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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2016년 3월호 62 그 곳에 가고 싶다 우리나라 7번째 지질공원이 된 경기 연천여행 지난해 12월 경기 연천과 포천의 한탄강, 임진강 일원이 우리나라 7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수 십만년 전 거대한 화산 폭발로 한탄강과 임진강을 따라 용암이 흐르고, 그 용암이 넘치면서 너른 용암대지를 만들었다. 수십만 년이 지난 지금, 수십만 년 전 억겁의 과거를 만나는 것이 바로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다. 임진강과 한탄강을 따라 연천의 지질명소를 차례로 만나본다. 글·사진 | 문일식(여행전문칼럼니스트)

그 곳에 가고 싶다 우리나라 7번째 지질공원이 된 경기 연천여행·¸곳에가고싶다.pdf · 연천의 다양한 맛을 누리다 신탄리역 인근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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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2016년 3월호62

    그 곳에 가고 싶다

    우리나라 7번째 지질공원이 된 경기 연천여행지난해 12월 경기 연천과 포천의 한탄강, 임진강 일원이 우리나라 7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수 십만년 전 거대한 화산

    폭발로 한탄강과 임진강을 따라 용암이 흐르고, 그 용암이 넘치면서 너른 용암대지를 만들었다. 수십만 년이 지난 지금, 수십만 년

    전 억겁의 과거를 만나는 것이 바로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다. 임진강과 한탄강을 따라 연천의 지질명소를 차례로 만나본다.

    글·사진 | 문일식(여행전문칼럼니스트)

  • 63KLCA Monthly Journal Vol.495

    해 침식되면서 폭포가 되었다. 특이한 것은 폭포가 생성 당시

    부터 하천의 상류로 무려 300m나 침식됐다는 점이다. 이를 두

    부침식 혹은 역행 침식이라 하는데, 재인폭포의 침식작용은 지

    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재인폭포는 연천의 제1명소답게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놓았다.

    연천과 포천의 경계를 따라 흐르던 한탄강은 영평천의 물길을

    아우른다. 이 합수지점에 천연기념물 제542호로 지정된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있다. 아우라지라는 지명은 한탄강과 영

    평천이 어우러진다하여 붙었다. 베개용암은 한탄강을 따라 흐

    르던 용암이 영평천을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굳었는데, 용암과

    물이 닿는 부분이 둥글게 굳으면서 그 사이로 계속 용암이 흘

    러나와 굳은 것이다. 주로 해저 화산활동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내륙 강가에서 발견

    된 것이어서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강가에 반달 모양의 작은

    암산이 있는데, 강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을 보면 마치 둥근 베

    개를 박아놓은 듯한 것이 바로 베개용암이다. 베개용암의 위로

    는 역시 화산활동의 산물인 주상절리가 남았다.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에서 궁신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암

    산 하나가 보인다. 연천의 또 다른 지질명소인 좌상바위다. 중

    생대 백악기 말, 최소 65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긴 일명 ‘새

    끼 화산’인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화구가 반 정도 떨어져 나

    간 형태로 남아 있다. 한탄강을 휘감는 강가에서 바라보면 60m

    에 이르는 좌상바위의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한탄강에서 만나는 지질명소

    30만년 전, 철원의 북쪽 지금의 북한 평강군 오리산 일대에

    서 화산폭발이 있었다. 용암이 한탄강과 임진강을 따라 파주

    율곡리 일대까지 흘렀던 거대한 화산폭발이었다. 용암이 서

    서히 굳고, 수십만 년 동안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

    을 이뤘다.

    경기 연천군은 철원과 포천을 거쳐 흘러 내려오는 한탄강이 연

    천군을 골고루 적시며 흐르는 차탄천을 만나 합수되고, 다시 군

    남댐 아래로 흐르는 임진강과 만나 거대한 강줄기를 이룬다. 연

    천의 지질명소 탐방은 강의 흐름에 따라 한탄강, 차탄천, 임진

    강을 차례로 만나는 것이 그 순서다.

    철원의 고석정, 포천의 화적연, 멍우리협곡을 따라 흐르던 한

    탄강은 연천에서 재인폭포를 만들었다. 용암이 한탄강 지류 쪽

    으로 흘러들어 용암호를 형성했고, 용암이 굳은 뒤 하천에 의

    漣川

    철원의 고석정, 포천의 화적연, 멍우리협곡을

    따라 흐르던 한탄강은 연천에서 재인폭포를

    만들었다. 용암이 한탄강 지류 쪽으로 흘러들어

    용암호를 형성했고, 용암이 굳은 뒤 하천에 의해

    침식되면서 폭포가 되었다.

  • 「상장」 2016년 3월호64

    연천의 젖줄, 차탄천에 아로 새긴 세월의 흔적

    철원의 금학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연천의 연천읍과 전곡읍

    을 남북으로 흐르며 마침내 한탄강과 합류한다. 조선 초 이방

    원이 조선 건국을 반대해 낙향한 친구 이양소를 만나기 위해 나

    섰다가 수레가 빠진 곳이라 하여 차탄천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차탄천에는 천변 곳곳에 남아 협곡처럼 보이게 만드는 주상절

    리와 함께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가마소와 적벽 등 10

    여 곳의 지질명소가 남아 있다. 사실 차탄천을 차를 이용해 일

    일이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대신 연천읍 현충탑에서 은대리성

    아래로 이르는 걷는 길을 새로 조성해 놓았다. 차탄천을 둘러

    싼 길이라 하여 일명 ‘차탄천 에움길’이다. 현충탑에서 차탄교

    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다리 아래로 내려가면 은대리성 아래

    의 한탄강 합수지점까지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9.5km의 길

    이 이어진다. 차탄천의 물길을 따라 걸으며 차탄천의 절경과 함

    께 지질명소를 만나는 길이다.

