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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주간경제 2007 5 23 8 ‘잘 짜여진 조직 구조’ ,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돌아가는 각부서와 기능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바라는 조직 운영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는 이와 같은 질서 정연한 조직 운영이 오히려 변화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상엽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CEO REPORT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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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LG주간경제 2007 5 238

‘잘짜여진조직구조’, ‘톱니바퀴처럼빈틈없이돌아가는각부서와기능들’… 부분의

경 자들이바라는조직운 의이상적인모습이아닐까싶다. 그러나, 최근과같이급변하는

경 환경속에서는이와같은질서정연한조직운 이오히려변화의발목을잡을수도있다는

주장들이제기되고있다.

한상엽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조직운 의통념을버려라CEO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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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주간경제 2007 5 23 9

불확실한 미래와 급변하는 경 환경에

처할 방안 마련에 수 많은 경 자들이 머리

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 2006년 맥킨지 컨

설팅사가 전 세계의 1,500여 명의 경 진을

상으로 실시했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9명의 경 자는‘향후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경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신속하

게 응할 수 있는 민첩성(Agility)과 스피드

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어떻

게 하면 조직의 민첩성과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지에 해서는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

중50%가‘과도하게집중화된의사결정및관

리프로세스가민첩성과스피드를높이는데오

히려 방해가 된다’고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효

율성(Operational Excellency)이 핵심 성공 요

인이었던 기존의 경 환경 하에서는 상부의

명령에 따른 일사불란한 실행, 그리고 불필요

한 낭비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관리는 분명 강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수직

적으로 잘 정렬된 조직 구조와 중앙 집중식 의

사결정시스템을구축했다. 그러나, 지금기업

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상부 조직에 보고를 하고 의사 결정을 기다리

는경 시스템으로서는변화의속도를따라가

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미래의 불확실성에 적

절히 응할수가없다.

조직운 의통념을버려라

이코노미스트誌의 편집장인 팀 하인들(Tim

Hindle)은변화하는시 에기업들이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 50년 간 절 적인 진리처럼 믿

어왔던‘명령과통제(Command & Control)에

의한 체계적 조직 관리를 버려야 한다’고 이야

기한다.

그러나, 아직은 부분의경 자들은기존

의 조직 운 방식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

듯하다. “흔히사람들은깔끔하게정돈된책상

을 바라볼 때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어지럽게

물건이 놓여 있는 걸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 해서도 마찬가

지이다. 회사내각조직의역할과책임이분명

하게 결정되어 있지 않고 중복이 있거나, 업무

처리에 있어서 지켜야 할 규칙이 명확하지 못

할 때,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를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한다”「완벽한 혼란(A

Perfect Mess)」의 저자인 콜럼비아 학의 에

릭 애브라함슨(Eric Abrahamson) 교수의 말

이다.

이 말처럼 거의 모든 경 자들은 자신의

회사가 보다 질서 정연하고 합리적인 조직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많은 기업들

이 조직 재설계, 내부 운 프로세스 개선, 매

뉴얼/규정등을만드는데많은시간과돈, 그리

고 인력을 투입한다. 깔끔하게 정리된 조직도,

각조직별로명확하게규정된역할과책임, 적

절한견제와균형, 일사분란한명령체계등이

있을 때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믿음

때문이다. 여기에는혼란스러워보이는조직은

제 로움직이지못할것이라는생각이바닥에

깔려 있다. 이런 생각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

다. 많은 경 학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

C E O 리 포 트

관리에의한효율성극 화가

핵심성공요인이던시 는

지나갔다.

Page 3: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LG주간경제 2007 5 23

고, 소위잘나가는기업들을보면 개비전이

나 사업 전략에 맞게 일관된 조직을 가지고 있

어보이기때문이다.

그러나, 애브라함슨 교수는“경 자들이

바라는것처럼완벽하게질서정연한조직을만

든다거나운 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하다”라

는 지적도 빼놓지 않고 있다. 덧붙여“최근과

같이 급변하는 경 환경 속에서 잘 정돈되고

질서 정연한 조직은 변화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수있다. 따라서조직구조나운 에있어어

느 정도의 무질서를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안이다”라고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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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경 환경에서는

조직의질서정연함이변화의

발목을잡는덫이될수도있다.

