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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l 279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놓고 의료계 티격태격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할지를 놓고 의료계에서 갈등이 심했다. 정부는 한의계, 의료계와 함 께 논의의 장을 마련해 해결책 찾기에 나섰지만, 결과물이 나 오지 않았다. 한의사에 대한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정부의 규제 개혁 과제 인 ‘규제 기요틴(단두대)’ 중 하나이지만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 회(의협)와 한의사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은 번갈아 단 식 농성을 벌이며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격렬하게 내비쳤다. 의협의 추무진 회장이 반대 단식을 벌인 뒤 여기에 다시 한 의협의 김필건 회장도 단식 투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다가, 2015년 9월 두 단체를 포함한 의료단체들 과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꾸려 해법모색 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의사들은 객관화, 과학화된 한의진료서비스를 위해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들은 현대 의료기기는 현대 의학의 영역인 만큼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한 의사들의 사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밥보다 커피…비만인데 살뺄 시도 안 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 리본부의 ‘2014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성 인 10명 중 3명(31.5%)은 비만 상태였다. 비만의 유병률이 이렇게 높지만 비만인 사람 3명 중 1명 (36.5%)은 체중을 줄일 시 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비만인 사람 중 스스 로 ‘약간 비만’이거나 ‘매 우 비만’이라고 여기는 사람의 비율인 ‘주관적 비만 인지율’은 85.4%로, 7명 중 1명꼴인 14.6%는 비만인데도 자신이 정상 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다. 비만 유병률은 나 이가 많거나 소득이 낮은 여성일수록 높았다. 노인을 뺀 한국 성인 남녀는 하루 평균 1.7잔 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밥(주당 6.52 회), 잡곡밥(주당 8.93회) 보다 커피를 더 자주 먹 는 것이다. 식탁 위에 오르는 반찬 중에서는 김치류(주당 14.93회)를 가 장 자주 먹었으며 김(주당 2.20회), 달걀말이(주당 1.80회)도 인 기가 높았다. 최근 1년간 가족 모두가 충분한 양의 음식을 섭취했는지 를 묻는 ‘식품안전성 확보가구분율’(조사 대상 2천929가구)은 93.8%로 집계됐다. 하지만 나머지 6.2%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서 가끔 혹은 자주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7시간 반(남성 7.7시간, 여성 7.4시간) 을 앉은 채로 보내고 7시간 가까이(6.8시간) 수면을 취했다. 가 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64.9%에 그쳤다. 3 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 셈이다. 가족이 함 께 식사하는 비율은 매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였다. “암, 더 이상 불치병 아니다”…암환자 70%는 완치 의학의 발달과 조기 암 검진의 증가로 암 환자 10명 중 7명 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것은 사실상 완치됐음을 뜻한다. 2013년 기준으로 암 환자 수는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암 발생 률 역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의 ‘2013년 암 발 생률·생존율·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비환자 대비 생존 환자의 비율) 은 69.4%로 2001~05년(53.8%)보다 15.6%포인트나 높아졌다. 10년 생존율도 1993~95년 38.2%에서 2004~08년 56.9%로 18.7%포인트 올라갔다. 2013년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2만5천343명으로, 전년 의 22만6천216명보다 소폭 줄었다. 신규 암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전국 단위의 암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이 후 처음이다.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신규 환자 수는 10년 전 인 2003년과 비교하면 79.3%나 많았다. 암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신규 암환자 수) 역시 311.6명으로 작년(322.3명)보다 11명 가량 줄었다. 암 발생률은 2000년 이후 증가 추세였지만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감소했다.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증가세는 여성이 더 컸다. 2013년 남성의 암 발생률은 328.1명으로 여성의 313.4명보 다 높았지만, 과잉 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할 경우 1999~2013년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1.9%)이 남성(0.7%)보다 훨 씬 높았다. 암 환자 수와 암 발생률이 감소한 것은 암 검진을 통해 암이 조기 발견되는데다 남성 흡연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 정된다. 여기에 예방 접종 시행, 생활 습관의 개선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환 경 개 요 2015년 환경 분야에서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려 ‘파리 협정’을 채택했다. 이는 2020년 만료되는 교

“암, 더 이상 불치병 아니다”…암환자 70% ...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6/A/08_11.pdf ·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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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회 l 279

    ■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놓고 의료계 티격태격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할지를

    놓고 의료계에서 갈등이 심했다. 정부는 한의계, 의료계와 함

    께 논의의 장을 마련해 해결책 찾기에 나섰지만, 결과물이 나

    오지 않았다.

