 신학과 철학 제23호

    주제어 : 소공동체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론, 소공동체, 제2 바티칸 공의회, 친교 교회론, 참여하는 교회

  • 소동체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관 173

    The Actualization of Ecclesiology of Communion

    Woll Ki Chung

    The Small Christian Comunities(SCCs) are the result of Vatican II in Korean Catholic Church. The ecclesiology of communion is the central and fundamental idea of the Council's documents. The ecclesiology of communion has been realized in SCC in Korean Catholic Church. Lumen Gentium emphasized Trinitarian mystery of Church and communion ecclesiology of People of God while maintaining the church of Institution. Trinity is the foundation of Communion Ecclesiology. SCCs reflect the communion of trinity while living and realizing the communion which is showing in practicing the friendship and the serving and the sharing together. Seoul Archdiocese declared “Evagelizatin through the Small Christian Comunities” as the long term pastoral project in 1992 and planed to promote the community which is flourishing the life of communion and participatory community of all the people of God. SCCs is the concrete place where is realized the ecclesiology of the people of God and communion which is the central and fundamental idea of the Council's documents. In SCC, some neighbors meet together around the Gospel and experience the communion and maintain the unity with parish and universal church, and

    Abstract

  • 174 신학과 철학 제23호

    become evangelical community in order to concretize the communion ecclesiology in their living places.

    Key Words : Small Christian Community(SCC), Vatican Council II, Ecclesiology of Communion, Participatory Church

    논문 접수일: 2013년 9월 20일논문 수정일: 2013년 11월 9일논문게재 확정일: 2013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