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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_공공정책 지난 2012년을 돌이켜보면 정치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이변이 속출했다. 해를 마무리하는 가운데. 헌정 사상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고 싸이는 강남스타일하나로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노는 사람이 일도 한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놀던 싸이가 자기만의 놀던 타일을 유튜브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보여준 것이 세계인 들의 흥을 돋운 것이다. 우리 국민 누구나가 번쯤은 불러본 아리랑유네 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하나의 화적 이변이고 쾌거다. 2012싸이와 아리랑을 잇는 멀고 가까운 시간을 채워주는 것은 이다. 조상 대대 우리의 DNA에는 흥이 배어 있는 민족이기에 어떤 어려 움이 있어도 흥을 바탕으로 한해 한해를 이겨내며 오늘 이른 것이다. 한해를 보내며, 올해의 술과 음식 축제 돌아본다. Say Kimchi! 광주 세계김치문화 축제올해 둘러본 축제 가운데, 시각적 통일감이나, 콘텐츠 성의 일관성, 축제장 조성과 동선 계획의 짜임새 면에서 잘된 축제를 꼽으라면 단연 세계김치문화 축제일 것이 . 한식세계화 시대이전에 19회째 맥을 이어오면서 실상부한 광주의 대표 축제 콘텐츠로 자리 잡은 내실이 보인 축제였다.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오감 만족을 애쓴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전단지 하나부터 축제보다 디자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2010년에는 세계김치연구소가 경기도에서 광주로 본격 터를 잡아 세계화는 물론 세계 일류 발효식품 연구기관으로 발돋 움하고 있다. 새로 변경된 도로명 마저 김치로가 생긴 상황 이니 이쯤 되면 광주는 김치 종주 도시로 자리매김 했다고 있다. 축제도 융합시대! 기간과 콘텐츠의 효율적 연계 세계가 열광하는 Say Kimchi! 라는 부제를 달고 열린 19세계 김치문화 축제지난해 10같은 기간에 열리 광주비엔날레와 F1 그랑프리코리아 지역 축제나 등과 연계· 개최했다는 점이 우선 시선을 끈다. 광주비엔 날레가 열리는 공간에서부터 걸어서 왕래할 정도의 거리 유지한 점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눈과 모두를 족하는 콘텐츠 계획 면에서 합격점이다. 깨순이주먹밥과 상추튀김 김치와 어울리는 먹을거리 콘텐츠 연계 개발도 눈에 띈다. 소담채라는 김치판매 참여 업체는 특이하게 장김치를 가지고 나와 호응을 얻었다. 김치와 막걸리축제 Marketing 지역마케팅

김치와 막걸리축제 - id369.com · 막걸리 축제의 운치를 더하게 될 것이다. 내년 고양시 대한 민국 막걸리 축제에서는 길바닥에 신문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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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_공공정책

지난 2012년을 돌이켜보면 정치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이변이 속출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운데. 헌정 사상 최

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고 싸이는 ‘강남스타일’ 하나로 일

약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잘 놀던 싸이가 자기만의 놀던 스

타일을 ‘유튜브’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보여준 것이 세계인

들의 흥을 돋운 것이다.

또 우리 국민 누구나가 한 번쯤은 불러본 ‘아리랑’이 유네

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또 하나의 문

화적 이변이고 쾌거다. 2012년 싸이와 아리랑을 잇는 멀고

도 가까운 시간을 채워주는 것은 ‘흥’과 ‘한’이다. 조상 대대

로 우리의 DNA에는 흥이 배어 있는 민족이기에 어떤 어려

움이 있어도 그 흥을 바탕으로 한해 한해를 이겨내며 오늘

에 이른 것이다. 한해를 잘 보내며, 올해의 술과 음식 축제

를 돌아본다.

Say Kimchi! ‘광주 세계김치문화 축제’

올해 둘러본 축제 가운데, 시각적 통일감이나, 콘텐츠 구

성의 일관성, 축제장 조성과 동선 계획의 짜임새 면에서 가

장 잘된 축제를 꼽으라면 단연 세계김치문화 축제일 것이

다. ‘한식세계화 시대’ 이전에 19회째 맥을 이어오면서 명

실상부한 광주의 대표 축제 콘텐츠로 자리 잡은 내실이 엿

보인 축제였다.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오감 만족을 위

해 애쓴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전단지 하나부터 여

느 축제보다 디자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2010년에는

세계김치연구소가 경기도에서 광주로 본격 터를 잡아 김

치 세계화는 물론 세계 일류 발효식품 연구기관으로 발돋

움하고 있다. 새로 변경된 도로명 마저 김치로가 생긴 상황

이니 이쯤 되면 광주는 김치 종주 도시로 자리매김 했다고

할 수 있다.