    한의사에 대한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정부의 규제 개혁 과제

    인 ‘규제 기요틴(단두대)’ 중 하나이지만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

    회(의협)와 한의사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은 번갈아 단

    식 농성을 벌이며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격렬하게 내비쳤다.

    의협의 추무진 회장이 반대 단식을 벌인 뒤 여기에 다시 한

    의협의 김필건 회장도 단식 투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다가, 2015년 9월 두 단체를 포함한 의료단체들

    과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꾸려 해법모색

    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의사들은 객관화, 과학화된 한의진료서비스를 위해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들은 현대

    의료기기는 현대 의학의 영역인 만큼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한

    의사들의 사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밥보다 커피…비만인데 살뺄 시도 안 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

    리본부의 ‘2014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성

    인 10명 중 3명(31.5%)은

    비만 상태였다. 비만의

    유병률이 이렇게 높지만

    비만인 사람 3명 중 1명

    (36.5%)은 체중을 줄일 시

    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비만인 사람 중 스스

    로 ‘약간 비만’이거나 ‘매

    우 비만’이라고 여기는

    사람의 비율인 ‘주관적

    비만 인지율’은 85.4%로,

    7명 중 1명꼴인 14.6%는

    비만인데도 자신이 정상

    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다. 비만 유병률은 나

    이가 많거나 소득이 낮은

    여성일수록 높았다.

    노인을 뺀 한국 성인

    남녀는 하루 평균 1.7잔

    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밥(주당 6.52

    회), 잡곡밥(주당 8.93회)

    보다 커피를 더 자주 먹

    는 것이다.

    식탁 위에 오르는 반찬 중에서는 김치류(주당 14.93회)를 가

    장 자주 먹었으며 김(주당 2.20회), 달걀말이(주당 1.80회)도 인

    기가 높았다.

    최근 1년간 가족 모두가 충분한 양의 음식을 섭취했는지

    를 묻는 ‘식품안전성 확보가구분율’(조사 대상 2천929가구)은

    93.8%로 집계됐다. 하지만 나머지 6.2%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서 가끔 혹은 자주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7시간 반(남성 7.7시간, 여성 7.4시간)

    을 앉은 채로 보내고 7시간 가까이(6.8시간) 수면을 취했다. 가

    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64.9%에 그쳤다. 3

    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 셈이다. 가족이 함

    께 식사하는 비율은 매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였다.

    ■ “암, 더 이상 불치병 아니다”…암환자 70%는 완치

    의학의 발달과 조기 암 검진의 증가로 암 환자 10명 중 7명

    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것은 사실상 완치됐음을 뜻한다. 2013년 기준으로

    암 환자 수는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암 발생

    률 역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의 ‘2013년 암 발

    생률·생존율·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비환자 대비 생존 환자의 비율)

    은 69.4%로 2001~05년(53.8%)보다 15.6%포인트나 높아졌다.

    10년 생존율도 1993~95년 38.2%에서 2004~08년 56.9%로

    18.7%포인트 올라갔다.

    2013년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2만5천343명으로, 전년

    의 22만6천216명보다 소폭 줄었다. 신규 암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전국 단위의 암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이

    후 처음이다.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신규 환자 수는 10년 전

    인 2003년과 비교하면 79.3%나 많았다.

    암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신규 암환자 수) 역시 311.6명으로

    작년(322.3명)보다 11명 가량 줄었다. 암 발생률은 2000년 이후

    증가 추세였지만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감소했다.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증가세는 여성이 더

    컸다.

    2013년 남성의 암 발생률은 328.1명으로 여성의 313.4명보

    다 높았지만, 과잉 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할 경우

    1999~2013년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1.9%)이 남성(0.7%)보다 훨

    씬 높았다.