    차탄천 에움길의 인상적인 지질명소는 차탄교에서 2/3지점에

    위치한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다. 연천읍에서 왕림교를

    건너 풍천레저관광농원을 찾으면 쉽다. 먼저 만나는 습곡구조

    는 덩그러니 놓인 제법 큰 암석에 그 흔적이 남아 있고, 암석을

    짓누르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지질이다. 습곡은 암석

    이나 지층이 횡압력을 받아 휘어진 지질구조를 말하는데, 차탄

    천의 습곡구조는 얼마나 횡압력이 얼마나 컸던지 커다란 곡선

    을 그리며 물결처럼 휘어져 있다.

    습곡구조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기 전에는 은대리 판상구조를

    만난다. 판상절리는 기둥 모양인 주상절리와 달리 수평으로 쪼

    개진 절리다. 임진강과 한탄강 일대의 숱한 주상절리 가운데 만

  • 65KLCA Monthly Journal Vol.495

    나는 특별한 절리여서 이채롭다. 수평으로 겹겹이 이어진 판상

    절리는 마치 이곳에 살았던 전곡 구석기인들이 만든 아슐리안

    석기처럼 쪼개지고, 떨어져 있다. 판상절리에 이어 수십 미터에

    이르는 주상절리가 차탄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임진강에서 만나는 주상절리 위 고구려성, 당포성

    임진강은 한탄강과 차탄천을 아우르며 파주를 거쳐 서해바다

    로 빠져나간다. 수십만 년 전 용암이 흘렀던 임진강에는 주상

    절리가 곳곳에 남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

    가 돋보이는 작품이 남아 있다. 삼국시대 때 고구려가 이 주상

    절리 위에 성을 쌓은 것이다.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의 남진정책

    으로 한강 이남까지 밀고 내려간 이후 신라가 한강 이북 땅을

    얻으면서 고구려는 임진강 이북으로 밀리게 됐다. 고구려는 임

    진강을 천연해자로 삼고, 그 위에 요새처럼 성을 쌓게 되는데,

    호로고루성, 당포성, 은대리성 등이 그곳이다. 이 세 성은 고구

    려 3대 성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 중 당포성은 연천의 지질명

    소로도 지정되어 있다.

    당포성 주상절리를 제대로 보려면 삼화교로 가야 한다. 교량

    중간쯤에서 당포성과 주상절리가 자세히 보인다. 주상절리의

    수직 절벽이 끊어진 뾰족한 지형을 이용해 성을 쌓은 고구려인

    의 교묘한 기지가 돋보인다. 자연 성벽 역할을 하는 남·북벽

    의 주상절리는 높이 20m 정도로 그 위 평지에 현무암을 이용

    해 성을 쌓았는데, 현재는 그 흔적마저도 발굴 후 묻히고 말아

    그 형태만 가늠해볼 따름이다. 당포성은 사적 제468호로 지정

    되어 있다.

    당포성에서 나와 길을 따라 우회전해 동이리의 임진강변에 이

    르면 임진강 주상절리 또는 동이리 주상절리라 부르는 연천 최

    대의 주상절리도 함께 만나보자.

    연천의 다양한 맛을 누리다

    신탄리역 인근에 있는 약수식당(031-834-8331)은 직접 콩을

    갈아 만드는 순두부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순두부와 된장찌개

    와 함께 보리밥이 함께 나오며, 김치를 넣어 만든 두툼한 녹두

    전이 일품이다. 능이버섯과 더덕 등 약재를 넣은 백숙을 내는

    산야초한방 능이버섯백숙을 내는 금수강산(031-834-1399),

    참게와 메기, 동자개 등을 넣어 끓여낸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한

    불탄소가든(031-834-2770), 비빔국수로 잘 알려진 망향비빔

    국수의 본점(031-835-3575)도 찾을 만하다.상장

    외곽순환고속도로 의정부IC에서 나와 의정부,

    동두천방면 3번 국도 이용, 전곡읍 영도사거리

    지나 포천방면 37번국도로 우회전, 약 3km 직

    진 후 궁평삼거리에서 재인폭포유원지방면 청연

    로로 좌회전한다. 궁신교 건너 약 700m 직진 후

    우측으로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청연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3km 직진

    후 고문리삼거리에서 재인폭포 방면으로 우회전

    해 약 2km 직진하면 재인폭포가 있다.

    전곡읍에서 3번국도를 따라 연천읍 방면으로 약

    6km 직진 후 연천진입삼거리에서 좌회전, 연천

    로를 따라 약 1km 직진하면 차탄천에움길이 시

    작되는 차탄교를 만난다.

    전곡읍에서 파주방면 37번국도를 따라 직진, 어

    유지리삼거리에서 368번 지방도로 우회전 후 삼

    화교를 건넌 뒤 우회전하면 당포성에 이른다.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