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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Prologue_ 어느 나른한 오후, 날씨가 더워서 멍하니 앉아 있는 앨리스 앞으로 흰 토끼 한 마리가 뛰어갑니다. 늦었다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도 꺼내 보는 이상한 토끼네요. 호기심에 불탄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 들판을 달립니다. 그리고는 토끼 굴로 따라 들어갔다가 그만 끝도 없이 아래로 떨어지고 맙니다. 한참을 떨어진 끝에 도착한 곳은 바로 신기한 현상이 가득한 세계였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얘기가 아니냐고요? 맞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답니다. 앨리스가 떨어진 이상한 나라는 바로 수학 나라였다는 거지요. 고호관 기자 도움 이광연(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일러스트 허경미 작품인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시공주니어) 작품소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영국의 루이스 캐럴이 발표한 동화다. 실제 인물인 ‘앨리스’에게 들려주기 위해 탄생한 이 이야기는 140여 년 동안 온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작가인 루이스 캐 럴의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으로 옥스퍼드대학교의 수학 교수였다. 그는 어린이들을 위해 재미 있는 퍼즐을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수학 교수답게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도 구석 구석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숨겨 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의 숨겨진 뜻을 찾아보도록 했다. 무한히 작아지면 어떻게 될까? 정말로 그랬다. 앨리스의 키는 25센티미터로 줄어 있었다. 앨리스는 이제 그 아름다운 정원으로 통 하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기에 꼭 맞는 키가 되었다는 생각에 얼굴이 밝아졌다. 하지만 혹시 키가 더 줄어들까 싶어서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잠시 기다렸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양초처럼 몽땅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그러면 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양초가 꺼지고 나면 불꽃이 어떻게 보이는지 상상해 보려고 했으나, 그런 걸 본 기억조차 없었다. 뭔가를 잘못 마신 앨리스의 몸이 점점 크기가 줄어들고 있네요.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작아진 몸으로 보는 색다른 풍경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몸이 계속 작아지면 어떡하죠? 앨리스는 양초의 불꽃처럼 점점 작아지다가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앨리스의 걱정은 수학에서 ‘극한’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극한이란 ‘어떤 값에 한없이 가까이 다가간다’는 개념을 말합니다. 가까이 다가가기는 하지만 결코 그 값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0.9는 1과 가까운 수입니다. 0.99는 1 과 더욱 가깝지요. 이렇게 계속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0.9 0.99 0.999 0.9999 (중간 생략)0.99999999………… 뒤에 9를 붙이면 붙일수록 점점 더 1과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9를 많이 붙이더라 도 1이 되지는 않죠. 앨리스의 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작아진다 면 앨리스의 몸 크기는 0에 가까워집니다. 0이 되어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니라 한없 이 0에 가까워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앨리스는 자기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걱정하지 않 아도 됩니다. 물론 계속 작아지기만 하는 것도 큰일이지만요. novelmath 123 122 수학동아 20090810

글 고호관 기자 도움 이광연(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작품인용 …img.dongascience.com/math/3_math04.pdf · 하고 작아진 몸으로 보는 색다른 풍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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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leMath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Prologue_ 어느 나른한 오후, 날씨가 더워서 멍하니 앉아 있는 앨리스 앞으로 흰 토끼 한 마리가 뛰어갑니다. 늦었다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도 꺼내 보는 이상한 토끼네요. 호기심에 불탄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 들판을

달립니다. 그리고는 토끼 굴로 따라 들어갔다가 그만 끝도 없이 아래로 떨어지고 맙니다. 한참을 떨어진 끝에 도착한 곳은

바로 신기한 현상이 가득한 세계였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얘기가 아니냐고요? 맞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답니다. 앨리스가 떨어진 이상한 나라는 바로 수학 나라였다는 거지요.

글 고호관 기자 도움 이광연(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일러스트 허경미

작품인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시공주니어)

작품소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영국의 루이스 캐럴이 발표한 동화다. 실제 인물인 ‘앨리스’에게 들려주기

위해 탄생한 이 이야기는 140여 년 동안 온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작가인 루이스 캐

럴의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으로 옥스퍼드대학교의 수학 교수였다. 그는 어린이들을 위해 재미

있는 퍼즐을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수학 교수답게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도 구석

구석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숨겨 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의 숨겨진 뜻을 찾아보도록 했다.

무한히 작아지면 어떻게 될까?

정말로 그랬다. 앨리스의 키는 25센티미터로 줄어 있었다. 앨리스는 이제 그 아름다운 정원으로 통

하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기에 꼭 맞는 키가 되었다는 생각에 얼굴이 밝아졌다. 하지만 혹시 키가 더

줄어들까 싶어서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잠시 기다렸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양초처럼 몽땅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그러면 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양초가 꺼지고 나면 불꽃이 어떻게 보이는지 상상해 보려고 했으나, 그런 걸 본 기억조차 없었다.