    암 환자 수와 암 발생률이 감소한 것은 암 검진을 통해 암이

    조기 발견되는데다 남성 흡연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

    정된다. 여기에 예방 접종 시행, 생활 습관의 개선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환 경

    ■ 개 요

    2015년 환경 분야에서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려 ‘파리 협정’을 채택했다. 이는 2020년 만료되는 교

  • 280 l 사 회

    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하는 국제협약이다. ‘신 기후체제’ 출범

    에 따라 향후 각국은 자발적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됐다. 이를 통해 화학물질 제조·유통·취급·사고대응의

    전 과정에 걸친 안전관리가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

    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의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환경오염 피해를 신속하고 실효성있게 구제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환경분쟁 중재제도가 법제화됐다.

    미세먼지 예보 및 경보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식인물고

    기’ 등 외래 생물에 의한 생태계 파괴에 대비해 위해우려종 지

    정을 확대했다.

    환경부는 설악산 오색 지구의 케이블카 설치를 조건부로 승

    인했지만, 이에 환경단체는 반발했다. 지나친 인공조명에 따른

    ‘빛 공해’로 인한 환경 피해 분쟁에서 처음으로 배상 결정이 내

    려졌다.

    ■ 기후변화 대응 ‘신 기후체제’ 마련…파리 협정 체결

    ‘신 기후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제21차 유엔기후

    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

    렸다. 2015년 11월 30일 시작해 12월 12일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서 참가국들은 2020년 이후 적용될 새

    로운 기후변화 체제에 합의했다. 합의문인 ‘파리 협

    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파리 협정은 2020년 만료 예정인 기존 교토의정

    서 체제를 대체한다. 협정이 발효되면 선진국과 개

    발도상국의 구분 없이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

    에 동참한다. 이행방안 마련을 위한 후속협상도 진

    행된다. 새로운 기후체제 도입은 1997년 교토의정

    서 합의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파리 협정은 장기목표, 감축, 시장메커니즘 도입,

    적응, 이행점검, 재원, 기술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다. 국제사회의 장기목표로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

    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well

    below)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1.5℃ 이

    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기로 했다. 온실

    가스 감축과 관련해 각국은 국가별 목표(기여방안,

    NDC)를 스스로 정하기로 했다.

    목표 제출은 의무로 하되 이행에는 국제법적인

    구속력을 두지 않는다. 실천을 위해 각국은 국내적

    으로 노력하며,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하게 된

    다. 검증도 5년 단위로 한다.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이행상황을 검증하는 ‘이행점검 시스템’을 만든다.

    목표의 효과적 달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 설립에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도입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를 비롯해 탄소

    세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된다.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

    라 기후변화 적응의 중요성에 주목해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과 피해’ 문제도 다루기로 했다.

    선진국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2020년부터

    연간 1천억 달러를 조성한다. 재원 조성은 공공기금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조달한다.

    모든 국가가 국가적응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보고서를 제출

    키로 결정했다. 개도국의 동참을 장려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

    으로 기후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이전을 강화한다. 개도국의 기

    후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파리위원회’를 설립해 운영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9월에 2030년 기준으로 배출전망치

    (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협약 사무국에 제출

    했다. 파리협정 채택에 따라 정부는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및 발전 관련 산업과 철강 등 에너지 다소

    비 업종, 신재생 에너지 활용 산업 등의 분야에서 큰 영향을 받

    을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조정, 신재생에너지 사

  • 사 회 l 281

    용 강화, 화력 등 고탄소 배출 발전사업의 인허가 제한, 친환경

    주택 확대, 수소차 및 하이브리드차 등 저탄소차의 개발과 보

    급 확대 등이 예상된다.

    ■ 화평법, 화관법 시행…화학물질 안전관리 강화

    화학물질의 제조, 유통, 사용 전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2015년 1월 1일부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

    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이 시행됐다. 두 법

    률은 시장에 출시되는 화학물질의 유해정보를 사전에 등록·

    평가해 ‘예방관리’를 강화했다.

    화평법은 소비자의 노출이 잦은 생활화학제품 및 어린이용

    품의 안전관리기준을 설정하고, 유통제품의 조사·감시체계를

    구축한 게 특징이다. 화관법은 장외영향평가·위해관리계획서

    제도, 취급시설 안전진단 등 화학사고 예방 및 수습 체계를 제

    도화한 게 특징이다.

