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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57 , 1) Pacific Lutheran 2)

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1) · 2012-06-21 · I특징·언어 습득l 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1) 김영기 죠지워싱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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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특징·언어 습득l

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1)

김영기 죠지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 어문학과, 효택 언어 • 문화 및 국제 문제 교수

모든 인류의 언어는 어느 말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보편 타당성을 보인다. 이

것을 춤스키 (1957 , 1959)를 비롯한 대부분의 현대 언어학자는 인간이라는 특별

한 생물체가 태어날 때 어떤 공통된 언어 능력을 소유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다. 과연, 근래 수많은 언어 습득의 연구에서 발견된, 언어와 언어 사회가 어떠한

가에 관계없이 다 언어 습득이 가능하고 또한 그 과정과 양상이 상당히 질서 정

연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정을 그럴듯하게 히는 듯하다. 그러나 모든 언어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언어가 반드시 사회적 행통이라는 사실이다 2) 즉, 언어란

그것이 존재하는 언어 사회의 문화와 그 안에서 씌여 온 그 언어의 역사와 밀접

1) 본고는 필자가 1996년 8월 8일에서 10일까지 미국 워싱턴 주 Tacoma에 있는

Pacific Lutheran 대학에서 “2세 교육 창달은 한국 고유 문화 전승으로”라는 주제 아

래 열린 주미 한인학교 협의회 제14차 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으로 발표한 것이다.

2) 물론 독백도 있지 않느냐는 이도 있겠으나 독백도 사실은 또 하나의 자기를 창조하여

대화자를 만드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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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Hymes , 1974, Halliday, 1975) . 언어의 끊임없

는 변화와 다양성은 바로 이러한 성격 때문일 것이다. 그리하여, 이상적인 언어

교육이란 이 두 가지 요소가 정확히 습득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

이 바로 모쾌 습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제2 언어 교육 과정에서 이러한 이상적인 교육이 얼마나 가능한가? 츰

스키를 비롯하여 많은 저명한 언어학자들은 언어 교휩l 미치는 언어학의 공헌에

대하여 비관적이거나 완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김영기, 1979) . 이는

세상 사랍이 다 어떤 말을 한다고 해서 말의 밑에 깔린 원칙이 그렇게 뚜렷한 것

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을 연구하는 이들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그 원리에 대한

최선의 가정을 해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정은 어린이들

의 자연스런 언어 습득 과정에 있어서는 무의식중에 이루어지며, 관찰되는 언어

의 ̂ }실에 비추어 계속 닦아져 결국 눈에 떡는 노력 없이 언어를 배우게 되는 데

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런 언어 습득 능력은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성인이 되어서는 거의 예외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어도 물론 대부분의 규칙이 결국은 인간의 언어에 잠재하는 일정한 원리를

따른다. 예를 들어서, 그 종류에 관계없이 인간은 의사 소통을 위하여 대개 세 가

지 원칙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1) 가. 경제성/효율성

이해가 가능한 만큼의 더 이상도 더 이하도 말하지 말라.

나. 정확성

의사의 정확한 전달을 위하여 남이 알아들올 수 있도록 뚜렷허여야

한다. 그리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

다. 적절성

아무리 그럴 듯한 내용이라도 문맥과 상황에 맞。싸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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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그교육 181

여러 언어학'~t들。1 이 원칙들을약간다른용어를써서 논하였는데, 예를들어

H. Paul Grice(1975)라는 학자는 인간의 대화는 내용이나 그 양에 있어 적당

할 뿐 아니라 그 상황에 적합한 대화를 하려는 협조 정신이 전제가 된다는 소위

‘협조 원칙’을 말하였는데 . 이 원칙은 인간의 언어의 근본을 말해 주는 원칙이라

할수있다.

첫번 원칙은 우선 인간이 말을 할 때 알아들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되도록 힘

을 너무 안 들이는 쪽으혹 하는 경향을 이르러 하는 말이다. 그래서 언어에 있어

다른 여러 인간의 인지 사실에서 보는 것처럼 꼭 필요한 것만 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있다는 가정이다.