축제도 융합시대! 기간과 콘텐츠의 효율적 연계

‘세계가 열광하는 Say Kimchi!’라는 부제를 달고 열린 ‘제

19회 세계 김치문화 축제’는 지난해 10월 같은 기간에 열리

는 광주비엔날레와 F1 그랑프리코리아 등 지역 축제나 행

사 등과 연계·개최했다는 점이 우선 시선을 끈다. 광주비엔

날레가 열리는 공간에서부터 걸어서 왕래할 정도의 거리

를 유지한 점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눈과 입 모두를 만

족하는 콘텐츠 계획 면에서 합격점이다.

깨순이주먹밥과 상추튀김 등 김치와 어울리는 먹을거리

콘텐츠 연계 개발도 눈에 띈다. 소담채라는 김치판매 참여

업체는 특이하게 장김치를 가지고 나와 큰 호응을 얻었다.

김치와 막걸리축제

M a r k e t i n g

지역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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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 l t u r e

2013 JAN_97

빨갛고 매운 김치를 소개하는 김치부스를 다니며 맛을 보

던 중 간장에 절인 듯 새콤달콤한 장김치가 입맛을 돋우었

다. 필자도 마지막 포기를 간신히 살 수 있는 행운을 얻었는

데, 보름 이상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개성 있는 김치

등은 차별화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김치다.

김치축제에서 기대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구색이 갖

춰진 탄탄한 축제였다.

하지만, 경기도 포천시에서 개최되는 ‘한방김치와 막걸

리축제’처럼 김치와 어울리는 콘텐츠의 연계는 다른 지역

축제 기획에서도 잘 활용해 기획하면 좋을 것이다. 축제 기

간의 연계도 고려해볼 일이다. 필자도 19회째나 되는 광주

김치축제를 처음으로 둘러보게 된 것이 F1 그랑프리코리

아를 보러 가기 위해 주변 지역 축제를 검색하다 찾게 된 것

이니, 타 지역 축제기간을 잘 연계하는 것은 서울이나 대도

심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고, 이

는 초기부터 계획이 필요한 일이다.

해외서도 잘 팔리는 한국인의 입맛 김치!

2012, 12월 말. YTN에서 ‘전통의 맛으로 승부…뉴요커 사

로잡은 김치’라는 앵커의 뉴스 멘트가 들렸다. 한인상가나

한국식품점에서만 판매되던 김치가 이제는 뉴욕의 마트에

서도 즐겨 찾는 식품이 됐다는 뉴스였다. 뉴욕 맨해튼의 한

고급 식재료점에서 우유와 치즈가 진열된 곳에 한국 전통

의 맛인 김치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는 것은 김치 세계화에

고무적인 일이다.

인터뷰한 에바라는 이름의 한 뉴욕커는 "김치를 정말 좋

아합니다. 보통 한인 타운에서 김치를 샀는데 이제는 여기

에서 항상 삽니다."라고 말했고 엑슬은 “김치는 맛있습니

다. 건강해지는 것 같고 뭔가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김치가 산업으로, 세계화에 앞장서고 지역발전이 될 것이

라고 누가 예견이나 했었을까? 김치가 산업으로 더욱 발전

하려면 지역마다 독특한 김치를 주제로 한 축제가 더 생겨

나도 좋을듯하다. 광주 세계 김치문화 축제에서 모자람은

없었으나 바람이 있다면, 김치축제가 놀이로 발전할 수 있

기를 바란다. 토마토 농산물값이 폭락한 것에 대한 반발로

스페인의 토마토축제가 생겨나 재미난 토마토 던지기 놀

이를 즐기러 가듯, 김치를 담그는 체험만으로는 즐거움을

채우기에 2% 부족하다.

싸이 열풍으로 상설 무대에서 ‘강남스타일’ 음악만 틀면

외국인들이 무대에서 열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깨순이주먹밥과 김치 등 먹을거리가 풍부한 광주 세계 김치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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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_공공정책

다행이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축제 메인 콘텐츠를 통

한 즐거움이나 놀이가 부각돼야 한다.

우리나라 지역 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주(축제

의 주요 테마)가 아닌 부(공연, 장기자랑 등)가 우선되는 경

향이 있다.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맛보면, 맛없는 게 무엇인

지 금방 아는 것이 인간의 원초적 욕구다. 배추나 무 등 김

치의 부재료가 아닌 원재료를 통한 놀이문화를 만들어 우

리 농산물의 우수성도 알리고, 수출 기회도 늘려 세계로 뻗

는 계기를 마련해 지역마케팅의 효자가 되면 좋겠다. 올해

로 20회를 맞는 세계 김치문화 축제는 세계인이 꼭 한번 찾

고 싶은 ‘김치의 場’ 김장축제가 되기를 응원한다.

김치의 짝꿍 막걸리! 제10회 대한민국 막걸리축제

김치와 제법 어울리는 술은 단연 막걸리다. 대한민국 막

걸리축제가 10회째 고양시에서 열렸다. 여느 축제와 다른

점은 동네 어른들이 주요 참여자라는 점. 확실한 타깃을 잡

아 차별화 된 축제라는 점이다. 각 지역의 내로라하는 전통

기법의 막걸리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도 놓

칠세라 축제장 입구부터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어른들

의 잔칫날 같았다. 제법 전통과 규모가 있는 배상면주가의

배혜정도가부터 대대로 이어진 술도가는 물론, 농림부에

서 인증하는 명인반열에 오른 전통술 명인이 빚은 막걸리

등 다양한 막걸리 콘텐츠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흥겹고 신나는 일이다.