    화평법은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발생해 생활화학제품

    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8천800만

    종의 화학물질이 개발돼 12만 종의 화학물질이 상업적으로 유

    통된다. 국내에서는 4만여 종이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평법은 일상생활에서 노출이 잦은 생활화학제품 15종을

    ‘위해 우려 제품’으로 지정해 안전 및 표시 기준을 준수하도록

    했다. 세정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탈취제, 방청제(금속부식 방지제), 김서림방지제, 물체

    염탈색제, 문신용 염료, 소독제, 방충제, 방부제 등이다.

    제품 내에 함유 가능한 모든 유해 화학물질에 대해 위해성

    평가를 거쳐 위해 가능성이 큰 물질은 사용을 금지하거나 함

    량기준을 설정한다. 안전 및 표시 기준이 고시되면 제품 생

    산·수입업자는 그 기준에 적합하게 판매해야 한다. 화평법은

    또 모든 신규 화학물질과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되는 기존 화

    학물질 등록을 의무화하고 등록 신청 기준을 강화했다.

    화관법은 불산 등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 등을 예방하고 사

    고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도입됐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취급시

    설의 설치 및 관리 기준을 구체화했다. 전문 검사기관의 검사

    와 지방환경청의 지도·점검을 병행하도록 했다. 또 취급시설

    설치자가 화학사고 발생으로 사업장 주변 지역의 사람이나 환

    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해 시설을 안전하게 설계·설

    치하도록 세부 절차를 규정했다.

    ■ 40년 만에 사업장 관리 방식 개선…통합환경관리법 제정

    환경부는 환경오염시설의 허가·관리를 과학화하고 단순화

    하는 내용의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통합환경

    관리법)을 제정해 2015년 12월 22일 공포했다.

    통합법은 2017년부터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대규모 사업장

    (수질, 대기 1·2종)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연차적으로 적용 업

    종을 확대해 2021년에는 20개 업종 안팎에서 적용하게 된다.

    이 법은 대기, 수질, 폐기물, 소음·진동, 악취 등 환경오염

    배출시설을 설치할 때 시설별로 필요한 10개 이상의 허가를

    사업장당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1971년 도입한 환경오

    염시설 허가 제도를 44년 만에 ‘원샷’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 과

    학적, 선진적 관리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 배출시설 64개로 구성된 안산 소재 열

    병합발전소의 경우 사업장 건설에 환경 분야만 9종 약 80건의

    인허가가 필요했다. 그러나 통합법이 시행되면 사업장 단위로

    1개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 관련 서류도 시설별로 최대 70여

    종을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장당 ‘통합환경관리계획

    서’ 1종만 내면 된다.

    기존 환경관리 방식은 굴뚝이나 방류구의 농도를 규제하는

    방식이어서 오염원이 밀집한 경우 규제는 하지만 주민 생활이

    나 생태계 안전 측면은 간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합법은 수질, 대기 등 매체별로 흩어진 관리 방식을 일원

    화하고 다변화된 업종 특성, 지역 환경여건 등을 반영할 수 있

    도록 했다. 이에 따라 폐수처리 시 폐기물 발생, 폐기물 처리

    시 대기 및 토양 오염 등으로 오염물질이 이동·전가되는 현

    상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관리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했다.

    ■ 발생원 관리부터 예·경보까지…총체적 미세먼지 줄이기

    환경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노출

    요인을 줄이기 위해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숯가마 업체를 대상으로 배출시설의 미세먼지 기준(500㎎

    /㎥)을 신설했다. 경유차 배출가스 기준은 강화했다. 질소산화

    물(NOx) 배출 허용치가 ‘유로 5’ 기준으로 0.18g/km에서 ‘유로

    6’ 기준으로 0.08g/km로 높아졌다. 수도권 사업장의 대기총량

    제를 확대했다. 적용 지역에 경기도 4개시를 추가하고 적용 사

    업장을 1·2종에서 1~3종으로 넓혔다.