다음 원칙은 결국 아무리 쉽고 간단한 것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범주

가 다른 범주와 분간이 안 되면 이해가 불가능하니 범주끼리 분별할 수 있는 특

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다 해당되는 말만 하는 것은 또 부족한 것이 인간은 사회 통물이

기 때문이다. 사랍이 말할 때 전달하고 싶은 의써는 남에게 존경, 인정, 사랑을

받고 싶어 핸 면이 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무엇보다 문화적 조건

이 맞아 들어7l야 한다는 가정이 제일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가 이러한 보면 타당성을 보이기는 하나 여러 가지 원칙이

서로 다른 우선권을 행사하여 여러 종류의 언어적 기반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한 언어의 특정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 현대 생성문법학자의 대부분의 가정

이다. 그런데 이러한 개개 언어적 특정은 제2 언어 습득에 있어 장애물이 될 수

도 있지만 그것이 올바로 이해될 때 그 말을 제2 언어로 배우는 이에게 큰 도움

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제2 언어습득론지틀(예를 들어 Flynn, 1991)이 많게 되

었다. 그러면 한국어의 경우 이러한 특성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서 몇 가지

만논해 보겠다.

언어마다 우주를 다르게 분류하는 것은 흔히 여러 인류학자, 언어학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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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주목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세계관의 차이는 임의적인 것이고 구

체적으로 그 이유가 셜명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되어 왔다. 사실 사전의 단어

하나만 보더라도 그 의미 영역이 어떻게 다른 말과 다르게 뻗어나가나를 쉽게 볼

수가 있다. 문법적으로도 시간이나 장소의 개념이 말에 따라 방언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으며 , 또 발빼l 대한 화자의 심리적 태도 등등의 언어학적 연구는 우

리에게 많은 지식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아무리 구체적인 언어가 어떠한 점에서 일반 언어들과 차이점을 보여도

그 점에서도 대부분은 보면 타당성을 보여 성인에게 그들의 일반 문법 지식과 인

지 능력에 호소하면 이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있을 간단하고 질서 정연

한 규칙 , 그 완전한 진리는 피상적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 특정 때문에 가려지고

그것을 제2 외국어로 배우기란 더없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한국어도 이러한 특

징이 많아 어떤 때는 보펀 타당성을 완전히 탈피한 느낌도 준다. 중요한 것은 거

기에 있는 어펀 규칙성에 어떤 원칙이 잠재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말에 보이는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다.

한국어의 음운론적 특정 중 제일 특이한 것으로 두 가지를 들 수가 있다. 첫째

는 한국 언중 의식에서는 개개 음의 발음과 의미 사어에 밀접하고 체계적인 관계

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어 화자는 단지 모음 하나 또는 자음 하나를 어떤 규칙

하에 변형시킴으로써 말의 의미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가 있으며 이는 다른 한국

어 화자에게 정확히 전달된다. 이 현상이 의성의태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

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어의 각 변별자질적 음에는 의미 요소가 중요한 자

질의 하나로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졸졸, 줄줄, 질질, 첼첼, 쫓쫓, 중쫓, 쩔

쩔, 쩔쩔, 출출, 출출. 찰찰, 철철’ 퉁에서 보다시피 어떤 조화의 법칙도 따른다.

즉모혐l서 볼때 〔오〕나 〔아l. [애〕는밝고, 작고, 귀엽고, 명랑한인상을주는

가 하면 〔어), [우), [에l. [으), [이〕 등은 그 반대로 어둡고, 크고, 어색하고,

음흉한인상을준다. 또자음에 있어서도 〔끼), [디 , [님), [:A), [시 둥이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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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회적 특성과 그 교육 183

순한 데 비해 〔견), [E) , [쿄J. [;;:_) 등의 기음 또는 거센 소리는 어떤 힘차고,

폭발적으로 강하고, 박력적인 인상을 주는가 하면, (11) , [띠, [뻐), [A7\), [씨

등의 된소리는 빡빡하고, 뭉치고, 긴장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외국어에서는 고작해야 의성음으로 챙각적인 인상에 의히여 발음으

로 흉내를 내는 것이나, 한국어에서는 위의 예에서 보듯이 물 흐르는 소리뿐 아

니라 여러 가지 강도 등 미묘한 느낌을 나타내며 관련된 어휘를 상당히 생산적으

로 만들어 내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어도 이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 가. 아버지가 깔깔 웃으셨다.