예로부터 김치처럼 막걸리도 집집이 빚어 먹었다고 한다.

막걸리 역시 대표적인 발효주로 막걸리에 얽힌 전통기법

이 지역마다, 고장마다 다르게 발전돼 왔다. 특히 조선 시대

이후 집에서 빚어 먹던 가양주 제조법이 단절되면서 다양

한 막걸리를 맛보는 기회가 줄어든 셈이다.

맥주보다 결코 싸지 않은 술이 막걸리다. 값의 70% 이상

을 주세로 내는 맥주와 기타 주류가 있다면 막걸리는 주세

가 차지하는 비율이 5%이기 때문에 막걸리를 고급술로 대

접하는 것은 우리의 숙제일지 모른다. 다양한 가양주 빚는

법부터 맛을 찾는 문화적 콘텐츠가 축제에 가미 된다면, 막

걸리의 품격을 올리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막걸리에 어울리는 scene! 축제의 이미지 필요

막걸리 축제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막걸리만 있다는 것

이다. 다양한 명품 막걸리 등을 맛보는 것 이외에 장소가 주

는 매력이나, 시설물 등에 전통적인 장치들이 있다면 좀 더

M a r k e t i n g

지역마케팅

세계김치문화축제와 막걸리축제장에서 만난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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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 l t u r e

2013 JAN_99

막걸리 축제의 운치를 더하게 될 것이다. 내년 고양시 대한

민국 막걸리 축제에서는 길바닥에 신문지와 박스를 깔고

앉아서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는 모습 대신 멋지게 꾸며진

저잣거리 천막 아래 평상에 앉아 도란도란 가을의 정취를

나누게 된다면 좋겠다.

막걸리와 김치, 김치와 주먹밥 등 주요 먹을거리 콘텐츠

에 어울리는 부가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시대의 트렌드

키워드로 ‘융합’이 대세인 것은 비단 IT나 패션 등에만 국

한된 것이 아니다. 융합과 결합은 콘텐츠 시대의 핵심 키워

드인 셈이다.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멋스럽게 대화를 나누

는 한 장면, 씬scene이 있어야 축제를 기억하게 된다.

이제는 어느 지역축제를 가나 외국인들이 몰려있다. 그들

을 특히 많이 만날 수 있는 축제는 지역의 특색 있는 먹을거

리, 즐길거리 축제에서다. 필자가 보는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 중 먹고, 노는 것은 설명과 통역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맛과 놀이는 본인만이 음미할 수 있는 개인

의 감각이기 때문이다. 비록 막걸리 축제라지만 우리의 문

화를 즐기고 싶은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된 축제의 한 장면

을 보여주자.

2013 지역축제 키워드 ‘제대로 좀 놀아보자!’

라이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가 3040을 넘어 50대까지

이어지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

환’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된 ‘라이프 트렌드 2013’이 최

근에 화제다. 저자 김용섭 트렌드 전문가는, “요즘 40대는

그냥 40대가 아니다. 과거 X세대, 오렌지족으로 불리던 이

들이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1990년대의 시작을 20대와 함

께 맞은 전형적인 문화소비세대라는 것이다. 즉, 3040 세대

야 말로 제대로 놀 줄 아는 세대라는 것. 우리는 그 대표 선

수로 싸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국 트렌드연구소에서는 2013년 10대 키워드 가운

데 하나로 시민참여도시(Citizen Friendly City)를 꼽았다. 시

민참여도시는 도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 진행되어

온 도시별 프로젝트들이 정부나 지자체 주도의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한계에 봉착하면서 시민의 참여를 보다 적극

적으로 요청하면서 생기는 트렌드이다. 그들이 키워드로

꼽은 이유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 개개인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캠페인,

비즈니스 프로젝트들이 실행되고 도시별 특징에서 나타나

는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대응할 수 있는

정보 및 지식 관련 콘텐츠가 개발된다면 다양한 도시적 삶을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의 도시 경쟁력을 구축하고, 도시적 삶을 위한 시

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가장 좋은 콘텐

츠가 ‘지역축제’이다. 지역축제를 통해 더 많은 지역 마케

팅 콘텐츠들이 발굴되어야 하고, 지역민들의 흥과 끼를 돋

울 필요가 있다. 좀 놀아 본 오빠들이 귀환하고, 싸이 같은

엔터테이너들이 선전하는 세상이니 제대로 잘~ 먹고 놀아

야 하지 않을까?

2013년! 올해도 공공정책의 지역의 먹을거리, 즐길거리

산책은 계속될 것이다. 2013년은 모두 술술~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조영주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본지 편집위원

다양한 막걸리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막걸리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