    미세먼지 예·경보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확도를 높였

    다. 미세먼지 경보제를 2015년 1월부터 전국에서 시행했다. 예

    보 정확도는 2013년 72%에서 2015년 88%로 개선됐다. 중국에

    서 발생해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실효성 있는 감시·저

    감을 위해 실시간 측정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국내 자체 요

    인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전체의 30~50%로 추정되며, 나

    머지는 중국 쪽에서 발생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중 정상회담(10월 31일)을 통해 중국 35개 도시와 우리

    나라 3개 도시의 대기질 측정자료를 전용선(FTP)으로 공유하

    기로 합의했다. 2015년 12월에는 중국과 150억원 규모의 실증

    저감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조건부 승인…환경단체 반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2015년 8월 28일 제113차 회의를

    열어 강원도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의 삭

    도(索道·케이블카) 시범사업안을 심의, 의결했다. 위원회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진통 끝에 결국 다수결 투표로 결론을

    내렸다.

    사업 노선은 남설악 오색지구인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

    번지와 산위 끝청(해발 1천480m)을 잇는 노선이다. 총길이는

  • 282 l 사 회

    3.5km이다.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과는 직선거리로 1.4km로

    떨어져 있다. 지주 6개를 세우고 그 사이를 로프로 연결해 케

    이블카를 걸고 주행하는 단선식 운행 방식이다. 시간당 탑승

    인원은 최대 825명(추산)이다.

    다만, 환경부는 양양군이 당초 제출한 사업원안 가운데 7가

    지 부분을 보완할 것을 전제로 사업안을 승인했다. 보완할 사

    항은 정상부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 산양 문제 추가

    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지주

    사이의 거리, 풍속 영향 등),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객관적 위원회 구성) 등이다.

    또 양양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케이블카를 공동 관리, 운

    영수익의 15% 또는 매출액의 5%를 ‘설악산 환경 보전기금’으

    로 조성,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추진 등이 보완할 사

    항으로 제시됐다.

    양양군은 오색 케이블카 신청 세 번째 만에 승인을 받았다.

    2011년, 2012년에 신청했지만 각각 모두 이듬해에 부결됐다. 시

    범사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사업비는

    460억원이 투입된다. 양양군은 케이블카 설치 시 강원 지역에

    총 984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적으로는 1천520억원의 파급 효과를 예상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설치 승인에 강하게 반발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

    우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 파괴, 아고산(고산대 아래의

    산악지역) 식생대 교란 등 심각한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승인 과정에서 본 검토 보고서 내용에 하자가 있고

    절차적으로도 의견 수렴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케이블카가 설악산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다른 국립공원

    의 난개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여러 지방자

    치단체가 관할 지역의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

    거나 검토 중이다.

    ■ 식인 물고기 소동…생태계 위해우려종 지정 확대

    2015년 7월 강원도 횡성군 마옥저수지에서 ‘육식어종’인 피

    라니아와 레드파쿠가 발견됐다.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는 아마

    존 등 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다. 자연 상태에서 국내에

    서식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추정됐다.

    피라니아는 영화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사태

    로 인해 외래어종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사람이나 생태계에 위해 우려가 있는 외래동식물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위해우려종을 2013년부터, 생

    태계 교란생물을 1998년부터 각각 지정해 관리해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8월 위해우려종 지정을 기존 24

    종에서 48종으로 늘렸고, 12월에 피라니아, 레드파쿠 등을 포

    함한 4종을 추가 지정했다. 위해우려종은 총 52종으로 확대됐

    다. 2016년 상반기에는 알팔파바구미 등 8종을 생태계교란생

    물로 지정키로 했다.

    외래종의 수입 및 검역에 관한 관계부처 대응도 강화됐다.

    국가생물다양성위원회에 외래생물분과를 신설해 범부처 외래

    생물 대응·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위해생물의 수입·검역정보

    를 공유하고, 관상어 무단방류 방지대책과 농업용 외래종 도입

    시 협업방안 등을 마련했다.

    또 이미 반입됐거나 신규 지정된 위해우려종의 무단 방사를

    제한하고 처벌할 근거를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 법규에는 위해

    우려종을 승인없이 수입·반입한 경우에만 벌칙에 규정돼 있

    었다. 2016년 상반기에 생물다양성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 빈병 보증금 22년 만에 인상…2017년부터 시행

    빈병의 회수와 재사용을 높이기 위해 빈병 보증금을 인상

    하는 방안이 2017년부터 시행된다. 환경부는 2015년 12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서 빈병 보증

    금 인상안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빈병 보증금은 소비자가 국산 주류 등을 살 때 제품 가격에