C E O 리 포 트

셈코(Semco) : 무규칙의성과

셈코사의 CEO인 리카르도 세믈러는 통제와 관리를 위한

규칙을 포기함으로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있던

회사를 살려냈다. 셈코사는 원래 선박에 사용되는 프로펠러나

펌프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 다. 1970년 부터 브라질 경제

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조선업의 불황도 시작되었고, 셈코사는

위기에 빠졌다. 이 시기에 선친으로부터 회사를 물려 받은 세

믈러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경 자들이 그렇듯이 관리 통제의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구

성원들의 사기만 더 떨어뜨리고 조직 분위기만 나빠지는 결과

를 가져왔다. 1985년 세믈러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직장 민

주주의’라는자율경 을택한것이다. 여기서말하는자율경

은 흔히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다. 세믈러는 기존의 경 방

식을다버리는파격적인방법을선택했다.

“셈코에는 공식적인 조직 구조가 없다. 조직도가 셈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계획이나 기업 전략도 없고, 2개년

계획, 혹은5개년계획도없다. 회사설립목적을적어놓은

도없으며, 장기예산안도마련되어있지않다. CEO가확실하

게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 부사장도 없고, 정보기술이나 그 운

을전적으로책임지는임원도없다. 정해진표준이나관례도

없다.”(셈코스토리, 25쪽)

셈코의 경 방식은 1993년「매버릭(Maverick)」이란 책을

통해 이미 한 차례 소개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전 세계로부

터 셈코의 성공 비결을 배우러 온 기업과 경 자들이 많았지

만, 셈코의 일하는 방식을 실제로 본 후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돌아가는 경우가 부분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시각

에서본다면그건‘경 ’이라고부를수도없는것이기때문이

었다.

세믈러가 기존의 전통적인 경 방식에서 벗어나 현재의

방식을 도입하고자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혁신적인 시도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고, 분열과 혼란으로 인해 회사가 곧 망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셈코는 새로운 경

방식을 채택한 이후에 연 매출 400만 달러의 제조업 중

심 회사에서 서비스 및 하이테크 분야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하면서 연 매출 2억 달러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하자는 아이디어, 실행 계획 등은 경 진

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라, 일반 직원들이 주도한 것들이

부분이다.

직원들이자신의능력을가장잘발휘할수있는자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최고의 몰입도를 보이는데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니

냐고 세믈러는 말한다. 현재 셈코사는 최첨단 공업용 믹서 제

조 사업, 공항/호텔/ 형 공장 등 형 건물/시설 관리 사업,

HR 아웃소싱사업, 재고관리서비스사업, 인터넷벤처등실

로다양한분야에서성공적으로사업을 위하고있다.

자료 : 「매버릭(Maverick)」(1993), 「셈코스토리(The Seven-Day Weekend)」(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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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E O 리 포 트

독특한 경 방식을 가지고 있는 셈코(Semco)

사의 CEO인 리카르도 세믈러(Ricardo

Semler)는“많은 경 자들이 질서, 안정, 그리

고 예측 가능성을 바라면서 생각할 수 있는 모

든 역, 모든 경우에 해 규칙을 만들려 한

다. 그리고, 종이에깔끔하게정리된규칙에따

라 조직을 운 하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경

을할수있다고생각하지만, 이건잘못된착

각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세믈러는 오히려 이

런 규칙들은 경 자를 비롯한 관리자들에게

기존의 규칙만 잘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면서 변화에

둔감하게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눈 앞에 두

고도 기존의 규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기회

를놓치게만든다고말한다.

이에 세믈러는 자신이 경 하는 셈코사에

서 각종 정책과 규칙을 없애고 신 직원들간

의 토의와 합의를 통한‘직장 민주주의’를 도

입했다. 더 나아가 세믈러는‘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직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예를들어, 새로운사업아이디어를가진

사람이면 누구라도 직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나와 자신의 계획을 피력할 수 있다. 위원회에

서 제안이 통과된다면 그 일을 직접 맡아서 할

수도 있다. 셈코사는 이런 방식으로 자연스럽

게 변화에 적응해간다<박스 기사, 셈코 : 무규

칙의성과참고>.

명확한조직간의역할구분을통해각조직의책

임감과전문성을높이고, 조직간중복으로인한

낭비를없애야한다는논리는조직운 에있어

기본적인원칙이다. 매우합리적인사고의결과

물이고, 논리적으로는이상이없어보이지만, 실

제경 현장에적용해보면, 오히려조직간의갈

등이나 분열 등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직 간에 중복되는 부문이 전혀 없을 경우, 조

직도상으로는깔끔해보이기는하지만, 정보의

흐름이나각부문간의협력이부족하여오히려

일의흐름이매끄럽지않게되기도한다.