뭔가를 잘못 마신 앨리스의 몸이 점점 크기가 줄어들고 있네요.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작아진 몸으로 보는 색다른 풍경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몸이 계속 작아지면

어떡하죠? 앨리스는 양초의 불꽃처럼 점점 작아지다가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앨리스의 걱정은 수학에서 ‘극한’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극한이란 ‘어떤 값에

한없이 가까이 다가간다’는 개념을 말합니다. 가까이 다가가기는 하지만 결코 그 값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0.9는 1과 가까운 수입니다. 0.99는 1

과 더욱 가깝지요. 이렇게 계속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0.9 0.99 0.999 0.9999 …(중간 생략)… 0.99999999…………

뒤에 9를 붙이면 붙일수록 점점 더 1과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9를 많이 붙이더라

도 1이 되지는 않죠. 앨리스의 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작아진다

면 앨리스의 몸 크기는 0에 가까워집니다. 0이 되어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니라 한없

이 0에 가까워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앨리스는 자기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걱정하지 않

아도 됩니다. 물론 계속 작아지기만 하는 것도 큰일이지만요.

novelmath

123122 수학동아 200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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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수학동아 20090810

엉터리 구구단?

“에이다는 분명히 아냐. 걔 머리는 아주 긴 곱슬인데 내 머리는 그렇지 않거든. 메이블도 아니야.

난 별걸 다 아는데, 걔는, 아! 정말 아무것도 모르니까! 게다가 걔는 걔고, 나는 나잖아. 그리고…, 아

이참, 이 수수께끼는 정말 너무 어렵다! 내가 알고 있던 걸 그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볼까? 자, 사

오는 십이, 사륙은 십삼, 사칠은…, 아, 이런! 이렇게 하다간 언제 이십까지 갈지 모르겠군!”

자기 몸이 이상하게 변하자 앨리스는 자기가 혹시 다른 사람으로 변했는지 궁금해합니

다. 그래서 자기가 알고 있던 것들을 그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그런데 구구단

을 이상하게 외우네요. 4 곱하기 5가 12라잖아요. 앨리스가 구구단을 완전히 까먹은 걸까

요? 아니에요. 앨리스는 구구단을 정확하게 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진법’이라는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진법은 수를 표시하는 방법의 일종이지

요. 우리는 보통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를 이용하는 10진법을 쓰고 있습니다. 진법을

다르게 하면 앨리스의 구구단도 맞는 게 된답니다. 앨리스가 말한 ‘4 곱하기 5는 12’에서

12를 18진법이라고 생각하고 10진법으로 바꿔 봅시다. 그러려면 십의 자리에 있는 1을 10

이 아니라 18로 계산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4 곱하기 5는 20’이 되지요. 다음은 ‘4 곱하기 6은 13’인데요, 13은 21진법

이라고 생각하고 10진법으로 바꾸면,

‘4 곱하기 6은 24’가 되어 정답이 됩니다. 그러면 ‘4 곱하기 7’은 답이 무엇일까

요? 첫 번째는 18진법, 두 번째는 21진법으로 나타냈으니까 이번에는 24진법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따라서 원래의 답인 28을 24진법으로 나타내면 ‘14’. 앨리스가

말하려다 만 숫자는 바로 ‘14’랍니다.

삼단논법의 함정

비둘기는 몹시 경멸에 찬 어조로 말했다.

“정말 그럴 듯한 이야기로군! 지금까지 여자 애들을 숱하게 봐 왔지만, 너 같은 목을 가진

애는 하나도 없었어! 아니야, 아냐! 넌 뱀이야. 아니라고 해 봤자 소용없어. 이번엔 지금까지

한 번도 알을 먹어 본 적이 없다고 발뺌하겠지?”

평소에 아주 정직한 아이였던 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먹어 봤어. 하지만 다른 여자 애들도 뱀이 먹는 것만큼이나 많은 알을 먹잖아.”

“거짓말하지 마.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응, 다른 여자 애들도 일종의 뱀이겠다.”

앨리스는 이 기발한 생각에 하도 놀라서 잠시 아무 대꾸도 못했다.

비둘기가 앨리스에게 뱀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인즉슨, 앨리스가 알을 먹기

때문이라네요. 뱀은 알을 먹고, 앨리스도 알을 먹으니까 앨리스가 뱀이라는 겁니다. 앨리

스는 비둘기의 논리에 당황해서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네요. 비둘기의 논리

를 파헤쳐 앨리스가 뱀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도와 줍시다.

비둘기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이것은 ‘삼단논법’의 형식을 흉내 낸 것입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왜 틀렸는지 알기 위

해 제대로 된 삼단논법을 살펴볼까요?

여기서 ‘사람은 죽는다’를 대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를 소전제라고 합니다. 여기

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결론이 나오지요. 그런데 비둘기는 소전제와 결론을 바꾸

어 썼습니다. 비둘기가 삼단논법의 형식을 갖추려면 이렇게 말했어야 합니다.

물론 ‘앨리스는 뱀이다’라는 소전제가 틀렸으므로 비둘기의 논리

는 틀린 것이지요.