    포함시켜 냈다가 빈병을 소매점 등에 반환하면 돌려받는 돈이

    다. 현재 보증금은 소주병 40원, 맥주병 50원이다. 2017년부터

    는 소주병 100원, 맥주병 130원으로 각각 기존보다 2.5배, 2.6

    배 오른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4년 소비자가 빈병을 유통매장에 반환

    하지 않아 ‘포기’한 돈이 약 570억원에 이른다. 환경부는 빈병

    회수가 쉽도록 무인회수기 설치 확대, 반환 거부 신고센터 운

    영, 소매점별 안내 강화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빈병 회수율은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나 소비자 반환이 활성화되지 않아 재사용 횟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빈병 회수율은 95%다. 캐나다, 독일, 일본은 각

    각 98% 수준이다. 재사용 횟수는 우리나라가 8회인 반면 캐나

    다 15~20회, 독일 40회 이상, 일본 28회로 크게 차이가 난다.

    재사용률도 한국은 85%에 그쳤지만 캐나다 96%, 독일 95%,

    일본은 94% 수준을 기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류업계 등 일부에서는 보증금 인상이 주류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주류 가격 인

    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소주의 경우 40원인 보증

    금이 60원으로 오를 경우 그만큼 소비자가 구매할 때 비용이

    더 들게 된다. 하지만 반환하면 100원을 돌려받기 때문에 사실

    상 가격 인상 효과는 없다는 설명이다.

    ▲ 국립생태원은 강원도 횡성군 마옥저수지에서 피라니아 3마리와 피라니아와 유사어종인 레드파쿠 1마리를 투망을 이용해 잡았다고 7월 4일 밝혔다.

  • 사 회 l 283

    ■ 녹조 발생 증가 추세…조류경보제 강화

    2015년 7월 장마 이후 기온 상승으로 인해 4대강 수계를 중

    심으로 녹조 발생이 크게 증가했다. 한강의 경우 조류경보가

    상류(강동-잠실대교)와 하류(잠실-행주대교)에서 모두 발령됐

    다. 팔당호는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2015년 여름철의 마른 장마와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한강

    유역의 최근 1년(2014~2015년) 누적 강수량은 지난 4년 평균

    의 약 50%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강수 부족 현상이 녹조 확산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

    인으로 작용했다. 소양강댐과 충주댐 등의 최근 1년 평균저수율

    (36%)도 지난 4년 대비 60%에 그쳐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

    을 기록했다. 낙동강에서도 중류 공산댐, 강정고령보와 최하류

    창녕함안보에서 남조류가 크게 증가했다. 각각 조류경보, 조류주

    의보와 ‘출현알림’이 발령됐다. 수온이 25℃ 이상 유지되고 오염

    원 유입이 점증하는 중·하류 구간에서는 녹조 현상이 지속됐다.

    정부는 녹조 현상 심화에 대응해 ‘조류 중점관리 지류’ 18곳

    을 선정해 관리를 강화했다. 조류 예방시설을 설치하고 상시조

    사 체계를 마련했다.

    6월부터는 주기적으로(주 1~3회) 수질분석과 수심별 정밀

    조사를 통한 조류발생 주요인자 실시간 측정 등의 예찰활동을

    펼쳤다. 낙동강과 금강에서는 6월부터 보의 물을 일시적·반

    복적으로 방류하는 ‘펄스 방류’를 시행하기도 했다. 물 순환장

    치 가동, 조류제거물질 살포 등 조류 제거 조치가 강화됐다.

    법령 강화도 뒤따랐다. 정부는 조류경보 대상 지역에 하천

    을 추가하고, 지표를 남조류로 단일화하는 내용의 ‘수질 및 수

    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2015년 12월 1일 의

    결했다.

    이제까지는 호소(호수·연못)만 조류경보 발령 대상이었지

    만 하천 녹조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안전한 상수

    원 확보·관리의 필요성이 증가해 하천도 대상에 추가했다. 개

    정령은 2016년부터 시행된다.