나. 애기가껄껄 웃었다

위의 두 예는 좀 비정상적인 문장들이지만 거기에 고의로 전달되는 의미는 확

실한 것이다. 즉 좀 방정맞고 위엄이 없는 아버지에 애늙은이 같은 애기의 인상

을받을수 있는 것이다.

이 한국어의 모음조화 현상은 아직까지는 적어도 피상적으로 볼 때, 어떤 음성

학적으로 보면 타당한 논리가 있는 것 같지 않다. 다른 말에서도 흔히 그렇듯이

역사적으로 선천적이고 물리적인 자연 법칙에 의하여 변형하던 규칙이, 언어가

변천함에 따라 원래는 이차적 의미를 가졌던 의미 자질이 일차적 자질의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때m-Renaud , 1976) . 그러나 모음조화는 한국어 화지에

게는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들의 인지 속에 뚜렷하여, 한글은 이러한 음과

의미 간의 초상화적 (Iconic) 관계를 직접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를 이러한

이중적인 시야에서 볼 수도 있다는 지식이 우선 배우는 이들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수있겠다

이러한 모음의 조화 원칙은 의미가 관계되어 있지 않은 순수 문법적인 변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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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서도 나타난다. 그래서 동사, 형용사의 어미 변형에서 번번히 ‘-어요1-아요’, ‘-어

서j-아서’ -어도/-아도‘ 등 할 것 없이 하나의 음정모음 어미만 주변 양성모음

의 변형은 거의 자동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문법적 적용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 나타나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집어 먹다’ , ‘꾸어 벅다’, ‘씹어 먹

다, ‘나누어 먹다 하다가 .집아 벅다’삶아 먹다, ‘북아 먹다’ 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예는 한국어 음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한국어에서는 단어말, 음

절말 자음을 미파(unreleasing) 한다는 것이다. 음절말 자음은 대개 세 가지로

분류할수 있는데 불어 같은말의 경우는단어의 끝에서 꼭파열을하고영어, 독

일어 둥 많은 말에서는 미파는 수의적인 현상이 된다. 이 기본 현상은 한국어 음

운론에 있어서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와 여러 공시적인 형태음운론뿐 아니라 역사

적으로도 여러 가지 변화를 초래했다. 개개 어휘들이 마지막 자음을 떨어뜨리지

않으면뒤에 오는다른자음에 동화를하거나다른더 간단한관계음으로바뀌는

현상이 허다했고 。}직도 허다하다. 자음 탈락의 직접 이유는 음절말 자음이 발음

직후 터지지 않으면 그 청각성이 확 줄기 때문이다 또 터지지 않은 자음은 따라

오는 자음의 위치로 옮아가기가 더 쉬울 뿐더러 그 발음이 일찍 멈춤으로써 두뇌

의 다음 발음의 준비에 더 일찍 대웅할 수 있는 것이다. 간단히 훨}여 01피된 자

음은 따라오는 자음에 동화되는 것이 훨씬 발음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틀어

〔한국말〕보다는 〔항궁말〕이 훨씬 발음하기 편하다. 그러면 왜 구태어 어말 자음

의 본태를 없애게 하는 미파7}경했을까 하고 물을 수 있다. 그 대답은 한국어가

결국 다음절 언어이므로 어근 뒤에 대개 다른 형태소들이 따라오는데 모음이 따

라올 때는 그 발음이 표현되니까 탈락이 잘 되는 자음도 언중의 의식에는 있기

때문에 좀 안 들려도 이해될 수 있고, 터뜨리지 않으면 그만큼 에너지가 절약이

되니 한국어의 경우 미파가 자연스러운 언어 현상이라고 가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두 음운 경향은 한글이라는 과학적인 글자를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즉 자음동화나 자음의 미파 또는 약화에 있어 가획’ 같은 정연히 있는 규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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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 185

글자 사이의 관계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모음조화를 셜명함에 있어서도 사실은

수햄l서 쓰이는 추축(Cartesian 없es)의 음양의 관념을 직접 한글의 형태에

적용시킬 수 있다. 즉 외국인들이 알아듣기 힘들어 하는, 의미를 함축허는 이 발

음 현상을 이해하기 쉬운 상징적 정표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는 구문적으로도 특이한 문법적 특징이 또한 여러 가지 있음을 볼 수 있