조직간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여 나타나는

중복을 낭비나 비효율로 보기보다는 부문간 커

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여 상호 협력을 강화하

고, 지식의 공유와 창조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식 경 의 가인

이쿠지로 노나카(Ikujiro Nonaka) 교수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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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신속하게 응하기

위해서는명령과통제에의한

조직관리를버려야한다.

상호이해와부문간협력유도

셈코사의CEO인세믈러는통제와관리를포기하고‘직장민주주의’라는새로운방식으로회사를

이끌고있다.

무질서의혜택

변화에 한신속한 응

Page 5: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LG주간경제 2007 5 23

표적인 학자로 조직적 지식 창조를 위해서는

‘중복성 (Redundancy)’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의주장이다.

일례로캐논(Canon)사의경우에는하나의

제품을개발하기위해의도적으로여러개의연

구 개발팀을 운 했었다. 캐논의 경 진은 조

직의 중복으로 인해 자원의 낭비가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중복을 통해 다양한 관

점에서 문제에 접근할 수 있고, 서로의 지식이

공유되면서 창의력이 높아지고, 결국 회사는

최고의성과물을얻을수있다고생각했던것이

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게

여러 개의 소규모 개발팀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면서일을진행한다.

조직별로역할구분이분명하지않은무질

서해보이는조직운 방식은보다현실적인의

사결정과부문간협력을이끄는데도움이되기

도 한다. 그 표적인 사례는 1920년 에서 50

년 까지의 GM사의 변화 과정 속에서 찾아 볼

수있다. 당시GM사는사업본부제의형태를취

하고 있었으며, 일상적인 생산, 업 등을 수행

하는 사업본부(Operating Division)와 전사 차

원의전략수립, 자원배분, 성과관리등을수행

하는본사(Corporate Headquarter)간에는명확

한역할구분이있어야한다는조직구성원리를

따르고있었다. 당시CEO 던알프레드슬로안

(Alfred Sloan)은 이를‘연방적 분권화(Federal

Decentralization)’라고불 다.

그러나, 경 사학자인위스콘신 학의로

버트 프리랜드(Robert Freeland) 교수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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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E O 리 포 트

조직간의중복성은

커뮤니케이션과협력을

촉진하는요인이되기도한다.

1920년 GM사의CEO 던슬로안은암묵적으로는조직간의역할구분을무시하고조직을운 함으로써높은성과를거둘수있었다.

Page 6: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LG주간경제 2007 5 23

C E O 리 포 트

에의하면실제로는슬로안의암묵적인승인하

에 각 사업본부 리더들은 수시로 전사 차원의

의사 결정에 많은 개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를통해본사는고객과현장에가까운사업본

부리더들로부터시장의상황에 한생생한정

보를들으면서보다더정확하게판단하고의사

결정을 할 수 있었으며, 사업본부 리더들은 자

신들이계획수립에참여했기때문에본사의방

침에더높은수용성과몰입을보 다. 그결과

GM은 포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20여 년 동

안꾸준히높은성과를올릴수있었다.

슬로안이 은퇴한 이후에야 비로소 GM은

조직 구조에 맞게 사업본부 리더들의 발언권을

제한하 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조직 구조에 맞

게명확한역할구분을둔결과, 본사와사업본

부간에는 불신과 갈등이 싹텄고 GM의 성과는

급격하게하락했다<박스기사, GM : 연방적분

권화참조>.

무질서를허용함으로써얻을수있는또하나의

효용은서로전혀다른분야, 다른생각들의결

합이나 창조적 갈등을 통한 혁신이다. 왓튼 스

쿨의이안맥 란(Ian MacMillan) 교수의연구

에의하면기존에없던새로운혁신적인신제품

/신기술은 서로 관련이 없던 새로운 역 간의

만남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고 한다. 이에

해애브라함슨교수는질서가잡혀있는상태에

서는 서로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결합이 쉽지

않지만, 무질서한 상황에서는 그와 반 의 현

상이자주일어나기때문에새로운혁신의가능

성이높다고이야기한바있다.