    용어는 국민이 알기 쉽도록 주의보·경보 대신 관심·경계

    단계로 부르기로 했다. 아울러 수영·낚시·수상레저 등 다양

    한 친수·수상활동 때 오염된 물을 마시는 행위 등을 방지하

    기 위해 친수구간에도 조류경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 자원 · 에너지의 순환이용…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 제정 추진

    환경부는 환경·자원위기의 해결을 위해 자원·에너지의

    순환이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법안 마련을

    마련해 국회에 2014년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

    고 있다.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형 경제·사회 시스템

    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원·에너지 측면에서는 빈곤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원 순환 사회’로 패러다임 전환이 시

    급하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다.

    또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한 근원적 대책도 필요한 상

    태다. 지자체 간 조율을 통해 수도권 매립지 사용연장(2015. 6.

    28)에 합의해 ‘쓰레기 대란’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이를 뒷받

    침할 강력한 법·제도 기반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의 경우 2017년까지 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화계획

    을 발표했다. 수도권 3개 시·도는 기존 매립부지(2공구) 사용

    최대화를 위해 2015년 7월 9일부터 사업장·건설 폐기물의 매

    립량 감축계획 수립을 위한 협의체를 본격 가동했다.

    정부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과 매립제로화 실현을 위한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 제정을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법안이 마련되면 자원 재활용량 증가(연 1천만t)로 재활용 시장

    (1조7천억원) 및 일자리(1만1천개)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환

    경부는 추산했다.

    ■ 신속하고 실효적인 환경오염 피해구제…환경정의 실현

    2015년 1월 1일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이 시행됐다. 환경오염피해 배상, 환경오염 피해 배상을 위한

    보험 가입, 피해 구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법은 2012년

    9월 발생한 구미 불산누출 사고가 기폭제로 작용해 도입됐다.

    그에 앞서 우리나라에는 여러 환경오염 피해 사고가 발생했

    고 그 때마다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

    았다. 대표적인 사고는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1991년), 서해 씨

    프린스 원유 유출 사고(1995년), 홍콩 선적 유조선인 허베이 스

    피리트호로 인한 태안 원유 유출 사고(2007년) 등이다.

    환경오염피해구제법에 따르면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시설의 사업자가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 사업장이 환

    경오염 피해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개

    연성이 있으면 그 시설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

    다. 이는 기존 법규의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원

    고의 입증 책임 부담을 한층 덜어줬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인 원고가 자신

    의 손해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입증해야 했다. 이는 여러 여건상 피해 입증이 쉽지 않은

    환경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피해를 주장하는 쪽에

    증명 책임이 있다는 일반 법리에 따른 것이었다.

    아울러 환경오염피해구제법은 피해자정보청구권을 도입했

    다. 피해자는 사업자에게 관련 정보의 제공 또는 열람을 청구

    할 수 있고 거부되면 환경부 장관에게 정보 제공 또는 열람명

    령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업자 연대책임 규정도 마련됐다. 이는 환경오염 피해를 발

    생시킨 사업자가 둘 이상이고 어느 사업자에 의해 피해가 발생

    했는지 알 수 없을 때 양자가 연대해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이 법에는 환경오염 피해자를 위한 구제급여 제도도 담겼

    다. 환경오염 피해의 원인을 제공한 자를 알 수 없거나 배상책

    임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가해자가 경제력이 없는 경우 환경

    부 장관은 피해자에게 환경오염 피해의 구제를 위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급여에는 의료비, 요양생활수당,

    장의비, 유족보상비, 재산피해보상비 등이 포함된다.

    환경분쟁 중재제도도 법제화됐다. 지하수 수위 변화를 환경

    분쟁 조정대상에 포함시켰다. 신속하고 실효적인 갈등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했다. 권고에 그치던 기존 방식에 강

    제 효과를 마련했다.

  • 284 l 사 회

    ■ 빛 공해로 인한 환경피해에 최초 배상 결정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15년 ‘빛 공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대해 최초로 배상을 결정했다. 경기 군포시에서 콩과

    들깨를 재배하는 농민이 철도역의 야간 조명 등으로 수확량이

    들깨 85%, 콩 19% 감소한 사실을 인정받았다.