다. 최근 오그래디 (O'Grady , 1996)라는 언어학자는 한국의 구문론적 문법 범

주를 논하면서 Steven pi따~er (1984)가 주장한 이론, 즉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

지고 태어나는 ‘언어 습득 장치’는 일정한 문법 범주의 개념뿐 아니라 그 구문론

적 범주와 의미 개념에 상통하는 어떤 조응의 능력도 포함하고 있다는 가정을 우

선 소개하는데, 그것은

(3) Category Corresponding Semantic Prototype

l법주) l조융하는 원며론적 원형 j

명사 사람이나물건의 이름

통사 행동및 상태의 변화

형용사 지각할 수 있는 물리적 특성이나 속성

전치사 공간적 관계, 행로, 방향

Table 1. pi따‘er (1984 : 41)에 준한 오그래디(1996 : 1025)의 언어의

대표적 구문 범주와 그에 해당하는 원형적 의미

이 이론에서는 언어 습득자가 어떤 단어의 뭇만 알면 그 문법 범주를 알 수 있

다는 가정이다. 즉 누가 ‘사람’ 이나 ‘책’ 하면 눈에 보이는 것을 가리키니 명사인

줄 당장 알게 되고, ‘잡다’ 하면 또 확실한 행동을 보이니 동사라 할 수 있다. 그러

나 ‘신앙’ 이나 ‘알다’ 같은 많은 어휘들은 이런 정의에 맞지 않고도 우리가 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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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며 동사인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pi따‘er 교수는 문법 범주화는 두 가지 단

계를 거치는 것으로, ‘신앙’ 이나 ‘알다’ 같이 원형적 의미에 직접 연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언어 습득 장치가 ‘사랍’이나 ‘잡다’와 같은 전형적 명사나 통사가 한 문

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인식하여 그 정보를 이용하여 이차적으로 문법 범주화를

할수있다는 가정이다.

오그래디 교수는 이 이론을 좀더 발전시켜 한 품사의 구문론적 배치에 직결되

어 있는 의미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한다. 이것은 (4)에 보인 바와 같다.

(4) 벌조 원!:] 종류 배치적 특성

명사 개별화가능한것 관사, 지시사와 그 외 정확성을

표시하는형태와공존

동사 사건 시제와 상의 표현 형태와 공존

형용사 특성 정도의 표현형태와공존

Table 2. 구문적 범주와 의미적 종류(오그래디 1996: 1031)

즉 명사의 경우에는 개별화(indi띠duate)할 수 있는 것이 그 특정이라고 본

다. 그리고 한 단어가 다른 단어와 가장 잘 구별되게 하는 것은 그 말의 구체성

(specificity)이고 명확성 (definiteness)이라고 본다. 그래서 어떤 명사고 ‘이

책 ‘그 물’, ‘저 미술’ 동에서 보듯이 지시사(deictics)와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오그래디는 또 동사라는 것은 인간이 타고나는 어떤 ‘사건’의 개념과 직접 관계

가 되어 있는 것이라 가정하고사건과 관계된 것은 항상 시제 (tense)와 상

(aspect)이 있는 법이라는 논증을 제시한다. 그래서 언어 습득 장치는 시제와 상

이 있느냐만 보고 한 어휘가 통사인가 아닌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장점은 어린이들이 말을 배울 때 행동을 표시하는 통사보다 다른 통사들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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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 187

배운다는 Maratsos C1988 : 36)의 관찰이 R따cer의 이론에서는 문제가 되었는

데 이 이론을 따르면 문제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즉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행동에 관계된 동사라면 왜 어린이들이 행동에 관한 말만 우선 하지 않는

가? 우리말에서도 어린이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 중에는 ‘싫어’, ‘몰라 같은, 행

동에 관계없는 동사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형용사에 있어서는 그 구문 배치적 특정이, ‘더 예쁜 。}이’, ‘좀 나쁜 학교’매

우 추운 날씨’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과 같이 쓰일 수 있

느냐는데 있다고본다.