스탠포드 학의 해럴드 리빗(Harold

Leavitt) 교수와 클레어몬트 학의 진 블루먼

(Jean Bluemen)교수도 급변하는 환경에 처

하고,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덜‘조직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다. ‘덜 조직적’이어야 한다는 표현의

의미는 각 조직 별로 명확한 역할을 규정하고,

주어진 역할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

다. 부분의 기업들의 경우, 명확한 규정에 의

한 통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규칙

의준수, 질서유지를중시하게되고, 기존의규

칙에어긋나는것은조직에 한심각한도전으

로 간주하면서 억누르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

과, 조직은 점점 창의성이나 유연성 등과는 거

리가 멀어지게 되면서 변화하는데 실패할 확률

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과거의 질

서정연한 조직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시스템으

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창의성

이 중요한 지식 기반 산업에 속한 기업에서 이

런필요성은더욱높아진다.

1969년 설립된 통신 기술 서비스 기업인

SAIC(Science Application International

Corporation)는 부분의 벤처 기업들이 그렇

듯이 몇 푼 안 되는 자본금과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연 매출이 7조원에 달하고,

Fortune誌의 500 기업 순위에도 올라 있는

기업이다. 동사의 창업자인 로버트 베이스터

(Robert Beyster)는 관리를 포기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성공이라고 이야기한다. 과거

에 형 방위산업체에 다니다가 관료주의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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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짜여진조직이나규칙은

구성원들이새로운시도를하지

못하도록억제하기도한다.

새로운발상과혁신

Page 7: 조직 운영의 통념을 버려라

조직문화를견디지못해뛰쳐나온경험을가지

고 있었던 베이스터는 과학자들 사이에 형성되

어 있는 연구 모임 중 열정적이고 도전 정신이

강한 그룹을 찾아내 스카우트한 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내버

려두었다. SAIC사는이들의연구성과를기반

으로급속도로성장하게된다.

통제의역설

지금까지 소개한 기업들의 사례는 평범의 범주

를벗어난예외적인경우에해당된다고보는것

이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하면생존할수없다는것이진리가된이시점

에 이들 기업이 주는 시사점이 많을 것이라 생

각된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의 저자인 톰 피터즈(Tom Peters)

의‘요즘과 같은 혼돈의 시기에 통제력을 확보

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통제를 포기해야 한

다. 그것도 아주 많이…’라는 역설적인 조언을

한번되새겨볼필요가있다.

LG주간경제 2007 5 2314

적당한무질서는조직에활력을

불어넣는약이될수도있다.

C E O 리 포 트

www.lgeri.com

GM : 연방적분권화

1920년 부터 50년 까지 GM사의 CEO 던 알프레드

슬로안은합리적경 을강조한경 자 다. 경 에있어서견

제와 균형(Check & Balance)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논

문을발표한조직이론가이기도했던슬로안은‘사업본부는자

신들의 일에만 전문화하고 본사가 전사 차원에서 조정한다’는

연방적 분권화(Federal Decentralization)라는 원칙을 세우고

GM사를이끌었다고알려져있다.

슬로안의이런조직운 에는사업본부의리더들과본사는

서로 다른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었

다. 사업본부의 리더들은 전사적인 관점보다 자신들의 사업본

부중심적인관점과사고를가지고있었기때문에이들의발언

권을 크게 해줄 경우, 전사 차원에서는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각 사업본부 리더들은 사업본부내

의 사안에 해서는 많은 권한을 가지지만, 전사 차원의 의사

결정에는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

다. 반 로 본사는 중앙에서 시너지를 내거나 자원 투입의 조

율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본부의 일에 개입하지 못하

도록했다.

이렇게 보면 GM사는 타당한 논리에 근거하여 사업본부제

라는조직구조의취지에맞게매우합리적이고이상적인방식

으로 조직 운 을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연방적 분권화는 겉

으로만 내세우는 이야기 을 뿐 실제적인 운 은 이와 달랐다

고프리랜드교수는이야기한다. 프리랜드교수는사실슬로안

은 사업본부 리더들이 전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

은 개입을 하는 것을 허용했었다고 한다. 종종 주주나 이사

회에서 이에 해 강한 반 를 표시하고도 했지만, 슬로안은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라도 사업본부 리더들의 의견을 듣

고이들의의견을반 해주려고노력했다. 슬로안이은퇴를한

1950년 가되어서야GM은조직구조에맞게각사업본부리

더들의 발언권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GM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본사와 사업본부 사이에는 불신감

이싹트는등의현상이발생한것이다.

자료 : 「When Organizational Messiness Works」Robert Freeland. Harvard Business

Review(2002)