(18 진법)

(21 진법)

(10 진법)

(10 진법)

뱀은 알을 먹는다 앨리스는 알을 먹는다 앨리스는 뱀이다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뱀은 알을 먹는다 앨리스는 뱀이다 앨리스는 알을 먹는다

요? 아니에요. 앨리스는 구구단을 정확하게 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진법’이라는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요. 우리는 보통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를 이용하는 10진법을 쓰고 있습니다.요. 우리는 보통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를 이용하는 10진법을 쓰고 있습니다.

다르게 하면 앨리스의 구구단도 맞는 게 된답니다. 앨리스가 말한 ‘4 곱하기 5는 12’에서

12를 18진법이라고 생각하고 10진법으로 바꿔 봅시다. 그러려면 십의 자리에 있는 1을 10

이 아니라 18로 계산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4 곱하기 5는 20’이 되지요. 다음은 ‘4 곱하기 6은 13’인데요, 13은 21진법

이라고 생각하고 10진법으로 바꾸면,

‘4 곱하기 6은 24’가 되어 정답이 됩니다. 그러면 ‘4 곱하기 7’은 답이 무엇일까

요? 첫 번째는 18진법, 두 번째는 21진법으로 나타냈으니까 이번에는 24진법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따라서 원래의 답인 28을 24진법으로 나타내면 ‘14’. 앨리스가

말하려다 만 숫자는 바로 ‘14’랍니다.

(18 진법)

앨리스의 실제 모델이었던 앨리스 리델의 어린 시절 모습으로

루이스 캐럴이 직접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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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leMath

허공에 둥둥 뜬 수

그리고 이번에는 꼬리 끝에서 시작해서 얼굴의 웃음까지 아주 천천히 사라졌다. 웃는 얼굴은 고양이

의 몸이 모두 사라진 다음에도 한참 동안 남아 있었다.

“세상에! 웃지 않는 고양이는 많이 봤지만, 고양이 없는 웃음은 처음이야! 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이렇게 이상한 건 정말 처음이야!”

이번에는 앨리스가 천천히 사라지는 고양이를 보고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양

이의 몸이 사라져도 고양이가 짓던 웃음은 허공에 남아 있습니다. 이건 수학과 어떤 관계

가 있을까요? ‘웃고 있던 고양이가 사라져도 웃음은 아직 남아 있다’는 말은 언뜻 보기에

는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과 2개’, ‘돌멩이 3개’와 같은 식으로 수와 사물을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사과나 돌멩이는 머리에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수를 생각하기 편리했지요. 그런데

수학이 점점 발달하면서 사과나 돌멩이 같은 구체적인 사물 없이 2나 3과 같은 수를 생각

하고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 시절에는 ‘사과 2개 더하기 사과 3개는 사과 5

개’와 같은 방법으로 덧셈을 배우지만 성장한 뒤에는 ‘2 더하기 3은 5’처럼 수만 가지고 덧

셈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수 자체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수학에 있어서 굉장한 발전이었습니다.이런 과

정을 ‘추상화’라고 부릅니다. 원래 문제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생략하고 핵심적인 원리만

보여 주는 거지요. 추상화는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여기서 앨리스가 본 고양이는 사과나 돌멩이처럼 수와 관련된 사물을, 웃음은 수를 뜻

합니다. 구체적인 사물이 사라져도 수 자체만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거꾸로 하면 틀려!

“그럼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말해야 해.”

앨리스는 얼른 덧붙였다.

“난 그렇게 하고 있어. 난 적어도…… 적어도 내가 말한 그대로 생각해……. 둘 다 똑같은 거잖아.”

모자 장수가 말했다.

“그건 조금도 똑같지 않지! 그건 ‘나는 내가 먹는 것을 본다’와 ‘나는 내가 보는 것을 먹는다’

가 같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야!”

앨리스가 또 곤욕을 치르고 있군요. 애매하게 말을 했다고 모자 장수가 논리적으로 따

지고 있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모자 장수의 말이 맞습니다. ‘내가 먹는 것을 본다’와 ‘내가

보는 것을 먹는다’는 서로 다른 뜻이지요. 이것을 수학에서는 ‘역’ 관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의 역이 되는 문장은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이다’입니다. 이 두 문장의 뜻을 비교해 보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과학자라고 해서 모든 과학자가 아인슈타인인 것은 아니

기 때문이지요.

어떤 문장이 참이라고 해도 그 역의 문장이 꼭 참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

는 것을 말한다’와 ‘내가 말한 대로 생각한다’는 똑같은 뜻이 아니에요. 4

Epilogue_다음 순간 앨리스는 언덕 위에 누워 언니의 무릎을 벤 채 잠에서 깨어납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일이 꿈이었던 것이지

요. 앨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꾼 이상한 꿈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상하고 황당하면서도 수학적인 논리가 숨어

있는 세계를…. 여러분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읽어 보세요. 그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을 알면 오래된 명작 소설도

색다르게 보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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