    조정위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가 신청인에게

    77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로 농작물 피해를 인정한 최초의 사례다. 향후 가로등 등 인공

    조명으로 농작물 피해가 생길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복 지

    ■ 증세 없는 복지정책의 한계가 두드러진 한해

    “134조5천억원의 공약가계부를 더는 지킬 수 없다. 새누리

    당이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 정

    치권은 솔직하게 고백하고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미래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취임 이후 2015년

    4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혁신의 기치를 내걸

    면서 털어놓은 솔직한 고백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장기적 시

    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의 ‘저(低)

    부담-저(低) 복지’를 ‘중(中) 부담-중(中)복지’로 바꿀 것을 국

    가적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세금과 복지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합의기

    구를 설치해 소득과 자산 비율에 따른 세금을 부담하도록 하

    고,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는 등 조세 형평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이런 여당발 제3의 길을 제안하고

    나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으며 퇴진압박

    에 시달리다가 같은 해 7월 거의 강제로 중도에 하차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에서 오롯이 묻어나듯 2015년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집권 절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증세 없

    는 복지 정책의 한계가 점점 뚜렷하게 드러나며, 그나마 명맥

    을 유지하던 복지마저 줄이는 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든 한해로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악화 상황에서 증세 논의에 대한 집권여당 주

    류세력의 강한 거부 기류 속에 세수가 걷히지 않아 정부가 실

    탄부족에 시달리면서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복지정책을 펴려

    고 해도 펼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린 결과이다.

    ■ 중앙정부, 지자체 복지사업에 대한 대대적 전면조사 실시

    이런 복지 후퇴 흐름은 유사 중복복지를 정비한다는 명분으

    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사회보장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메스를 대는 조처에 나선 데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6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나온 중앙정부의 이런 움

    직임은 야당 소속 지자체와의 갈등 또는 충돌을 예고하며 정

    치 쟁점으로 서서히 떠올랐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4월 1일부

    터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복지사업에 대한 전면 조사

    에 전격적으로 착수했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따지고 중앙행정기관 유사 사업과

    의 중복성을 살펴봐서 다른 지역과 형평성에서 어긋나거나 중

    앙정부의 복지사업과 겹치면 정비하거나 조정하도록 적극적

    으로 권장하려는 목적에서다.

    전국 지자체가 벌이는 사회보장사업은 1만여 개에 달한다.

    복지부는 2013년 사회보장기본법 개정 이후 지자체가 신설하

    거나 변경하는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해당 지자체와 ‘협의’ 과

    정을 통해 적정성을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기존에

    벌이던 사업을 포함해 지자체의 모든 사회보장 사업을 전수조

    사하기는 처음이었다.

    복지부가 지자체의 복지사업을 세심히 들여다보기로 한 것

    은 2015년 4월 1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비효율적인 복지예

    산을 손보고 부적정 수급을 막아 2015년 한해 모두 3조원 규모

    의 복지재정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로 복지정책효율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었다.

    물론 복지부는 “복지축소가 아닌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라

    고 강변했다. 하지만, 본질은 복지예산이 부족해 복지확대는커

    녕 있는 복지도 손봐서 정비하겠다는 뜻이었다. 조사결과 복지

    부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이를 지자체에 강

    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복지부가 복지사업의 조정과 정비를

    권하더라도 지자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복지부가 무리수를 둬 가며 복지사업 전

    면조사에 나선 것은 증세 없는 상황에서 더는 박근혜 정부 복

    지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선언으로 읽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복지재정 누수를 막는다며 복

    지 부정수급 신고포상제를 확대했다. 2015년 10월 7일 ‘복지 부

    정수급 신고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그간 일부 복

    지사업에서만 주던 신고 포상금을 모든 복지사업에도 주기로

    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민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장애인

    수당, 사회복지법인·시설·단체의 국고보조사업 등에서 부정

    수급 사실을 신고하면 1인당 연간 최고 5천만원의 신고포상금

    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당근보다는 채찍 중심의 박근혜 정부 복지정비정책

    은 예상대로 곳곳에서 파열음을 냈다.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 지자체 복지사업 27%는 중앙정부와 유사 · 중복사업…지자체에 정비 압박

    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맡겨 지자체의 복지사업

    5천892개를 조사한 결과, 이 중 27.0%인 1천593개는 중앙정

    부의 복지사업과 유사·중복되는 사업으로 분류됐다. 유사·

    중복 사업은 예산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 지자체 복지사업의

    17.5%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1조원 가량이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적어도 중앙정부 부처의 복지

    사업 간에 중복되는 사업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점이다. 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