오그래디 교수는 여러 말에 혼성적인(hybrid) 범주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

어에서도 .통명사’, ‘형용명샤형용동샤 등의 범주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러한

혼성적 범주의 발견은 제2 언어 습득에 있어, 그 문법의 특이한 점을 설명핸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한국어에 있어 한 예만 들어 보면 ‘예쁘다,’ ‘좋다, ’ ‘춤다. 등

은 ‘예쨌다나쁘겠다’, ‘추웠겠다. 등 시제와 상이 표시되어 확실히 동사적 성격

을 띄었으나 정도를 보이는 ‘너무’ , ‘아주 ‘좀’ 같은 말과도 공존할 수 있으니 형

용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형용 동사의 이중 성격은 문법에 직접 반영되어

예를 들어 다음 두 무리를 생각해 보자.

(5) 가. 먹는다. 간다

나.좋는다*나쁜다

현재 직설법에서 (5가)에서 보다시피, ‘벅다.나 .가다’ 같은 전형적 동시에서는

-(느)L이 삽입되나 ‘좋다’ , ‘나쁘다’ 같은 형용 통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것은 -(느)L이 결국은 사건의 진행성이나 현장성과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흔히 어렵게 느껴지는 관계절의 경우 다음의 예에서 보듯이, 동,"}는 모든

시제를 넣은 관형절을 만들 수 있어도 형용 통사는 무시제의 형밖에 허용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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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되는것이다.

(6) 가. 원은 책 , 읽는 책, 원을 책

냐. 좋은책

또다음의 예와같이 , 내용이 상햄 비슷하면서 문법적으로그배치가상당히

다른동사와형용통사의 경우를흔히 본다.

(7) 가. 내가 미니스커탁 좋다.

나.내가 미니스커트를 좋다.

오그래디 교수는 (7)의 두 문장의 쩌를 오직 순수 동사맨 목적격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 설명히려 한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생각해 보자.

(8) 가. 내가 미니스커트를 좋아한다.

나 .내가 미니스커탁 좋아한다.

이 두 예문에서 보면. (8가)의 문장은 하나도 어색한 것이 없는데, ‘좋아하다’

라는 단어는 (4)에 제시한 오그래디의 정의를 따르면 확실히 형용 동사이어야 하

는데 목적격 사용이 가능할 뿐더러. 오히려 주격을 쓴 (8나)는 비문법적인 문장

이다. 똑똑한 학생들은 오그래디 선생의 정의에 당장 반증으로 이 문장을 내 세

울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는 이것은 똑같이 형용 통사라도 통사의 성격이 더 농

후한 것이 행동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Pinker가 지적한 행동성은 제

일 강한 동사성을 주는 것이 확실하다.

위에서 든 몇 예들과 관계된 것으로 필자(Kim-Renaud 1992)가 좀 다른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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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쩍 특정과 그 교육 189

도에서 연구한 바 있는데, 거기에서는 한국어의 언어문화적 특정으로 셜명하려

하였다. 즉 이들은 한국어 문법과 한국어적 세계관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

는 예라고볼수 있다. 다음예를보자.

(9) 가. 내가 미니스커타 좋다.

나.영호가 미니스커라 좋다.

다. 내가 미니스커트를 좋아한다.

라. 영호가미니스커트를 좋아한다.

이 예들 중에 (9나)는 화자가 작품의 저자 같은 경우를 빼고는 비문법적인 문

장이다. 그러면 (9가)와 (9나)는 구문적으로 똑같은데 왜 하나는 되고 하나는 안

된다는 말인가? 한국 언중 의식에서는 형용어는 근본적으로 화자밖에 쓸 수 없

는 것이다. 물론 청자에게 질문은 할 수 있지만 남이 주어가 될 때 자기 심리 영

역 밖의 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가의 경우, 작중 인물을

창조하며 그 심리 영역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이 가능할 때는 이것이 문법적인

문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에서는 남의 경우 동사성이 농후한 -하다를 더함으로써 이것을 심리적인

것에서 행동적인 것으로 바꿈으로써 남을 묘사할 수 있는 형태를 이룩하는 것이

다. 이것은 상당히 생산적인 문법현상으로서, ‘예쁘다/예뻐하다. ‘슬프다/슬퍼하

다’, ‘싫다/싫어하다’ 등 한국어에서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나, 한국어를 상당히 잘

하는 외국인도 흔히 오류를 범하는 것을 보는데 이는 아주 초기부터 이해시켜야

할것을소흘히 한결과라볼수있다.

비슷한 것으로 화자의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소위 통사의 미래형 -겠을 생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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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1이 가. 니는 지금 들어가겠어요.

나. 지금 들어가시겠어요?

나 *영호가 지금 들어가겠어요. [의지의 의미〕

라. 지금부터 회장님의 축사가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10나)는 남의 심리 영역을 물어 보는 것으로는 접근할 수 있기 때문

에 문법적 문장이 되었으나, (10다)는 의지의 뜻으로는 안 되고 걱정이 섞인 예

측 밖에 안 되는 것은 결국 남의 심리란 알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1 0라)

의 문장에서는 부하가 될지도 모르는 사회자라도, 일단 사회를 맡은 경우, 그 사

람의 명령을 따라야 하므로 회장의 행동은 사회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

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형태의 λ많이 적합한 것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에 있어 한국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경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무리 간단한 말을 해도 한국 문쐐는 화자와 청자, 그리

고지적자셰 대한인간관계의 표현이 들어가는데, 대부분의 분석은권세와형식

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거기에 적절한 형태가 선택되는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여기에 대하여도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즉 한국어에는 원래 상

대적 ‘힘’의 주축으로 경어체가 결정되었고 이것이 상황에 따라 형식적일수록 존

대형을 썼요나, 사회의 변천을 따라, 또 본능적인 타인에 대한 대접으로, 상하 관

계가 너무 노골적인 것을 피하려는 노력이 반딸과 -어요 형을 탄생하게 하였고

이들의 등장은 한국어의 경어 체계에 큰 변동을 가져 왔을 뿐 아니라, 민주화되

어 71는 사회의 7때뺀1 잘 어울려 오히려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Kim-Renaud , 1990a, b) . 그리고 원래 ‘힘’의 관계를 너무 노

골적으로 보이는 ‘나이다’ 체는 물론 소위 ‘예사 낮춤’과 ‘예사 높임’의 형도 차차

없어져 가는데 , 이 두 ‘예샤 형은 자기를 올리는 뭇이 있어 더욱이 현대 사회 가

치관에 부적합하기 때문으로 본다(Kim-Renaud, 1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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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몇 가지 언어문화적 특성과 그 교육 191

경어법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어에서 또 하나 중요한 언어문화적 사실은 한국문

화가 직설적인 것보다는 여운을 아름답게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딱 떨어지게 말

하는 것보다는 항상 외국인이 보기에는 군소리 같지 않으면 우유부단한 인상을

주는. 마치 문장이 중간에 끊긴 듯한 예가 허다한 것이다. 몇 가지 예만 보더라도

(11) 가. 점심이나 하질까요?

나 전화라도주세요.

다. 안계신데요.

라. 숙제를 하기는 했지만

많은 경우는 대개 화자가 최종의 선언을 하는 것보다는 청자에게 여러 가지 다

른 해석의 가능성을 주는 데서 어딘지 공격적인 인상을 피해 보려는 노력이 가져

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상 간단히 몇 가지 한국어의 구조적, 언어문화적 특정을 들어 보았는데, 비

록 완벽한 진리가 의식적으로 발견되지 못하고, 계속 새로운 이론과 분석이 나와,

가E르치는 이나 배우는 이에게 개운하고 효과 있는 지식이 안타깝게도 손에 안 잡

힌다 해도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동안 많은 진전을 보았다. 결국 언어가

보이는 체계는 그렇게 완전히 관찰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것이 결국은 의미

심장한 언어 습득의 열쇠가 아닌가 한다. 이 체계에는 물론 여러 말에서 보편타

당성을 보이는 선천적인 것과 지극히 제한된 언어에서만 보이는 환경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훨씬 더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과제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진실로 어떤 방법이 제2 언어로서의 한국어를 습득하는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일까 하는 데는 자신만만히 대답을 제의할 수가 없다. 단지 너무나 이질적

인 언어와 그것이 반영하는 문화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정도의 지식만 얻

게 하여도 어느 정도 친밀성을 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무턱대고 규칙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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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새국어생활 제7권 제1호(’97년 봄)

거나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한국어 문장을 암기만 하게 하는 방법보다는 그래도

어딘가 피상적으로 복잡해만 보이는 한국어 현상 아래에 상당히 단순한 이유가

깔려 있다는 것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좀 격려가 되고 일단 거부감을 없애 주고 흥

미를 돋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조심스러운 희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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